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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 두근 내 인생
354쪽 | A5
ISBN-10 : 8936433873
ISBN-13 : 9788936433871
두근 두근 내 인생 중고
저자 김애란 | 출판사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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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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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이 여름, 가슴 벅찬 사랑이 시작된다! 청춘의 가슴 벅찬 사랑을 그린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소설집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로 한국일보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신동엽창작상, 이효석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문단의 차세대 작가로 떠오른 김애란의 첫 장편소설이다. 가장 어린 부모와 가장 늙은 자식의 청춘과 사랑에 대한 눈부신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열일곱에 아이를 가진 어린 부모는 불안과 두근거림 속에서 살림을 차리지만, 태어난 아이 아름에게는 조로증이 있었다. 열일곱 소년의 마음과 늙은 몸을 지닌 아름은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한다. 자연스레 인생에 대해 배우고 느낀 아름은 어린 부모의 만남과 사랑, 그리고 자신이 태어난 이야기를 글로 써서 부모에게 선물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던 중, 골수암에 걸린 동갑내기 소녀 서하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는데 ….

저자소개

저자 : 김애란
저자 김애란(金愛爛)은 1980년 인천에서 태어나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를 졸업했다. 2002년 단편 「노크하지 않는 집」으로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고 같은 작품을 2003년 『창작과비평』 봄호에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가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신동엽창작상, 이효석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목차

프롤로그
1부
2부
3부
4부
에필로그

두근두근 그 여름 / 한아름

작가의 말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차세대 한국문단의 희망, 김애란 첫 장편 2002년, 약관의 나이로 등단한 이래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 두 권의 소설집만으로 한국일보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신동엽창작상, 이효석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하며 차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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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한국문단의 희망, 김애란 첫 장편

2002년, 약관의 나이로 등단한 이래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 두 권의 소설집만으로 한국일보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신동엽창작상, 이효석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하며 차세대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떠오른 김애란의 첫번째 장편 『두근두근 내 인생』이 출간되었다. 2010년 여름부터 2011년 봄까지 계간 『창작과비평』에 연재될 당시부터 문단과 독자들 사이에서 숱한 화제가 된 이 작품은 가장 어린 부모와 가장 늙은 자식의 청춘과 사랑에 대한 눈부신 이야기를 다룬다. 담백하고 신선한 문장들로 담아낸 벅찬 생의 한순간과 사랑에 대한 반짝이는 통찰이 읽는 내내 미소를 머금게 하고 폭소를 터뜨리게 하다가 어느 순간에는 울컥, 눈물을 감출 수 없게 만든다. “김애란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 도대체 가능한가”(신형철 『몰락의 에티카』)라는 반문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소설이다.

젊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늙는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관광단지 공사가 한창인 마을, 아직 자신이 자라서 무엇이 될지 모르는 열일곱 철없는 나이에 덜컥 아이를 가진 부모가 있다. 어린 부모는 불안과 두근거림 속에서 살림을 차리고,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태어난 아이 ‘아름’은 누구보다 씩씩하고 밝게 자란다. 하지만 아름에게는 미처 다 자라기도 전에 누구보다 빨리 늙어버리는 병, 조로증이 있다.
열일곱 소년의 마음과 부모보다 훨씬 늙은 여든의 몸을 지닌 아름은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고, 이웃의 예순살 할아버지를 유일한 친구로 삼은 아이이다. 고통과 죽음을 늘 곁에 둔 채 상대적으로 길게만 느껴지는 시간을 겪어야 하는만큼 아름은 자연스레 인생에 대해 배우고 느낀다. 조로증이라는 특이한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이 소설은 역정(歷程)의 비화를 처절하게 그리는 데 큰 관심이 없다. 삶의 찬란한 순간들을 포착해내고 인생에 대해, 시간에 대해 진중한 사색을 가져다줌으로써 보편성을 획득해나가는 것이다.

올해 나는 열일곱이 되었다. 사람들은 내가 지금까지 산 것이 기적이라 말한다. 나 역시 그렇다고 생각한다. 나와 비슷한 사람 중 열일곱을 넘긴 이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나는 더 큰 기적은 항상 보통 속에 존재한다고 믿는 편이다. 보통의 삶을 살다 보통의 나이에 죽는 것, 나는 언제나 그런 것이 기적이라 믿어왔다. 내가 보기에 기적은 내 눈앞의 두 분, 어머니와 아버지였다. 외삼촌과 외숙모였다. 이웃 아주머니와 아저씨였다. 한여름과 한겨울이었다. 하지만 나는 아니었다. (47면)

