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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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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쪽 | A5
ISBN-10 : 8992684320
ISBN-13 : 9788992684323
열일곱 제나 중고
저자 조앤 바우어 | 역자 이순영 | 출판사 꽃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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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2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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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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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하고 용감한 열일곱 살 제나의 성장기! 미국의 인기 청소년소설 작가 조앤 바우어의 성장소설 『열일곱 제나』. 키 178센티미터, 둥근 얼굴과 납작한 코, 곱슬곱슬한 머리를 지닌 열일곱 살 제나 볼러. 예쁘지도 않고, 공부나 운동도 별로인 제나는 글래드스턴 신발 매장의 최고 판매원이다. 누구에게든 뭐든 팔 수 있는 특별한 재능을 눈여겨본 글래드스턴 회장이 어느 날 제나에게 자신의 차를 운전해 달라는 제안을 한다. 그때부터 두 사람은 전국을 누비는 모험을 시작하고, 그 여행에서 엄청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성실하고 착한 소녀 제나가 신발회사 회장인 노부인의 운전사 겸 수행 비서로 전국을 여행하면서 겪게 되는 일들을 통해 어떻게 변하고 성장하는지를 보여준다.

저자소개

저자 : 조앤 바우어
저자 조앤 바우어는『그래도 내일은 희망 Hope Was Here』으로 뉴베리상과 크리스토퍼상을 받은 미국 최고의 청소년 소설 작가이다. 그 밖에도 『Sticks』, 스미소니언 매거진 우수 도서에 선정된 『Backwater』, 미국도서관협회 우수 도서인 『열두 살, 192센티 Stand Tall』, 델라코테 언론상을 받은 『Squashed』, 미국도서관협회 최우수 청소년 도서에 선정된『Thwonk』를 비롯해 수많은 청소년 소설을 집필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역자 : 이순영
역자 이순영은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와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번역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전문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여기가 끝이 아니다』, 『아름다운 부자 척 피니』, 『내 이름은 호프』,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줄리&줄리아』, 『인투 더 와일드』, 『127시간』, 『캐리비안의 해적』 등이 있다.

목차

01 천재 신발 판매원 제나
02 아픔만 주는 가족
03 새로운 임무
04 운전기사 신고식
05 알코올 중독자 아빠
06 선물로 받은 모험
07 스파이가 된 제나
08 가슴 아픈 진실
09 상처를 견디는 법
10 거짓말하는 어른들
11 인생길의 안전 표지판
12 모르는 게 낫다
13 멋진 할머니 앨리스
14 무조건 웃기
15 거리에서 배우는 위대한 진실
16 양보할 수 없는 단 하나
17 최고의 판매원, 해리 벤더
18 상처로 남은 기억
19 하루 동안의 달콤한 휴가
20 진실은 반짝반짝 빛난다
21 어둠을 물리치는 방법
22 해리 벤더의 죽음
23 목적지 없는 여행
24 주주총회 날이 밝아 오다
25 진실은 꼭 승리한다
26 여행이 가져다준 변화
27 좋은 기억의 힘
28 진정한 생존자

책 속으로

작년에 글래드스턴 신발매장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나는 열여섯 살,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그때 나는 지독한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몸무게는 8킬로그램이나 불었고, 농구팀에서 센터포워드에 있다가 점프가 안 된다는 이유로 2군 가드로 밀려났다.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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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글래드스턴 신발매장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나는 열여섯 살,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그때 나는 지독한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몸무게는 8킬로그램이나 불었고, 농구팀에서 센터포워드에 있다가 점프가 안 된다는 이유로 2군 가드로 밀려났다. 역사 시험에서 C마이너스를 받아 우등생이 되는 데도 실패했다. 빌리 먼디라는 녀석이 있었는데 나만 보면 ‘코뿔소’라고 놀렸다. 나는 더는 참지 못하고 그 녀석을 벽으로 밀치고는 다시 한 번만 더 그딴 소리를 하면 왼쪽 콩팥을 떼어버리겠다고 했다. 178센티미터라는 큰 키로 고등학교 2학년 시절을 힘겹게 지나면서 왜 하나님은 청소년기를 만들었을까 생각했다.
그렇지만 내게는 글래드스턴이 있었다.
나는 여기에서 성공했다. 돈도 벌었다. 여기에서는 내가 보기 흉하게 크다는 생각도, 실패한 인생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아니, 크게 성취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얼른 수업을 끝내고 신발매장에 갈 시간만을 초조하게 기다렸고, 토요일이면 아침 일찍부터 일하러 가고 싶어 안달했다. 할머니는 누구나 살면서 아주 잘할 수 있는 일 한 가지는 있어야 한다고 늘 말했다. 내게 그것은 신발을 파는 일이었다. (11-12p)

