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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들기 어떻게 시작할까(스토리닷 글쓰기 공작소 시리즈 3)
288쪽 | 규격外
ISBN-10 : 118861312X
ISBN-13 : 9791188613120
책만들기 어떻게 시작할까(스토리닷 글쓰기 공작소 시리즈 3) 중고
저자 이정하 | 출판사 스토리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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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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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이정하
아주 가끔 책을 쓰고 자주 책을 만들고 매일 살림을 짓습니다. 1인 출판사 스토리닷 대표이자 스토리닷 글쓰기 공작소 시리즈 《글쓰기 어떻게 시작할까》 《책쓰기 어떻게 시작할까》 《책만들
기 어떻게 시작할까》를 쓰고 만들었습니다.
《책만들기 어떻게 시작할까》는 스토리닷의 스물한 번째 책이자 저의 세 번째 책입니다. 책 부제처럼 1인 출판사를 만들어서 책을 내는 5년 동안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알게 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첫 번째 책을 쓰면서는 두 번째 책이, 두 번째 책을 쓰면서는 세 번째 책이 떠올랐습니다. 이번 세 번째 책을 쓰면서 네 번째 책은 그간 삶 이야기를 묶은 산문집을 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스토리닷 10주년 때 《책만들기 어떻게 시작할까2》를 만들면 참 좋겠습니다.

목차

들어가는 말 _18

2018년 출판사 나이 다섯 살

용수 스님의 곰
느낀 점 책은 작가다 _32
기획 편집 책은 제목과 표지다 _35
디자인 제작 공을 들이면 분명 알아봐 준다 40
마케팅 역시 작가가 움직여야 책이 팔린다 42

나는 오늘도 수련하러 갑니다
느낀 점 어려울수록 ‘새로움’을 찾아라 _50
기획 편집 즐기면서 일하는 법 _52
디자인 제작 책에 그림을 넣고자 한다면 56
마케팅 적극적으로 알릴 판을 짜라 60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느낀 점 책은 그 사람의 삶이 녹아있어야 한다 _68
기획 편집 책은 꿈을 꾸게 한다 70
디자인 제작 틀에 박힌 생각을 버려야 한다 73
마케팅 자신이 할 수 있는 마케팅을 꾸준히 _77

책쓰기 어떻게 시작할까
느낀 점 시리즈의 맛: 시작이 반이다 84
기획 편집 원고가 없다고 그저 주저앉을 셈인가 87
디자인 제작 편집디자인 회의 준비는 이렇게 90
마케팅 책 수명을 늘이는 여러 가지 방법들 _94

첫 번째 인터뷰 이후북스 황부농 대표
“독립출판물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어요” _98

2017년 출판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느낀 점 어떤 사람과 일할 것인가 110
기획 편집 내 역할에 손 놓고 있지 않기 _113
디자인 제작 표지시안, 어떻게 봐야 할까 116
마케팅 작가와의 만남 하는 법 119

네팔은 여전히 아름답다
느낀 점 투고로 책 만들기 _128
기획 편집 단순한 여행책이 아닌 책 131
디자인 제작 스토리닷 첫 번째 텀블벅책 134
마케팅 모든 시도는 아름다울 수밖에 138

공덕을 꽃 피우다
느낀 점 노력은 하늘이 알아준다 _146
기획 편집 불교방송 인기를 책으로 옮겨오자 149
디자인 제작 분야가 달라지면 또 다른 경험이 요구된다 _153
마케팅 가족 이야기라도 들어보자 _155

두 번째 인터뷰 토가디자인 김선태 대표
“편집디자인은 ‘음식을 담는 그릇’을 만드는 것과 같아요” _159

2016년 3년차 대리처럼 출판을 조금 아는 듯한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느낀 점 사람 인연이란 것 _170
기획 편집 3분 소설 시대 300페이지가 넘는 책 _173
디자인 제작 표지디자인 예쁘다는 소리 _176
마케팅 가능한 모든 지원은 해보자 179

당신도 쿠바로 떠났으면 좋겠어요
느낀 점 처음 본 사람과 책 작업을 한다는 것 _186
기획 편집 1인 출판사 대표 취향 따라서 _190
디자인 제작 견적서 보는 법 193
마케팅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라 196

