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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국민의 탄생
452쪽 | 규격外
ISBN-10 : 1156120934
ISBN-13 : 9791156120933
시험국민의 탄생 중고
저자 이경숙 | 출판사 푸른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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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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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국민의 탄생』은 우리는 왜 시험에 집착하는지를 묻는다. 역사적으로 어떻게 우리 사회가 시험을 치러왔으며, 왜 시험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지 살핀다. 이와 함께 사회적으로는 시험이 능력주의 이데올로기와 결탁한 서열화 장치가 되어 모두를 백척간두로 내몰고, 우리들은 각자 인정받기 위해 시험이라는 기계에 매달리는 모습을 짚는다.

저자소개

저자 : 이경숙
저자 이경숙은 2007년 경북대학교에서 〈일제시대 시험의 사회사〉로 박사학위를 받고, 2008년에는 한국교육학회에서 박사학위논문상을 받았다. 박사학위 논문 이후로도 시험과 인간에 대한 기록에 관심을 갖고 〈객관식 시험 지배와 국가 개입〉(2008), 〈모범인간의 탄생과 유통: 일제시대 학적부 분석〉(2007), 〈격랑의 시대, 모순과 전환의 시험〉(2014) 같은 글을 지속적으로 써 왔다. 그리고 〈제국주의 일본의 총력전 교육이론과 비판〉(2012), 〈프레이리의 배움에 대한 소고〉(2016) 등의 논문을 썼다.
옮긴 책으로는 《프레이리의 교사론》(공역, 2000), 《교사는 지성인이다》(2001), 《교실을 위한 프레이리》(공역, 2015) 등이 있고, 함께 지은 책으로 《신문의 교육론 비판》(공저, 2000), 《간도의 삶과 교육》(공저, 2009), 《교육열망과 재생산》(공저, 2013) 등이 있다. 현재 경북대학교 강사.

목차

들어가며-국민의 서사, 시험
인생, 시험에 달렸다|시험, 한국인의 사회적 DNA|시험을 보는 두 개의 눈|왜 시험에 매달리는가

1. 권력이 설계한 인간의 역사

천 년의 역사, 과거시험
과거, 느슨하지만 강력한 통치방식|신분제와 유학사상이란 한계|천 개의 기술, 천 년의 생명력|‘성균관 우등생 우대’ 내신제도도|치열한 시험공부, 교묘한 부정행위|갈수록 끓어오른 개혁론|과거시험, ‘기형적 조숙’이었는가
[중국은 어떻게 과거시험을 발명했나]

새로운 시험의 세기
과학의 개입: 지능검사와 선다형 문제|지능검사 확산의 기폭제, 한국전쟁|세계, 시험으로 통하다
[주요섭, 1930년에 지능검사와 객관적 고사법을 주장하다]

‘꺼삐딴 리’의 세상, 외국어시험
입신출세의 지름길, 외국어 공부 붐|경성제대 합격도 일어 점수에 달려|전쟁 채비 “입시에서 영어시험 빼라”|해방과 더불어 ‘온영어만능시대’|영어, 능력 서열화의 잣대

시험의 탄생과 소멸에 대하여
대한민국, 시험천국? 시험지옥?|시험 흥망성쇠의 주역은 국가|관건은 공정한 기회 부여
[구슬시험도 중시한 유럽]

2. 서열화와 배제, 그리고 저항

서열주의는 힘이 세다
능력주의 탈을 쓴 서열의 폭력성|석차, 지위 배분의 기준이자 통제 수단|성적일람표와 배치표의 악몽|평생의 멍에, 수능시험 성적|모두를 멍들게 하는 “억울하면 출세하라”

신분상승 고속열차, ‘고시’의 명암
사법시험 경쟁률 500대 1 넘기도|‘개천의 용’ 타령은 사회적 폭력
[과거시험 합격, 어사화를 꽂고 꽃길로]