“네가 해줘야겠다.”
글래드스턴 회장이 말했다.
“뭐라고 하셨어요?”
“내 기사를 해.”
글래드스턴 회장은 이 말을 마치 선물이라도 주는 것처럼 했다.
“회장님,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저는 신발 파는 일이 더 좋아요.”
“내게는 기사가 필요해.”
“그건 알겠는데요, 여기에는 그 일을 할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고…….”
매들린 글래드스턴 회장이 한쪽 발로 차 뒷문을 밀었다. 나는 차에서 내려 문을 열고 글래드스턴 회장을 부축해 내려 주었다.
“이번 여름에 내 차를 몰 기사가 필요해. 젊은 여자로 말이야. 텍사스에서 연례 주주총회가 열리는데, 거기까지 나를 태우고 갈 사람이 필요해. 그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회장직 사퇴를 하고 경영권을 우리…… 아들에게 물려줄 거야.”
글래드스턴 회장은 아들이라는 말을 아주 조그마한 소리로 했다.
“저더러 텍사스까지 차를 운전하라는 말씀인가요?”
“처음부터 텍사스로 가는 건 아니야. 먼저 피오리아, 스프링필드, 세인트루이스, 캔자스시티, 리틀록, 슈리브포트에 들렀다 텍사스에 갈 거야. 거기 매장들을 둘러봐야 하거든.”
“죄송하지만 여쭤 볼 게 있는데요, 왜 비행기를 안 타세요?”
글래드스턴 회장이 눈살을 찌푸렸다.
“내 나이가 일흔셋이야. 50년 가까이 신발 장사를 했지. 신발은 하늘이 아니고 땅에서 파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 나는 글래드스턴 회장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물었다.
“저랑 같이 자동차로 다니고 싶으신 거예요?”
글래드스턴의 뺨이 약간 실룩거렸다.
“그런데 왜 저인가요? 그러니까, 저는 별로 능숙하지가 않잖아요.”
글래드스턴이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말했다.
“너를 보면 젊은 시절의 내가 생각나거든.” (47-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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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때론 배꼽 잡고 웃다가 때론 찔끔찔끔 울다가… 엉뚱하고 용감한 열일곱 살 제나의 뭉클한 성장 스토리! 뉴베리상, 크리스토퍼상,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도서상 등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가장 인기 있는 청소년 소설 작가 조앤 바우어의 성...

[출판사서평 더 보기]

때론 배꼽 잡고 웃다가
때론 찔끔찔끔 울다가…
엉뚱하고 용감한 열일곱 살 제나의 뭉클한 성장 스토리!


뉴베리상, 크리스토퍼상,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도서상 등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가장 인기 있는 청소년 소설 작가 조앤 바우어의 성장소설.

키 178센티미터, 지구본처럼 둥근 얼굴, 납작한 코, 곱슬곱슬한 머리… 열일곱 살 제나 볼러. 예쁜 구석도 없고, 공부도 운동도 별로인 제나에게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 제나는 글래드스턴 신발 매장의 최고 판매원이다. 누구에게든 뭐든 팔 수 있다. 그 재능을 눈여겨본 글래드스턴 회장이 어느 날 자기 차를 운전해 달라는 제안을 한다. 그때부터 두 사람은 전국을 누비는 모험을 시작하고, 그 여행에서 엄청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제나 볼러, 매들린 글래드스톤, 해리 벤더, 머레이 캐슬바움, 엘든 글래드스턴 등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나이도 제각각인 등장인물들의 개성과 조화가 돋보이는 소설이다. 적절한 유머, 뭉클한 감동, 사건 해결 과정에서의 긴장감 등이 알맞게 버무려져 보는 재미가 가득하다. 17세 소녀 제나가 여행 가운데 만나는 사람들, 사건들로 인해 어떻게 변하고 성장하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꽤 흥미롭다.

