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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러나 슬픔...
275쪽 | 규격外
ISBN-10 : 1196997713
ISBN-13 : 9791196997717
사랑 그러나 슬픔... 중고
저자 박해인 | 출판사 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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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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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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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도에 어느 중학교에서 한 학생이 두 학생에게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하다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한 반에서 같이 공부하던 급우들 사이에서 얼마나 잔인하고 집요한 폭력이 이루어졌으면 그와 같은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게 된 것일까? 그때 저자는 큰 충격을 받은 채 그것을 소설로 꼭 쓰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끼며, 오랫동안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소설을 집필하게 된다.
사람에게는 복종과 지배의 심리가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제2차 세계대전 때 800만 명의 유대인을 대량학살한 사람들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독일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그들은 다만 자신들에게 내려진 권위와 명령에 순종했던 것으로서, 그와 같이 강한 자와 약한 자의 그릇된 인간관계가 현대 사회에서도 계속 형성되어 있다고 할 수가 있다. 그래서 요즘에도 사람들 간의 단순 폭행과 가정폭력, 또한 데이트폭력과 존속폭행 등 여러 가지 유형의 탄압에 수많은 사람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다.

[줄거리]
P 중학교 일진회의 이진짱인 송기형은 초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남주성이 자기의 게임 아이템을 해킹당했다고 해서 그 소년을 흠씬 두들겨 팬다. 그런데 화가 나서 마구 때렸는데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자, 그때부터 일진짱인 이정근까지 끌어들여서 그 소년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한다. 그러나 아버지도 없이 홀어머니와 누나와 함께 셋이서 살고 있는 주성은 아무에게나 하소연도 하지 못한 채 그 모든 고통과 수모를 묵묵히 감내하고 있을 뿐이다.
그 이후에 주성은 아파트에 전단지를 뿌리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을 두 소년에게 상납하는 등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오히려 그들의 폭력의 강도는 점점 더 세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주성은 온몸에 멍이 들어서 더 이상 매를 맞을 수 없는 데다가, 또 어머니를 들들 볶아서 한 푼이라도 더 뜯어낸 다음 두 악동에게 갖다줄 돈이 조금도 없음을 깨닫게 되자 자살할 것을 결심한다. 그래서 감기에 걸렸다고 하면서 학교에 가지 않고서 집에 있다가, 아무도 없을 때 하늘나라에 있는 아버지에게 간다는 내용의 유서를 간단하게 쓰고서 베란다에서 뛰어내린다. 친구들인 두 소년에게 1년 내내 그런 일을 당했다는 게 너무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고, 또 아버지가 죽은 이후로 삶에 대한 아무런 의욕이 없이 살아가고 있는 어머니가 그 사실을 안다고 해도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고 그것에 관한 내용은 일절 쓰지도 않고서……
그런데 그 소년이 자살을 한 날 학교에서는 그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을 염려한 나머지 그것을 축소 은폐하려고 한 채 그 아이가 일진회 학생들에게 맞아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아버지도 없는 열악한 가정환경 속에서 살다 보니 우울증이 생겨서 자살하게 됐다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또 가해자인 두 학생도 자기 반 학생들에게 공갈 협박을 하면서 헛된 소문이 퍼지지 않도록 온갖 노력을 다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 사건이 일어난 후에, 피해 학생의 어머니는 P 중학교의 학생에게서 그 소년이 일진회의 두 학생한테 수시로 맞거나 고문을 당해서 자살하게 되었다는 충격적인 내용의 전화를 받는다. 그래서 그녀가 그다음 날 학교에 갔으나 교감 선생과 담임선생은 그 학생의 유서나 일기장에 학교폭력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다고 하면서, 오히려 그녀에게 사건이 엉뚱한 방향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한다. 또 대학생인 그 소년의 누나도 방송국 기자와 통화를 하고 또 경찰서에 가서 경찰관과 상담도 하지만, 그들은 그녀에게 사건에 범죄 혐의를 입증할 만한 확실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고소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소개

저자 : 박해인
오랫동안 창작 활동을 하면서, 여러 편의 장편 소설과 중편 소설 및
단편 소설을 발표하였음.

