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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 수용소  ((슬쩍 밑줄,얼룩 있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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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4쪽 | 규격外
ISBN-10 : 899475279X
ISBN-13 : 9788994752792
산둥 수용소 ((슬쩍 밑줄,얼룩 있슴)) 중고
저자 랭던 길키 | 역자 이선숙 | 출판사 새물결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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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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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에 의해 중국 산둥 수용소에 억류된 서양인 포로 2,000여 명 가운데 한 명이었던 랭던 길키는, 수용소에 모인 각계각층의 사람들 속에서 인류 사회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작은 문명”을 발견하고 그 이모저모를 세밀하게 관찰하고 기록한다. 극심한 결핍과 억압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그동안 축적한 용기와 지혜를 발휘하며 문명을 재건해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인간 본성의 맨 얼굴과 도덕적 딜레마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저자소개

저자 : 랭던 길키
저자 랭던 길키(Langdon Gilkey, 1919-2004)는 20세기 미국의 대표적인 신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랭던 길키는 1954년 라인홀드 니버의 지도 아래 컬럼비아 대학에서 종교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89년 은퇴할 때까지 시카고 대학의 신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혼돈의 시대”에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해온 길키는 15권에 달하는 저서와 100편이 넘는 논문을 남겼지만, 그중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읽히고 사랑받은 작품은 『산둥 수용소』(1966)다. 1939년 하버드 대학 철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길키는 그 다음 해 중국 북경으로 가서 연경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중,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산둥에 있는 포로수용소에 수감된다(영화 ≪불의 전차≫의 주인공인 에릭 리델도 중국에서 선교사로 일하다가 같은 수용소에 수감되었는데, 길키는 이 책에서 리델의 마지막 나날에 관한 소중한 증언을 남기고 있다). 1943년 3월부터 1945년 9월에 이르는 2년 반 동안의 수용소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이 작품은, 격동과 야만의 20세기에 죄와 은혜 같은 전통적인 상징을 다시 한 번 깊게 성찰할 필요가 있음을 설득력 있게 역설했으며, 전후 세계에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에 필적하는 영향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전쟁 후 고국으로 돌아온 길키는 미국 전역을 돌며, 물질적 풍요와 정치적 안정 속에서 자국 중심적 이기주의로 흐르는 미국을 향해 경종을 울리는 강연에 힘썼다.
다른 대표적인 저서로는 Religion and the Scientific Future: Reflections on Myth, Science, and Theology(1970), On Niebuhr: A Theological Study(2001), Through the Tempest: Theological Voyages in a Pluralistic Culture(2005) 등이 있다.
길키의 신학이 가진 의미와 공헌에 대해서는, 브라이언 왈쉬가 Langdon Gilkey: Theologian for a Culture in Decline이라는 책에서 전체적이고 적실한 초상을 그려낸 바 있다.

“라인홀드 니버와 폴 틸리히의 진정한 계승자인 길키는 기독교인으로서 현대를 살아간다는 것의 기쁨과 공포에 대해 가장 견고한 신학적 안내를 제공한 인물이다.”
「시카고 트리뷴」(Chicago Tribune)

역자 : 이선숙
역자 이선숙은 세종대에서 국문학을, 서강대에서 종교학(학사, 석사과정)을 공부했다. 지식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려던 이십 대의 방황을 끝내고 지금은 목사의 아내로, 두 아이의 엄마로 교회와 가정을 섬기며 번역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현대인을 위한 천로역정』, 『성령 세례란 무엇인가』, 『기도 사용설명서』 등이 있다.

