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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와 양혜왕(남회근 저작선 13)(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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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4쪽 | 규격外
ISBN-10 : 8960514667
ISBN-13 : 9788960514669
맹자와 양혜왕(남회근 저작선 13)(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남회근 | 역자 설순남 | 출판사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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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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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와 양혜왕』는 저자 남회근이 「양혜왕」 편에서 설득의 대가인 맹자의 유세술에 초점을 맞춘다.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하고 그의 상황을 인정해 주면서도 자신의 논지를 펼칠 기회를 놓치지 않는 맹자. 상대가 자기 문제를 스스로 인식하도록 뛰어난 대화술로 유도하는 맹자. 또 맹자와 동시대를 살았던 소진, 추연, 각국의 군주를 등장시켜 뜻한 바와 그 목적에서의 차이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저자소개

저자 : 남회근
저자 남회근은 1918년 절강성 온주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서당 교육을 받으며 사서오경을 읽었다. 17세에 항주국술원에 들어가 각 문파 고수들로부터 무예를 배우는 한편 문학, 서예, 의약, 역학, 천문 등을 익혔다.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사천으로 내려가 장개석이 교장으로 있던 중앙군관학교에서 교관을 맡으며 사회복지학을 공부하였다. 교관으로 일하던 시절, 선생에게 큰 영향을 준 스승 원환선을 만나 삶의 일대 전환을 맞는다. 1942년 25세에 원환선이 만든 유마정사에 합류하여 수석 제자가 되었고, 스승을 따라 근대 중국 불교계 중흥조로 알려진 허운선사의 가르침을 배웠다. 불법을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중국 불교 성지 아미산에서 폐관 수행을 하며 대장경을 독파하였고, 이후 티베트로 가서 여러 종파 스승으로부터 밀교의 정수를 전수 받고 수행 경지를 인증 받았다. 1947년 고향으로 돌아가 절강성 성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던 문연각 사고전서와 백과사전인 고금도서집성을 열람하고, 이후 여산 천지사 곁에 오두막을 짓고 수행에 전념하였다. 전쟁이 끝난 후 1949년 봄 대만으로 건너가 문화대학, 보인대학 등과 사회단체에서 강의하며 수련과 저술에 몰두하였다. 1985년 워싱턴으로 가서 동서학원을 창립하였고, 1988년 홍콩으로 거주지를 옮겨 칠일간 참선을 행하는 선칠 모임을 이끌며 교화 사업을 하였다. 1950년대 대만으로 건너간 후부터 일반인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유불도가 경전을 강의하며 수많은 제자를 길렀고,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40여 권이 넘는 책을 출간하여 동서양 많은 독자로부터 사랑을 받아 왔다. 선생의 강의는 유불도를 비롯한 동양 사상과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 깊은 수행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엄중한 가르침, 철저히 현실에 기초한 삶의 자세, 사람을 끌어당기는 유머를 두루 갖춘 것으로 정평 있다. 2006년 이후 중국 강소성 오강시에 태호대학당을 만들어 교육 사업에 힘을 쏟다가 2012년 9월 29일 세상을 떠났다.

역자 : 설순남
역자 설순남은 서울대학교 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북경사회과학원에서 방문학자 자격으로 수학했으며 서울대학교, 가톨릭대학교, 성결대학교 등에서 강의하였다. 저서로 『황준헌 시선』이 있고 옮긴 책으로 『대학강의』, 『노자타설』, 『맹자와 공손추』 등이 있다.

목차

옮긴이 말 5
들어가는 말 9

강연에 앞서 21
춘추 시대에 의로운 전쟁은 없었다 25|사마천의 편찬 기법 속 맹자 29|추연과 맹자의 강렬한 대비 33|처세의 철학 문제 38|소진과 맹자의 시대 43|진시황 패업의 청사진 45|소진, 초라한 몰골로 돌아오다 49|천고에 변치 않는 인정세태 52|소진의 성공 비결 57|왕도와 패도가 서로 넘나들다 58|『음부경』의 계시 60|개인의 뜻을 펼치는 데 목적이 있었다 63|여섯 나라 재상의 인장을 찼던 빛나는 시기 66|소진의 철학적 관점과 서생으로서의 본색 72|역사에서 소진의 공적 79|소진에 대한 평가와 사마천의 평어 81|경전과 역사를 함께 참고하다 87|양 혜왕의 선조 88|상앙과 양 혜왕 90

