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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갈나무 투쟁기(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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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쪽 | B6
ISBN-10 : 8978891942
ISBN-13 : 9788978891943
신갈나무 투쟁기(개정판) 중고
저자 차윤정 | 출판사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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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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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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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하게 펼쳐지는 신갈나무의 일생

신갈나무의 일생을 정리한『신갈나무 투쟁기』. 우리 산하 곳곳의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참나무류 신갈나무의 삶을 나무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정리했다. 긴 시간동안 변화해온 나무의 삶과 계절에 따라 되풀이되는 활동과 같은 자연의 모습을들 낱낱하게 알려준다.

본문은 세상 밖으로, 생장, 생장을 위한 전략, 겨울나기, 꽃, 적과의 동침, 나무가 있는 숲 등 7개 주제로 나눠 신갈나무가 어떻게 처절하게 살아가고 있는지 흥미롭게 풀어낸다. 나무에게도 얼마나 치열한 삶이 있는지 이 책을 통해 알려주고 사람이 자연에게 위안을 받기 전에 그들의 숙명적인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의 독서 포인트!
이 책은 1999년 출간된 책의 전면 개정판입니다. 신갈나무 생태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저자가 직접 찍은 200여 컷의 풍부한 사진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누구에게나 쉽게 나무의 생태를 알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저자소개

차윤정
농학박사. 산림생태학자. 산림생태전문 저술가. 현재 경원대학교에서 강의 중이며, 숲 생태 전문 강사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숲 생태학 강의』, 『열려라 꽃나라』, 『식물은 왜 바흐를 좋아할까』, 『숲의 생활사』, 『나무의 죽음』, 『다시 걷고 싶은 우리 숲』 등이 있다.

전승훈
농학박사. 현재 경원대학교 공과대학 도시계획조경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환경생태분야의 연구를 주로 하며 한국생태학회 이사, 한국환경생태학회 이사, 세계자연보존연맹(IUCN) 종보전위원회(SSC) 산하 한국식물전문가그룹(KPSG) 위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숲 생태학 강의』가 있다.

목차

개정찬 발간에 부치는 글
왜 신갈나무 투쟁기인가

하나, 세상밖으로
둘, 생장
셋, 생장을 위한 전략
넷, 겨울나기
다섯, 꽃
여섯, 적과의 동침
일곱, 나무가 있는 숲

찾아보기

책 속으로

단 한 번의 바람에 열매들이 후드득 떨어진다. 이렇게 쉽게 떨어질 줄 알았더라면 직접 한번 시도라도 해 보는 것인데, 열매들이 까르르 웃는 듯 데굴거리는 소리로 숲이 부산스러워지는 듯하다. 그러나 어미에서 일제히 떨어져 나온 열매들은 퉁실한 몸집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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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바람에 열매들이 후드득 떨어진다. 이렇게 쉽게 떨어질 줄 알았더라면 직접 한번 시도라도 해 보는 것인데, 열매들이 까르르 웃는 듯 데굴거리는 소리로 숲이 부산스러워지는 듯하다. 그러나 어미에서 일제히 떨어져 나온 열매들은 퉁실한 몸집으로 인해 바람의 상승기류를 타지 못하고 곧 아래로 곤두박질친다. 그리도 꿈꾸던 세상과의 만남은 이렇게 추락의 아찔함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열매들이 떠나 버린 빈자리에는 휑한 구멍들만 남아 있다. _016쪽(도토리의 비산)
자유, 얼마나 환상적인 말인가. 미지의 세계를 찾아 여기저기 방랑하는 것은 얼마나 낭만적인가. 하지만 무릇 움직이는 생명들 중 낭만적인 방랑을 하는 족속이 얼마나 되는가. 동물들이 움직이는 이유는 오직 두 가지뿐이다. 먹이를 찾을 때와 적으로부터 몸을 피할 때.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먹고살기 위해 뛴다고 넋두리하는가. _025쪽(일생 단 한 번의 경험)


잎만 무성하게 가진 놈, 넓은 잎사귀가 삐져나온 놈, 가시가 사나운 놈, 줄기가 길게 휘어지며 누워 자라는 놈……. 무수한 적들이 어린나무의 숨통을 조여 오는 것 같다. 저만치 높이에는 감정이 그리 나쁠 것 없이 뭔가 끌리는 무리도 있다. 먼저 자란 신갈나무이다. 그러나 그놈의 가지들도 사나운 눈흘김으로 노려본다. 오랜 궁핍의 흔적이 엿보이는 녀석들이다. 이러다가는 곧 적들에게 포위당할 것이다. 바깥세상이 어찌 이리도 각박한가. _048쪽(숲의 정착자들)


