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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창비청소년문학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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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4*209*15mm
ISBN-10 : 893645689X
ISBN-13 : 9788936456894
페인트(창비청소년문학 89) 중고
저자 이희영 | 출판사 창비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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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19일 출간
도서 주간베스트 176위 | 청소년 주간베스트 6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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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새것과 마찬가지입니다. 5점 만점에 5점 yoohyu*** 2020.03.22
48 중고라고해서 구매 했는데 책이 새거나 다름 없네요...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jojic0*** 2020.03.20
47 상태 깨끗하고 배송 빠르고 좋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tree*** 2020.03.17
46 깨끗하고 보기에도 편하고 좋아요 5점 만점에 5점 sune*** 2020.03.11
45 깨끗한 책 잘 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yojo*** 2020.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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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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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부모 면접을 시작하겠습니다!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페인트』. 국가에서 센터를 설립해 아이를 키워 주는 양육 공동체가 실현된 미래 사회, 청소년이 부모를 직접 면접 본 뒤 선택하는 색다른 풍경을 그리며 좋은 부모란, 나아가 가족의 의미란 무엇인지를 청소년의 시선에서 질문하는 작품이다. 심사위원 전원의 압도적인 지지와 청소년심사단 134명의 열렬한 찬사 속에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소설의 제목인 ‘페인트’는 부모 면접(parent’s interview)을 뜻하는 소설 속 아이들의 은어로, 재산이 많으면 좋은 부모인지, 인품이 훌륭하면 좋은 부모인지, 부모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인 것인지, 생각하게 하며 부모의 그늘에서 쉽사리 벗어나기 어려운 10대의 억압된 심리를 위로하는 동시에 흥미로운 전개로 해방감을 맛보게 하면서 자아의 균형을 찾도록 이끈다.

국가에서 설립한 NC 센터에서 성장한, 성숙하고 생각 깊은 열일곱 살 소년 제누. 센터의 모든 아이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자녀로 입양하기 위해 방문한 예비 부모를 면접하고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니고 있다. 제누는 열세 살 때부터 지금까지 4년 동안 페인트를 치러 왔지만 진심으로 자녀를 원하지는 않으면서 입양을 통해 정부로부터 각종 복지 혜택을 받는 데에만 관심이 쏠려 있는 예비 부모들에게 번번이 실망을 해 왔다. 스무 살이 될 때까지 부모를 선택하지 못하면 홀로 센터를 떠나야 하는 처지에 놓인 제누. 남은 시간은 2년 남짓이다. 과연 제누는 부모를 만날 수 있을까?

저자소개

저자 : 이희영
단편소설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로 2013년 제1회 김승옥문학상 신인상 대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8년 『페인트』로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제1회 브릿G 로맨스스릴러 공모전 대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썸머썸머 베케이션』이 있다.

목차

제누 301입니다 | 부모 면접을 시작하겠습니다 | 대체 누구를 소개받은 건데? |
ID 카드의 넘버 | 어른이라고 다 어른스러울 필요 있나요 |
너는 네가 생각하는 대로 사는 것 같지? | 나를 위해서야, 나를 위해서 | 그 소문 들었어? |
기다릴게, 친구 | Parents’ Children | 마지막으로 물어봐도 돼요?
작가의 말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부모 면접을 시작하겠습니다.” 부모를 선택하는 시대, 내 손으로 색칠하는 미래 청소년문학의 성공적인 축포를 쏘아 올린 『완득이』를 시작으로 『위저드 베이커리』부터 『아몬드』에 이르기까지 매회 주목받는 작품을 선보여 온 창비청소년문학상이 ...

[출판사서평 더 보기]

“부모 면접을 시작하겠습니다.”

부모를 선택하는 시대,
내 손으로 색칠하는 미래

청소년문학의 성공적인 축포를 쏘아 올린 『완득이』를 시작으로 『위저드 베이커리』부터 『아몬드』에 이르기까지 매회 주목받는 작품을 선보여 온 창비청소년문학상이 어느덧 12회째를 맞았다. 열두 번째 수상작은 이희영 작가의 장편소설 『페인트』이다. 심사위원 전원의 압도적인 지지와 청소년심사단 134명의 열렬한 찬사 속에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세상에 나왔다. 이희영 작가는 『페인트』를 통해 누구나 한 번쯤 품어 보았을 도발적인 상상력을 펼쳐 보인다. 국가에서 센터를 설립해 아이를 키워 주는 ‘양육 공동체’가 실현된 미래 사회, 청소년이 부모를 직접 면접 본 뒤 선택하는 색다른 풍경을 그린다. 좋은 부모란, 나아가 가족의 의미란 무엇인지를 청소년의 시선에서 질문하는 수작이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거침없이 달려 나가는 이야기이다. ‘청소년이 직접 자기 부모를 선택한다’는 문제적인 가정(假定)이 이 작품의 핵심이자 독자를 몰입하게 하는 매력 요소이다. 부모를 직접 면접하고 점수를 매겨 선택할 수 있다는 상상은 독자들에게 현실을 전복시키는 쾌감을 선사한다.
-정이현ㆍ정은숙ㆍ김지은ㆍ오세란(심사위원)