양혜왕 상 95
양 혜왕과 맹 노인장 98|양 혜왕과 맹자에 대한 사마천의 관점 101|맹자의 의리지변 105|어찌 이로움을 말하지 않을 수 있으리 109|도덕이 쇠미할 때에야 인의가 나온다 112|맹자의 사상은 뒤섞여 명확하지 않게 되었다 114|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다 120|「아방궁부」의 기록과 진시황 125|『삼보황도』에 기록된 아방궁의 모습 128|미루와 수 양제 131|간악과 송 휘종 135|이화원과 청나라 말 자희 태후 142|봉각 용루와 이후주 143|청명상하도의 이면 148|농사철을 어기지 않다 153|난세에 유랑하는 백성을 그린 문학 155|도강언을 만든 이빙 부자 164|비유와 은유를 통해 양혜왕을 설득하다 170|양 혜왕이 괴로움을 호소하다 176|인정의 도 178|인품과 재능의 평가 188|역시 관상법이라 195|천하가 하나에 정해지다 199|맹자와 소진의 대조 203|『전국책』 원문, 소진이 위나라에 합종을 유세하다 203|소진의 권모술수 209|맹자가 말끝을 돌리다 212|하나에 정해지다 216|근원이 같은 유가와 도가의 천하통일 218|인애의 확장 221|차마 소를 죽이지 못했던 제 선왕의 인술 224|인애의 심리 행위 229|소를 놓고 마음을 이야기하다 231|정치 지도자의 비정상적 심리 237|맹자의 행위 심리학 242|권능의 문제 247|세상에는 사람처럼 음험한 것이 없다 251|꿈같은 인생 259|제나라의 부강을 묘사하다 262|연목구어 270|경제와 정치 276|행하면서 소유하지 않는 농민 282|백성들이 어찌 즐거이 나무 하고 풀 베랴 285|감히 천하를 위해 나서지 않았던 후세의 유생 287

양혜왕 하 297
예악을 중시하는 다스림의 도 301|옛날과 오늘날의 음악관 309|원림과 다스리는 이치 315|대국과 소국의 외교 책략 321|큰 용맹이 천하를 안정시킨다 325|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복제를 고친 조 무령왕 328|힘을 믿고 용맹을 좋아했던 진 무왕 346|항우와 유방 349|묵자가 용맹을 이야기하다 350|설궁에서 정치를 논하다 352|명당이란 무엇인가 361|과인은 재물을 좋아한다 368|「화식열전」의 일부분 375|인류 사회의 변화 순서와 인심의 추세 384|경제, 문화, 도덕의 연쇄 관계 388|과인은 여색을 좋아한다 393|추와 미 396|여색을 좋아한 이야기를 담은 시와 사 399|왕소군 사건에 관한 평어 401|당대의 오랑캐 화친 정책의 감상 403|양귀비를 변호하는 말 407|서시에 대한 역사의 시비 408|인사 행정에 관하여 410|손가감의 삼습일폐소 상주문 416|세신, 거족 가문의 출현 427|파벌 당쟁의 화 429|민주는 어렵고 법치 또한 쉽지 않다 434|성인을 의심한 재미있는 이야기 436|사용되지 못하는 것을 배우고 뛰어나지 못한 것을 사용하다 445|유생의 길, 권세 있는 사람에게 아첨하여 달라붙다 450|과거 시험을 통해 세상에 팔려 나간 지식인 454|맹자는 죽을 때까지 어머니의 가르침을 받들었다 456|맹자의 책략, 바름으로 바로잡다 460|소진, 구변으로 열 개의 성을 되찾다 464|제나라와 연나라의 전쟁 467|소대, 제나라 왕을 평론하다 472|훌륭한 부대, 백성을 괴롭히지 않는 전쟁 474|어진 장군 조빈 477|인의의 실질과 권모술수 482|맹자가 위와 제에 있던 때의 비공식적 기록 486|제 선왕의 풍격 487|조정에는 문무 재사가 많습니다 488|이해관계에 따른 칭찬의 말 492|가난하고 미천한 사람이 교만하게 군다 494|해학의 대가 순우곤 499|전국 시대 양사의 기풍을 연 제 선왕 503|혼탁한 세상을 홀로 걸어간 맹자 506|역사의 변화가 바로 정치의 인과응보다 508|군주의 도와 신하의 절개 514|역사에서의 기층 정책 517|관리가 되어도 나쁜 짓은 하지 말라 519|강대국 사이에 낀 약소국의 어려움 525|사람은 자립을 귀하게 여긴다 531|맹자가 입신처세의 원칙을 논하다 535