식물 중에는 유난스러운 행동으로 밤을 맞이하는 무리들이 있다. 아예 잎을 닫아 버려 앙상한 잎줄기만 보이는 나무로는 자귀나무가 있다. 괭이밥이라는 작은 식물 역시 잎이 닫힌다. 도꼬마리는 잎을 가지런히 세워 귀엽기조차 하다. 아마 체온의 발산을 줄이려고 하는 모양이다. 신갈나무는 한동안 주위 식물들의 이런 반응이 신기해서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_067~069쪽(빛을 향한 추종)


나무는 높이 자라기에도 힘쓴다. 큰 키는 상대적으로 적을 누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봄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가능한 한 많은 양의 잎을 만들고 우선적으로 키를 키운다. 당분간 옆 가지는 아주 긴박하지 않는 한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 될 놈부터 키우는 것이다. 틈이 보이는 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도록 한다. 따라서 필요한 경우에 나무는 휘어지는 법도 배워야 한다. 바람이 부는 쪽은 가급적 피하도록 한다. 부득이 틈이 부족하면 참고 기다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틈을 비집고 크게 키워 올리는 것이 제일의 원칙이다. 만일 틈이 여러 곳에서 보인다면 집중적으로 가지를 피워 올려 충분한 공간을 차지해야 한다. 넓은 몸집은 최후의 목표이다. 만일 물과 양분이 부족하면 뿌리를 보강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다른 족속들의 뿌리를 파고 들어갈 수도 있다. _091쪽(동지는 여분의 공간)


해마다 몸의 일부는 그 무지한 놈들에게 자선해야만 했다. 베풀고 사는 생이 아름답다고 했던가. 누가 그런 말을 하는가. 나무에게 잉여란 얼마나 힘겨운 투쟁의 산물이던가. 남의 일에 그리 쉽게 말해서는 안 된다. 남의 재산이라 너무 쉽게 말하는 경향이 낳은 위선이다. 그저 남의 일이니까 쉬운 말로 생태계 부양능력이라고 하는가. 먹고사는 곤충이 건강해야 새들이 건강하고 그래야 생태계가 건전하게 유지된다고 하던가. 나비가 날아드는 모습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무리는 또 누구인가. 한 마리의 나비가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식물이 먹히고 또한 얼마나 많은 식물이 공포에 떨었던가. 차라리 건전한 생태계란 무수한 희생으로 이루어진다고 정확하게만 말해 주어도 나무에게는 위안이 될 것이다. _235~236쪽(곤충의 공격)


무엇보다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은 애써 만들어 낸 도토리를 탐하는 무리들이다. 하나의 도토리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던가. 무엇보다 도토리야말로 신갈나무의 분신이 아닌가. 한편으로 도토리야 말로 신갈나무의 고갱이가 아닌가. 도토리를 먹으면 다 먹는 것이다. 도토리에 산란하는 놈도 그렇지만 통째로 도토리를 제 양식으로 삼는 놈들은 더욱 괘씸하다.
나무를 제집처럼 오르내리는 다람쥐, 때가 되면 얄미울 정도로 정확하게 나무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멧돼지와 곰, 심지어 꿩, 어치와 같은 새들에 이르기까지. 가을이 오는 것이 두렵기조차 하다. 어찌 그리 잘도 알고 도토리를 마치 맡겨 놓은 물건 찾는 양 당당히도 가져가는가.
_258쪽(도토리 생산의 조절)


신갈나무에게서 사납고 투쟁적인 모습은 다소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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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1999년 9월, <신갈나무 투쟁기>는 출간되자마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화제가 되었다.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식물의 의인화, 나무의 일대기 형식을 도입한 재미있는 식물학 책에 쏟아진 당연한 반응이었다. <신갈나무 투쟁기>의 출간은 그...