서른 여행은 끝났다
느낀 점 기획 편집 편집자는 대표독자다 _203
디자인 제작 마케팅 일과 삶의 조화 _206

글쓰기 어떻게 시작할까
느낀 점 기획 편집 위기가 기회라는 말 _213
디자인 제작 마케팅 너무 큰 기대는 금물 215

세 번째 인터뷰 소금나무 김헌준 부장
“마케팅은 책이 나온 후 하는 게 아니에요” _218

2015년 출판을 접을까 생각했다

마음그림
느낀 점 기획 편집 마음이 조급해졌다 229
디자인 제작 마케팅 책도 종합예술이다 _231

2014년 내 출판사를 차려서 책을 낸다는 것

오늘부터 논술은 엄마가 가르친다
느낀 점 기획 편집 표지와 제목 정하기가 어렵다 239
디자인 제작 마케팅 저자가 책과 관련된 꾸준한 활동을 할 사람인가 _241

카메라 들고 느릿느릿
느낀 점 기획 편집 출판사 첫 책 _249
디자인 제작 마케팅 동네책방이 막 선을 보이기 시작했던 때 _253

네 번째 인터뷰 예림인쇄소 김주헌 대표이사
“기본적인 제작 지식은 알고 있어야 해요” _256

나오는 말 _262
부록 _266

책 속으로

그렇다면 역량 있는 작가를 어떻게 만나느냐 이것이 관건인데, 이것은 《용수 스님의 곰》을 빌어 이야기해본다면 평소 편집자 관심사와 빠른 실행력이 《용수 스님의 곰》을 만들게 하지 않았나 싶다. 33쪽 텀블벅을 하지 않았다면 기존 책을 내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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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역량 있는 작가를 어떻게 만나느냐 이것이 관건인데, 이것은 《용수 스님의 곰》을 빌어 이야기해본다면 평소 편집자 관심사와 빠른 실행력이 《용수 스님의 곰》을 만들게 하지 않았나 싶다. 33쪽

텀블벅을 하지 않았다면 기존 책을 내던 것처럼 책을 냈을 게 분명하다. 그랬다면 선무도를 하는 사람들조차도 책이 나왔는지 알기 어려웠을 테고, 설사 책이 나와도 선뜻 책을 사기 어려웠을 것이다. 텀블벅을 진행함으로써 ‘그래, 재덕 법사님 책인데 이참에 후원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54쪽

인문 담당자 왈 “이분은 참 즐거우신가 봐요?” ‘즐거움’이란 단어를 계속 쓰고 있으니 하는 말이었다. 그러더니 전작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판매량을 살폈다. 이어 그 담당자는 “대표님은 몇 부 정도 생각하세요?” 물어왔다. 나는 생각했던 대로 이야기했다. 그 뒤 그 숫자를 뒷받침할만한 이야기로 최근 도서관 이야기로 〈한겨레〉에 전면 인터뷰도 실렸고, 출판사에서 여는 작가와의 만남 말고도 자주 강연도 다니신다는 말도 빼먹지 않았다. 64쪽

여기서 가끔 그러니까 내가 책을 쓰겠다 결심한 첫 책은 《글쓰기 어떻게 시작할까》였다. 이 책은 전작에도 밝힌 바 있지만 스토리닷을 만들고 마땅한 원고가 없어서 그렇다면 ‘내가 쓰마’ 해서 나온 책이다. 그래도 달랑 한 권으로 끝나게 하지 않고, ‘스토리닷 글쓰기 공작소 시리즈’라는 어마어마한 수식어를 내걸고 시작은 미미했지만, 지금처럼 세 권의 시리즈를 낼 수 있게 주춧돌 역할을 했다. 85쪽

이번 원고는 어떤 작가의 어떤 원고라는 것을 최대한 자세하고 쉽게 디자이너에게 설명해준다. 그런 다음 이런 느낌이면 어때요? 하면서 작업할 책을 위해 준비해온 것들을 디자이너에게 보여준다. 그러면서 기본적인 것들 예를 들면 판형, 본문은 1도인지 2도인지, 아니면 올컬러인지 정하고, 일정 정리를 한다. 아참, 계속 그 디자이너와 일을 했다면 전 책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도 이런 자리에서 들어주고 얘기하는 시간도 중요하다. 93쪽

저도 책방지기 입장에서 꾸준히 책을 만드시는 분들을 더 응원하게 되고요. 하지만 무엇보다 책을 만드는 과정 자체를 즐겼으면 좋겠어요. 혼자 작업하든 같이 작업하든 그 과정이 재미있으면 계속 이어지게 되더라고요. 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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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1인 출판사 5년 동안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알게 된 것들 “이 책 종이는 뭘로 썼을까? 후가공은 뭘로 했을까?” 책을 만들다 보면 들 수밖에 없는 궁금증이다. 이제 이런 궁금증은 《책만들기 어떻게 시작할까》를 찾아보면 알 수 있다. 더불어 이...