시험에서 배제된 자들
재혼녀의 자식도 과거시험 불허|소아마비 이유로 법관 임용 거부되기도|시위경력자들의 합격을 막아라

‘여풍女風’은 시험을 타고
장벽 깬 신여성들, 교단 진출로 ‘숨통’|고등고시 여성 합격생 1951년 처음 탄생

저항의 수단이 된 시험
과거시험 거부에서 ‘투명가방끈 운동’까지|시간강사들의 무기, 성적 입력 거부
[경성제대 학생들, 문관고등시험을 앞에 두고]

3. 쉬운 통제를 꿈꾸다, 교육을 대체한 시험

더 많이, 더 객관적으로, 더 어렵게
치고 또 칠수록 학습효과 좋다?|시험의 세 담론: 객관성, 공정성, 변별력(비리도 막고 비용도 줄이고|실력에 의한 평가라는 허울|한 줄로 세워라)
[문제풀이 전사들, 얼마나 많은 문제를 푸나?]

시험과 내신의 엇갈린 역사, 대학입시
현재에 주목하는 시험, 성장에 눈 돌린 내신|국가, 대학입학시험을 탐하다|그때그때 달라진 대학입학시험|내신,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꿈꾸다|내신, 공정성 논란 딛고 제도화의 길로|시험과 내신, 공존의 그늘
[체력장, 입학시험에 들어오다]

하나의 시험, 두 개의 관점: ‘일제고사’
국가 주도 시험, 학생·교사 반발 불러|일제고사의 위력, ‘성취도 평가’ 명분 삼켜|시험결과와 책무성 논쟁|일제고사 논쟁으로 읽는 사회
[일제고사는 일제시대에 만들어졌나]

길이 남을 시험 사건들
‘스페셜 케이스’ 이강석|무즙 파동과 창칼 파동: ‘치맛바람’ 뒤에 숨은 권세들|소수점 반올림에 울고 웃어|시험 엄숙주의를 깬 “엽기 시험”
[과거제 폐지 이후, 신식학교들의 입학시험 풍경]

4. 전부를 걸어 출세하라

누구를 위해 공부하는가
한때는 민족과 국가를 위하여|예나 제나 내 가족을 위하여|결국은 안정된 삶을 위하여|운명의 그날, 시험일

“모로 가도 서울만……” 컨닝의 유혹
고등고시에서도 ‘방망이질’|컨닝 처리의 딜레마|다시 생각하는 컨닝
[김구, 과거시험장에서 다른 길을 꿈꾸다]

시간과 싸워라
시간관리 전략의 내면화|시험, 시간과의 전쟁|빨리 더 빨리, 속도도 능력|법정으로 간 시험시간

청춘을 박제하라
두 갈래 길 앞에 선 청춘|취업으로 가는 길: 스펙과 시험|‘고시족’의 자발적 유배지, 노량진|어디나 ‘노량진’, 희망고문 당하는 청춘들
[“고시병은 내가 아니라 아내가 걸려”]

시험과 전투적 교육가족
수험생 자녀를 ‘섬기는’ 가족들|경쟁적 교육투자의 부작용|사회경제적 지위의 대물림 통로|부정입학·위장전입 등 반칙도 불사|‘강남신화’와 ‘강남엄마 괴담’이 나란히|미친 교육과 국가부재에 대한 경고장

시험과 소멸되지 않는 개인기록들
개인의 것이 아닌 개인기록|개화기 때는 관보에 학생성적 싣기도|찢고 변조하고 훔치고…… 성적표의 수난|공적 기록의 대상이 된 개인들|저인망식 학교생활기록부는 폭력

5. 해방적 평가와 평등사회

평가의 밖에서 다시 생각하기
평가의 두려움 알아야|평가의 기준·정당성 따져봐야|‘작은 인간’들을 만드는 시험|‘큰 질문’을 하는 참여형 인간으로
[종합적 평가, 언제 등장했는가]

탐구와 성장을 위한 교육평가의 개혁
사회정의의 의식적 실천, 네덜란드식 선발|시험 없는 입학을 고민할 때다|지적 해방의 출발점은 정답 아닌 물음|수행평가의 양면성과 참평가운동|자기평가 능력을 키워야|피드백, 평가의 심장이자 학생의 권리|평가의 윤리와 평가 소양교육
[“요즘은 뒤늦게 공부 잘 하기가 어렵지요”]