[출판사서평 더 보기]

1999년 9월, <신갈나무 투쟁기>는 출간되자마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화제가 되었다.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식물의 의인화, 나무의 일대기 형식을 도입한 재미있는 식물학 책에 쏟아진 당연한 반응이었다. <신갈나무 투쟁기>의 출간은 그저 딱딱하고, 전문적이기만 한 자연과학 책을 접하던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9쇄를 거듭하며 오랫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신갈나무 투쟁기>가 2009년 새롭게 옷을 갈아입었다. 초판이 발행된 지 10년, 독자들의 자연과학에 대한 이해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이제는 신갈나무의 생태에 대한 더욱 자세한 설명을 추가하였다. 또 박스글을 본문에 녹여내 신갈나무 자체에 대한 해석과 숲 생태계와의 유기적 관계가 더욱 뚜렷해졌다. 또한 서정적인 문체에 어울리는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새롭게 구성했으며, 80여 컷의 사진을 새로 추가·교체해 한층 깨끗하고 시원한 신갈나무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이웃식물, 곤충과 부대끼며 햇빛, 물을 얻기 위해 싸우는 신갈나무의 신산한 삶이야기
200여 컷의 풍부한 사진, 시원하고 편안한 디자인으로 생생하게 펼쳐지는 신갈나무의 일생

이 책은 우리나라 숲의 주인공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신갈나무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 나무의 일대기를 바탕으로 식물 전반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씌어졌다. 숲 또는 나무에 관한 기왕의 책들은 어렵고 딱딱한 전문서나 자원으로서의 실용서가 대부분이었으며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쉼터로서의 위안처, 문화사적 이해에 그치고 말았다. 이는 숲 또는 나무를 치열하고 역동적인 삶의 현장으로 보지 않고 그림 속의 정물처럼 대상화시켜 이해한 결과라고 지은이들은 생각한다. 동물과 달리 이동성이 없는 식물의 특성 탓으로 말이다.

이 책은 일반 독자와는 동떨어진 전문과학서의 어려움과 딱딱함을 극복하고, 문화 또는 인간 본위의 대상화된 시각을 거부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식물이다. 읽는 이들에게 자연과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식물학 개론서'의 역할과 함께 잘 짜여진 한 편의 소설을 읽는 서사적 감동까지 전해준다. 나무의 탄생과 죽음, 긴 세월의 마디마디에 담겨진 자연의 엄혹한 질서와 숙명적 삶을 이해하게 된다면 이제 우린 나무와 하나가 된다.

책 안에는 지은이들이 직접 찍은 200여 장의 사진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다. 부부이자 지기인 지은이들이 온 산을 헤매며 찍은 사진들은 식물의 생태를 설명하는 것부터 삼림욕의 기분을 느끼게 하는 볼거리까지 풍부하게 제공하고 있다.


<신갈나무 투쟁기> 추천 이력
과학기술부 인증 우수과학도서
책따세(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선정 청소년 권장도서
한국독서능력검정시험 대상도서(6급)
어린이도서연구회 어린이 권장도서
EBS 선정 청소년 권장도서 3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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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4대강 사업과 생태학 | ki**hj | 2017.05.2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생태학자이며 주로 환경주의적 저서를 쓰시는 저자가 4대강 사업 A급 찬동인사로 분류되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정말로 ...
    생태학자이며 주로 환경주의적 저서를 쓰시는 저자가 4대강 사업 A급 찬동인사로 분류되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정말로 4대강 사업이 친환경적이라는 학문적 판단을 할 수 도 있지만, 저자의 저서들과 4대강 개발은 공통점이 거의 없어보인다.

    4대강 사업에 적극적으로 앞장선 이유가 정말로 궁금하며, 앞으로 쓰실 저서에 환경개발의 생태학적 의미 등의 내용도 넣어주시기 바란다.
  • 4대강 사업과 생태학 | ki**hj | 2017.05.2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생태학자이며 주로 환경주의적 저서를 쓰시는 저자가 4대강 사업 A급 찬동인사로 분류되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정말로 4...
    생태학자이며 주로 환경주의적 저서를 쓰시는 저자가 4대강 사업 A급 찬동인사로 분류되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정말로 4대강 사업이 친환경적이라는 학문적 판단을 할 수 도 있지만, 저자의 저서들과 4대강 개발은 공통점이 거의 없어보인다.