청소년, 부모를 면접하다!
현실에서 과감히 한 발 내디딘 미래소설

『페인트』는 인식의 폭이 넓어지고 주관이 생겨나는 청소년기에 자신과 함께 살 가족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전복적인 상상력으로부터 시작하는 소설이다. 실감 나는 대화, 흥미진진한 전개로 빠르게 읽히는 장점이 돋보인다.
주인공 제누는 국가에서 설립한 NC 센터에서 성장한, 성숙하고 생각 깊은 열일곱 살 소년이다. 센터의 모든 아이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자녀로 입양하기 위해 방문한 예비 부모를 면접하고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니고 있다. 궁금증을 일으키는 소설의 제목 ‘페인트’란 부모 면접(parent’s interview)을 뜻하는 아이들의 은어이다. 제누는 열세 살 때부터 지금까지 4년 동안 페인트를 치러 왔다. 하지만 진심으로 자녀를 원하지는 않으면서 입양을 통해 정부로부터 각종 복지 혜택을 받는 데에만 관심이 쏠려 있는 예비 부모들에게 번번이 실망을 해 왔다. 스무 살이 될 때까지 부모를 선택하지 못하면 홀로 센터를 떠나야 하는 처지에 놓인 제누. 남은 시간은 2년 남짓이다. 과연 제누는 부모를 만날 수 있을까?

“실감 난다” “통쾌하다!” “내 이야기 같다”
청소년심사단의 극찬, 가슴을 울리는 명대사의 향연

제누와 한 방을 쓰는 밝고 사랑스러운 아키, 껄렁해 보이지만 부모에게 입양되었다가 센터로 되돌아온 상처를 지닌 노아 또한 살아 숨 쉬듯 매력적인 조연이다. 제누와 마찬가지로 페인트를 준비하는 이들은 각자 원하는 부모상을 그리며 미래를 대비한다. 어느새 독자들도 소설 속에 들어가서 직접 부모를 면접 보고 누구를 선택할지 고민하며 생생한 실감을 느끼게 된다. 불손하고 무례한 예비 부모에게 제누처럼 100점 만점에 15점이라는 가차 없는 점수를 매기며 짜릿한 통쾌함을 느낄 수도 있다. 면접 과정에서 오가는 날카로운 대화는 실제 가족이나 친구와 주고받은 말처럼 귓가에 생생하게 울린다.

“우리를 낳은 부모님은 사랑이 있었어?” _35면
“사회는 원산지 표시가 분명한 것을 좋아하잖아요.” _59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가족한테서 가장 크게 상처를 받잖아.” _105면
“내가 만약 우리 부모님 아래서 자라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쯤 완전히 다른 성격으로 다른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_105면

가족 중심 사회이자 부모 자식 간의 끈끈한 유대가 여전히 중시되는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제누와 여러 인물들이 던지는 물음은 결코 가볍지 않은 문제의식을 불러일으킨다. 재산이 많으면 좋은 부모일까? 인품이 훌륭하면 좋은 부모일까? 부모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일까? 소설 『페인트』는 부모의 그늘에서 쉽사리 벗어나기 어려운 10대의 억압된 심리를 위로하는 동시에 흥미로운 전개로 해방감을 맛보게 하면서 자아의 균형을 찾도록 이끈다. 134명의 초?중?고등학생으로 꾸려진 청소년심사단이 이번 수상작에 대해 “통쾌하다!”, “실감 난다!”, “할 말은 하는 주인공이 좋다.” “내 이야기 같다.” 등 응원의 마음이 담긴 호평을 쏟아낸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한편, 조력자로서 아이들의 부모 면접을 돕는 데 톡톡히 역할을 하는 NC 센터의 센터장 박과 그와 함께 일하는 여성 가디언 최의 숨겨진 사연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뻗어 나간다. 부모 면접을 포기하다시피 한 제누에게 어느 날 젊은 예술가 부부가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솔직히 말해서 아이를 좋아한다는 생각은 해 본 적 없어요!”라고 털어놓은 이들은 부모 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아 보인다. 과연 이들은 무슨 사연을 품고 있는 것일까? 그런데 왜 제누는 이들에게 끌리는 걸까?

부모는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되어 가는’ 것
다시, 가족의 의미를 묻는다

“소설 속에 나오는 것처럼 내 안에도 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가 있다. 그 아이와 놀아 주는 일이 나에겐 글쓰기다. 무엇을 얻고 싶은 욕심은 없고 단지 과정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것이 기뻐서, 쓴다. 부모가 된다는 것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 자신이 바라는 아이로 만들려는 욕심보다 아이와의 시간을 즐기는 마음이 먼저다. 부모는 되는 것이 아니라 다만 되어 가는 것이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이희영 작가는 제1회 김승옥문학상 신인상 대상, 제1회 브릿G 로맨스스릴러 공모전 대상을 수상하며 문학성과 스토리텔링 능력을 인정받고 새로운 기대주로 떠올랐다. 『페인트』의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부모로서 아이를 키우는 일의 어려움과 경험에서 우러나온 깨달음을 진실한 목소리로 고백한다. 10대의 아이들이 부모 면접을 통해 미래를 원하는 색으로 색칠해 나가는 모습, 부모와 자식이 서로 다른 색으로 물들어 가는 아름다운 과정. 그것이 ‘페인트’의 진정한 의미라고 작가는 말한다. 이 사회를 이루는 다양한 가족 공동체 안에서 한창 10대 시절을 보내고 있는 사람, 그 시기를 지나 독립한 사람 모두의 마음에 뜨겁게 다가갈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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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페인트 | et**amus | 2020.01.10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출생률이 낮아지는 가운데 국가의 존속이 위태로워져 부모가 키우기 원치 않는 아이를 국가에서 운영하는 NC센터에 맡겨서...