아름은 어린 부모의 만남과 연애, 자신이 태어난 이야기를 글로 써서 열여덟번째 생일에 부모에게 선물하기로 마음먹는다. 실제의 이야기에 상상과 과장을 보태고 섞어, 자신만의 소설 한 편을 만들어나간다. 맞이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그날을 위해 쓰는 이 소설은 학교에도 다니지 못한 아름이 자신만의 시간 속에서 일구어낸 언어와 감수성의 총체이자 자신으로 인해 잃어버리게 된 부모의 환한 청춘을 되찾아주려는 노력이다. 또한 이 소설은 그렇게 해서 태어난 자신의 삶을 이야기 속에서 생동하게 만들고 싶은 소망이기도 하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겹치고 어긋나고 어그러져 내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폭발 직전의 우주가스처럼 아스라이 출렁였다. 나는 그걸로 뭔가 만들어볼 요량이었다. 물론 그것이 무엇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게. 나조차 모르게. 아름다움이 아름다워질 수 있게. 사람 손을 타, 태어나자마자 죽는 새끼 강아지의 운명이 되지 않게. 아름다움이 잘 태어날 수 있도록 말이다. 나는 부모님의 추억담을 들으며 어서 이야기가 끝나기를 바랐고, 그러면서도 그게 정말 끝날까봐 조바심쳤다. 그래서요? 진짜요? 그게 뭔데요? 왜요? 우와! 지저귀며 흥을 돋우었다. 늙으면 듣는 것보다 말하기를 좋아한다던데, 이렇듯 부모님을 채근하는 걸 보니, 나는 분명 소년인 게 틀림없다. (94면)

기적 같은 청춘, 가슴 벅찬 사랑이 시작된다

더이상 병원비를 마련할 길이 없는 집안 형편을 안 아름은 자진해서 성금모금을 위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덕분에 입원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아름은 텔레비전 출연을 계기로 ‘서하’라는 동갑내기 여자아이와 편지를 주고받기 시작하고, 골수암에 걸려 병원생활을 하는 비슷한 처지의 서하에게 조심스레 마음을 열고 다가간다. 그 아이와 함께하며 아름은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한없이 짧은 청춘의 한순간을 맞이한다. 늘 삶을 관조하는 가운데 부모님의 이야기 속에서만 청춘을 상상해왔던 아름에게 다가온 이 설렘은 우리 모두가 겪었던 청춘의 한때가 그랬듯 풋풋하지만 찬란하게 빛난다.

그림자 탓에 선명히 보이진 않았지만, 딱 봐도 ‘앳된’ 손이 분명했다. 사진의 상태는 그리 좋지 못했다. 화소가 떨어지는 구식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듯했다. 하지만 그 투박하고 오래된 질감이 오히려 정다운 느낌을 주었다. 나는 그 아이의 한쪽 손을 한참 바라보았다. 그러곤 어느 순간 모니터 위에 내 손을 가만히 갖다댔다. 그러자 그 아이의 손과 내 손이 어렴풋이 포개졌다. 컴퓨터 열기 때문인지 액정 위로 온기가 전해졌다. (254~55면)

서하와의 편지를 통해 다시 찾은 생기와 의욕으로 아름은 중단했던 자신의 소설을 다시 써나간다. 하지만 아름에게 주어진 많지 않은 시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가혹한 일들을 마련해두고 있었다. 이제 아름은 모든 것을 잃을지도 모르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 자신과 부모님의 아름다운 한 시절을 영원히 남기고자 한다.

“누군가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때, 그 사랑을 알아보는 기준이 있어요.”
어머니의 두 눈은 퉁퉁 부어 있었다.
“그건 그 사람이 도망치려 한다는 거예요.”
“………”
“엄마, 나는…… 엄마가 나한테서 도망치려 했다는 걸 알아서, 그 사랑이 진짜인 걸 알아요.” (143면)

사랑스러운 인물들이 벌이는 유쾌한 감동의 드라마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해 탐색을 멈추지 않는 한편 자신의 비극에 거리를 두고 유머러스하게 삶에 대처해나가는 아름은 근래의 어떤 소설에 견주어봐도 좋을 정도로 사랑스럽고 인상적인 인물로 형상화되었다. 아름의 말과 행동, 아름의 문장 들은 때로는 포복절도할 웃음과 기분좋은 미소를, 때로는 가슴을 저미게 하는 슬픔을 가져다준다.

“그래서 뭐가 되고 싶어요, 아름인?”
“저는……”
한참 뜸을 들이다 나는 수줍게 입을 열었다.
“세상에서 제일 웃기는 자식이 되고 싶어요.”
“……좀더 설명해줄래?”
“누가 그러는데 자식이 부모를 기쁘게 해줄 수 있는 방법엔 여러가지가 있대요.”
“응, 그렇지.”
“건강한 것. 형제간에 의좋은 것. 공부를 잘하는 것. 운동을 잘하는 것.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 결혼해서 아기를 낳는 것. 부모보다 오래 사는 것…… 많잖아요?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그중에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
“그래서 한참을 고민하다 생각해냈어요. 그럼 나는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자식이 되자고.” (173면)

“이것은 가장 어린 부모와 가장 늙은 자식의 이야기다”라고 서두에 씌어 있다시피 이 소설은 슬픈 운명에 맞서는 아름의 이야기인 동시에 철없던 열일곱에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세월이 흘러 여전히 철은 없지만 “미숙한 아이의 눈을 통해 세상을 경험할수록 성숙해지는 부모” 대수와 미라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의 부모에게도 꿈과 욕망, 호기심과 쓸쓸함, 그리고 이 모든 것들로 미숙했던 젊은날이 있었다는, 당연하지만 잊기 쉬운 사실을 새삼 돌아보게 하는 대수와 미라의 청춘시절은 읽는 재미와 함께 『두근두근 내 인생』을 더욱 매력적이고 풍성하게 하는 요소이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두 사람을 찌푸린 눈으로 바라보던 사람들조차 한마디씩 말참견을 했다. 요새는 참 애 구경하기가 힘들다고. 부드럽고 환한 ‘생명’ 가까이 있고 싶어 안달난 이들처럼 그랬다. 어머니의 얼굴에는 가임기 여성의 자신만만함과 자랑스러움이 그득했다. 자기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몰라 ‘진짜 권력’처럼 보이는 청춘의 민낯이었다. (37면)