    4대강 사업에 적극적으로 앞장선 이유가 정말로 궁금하며, 앞으로 쓰실 저서에 환경개발의 생태학적 의미 등의 내용도 넣어주시기 바란다.
  • 말도 없고 소리도 낼 줄 모르는 신갈나무도 죽을 힘을 다해 자기 삶을 엮어나간다. 살아남기 위해 전략을 세우고 다른 ...

    말도 없고 소리도 낼 줄 모르는 신갈나무도 죽을 힘을 다해 자기 삶을 엮어나간다. 살아남기 위해 전략을 세우고 다른 나무보다 빛을 더 많이 보기 위해 어릴 때는 키를 키우는데 온 힘을 다한다.  청년기가 되어서 드디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대를 이어갈 종자를 생산해 낸다.

     

    삶에 지친 사람들,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이 책을 일고 삶의 희망을 가졌으면 한다. 나무도 살아남기 위해 이렇게 죽을 힘을 다해 살아가는데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사람이 살아가지 못할 법이 어디있겠느냐고.

    나무도 살아가고 나무 밑 땅 속에서는 많은 생명체들이 자기 역할을 다하며 서로 유기적으로 얽히고 설키어 살아가는데 사람이 , 사람이 왜 못 살겠는가?

     

    자연과학적 사실을 이렇게 읽기 쉽게 , 나무의 입장에서 쓰기도 쉽지 않은,  사고의 전환이라고 생각한다.  읽 기 쉽다는 표현을 썼지만 중간 중간 과학적 사실을 쓴 부분에서는 쉽게 넘어가지 않는 부분도 많다. 우리가 숲에서 궁금해 했던 것들을 이 책을 통해 궁금중을 해결할 수 있었다.

     

    움직일 수도 없는 식물들이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방법들이 눈물겹도록 기특하고 장하다.

  • 신갈나무 투쟁기 | ca**or84 | 2012.09.17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 들어가며.                  ...


    ● 들어가며.                                                                                  



      국립공원을 포함한 우리나라 산림 대부분의 우점종(優占種. 식물 군집 안에서 가장 수가 많거나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종으로 해당 군집의 성격을 결정하며 군집의 분류에도 사용됨)은 신갈나무(Quercus mongolica)를 비롯한 참나무류(類)입니다. 소나무를 제일시 여기던 가까운 과거에도 그래왔으며, 현재는 더할 나위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산림을 대표하는 수종(樹種)으로서 신갈나무 개체의 일대기와, 그 신갈나무를 품고 있는 숲의 순환에 대한 어려워 보이는 이야기를 소설의 형식으로 쉽게 풀이한 산림 환경에 대한 입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공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틀리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종종 눈에 뜨이지만, 세세하게 전문적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굳이 틀리다고 할 수는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옳은 일인지 옳지 않은 일인지 제 머리로는 모르겠으나, 저자 중 한명인 차윤정씨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환경 부본부장'이 된 것을 보고 개인적으로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물론 4대강 살리기가 정부의 시책이고, 전문가들의 오랜 연구를 거쳐 시행하는 사업이라고는 하지만, '자연'은 말 그대로'스스로 그러할 때' 자연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네요...^^ 저자의 정치적 성향이나 내용의 비전문성을 떠나, 환경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 번쯤 읽어 볼만 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이하 편의상 평어체를 사용합니다.

      

      

       

    ● 이 세상에 내던져지고 다시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삶은 투쟁의 연속이다.    



      '신갈나무 투쟁기'

     

      땅 속에 뿌리를 내리고 바람에 잎을 살랑이며 조용히 살아가는 나무에게 ‘투쟁’ 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을 지도 모른다. ‘자신이 뿌리내린 자신만의 영역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나무에게 투쟁이라니?’ 하고 제목부터 의구심을 가질 사람들도 많다. 이동능력이 있는 동물들은 환경이 불리해지거나 적이 나타나면 몸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인 신갈나무를 포함한 거의 모든 식물은 순전히 타의에 의해 옮겨진 장소에서 좋든 싫든 뿌리를 내려야 하고, 죽을 때까지 그 곳에서 살아가야 한다. 야생동물들이 무지막지한 발톱으로 줄기를 찢어내도, 숨이 막히도록 뜨거운 산불이 다가와도, 수많은 벌레들이 잎을 갉아먹고 몸속으로 파고 들어와도.......