    출생률이 낮아지는 가운데 국가의 존속이 위태로워져 부모가 키우기 원치 않는 아이를 국가에서 운영하는 NC센터에 맡겨서 국가가 돌보는 것을 의무로 하는 상황.

    이런 상황 속에서도 국가로부터 혜택을 받기 위해 부모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NC센터에 와서 아이들에게 면접을 보는 상황. 이것을 페인트라고 한다.

    NC센터에 들어온 아이들의 이름은 '달+번호'이다. 이야기는 '제누301'(1월 301번째 아이)이 부모가 되고 싶어 온 사람들을 면접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NC센터에는 유독 준, 주니(6월생), 아키와 알리(10월생)가 많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진정한 어른은 무엇이고, 진정한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무엇일까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

    중간중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문장들이 나와서 어려워서 책을 멈추는 게 아니라 생각을 위해 책을 멈출 때가 있다. 소중한 인간 관계는 가족에서 출발하고 그 가족이 어떤 형태였음 좋겠다는 이상향은 없지만 무자비하게 일방적인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는 아니었음 좋겠단 생각을 해본다.

    제 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작품이지만 성인들 특히 부모들이 읽어도 좋은 이야기다.

    p. 34
    각기 다른 색이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과정이 바로 부모 면접이었다. 색이 섞여 전보다 밝게 빛날 수도 있고, 탁하게 변할 수도 있었다.

    p. 36
    '형, 나는 사랑도 만들어 간다고 생각해.'
    아키는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마음씨가 따뜻했다.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현명하고 생각이 깊었다.

    p. 44
    내가 누구에게서 비롯되었는지 모른다는 것이 그렇게 큰 문제일까? 나는 그냥 나다. 물론 나를 태어나게 한 생물학적 부모는 존재할 테지만, 내가 그들을 모른다고 해서, 그들에게서 키워지지 않았다 해서 불완전한 인간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p. 61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 대해 쉽게 말하고 또 쉽게 생각한다. 내가 알고 있는 상대가 전부라고 믿는 오류를 범한다. 그런 사람 중에서 진짜 상대를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자기 마음조차 모르는 인간들인데.

    p. 109
    '어른이라고 다 어른스러울 필요 있나요.'
    이것 역시 책에서 읽은 내용인데, 모든 어른의 가슴속에는 자라지 못한 아이가 살고 있다고 했다.

    p. 160
    어쩌면 부모 역시 자녀로부터 독립할 필요가 있는 건지도 몰랐다. 자녀가 오롯이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걸 부모에 대한 배신이 아닌 기쁨으로 여기는 것, 자녀로부터의 진정한 부모 독립 말이다.

    p. 189
    하나와 해오름은 명령이 아닌 질문과 반성을 할 수 있는 부모였다. 마음과 마음 사이에 일어나는 마찰로 어려움을 겪게 할 사람들이 아니었다.

  • 이 소설은 부모가 없는 아이들을 정부 기관인 NC 센터에서 '국가의 아이들(nation's children)'로 관리하고, 청...

    이 소설은 부모가 없는 아이들을 정부 기관인 NC 센터에서 '국가의 아이들(nation's children)'로 관리하고, 청소년이 된 국가의 아이들은 부모 면접을 통해 부모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다. 소설 속 아이들은 친구 같은 부모를 원하기도 하고, 금전적인 지원 외에는 간섭하지 않는 부모를 원하기도 한다. NC 센터를 찾아오는 프리 포스터(pre foster)들 또한 말벗이 되어 줄 아이를 원해서 찾아오기도 하고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목적으로 얌전하고 말썽부리지 않는 아이를 원해서 찾아오기도 한다.

     

    나에게는 친구 같은 부모님이 있는데, 나도 그런 부모님이 좋아서 좋은 부모란 무엇인지에 대해 별로 생각하지 않고 살았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좋은 부모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부모에게 유전자를 물려 받았다는 것 외에, 부모라고 할 수 있을 만한 특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마다 좋아하는 게 다르듯이 좋은 부모의 모습도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자녀를 자유롭게 내버려 두는 부모를 좋아할 수도 있고, 자녀의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는 부모를 좋아할 수도 있다. 누구든 자기 부모가 항상 만족스러울 수는 없을 것 같다. 부모도 마찬가지로 자녀가 항상 만족스러울 수는 없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서로를 미워하고 상대방을 원하는 대로 바꾸려고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둘 다 사람이니까 서로를 존중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녀도 부모를 존중하는 게 필요하겠지만, 특히 부모는 자녀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고, 어렸을 때부터 자녀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어떤 부모들은 자녀도 자기와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는 것 같다. 또 어떤 부모들은 자녀가 자기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잊는 것 같다. 자녀를 화풀이 대상으로 삼는 것도, 자녀의 삶을 마음대로 주무르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녀를 다르지만 같은 한 사람으로서 존중해주는 게 좋은 부모 아닐까.