평등한 사회를 위해 평가의 밖으로
시험의 밖에 선 새로운 역사|평가권한을 분산시켜야|사회가 필요로 하는 능력, 그 우연성에 대하여|모든 이에게 쉬고 배울 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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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과거시험에서 학종부까지 시험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새 정부의 김동연 경제부총리 후보가 상고에 야간대학 출신이라 해서 화제다. 학벌지상주의를 이겨냈다는 의미에서 ‘개천의 용’ 타령이 나올 모양새다. 그런가 하면 최순실 게이트의 주역인 우병우 전 ...

[출판사서평 더 보기]

과거시험에서 학종부까지
시험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새 정부의 김동연 경제부총리 후보가 상고에 야간대학 출신이라 해서 화제다. 학벌지상주의를 이겨냈다는 의미에서 ‘개천의 용’ 타령이 나올 모양새다. 그런가 하면 최순실 게이트의 주역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소년등과’를 한 수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시험만능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는 사례로 들먹여지곤 했다.
‘신분 상승의 합법적 사다리’ 또는 ‘한국인의 일생을 따라다니는 족쇄’로 불리는 시험. 시험이 의미와 구실을 곰곰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여긴다면, 시험이 우리 삶을 좌우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면, 이 책은 훌륭한 생각의 씨앗을 던져줄 것이다.

모든 한국인의 사회적 DNA, 시험

한국인들에게 시험은 좌절의 대상이거나 희망의 대상이었다. 치는 시험마다 최고 성적을 자랑한 ‘시험선수’이든, 씁쓸한 ‘시험 사생아’이든 한국인들은 시험으로 인생에서 좌절했고, 시험에다가 삶의 희망을 걸었던 긴 역사가 있다.
천 년 세월 동안 과거시험으로 인해 만들어진 양반의 삶과 국가권력, 일제시대를 거쳐 해방 이후 객관식 위주의 시험방법이 학교와 사회를 장악하기까지 오랜 세월 동안 한국인들에게 시험은 통제의 좁은 수로에 가두는 수단이자 그 수로를 타고 상승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 이에 따라 시험순응적인 몸과 의식이 되었고, 시험이란 일단 잘 쳐야 하는 국민 공통과제였다.
그만큼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더 거슬러서는 조선 사람들에게 시험 이야기는 풍성한 서사구조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 시험에 울고 웃었던 가족과 개인들의 가장 내밀한 마음에서 권력구조까지 그야말로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을 넘나들며 다양한 이야기가 쌓였다. 뿐만 아니라 시험 이야기는 확장성이 넓다. 식민지 시기에는 시험 이야기가 민족적 저항과 순응을 담은 민족서사로 펼쳐지기도 하고, 개인의 인생만이 아니라, 사회의 기회 분배와 정의, 계급 재생산으로도 확장된다. 시험을 이야기하면 사회의 정의가 어디에 있는지, 선발방식이 한 인간과 사회를 얼마나 바꾸어 놓는지, 그리하여 마침내 한 사회가 규정하는 인간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시험을 보는 두 개의 눈

이런 시험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그나마 이 불공정한 세상에 시험 아니면 무엇으로 사회적 성공을 거둘 수 있냐고 따진다. 시험이라는 사다리마저 치워버리면 사회적 불평등은 더욱 가속화되고 영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시험도 다른 장치들과 마찬가지로 불공평할 뿐더러 인공지능을 운위하는 시대에 철 지난 장사이며 인간능력을 기억력만으로 재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시험을 끊어낼 때 더욱 타당하고도 공평한 사회에 이를 것이라고 제안한다. 한쪽에서는 아직도 시험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험으로 평가하여 객관적인 실력을 재고 그 실력에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국가차원의 시험을 밀어붙인다. 다른 한쪽에서는 시험이 이미 과잉이며, 지금 상태에서 또 시험을 더하면 고통만 가중되지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저항한다.
이 책은 우리는 왜 시험에 집착하는지를 묻는다. 역사적으로 어떻게 우리 사회가 시험을 치러왔으며, 왜 시험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지 살핀다. 이와 함께 사회적으로는 시험이 능력주의 이데올로기와 결탁한 서열화 장치가 되어 모두를 백척간두로 내몰고, 우리들은 각자 인정받기 위해 시험이라는 기계에 매달리는 모습을 짚는다.