[추천의 글]
★ 아주 재미있고 매력적인 성장소설이다. 내면의 강인함으로 장애물을 극복하고 자신이 믿는 바를 지켜 나가는 제나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중간중간 유머가 적절히 사용되어 지루하지 않다. 독특한 개성을 가진 등장인물들은 나이 차이가 상당히 나는 데도 절묘하게 균형을 이룬다.
- 아마존 독자 리뷰

★ 멋지고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 재치 넘치는 대화, 잊지 못할 장면들…. 조앤 바우어의 작품들 중 최고다!
- <스쿨라이브러리 저널> 서평

★ 『열일곱 제나』, 최근 읽은 책 중에 최고다!! 제나가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농담으로 이겨내는 모습이 비슷한 또래이지만 의젓해 보였다. 열일곱 살밖에 안 된 제나가 능숙하게 캐딜락을 운전하는 모습도 멋있어 보였다. 청소년에게 운전면허를 주다니, 엄청 부럽다구!!! 제나가 겪는 모험과 도전을 마치 내가 겪고 있는 듯 실감나게 읽었다.
- 신의환, 저동중학교 2학년

★ 내가 꿈꾸던 일을 하기 위해 학교를 그만두었지만 때때로 좌절과 무력감이 찾아오곤 한다. 나의 선택에 대해 회의에 빠져 있을 때 이 책을 만났다. 절망적이고 답답한 현실 속에서도 꿈을 버리지 않고 절대 긍정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제나를 보며, 다시 한 번 으?! 해 보자는 마음이 불끈 솟아올랐다.
- 박세영(17살), 고등학교 자퇴 후 연기 공부 중

[책속으로 추가]
화장실 세면대에 서서 차가운 물로 세수를 하면서 걱정과 눈물 때문에 생긴 불긋불긋한 자국을 없애려 했다. 종이 타월도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손 말리는 기계 아래 얼굴을 갖다 댔다. 바람 때문에 또 눈물이 나왔다. 다른 사람이 들어오지 않기를 빌었다. 오팔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눈물 흘리는 건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사람들 앞에서 울면 오히려 그 사람과 더 가까워진다고 말해 줬을 것이다. 오팔과 나도 그렇게 만났다. 오팔은 방과 후에 버스 정류장에서 울고 있었다. 새 지갑을 잃어버렸고 집에 갈 차비가 없다고 했다. 나는 오팔의 차비를 대신 내주었고 우리는 함께 버스를 타고 집에 왔다. 버스가 노스 애비뉴를 지날 때, 나는 오팔에게 아빠가 알코올 중독자라는 얘기를 했다. 오팔은 자기 삼촌이 외계인 납치를 믿는다는 얘기를 했다. 그날 버스에서 우리는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다. 할머니가 늘 말했듯, 고통에서 오는 은총을 우리는 절대 알지 못한다.
소매로 눈물을 닦고 밖으로 나오니 글래드스턴 회장이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탁자에는 코코넛 크림 파이 두 조각이 있었다. 내가 최고로 좋아하는 디저트였다. 나는 그 칼로리 덩어리 앞에 얌전하게 앉았다.
글래드스턴 회장이 몸을 내 쪽으로 바짝 기울여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얘기하고 싶니?”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글래드스턴 회장이 내게 모든 얘기를 털어놓으라고 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너무 깊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일들이 있는 법이지.”
회장은 그냥 이렇게만 말했다.
그리고 우리 두 사람은 마주 앉아 파이를 먹었다. (118-119p)

발이 꼬였다. 하지만 윌은 신경 쓰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생전 처음 보는 남자와 그렇게 가까이 있는 것이 차츰 편안해졌고, 발동작을 하고 도는 것에도 차츰 익숙해졌으며, 호흡이 안정되었고, 얼굴도 더 이상 화끈거리지 않았다.
“잘 했어요.”
윌이 무대를 더 넓게 누비며 춤을 췄다. 그런 광경을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했지만, 어쨌든 기적이 일어나고 있었다.
나는 그와 함께 있었다.
내가 춤을 추고 있었다!
윌은 나더러 정말 빨리 배운다고 말했고, 나는 웃으면서 그와 함께 무대를 누볐다. 두 번 춤을 추는 동안 두 번 밖에 실수를 안 했다. 윌의 친구가 와서 윌에게 그만 가야한다고 말했을 때, 윌은 이렇게 예쁜 숙녀와 춤을 출수 있어서 즐거웠으며 시카고에서 돌아가서도 잘 지내길 바란다고 했다. 윌은 내 아름다움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카우보이모자를 살짝 들고는 친구와 자리를 떠났다.
나는 매장 유리에 기대서서 그가 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마음 한 편에서는 그가 더 있어주길 바랐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내게 준 선물이었다. 나는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미소 지었다.
그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가 꽤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194-19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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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김수미 님 2011.08.13