     

    "형, 나는 사랑도 만들어 간다고 생각해."
    소설의 앞부분에 나오고, 주인공이 아닌 아키가 한 말이지만, 이 말에 이 소설에서 하고자 하는 말이 다 담겨 있는 것 같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사랑도 처음부터 있을 수는 없다. 부모가 됐다는 이유로 자녀에 대한 사랑이 저절로 생겨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부모들 중에 자신들에게는 모성애, 부성애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죄책감을 갖거나, '그냥 나는 그런 부모다'라고 합리화하며 자녀에게 사랑을 주도록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저절로 생겨나는 사랑은 없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너무 자신에게 가혹할 필요도 없다. 남을 사랑하려면 나부터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부모와 자녀가 자기 자신과 상대방을 사랑하도록 함께 노력하는 게 바람직한 부모 관계가 아닐까 한다.

  •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면, 당신이 바라는 이상적인 부모상은?      <페인트>를 읽기 전에 ‘부모 면접’이라는 파격적인 주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깜짝 놀랐다. 상당히 패륜적인 접근이 아닌가? 부모는 당연히 선택할 수 없는 존재지만 물심양면으로 우리를 아끼고 돌본다는 점에서 내 부모에 대해 평가를 하는 건 금기시해왔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단순히 이상적인 부모에만 다루는 책이 아님을 깨달았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예전처럼 다산을 하지 않는다. 한, 두 명의 아이를 낳아 성심성의껏 최고의 지원을 해주며 키우는 것이 당연시되는 사회다. 한쪽에서는 책임감이 넘쳐 자기 능력 이상의 것을 꿈꾸지 않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한다. 버려지는 아이들의 숫자는 늘어가고 국가는 특간의 조치를 취한다.      부모가 낳은 아이를 키우기 원치 않을 때 정부에서 그 아이를 데려와 키우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NC센터가 세워졌고, 우리는 국가의 아이들(nation’s children)이라고 불렸다(p20).      NC센터에서 자란 제누 301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이 이름에는 큰 뜻이 없다. 그저, 1월에 태어난 아이란 뜻에 번호로 순서를 매긴 것, 축복 속에서 태어났어야 하는 한 생명의 삶은 마땅히 누려야 할 것을 누리지 못하며 철저한 관리 속에 자란다. 이들의 생활에 소홀함이 있는 건 아니다. 국가는 철저히 이들의 인성과 성적, 체력까지 모든 부분을 관리하고 온순하며 똑똑한 아이들은 어느 정도 성장하면 자신의 양부모를 찾아야 한다. 열아홉이 되어도 양부모를 찾지 못해 NC센터에서 퇴소한다면 NC센터 출신이라는 그 자체가 차별의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NC센터에서 퇴소하기 전 양부모를 찾는다면 이전까지의 기록은 모두 삭제되고, 온전히 친부모의 손에서 자란 평범한 아이로 탈바꿈하게 된다.      제누 301은 NC센터의 골칫덩어리다. 그의 행실에 문제가 있어서는 아니다. 나이가 들어감에도 적극적으로 양부모를 구하려는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센터 사람들은 그가 양부모를 구하지 못한 채 센터를 나가게 되는 미래를 걱정하지만 그는 덤덤하다. 오히려 가식적인 양부모 희망자들에게 회의감을 느낀다. NC센터의 아이를 입양하는 것, 그 자체로 양부모들은 상당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어른으로서 이런 말, 부끄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계급으로 나뉘어 있고, 엄연한 차별이 존재한다. 힘 있는 자들은 끊임없이 연약한 존재들을 짓밟지. 특권 의식을 누리려는 거다. 힘 있는 자들만이 아니다. 힘이 약한 사람들도 그런 특권 의식을 지니고 있어. 자신도 약하면서 자신보다 더 약한 존재들을 짓밟는 거다. 가난한 나라에서 이민 온 사람들, 누구나 기피하는 일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차가운 시선 등이 다 여기에 포함된다. 친부모 밑에서 자란 이들은 국가의 보살핌 속에서 자란 너희들에게 묘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 너는 영리하고 매력적인 아이다. 누구라도 너를 보면 호감이 생길 거야.그러나 네가 NC출신임을 밝히는 즉시 사람들은 너를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거다. 그건 제누, 너도 잘 알잖아. 이곳에서 부모를 만나지 못한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 어떤 불이익을 당하고 차별 속에서 살아가는지(p193).      센터장 박은 그 누구보다도 제누 301을 염려한다. 그가 선택한 가시밭길이 어떨지 눈에 선하기에 가슴아파하고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제누 301은 고직지계를 거부한다.      “NC출신에 대한 차별을 없앨 수 있는 건, 오직 NC출신들 밖에 없어요.(p194)”      짧고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마음이 무겁다. 그가 어떤 환경에서 자란 것에 상관없이 친부모 아래서 자랐다는 것만으로 누군가를 차별할 권리가 있는 것인가. 자식은 부모를 선택할 수 없는데 말이다. 가상의 세계지만 어쩌면 우리 미래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더 안타깝다.       폐쇄적인 공간으로 살 수 밖에 없었던 NC센터의 비화, 다 큰 아이를 입양하고자 하는 어른들의 탐욕, 숫자로만 능력을 평가하는 실적주의, 친부모의 자격 등, 한 권의 책에 너무 많은 사회의 문제를 담고 있다. 단편적이지만 애늙은이가 될 수밖에 없었던 제누 301의 파란만장한 일생과 그의 도전을 응원하고 싶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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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면, 당신이 바라는 이상적인 부모상은?