《시험국민의 탄생》이 가진 미덕

인문학은 현실과 맥락이 닿아 있어야 한다. 수익에 기여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더 나은 사람이 되는데, 그리고 더 바람직한 삶이 이뤄지는 데 이바지할 수 있어야 살아있는 인문학이라 할 수 있다. 교육학자가 쓴 이 책은 우리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시험에 관해,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이야기, 사회적 의미를 들춰내면서 시험과 입시, 교육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이 책은 평가 무풍지대와 평가 쓰나미 지대로 양분된 평가양극화 사회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논의의 출발점을 꿈꾼다.
읽고 나면 시험을 보는 눈이 새롭게 바뀔 것이다. 적어도 시험의 사회적 의미와 기능을 곱씹게 될 것이다.

흥미로운 역사
과거시험은 우리 역사에서 천 년간 시행되었다. 일제시대와 해방 후 군정기, 한국전쟁을 거치며 영어 붐, 입시지옥 등 수많은 사연을 낳았고, 최근에는 학종부와 수능등급제 까지 사회적 논란은 그치지 않는다. 당연히 수많은 인물이 명멸했고, 풍성한 이야기를 낳았다. 지은이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시험 이야기를 캐내 시험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이야기들이 그렇다.

- 과거시험에도 컨닝(방망이질)이 있었다.
- 조선 중종 때 반석평이란 서얼 출신이 과거에 급제해 관찰사까지 지냈다.
- 1930년대 주요섭이 객관식시험 도입을 주장했다.
- 일제고사는 일제 때 시작한 것이 아니다.
- 레코드를 끼워 파는 영어통신강의가 일제 때도 있었다.
- 일제시대 대입시험에 영어 과목이 빠지기도.
- 집단 지능검사는 신병모집을 계기로 확산됐다(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한국전쟁 때)
- ‘정유라 사태’를 방불케 하는 이승만 대통령의 양자 이강석의 서울대 ‘낙하산 입학’ 소동
* 문교부 차관 (법대생의 동맹휴학 등 사회적 물의가 일자) “입학의 권한은 총장의 자유재량에 속한 권한이다. 총장의 권한행사를 학생들이 침해한다는 것은 불법”이라 강변.
* 윤일선 총장 “일국의 행정수반이며 또한 일생을 조국광복을 위해 몸 바치신 이 대 통령의 자제”에 대한 ‘특별 고려’가 타당하다는 담화 발표.
* 교학국장도 이강석이 대통령 양자로 “정식 입적함으로써 ‘스페셜 케이스’로 입학시킨 것”.
- 1960년대 말 ‘무즙파동’ ‘창칼파동’, 2002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엽기시험’의 배경과 뒷이야기.

날카로운 분석
시험은 한 개인의 진로를 좌우하거나 한 가족의 경험을 형성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시험이 우리 삶에 뿌리내리면서 ‘시간’ 관념이 도입되고, 지능과 능력의 잣대가 되었으며 ‘전투적 교육가족’을 낳는 등 우리 사회의 얼개를 만들고 바꿔왔다. 지은이는 이 대목과 관련해 시험이 갖는 의미, 시험이 재는 ‘능력’의 부질없음 등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사회적 지위의 세습이나 비정규직 문제 등이 뜻밖에도 시험과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되면서 무릎을 치게 된다.