    고개를 끄덕였다. 발에 맞는 신발을 고를 때 할 수 있는 실수를 모두 기억해야 했던 일주일간의 교육 과정이 떠올랐다. 거기에서 사람의 발에는 26개의 뼈와 19개의 근육, 33개이 관절, 107개의 인대가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그리고 발의 뼈가 신체 전체 뼈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는 것과 발은 신체 중 가장 잘 다치는 부분에 속한다는 것도 배웠다. 보통 사람은 평생 약 18만 5,000킬로미터를 걸으며, 이것은 지구 둘레의 네 배가 넘는 거리라는 사실을 알고는, 품질 좋고 편안한 신발을 파는 것이야말로 전세계 사람들을 크게 이롭게 하는 고귀한 직업이라고 혼자서 성급하게 결론짓기도 했다. (p.80)

  • 김수미 님 2011.08.13

    제 생각에는요,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우리 할머니가 늘 말씀하신 대로 변화는 회장님에게 좋을 거예요. 처음에는 안 그럴것 같아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그렇다고 생각될 거예요. 우리 할머니가 양장점을 했기 때문에 변화에 대해 좀 아셨거든요. 할머니는 사람들이 허리를 늘리거나 줄이고, 치맛단을 올리거나 내리는 변화에 엄청 신경 쓴다고 하셨어요. (p.68)

회원리뷰

  • [행복한 책방] 열일곱 제나   ...
    [행복한 책방] 열일곱 제나
     
    정말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나? 싶은 생각이 드는 [열일곱 제나]는 한 소녀가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무언가를 바꾸어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는 많이 흔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낯선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광경. 사실 외국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전혀 낯선 것이 아닙니다. 아주 어릴 적부터 신문을 돌린다거나 이웃집 강아지를 산책을 시켜주고, 잔디를 깎는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돈을 모으는 것은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하는 일이니 말이죠. [열일곱 제나] 속에 나오는 제나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녀도 신발 가게에서 일을 하면서 이런저런 돈을 모읍니다.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 나름 자부심과 같은 것을 가지고도 있습니다. 오랜 시간 일을 하면서 나름 노하우 같은 것도 생기고 말이죠.
     
    제나가 자신의 능력을 통해서 자신이 일을 하는 신발 체인의 모든 것을 바꾸어나가는 이야기는 참 꿈과 같으면서도 사실 그래서 더 아름다운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실제로 우리도 우리가 일하는 직장에 대해서 여러 생각을 하곤 하잖아요. 내가 이 직장에서 돈을 받고 일을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가 이 직장에 있어서 주인이라는 생각도 누구나 다 하고 있고 말이죠. 그렇기에 지금 내가 일을 하는 곳에 대해서 여러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그 생각을 제대로 발휘하는 것이 그다지 쉽지 않을 겁니다. 흔히 낮은 직급의 직원이 이런 이야기를 하면 무슨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는 거야? 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 보통의 경우이니 말이죠. 물론 그와 다른 경우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거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소설 속에 등장하는 제나는 다릅니다. 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제시하고 그에 따라서 바꾸어나가기도 합니다.
     
    사실 일이 조금 너무 쉽게 풀리는 느낌이라서 심심한 것도 있습니다. 그녀가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는 것은 분명히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매끈하게만 이야기가 되는 것도 조금 문제가 있어 보이거든요. 특히나 제나의 부모님이 딱히 일에 대해서 터치를 하지 않는 것도 묘한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상황과 다른 것이 만들어내는 그런 문제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라면 당연히 무슨 문제 같은 것이 생길 것 같은 상황도 이 소설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가 되거든요. 그러면서도 또 회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는 나름 막장 소설처럼 이야기가 되는 것은 흥미로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소설을 더욱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읽어내려갈 수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굉장히 빠르게 읽히는 데다가 제나가 하는 모든 이야기에 쉽게 공감을 할 수 있기도 합니다. 다만 그녀가 조금 더 절실한 것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무리 그녀가 일을 하는 곳이라고 하지만 사실 그녀의 입장에서는 회사 일에 대해서 이 정도로 관심을 가지지 않고 그냥 손을 털고 나가도 되는 것인데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회사를 지키려는 회장과 힘을 합쳐서 회사를 지켜내고자 노력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단순히 어떠한 방법이 아니라 정말로 소비자를 생각을 하고, 소비자를 생각을 할 때 회사가 살아날 수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것을 바탕으로 두고 있다는 것은 조금 단순한 갈등이라도 아쉬움을 덜어주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 열일곱제나 | js**1713 | 2012.01.2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상점의 인상은 건물의 외벽이 아닌 물건을 판매하는 판매사원의 태도에서 완성되는 느낌을 받는다. 아무리 건물이 근사하더라도 그...
    상점의 인상은 건물의 외벽이 아닌 물건을 판매하는 판매사원의 태도에서 완성되는
    느낌을 받는다. 아무리 건물이 근사하더라도 그곳에서 근무하는 판매사원의 태도가
    불친절하다면 다시 그곳을 찾을 확률은 희박하다. 그러나 자신이 파는 물건의 장단점을
    확실히 파악하고 손님에게 확실한 정보를 제공하는 친절한 판매사원을 만나게된다면
    누구라도 그 상점의 단골이 될 확률이 높을것이다. 바로 글래드스턴 신발매장에서
    일하는 제나같은 판매사원을 만나게 된다면 말이다..
     