모든 이야기가 끝난 뒤 책에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첫만남에 대해 아름이 완성한 소설 「두근두근 이 여름」이 이어진다. 스스로 보고 배운 세상을 자신만의 감수성과 언어로 담아내려는 노력이 곳곳에 드러나기도 했거니와 끝내 결실을 맺은 이 이야기로 인해 우리는 다시 저들의, 그리고 우리 모두의 청춘의 날들, 막막하기도 뜨겁기도 했던 그 시간을 코믹하고도 아름답게, 그리고 행복하게 떠올리게 된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며 답답한 마음에 ‘혼자 바지 내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던 대수, 좌절된 꿈에 방황하며 “이 고장 남자랑은 절대로 안해”를 외치던 미라의 비밀스러운 여름은 바로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자 끝인 것이다.

바람은 ‘아무것도 아닐’ 리 없는 그들의 사연을 가늠하며, 여름의 미래를 예감하며, 이미 지나온 자리로 다시 돌아가 두 사람의 머리를 가만 쓰다듬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숨결에 정신이 팔려 아무것도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바람은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계절을 계절이게 하려 딴 데로 떠날 차비를 했다. 하늘은 높고, 매미의 매끈한 눈동자 위로 시시각각 모양을 바꾸는 뭉게구름이 지나갔다. (352면)

아름다운 감수성, 진심어린 위로
한국문학의 희망


이렇듯 작가 김애란은 아프지만 아름다운 청춘, 그리고 인생을 특유의 생기발랄한 문장과 반짝이는 통찰로 그려낸다. 자못 권위있는 충고 따위가 아니라 동세대 작가가 극대화된 소설미학을 통해 풀어나가는 이 이야기야말로 우리시대에 진심으로 다가올 수 있는 따스한 위로가 아닐까. 곳곳에 담긴 한방의 유머와 자주 눈길을 머무르게 하는 빛나는 문장들, 그리고 그 속에서 어느 순간 터져나오는 눈물과 진한 감동, 이 모두는 그 증거가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네가 뭘 해야 좋을지 나도 모르지만, 네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좀 알지.”
“그게 뭔데요?”
“미안해하지 않는 거야.”
“왜요?”
“사람이 누군가를 위해 슬퍼할 수 있다는 건,”
“네.”
“흔치 않은 일이니까……”
“………”
“네가 나의 슬픔이라 기쁘다, 나는.”
“………”
“그러니까 너는,”
“네, 아빠.”
“자라서 꼭 누군가의 슬픔이 되렴.” (50면)

더욱이 놀라온 것은 이 모두가 이제 첫 장편을 쓴 작가의 새로운 출발선상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젊은 작가의 선두주자로 지난 10년간 우리 문단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작가 김애란이지만 아직 우리가 그녀에게 기대할 것들이 너무나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작가는 이 작품으로 입증했다.
참으로 팍팍하고 힘겨운 삶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에겐 청춘이 있고, 사랑이 있고, 미래가 있다. 그리고 두근두근한 이 소설이 있다. 김애란은 이 매력적인 작품으로 이러한 희망들을 안고 우리 곁에 다시 뚜벅뚜벅 다가왔다. 지금껏 이렇게 설레는 소설은 없었다고 자신있게 추천할 만큼 『두근두근 내 인생』은 많은 이들에게 소설의 새로운 참맛을 느끼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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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이현주 님 2011.10.26

    깊이를 은닉한 평편함을 헤아리는것..

  • 박진 님 2011.08.04

    사람이 누군가를 위해 슬퍼할 수 있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니까. 네가 나의 슬픔이라 기쁘다, 나는. 그러니까 너는, 자라서 꼭 누군가의 슬픔이 되렴. 그리고 마음이 아플 땐 반드시 아이처럼 울어라.

  • 박진 님 2011.08.04

    누구에게 보여주려는 것도 아니고 순전히 자신을 위해 하는 일인데 이왕이면 온몸으로 긍정 할 수 있는 말을 쓰고 싶었다.

회원리뷰

  • 두근 두근 내 인생_01003 | j2**on1 | 2020.12.09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

    아버지가 묻는다.

    다시 태어나면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나는 큰 소리로 답한다.

    아버지, 나는 아버지가 되고 싶어요.

    아버지가 묻는다.

    더 나은 것이 많은데, 왜 당신이냐고.

    나는 수줍어 조그맣게 말한다.

    아버지, 나는 아버지로 태어나, 다시 나를 낳은 뒤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 싶어요.

    아버지가 운다.

    이 소설, 도입부터 심상치 않다. 독보적인 필력의 소설가 김애란의 장편소설이다. 이 작가는 질척이고 끈적이는 슬픔이 아니라 청명한 생수같은 슬픔을 빚어낸다. 마치 윤회를 거듭하며 모든 사람의 삶을 다 살아본 존재처럼 어린 부모와 늙은 자식의 마음을 기가 막히게 포착한다. 그것도 매끄럽게 다듬어진 즐거운 문장으로.