     

      그렇다고 해서 식물들이 적들에게 무작정 당하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삶을 위해 투쟁한다. 우리 자신들이 메말랐다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욕하는 인간의 삶은, 메마르다 못해 가루로 부스러져도 인간적인 삶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고, 수많은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며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살지만, 거의 모든 식물들은 모체로부터 떨어져 나온 직후, 형제자매는 두말할 것 없이 자신의 부모마저 적이 되어버린다. 일년생 초본류의 경우에는 애초에 부모의 모습을 볼 수 없다. 하지만 다년생 초본류나 목본류의 경우, 특히나 참나무류처럼 멀리 퍼지지 못하는 구조의 종자를 가진 종들은 아름다워 보이지만 실상은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시뻘건 ‘레드오션’에서 부모를 괴롭히던 적들이 대를 이어 자신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을 온몸으로 막아내면서 부모형제들과도 싸워야 한다. 오직 나 혼자인 것이다.

     

      작고 동글동글한 도토리가 모수(母樹)로부터 떨어져 나올 때부터 신갈나무의 투쟁은 시작되는 것이다. 땅에 떨어지기가 무섭게 잡아먹히고, 썩어가고, 말라비틀어지고....... 극소수의 운 좋은 도토리만이 부모가 쥐어준 조막만한 영양분을 밑천삼아 싹을 틔울 기회를 갖는다. 극히 적은 수의 후대를 생산해 정성을 들여 양육하는 대형 포유류, 특히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 여간 다행이지 않을 수 없다.

     

      어렵사리 싹을 틔우고, 점점 큰 나무로 성장해가는 신갈나무는 나름대로의 방어체계를 구축한다. 줄기에는 두꺼운 껍질을 붙이고 잎에는 타닌을 축적시켜 적들의 침입을 막으며 먹잇감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하도록 만든다. (이러한 성분은 곤충에게는 해가 되지만, 인간의 생활에는 유용하게 쓰이기도 한다. 신갈나무와 같은 Quercus 속에 속하는 떡갈나무-Quercus dentata-의 잎에는 타닌성분이 특히 많이 포함되어있는데, 이것이 방부작용을 하여 과거 떡을 싸는데 사용했다. 떡을 싸는(떡 아래 까는) 나무라 하여 떡갈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 신갈나무는 짚신을 신을 때 그 넓고 두터운 잎을 짚신 바닥에 깔고 신었다고 하여 ‘신깔나무’라고 불리던 것이 신갈나무로 변형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하지만 곤충들 또한 마냥 손을 놓고 있지만은 않는다. 새 순이 돋아난 후 잎이 두터워지고 타닌이 다량으로 축적되기 전, 1~2개월간의 짧은 기간 동안 어린잎을 집중적으로 갉아먹는 방법을 배우거나, 적극적인 녀석들은 소화를 방해하는 타닌마저 무용지물로 만들도록 체질을 바꾸어버리기도 한다. 인간세계에서 각국의 경쟁적인 군비증강, 신형 무기 개발 같은 활동이 조용하기 그지없는 숲 속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빠른 적응을 하지 못하고 도태된다면, 그 집단 혹은 그 종은 절멸할 수밖에 없다.

     

      정신없이 빠르게 돌아가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지 못하고 도태되면 ‘잉여인간’ 이라는 낙인이 찍혀 무자비하게 버려지고 마는, 경쟁자를 내리누르고 도처에 산재한 적을 죽이거나 무력화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하는 인간의 삶도 신갈나무가 살고 있는 숲 속의 삶과 다를 바 없다고 보인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왜 식물인 신갈나무를 책의 내용이 부자연스러워질 정도로 이렇게나 의인화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내 ‘저자는 동물과 식물은 생리적 차이 등의 몇몇을 제외한 대체적인 삶의 방식에는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소나무와 신갈나무의 전쟁, 애초에 결말이 정해진 이야기.                        