        

    <페인트>를 읽기 전에 부모 면접이라는 파격적인 주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깜짝 놀랐다. 상당히 패륜적인 접근이 아닌가? 부모는 당연히 선택할 수 없는 존재지만 물심양면으로 우리를 아끼고 돌본다는 점에서 내 부모에 대해 평가를 하는 건 금기시해왔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단순히 이상적인 부모에만 다루는 책이 아님을 깨달았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예전처럼 다산을 하지 않는다. , 두 명의 아이를 낳아 성심성의껏 최고의 지원을 해주며 키우는 것이 당연시되는 사회다. 한쪽에서는 책임감이 넘쳐 자기 능력 이상의 것을 꿈꾸지 않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한다. 버려지는 아이들의 숫자는 늘어가고 국가는 특간의 조치를 취한다.

        

    부모가 낳은 아이를 키우기 원치 않을 때 정부에서 그 아이를 데려와 키우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NC센터가 세워졌고, 우리는 국가의 아이들(nation’s children)이라고 불렸다(p20).

        

    NC센터에서 자란 제누 301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이 이름에는 큰 뜻이 없다. 그저, 1월에 태어난 아이란 뜻에 번호로 순서를 매긴 것, 축복 속에서 태어났어야 하는 한 생명의 삶은 마땅히 누려야 할 것을 누리지 못하며 철저한 관리 속에 자란다. 이들의 생활에 소홀함이 있는 건 아니다. 국가는 철저히 이들의 인성과 성적, 체력까지 모든 부분을 관리하고 온순하며 똑똑한 아이들은 어느 정도 성장하면 자신의 양부모를 찾아야 한다. 열아홉이 되어도 양부모를 찾지 못해 NC센터에서 퇴소한다면 NC센터 출신이라는 그 자체가 차별의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NC센터에서 퇴소하기 전 양부모를 찾는다면 이전까지의 기록은 모두 삭제되고, 온전히 친부모의 손에서 자란 평범한 아이로 탈바꿈하게 된다.

        

    제누 301NC센터의 골칫덩어리다. 그의 행실에 문제가 있어서는 아니다. 나이가 들어감에도 적극적으로 양부모를 구하려는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센터 사람들은 그가 양부모를 구하지 못한 채 센터를 나가게 되는 미래를 걱정하지만 그는 덤덤하다. 오히려 가식적인 양부모 희망자들에게 회의감을 느낀다. NC센터의 아이를 입양하는 것, 그 자체로 양부모들은 상당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어른으로서 이런 말, 부끄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계급으로 나뉘어 있고, 엄연한 차별이 존재한다. 힘 있는 자들은 끊임없이 연약한 존재들을 짓밟지. 특권 의식을 누리려는 거다. 힘 있는 자들만이 아니다. 힘이 약한 사람들도 그런 특권 의식을 지니고 있어. 자신도 약하면서 자신보다 더 약한 존재들을 짓밟는 거다. 가난한 나라에서 이민 온 사람들, 누구나 기피하는 일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차가운 시선 등이 다 여기에 포함된다. 친부모 밑에서 자란 이들은 국가의 보살핌 속에서 자란 너희들에게 묘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 너는 영리하고 매력적인 아이다. 누구라도 너를 보면 호감이 생길 거야.그러나 네가 NC출신임을 밝히는 즉시 사람들은 너를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거다. 그건 제누, 너도 잘 알잖아. 이곳에서 부모를 만나지 못한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 어떤 불이익을 당하고 차별 속에서 살아가는지(p193).

        

    센터장 박은 그 누구보다도 제누 301을 염려한다. 그가 선택한 가시밭길이 어떨지 눈에 선하기에 가슴아파하고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제누 301은 고직지계를 거부한다.

        

    “NC출신에 대한 차별을 없앨 수 있는 건, 오직 NC출신들 밖에 없어요.(p194)”

        

    짧고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마음이 무겁다. 그가 어떤 환경에서 자란 것에 상관없이 친부모 아래서 자랐다는 것만으로 누군가를 차별할 권리가 있는 것인가. 자식은 부모를 선택할 수 없는데 말이다. 가상의 세계지만 어쩌면 우리 미래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더 안타깝다

        

    폐쇄적인 공간으로 살 수 밖에 없었던 NC센터의 비화, 다 큰 아이를 입양하고자 하는 어른들의 탐욕, 숫자로만 능력을 평가하는 실적주의, 친부모의 자격 등, 한 권의 책에 너무 많은 사회의 문제를 담고 있다. 단편적이지만 애늙은이가 될 수밖에 없었던 제누 301의 파란만장한 일생과 그의 도전을 응원하고 싶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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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인트 | di**ni | 2019.05.26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부모를 선택할 수 있는 시대라는 문구가 흥미로웠던 이희영 작가의 <페인트>

    책을 읽기전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는 문구에 많은 생각이 들었던 것은 아이를 둔 부모이기에 그랬던 것 같다. 잘 키우고 싶어 딴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나의 합리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아이에게 듣게 될 대답이 어떠할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등이 뒤섞여 책을 읽기도 전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다.