    소박하게 자라나는 애틋한 연애에 즐거워 하면서도 어떤 슬픔으로 마무리될까 책장을 넘기다 보면 느닷없이 뺨을 후려치는 가혹한 반전이 있다.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전개인데, 세상은 참 미친새끼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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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란다.

    그리고 나는 무럭무럭 늙는다.

    부자유친, 부자와 친분이 있어야 한다.

    "저번처럼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말하면 죽는다. 엉?"

    "어휴, 안 그래. 이 지지배야. 내가 최선 그거 잘 알거든? 이 시대에 최선이 망친 쌤플이야, 내가. 응?"

    아버지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나를 처음 안아본 뒤, 그동안 남몰래 '아버지가 되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한 게 미안해, 남들보다 두 배는 더 크게, 세 배는 더 오래 울어 간호사들의 빈축을 샀다.

    얼핏 봐서 나의 독서는 지식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지구가 망한 뒤에 혼자 살아남게 될 사람의 조바심처럼 보였다.

    '사람들은 왜 아이를 낳을까?'

    '자기가 기억하지 못하는 생을 다시 살고 싶어서'

    그렇게 써놓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았다. 누구도 본인의 어린시절을 또렷하게 기억하지는 못하니까, 특시 서너살 이전의 경험은 온전히 복원될 수 없는 거니까, 자식을 통해서 그걸 보는 거다. 그 시간을 다시 겪는 거다. 아, 내가 젖을 물었구나. 아, 나는 이맘때 목을 가눴구나. 아, 내가 저런 눈으로 엄마를 봤구나, 하고. 자기가 보지 못한 자기를 다시 보는 것. 부모가 됨으로써 한번 더 자식이 되는 것. 사람들이 자식을 낳는 이유는 그 때문이지 않을까?

    우리가 병원에서 하는 일은 항상 비슷했다. 정해진 순서에 따라 정해진 검사를 하고, 정해진 실망을 하는 것.

    간이 상하고 위가 아픈 건 어떻게든 참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눈이 멀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덜컥 겁이 났다. 하느님이 내게 진짜 외로움을 주시려나보다 싶어 숨이 막혔다. 마치 누군가가 평생을 감옥에서 보낸 내게, 수고했으니 이젠 독방으로 가라고 독려하는 것 같았다.

    '한번에 한 사람이 된다는 건 충분히 좋은 일'

    '한꺼번에 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건 조금 슬픈 일'

    "더 초라해 보야야 한다거나 없어 보여야 한다거나 하는 낡아바진 생각은 버려. 사람들은 똑같이 안된 처지라도 곱상한 사람에게 더 끌리기 마련이거든. 접때 티브이에서 무슨 실험하는 거 보니까, 짐승들도 다 예쁜 아가씨한테 가더라"

    "백설공주가 있지, 사과를 안 깎아 먹어"

    "말한다고 사람들이 알 것 같아요? 어차피 이해도 못할 말을 해선 뭐합니까?"

    "하시라고요. 그 이해도 못할 말"

    "하느님을 원망해 본 적은 없니?"

    "솔직하게 말해도 돼요?"

    "그럼"

    "사실 저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뭐를?"

    "완전한 존재가 어떻게 불완전한 존재를 이해할 수 있는지..."

    왜 그토록 자기가 느낀 무언가를 전하려 애쓰는 걸까?

    정념은 민폐야. 어디서든 항상 문제를 일으키지. 잘했어, 한아름. 네가 지금 무얼 했는지 알아? 너는 지금 너를 구한 거야. 온갖 이유를 갖다대며 스스로를 타일렀다. 그러곤 그 아이와 더 이상 연결되지 않을 거란 사실에 크게 안도했다.

    이 여자, 뭔가 되고 싶다는 얘길 어쩜 이리 쓸쓸하게 하는 걸까.

    우리가 애초에 그것이 될 수 없었다는 걸 알고 있기나 한 듯.

    그애는 내가 비관의 끝을 잡고 거의 탈진했을 즈음, 뒤늦은 안부를 전해왔다. 누가 보면 연애도사라 할 만큼 아슬아슬한 타이밍이었다. 나는 받은 편지함 목록에 뜬 그애 이름을 뚫어지게 노려봤다.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지만, 단순히 반가움이라고 하기엔 복잡한 느낌이 들어서였다. 나는...그애에게 복수심을 느끼고 있었다. 예상하지 못한 감정이었다. 편지를 열어보기도 전에 나는 그애를 벌할 방법부터 찾고 있었다. 내가 느낀 것과 같은 것을 그애도 느끼기를. 내가 겪은 것과 같은 것을 그애도 경험하기를...치사하게 말이다. 그리하여 내가 택한 무시무시한 형벌은 겨우 이랬다. 나 지금 엄청 화났어. 너는 그걸 알아야 해. 그러니까 나는 이 편지를...