목차

1장 미지의 곳으로
2장 생존하는 법을 배우다
3장 계란, 경비, 사랑
4장 약, 레서피, 혹은 난국을 헤쳐가는 방법
5장 개인 공간
6장 뒤섞인 축복
7장 설탕, 그리고 정치
8장 무질서에 대한 두려움
9장 성도들, 사제들, 설교가들Ⅰ
10장 성도들, 사제들, 설교가들Ⅱ
11장 무엇을 위해서 사는가?
12장 하늘로부터 나타난 구원자
13장 위현에서의 마지막 날들
14장 모든 것이 끝난 후

책 속으로

만일 우리가 계속해서 고문을 당하고 굶주리는 상황에 처했다면, 공동생활 자체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혹은 삶이 조금 더 안전했다면, 인간들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가 그렇게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실험할 때 다루기 쉬운 규모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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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우리가 계속해서 고문을 당하고 굶주리는 상황에 처했다면, 공동생활 자체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혹은 삶이 조금 더 안전했다면, 인간들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가 그렇게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실험할 때 다루기 쉬운 규모로 연구 집단을 축소하고 거기에 압력을 가해서 그 대상의 구조를 드러내듯, 이 수용소는 크고 복잡한 사회를 관찰 가능한 정도로 축소한 규모에다 삶에 엄청난 긴장감까지 더해져서, 인간 사회의 근본적인 구조를 여실히 드러냈다. 내가 이 책을 쓴 것은, 수용소에서의 삶이 일상적인 삶보다 인간의 사회적·도덕적 문제들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고,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토대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위기는 기술의 실패가 아니라 인격의 실패로 인해 야기되었다. 우리에게는 도덕적인 진실성과 자기희생이 더 요구되었다. 내가 새롭게 붙들었던 인본주의의 문제점은 인간의 과학과 기술을 신뢰한다는 데 있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기술을 휘두르는 인간의 합리성과 선함에 대해 너무 순진하고 비현실적으로 신뢰한다는 것이 문제였다. 인간의 용기와 재능이 수용소 생활 전반에서 증명된 것이 사실이지만, 이렇게 힘들고 괴롭고 억압받는 상황 안에서 얼마나 인간이 정의롭지 않으며 관대하지 않은지도 여실히 드러났다.

다르비 신부에게는 들키지 않고 계란을 입수하는 비장의 방법이 있었다. 그는 수용소 담장 후미진 구석에 있는 벽의 벽돌을 한 장 빼냈다. 그러고는 반대편에서 중국인 농부가 넣어주는 계란을 같은 구멍으로 받아냈다. 경비가 나타나면, 앞쪽에서 망을 보던 두 명의 트라피스트회 수사 친구들이 그레고리안 성가를 부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이 신호를 들은 다르비 신부는 재빨리 계란을 기다란 수사복으로 덮은 후,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러면 경비가 도착할 때쯤이면 그는 기도에 깊이 빠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두세 달 동안 다르비 신부는 이런 식으로 계란을 밀수했다. 경비들은 긴 수염과 긴 옷의 “성스러운 사람들”을 두려워했던 것이다. 하지만 마침내 한 경비가 담장 옆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다르비 신부의 옷을 들어 올리는 날이 오고야 말았다. 경비는 깜짝 놀랐다. 부끄럽게도 다르비 신부의 옷 안에는 150개의 계란이 들어 있었다. 경비들이 서양 성직자의 주술적 능력을 어느 정도까지 대단하게 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계란을 낳는 능력이 있다고는 믿지 않았던 것이다!

살면서 성자를 만날 기회가 정말 드문데, 에릭은 내가 만난 사람들 중에서 가장 성자에 가까웠다. 수용소 마지막 해에 나는 선교사들과 청소년들이 머무는 방을 지날 기회가 종종 있었다(여자 친구를 만나러 가곤 했다). 그때마다 방안을 슬쩍 들여다보면, 선교사들이 아이들을 위해 요리를 하고 있었다. 대체로 에릭 리델은 몸을 숙여 체스를 하거나 모형 배를 만들거나 스퀘어 댄스를 가르치고 있었다. 수용소에 갇혀 있는 불쌍한 젊은이들의 마음과 상상력을 사로잡기 위해, 온 힘을 기울여 완전히 몰두한 채 따뜻하고 애정 어린 몸짓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다.
사실 청소년들을 돌보는 일을 누군가가 맡아야 한다면 에릭 리델이야말로 적임자였다. 뛰어난 트랙 경기자였던 에릭은 1920년대의 올림픽에서 영국을 승리로 이끌었으며, 그후 선교사가 되어 중국으로 파견되었다. 수용소 시절에 그는 이미 사십 대 중반이었는데도, 몸이 유연하고 탄력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유머 감각과 삶에 대한 사랑으로 넘치고 있었다. 에릭의 열정과 매력은 모든 사람에게 유익을 미쳤다. 수용소 생활이 끝나기 불과 얼마 전, 너무도 갑자기 그에게서 뇌종양이 발견되었고, 바로 그날 그는 하늘나라로 떠나고 말았다. 수용소 전체, 특히 젊은이들은 오랫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그만큼 에릭이 남기고 간 빈자리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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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Christianity Today 선정 “20세기 100권의 책”! 정말 흥미로운 회고록···수용소 생활에 대한 생생한 묘사인 동시에, 억압 상황에서의 인간 조건에 대한 한 신학자의 성숙한 통찰이다. 「타임」(Time) “우리의 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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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anity Today 선정 “20세기 100권의 책”!