● 주요 저서
* 장편 소설 : 〈푸른 나무 위로 날아간 새〉
〈겨울비는 수직으로 내리고〉
〈빛이 없는 별〉
〈복제 인간의 죽음〉
〈LA에는 자작나무 숲이 없다〉

* 소설집 : 〈음울한 내 영혼의 고백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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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강한 자들과 약한 자들의 그릇된 심리 관계 - 주인과 노예의 관계로 억압하고 복종할 수밖에 없는……) 어항 속에 갇혀 있는 물고기들…… 언제 이 두꺼운 유리벽을 깬 다음 깊고 푸른 강물로 자유롭게 헤엄쳐갈 수 있을까? 그러나 이곳은 영원히 악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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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자들과 약한 자들의 그릇된 심리 관계 - 주인과 노예의 관계로 억압하고 복종할 수밖에 없는……)
어항 속에 갇혀 있는 물고기들…… 언제 이 두꺼운 유리벽을 깬 다음 깊고 푸른 강물로 자유롭게 헤엄쳐갈 수 있을까? 그러나 이곳은 영원히 악마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지옥과 같은 곳으로서, 감히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일진짱만의 왕국이다. 그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외부로 절대로 발설되지 않은 채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기에……

그것은 바로 우스꽝스러운 희극이었다. 기쁨에 충만 된 얼굴로 덩실덩실 춤을 추듯 단소를 휘둘러대는 모습과 끙끙거리고 속으로 신음소리를 삼켜가며 엉덩이를 이리저리 뒤틀어대는…… 아니, 그것은 너무나 슬픈 비극이었다. 두 명은 저항할 힘이나 의 지가 없는 식물인간에게 일정한 때만 되면 기계적으로 주먹과 몽둥이를 휘둘러대고, 또 다른 한 명은 자기가 얼마나 복종을 잘하는 순종적인 인간인가 하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기꺼운 마음으로 그 폭력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있는……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슬픈 이야기 - 서로 사랑하며 살려고 해도 그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그날 상기된 표정을 하고서 집에 들어온 그 아이의 가슴에 안겨 있는 고양이를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순간 그는 신의 오묘한 손놀림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위대한 신은 어찌 저토록 맑고 순수한 영혼을 담고 있는 듯한 두 눈과 또한 부드러운 털로 뒤덮여 있는 물체를 만들어 낼 수 있단 말인가? 그는 고양이와 몇 달 동안 한 집에서 같이 살면서 그와 같은 미물도 인간과 똑같은 색깔의 영혼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춥고 따뜻함과 슬프고 기쁨과 두려움과 평온함 같은 그 모든 것에 대해서……

그러나 냉혹한 인간들은 음식 찌꺼기를 전부 다 수거함에 담아 버리면서도, 길고양이들이나 버려진 개들이 그것을 조금이라도 먹는 것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 그래서 배고픔을 견디지 못한 고양이들이 비닐을 잘근잘근 씹어 먹거나, 또는 개들이 썩은 쓰레기 더미를 닥치는 대로 먹다가 죽기도 한다. 또 그 동물들은 도시의 대부분 공간을 콘크리트 구조물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마땅히 기거할 만한 곳이 없어서, 이슬을 피해 밤새도록 자동차의 밑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거나, 또는 너무나 추워서 차의 엔진으로 몰래 숨어 들었다가 죽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그 외에도 어떤 사람은 생활에 대한 분노나 무의미함을 떨쳐내기 위해 개를 묶어 놓고서 몽둥이로 두들겨 패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칼로 고양이의 귀를 자르거나, 또는 돌로 고양이의 머리를 쳐죽이기도 한다.

(게임에 중독된 무의식 속 폭력 세계 - 피해자가 겪는 고통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재미있는 놀이라고만 생각하는……)
학교에 있을 때나 집에 있을 때나 온종일 게임만 생각하고 있는 두 악동은 게임 속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혼동하고 있었다. 그래서 게임 속에 가상 인물이 폭행이나 고문을 당해서 죽더라도 다음 게임에 다시 살아나서 등장하는 것처럼, 주성도 자기들한테 아무리 두들겨 맞아도 조금만 시간이 흐르면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아올 것 이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게임에 중독되어서 폭력에 대한 불감증 증세를 보이고 있는 그 어린 악마들은, 조금도 죄책감 같은 것을 갖지 않은 채 주성이 시퍼렇게 멍이 들거 나 살점이 터져서 피가 날 때까지 주먹과 단소를 휘둘러댈 수 있었다.


무지막지한 폭력은 인간을 가장 야비하고 굴욕적인 상태로 만들기 때문에 더 이상 인간의 존엄이나 가치 같은 것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저 한 대라도 덜 맞기 위해 이 눈치 저 눈치 보면서 시키는 대로 다 하다가 집에 돌아와서는 밥을 많이 먹어서 굶주린 배를 채우고, 또 잠을 실컷 잔 다음 피로를 완전히 풀고서 다음 날 그들이 부르면 또 쏜살같이 달려가야 한다. 한 시간이나 두 시간가량 두 악마가 자행하는 구타와 고문을 고스란히 다 받아들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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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책 속 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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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픔, 그리고 용기... | st**0709 | 2020.04.0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사랑, 그러나 슬픔...(박해인 지음, 도서출판 창작)을 읽고   책을 읽는 내...