    '제누 301'은 홀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부모와의 면접을 시작한다. 상냥함과 기분 좋은 인상을 풍기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와 달리 시큰둥한 제누 301, 드디어 면접이 종료되고 아이들을 통솔하고 보호자 역할을 하는 '가디'에게 제누 301은 저들에게 빚이 있는지 물어본다. 혹시나하고 물어본 물음에 역시나하는 대답이 들려오고 이제 얼굴만 봐도 저들이 빚 때문에 자기를 선택하려는 것인지, 노후를 책임져줄 아이가 없어서인지, 일을 안하기 때문에 자신들을 입양하면 국가로부터 나오는 혜택을 받고 싶어서 선택하려는 것인지 알 수 있다는 내용은 부모도 모른 채 버려져 사랑을 갈구하는 아이들에게 느껴질 절망의 깊이가 느껴져 짠하게 다가왔다.

    부모로부터 버려진 아이들은 NC센터에 맡겨지게되고 갓 태어난 아이들과 미취학 아동을 관리하는 퍼스트 센터와 초등학교 입학 후 열두 살까지 교육하는 세컨드 센터, 열세 살부터 열아홉 살까지 교육하는 세컨트 센터로 나뉘어지며 열아홉 이후에는 스스로 자립하여 살아가야한다. 하지만 자신들에게 부여된 ID카드에 NC의 꼬리표가 평생 따라다니며 성인이 된 후에도 차별을 견뎌야하는 인생을 살아야함을 모르지 않기에 열아홉이 되기 전에 부모를 만나 입양되기를 바라지만 제누 301이 바라는 사랑을 줄 부모는 어디에도 없어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젊은 부부와의 면담에서 제누 301은 마음이 흔들리게 되고 제누 301은 열아홉이 되기 전 좋은 부모를 만나 안정적인 테두리안에서 잘 정착할 수 있게 될지.....

    부모로부터 버려진 아이들의 마음을 깊이 생각해보지 않아 자신들이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는 특권이 있음에도 그들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이 마냥 씁쓸하게만 다가왔던 <페인트>

    학대 문제가 날로 뉴스화되는 요즘, 부모와 자식간의 의미와 버려진 아이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되새겨볼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 페인트, 이희영, 창비 | ki**kk | 2019.05.1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이토록 도발적인 소재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모든 ‘자식들’이 한번쯤 눈물 지으며, 혹은 상한...

    이토록 도발적인 소재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모든 자식들이 한번쯤 눈물 지으며, 혹은 상한 속을 감추며 상상해본 소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페인트]: 페어런트 인터뷰: 부모 상담, 즉 부모 될 이들을 자식 될 이들이 상담을 통해 정한다는 내용이다.

     

    나는 최대한 예의를 갖춘 태도로 NC 센터를 찾아온 이 예비 부모(pre foster)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11

     

    아이들을 통솔하고 보호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가디언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줄여서 가디라고 불렀다. 11-12

     

    이곳의 다른 가디들 또한 모두 아이들에게 헌신적이었다. 한 명의 아이라도 더 좋은 부모를 만나게 해 주려고 노력했고, NC의 꼬리표를 지워주려고 노력했다. 사회에서 차별받지 않기를, 편견에 찬 시선에 노출되지 않기를 바랐다. 고마운 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답답했다. 16

     

    그러나 그런 도발적 통쾌함만이 오래가는 소설이 아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자주 마음이 먹먹하고 눈이 뜨거워졌으며, 더 자주 부끄러웠다. 소위 기성세대가 되고 나니, 상상한 것 이상의 죄책감과 부끄러움과 미안함이 가끔은 너무 자주 찾아온다. 절반은 내 자신의 과오로, 절반은 다른 동시대의 기성세대들의 작태로 인해.

     

    성인이 된 후 이곳을 벗어난 사람들이 어떤 차별 속에 사는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NC의 아이들은 부모 면접을 통해 서둘러 센터를 떠나려고 한다. 물론 마음씨 좋은 새 부모 밑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애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취하며 가족이라는 그럴싸한 가면은 뒤집어 쓴 채 살아간다. 12-13

     

    “NC 출신으로 살아간다는 건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말도 안 되는 부모 밑에서 살아가는 게 더 어렵죠.” 13

     

    태어날 때 만나야만 부모니? NC의 아이들은 모두 열세 살부터 부모를 가질 수 있어.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

    우린 버려졌다는 뜻이죠.”(......)

    너희는 바깥세상 아이들과 달리 부모를 선택할 수 있는 아이들이야.” 22

     

    사생활이라는 이름 하에 감춰지고 처벌받지 않고 관리되지 않고 방치된 수많은 폭력들에 오랜 세월 분노하고 가능한 작은 변화를 위한 후원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미래세대를 구해내기에는 요원한 세월이 유구하다. 그런 현실이 매일 반복되고 혹은 더 가혹해지고, 매년 몇 명의 아이들이 결국은 죽음에 이르렀는지 통계가 나오고, 그런 현실을 알지만 여러 이유로 눈을 돌리고 행복을 과장하거나 가장한 채 살아가는 일이 그리 드물지 않다는 것도 서글프다. 최선을 다해 있는 힘을 다해 잘 하려고 노력하며 사는 이들도 수없이 많을 텐데, ‘전체를 아우르는 바람직한 변화란 참으로 느릿느릿 육중하다.