정말 흥미로운 회고록···수용소 생활에 대한 생생한 묘사인 동시에,
억압 상황에서의 인간 조건에 대한 한 신학자의 성숙한 통찰이다.
「타임」(Time)

“우리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일본인 압제자들이 아닌 우리들 자신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에 의해 중국 산둥 수용소에 억류된 서양인 포로 2,000여 명 가운데 한 명이었던 랭던 길키는, 수용소에 모인 각계각층의 사람들 속에서 인류 사회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작은 문명”을 발견하고 그 이모저모를 세밀하게 관찰하고 기록한다.
극심한 결핍과 억압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그동안 축적한 용기와 지혜를 발휘하며 문명을 재건해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인간 본성의 맨 얼굴과 도덕적 딜레마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바깥세상의 관습과 지위와 사회적 명성을 모두 반납한 채, 맨몸으로 무인도와 같은 수용소에 갇힌 사회 지도층, 지식인, 기독교 사역자들은 자신의 안위가 보장되지 않는 이 긴장과 불안의 상황에서도 자신이 지녀온 가치관과 신앙과 윤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여기서도 그들은 자신만만하게 신봉해온 도덕성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이웃을 돌볼 수 있을 것인가?
살아 있는 체험을 바탕으로, 인간 안에 있는 도덕적 당위와 본성적 이기심 사이의 괴리와 분열을 날카롭게 해부하는 저자의 목소리는, 인간 공동체의 가장 심각한 위기가 물질적 결핍이나 외부로부터의 폭력이 아니라, 바로 우리 내부의 도덕적 실패로부터 발생함을 충격적으로 들려준다. 이 책에 담긴 길키의 생생한 증언은, 한편으로는 인간의 선함과 합리성에 대한 신뢰가 여전히 존속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각종 문제에 대한 출구를 찾지 못해 신음하는 오늘날 우리 사회를 향해서 여전히 놀라울 정도로 적실한 통찰들을 제시한다.

추천의 글

수용소는, 정상적인 상황에서라면 결코 드러나지 않았을 인간 조건과 도덕적 딜레마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축소판 사회, 살아 있는 실험실이 되었다. 정말 흥미로운 회고록…수용소 생활에 대한 생생한 묘사인 동시에, 억압 상황에서의 인간 조건에 대한 한 신학자의 성숙한 통찰이다.
「타임」(Time)

아우슈비츠에서 “이것이 인간인가!”라는 절망에 찬 탄식을 쏟았다면, 산둥 수용소에서는 “이것이 인간이다!”라는 현실적 인식이 나온다. 마치 우리 곁을 다녀간 사람이 지금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같다. 「크리스채너티투데이 코리아」

『산둥 수용소』는 내가 지금까지 읽은 가장 인상 깊은 책 중 하나다. 나는 이 책을 강연이나 저술에 자주 인용하는데, 특히 인간 성품에 대한 내 생각과 꼭 들어맞는 교훈을 여기서 발견하기 때문이다.
고든 맥도날드(『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 저자)

“인간 관찰 보고서” 같은 이 책은 종교·국적·직업에 상관없이 궁핍한 수용소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타락한 본성의 실체를 통해 왜 구원의 은총이 필요한지를 역설한다. 김온양(코칭 전문가)