책 속으로

인의는 확실히 좋은 덕행입니다. 하지만 이 덕행을 오래 사용하면 본래 모습을 잃게 되어 사람들이 그것을 이용해 권력과 이익을 다투는 도구로 변해 버립니다. 이것을 통해서도 도가를 대표하는 인물인 노자와 장자의 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노자는 일찍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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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의는 확실히 좋은 덕행입니다. 하지만 이 덕행을 오래 사용하면 본래 모습을 잃게 되어 사람들이 그것을 이용해 권력과 이익을 다투는 도구로 변해 버립니다. 이것을 통해서도 도가를 대표하는 인물인 노자와 장자의 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노자는 일찍이 도덕이 퇴락하면 그제야 예의의 학설이 생겨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런 말도 늘 했습니다. “성인이 죽지 않으면 큰 도둑도 그치지 않는다[聖人不死, 大盜不止].” 당시 인의예악의 도덕관념에 대한 노자의 비평은 아주 혹독했습니다. 장자 역시 일찍이 “인의라는 것은 선왕의 임시 거처이니 하룻밤 잘 수는 있어도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仁義者, 先王之遽廬, 可以一宿, 不可以久處]”라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춘추 전국 시대에 각국 제후들의 정벌 구호가 대개 인의를 표방하였지만, 실제로는 결코 인의를 시행하지 않고 단지 인의라는 미명하에 권력을 다투고 이익을 빼앗는 목적에 도달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113-114쪽)

맹자가 인의를 이야기하고 의리지변(義利之辨)을 강조한 이후 후세에는 그 영향을 받아 의리지변을 중시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후세의 의리지변은 점차 자사무사(自私無私)의 구분과 동일시되어 ‘의(義)’와 무사(無私)’가 같은 의미로, 그리고 ‘이(利)’와 ‘자사(自私)’ 즉 이기(利己)가 같은 것으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한(漢)?당(唐) 이후 유가의 의리지변은 대부분 사(私)와 무사(無私)의 구분과 뒤섞여 버린 나머지 그 둘을 분리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의리지변을 이야기할 때면 논리적으로 서로 얽혀서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결과 현재 우리들까지도 여전히 분명하게 구분하지 못하고 심지어는 “유가 사상은 뭐 그리 대단할 것도 없다”라는 착각을 낳기까지 했습니다. (116-117쪽)

대우(大禹)의 치수 이후로 농업으로 나라를 세운 중원에서는 아직 소금과 철의 이익을 중시하는 이론이 확립되지 않았고 전국 시대에 크게 행해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니 맹자의 구체적인 의견이 당시의 실제 상황에는 그런대로 들어맞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의 경제 구조에 대한 그의 건의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후세에 독서로 정치를 한 지식인들은 맹자의 이러한 관념을 고지식하게 붙잡은 나머지, 농업을 중시하고 상공업은 경시하는 잘못되고 치우친 관념을 형성함으로써 산업이 낙후되고 경제가 쇠퇴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152쪽)