    '내일 읽을 거야'

    메일을 읽고 싶은 마음을 참는 데는 거의 초인적인 힘이 필요했다. 만 하루 동안, 나는 노트북 근처에 얼씬대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일주일 내내 '뭐야? 이러니까 벌써 약자가 된 거 같잖아' 울적했는데, 이 잠깐의 사소하고 달콤한 권력을 손에서 놓고 싶지 않았다. '수신 확인'을 눌러봤을 때 '읽지 않음'이란 표시가 뜨는 걸 보고 그애가 느낄 실망과 초조 또한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런 상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게임에서 졌다는 걸 알려주는 신호인줄도 모르고서 말이다. 하지만 그 기다림의 쾌락은 거의 고통에 가까운 거였다. 내가 벌하고 있는 건 결국 그애가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 그런데 또 이상한 건 내가 그 형벌을 즐기고 있다는 거였다. 하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만일 이게 병이래도, 적어도 내가 겪은 그 어떤 병보다 나는 이걸 좋아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가져본 걸 그리워하는 사람과

    갖지 못한 걸 상상하는 사람

    어느 쪽이 더 불행한지 모르겠어.

    굳이 하나를 고르자면 전자가 아닐까?

    "만일 하느님이 '너한테 자식을 주겠다. 대신 두 가지 중 하나를 정해야 한다. 첫째 아프더라도 오래 산다. 둘째 짧게나마 건강한 삶을 누린다' 그러면 어떡하나 꽤 오랫동안 고민했었거든요. 할아버지라면 어떡하시겠어요?"

    "넌 입버릇처럼 항상 네가 늙었다고 말하지. 그렇지만 그걸 선택할 수 있다고 믿는 거, 그게 바로 네 나이야. 질문 자체를 잘못하는 나이. 나는 아무것도 안 고를 거야. 세상에 그럴 수 있는 부모는 없어..."

    "근데 내가 마흔 넘었을 때 딱 그런 생각이 들더구나. 이제 내 몸은 나빠질 일만 남았다, 하는. 몸이 좋아 몸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산 게 지금까지의 삶이었구나. 앞으로는 뭔가 잃어버릴 일만 남았겠구나 하고 말이야"

  • 두근두근 내 인생 | sj**172 | 2019.03.17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프롤로그가 제일 슬펐던 책. 프롤로그부터 어금...

     

     

     

     

    프롤로그가 제일 슬펐던 책.

    프롤로그부터 어금니 꽉 깨물고 시작해서 2페이지마다 한 번씩 훌쩍이며 넘어가다 보면 중반부터는 덤덤.

    죽음을 앞둔 자식의 입장을 이해해서

    자식을 먼저 보내야 하는 부모의 입장을 이해해서 그냥 눈물부터 줄줄.


    최미라씨와 한대수씨는 열일곱 살에 부모가 된다.

    당연히(?) 퇴학당하고 여차저차 최미라씨 아빠네 집에서 얹혀 아이 낳고 살기 시작.

    가족 모두를 활기차게 만들었던 아이 한아름씨는 조기 노화가 시작되는 조로증에 걸려

    몸이 자라기도 전에 늙어 언제 죽을 지 모르는 상태.


    열일곱 살의 자식은 서른네 살의 아버지를 보며 자신에게 오지 않을 30대의 미래를 보고

    서른네 살의 아버지는 열일곱 살 자식의 얼굴을 보며 앞으로 다가올 80대의 자신을 본다.

    슬프다 울지 않고

    왜 나일까 비관하지 않고

    우리는 어떡하냐 좌절하지 않는다.

    시종일관 유머와 위트로 현실을 받아들이고 견뎌내는 세 식구는 찬란해서 더 슬프다.

    내가 좋아하는 김애란식 화법. ㅎㅎㅎㅎㅎ


    뭐니뭐니 해도 두근두근 내 인생 최고의 캐릭터는 옆집 장씨 할아버지.

    60대 장씨 할아버지는 90대 아버지 큰 장씨 할아버지에게 맨날 혼이 난다.

    이유는 모르지만 아버지가 혼내니까 혼난다는 장씨 할아버지는 아름이에게 자식이란 이런 것임을 몸소 보여준다고나 할까?

    방송국 사람들에게 아름이는 정말 나쁜 아이라고, 자기를 형으로 취급한다고 큰소리 치는 사람.

    그래서 할아버지는 아름이를 뭘로 보냐니까 '친구'로 여긴다고 당당히 말하는 사람.

    정신 반쯤 나가보이는 할아버지가 자꾸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ㅠㅠ


    영화로도 만들어졌다는 두근두근 내 인생.

    담고 있는 주제가 너무 많아 읽는 사람에 따라 감상도 천차만별이겠다.

    너무 좋아 이런 책.


    부모와 자식의 관계.

    나이를 뛰어넘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

    시련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자세.

    매 순간이 살고 싶었던 아이를 통해 생각해보는 삶의 의미.

    두근두근 가슴 뛰는 인생이란 무엇인지, 나를 두근두근하게 만드는 건 무엇인지 생각해볼 기회.

    눈물 뿌리며 읽은 후 느끼는 카타르시스.........

    뭐가 되었든 하나는 건질 수 있으리라 장담할 수 있는 생산적인(?) 책,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식 찬란하고 아름다운 슬픔, 너무 좋다.

     

     

  • 시간의 냉정함과 소중함. | me**y | 2018.07.02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두근 두근 시작한 내 인생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내 자식들이 태어나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태어났을 때가 ...