1945년 산둥 수용소의 이야기, 1966년 미국에서 출간된 책이나 2013년 한국을 사는 사람들, 특히 그리스도인의 “감춰진 실존”을 향해 이 책은 뚜벅뚜벅 나아간다. 그래서 불현듯 두렵다. 김진형(편집자)

저자는 우리의 헌신이 하나님이 아닌 다른 대상에 부어지면 불의와 이기심의 뿌리가 되어 폭력과 잔인함으로까지 자라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이철규(치의학박사)

이 책은 단순히 흥미로운 역사적 회고록이나 탁월한 심리 보고서를 넘어 바르트, 니버, 틸리히 같은 20세기 신학의 거성들의 목소리가 배어 있는 심오한 신학서다. 정한욱(의사)

수백 권의 책이 내 손을 지나갔지만 이 책만큼 나를 흔들어놓은 책은 없었다. 아니 이 책은 나를 발가벗기고, 위선과 가면으로 포장된 내 자아에 치명타를 입혔다. 조용완(교수)

한국인으로서 『백범일지』를 읽어야 한다면, 세계인으로서는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최에스더(작가)

신학자가 쓴 책 중 인간 본질과 조건에 관한 가장 탁월한 책이다. 현대처럼 이기주의와 물질의 유혹으로 가득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한다. 한상민(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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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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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1독 후 7년만에 다시 한 번 읽게 되었다. 두 번째 읽으면서 가장 가슴에 박힌 낱말을 꼽으라고 한다면 '...

    2014년 1독 후 7년만에 다시 한 번 읽게 되었다. 두 번째 읽으면서 가장 가슴에 박힌 낱말을 꼽으라고 한다면 '이기심' 이다. 사람이 가지는 이기심의 민낯을 포용수용소인 산둥 수용소에서 적나라하게 만날 수 있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에서 갇힌 유대인 포로들과 달리 『산둥 수용소』에 갇힌 수감자들은 신체적 자유가 비교적 보장되었고 고문이나 학대와 같은 신체적 처벌이 없었다. 2,000천명에 가까운 다국적인들이 좁디 좁은 구역안에 몸을 부대끼며 살아가야하는 고통과 제한된 식자재로 만들어진 음식을 배식받아야 하는 아픔 외에는 인간으로서 보장된 자유를 그나마 누릴 수 있는 곳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생길 수 밖에 없는 치졸한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이 드러날 수 밖에 없다. 다같이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장소라면 수감자들 서로가 그다지 크게 실망하거나 좌절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산둥수용소』에 갇힌 다국적인들의 면면은 보면 크게 세 그룹으로 나뉜다. 중국 주재원으로 들어왔다가 일본의 침공으로 졸지에 적국 국가된 영국의 무역회사 중역들, 상인들 그룹과 국적을 초월한 카톨릭 사제들, 개신교 선교사들이 중심이 된 미국 시민들이다. 수용소 안에서 자치위원회를 구성하면서부터 그룹 간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방을 재배치하는 역할을 맡은 숙소팀에서 일하게 된 저자는 법적인 강제성이 없이 수감자들의 동의를 얻어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러모로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학식이 뛰어나고 사회적 명망이 있을 뿐만 아니라 개신교 선교사라는 사명을 띤 사람들도 결정적인 순간에 몇 평 안되는 자신들의 가족들이 머루는 공간을 양보하기 싫어 별의별 합리적 이유를 대거나 무시하는 방법으로 방을 양보하는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신앙의 옷을 입었을 뿐 인간의 이기심을 드러낸 선교사들을 경험한 저자는 도덕성에 관해 최종적으로 이런 결론을 내린다.


    "인간은 선해지기 너무도 어렵다. 원치 않는 이기적 행동을 하게 된다. 인간의 선함이나 도덕성은 사실이 아니다. 인간은 압박의 상황에 놓이면 자신의 소유를 사랑하게 된다. 자기가 헌신하는 대상의 안전이 위협받게 될 때 강한 불안감을 느낀다. 이기심, 편견, 부정적, 과독한 특권, 공격성은 불안전한 피조물에서 궁극적 의미와 안정성을 찾으려한 결과다. 진정한 신앙인은 의미와 안전성의 중심을 자신의 생명에 두는 대신 하나님의 능력과 사랑 안에 두는 사람이다. "


    따라서, 사람은 이기심이라는 보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하나님의 은혜와 용서가 필요하다.