제 선왕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세상의 어떤 사람도, 설사 가장 나쁜 사람이라 할지라도 심리 행위에서는 모두 선의(善意)를 지니고 있습니다. 다만 동일한 일에 모두 똑같이 반응하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 어떤 때에는 다른 일에서 그런 선의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기도 합니다. 흔히 하는 말로 호랑이가 독해도 자식은 잡아먹지 않는다고 하는데, 동물이 그렇고 인류 역시 그러합니다. 다만 보통 사람들은 현실 생활에서 물질적 필요 때문에 생겨나는 욕망이 이 착한 생각을 가려 버리고 덮어 버립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방금 말했던 『서유기』의 우마왕입니다. 바로 사람의 성질이지요. 우리는 그것을 황소고집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사람은 한번 성질이 나면 이지(理智)도 감정을 이기지 못합니다. 그런 까닭에 모든 종교 신앙과 종교 철학 그리고 공맹 학설까지도 사람에게 다음과 같이 가르칩니다. 이성과 이지에 있어서 이러한 선의를 확충시켜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욕망과 기질을 바꾸어 놓고, 내재적인 심성 수양으로 하여금 모든 것을 초월하여 성스러운 경지에 도달하게 할 것을 요구합니다. 따라서 “그 벌벌 떠는 모습을 차마 보지 못하여” 소를 놓아준 제 선왕의 선한 생각을 맹자가 때를 놓치지 않고 포착한 것도 바로 이러한 심리 행위의 이치에 기초했습니다. (237쪽)

도덕 수양에서 심리적 반성의 중요성은 측정에서 저울과 자가 차지하는 무게와 마찬가지로 중요합니다. 따라서 자기 자신의 행위를 검토하고 반성하면 자신이 도덕의 표준에 합치되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반성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생각과 심리에서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하는지 또 어떤 부분을 더 발전시켜야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250쪽)

어떻게 해야 부국강민의 정치를 펴서 안락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요? 맹자는 계속해서 자신의 의견을 말했습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민생주의의 중요성을 지적한 것입니다. 맹자의 주장은 먼저 개인의 경제가 안정되고 가정 경제가 부유해진 후에 사회의 부유와 국가의 부강에 도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정(仁政)은 반드시 경제의 안정과 안락하고 건강한 사회를 기초로 해야 합니다. 당시에는 현대처럼 전문적인 용어로 이러한 정치의 경계를 표현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맹자는 구체적인 상황으로 설명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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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춘추 전국이라는 전란의 무대에서 주인공 맹자와 동시대인들이 펼치는 대화 맹자는 왜 그렇게 말했을까. 군주들은 왜 그렇게 했을까. 총 7편으로 된 『맹자』 중 제1편 「양혜왕」은 맹자의 정치사상과 철학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다. 극히 혼란...

[출판사서평 더 보기]

춘추 전국이라는 전란의 무대에서
주인공 맹자와 동시대인들이 펼치는 대화
맹자는 왜 그렇게 말했을까. 군주들은 왜 그렇게 했을까.