      '천이 (遷移, succession)'

      - 어떤 생육지의 식물상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변천하는 것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여 자신이 처한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온 것은 인간이나 식물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영장류 진화의 정점에 인간이 있다면 우리나라 산에 자생하는 식물들의 정점에는 신갈나무(Quercus mongolica)가 있다. 물론 자신이 처한 환경에 맞추어 나름대로 최적의 진화를 이룬 동일계(界) 타 계통의 생물들과 진화의 정도를 논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한반도라는 한정된 지역에서의 우점종(優占種)은 동물중에서는 인간이고 식물중에서는 소나무와 신갈나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아직까지는 우리나라 사람들과 정서적으로 친근한 소나무(Pinus densiflora)가 가장 많은 분포면적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리 된 데에는 인간의 개입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과거부터 산림에 대한 인간의 개입이 전혀 없거나 미미했었다면 이미 우리나라의 산림은 신갈나무를 위시한 참나무류의 천지가 되어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실제로 신갈나무를 포함한 참나무류는 우리 조상들의 지나친 소나무 편애에 깊은 상처를 받으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살아왔지만, 긴 세월을 꿋꿋이 살아남아 우리나라에서 소나무 다음으로 넓은 분포면적을 자랑하고 있다.

     

      소나무는 빛을 좋아하는 양수(陽樹)다. 자신을 향해 많은 빛이 내리쬐어져야만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존재다. 주변에 자신과 경쟁하는 개체가 없을 경우 옆으로 가지를 넓게 뻗어 방대한 면적을 점유하지만, 산 속에서는 그럴 수가 없다. 무조건 위로, 위로 자라나야 한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남을 깔아뭉개야 하는 경쟁의 연속이며 부지런히 움직여야만 한 가닥의 빛이라도 더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소나무는 꼭대기의 생장점이 외부로부터의 피해를 받지 않는 이상은 곧은 줄기를 단 하나만 내어 높이 자라나는 것에 치중한다.

     

      반대로 신갈나무는 음수(陰樹)다. 음수라고 하여 애초부터 그늘진 것을 좋아하는 것(호음성. 好陰性)이라는 것이 아니다. 소나무와 마찬가지로 빛을 좋아하지만 어느 정도 그늘진 환경도 견디어 낼 수 있는 내음성(耐陰性) 수종이라는 것이다. 곧은 줄기, 가는 잎을 내어 살아가는 소나무와는 다르게 필요하면 여러 개의 줄기와 갈라지고 또 갈라지는 가지를 내고, 넓은 잎으로 한 줌의 빛이라도 더 받아내기 위한 몸부림 덕분에 혹독한 그늘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종자가 발아하여 묘목이 되었을 때 동일한 장소에서 함께 발아한 소나무의 묘목보다는 생존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침엽수림이 활엽수림으로 변하는 과정(천이)은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현재도 곳곳에서 진행 중에 있지만, 그 역방향, 즉 활엽수림에서 침엽수림으로 변화하는 과정은 산불이나 벌채, 병해 등의 요인이 작용하여 기존 상층식생들이 모두 사멸하지 않고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천이이론의 측면에서 보면 대한민국 국토의 소나무 숲은 애초에 신갈나무 등의 참나무류와 기타 내음성 활엽수종이 혼재되어있는 '활엽수잡목림'이 되었어야 했다. 하지만 소나무 목재를 선호했고 소나무가 많은 상징성을 지니던 과거에는 소나무 숲을 만드는 데에 치중했으며, 근대에 들어서는 주요 경제 조림수종이라는 명목 아래 역시 소나무와 잣나무를 포함한 침엽수의 인공조림이 대단위로 이루어졌다.

      

      넓은 면적에 일률적으로 한 종만이 식재되어있는 단순림이 만들어지면서, 그 나무를 먹고 사는 해충들이 대발생하는 일이 벌어졌다. 송충이로 더 잘 알려진 솔나방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 솔잎혹파리가 대표적인 예다. 먹이로 하는 나무가 여기저기 산재되어있던 천연 혼효림과는 달리 모든 나무가 자신의 먹이인 인공 단순림에서는 좋아진 조건만큼 후대를 더 많이 생산하게 되고, 후대의 생존율 또한 높아지게 된다. 기하급수적으로 밀도가 높아지다 보면 그 숲은 순식간에 파괴되고, 그 해충(해충이라는 말은 지극히 인간중심적인 생각에서 나온 말이다. 인간에게 경제적으로 가치가 있는 나무를 가해하는 곤충들에게만 해충이라는 낙인이 찍혀있다.) 들 또한 순식간에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받는다.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그 균형을 깨어버리기란 정말 쉬운 일이다.

     

     

     

    ● 녹색의 DNA, 녹색의 지구를 만들어 수많은 생명을 품다.                         


      먼 옛날의 지구.