    『산둥수용소 』의 저자 랭던 길키는 수용소 경험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명장면(?)을 소개한다. 이 장면에서 서구 기독인들의 이기심을 발견한다. 어떤 장면이길래? 대략 이렇다. 


    수용소 안에서 점점 먹을 식자재 공급이 줄어갈 쯤 국제적십자에서 미국인 수감자를 위한 구호 물품을 보내온다. 미국인 수감자 1인당 대략 7박스가 돌아갈 분량이다. 이듬해 봄까지 영양실조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는 물량이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나라 소속의 수감자들이다. 그들에게는 돌아갈 몫이 없다. 수용소 자치위원회에서는 모두에게 똑같이 배분하자는 의견을 제시한다. 수용소 전체 1인당 1박스 반 정도 돌아갈 분량이다. 이때 반전이 생긴다. 미국인 몇 몇이 이의를 제기한다. 미국인들만을 위한 것이라고. 똑같이 배분하는 것은 약속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의 이기심이 드러난 명장면이다.


    오늘날에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된다. 먹을 것이 남아도는데도 무상으로 배분하는 것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는 이들이 있다. 굶주린 자에게 필요한 것이 당장 먹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게으름과 성품을 빗대어 다른 이유를 대며 반색한다. 랭던 길키는 책 중간에 이런 말을 한다.


    "부와 특권을 붙들려는 필사적인 시도는 부한 자와 가난한 자가 함께 사는 공동체를 파괴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부자들의 대저택도 무너뜨릴 수 있다"


    살아 있는 공동체가 세워지려면 부를 창출하고 축적하는 기술적인 능력뿐 아니라 가진 것을 궁핍한 이웃과 나누려는 도덕성과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수용소 밖에 있는 사람들은 모른다. 자신의 안전에 위기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도 모른다. 우리의 진짜 욕망과 욕구는 직업적인 옷, 도덕적인 옷으로 감춰져 있을 뿐이다. 소유욕은 끝이 없다. 기독교의 원죄 사상의 밑바탕에는 이기심이 있다. 과학기술이 진보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인간은 선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은 이기심으로 움직인다. 고상한 민주주의를 외치는 이들도 깊은 내면에는 이기심으로 가득 차 있다. 단지 신념으로 감춰져 있을 뿐이다. 신념 또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배고픔 앞에서는 속절없이 무너질 수 밖에 없음을 『산둥수용소 에서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인간은 하나님을 필요로 할 수 밖에 없다. 하나님의 능력과 영원한 목적안에서만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이웃을 섬기는 일도 하나님이라는 절대 기준이 있기에 가능하다.

  •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제목으로 산둥수용소, 끝없는 이야기 2권을 함께 소개한 글입니다. ...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제목으로 산둥수용소, 끝없는 이야기 2권을 함께 소개한 글입니다.

     

     12월입니다. 헤어질 날이 다가오네요. 아이들을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하시나요?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 긴장해서 탐색한 날이 있었겠죠. 서로를 잘 몰라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살펴보았을 겁니다. 선생님이 무섭게 하면 아이들이 장난을 줄입니다. 만만하다 싶으면 머리 꼭대기에 앉으려 합니다. 아이들을 잘 살펴보면 인간이 어떤지 압니다. 아이들은 존귀하고 멋집니다. 또한 이기적이고 고집불통입니다. 

     저는 아이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교사였습니다. 예수님 사랑으로 아이들을 대하겠다고 마음 먹고 잘해줬습니다. 이벤트도 하고 선물도 사줬습니다. 다른 교사가 하지 않는 재미난 일을 해주며 아이들이 저를 잘 따르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아이입니다. 제가 이벤트와 선물 더 해준다고 제게 인심 쓰지 않습니다. 그냥 저 혼자 기대하고는 아이들이 기대에 미치지 않는다고 분노를 터뜨립니다.