총 7편으로 된 『맹자』 중 제1편 「양혜왕」은 맹자의 정치사상과 철학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다. 극히 혼란스러웠던 전국 시대를 한 마음 한 뜻으로 구하고자 했던 맹자의 이상과 포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맹자는 제나라, 위나라 군주들에게 의리(義利), 인의(仁義) 사상을 유세하여 정권에 중용되기를 바랐다. 그러한 그의 사상 가운데 최고의 정치 원칙과 철학적 기초가 「양혜왕」 속에 들어 있다.
저자 남회근은 「양혜왕」 편에서 설득의 대가인 맹자의 유세술에 초점을 맞춘다.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하고 그의 상황을 인정해 주면서도 자신의 논지를 펼칠 기회를 놓치지 않는 맹자. 상대가 자기 문제를 스스로 인식하도록 뛰어난 대화술로 유도하는 맹자. 또 맹자와 동시대를 살았던 소진, 추연, 각국의 군주를 등장시켜 뜻한 바와 그 목적에서의 차이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저자의 시선을 거친 맹자는 추레하다. 안타까울 정도로 올곧기만 하다. 남선생은 인간 맹자를 때론 객관적인 연출가처럼, 때론 시비를 논단하는 변호사처럼, 때론 한발짝 떨어진 청중처럼 입체적으로 그려 살아 있는 캐릭터로 탈바꿈시켰다. 홀대와 무시에 아랑곳 않고 눈앞의 이익에 연연해하지 않고 큰 안목과 포부로 정치와 인간을 말하는 맹자. 종횡으로 엮인 사료를 읽는 맛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출판사 리뷰
경전(經典)은 따분하다. 특히 젊은이들에게는 그렇다. 현실적이지 않고 고루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관점과 언어로 고전을 재해석하면 문제가 없어질까. 무게를 잡지 않는다며 일부러 웃기기도 하고 욕도 하면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좋을까. 이런 건 학문 하는 태도가 아니라며 엄격한 자세를 고수하는 것이 올바를까. 어려운 일이다.
“시공이 교차하면서 생겨난 변화는 단지 현상의 차이일 뿐, 천지(天地)는 여전히 예전의 천지요 인물(人物)도 여전히 예전의 인물로서 생존의 원칙은 결코 변하지 않았습니다. 변한 것은 다만 생활의 방식뿐입니다.” 책 서문에 나온 저자의 말이다. 시공이 변화해도 인간과 삶의 조건은 크게 다를 바 없다. 긴 시간을 살아남아 전해지는 고전이 유효한 이유이자, 남회근의 저서에서 일관된 “경전과 역사를 함께 참고하는” 것이 생동감 넘치고 살아 있는 고전 해석 방식이 되는 이유다.
이 책은 1976년에 대만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남회근 선생의 『맹자』「양혜왕」 강연 기록이다. 저자는 “시대의 요청에 따라 학생들이 접근하기 쉽고 관심을 불러일으키도록 일부러 가벼운 방식을 사용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이런 방식은 어쩌다 한번 사용할 수 있는 것이지 자칫하면 경솔함으로 흐르기 쉬워 준칙으로 삼기에는 부족하다”고도 했다.
저자의 우려는 기우였다. “경전과 역사를 함께 참고하는” 해석 방식이 맹자라는 인물을 한층 입체적으로 그렸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성인 맹자뿐 아니라 노인장 맹자, 냉대 받는 맹자, 처량하고 쓸쓸한 맹자, 안타까울 정도로 올곧기만 한 맹자 등 정면과 이면의 맹자가 있다.
「양혜왕」 편은 맹자가 학문을 성취한 이후 중년에서 만년에 이르기까지 국제 사회를 돌아다녔던 기록의 축소판 전기로, 맹자의 정치사상과 철학을 담은 부분이다. 전란의 시대 맹자가 각 나라 제후들과 나눈 대화, 맹자와 동시대를 살았던 종횡가들에 대한 기록, 중국 역사에서 끌어온 다양한 사실 등으로 엮인 『맹자와 양혜왕』은 전국 시대를 무대로 만든 대규모 서사극을 방불케 한다. 이 무대를 위해 동원된 각양각색의 등장인물, 종횡으로 촘촘히 짜인 사료들, 저자의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세상사에 대한 이해 등이 모여 맹자의 풍격이 더없이 깊고 넓게 드러났다.

― 공감의 대가 설득의 달인, 맹자

「양혜왕」 편에서 저자가 먼저 초점을 맞춘 것은 설득과 공감의 달인 맹자의 뛰어난 유세술이다. 저자가 포착해 낸 맹자 유세술의 특징은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하고 상대의 현재 상태를 인정해 주는 데서 출발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논지를 펼칠 기회를 놓치지 않아서 상대가 스스로 문제점을 인식하게 만든다. 상대의 현 상태를 인정해 준다는 것은 요즘 식으로 표현하면 상대의 마음에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이다. 또 그것은 공자가 말했던 자신의 마음을 미루어 남까지 헤아리는 ‘서(恕)’의 마음이다.
맹자의 교육은 유도의 방식이었다. 이것은 시비를 가리고 선악을 첨예하게 대립시켜 이분법으로 논단하는 종교나 설교 이론과는 크게 다르다. 그것은 기회를 포착하여 교육을 펼치고 또 상대방을 격려해 제후들이 왕도의 길을 가고 인정(仁政)을 행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맹자는 교육의 방법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유도(誘導)의 방식을 사용하였고, 교화의 입장에서 말하면 시종일관 사도(師道)와 신도(臣道) 사이의 노선을 걸었습니다. 예를 들어 그가 제 선왕에게 말한 내용을 보면 이야기를 시작하자마자 차마 소를 죽이지 못했던 제 선왕의 선한 생각을 놓치지 않고 붙잡은 다음, 그에게 그런 마음을 확충시켜서 사람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라고 가르쳤습니다. 이것은 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한 것을 좇아서 유도해 나가는 방식입니다. (...) 먼저 상대의 의견에 동의하고 찬성한 후에 상대를 유도해서 그로 하여금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다른 사람도 좋아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은 다른 사람도 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합니다.