    알콜중독자인 아버지는 엄마랑 이혼한 후에도 여전히 알콜중독에서 벗어나지못한채
    제나의 생활에 불쑥불쑥 끼어든다.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아무런 상황도 바꿀수없는
    제나는 무기력함을 느끼는데, 그런 제나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온다.
    제나가 매장에서 손님들을 상대하는것을 지켜보던  글래드스턴 회장이 제안한
    솔깃한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안한것인데 다른때같았으면 절대로 허락하지않았을
    엄마는 아빠가 다시 제나의 일터로 찾아왔다는 말에 제나의 일을 허락하게된다.
     
    사업에서 품질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원칙아래 가장 적당한 가격에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정신으로 세운 글래드스턴 신발매장에
    위기가 닥친다. 글래드스턴 회장의 아들이 엘든이 글래드스턴을 팔아버릴 계획을
    세운것이다. 텍사스에서 열리는 주주총회에 가기위해서 신발사업에 대해 이해가
    깊은 제나가 바로 회장과 동행하게 된 것이다. 텍사스까지 가는 동안 곳곳에 있는
    글래드스턴신발 매장을 들러가며 매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파악하면서..
    제나와 회장의 동행이 시작되고 그런 회장의 움직임을 제지하려는 엘든이 따라붙는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퇴물취급을 받는것이 화가 나는 회장과 손님에 대한
    이해없이 막무가내로 신발을 팔고 있는 매장직원들에게 화가 나는 제나.
    전혀 어울릴것 같지않았던 회장과 제나의 여행은 생각보다 순조롭다.
     
    여행을 다니는동안 제나는 그동안 외면하고 있던 아버지의 생활을 돌아보게된다.
    착한아이 콤플렉스라고 해야 하나, 제나는 그동안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못할까
    두려워 안된다는것을 알면서도 아버지에게 안된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늘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악몽에 시달려야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때가 왔음을, 싫은것을 싫다고 안된다는 말을 할 줄 알게 될때
    아버지의 인생은 모르더라도 제나의 인생은 지킬수 있다는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제나의 응원에 힘입어 글래드스턴회장 또한 자신의 자리를 지킬수있게 된다.
    여행이 끝나고 제나에게 찾아온 아버지에게 이제는 제나가 말을 한다.
    그동안의 상처에 대해서...그리고 제나는 자신이 강해졌음을 깨닫는다..
  • 청소년 소설을 그렇게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괜찮다는 책들은 왠만하면 읽어 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자녀들에게 좋은 책을 읽게...
    청소년 소설을 그렇게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괜찮다는 책들은 왠만하면 읽어 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자녀들에게 좋은 책을 읽게 하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괜찮다는 소문을 듣고 읽어 본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완득이'라는 책입니다. 일종의 성장소설이자 다문화 가정에 관한 가족소설로써 감동과 재미가 잘 어우러져 있는 책입니다. 얼마 전에 영화로 만들어져 다음달(2011.10) 중에 개봉한다고 하는데 영화도 정말 기대됩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동안 갑자기 '완득이' 생각이 났습니다. 이 책도 그 책처럼 성장소설이면서 가족소설이라서 그런지 두 책 사이에 서로 비슷한 부분이 많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 책은 '완득이'보다, 또는 '완득이'만큼 '재미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한국 사람이 쓴 책과 미국 사람이 쓴 책이라는 차이 때문일 것입니다. 한국과 미국은 정서적으로 웃음 코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도 상당히 재미있게 쓰여진 책이기는 합니다. 한 번 손에 잡으면 내려놓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완득이'처럼 극적인 웃음이나 극적인 감동을 주지는 않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게 이어지는 재미와 감동이 있습니다. 특히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계신 할머니와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가족을 버리고 떠도는 아버지에 대해 주인공이 보여주는 따뜻한 마음이라던가, 글래드스톤 신발 매장에서 일하는 가운데 주인공이 보여주는 정직하고 성실한 태도는 독자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주며, 자녀들이 꼭 본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게 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제나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인데, 엄마와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제나의 아빠는 알코올 중독자로서 엄마와 이혼한 다음 여러 곳을 전전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빠는 술에 취해 집 생각이 날 때마다 시도 때도 없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 제나를 찾거나 또는 술취한 상태에서 제나가 일하는 매장에 찾아와 제나를 힘들게 합니다. 그런데도 제나는 아빠에게 아빠의 그런 행동이 얼마나 자기를 힘들게 하는지 한 마디도 제대로 말하지 못합니다. 제나의 할머니는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계시는데 제나는 할머니를 자주 찾아뵙는 착한 손녀이기도 합니다.
     