     화를 왕창 내고 찜찜합니다. 아이들도 어리둥절합니다. 친절하던 선생님이 갑자기 화를 내는데 왜 그러는지 모릅니다. 저는 아이들이 내 말을 알아들었다 생각하지만 아닙니다. 아이들은 영문을 모릅니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면 슬슬 눈치를 봅니다. 당연히 신뢰가 깨집니다.이때부터 분열이 시작됩니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아이들이 어떠한지 모른 채 내 안목으로 판단하니 갈등만 커집니다. 

       

       

     아이들이 모두 똑같이 반응하면 판단하기 쉽지만 반응이 천차만별입니다. 확실하게 반발하는 아이, 적당히 눈치 보며 살아가는 아이, 선생님 기대에 맞게 행동하는 아이, 이도 저도 아닌 아이가 섞여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라온 환경, 지금 살아가는 환경, 부모가 보여준 모습,원래부터 가진 기질과 성격에 따라 완전히 다릅니다.

       

    똑같은 조건에 가둬놓으면 인간은 어떻게 행동할까?

     아이들을 똑같은 조건에 가둬두면 어떨까요? 모두 같은 옷을 입고 재산도 똑같이 갖고 음식도 똑같이 먹게 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아이들은 성숙하지 않아서 문제가 생기겠죠. 그럼 어른들은 어떨까요? 나쁜 마음 가진 어른은 문제를 일으킬 테니 존경받는 사업가, 천주교 사제, 선교사를 많이 포함시키면 괜찮지 않을까요?

     일본이 중국을 침략한 뒤에 중국에 있는 백인들은 산둥지방 위현수용소에 보내집니다. 우리 선조들이 당한 것처럼 죽고 고문당하고 위안부로 보내지지 않습니다. 수용소 안에서 제한을 많이 받지만 생명에 위협은 당하지 않습니다. 물론 불편합니다. 기상시간, 취침시간이 있고 개인공간은 사라집니다. 좁은 방에 여럿이 함께 지내야 합니다. 평소에 그들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던 물건 대부분을 쓰지 못합니다.좌변기는 당연히 없고 계속 같은 옷과 구두를 입어야 합니다. 

     수용소에는 교양을 갖춘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사업가들, 정치인들, 선교사들은 쓰레기더미 같은 수용소를 사람 살만한 곳으로 바꿉니다. 화장실을 고치고 진료실을 만듭니다. 하인들 시중을 받던 사람들이 직접 빵을 만들고 쓰레기를 치우고 빨래를 합니다. 의사들은 수술도 하고 의회 기능을 하는 지도자모임도 생깁니다. 정원까지 생깁니다. 청소년이 문제를 일으키자 불의 전차의 영웅 에릭 리델이 그들을 맡아 가르칩니다. 이만하면 천국이죠! 

     수용소에서 어려움이 생긴다면 강제로 억류한 일본인들이나 열악한 시설 때문이겠죠. 잡혀온 사람들은 힘을 합쳐 위기를 이겨내겠죠. 유럽인 특유의 합리성과 용기를 발휘해서 수용소 문명을 찬란하게 꽃피우겠죠. 대부분 기독교인이고 선교사가 수백 명이나 거기 있으니 괜찮을 겁니다. 이곳에서도 도덕성을 발휘해서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구원의 날을 기다릴 겁니다. 과연 그럴까요?

     저자인 랭던 길키는 수용소에서 일어나는 일을 인간 사회의 모습으로 조명합니다. 그들은 똑같이 포로로 잡혀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이 잡니다. 공동의 적(일본)을 두고 같은 분노를 가집니다. 서로 도와야 잘 견디겠죠. 하지만 그들은 인간의 실존이 어떠한지 보여줍니다. 어느날 적십자에서 물건을 보냅니다. 모두 한 개씩 받아도 충분한 분량이지만 미국적십자사에서 보냈다고 미국인이 독점하려 합니다. 분배 문제는 우리 문제입니다. 우리가 왜 서로 돕고 양보하며 행복하게 사는 사회를 만들 수 없는지 절절히 보여줍니다. 