    두근 두근 시작한 내 인생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내 자식들이 태어나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태어났을 때가 상상이 가능하다. 우리의 인식체계와 공감능력은 그만큼 경험에 의존한다. 우리가 나이가 많이 들어서야 삶을 조금 논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는 미완의 삶을 산다. 그런 부족함을 책이나 이야기를 통해서 채우는 것 같다. 지금도 무심코 흘려보내는 우리의 시간들은 너무나 소중하다. 그 소중함을 느끼는 정도는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더 느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삶의 남은 시간이 적을수록 지금의 소중함도 상대적으로 더 중요해 지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지금 당신이 느끼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것인지는 나중에 알게 될 것이라고.

    조로증의 주인공이 겪는 사연은 너무나 안타깝지만 작가는 매우 가볍고 유쾌하게 접근하고 있다. 그리고 투병 중에 만나는 그의 소울 메이트는 상상 못할 반전을 만든다. 그래도 평범하게 지낼 수 있는 내 삶에 만족을 느끼고 행복을 생각한다.

     

    외할아버지는 처음부터 사위를 마음에 안 들어했다. 가장 큰 이유는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의 새끼’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진짜 새끼’를 만들어왔다는 거였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은 그런 일쯤 대수롭지 않다는 듯 능숙하게 나를 들어올렸다. 그런 뒤 큰 손으로 내 엉덩이를 철썩 때렸다. 남들이 소위 말하는 ‘생일빵’이란 거였다.

     

    조막만한 녀석이 대체 그 많은 걸 언제 다 읽었느냐고. 그럼 나는 이렇게 답할 터였다. 사람이 오랫동안 혼자 있게 됨, 뜻밖에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무엇 무엇 해야지’라는 결심이 아니라,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그러고 있더라고 깨닫는 식으로 말이다. 내 피부는 푸석하고 머리카락 또한 하나둘 빠지기 시작한 지 오래였다. 하지만 겉모습만 그러할 뿐 내겐 노인들의 지혜나 경험이 없었다. 내가 먹은 나이 속엔 겹겹의 풍부한 주름과 부피가 없었다. 나의 늙음은 텅 빈 노화였다. 그래서 나는 나보다 오래 산 사람들의 인생이 궁금했다. 혹은 나만큼 늙지 않은 이들의 감각이랄까 고민 같은 것도 알고 싶었다. 다행히 책 속에는 모든 것은 아니어도 많은 것이 들어 있었다.

     

    “미라야, 자?” “응.” “진짜 자?” “아이씨, 그렇다니까!”

    아버지는 그래도 어머니가 반응해주는 게 좋아, 이참에 확 깨워 안아볼 요량으로 말꼬리를 잡았다. “야! 자는 사람이 어떻게 말을 하냐?” 어머니는 성가신 듯 긴 한숨을 쉬었다. “대수야.” 아버지가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 대답했다. “왜?” “엄마들은 원래 못하는 게 없어.”

     

    고작 열일곱살밖에 안 먹었지만, 내가 이만큼 살면서 깨달은 게 하나 있다면, 세상에 육체적인 고통만큼 철저하게 독자적인 것도 없다는 거였다. 그것은 누군가 이해할 수 있는 것도, 누구와 나눠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몸보다 마음이 더 아프다’라는 말을 잘 믿디 않는 편이다. 적어도 마음이 아프려면, 살아 있어야 하니까.

     

    나는 내게 몸이 있단 사실을 깨닫는 데 생애 대부분을 보냈다. 혓바늘이 돋은 순간만큼 혀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 때도 없는 것처럼, 각 기관들을 아주 세부적으로, 그리고 그 구체적으로 의식하며 살아야 했다. 남들이 뼈를 뼈라 부를 때, 나는 그걸 그냥 뼈라 부를 수 없었다. 내게 피부가 있다는 걸, 심장과 간, 근육이 있다는 걸 매번 상기해야 하는 건 고단한 일이었다. 육체와 정신이 아무리 친밀한 관계라 해도, 가끔은 반드시 덜어져 있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내 잘못인 것 같아.” “뭐가” “요즘 다시 그 생각이 나.” “미라야” “아님 누구잘못인데.” “그만하고 자자.”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어머니가 새삼 언성을 높였다. “이유 같은 건 없어, 미라야. 우리가 십년 내내 찾은 게 이유잖아. 아름이는... 그냥 그렇게 된 거야. 의사들도 그랬잖아, 유전이 아니라고.”

    “아니야, 내가 그때 그러지만 않았어도, 이러지 않았을 거야.”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 달리기 좀 했다고 애가 잘못되지는 않아. 우리 엄마는 뱃속에 내가 든지도 모르고 설날에 널뛰기도 했다더라. 그런데도 이렇게 튼튼한 자식을 낳았잖아.” “어머님은 몰랐겠지. 근데 나는 알고 뛴 거잖아. 열 바퀴, 스무 바퀴, 심장이 터질 때까지 돌았단 말이야. 밤새도록 운동장을 뛰고 또 뛰었다고...”

     

    “세상 많은 오빠들은 사실 남의 여동생한테 관심 있지 자기 여동생한테는 별로 관심이 없거든.”

     

    “그냥 책이면 다 좋아요. 네, 저는 마음보다 몸이 빨리 자라서, 그 속도를 따라가려면 마음도 빨리빨리 키워놓지 않으면 안되거든요.”