양 혜왕이든 제 선왕이든 맹자가 군주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은 모두 이렇다. 제 선왕이 자신은 여색과 재물과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했을 때 맹자는 그런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만 그것을 확충시켜서 천하 사람들이 모두 부강하고 안락한 생활수준에 도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제 환공이 사냥과 술과 여색을 좋아하는 등 군주로서 문제가 있다고 말할 때, 관중이 나쁘기는 하지만 군주의 자질에서 시급한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던 것과 유사하다.
공감은 설득의 핵심이다. 양 혜왕이나 제 선왕의 태도가 점차 바뀌는 대목을 보자. 처음에는 맹자를 공소(空疏)한 이론주의자로 보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대화를 이어가면서 어투와 태도가 눈에 띄게 바뀐다. 맹자의 대화법, 공감과 설득의 방식에 이끌린 변화다.

양 혜왕이 맹자의 영향을 받아 대화를 나눌 때마다 태도가 조금씩 좋아져 간다는 사실은 이 문장을 통해서도 드러납니다. 이번 대화는 이전의 대화에 비해 훨씬 좋아졌습니다. 그는 입을 열자마자 대뜸 “저는 마음을 비우고 정성을 다해 당신에게 가르침을 청하고 맹 선생의 의견을 듣기 원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문제도 질문하지 않고 그저 맹자가 자신에게 앞으로 어떻게 나라를 다스려야 하는지에 관해 의견을 들려주기만을 바랐습니다.

― 노인장 맹자 vs 아성 맹자

이 책에서 저자의 시선을 거친 맹자는 인간적이다. 인의, 왕도, 민본, 민생을 올곧게 외친 성인 맹자의 모습만 그려진 것이 아니다. 저자는 냉대가 섞인 제후들의 태도, 다른 유세가들에 비해 현격히 차이나는 대우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게다가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은 바로 맹자에 대한 양 혜왕의 호칭입니다. 춘추 시대 제후들이 공자에 대한 존경심으로 사용했던 선생님[夫子] 같은 존칭도 아니고, 전국 시대 당시의 제후들이 현사(賢士)에 대한 예우로 사용했던 선생(先生) 같은 존칭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아예 대놓고 ‘노인장[?]’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수(?)’ 자는 좀 듣기 좋게 말하면 어르신이라는 뜻이지만 그냥 무례하게 말하면 영감이라는 의미입니다.

맹자에 대한 묘사가 더 극적이고 강열하게 드러나는 것은 동시대 인물들과의 비교에서다. 저자는 『사기』의 「맹자순결열전」, 『전국책』 등에서 추연이나 소진 같은 이들이 제후들에게 어떠한 환대를 받았는지 인용한다.

그리하여 추연은 제나라에서 소중하게 여겨졌다. 그가 양나라에 갔는데 혜왕이 교외에까지 나와서 영접하여 손님과 주인의 예로써 대우하였다. 그가 조나라에 갔을 때 평원군은 옆으로 걸어가고 옷자락으로 자리를 쓸었다.

소진은 북쪽으로 조나라 왕에게 보고하러 가는 도중에 낙양을 지나게 되었다. 수레와 무거운 짐에다 제후들이 각기 소진을 호송하는 사자를 많이 파견하여 그 행렬이 제후에 비길 만했다. 주 현왕은 이런 상황을 듣고 놀라고 두려워하여 길을 청소하고 교외까지 사람을 보내어 그를 위로하게 하였다.