    사랑, 그러나 슬픔...(박해인 지음, 도서출판 창작)을 읽고

     

    책을 읽는 내내 소설속 장면들이 영화속 장면처럼 머릿속에 떠올라 두렵기도 하고 마음이 아팠다. 아직 어리다 할 수 있는 중학생의 나이에 어떻게 저런 잔인한 일들이 있을 수 있을까. 그것은 그 아이들이 책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환경에서 보고 배운 것이 자연스럽게 몸에서 드러나는 것일테고, 그렇기 때문에 그 뿌리는 온전히 나를 포함한 기성세대에게 있을 것이다. 내 아이가 당장 그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고 해서 과연 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인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파고 들어가다보면 그 끝엔 부모가 있다. 하지만 당장 표면화된 사건과 직접적으로 연관시키기가 조심스럽단 이유로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기가 쉽지 않다. 외부에서 섣부르게 다른 가정의 문제를 판단하고 분석하긴 쉽지 않다. 그리고 설령 부모들 자신이 문제가 있을거라고 짐작한다고 해도 그걸 공식적으로 인정하긴 더더욱 어렵다. 그래서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벌어진 사건은 해결이 더 어렵고 미궁속으로 빠지기 쉬워 보인다. 상대가 있는 아이들만의 문제로 해결을 하려니 그 부모들이 엮이고 싸움은 둘셋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범위가 넓어진다. 일 더하기 일은 이가 되듯이 딱 떨어지는 답을 찾을 수 없다. 인정하려니 사건의 보상과 책임을 더 크게 짓게 될까 두려워 회피하고 방어하고 부인하는 일은 기본이 된다. 시들어 있는 잎을 살리기 위해선 뿌리를 두고 있는 땅에 물을 주듯이 아이들의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을 제한시키지 말고 넓혀야 가능하다고 본다. 책에서 각각의 가정에선 자신들이 일정 정도 문제가 있었음을 알고 있기도 하다. 물론 최선을 다한 어른의 힘겨움을 합리화 하면서 그에 맞춰주지 못하는 아이들을 원망하는 모습도 살짝 보인다.
     
    누구와 이야기할 수 있는가?
    아주 가까운 사이보다는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아있는 어르신에게 내 고민을 털어놓는게 쉬울 수도 있다. 책 속의 아이들은 오랜 폭력에 시달렸음에도 불구하고 집에선 이야기하지 못했다. 차라리 내 아픔이 연결되지 않는 멀찌감치 있는 대상이었다면 쉬웠을지도 모르겠다. 그게 아니라면 생활에 헉헉대지 않으면서 좀 더 여유가 있는 삶을 살고 있었다면 자식들을 관찰하고 지켜줄 수 있었을수도 있다. 하지만 홀로 집안을 감당해야 하는 엄마를 두고 주성인 아무 것도 털어놓지 못한다. 엄마는 아이가 말하지 않는다고 해도 눈치를 채고도 남을텐데 그 오랜 시간 정말 몰랐을까? 느낌이 왔어도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었을까? 매일 한 지붕 아래서 함께 살지만 서로가 모르는 벽이 너무나 높단 사실이 씁쓸하다. 서서히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부모에게서 분리가 되어가며 성장하는 것은 맞지만, 너무 이른 나이에 자신의 든든한 백은 없다고 포기하게 된 것 같아 안타깝다. 아니 그 빈 자리를 어른들이 바라봐주지 못하고 있단 사실이 무척이나 부끄럽고 미안하다.
     
    솔직하기는 왜 어려운가?
    주성이가 자살을 하고 같은 반에서 폭행이 있었을거란 소문이 돌 때 학교안에선 교사들에게 압박이 오는 장면이 있다. 더 문제가 커져서 해당학교가 뉴스에 나오는 순간 그 학교가 받을 타격과 선생님들의 앞일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몸사림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가해자 집안에서 은폐하고 물을 타기 위한 시도보다 더 섬짓하고 우울하게 만드는 건 학교안에서의 모습이다. 다른 이야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교사들은 아이들을 단속하고, 교사회에서도 그것으로 일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가르치는 학교에서 가까이에 있던 친구의 사건에 입을 다물게 은근히 압박을 넣기도 하고, 문제의 확대를 피하기 위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그깟게 무엇이기에.