     

    죽음에 대해 그렇게 많이 상상해왔는데, 내 앞의 그것은 너무나 감각적이고 물리적이기만 했다. 기관들의 기능에 집중하느라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고통이 생각을 갉아먹고 있었다.

    “누군가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때, 그 사랑을 알아보는 기준이 있어요.” “그건 그 사람이 도망치려 한다는 거예요.” “ 엄마, 나는 엄마가 나한테서 도망치려 했다는 걸 알아서, 그 사랑이 진짜인 걸 알아요.”

     

    “아,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 거 있다! 나도 ‘안네의 일기’보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게, 안네 엄마가 게슈타포 들이닥치기 전에 급하게 집 청소 하는 거였어요. 독일군들이 집을 뒤지다가도 ‘이 집 안주인은 살림을 참 잘했군’ 생각해주길 바란 거예요.”

  • 두근두근 내 인생 | ia**2 | 2016.06.06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창비​ ​  이 책은 작가 김애란의 첫 장편소설이라고 한다...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창비

     이 책은 작가 김애란의 첫 장편소설이라고 한다. ​

     책 제목

      두근두근 내 인생

     지은이 소개

      이 책의 작가 김애란은 주로 단편소설을 많이 쓰는 여류작가로,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신동엽창작상,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읽은 기간

      3시간 반 정도 소요

    쪽수

     352쪽 정도의 분량

     나만의 평점

     ★★★★★ (5.0점)

     기억에 남는

    구절 한 마디

     

     마음을 담아

    짧은 소감

      사실 영화화 된 것을 먼저 보고 나중에 원작을 읽어봤는데, 한 번 보고 나서 다시 읽어서 그런지 조금은 덜 슬펐지만 이 책을 정말로 좋아하게 되었다. 먼저 이 책을 읽은 언니가 슬픈 내용과 대비되게 순정소설 같기도 한 밝은 제목과 표지 때문에 뭔가 더 슬프다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젊은 부부(내가 무지무지 좋아하는 강동원과 얼굴이 겹쳐 보인다.)의 해학적이고 밝은 이야기와 아름이의 슬픈 이야기가 잘 섞여서 더 재미있다.

    ◆ 줄거리 ◆

     자존심 세지만 착한 체고생인 한대수와 얼굴은 예쁘지만 별명이 시발공주인 최미라는 다른 고민을 하던 중에 우연한 계기로 서로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던 두 사람에게 열일곱의 나이에 ​덜컥 아이가 생겨버리고, 이 젊은 아니, 어린 부부는 아름이라는 아들을 갖게 된다.

    그러나 선천적 조로증을 갖고 태어난 아름이는 원인도 모르는 병 때문에 열일곱인데도 여든 셋의 신체 나이를 갖게 된다.

    부모보다 ​늙었지만 긍정적으로 살아가던 아름이는 방송을 타게 되면서 이서하라는 동갑내기 여자 아이와 만나 보지도 못 한 채 메일만을 주고 받게 된다.

    아름이의 병세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서하의 정체마저 알게 되면서 ​상태가 더더욱 악화되어 그렇게 좋아하던 글쓰기 마저 못 쓰게 되고 중화자실로 가게 된다.

    아름이는 결국 숨을 거두지만, 그 마지막이 슬프면서도 너무 아름다워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

    2016.6.6.(월) 이은우(중3)​

  • 기억의 재구성 | su**ell | 2016.02.24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그게 정확히 언제쯤의 일인지 도무지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있다. 과거의 어떤 기억과도 연결되지 않는, 그것은 마치 내 기억의 지...

    그게 정확히 언제쯤의 일인지 도무지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있다. 과거의 어떤 기억과도 연결되지 않는, 그것은 마치 내 기억의 지도 위에 펼쳐진 작은 섬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 기억이 기척도 없이 문득 떠오를 때면 그게 혹시 아주 오래전에 누군가가 내게 들려준 이야기를 나의 추억인 양 간직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곤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같은 꿈을 여러 번 반복해서 꿨거나. 아직 나는 인생을 너무 오래 살아서 기억해야 할 것들이 지나치게 많아진 것도 아닌데 그런 기억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나는 몹시도 당혹스러워지는 것이다.

     

    김애란의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도 그런 기억 중 하나였다. 이 책을 내가 정말 읽었던 것인지, 그렇다면 언제 읽었던 책인지 내 기억에는 없었다. 책의 내용을 누군가로부터 들었던 기억도 없는지라 나는 마치 아련한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다른 어느 책보다 더 선명하게 떠오르는 표지와 제목, 그리고 눈시울이 붉어질 만큼 슬픈 이야기를 작가는 끝까지 간결하고 밝은 문체를 유지하려고 애썼다는 것도 기억의 뒤편에서 배경처럼 느껴지는 걸 보면 스스로 책을 펼쳐 나는 적어도 한번쯤은 내 눈으로 책의 내용을 더듬었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끝끝내 밝혀지지 않는 어떤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과거의 흐린 내 기억에 시간만 다른 동일한 기억을 '덮어쓰기'하기로 했다. 그러나 사람은 새로운 기억으로 과거의 그것을 덮어쓰기 한들 과거의 흔적을 깨끗이 지우지 못했다.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을 다시 읽으면서 닳아 흐릿해진 기억과 어제 일처럼 생생한 기억들을 마치 밀린 빨래를 돌리기 위해 색깔별로 세탁물을 분류하듯 하나하나 확인해야만 했다.