     

      그 작은 행성에 엽록체를 이용하여 광합성을 하는 녹색 식물이 생겨나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이 글을 쓸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인 ‘신갈나무 투쟁기’를 읽는 일도 없었을 것이며 초고를 끄적이기 위해 종이를 사용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아니, 그보다 지구에 생명이라는 것이 깃들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는 물론 전 우주를 통틀어 모든 생명체들이 호흡할 때 들어오는 산소와 함께 몸 안의 탄소를 태워 살아가는 여느 지구의 생물과 같은 메커니즘을 가진 존재일 것이라는 가정 하에서의 얘기다.)

     

      녹색 식물이 생겨나지 않은, 즉 현재의 대기 조성비율과 비슷한 대기가 형성되지 않은 행성에 반드시 생명(인간이 말하는 협의의 생명이 아닌 어디엔가 있을지도 모르는, 지구상의 생명들과는 다른 생리적 메커니즘을 가진 더 넓은 의미의 생명을 말하는 것이다.)을 탄생시켜야 한다면, 심해의 열수공이나 술을 발효시키는 통 속 같은 극한의 환경에서 살아가며 산소를 소비하지 않는 일부 혐기성 세균들과 같은 대사과정, 또는 우리가 생각도 못할 정도의 다른 방식으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날 것이며, 그 생활방식을 발전시켜 나가면서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는 방식 또한 현생 지구상의 생물들과는 달라져 있을 것이리라.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먼 세상 이야기는 그만하고 현실로 돌아오자. 약 32억 년 전에 최초의 광합성 미생물이 생겨나고, 그들과 그들의 후손인 원시 양치식물들에 의해 지구 대기의 조성이 변하면서 지구 표면의 물리화학적 환경이 바뀌었고, 그에 따라 생물상에 점차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은 현재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그것에 대해 의심을 갖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지구상에 수많은 생명이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은, 우직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살아온 식물들이다. 북유럽 신화에서 세계를 떠받들고 있는 나무인 위그드라실(또는 이그드라실. Yggdrasill. ‘미마메이드’ 혹은 ‘레라드’ 라고도 불림. 물푸레나무의 일종으로 추정), 단군신화(한국인으로서 단군신화를 '신화' 라는 단어 말고는 달리 부를 것이 없다는 것이 못내 고깝기만 하다.)에 나오는 신단수(박달나무로 추정) 등 많은 신화의 중심에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식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는 인간의 내면 깊은 곳에 자신들을 존재케 해 준 식물(특히 큰 나무)에 대한 경외심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지구상의 거의 모든 생명체들은 호흡을 하며 살아간다.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뱉는 과정 말이다. 사람이나 쥐나 고래나 새우나....... 미세한 균이나 세균들마저도 호흡을 하며 살아간다. 식물 또한 호흡을 한다는 사실은 우리나라의 중등 교육과정을 마친 사람이라면 모두들 알고 있을 것이다. 광합성량이 호흡량보다 많아 산소를 내뱉는 것처럼 보일 뿐, 그들도 분명 숨을 쉰다. 항상 제자리에 서있기에 잘 느끼지 못하겠지만, 사람이나 여타 움직이는 생명체들처럼 분명히 생명을 가지고 이 땅 위에, 저 물 속에 살아있는 것이다.

      

      산소의 공급자라는 명칭 외에, 야생동물이나 곤충에게는 중요한 식량자원이자 서식 장소를 제공하며, 인간에게는 역시 식량자원이자 목재나 기타 식물의 조직을 이용하여 별의 별 짓을 다 할 수 있게 해 준 것이 식물이다. 집을 짓고, 종이를 만들고, 농기구나 무기를 만들고 배를 만들고, 땅 속의 원시 식물 조직을 채굴해서 연료로 사용하는 등 먼 과거부터 산업혁명 이후 현대까지 인간의 모든 생활에 빠져서는 안 될 중요한 것이 식물이다. 인간은 자연 상태의 이들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자신의 필요에 맞게 형질을 바꾸고 더욱 생산성을 증가시키는 방법을 터득하기에 이르렀으며, 이들은 자의에서였건 아니었건 인간이 원하는 만큼 자신을 내어주었고 때로는 기꺼이 자신의 모습을 바꾸어 주었다.