약육강식에 내몰린 전국 시대, 자신의 욕망은 숨긴 채 군주의 현실적이고 근시안적 이익만 쏟아내던 시대. 그런 시대에 맹자는 타협하거나 에두르거나 비위를 맞추는 말을 하지 않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논지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다. 큰 안목과 포부, 이상을 지니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맹자가 공자를 배워 끝내 천고에 칭송받는 성인이 된 것은, 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행하는 좁은 길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훗날 순우곤은 맹 선생님을 안타까워하면서 자신이 그의 태도를 바꾸는 데 영향을 주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맹자는 끝내 자신의 뜻을 굽혀 세상에 아부하기를 거부한 채 홀로 걸어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맹자』에서 말하는 것은 모두 고금에 변할 수 없는 크나큰 경(經)이요 법(法)인 것입니다.

천하의 백년대계를 꿈꾸는 사람에게 현실의 이익은 사소한 것이었다. 하지만 올곧기만 한 자세, 비굴하지 않은 태도, 한 번도 상대의 비위에 맞추려 들지 않아 이상을 펼칠 기회조차 없었음에 저자는 안타까움도 숨기지 않는다.

― 역사 속 인물들이 현실의 무대로

저자는 다양한 사료를 통해 역사 속 인물들을 무대에 세운다. 그리고 각자의 입장에 서서 객관적인 분석을 한다.

이 또한 우리가 책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할 부분입니다. 어떤 책을 읽든지 먼저 절대적인 객관성을 지녀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고 주관적인 연구 분석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양 혜왕이 맹자를 만나자마자 바로 맹자에게 위나라에 무슨 이로움을 가져다 줄 수 있느냐고 물은 것에 대해, 앞에서 말한 비교적 객관적인 연구를 거친다면 그가 전적으로 잘못되었다는 주관적인 판단을 내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전의 대다수 지식인들은 이러한 객관적인 분석을 하지 않았고 그 중에는 평생토록 인의를 오해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맹자는 왜 그렇게 말해야 했을까? 소진과 제나라 위나라 왕들은 왜 또 그렇게 해야 했을까? 그것은 무슨 이치에서였을까?”
저자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태도로 맹자를 비롯해 당시 군주들과 세객(說客)들의 입장을 살펴본다. 『맹자』 본문에서는 볼 수 없는 서로 상반되는 자료를 가져다가 마치 양쪽의 변호사라도 되는 양 실감나게 당시 상황을 재현한다.
예를 들어 저자는 상당 분량을 할애하여 당시 합종책을 주장하며 여섯 나라 재상의 인장을 찬 풍운의 인물 소진의 일생을 살펴본다. 또 소진과 음양가 추연 등을 상세히 묘사한다. 소진, 추연 등과 맹자의 사상을 비교해 보면서 맹자와 그들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드러내고자 한 것이다. 소진의 업적에 대한 공과 또한 냉정하다. 전란의 시대에 수십 년 동안 평화를 유지시킨 소진의 공로를 높이 평가하면서 그를 무시한 유학자들에 대한 비판이야말로 날카롭기 그지없다. 소진이 진나라에 유세를 떠났다가 실패하고 돌아오는 모습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세상사에 통달하고 역사의 인물들을 현실에서 되살리는 살아 있는 묘사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제 선왕을 눈앞에 두고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하고 소진의 행보를 마치 한 편의 드라마처럼 풀어 냄으로써, “소진이 혼자만 악평을 받지 않게 될 뿐 아니라 『맹자』를 훨씬 생기 넘치게 읽음으로써 아성(亞聖)이 아성이 된 이유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했다.

― 공맹의 사상, 유학자들에 의해 변질되었다

공맹지도는 세상을 구하고 백성을 제도하는 것으로서 관중의 명언 “창고가 가득 찬 후에 영욕을 알게 되고 의식이 풍족한 후에 예의가 일어난다”라고 했던 말과 같다. 개인의 경제가 충족되어야 안락하고 건강한 사회가 이루어지고 그런 후라야 문화교육을 이야기할 수 있다. 맹자야말로 관중을 크게 공감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의리(義利)에 대한 해석이다.