     

    부모가 키우기 원치 않는 아이인 경우 국가에서 운영하는 메디컬 센터에서 아이를 낳고 그와 동시에 NC 센터에 맡겼다. 그런 부모들이 늘면서 당연히 NC에도 아이들이 늘었다. 26

     

    그러나 정부에서 받는 혜택만을 노리고 무분별하게 부모 면접을 지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이를 방임하고 학대하는 부모가 생겼고 더 끔찍한 일도 일어났다. 보다 못한 정부는 NC 아이들의 입양 가능 연령을 상향했다. 싫은 것과 잘못된 것을 말할 수 있는 열세 살 이상의 아이들만이 부모 면접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연령 제한으 높이자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NC 센터에 관심을 보였다.(......) 힘들여 아이를 키워야 하는 시간이 보통보다 십 년 넘게 단축되었다는 것과, 양육 수당과 연금을 앞당겨 받을 수 있다는 혜택. 29-30

     

    만약 마음에 들지 않는 부모를 바꿀 수 있다는 걸 알면, 아니,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면, 과연 바깥세상 아이들은 뭐라고 할까? 39

     

    행복에 겨운 새끼들이지. 낳아서 키워 주고 돌봐 줬는데 부모가 귀찮다? 나쁜 자식들이야, 진짜 이렇게 말이야.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어.”

    부모들도 저 녀석들을 귀찮아하지 않을까? 저 녀석들에게 짜증도 내고 화도 내지 않았을까? 나는 절대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고 생각하거든.” 41

     

    네가 어떻게 이럴 수 있어. 하고 상대를 원망하기 전에 그 상대를 그렇게 만든 진짜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하지만 이 인과 관계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42

     

    17세 주인공은 젊은이답게 이 작품 속에서 빠른 성장을 한다. 그의 성장에 여러 영양을 주고 받는 인물들과의 대화는 작가가 섬세하고도 치밀하게 배치한 덕에, 가끔은 어린 시절의 내가 소환되기도 하고, 젊은 내가 불쑥 튀어 나오기도 하고, 그리고 기성세대인, 그러나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나를 맞닥뜨리게 되기도 했다. 성찰과 반성의 이야기들인데, 문학적 얼개와 속도감과 자연스러운 전재 방식을 전혀 거스르지 않는다.

     

    사람들은 꽤나 근본을 중시했다. 원산지를 따져가며 농수산물을 사 먹듯 인간도 누구에게서 생산되었는지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내가 누구에게서 비롯되었는지 모른다는 것이 그렇게 큰 문제일까? 나는 그냥 나다. 물론 나를 태어나게 한 생물학적 부모는 존재할 테지만, 내가 그들을 모른다고 해서, 그들에게서 키워지지 않았다 해서 불완전한 인간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나는 누구보다 나 자신을 잘 알고 있으니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정확히 알고 있다는 사실이, 나의 부모가 누구인지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 아닐까?(......) 생물학적 부모가 누구인지 알고, 그들과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이 특권 의식을 느낄 만큼 그리 대단한 일일까? 그렇게 소중해서 매일같이 서로 으르렁거리면서 살아가는 것일까?44-45

     

    누군가가 나를 꿰뚫고 있다는 기분은 썩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때에 따라서는 감사한 경우도 있다. 나를 잘 알고 있음에도 전혀 내색하지 않고 배려하는 모습이 그렇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 대해 쉽게 말하고 또 쉽게 생각한다. 내가 알고 있는 상대가 전부라고 믿는 오류를 범한다. 그런 사람 중에서 진짜 상대를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자기 마음조차 모르는 인간들인데. 61

     

    아이는 부모의 필요에 의해 태어난 존재들 같아요.”(......)

    이게 다 너를 위해서야, 하면서 사랑을 가장한 억압과 통제 같은 거요?

    저보고 어떤 부모를 선택하겠냐, 묻는다면 저는 자기감정에 솔직한 부모라고 답하겠어요.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사람은 싫어요(......).” 76-77

     

    제목과 소재가 그렇다고 해서, 이 소설 속에서 작가가 기성세대를 대시 하는 것은 아니다. 작가 자신이 밝혔듯이, 우리 모두 처음 살아보는 인생, 처음 맡아 보는 역할, 연습도 단 일회의 리허설도 여유가 없는 매일의 현실에서, 조금 더 살아 본 경험이 큰 도움이 되는 경우는 그야말로 아주 운이 좋은’, 그래서 모든 것이 그날따라 잘 풀려나가는 경우일 것이다. 부모가 된 이들, 그들은 그럼 어떤 존재로 살고 있는가에 대한 통찰도 신랄하고 서글프다. 그리고 결국엔 위로로 남는다.

     

    부모가 된다는 건 과연 무엇일까? 아이를 맞이할 준비란? 준비를 하면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 육아서를 전혀 읽지 않은 부모보다 한 권이라도 읽은 부모가 더 낫다는 건 사실인지도 몰랐다. 그만큼 아이에게 관심을 기울인다는 뜻이고 잘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는 증거일 테니까. 그러나 그런 준비들이 역효과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었다. 있는 그대로의 아이가 아닌, 부모의 계획대로 만들어지는 아이도 있을 테니까. 91-92

     

    대부분의 아이들이 가족한테서 가장 크게 상처를 받잖아. 그래서 우리는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한 거야. 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한 아이의 성격과 가치관, 나아가서는 인생까지 좌지우지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덜컥 겁이 났거든. 105

     

    모두들 얼마나 훌륭한 부모 밑에서 성장했는지 자랑하기에 바빴다. 자신들도 뒤늦게나마 그런 부모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가족이 없다는 건 불행한 일이니 우리가 따뜻한 가족이 되어 주겠다, 선심 쓰듯이 말했다. 자신이 부모에게 상처받았다는 말은 누구도 하지 않았다. 108