     

    소설은 열일곱 살의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된 한대수와 동갑내기 최미라의 삶을 아들 한아름의 손에 의해 재구성하는 걸로 시작된다. 아름이는 조로증을 앓는 희귀병 환자이다. 그는 이제 자신의 부모가 자신을 낳았던 때의 나이가 되었지만 신체 나이는 여든 살의 노인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음을 맞게 되리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재미있는 자식이 되는 게 꿈이라는 아름이는 자신이 직접 쓴 자신의 삶을 아직 오지 않은 열여덟 살 생일에 부모님께 선물로 드릴 생각을 한다.

     

    "'사람들은 왜 아이를 낳을까?' 나는 그 찰나의 햇살이 내게서 급히 떠나지 않도록 다급하게 자판을 두드렸다. '자기가 기억하지 못하는 생을 다시 살고 싶어어.' 그렇게 써놓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았다. 누구도 본인의 어린시절을 또렷하게 기억하지는 못하니까, 특히 서너살 이전의 경험은 온전히 복원될 수 없는 거니까, 자식을 통해 그걸 보는 거다. 그 시간을 다시 겪는 거다." (p.79)

     

    아름이는 자신이 어머니의 뱃속에 있었을 때부터 모든 걸 알고 있었다는 듯 주변 사람들에게 묻고 또 묻고 하여 새롭게 알게 된 것들에 자신의 상상력을 더하여 자신이 태어나기 이전부터 있었던 주변 사람들과 자신의 삶을 재구성한다. 아름이의 눈에는 자신보다 한참이나 젊은 부모가, 그 시절에 겪을 수 있는 젊음이 무척이나 궁금했는지도 모른다.

     

    "고민하다 '그런 걸 뭐라 불러야 할지 몰라, 그냥 부모의 얼굴이라 부른다'라는 문장을 이어붙였다. 부모는 부모라서 어른이지, 어른이라 부모가 되는 건 아닌 모양이라고. 그러고는 사진 속 두 사람의 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봤다. 눈도 어리고, 목도 어리고, 머리카락도 어린 내 부모. 그들은 어딘가 불량해 보이고 가슴이 시리도록 젊었다. 나는 한 세계에서 다른 세계를 향해 손을 뻗듯 손가락을 들어 그들의 머리를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p.78)

     

    외할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스포츠용품점을 하던 아버지는 모든 것을 잃고 부천으로 이사한다. 자신의 병원비로 늘 돈에 쪼들리던 부모님은 아들의 병이 심각한 수준에 다다른 것을 알면서도 돈 때문에 입원을 결정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 아빠의 다투는 소리를 우연히 듣게 된 아름이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겠노라고 부모님을 설득한다. 엄마의 어릴 적 친구였던 피디 아저씨는 "이웃에게 희망을!"이라는 자신이 제작하는 프로그램을 통하여 아름이네 집 형편을 알리고 시청자의 온정을 기대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TV에 출연한 후 아름이는 다시 병원에 입원할 수 있게 되었고 친구처럼 지내던 이웃집 장씨 할아버지와도 작별한다. 병원에서 자신이 출연했던 프로그램의 시청자들이 보낸 시청 소감을 읽으며 지내던 어느 날 같은 나이의 '이서하'라는 여자 아이로부터 메일을 받는다. 암으로 투병중이라는 서하에게 아름이는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끼고 스스럼없이 대하게 된다. 서로의 얼굴을 한 번도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메일이 오가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서하를 향한 연민과 사랑의 감정이 싹튼다. 자신의 삶을 소설처럼 쓰고 있다는 아름이의 메일을 보고 서하는 자신에게도 보여달라고 한다. 부모님이 돈 때문에 다투던 날 자신이 쓴 글을 모두 지워버렸던 아름이는 서하 때문에 자신의 삶을 다시 재구성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서하는 같은 나이의 여자 아이가 아닌 가공의 인물임을 우연히 알게 되는데...

     

    "가져본 걸 그리워하는 사람과 갖지 못한 걸 상상하는 사람 중 어느 쪽이 더 불행한지 모르겠어. 하지만 굳이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전자일 거라고 생각해." (p.269)

     

    자신의 삶을 차근차근 기억할 새도 없이 시간이 너무나 빨리 흘러버린 까닭에 한참이나 지난 후에야 비로소 복기하듯 천천히 떠올리지 않으면 그때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없는 인생도 있다는 걸 나는 아름이의 삶을 통해서 배웠다. 그리고 죽음을 앞둔 아름이는 같은 나이에 부모가 되었던 엄마, 아빠의 푸르렀던 젊음과 화해한다. 미래에 대해 아무런 대책이 없었던 그들의 젊음을, 그리고 엄마의 뱃속에 든 새생명을 향해 아름이는 자신의 사랑을 전한다.

     

    "나는 더 큰 기적은 항상 보통 속에 존재한다고 믿는 편이다. 보통의 삶을 살다 보통의 나이에 죽는 것, 나는 언제나 그런 것이 기적이라 믿어왔다."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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