- 교육기관의 존재 이유는 선발이나 서열화가 아니라 더 많은 학습기회의 제공과 성장이며, 사회적 선발은 직무의 배분일 뿐이다. 이를 돕는 데 시험과 평가의 존재 이유가 있다(20쪽).
- 능력주의 탈을 쓴 서열주의 비판
* 서열주의를 정당화하는 논리의 바탕에는 능력주의가 있다. 능력주의와 결합한 서열은 개인에게 무한대의 투자와 노력을 강요한다. 어렵게 얻은 서열이기 때문에 서열에 광적인 집착과 강박을 보이며, 서열붕괴에 대한 두려움도 매우 크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별을 깨려는 비정규직의 투쟁에 많은 사람들이 “새치기”한다는 냉소적인 시선을 보내며……(108쪽).
* 능력주의에 따른 차별과 불평등을 당연한 것으로 만들고 사회는 공정한 기회만 제공하면 충분하다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그러나 존 롤스가 지적했듯이 모든 인간에게 온전히 ‘공정한 기회’란 존재하지 않고 이미 타고났든 임의적으로 부여받았든 개인에게 기회란 차별적으로 존재한다. 우연적이고 임의적인 차별적 기회에 대한 보상이 없다면 현실에서 사회적 약자들은 배제되기 쉽다(122쪽).
- 각종 자격시험, 고시가 속독시험인가?
* 2013년, 의사시험은 시험시간 545분에 400문제, 한의사시험은 370분에 420문제, 약사시험은 265분에 300문제, 간호사는 250분에 330문제를 풀어야 한다. 한 문제당 의사시험 약 82초, 한의사시험과 약사시험 약 53초, 간호사시험은 50초가 소요된다(290쪽).
* 2008년도에는 1차 시험에서 기본 3법(헌법?형법?민법)의 질문과 지문 글자 수가 9만 2,870자였고, 분당 442자를 읽어야 했다. “속독시험”, “순발력 테스트”라는 비난에 글자 수를 조금 줄였던 2009년에도 분당 437자를 읽어야 했다. …… 2010년과 2011년에 글자 수가 조금 줄었으나, 2012년에 다시 글자 수가 증가했다(291쪽).
- 지필시험의 한계로 다양한 평가이론과 평가방법이 학교와 사회에 도입되었지만, 이른바 ‘다양한 평가방식’이란 것이 결국은 ‘(가족)자본의 재현’을 돕는 것 아닌가?
- 한때 붐이 일었던 워드프로세스 자격증 시험이 이제는 무용한 것처럼 ‘시험’이 재고자 하는 능력은 시대의, 우연한 산물 아닌가? 설사 완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뽑는다고 바람직한 조직이 되는가? 아니면 탁월한 효율을 보이는가?

도발적 제안
시험에 얽힌 풍성한 이야기와 시험의 의미를 되짚어낸 것을 토대로 지은이는 시험과, 나아가 교육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이를테면 “시험을 치면 칠수록 학습효과가 높아진다? 키를 자꾸 잰다고 키가 커지지는 않는다”란 명제로 시험지상주의에 대한 재고를 촉구하는 식이다. 지은이의 주장은 분명히 우리 모두 생각해볼 명제를 던진다.

- 네덜란드는 의대 법대 등 인기학과의 신입생을 추첨으로 선발한다고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기본 점수만 되면, 나머지 성적은 상관없다. 점수대별로 추첨 비율이 다르긴 하지만 그렇게 뽑는단다.
- 배우고자 하는 이들은 원하는 곳에서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의 정의를 위해서, 선발이 부의 대물림 통로가 되지 않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 시험기회가 공정해지고 시험결과가 투명하다고 살만한 사회가 되지 않는다. 더 근본적으로 사회제도의 문제가 있다. 어떤 학교를 나왔든 무엇을 하든 인간으로서 자존을 누리며 더불어 살 수 있는 사회제도가 문제이다.
- 왜 시험에 매달리는가? 시험이 없는 사회를 꿈꾸어보자. 평가가 창조와 해방이 되는 사회를 말해보자. 시험 없이도 모두가 스스로 성찰하고 함께 제안하고 토론하며 혁신하는 사회를 얘기해보자.
- 시험 없는 대학입학을 고민할 때다.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을 하는 지적 해방으로 안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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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시험 국민의 탄생 | fe**mo | 2019.12.29 | 5점 만점에 2점 | 추천:0
    <시험국민의 탄생> 이경숙 지음, 2017, 푸른역사 별로 기대하지 않고 이 책을 구입했는데 대박...