    제나는 시카고에 있는 글래드스톤이라는 신발회사의 한 매장에서 거의 일년 가까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글래드스톤의 창업자인 매들린 회장이 시카고에 와서 이 매장에 들렀다가 제나를 눈여겨 보게 됩니다. 제나의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이기는 했지만 타고난 장사꾼이었고, 그 재능을 그대로 물려받은 제나는 그 매장에서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후에 매들린 회장은 제나에게 방학기간 동안 자신의 운전기사가 되어 달라고 부탁을 히게 되고, 엄마의 허락을 받은 제나는 매들린 회장을 모시고 시카고에서 텍사스까지 6주 동안의 여행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여정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하게 됩니다. 심지어 매들린 회장을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매들린 회장의 아들에 맞서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나가 깨닫게 된 것은 "진실 만큼 강한 것은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제나는 이 깨달음을 얻은 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아버지의 문제 행동에 대해 자신이 느끼는 고통을 아버지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아마 앞으로 제나와 아버지 사이에는 많은 변화가 생기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내용으로 볼 때, 이 책은 '성장소설'이면서 동시에 알코올 중독자의 가정 문제를 다룬 '가족소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나가 아버지에게서 배운 사업철학이라던가, 매들린 회장이 강조하는 사업철학에 관한 교훈들을 읽다 보면, 이 책이 마치 자기계발서의 일종이거나, 기업소설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사업에 성공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실제적 교훈들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들처럼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억지로 무엇인가를 가르치려 든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저자가 제나나 제나의 아버지, 매들린 회장의 입을 통해 가르쳐주는 교훈들 모두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마음에 와 닿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은근한 재미와 잔잔한 감동, 그리고 자연스럽게 와닿는 교훈적인 내용들이 잘 어우러져 있어 편안한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청소년기의 자녀를 둔 부모님들과 청소년들이 읽으면 많은 감동과 유익을 얻게 될 것 같습니다. 추천합니다.
  • 열일곱 제나 | 3a**jd | 2011.08.22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으면서 살아가지. 하지만 네게 하고 싶은 말은, 네가 건강한 생각과 몸으로 살아가기로 ...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으면서 살아가지.
    하지만 네게 하고 싶은 말은, 네가 건강한 생각과 몸으로 살아가기로 마음먹는다면,
    살다가 깊은 웅덩이에 빠진다 해도 얼마든지 빠져나올 수 있다는 거야. 
                                                                                                                               p. 173-174


    나의 열일곱을 떠올려 보지만 딱히 떠오르는 기억이 없다.
    제나처럼 일을 하면서 돈을 벌어보지도 않았고,
    제나처럼 사려 깊고 똑똑한 아이라 칭찬을 들어본 적도 없었고,
    제나처럼 특별한 추억을 만들며 성장기를 보내지도 않았다.
    그냥 그저 그렇게 시간을 지나왔던 것만 같은데
    <열일곱 제나>의 주인공 제나는 너무나도 성숙하다.
    겨우 열일곱살 뿐임에도 말이다.
    물론 환경이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모의 불화에 아이들이 자신의 잘못인냥 죄책감을 느끼며, 자신이 착한 아이가 되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것처럼 제나 역시 알콜 중독자인 아버지가 가출을 함으로 인해 더 어른스러워졌다고 볼 수 있다. 착한 아이가 되면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을까, 힘들게 자신들을 키우는 엄마를 속상한 일이 없도록 해야지, 동생을 잘 보살펴 주며 든든한 언니가 되어주어야지 하는 책임감이 제나를 나이에 맞지 않게 성숙하도록 만든 요인이 아닌가 싶다. 알콜 중독자인 아버지로 인해 받은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건강한 정신과 건전한 마음을 가진 할머니나 엄마가 있었기에 제나가 나이에 맞지 않게 진지하지만 삐뚫어지지 않고 성장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17세 소녀 성장기의 한 부분을 다루고 있는 <열일곱 제나>는 자신이 신발판매원으로 일하고 있는 회사의 회장을 만나 몇 달 동안 기사겸 비서를 하면서 겪는 일들을 재밌게 풀어내고 있다. 배꼽 잡을 만큼의 웃음이나 가슴 절절한 슬픔은 없었지만 충분히 재밌고 감동도 있다. 다시 열일곱으로 돌아간다면 이런 열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들기도 했다.
    신발을 파는 제나의 모습에 아무리 떡잎을 알아봤다고 하더라도 운전 기사를 시킨다는 것 자체가 우리의 사고로는 쉽게 이해 되지 않기도 하지만, 열일곱의 소녀와 칠순이 넘은 할머니 회장님의 조화가 어울리지 않은 듯하면서도 절묘한 어울림을 만들어내며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많은 상처를 받으며 살아가지만 건강한 생각과 마음으로 살아가기를 결심한다면 웅덩이에 빠지더라도 빠져나올 수 있다는 해리 밴드의 말을 가슴에 새기고 싶을 만큼 말이다. 마음에 와 닿은 이 문장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열일곱을 한참 넘어선 나이의 내겐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이 씁쓸할 뿐.
     