     

    세상의 모든 부모는 불안정하고 불안한 존재들 아니에요? 그들도 부모 노릇이 처음이잖아요. 누군가에게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는 건 그만큼 상대를 신뢰한다는 뜻 같아요. 많은 부모가 아이들에게 자기 약점을 감추고 치부를 드러내지 않죠. 그런 관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신뢰가 무너져요.” 111-112

     

    우리가 원하는 진짜 어른은 자신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우리가 볼 수 있다고 믿고, 자신들이 모르는 걸 우리가 알 수 있다고 믿으며, 자신들이 느끼지 못하는 것을 우리가 느낄 수 있다고 인정하는 사람이었다. 112

     

    가족이란 그저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인지도 몰랐다. 먼발치라는 말의 뜻은 시야에는 들어오지만 서로 대화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떨어진 거리,라고 한다. 그게 부모와 자식 간의 마음 속 거리가 아닐까. 서로를 바라보지만 대화는 할 수 없는 거리 말이다. 160-161

     

    우리가 부모를 선택한다는 것은 부모가 아기를 낳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든 자기 아기에 대해서 엄청난 천재까지는 아니더라도 남들보다는 잘났으면 좋겠다는 마음 정도는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런 환상이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리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183

     

    곳곳에 굳은 결심을 하고 애를 무한정 쓴 인격체들이 도달할 수 있는 깨달음도 있다. 늘 부럽지만, 내 삶에 언젠가 적용될 수 있을까 하는 희망으로만 남는 깨달음들. 그래도 할 수 있는 누군가들은 이런 수준에 도달해 주면 좋을 듯하다. 그런 삶을 사는 동시대인의 존재 자체가 다른 이들의 희망이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니까.

     

    원칙과 규율을 칼같이 지키는 것보다 힘든 것은 원칙을 어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를 허락하는 일이었다. 113

     

    온전한 자기 자신을 찾는다는 건, 그게 누구든,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내가 나를 이루는 요소라고 믿는 것들이 정작 외부에서 온 것일 수도 있으니까.(......) 낯선 사람과 친구가 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리듯, 내가 나를 알고 친해지기까지, 그렇게 스스로를 이해하기까지는 제법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159-160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마주한다는 건 생각보다 큰 용기를 필요로 하니까.(......) 아픈 과거를 겪었지만 끝내 스스로를 놓아 버리지 않았고, 끔찍한 기억이 스스로를 갉아먹도록 내버려 두지도 않았다. 185

     

    하나와 해오름은 명령이 아닌 질문과 반성을 할 수 있는 부모였다. 마음과 마음 사이에 일어나는 마찰로 어려움을 겪게 할 사람들이 아니었다. 하나와 해오름은 자신들의 부모에게서 받은 상처와 문제들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것으로 되었다. 두 사람은 부모 준비가 끝난 사람들이었다. 189

     

    어른으로서 이런 말, 부끄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계급으로 나뉘어 있고, 엄연한 차별이 존재한다. 힘 있는 자들은 끊임없이 연약한 존재들을 짓밟지. 특권 의식을 누리려는 거다. 힘 있는 자들만이 아니다. 힘이 약한 사람들도 그런 특권 의식을 지니고 있어. 자신도 약하면서 자신보다 더 약한 존재들을 짓밟는 거다. 가난한 나라에서 이민 온 사람들, 누구나 기피하는 일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차가운 시선 등이 다 여기에 포함된다. 193

     

    어른으로서의 우리는 부끄러움을 줄이는 방식으로 살아 보고, ‘미래세대는 제공된 현실적 조건들과 미숙한 어른들로 인한 어려움에지지 말고 희망을 키워 나가고, 의도적으로 남을 괴롭히거나 해를 끼치려는 것이 아니었다면, 서로를 좀 더 자주 용서하고 좀 더 이해해 줄 수 있는 그런 대화의 창구들이 많아지고 쉬워졌으면 좋겠다.

     

    나는 아직 세상에 나가 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벌써부터 지레 겁먹을 필요가 있을까? 할 수만 있다면 다양한 경험을 해 보고 싶다. 그 속에서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 195

     

    모른다는 것이 꼭 나쁜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모르기 때문에 배울 수 있고, 모르기 때문에 기대할 수 있으니까. 삶이란 결국 몰랐던 것을 끊임없이 깨달아 가는 과정이고 그것을 통해 기쁨을 느끼는 긴 여행이 아닐까? 196

     

    마지막으로, 절절한 작가의 말을 옮긴다. 언제나 누구에게나 필요하지만, 남에게선 좀처럼 듣기 어려운 말. 아무도 해주지 않는다면 스스로 스스로에게 해주는 수밖에.

     

    누군가 내게 왜 청소년소설을 쓰느냐고 묻는다면 바로 이런 이유를 듣고 싶다. 유년 시절의 나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어서라고. 늦지 않았어, 지금이라도 하면 돼. 괜찮아, 잘될 거야.(......)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어 주신 당신께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사를 전한다. 당신의 가슴 속에도 자라지 못한 아이가 있다. 그 아이에게 한번 말을 걸어 보길 바란다.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듣게 될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가끔은 스스로에게 괜찮아, 잘하고 있어, 진심으로 격려해 주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당신은 정말 괜찮은 사람이니까.

     

    2019년 봄 이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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