    <시험국민의 탄생> 이경숙 지음, 2017, 푸른역사
     
    별로 기대하지 않고 이 책을 구입했는데 대박이다! 한마디로 시험의 역사와 문제를 아주 적절하게 콕콕 찝어서 내 머리 속에 넣어주는 것 같았다.
     
    나의 대학 입학 동기들이 모여서 대학 입학 40주년을 기념하고자 회고록을 발행하기로 의기투합하였다. 그래서 나도 대학시절 4년과 그 前後의 얘기를 엮어서 회고록을 썼다. 그때 내가 쓴 회고록의 이야기가 이 책에 다음과 같이 간접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시험을 두고 저마다, 가족마다 굴곡이 있고, 곡절이 있다. 굴곡과 곡절이 없는 이야기는 밋밋해 누구도 거론하지 않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린다. 시험은 극적인 이야기라 힘이 세다.” (17쪽)
     
    이 책을 읽고 그 때 쓴 나의 회고록을 다시 들여다보니 나의 회고록의 상당부분이 시험에 관한 것이 차지하고 있었다. 의도적인 것이 아닌 거였는데... 다른 친구들의 글에도 시험에 관한 것이 많이 나온다. 그렇다! 우리나라에서 언젠가부터 시험은 劇的(감동적, 인상적)으로 인생의 榮辱(영광과 치욕)을 대변하는 아주 적절한 소재였다.
     
    나는 시대를 잘못 태어나서 중학교 입시(마지막 세대)부터 고등학교 입시(마지막 세대) - 대학교 - 대학원(석사과정-박사과정) 입학과정에서 시험을 치뤘다. 어느 노래 가사에는 찬바람이 불면 ‘님과의 이별과 추억을 생각’한다 했는데 나는 찬바람이 불면 시험 때가 다가왔음을 느꼈고 ‘또 시험에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에 시달렸었다. 저 많은 입학시험에서 떨어지기도 많이 했으나 그래도 결국은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이 책에서도 문제점으로 지적되었지만 나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나는 상급학교에 ‘입학’하는 데에 힘이 들었지 ‘졸업’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학교교육을 남들보다도 오랫동안 그리고 늦게까지 받았고 지금도 교육이라는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돌이켜 보면 나에게도 그 모든 시험들이 나의 성장의 역사에서 중요한 갈림길이었다. 지금은 내가 어쩌다가 시험이라는 것을 통해서 학생들을 평가하고 등수를 매기는 위치에 서게 되었지만, 이 책은 내가 누구보다도 더 많이 체험했던 그러한 시험의 역사와 의미와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때부터 文民통치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武人들이 아닌 文人들의 통치에 있어서 과거시험의 제도는 인재발굴과 출세의 지름길 역할을 하였다. 적어도 조선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시험에 집착하고 시험에 합격하고자 하는 노오력들은 나라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거룩한 의미는 찾아볼 수가 없었고 출세가도를 달리고픈 인간들의 적나라한 욕망만이 존재했다. 각종 시험이 생겨나고 변화하고 확대되고 치열해지는 과정과 그 모습은 모든 국민의 생활의 역사를 잘 대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시험을 통한 좋은 학벌의 획득은 본인의 능력이고 충분히 보상 받을 만하다고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헛된 믿음)가 작동하여 반박하기 힘든 분위기가 존재한다. 이러한 능력주의는 제도적으로 차별과 불평등을 불가피한 것으로 인정하고 고학력자나 고소득자들이 사회적 자원을 독차지하고 그것을 합리화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경향은 존재하지만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능력주의의 폐해는 심화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시험에 의한 서열화와 경쟁은 모든 학생들에게 시험에 안 나오지만 진정으로 중요한 인간의 지혜, 상식, 사회성, 공감능력, 연대의식, 협동의식 같은 능력들을 등한시하게 만든다. 인간에게 진짜 중요한 것은 돈으로 살 수 없듯이, 인간에게 진짜 중요한 것은 시험으로 테스트하기가 힘든데도!
     