    사실 제나보다 더 시선을 끌었던 것은 글래스턴 회장이었다.
    나이가 많으니 자신에게 회사를 물려주고 은퇴하여 편안한 노후를 즐기라는 아들의 말에 발끈하여 회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회장 할머니는 돈에 눈이 멀어 있는 아들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다. 신뢰와 정성으로 키워온 회사를 한 순간에 추락시키려는 아들을 막고자 함이긴 하지만 더 오래 일을 하겠다고 장담하는 그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고령화 사회가 되어가면서 아직 일을 할 수 있는 힘이 있음에도 젊은이들을 위해서 라는 명목으로 물러나줘야 하는 현실속에 만약 회장의 아들이 건강한 정신의 소유자였다면 어찌되었을까? 회장은 순순히 아들에게 사업을 물려주었을까?
    제나보다 회장에게 초점을 맞추며 책을 읽는 나가는 내 모습에 ‘아! 나도 나이를 먹었구나’하는 생각에 미소짓게 한 <열일곱 제나> 재밌었다.
  • [열일곱 제나]를 읽고 | pe**k | 2011.08.22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열일곱 제나] 서평 | 수수꽃다리   뉴베리상, 크리스토퍼상, 로스...
    [열일곱 제나] 서평 | 수수꽃다리
     
    뉴베리상, 크리스토퍼상,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도서상 등 권위 있는 문학상을 휩쓴
    미국 최고의 청소년 소설 작가 조앤 바우어의 화제작!
    별 볼 일 없는 10대 소녀 제나의 특별하고 유쾌한 성장 소설!
     