[출판사서평 더 보기]

1인 출판사 5년 동안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알게 된 것들

“이 책 종이는 뭘로 썼을까? 후가공은 뭘로 했을까?”
책을 만들다 보면 들 수밖에 없는 궁금증이다. 이제 이런 궁금증은 《책만들기 어떻게 시작할까》를 찾아보면 알 수 있다. 더불어 이제 막 책 만들기를 시작하려는 이들을 위한 업계 선배들의 충고는 인터뷰로, 책을 만들다 보면 생기는 질문과 답을 부록으로 담았다.
《책만들기 어떻게 시작할까》는 1인 출판사 스토리닷의 지난 5년 동안 만든 책을 느낀 점, 기획 편집, 디자인 제작, 마케팅으로 나눠 책 만들기를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만든 책이다. 책 중간중간 이후북스 황부농 대표, 토가디자인 김선태 대표, 소금나무 김헌준 부장, 예림인쇄 김주헌 대표이사 등 출판 각 분야 업계 선배들 인터뷰와 부록으로는 책만들기에 관한 질문과 답을 찾아볼 수 있다.
잡지사에 다니다가 출판사 경험을 1년 정도 하고 만든 스토리닷에서 자충우돌, 맨땅에 헤딩하면 깨달은 5년 동안의 출판 노하우를 이 책에 담았다고 말하는 이정하 작가는 “《책만들기 어떻게 시작할까》는 스토리닷의 스물한 번째 책이자 저의 세 번째 책이에요. 책 부제처럼 1인 출판사를 만들어서 책을 내는 5년 동안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알게 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어요. 아무쪼록 이 책으로 책을 좋아해서 책을 만들어보고 싶은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요.”라고 출간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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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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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숲노래 푸른책 - 푸른 나날·꿈·사랑을 고스란히 책으로 ...

     


    숲노래 푸른책

    - 푸른 나날·꿈·사랑을 고스란히 책으로



    《책만들기 어떻게 시작할까》

     이정하

     슬리퍼 사진

     스토리닷

     2020.1.23.



      담을 마주하는 이웃집으로 우리 집 나무가 곧잘 가지를 뻗습니다. 나무야 해바라기를 하면서 하늘로 뻗으니 담벼락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이웃집에서는 나뭇가지가 뻗으면 싫어하기에 나무줄기에 손을 대고서 속삭입니다. “얘야, 네가 잘 자라니 반갑고 고마워. 그런데 이웃집으로 넘어가면 이웃집에서 싫어하네. 우리 집에서는 마음껏 자라면 되니까, 담 너머로 가지는 말아 주렴. 담을 넘어간 가지는 톱으로 자를게.”


      무화과나무 가지를 치고서 며칠 뒤에는 뽕나무 가지를 칩니다. 뽕나무 가지에는 싹이 텄습니다. 뽕싹을 가만히 보니 꽃하고 잎이 나란히 돋아요. 뽕꽃은 풀빛으로 조그마니 내밀고는 조금씩 굵습니다. 조금씩 굵는 동안에도 풀빛이요, 어느 만큼 굵으면 이제부터 바알갛게 거듭나고, 어느덧 까맣게 익습니다.



    나는 출판을 취미로 하려고 시작한 게 아니었다. 나는 엄마이자, 아내이자, 며느리이자, 딸인 이 복잡한 역할 중에서도 나는 나로 살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 결혼을 하고도, 아이를 낳고도 계속 손에서 일을 놓고 싶지 않았다. (229쪽)



      여린 뽕싹을 보다가 하나 톡 훑어서 손바닥에 얹습니다. 이토록 보드랍고 작은 싹이 아름드리로 자라는 나무가 되네 하고 새삼스레 생각하고는 입에 넣습니다. 뽕싹에서는 오디 냄새가 납니다. 아무렴, 오디라는 열매도 뽕꽃도 뽕잎도 모두 하나인걸요. 잘린 뽕나무 가지에서 나오는 하얀물도 오디 내음이 돌아요. 가지를 토막으로 내어 잘 말린 뒤에 달이면, 이 뽕물에서도 오디 내음이 퍼지겠지요.