     

      하지만 인간이 식물을 포함한 자연을 이용함에 있어 동반자가 아닌 정복자의, 혹은 지배자의 위치를 고집하는 역사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지속가능한 발전이 아닌 지속불가능하며 무분별한 개발 위주의 물질성장만을 추구할수록 식물들은 인간을 적으로 인식하고 인간에게 저항하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야생동물, 곤충이나 균과 같은 기존의 수많은 적들에게 대항해왔던 그들의 지난했던 투쟁사처럼 말이다.



  • 신갈나무 일대기 | ch**yong | 2011.12.05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지난겨울은 지독하게 길었다. 3월이 되어도 봄소식이 없어 일찍 꽃 피는 산수유나무에게 아침마다 안부를 물었다. ...
     
    지난겨울은 지독하게 길었다. 3월이 되어도 봄소식이 없어 일찍 꽃 피는 산수유나무에게 아침마다 안부를 물었다. 마음은 이미 봄인데 겨울이 아직 자리하고 있어서 아침마다 산수유나무를 보며 꽃을 어서 피우라고 부채질을 했다. 그러면서 일주일 단위로 산수유나무를 기록했다. 그러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날마다 보면 잘 느끼지 못하는 산수유나무의 변화를 분명하게 볼 수 있었고 이전에 보이지 않던 면들이 속속들이 보였다. 그렇게 두어 달쯤 산수유나무를 관찰하자 산수유나무 한 그루에 우주가 담겨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각각의 존재는 그 자체로 이미 우주인 것이다.

    산수유나무 한 그루를 관찰하면서 다른 나무들에게도 관심이 갔다. 산수유나무를 훨씬 깊게 사랑하면서 다른 나무들에게도 사랑을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산수유나무를 관찰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일어난 놀라운 변화다. 그런데 여기 “나무를 찾아 숲을 헤맨 지 십수 년”이 된 부부가 신갈나무를 가지고 책 한 권을 썼다. 나무와 식물을 밥벌이로 살아가는 부부가 나무와 식물의 “치열한 삶을 제대로 전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 여겨 작은 시도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신갈나무를 일대기를 중심으로 숲에 대해 충실하게 기록한 부부의 노력은 높이 살 만하다.

    신갈나무는 참나무속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참나무류 중에서 비교적 높은 곳에 산다.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역에 분포하고 있으며 전체 숲 면적 중 소나무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신갈나무는 생존의 불확실성 때문에 많은 열매를 맺고, 열매에 다름 아닌 신갈나무 열매떡잎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떡잎은 앞으로 나올 본잎과 나무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잠자듯 조용히 움직이며 자신의 운명을 차근차근 완성해 나간다.

    나무는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자본주의다. 그러다 보니 전체적인 생산효율을 높이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며 많이 생산하는 조직이 많이 차지하는 것도 당연하다.
    일단 나무는 빛이 많이 드는 높은 곳의 외곽에는 일솜씨가 좋은 기술자들을 배치한다. 양엽이다. 장비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두께도 두툼하고 색도 짙다. 엽록소는 차곡차곡 배치하여 생산효율을 높였다. 높아지는 온도에 수분이 손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왁스칠도 단단히 해 둔다. 반대로 아래쪽이나 안쪽에 있는 일꾼들에게는 최소한의 지원만 한다. 다라서 두께도 얇고 색도 옅다. 음엽이다. 상층 잎 사이로 떨어지는 불확실한 빛을 받기 위해 잎은 넓게 퍼져 있다. 내부적으로는 엽록소도 흩어 놓아 산발적인 빛 조건에서 광합성을 수행하도록 하여 그런대로 수지를 맞추었다. (95쪽)

    어미 몸에서 떨어져 나와 양분을 모으고 물기를 가두고 양식을 만들고 잎을 피우고 잎을 떨어뜨리고 눈을 만들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신갈나무 일대기는 감동이다. 숲과 이루는 생태계의 조화는 경탄할 만하다. 그러나 저자들은 신갈나무 일대기를 투쟁기로 정리했다. 나무를 자본주의라고 생각한다. 나무 한 그루에도 우주가 담겨 있는 법인데 신갈나무의 “고집스러움과 배타적 습성이 숲의 고유한 속성들을 간직하는 데 기여한 공로는 인정해야 한다.”고 이해한다. 더 큰 차원에서 벌어지는 생태계의 조화에 대해서는 깊이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 “정의란 약자의 변명”이라고 말할 정도다. 저자들이 보기에 나무와 숲을 지배하는 것은 적자생존의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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