    표지의 화려한 광고 카피에 읽어보고 싶었던 소설. 하지만 읽는 내내 지루하고 마음이 무거웠다. 유명작가라도 작품 수준이 일정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작가에 대한 기대와 언급은 일단 접어 두겠다. 문제는 이런 작품을 왜, 두란노(꽃삽)가 선택했을까, 하는 것이었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국내 최고의 기독교 출판사로 꼽히는 두란노의 안목에도 무척 실망했다.
    작가는 미국 사람이고, 작품의 배경과 주인공 역시 미국이며 미국인이다. 지나치게 독립적으로 키우는 미국의 가정환경 탓인지 주인공의 활동 무대와 생각이 우리와는 많이 낯설다. 이 낯설음이 작품에서 새로운 경험으로 독자에게 작용하면 좋겠지만 작가와 주인공은 왜 이렇게 에둘러 길을 갈까, 하는 답답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제나는 알코올 중독자인 아빠와 간호사인 엄마를 둔 이혼 가정의 청소년이다. 이런 환경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불행한 장애물이 될 수도 있고 비전을 발견하는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 다행히 제나는 밝은 성향을 가진 소녀다. 그녀는 신발 판매에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
    문제는, 제나가 그러한 능력으로 자신을 포함한 가정의 문제를 해결하고 앞날을 개척해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속한 신발 회사의 회장 할머니와 그 아들간의 갈등을 풀어주는 문제에 주력하는 것이다. 작가는 제나를 통해 '회장 할머니가 자기의 딸 같다'는 표현을 했다. 느닷없이(?) 회장 할머니와 함께 가게 되는 여행을 통해 얻게 되는 내면의 성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가 속한 가정의 문제도 어쩌지 못하는 청소년이 밖에 나가 성인아이들을 대면하며 그들의 문제를 풀어주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는 설정이 답답하게 느껴진다. 물론 당장 문제에 직면한다고 해서 문제를 풀 수 있는 것도 아닌 상황일 때, 에둘러 길을 가며 에둘러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도 있지만 작품의 갈등 구조가 주인공의 문제에서 지나치게 비껴나 있는 것이다.
    자신의 짐을 떠나 자기보다 어려운 타인의 짐을 대신 질 때 자기의 짐은 사소한 것이 되어 견딜만해지고,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도 하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회장할머니라는 인물은 소위 사회지도층으로써 제나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쳐 제나의 심연을 만져 주었다면 더 좋았을법한 기업의 최고위층 인사이다. 그런데 오히려 제나의 도움을 받는다. 상식을 뛰어넘는 사건의 반전은 독자에게 감동을 주지만 상식을 무시한 캐릭터와 역할 설정은 독자에게 부담감으로 다가온다.
    이 작품에서 갈등은 주인공보다도 회장 할머니와 그 아들간의 갈등이 주를 이루고, 제나가 속한 가정의 문제는 큰 반전 없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결말 역시 지루하고 답답하다. 신발 판매왕 제나의 능력이란 고작 회장 할머니의 여행에 운전기사로 발탁되는 일에 쓰임 받고, 그녀의 리더십은 회장 할머니와 그 아들간의 사내 문제를 해결해 가는 데에 바쳐진다.
    앞으로 제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그녀의 미래, 그녀의 비전을 예측해 볼 수 있는 아무런 장치도 이 작품엔 없다. 그런데 이 작품이 성장소설이란다. 내가 보기에 제나는 징그럽도록 이미 다 성장해버린 소녀다.
    또 한 가지, 이 작품이 재미없었던 요인은 밋밋한 여행길 위에서 독자의 이목을 끌만한 사건 하나 업이 제나의 기억에 의존한 스토리에 있다. 매력 없는 캐릭터의 회장 할머니와 여행하며 발생하는 소소한 일상이 대략의 사건이다. 따라서 이 작품엔 사건다운 사건이 하나도 없다. 제나는 끝없이 자신의 기억을 반추하며 기억 속의 인물들을 회상하고 기억 속의 인물들과 얘기하고 기억 속의 인물들을 끌어내 자신의 문제 위에 반추하며 현실의 문제를 해결해가고자 한다.
    제나와 대면하는 주요 인물인 회장 할머니에겐 권위도 위엄도 없다. 그녀에겐 육적인 건강도 없고 심적으로도 나약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골골하며 눈물이나 흘리기 일쑤다. 기껏해야 화가 날 때 지팡이를 탕탕 내리치는, 외곬수의 고집을 가진 꼬장꼬장한 노인. 전형적인 노인일 뿐이어서 오히려 제나가 마치 딸처럼 느끼며 챙겨주어야 하는 인물이다. 회장할머니가 가진 건 돈뿐이지만 이미 그 캐릭터에서 매력을 상실한 인물이 많은 돈을 가졌다 해서 매력이 부활하진 않는다.
    전국 순회 신발 판매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다들 그런 사소한 문제를 가졌거나 제나에게 모델이 될 만해도 그 인연이 길게 이어지지 않는 스쳐 지나가는 인물이다. 그러다보니 주인공인 제나는 물론이고 조연들도 대개 생동감을 잃고 자폐아처럼 자기 안에 갇혀 혼자 노는 느낌이 든다.
    이 책에 놓인 하나의 사건이란 제나의 지략으로 주주총회에서 아들을 따돌리고 회사를 회장할머니가 맡게 되는 반전 정도인데 그것이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건네 줄 것인가? 신발회사를 꿈꾸는 청소년이 아닌 이상. 아직 자기 앞을 개척하기에도 바쁜 청소년이 대기업 혹은 중소기업의 집안싸움에 합류해 어떤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발상엔 개연성과 핍진성이 지나치게 결여되어 있다. 따라서 이런 사건의 결말에서는 그것이 주인공의 노력으로 이룬 승리로 장식되었다 해도 별스런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그래도 두란노니까!-기대했던 또 한 가지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그 기대도 이 책에서는 끝내 찾지 못했다. 즉, 기독교 문학일 거라는 믿음. 적어도 주인공을 긍정적인 내면을 가진 소녀로 설정했다면 그 캐릭터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소녀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때로는 험해서 깜짝 놀랐다.
    이 책은 성장 소설로 읽기엔 그다지 감동스럽지가 않다. 그러나 신발 판매와 경영 노하우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피력한 자기계발서로 읽는다면 그쪽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약간의 도움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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