    <p style="text-align: justify;">주성이의 자살에 연루된 기형이의 아빠가 문제가 커질 것을 우려해서 주성이네를 몇차례 연락하고 찾아가는 장면이 나온다. 주머니에서 돈봉투를 꺼내 모녀에게 주고 나오는 장면을 보며 너무 슬펐다. 어차피 죽은 아들이고, 생활의 어려움을 그 돈으로라도 해결해야 한다는 결론을 그 엄마가 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 인생이 덧없게 느껴졌다. 자신의 아이가 친구의 자살에 얼마만큼 영향을 끼쳤을 지 기형이 아빠는 아들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나오지 않고 있다. 내가 모르는 어떤 상황에서 그 집에선 가족들끼리 대화를 나누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리도 철저히 자기가족중심으로 마무리가 되다니. 내 아이가 잘못한 게 있다면 그걸 가르치지 못하고, 은폐해서 무마시키는 것이 과연 부모의 제대로 된 역할인걸까. 앞으로 기형이에게 어떤 미래를 살아야 한다고 그 아빠는 가르칠 수 있을까.</p>
     
    모두 마찬가지인지도 모른다. 타인의 잘못은 명명백백하게 열어놓아야 한다고 소리 높여 외치지만, 내가 개입이 되어 있을 땐 그저 숨기기에 급급이다. 과연 투명성은 나와 타인 모두에게 공히 적용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일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게 된다. 커다란 사건안에 그 안에 사람이 있다는 걸 기억해내야만 한다. 덮어버리고 은폐하고자 하는 인간의 책임전가의 욕망앞에서 용기를 내야할 것 같다. 그건 누구도 쉬워보이지 않는 길이다.
     
    슬픔을 희망으로 바꾸는 건 우리의 숙제
    주성이네 학교반의 상황을 설명했던 공중전화속 주인공이 있었다. 그 친구는 주성이와 친했을까 어떤 위치에 있었을까 모르겠지만 그냥 잠자코 침묵하기 어려워했나보다. 모든 이들이 말하지 않을 때 그 침묵하는 입에 나하나 묻어 가는 일이 그리 어렵진 않았을텐데 어려운 용기를 냈다. 이미 벌어진 일이니 그걸 받아들이고 잊으라고 할 수는 없단 걸 알았던걸까. 한나 아렌트가 말했던 악의 평범성을 떠올리게 하는 이 분위기에서 그저 멈춰있긴 어려웠던걸까? 많은 이들이 들고 일어섰으면 하는 그런 바램을 늘상 가지고 있지만 사실은 정말 '한 사람'이 필요한거다. 수많은 군중속의 하나가 아니라 말해야만 하는 한 사람 말이다. 이 소설이 그냥 참담한 기분속에서만 끝나지 않고 한줄기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은 바로 주성이 반의 다른 친구 전화 때문이었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기형아빠로 마무리가 된다. 좀 아쉬웠다. 주성이네 엄마와 누나가 주성이를 잃고 어떻게 극복을 하며 이 사건을 파헤치고 마무리하는지 보고 싶었다. 좀 더 드라마틱하게 사건을 규명해서 억울함을 풀어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 저절로 생겼다. 하지만 소설속 장면은 적나라하게 지금의 우리 현실처럼 그런 이야기가 보이지 않았다. 작가가 놓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기보다는 작가의 의도로 읽혔다. 더 파헤치고 권선징악으로 결론이 날 법도 한 이 상황이 그냥 묻어가면서 슬픔이 쩔어있는 이 현실, 우리가 더 아프게 느껴야만 한다고 던져주는 경고로 보였다. 뉴스의 사회면을 채우고 있는 수많은 기사들, 한두줄의 기사엔 말로 할 수 없는 억울함과 눈물이 배어 있다. 하지만 그냥 쓱 하고 넘겨버리기 일쑤다. 내가 당하고 산다면 몸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와 억울함으로 미칠 지경인 이야기들이 우린 단지 남의 이야기일 땐 그저 그 사건을 소설속 이야기정도로 치부하고 만다.
     
    이 소설이 읽는 독자에게 주고자 하는 건 무엇이었을까? 소설속 이야기가 결론을 모두 내주진 않았다. 이 이야기를 받아 안은 내가 무엇을 잊지 말아야 하는지, 어떤 걸 포기하면 안되는지 깨닫기를 주문하고 있다. 4월이다. 이젠 4월은 내게 옛날의 4월이 아닌 그 4월이다. 노란 리본이 떠오른다.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인간의 망각을 이유로 너무 고개를 돌리고 살았던 나를 반성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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