      아이들하고 뽕싹을 누리면서 올여름 오디잼을 두근두근 기다립니다. 올여름에도 오디를 잔뜩 줍거나 훑어서 오디잼을 실컷 누리자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사월을 마무르면서 오월을 바라보다가 생각합니다. 오늘 이처럼 누린 하루는 어버이인 제 몸이며 마음에 스미고, 아이들 몸이며 마음으로 번지겠지요.



    우리 출판사 첫 책 《카메라 들고 느릿느릿》이란 책이 있는데, 정말 느릿느릿 팔린다. 그러니 책 제목을 지을 때 이 또한 꼭 기억할 일이다. 부정적인 단어나 부정적인 이미지는 금물이다. (188쪽)



      2020년은 삼월에도 사월에도 학교를 열지 않습니다. 오월에는 열까요? 학교를 열지 않도록 온누리에 돌림앓이가 뻗는데, 돌림앓이가 뻗는 사이에 하늘길도 바닷길도 멈추고, 하늘도 바다도 조용하니 하늘빛이며 바다빛은 더없이 상큼한 파랑이 됩니다. 이러면서 기름값이 뚝 떨어져요.


      매캐했던 하늘이란 지나치도록 하늘하고 바다를 더럽힌 빛깔이었겠지요. 새파란 하늘이며 바다란 우리 삶을 싱그러우면서 튼튼하게 보듬는 사랑어린 빛깔일 테지요. 모든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퍽 오래 집에 머무는 이러한 삶을 저마다 어떻게 받아들이거나 바라볼까요? 이동안 어린이하고 푸름이는 하루하루를 글이나 그림이나 사진으로 여미어 보려나요?


      혼자서 책을 엮고 짓고 내놓고 알리고 파는 작은 출판사 책지기님이 빚은 《책만들기 어떻게 시작할까》(이정하, 스토리닷, 2020)를 읽었습니다. 요즈막에 이 책이 새삼스레 떠오릅니다. 이른바 집콕을 하는 어린이·푸름이하고 어버이가 이 책을, ‘손수 책을 엮어서 펴내어 알리고 파는 길’을 다룬 이런 책을 읽으면 꽤 뜻있고 재미있겠구나 싶습니다. 신문이며 방송에 가득한 이야기는 이제 그만 들여다보면서, 오늘날 같은 돌림앓이 이야기를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달라진 삶을 글로 써 보고, 이렇게 스스로 쓴 글을 스스로 엮어서, 마침내 스스로 책 하나로 꾸려 보면 좋겠다고 봅니다.



    내가 만들 책은 이력서에 한 줄 더 넣기 위해서 만드는 첵이 아니다. 어렸을 적 출판사를 해보고 싶었던 로망 따위는 더더욱 아니다. 요즘처럼 차고 넘치는 정보 속에서 단 한 권의 책으로 묶여서 나올 이유, 그 앞에 당당할 원고를 책으로 만들어야 한다. (90쪽)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어버이랑 함께 책을 짓는다면 바로 ‘온누리에 딱 하나 있는 이야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남이 살아낸 이야기가 아닌, 우리 스스로 살아낸 이야기입니다. 오늘날 삶터를 우리 눈으로 바라본 이야기를 갈무리하고, 앞으로 이 삶터를 어떻게 일구면 아름답고 즐거울까 하는 꿈을 우리 손으로 옮기는 책이 태어날 만합니다.


      3월 1일부터 5월 1일까지 날마다 이야기를 써 보았다면, 또는 아직 써 보지 않았다면, 여기에 올해가 저무는 12월 31일까지 이야기를 꾸준히 써 본다면, 또는 한 해치로는 아쉽구나 싶으면 두 해나 세 해치를 잇달아 꾸준히 써 본다면, 우리는 저마다 글쓴님이 되고 지음님이 됩니다. 이 이야기꾸러미를 손수 엮어서 책으로 선보인다면, 우리는 저마다 ‘1인 출판’을 하는 셈이기도 합니다.



    좀 자세히 설명하자면, 책을 어떻게 쓰는가에 대한 나의 대답은 이렇다. 첫 번째, 나를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에 대해 물어보고 답을 얻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87쪽)



      하루를 쓰는 일기란 오직 우리 한 사람 삶이자 이야기입니다. 오직 한 사람 삶이자 이야기는 그저 어느 고장 어느 마을 어느 집에서 겪거나 바라본 이야기일 텐데, 작은 발자취가 되지요. 굵직한 물결은 아니더라도 자그맣게 퍼지는 물결이 됩니다. 이름나거나 힘있거나 돈있어야만 글을 쓰거나 책을 내지 않아요. 오늘 하루를 스스로 즐겁거나 씩씩하거나 알차게 보내었다면, 또는 오늘 하루를 웃음이나 눈물로 보내었다면, 또는 오늘 하루를 홀가분하거나 아프게 보내었다면, 또는 오늘 하루를 꿈꾸거나 꿈없이 쳇바퀴질로 보내었다면, 이런 다 다른 한 사람 삶이 책 하나로 다 다르게 태어날 만합니다.