이것이 오랜 세월 중국 문화에서, 특히 유가 사상에서 최대 관건이 되었던 ‘의리지변’입니다. 그런데 후세의 지식인들은 대부분 ‘이(利)’ 자만 보면 막연히 “나에게 재물을 늘려준다[對我生財]”라는 금전적 이익만 연상하곤 합니다. 국가의 입장에서 말한다면 마찬가지로 단지 재정 경제적인 이익으로만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의(義)에 대해서도 대다수 사람들은 현실과 서로 대립되는 교조(敎條)로만 여깁니다. 그 때문에 인의(仁義)가 주는 ‘이로움’을 오해했으며 그뿐 아니라 인의의 도리를 좁은 의미의 인의관(仁義觀)으로 변질시켜 버렸습니다. 그렇게 되니 입신과 처세에서 어떻게 “이로움을 버리고 의로 나아갈 것인가[去利就義]” 하는 것이 정말 힘든 문제가 되어 버렸습니다.

맹자는 후세의 유학자들이 받아들이듯이 ‘이(利)’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유학자들은 고대의 간결한 문장을 오해했다. 이것은 결국 유학을 현실과 동떨어진 이론으로 만들고 인의와 이익을 대립하는 것으로 변질시켜 버렸다.

이러한 의리지변의 관념은 뿌리가 깊고 단단해서 후세에 『맹자』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 관념을 가지고 『맹자』를 읽고 해석했습니다. 그 결과 두 종류의 폐단이 생겼습니다. 하나는 양 혜왕의 질문 가운데 ‘이로움’을 단지 좁은 의미의 이익으로만 오해한 것입니다. 또 하나는 고대의 간결한 문장만 가지고 해석하여 맹자의 답을 오해한 것입니다. 맹자가 오로지 인의만 이야기하고 이익은 말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이(利)’와 ‘의(義)’를 절대적 대립 관계로 간주했습니다. 사실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원문을 현대 강소성과 절강성 일대의 방언에 의거해서 읽어 보면 어기(語氣)를 통해 그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맹자는 이로움을 말하지 않은 것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그는 양 혜왕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설사 부국강병을 한다 치더라도 그건 여전히 작은 이로움[小利]에 지나지 않습니다. 인의를 좇아 해 나가야 비로소 근본적인 큰 길함[大吉]이요 큰 이로움[大利]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대 민주주의의 맹점에 대한 저자의 탁견, 세상 인정세태를 바라보는 안목, 인재를 기용하는 어려움과 지도자의 역할 등을 서술한 대목도 저자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또 한 사람의 도량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그 이면에 있는 개성의 결함을 서술해 놓은 후한 시대 학자 순열의 『신감(申鑒)』, 사업에서든 정치에서든 성공한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청조 손가감의 ‘삼습일폐소(三習一弊疏)’ 상주문은 남회근이 보여 주는 또 다른 읽을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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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남회근 선생의 책은 뒤늦게 찾은 보물창고와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회근 선생이 맹자에 대해 강연한 내용을 책으로 펴낸게 ...

    남회근 선생의 책은 뒤늦게 찾은 보물창고와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회근 선생이 맹자에 대해 강연한 내용을 책으로 펴낸게 "맹자와 양혜왕" 외에도 "맹자진심", "맹자와 공손추"도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맹자와 양혜왕"은 맹자의 유세술에 초점을 맞추어, 그 시대적 상황과 결부시켜 어려운 고전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펴 냈습니다.

    풍부한 이야기와 해설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중간중간 나오는 한문 원본은 독서에 전혀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한문은 독음도 달려있지 않기 때문에 원문에 좀 더 깊은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오히려 이러한 구성을 더욱 반겨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책 또한 고급스런 양장본으로 구성이 되어 있고, 가독성 또한 뛰어나게 되어 있어,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책을 봐도 피로하지가 않아, 몸과 마음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는 뿌듯한 마음마저 들게하니, 그 내용 만큼이나 책의 겉모습에 많은 공을 들인것 같습니다.

    두고두고 물려주고 싶은 책입니다. 다음 시리즈도 무척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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