    “성장기 내내 학교와 가정, 사회에서 비교당하고 비교하며 자기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이 지속되면서, 소수를 제외하고 다수는 열패감과 열등의식을 내면화하게 된다.”(126쪽) 이 얘기는 바로 나의 얘기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아주 시험을 잘 보았던 내 친구와 비교당하고, 그리고 내 스스로 잘난 우리 아버지의 그늘에서 항상 비교당하면서 열등의식에 사로잡혀 청소년 시기를 보냈고 지금도 내면화된 열등의식에서 벋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시험은 고득점 학생들과 시험을 잘 통과한 사람들에게는 엘리트 의식을 가지게 하고 점수가 낮은 학생들에게 무기력과 열등의식을 가지게 한다. 이것이 실제로 지금 우리나라가 운영되고 통치되는 방식이다. 시험을 통한 차별화와 서열화는 우리나라 모든 방면에서 소통되지 않는 관료화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고 양극화의 방식으로 심화되고 있다.
     
    또한 국가는 이러한 시험을 통한 손쉽게 국민을 통제할 수 있었다.
    “시험은 지식의 습득을 돕는 역할보다는 학생들을 학교의 관료주의적 필요에 맞추고, 미래의 고용주들이 여러분에게 원하는 행동양식과 이데올로기에 맞추기 위해 사회화와 분류하는 역할을 더 많이 한다”는 주장은 너무나 지나친 주장 같지만, 지금 우리나라에서 시험을 자주 보는 이유는 학생들이 시험에 안 나오는 것들에 쓸데없이 몰두하거나 시험의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지 못하게 하여 학생들을 통제하고 있다.
     
    예전에 읽은 소설(<프라하의 소녀시대>, 요네하라 마리 지음, 마음산책)에 나오는 얘기인데, 어떤 일본인 학생이 1959~1964년을 체코 프라하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육을 받고 일본으로 돌아와 보니 체코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O X로 답을 고르는 출제형식이 전 과목에 걸쳐 행하여지고 있어 당황했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고 보니 나도 초등학교-중학교 시절에 O X로 답을 고르는 시험을 본 경험이 있다. 주어진 4~5개 답들에서 정답을 고르는 객관식 시험 방식은 미국 역사상 최대발명품 중의 하나라고 거론되며, 이는 객관성과 공정성과 효율성의 상징으로 미국인들의 정신에 적합했(50쪽)고, 全세계에 수출되었고, 그래서 나도 고등학교 때까지 거의 객관식 시험 문제만 풀었다. 대학교에 가서 논술식 시험을 처음 접했을 때에 그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객관식 시험 방식은 그동안 많이 지적되었듯이 새로운 사고,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에 이를 수 없다고 보기 때문에 해방 이후 오랫동안 막강하게 유지했던 지위와 신뢰를 많이 잃었다. 하기야 인간이 당면하는 대부분의 문제들의 해결책은 이미 주어져 있는 답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차곡차곡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들이다. 중요하고 복잡한 문제일수록 더 그렇다!
     
    수학이나 국어 보다는 영어과목의 점수 차가 부모의 소득에 따라 크게 나타난다는 것을 이 책은 지적한다. 교육열은 아무래도 먹고 살만한 소득과 아파트값이 더 높은 지역의 부모들이 더 높기 마련이고 특히 사교육의 효과가 잘 나타나는 영어 점수는 평균적으로 보면 소득과 아파트값에 거의 정확히 비례한다.(81쪽) 더욱이 다양한 대학과 전공, 지역 등을 하나로 줄 세우는 데 영어가 대표값 노릇을 한다. 강준만은 영어가 한국사회의 서열화를 작동시키는 기본 방식이라고 보았다.(83쪽) 언젠가 대기업 인사담당자 그러는데 입사시험에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암암리에) 기본적으로 영어 토익 점수로 1/2가량을 떨어트려 놓고 채용과정을 시작하였다고 한다. 영어뿐만 아니다. 아이들의 모든 학력은 점점 대체로 부모의 소득과 거주하는 집값과 비례한다. 이러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현실을 외면하면 할수록 문제해결은 더 어려워진다.
     