      열 가지 스무 가지 일을 혼자서 다 해내야 하는 1인 출판일 텐데, 서둘러서 해야 할 까닭은 없습니다. 마감을 세우되 마감에 얽매일 까닭도 없습니다. 이 나라에 오천만 사람이 살아간다면, 오천만 눈길로 오천만 가지 다 다른 꿈하고 사랑으로 오늘날 돌림앓이를 바탕으로 새롭게 가꿀 앞날을 그리는 책을 써 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책을 스스로 펴내면 더욱 좋겠다고 생각해요.



    책 사기를 누구보다도 좋아하는, 하지만 다 읽지 않는 남편과 어느 날 저녁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결론은 책이란 그 사람 삶이라는 것이었다. (68쪽)


    1인 출판사와 같은 작은 출판사라 해서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대형 출판사와 비교해서 자본력과 조직력에서 밀리지만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오롯이 끌고 가는 힘은 1인 출판사가 훨씬 더 낫다고 본다. (33쪽)



      푸른 나날·꿈·사랑을 고스란히 책으로 여미면서 푸른 나날이 그야말로 짙푸르도록 가꿀 수 있습니다. 푸르지 못하고 시든 나날이어도, 또 아픈 꿈이어도, 또 서러운 사랑이어도, 이 시든 빛이며 아픈 꿈이며 서러운 사랑도 차곡차곡 여미어 멍울을 스스로 달래어 천천히 일어서거나 기지개를 켜는 밑거름으로 삼을 만합니다.


      아름다운 하루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어 아름답게 책으로 태어납니다. 슬프거나 아픈 하루는 슬프거나 아픈 이야기가 되어 새삼스레 아름다이 책으로 태어납니다. 아름다워도 아름다운 책이고, 아프거나 슬퍼도 아름다운 책입니다.



    판매를 떠나서 작가의 태도를 보는 것도 중요해요. 그만큼 한 권의 책을 내다 보면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치다 보니 그 작가와 일을 하는데 몸과 마음이 황량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 때 그 작가 원고를 보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270쪽)



      작은 출판사를 꾸리는 글쓴님은 《책만들기 어떻게 시작할까》에 앞서 두 가지 책을 선보였습니다. 하나는 《글쓰기 어떻게 시작할까》이고, 둘은 《책쓰기 어떻게 시작할까》입니다. 2016년에, 2018년에, 2020년에, 천천걸음으로 한 자락씩 책으로 여미었습니다. 출판사 대표이자, 곁님이자, 아이 어머니이자, 아줌마이자, 무엇보다 스스로 하루를 이야기로 갈무리하는 글님으로서 세 가지 책을 차근차근 쓰고 엮고 짓고 펴낸 셈입니다.


      요즈음은 굳이 책이 아니어도 볼거리나 할거리가 많습니다. 그런데 굳이 책을, 더구나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맡아서 하는 책을, 더군다나 요즈음 돌림앓이를 둘러싸고서 달라진 우리 삶을 우리 눈으로 바라보는 이야기를 담는 책을, 저마다 하나씩 쓰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요, 종이란 바로 숲에서 온 나무로구나 하는 숨결을 느껴 보자는 뜻입니다. 그냥 사서 쓰는 종이가 아닌, 여태까지 이 별을 푸르게 어루만진 숲에서 자란 나무가 종이라는 몸으로 달라져서 우리 곁에 있는 줄 느껴 보자는 뜻이에요.


      바로 오늘부터 앞길을 푸르게 바라보자는 뜻입니다. 여태까지 살아온 대로 살아도 좋을는지, 앞으로는 모든 살림을 갈아엎듯 처음부터 새로 생각해서 짓는 길로 가야 좋을는지, 돌림앓이하고 보금자리하고 숲하고 사람을 사랑어린 슬기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글로 여미어 보자고 여쭙고 싶습니다. 같이 책을 지어 봐요. 아름다운 꿈을 그리면서.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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