     차라리 두 편으로 나눠 싸우고 미워한다면 인간이 원래 그래 라고 할 겁니다. 교묘하게 자신을 옹호하고 선한 의도로 양보하는 사람을 이용합니다. 자기를 합리화하는 실력이 어찌나 대단한지, 지금 사회 모습(특히 내 모습)과 어찌나 비슷한지 깜짝 놀랐습니다. 수용소에서 일어난 사건을 인간 본성과 연결짓는 저자의 통찰력이 너무나 깊어 수도 없이 밑줄을 그으며 읽었습니다. 전쟁이 끝나갈 즈음 연합군 병사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옵니다. 저자는 <하늘에서 내려온 구원자>가 가져온 흥분과 기대가 수용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제대로 보여줍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무릎을 쳤습니다. 낙하산 타고 온 병사를 어떻게 이런 식으로 보는지 정말 대단합니다. 제 글솜씨론 이 책을 묘사할 수 없습니다. 고든 맥도널드는 산둥 수용소를 자신이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 가장 인상 깊은 책이라고 합니다. 정말 대단한 책입니다.

       

    끝없는 이야기

     미하엘 엔데는 무조건 읽어야 합니다. 기발한(이 낱말조차 식상하게 들릴 정도로 새로운) 이야기를 씁니다. ‘프린들 주세요(초등 고학년)’,모모(중등), 끝없는 이야기 모두 굉장합니다. 엔데 책은 꼭 토론을 해야 합니다. 기발한 이야기에 인간 존재와 현대 사회의 모순을 담아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냥 읽으면 그냥 재미있는 책이지만 캐낼수록 빛나는 보석이 들어있습니다.

     <끝없는 이야기>에서 바스티안은 위기에 처한 환상 세계에 관한 책을 읽습니다. 환상 세계에 어둠이 점점 세력을 넓혀가지만 아무도 대항하지 못합니다. 해결방법은 단 하나, 환상세계 밖에 있는 사람이 환상 세계에 들어가 어린 여왕에게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환상 세계를 알고, 바라보며,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습니다. 환상 세계는 자꾸 무너져 내리지만 환상 세계와 현실 세계 양쪽에 발을 딛는 사람이 없습니다. (책을 읽는 사람이 줄어드는 모습이지요.)

     바스티안이 환상 세계에 들어가 어린 여왕에게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고 환상 세계를 구합니다. 보통 이쯤에서 이야기가 끝납니다. 그랬다면 이 책은 여러 환상소설 중 하나가 되었겠지요. 바스티안은 현실 세계에선 왕따를 당하는 약해빠진 아이인데 책에 뛰어들면 세상을 구한 영웅입니다. 바스티안은 새 역사의 창조자입니다. 처음에는 순수한 아이 마음으로 살지만 점점 영웅다운(?), 군림하는 사람이 됩니다. 이때부터 엔데는 인간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바스티안은 환상 세계에서 영웅이 되어가면서 현실 세계를 잊습니다. 현실 세계에 대한 기억을 다 잊으면 다시는 현실 세계로 돌아오지 못합니다. 친구를 멸시하고 자기만 생각하다가 이름까지 잊습니다. 돌아올 수 있을까요? 인간이 인간다워지려면 과연 무엇이 있어야 할까요? 저는 엔데의 대답에 공감합니다. 대답이 궁금하다면 역시 읽어보세요.

       

    정의가 무엇이냐고? 산둥수용소, 끝없는 이야기에 나와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가 100만부 이상 팔렸습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책을 그렇게 많은 사람이 사다니요! 인간과 정의에 관심 있다면 <산둥수용소><끝없는 이야기>가 훨씬 낫습니다. 그러나 두 책을 읽은 사람은 1/10도 안 됩니다. 제목이 주는 강렬함, 언론의 힘이 더해졌기 때문이겠지요. 사실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어도 정의가 무엇인지 모릅니다. 마이클 샌델은 토론으로 수업하는 교수답게 정답을 내리지 않습니다. 정답을 알아도 정의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정의는 정답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존재, 인간이 만들어가는 사회 구조의 문제입니다. 사람과 구조를 알고, 정의를 이룰만한 열망이 갖춰져야 하며, 개혁주체가 있어야 합니다.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 정의롭지 못한 구조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려주는 두 책이 더 낫습니다. 읽은 분들과 함께 토론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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