    정권초기인 문재인 정부가 어떤 부분에서는 명확한 방향으로 제대로 나가고 있고 북핵문제 등 어떤 부분에서는 갈팡질팡하고 있지만 교육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입제도의 수정안을 공식적으로 1년 연기했다. 다른 것은 다 차치하고라도 문재인 정부는 교육의 문제들을 오직 대학입시 문제로만 한정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대학입시를 잘만 손질하면 교육문제가 다 저절로 해결된다는 식으로! 물론 내 경우와 같이 시험을 통한 한 인간에 대한 검증이 중학교 입시부터 단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지금은 대학 입학시험 하나로 한 학생이 그 때까지 이룬 성과와 한 인간의 장래까지 단 한번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병목현상으로 대학입학 시험이 가장 큰 문제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대입시험문제는 단지 입시문제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는 부익부빈익빈 되는 사회경제적 문제, 신자유주의에 다른 경쟁의 가속화, 급격한 사회변동 속에서 안정되고 풍요롭게 위상을 확보하고자 하는 개개인과 가족의 욕망의 토대위에서 생겨난 것들이다. 이러한 총체적인 문제들이 대입시험에 올인하게 만들어 공교육은 부실화되고 사교육이 판치고! 장시간 공부에 시달려 아이들은 허약하게 되고 사교육으로 가정 경제는 힘들어지고!! 이런 문제들은 단지 입시제도의 개혁으로 손쉽게 해결될 수 없는 문제들이다. 이 책에 시험방식의 변천사가 잘 나와 있는데, 입시제도를 어떻게 고치던지 거대한 자본주의 시스템과 개개인들의 한없는 욕망 앞에서는 백약이 무효다.
     
    이 책에도 나오듯이 대학입시에서 학생종합생활기록부(생기부) 참조와 내신성적 반영이라는 제도는 학교교육의 정상화라는 좋은 명분을 가지고 있었고 비교적 좋은 성과를 보았다고 나는 평가한다. 그렇지만 고등학교 3년동안 계속 평가가 진행되는 생기부와 내신은 학생들에게 오히려 족쇄로 작용하여 학교를 경쟁의 장으로 몰아넣어 괴로움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나도 입시생들의 면접을 보면서 생기부를 들여다 보면 점점 생기부에 적힌 내용들이 점점 좋은 쪽으로 상향 평준화되고 있어 참조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고등학교 학교간의 학력격차를 무시하고 내신을 일률적으로 똑같이 방영하라고 하니 대학들은 내신을 무력화하려는 교묘한 기술을 개발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것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모든 좋은 취지의 대입제도도 좋은 학벌과 연결된 출세와 안정된 직장을 얻고자 하는 거친 욕망 앞에서는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다.
     
    그럼 대안이 무엇이냐?
    교육개혁의 방향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방과후와 저녁과 방학을 돌려주느냐?”가 되어야 하다는 주장(1996년, 정범모 박사), 대학을 안 나와도 사람대접을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나), 모두에게 좀 더 평등한 인간적인 사회가 필요하다는 주장(387쪽)들 모두는 총론적인 면에서는 타당한 주장들이지만 그러한 상황을 교육, 특히 대학입시라는 열쇠를 가지고 풀어내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저자도
     
    “시험점수로 인간을 서열화하고, 등급화 하여 모든 것을 부여하는 방식 자체에 대한 싸움을 해야 한다. 불평등한 세상은 인간 서열화의 결과라기보다 서열화가 자랄 수 있는 토양이며 양분이다. 불평등한 세상을 바꾸려는 싸움이 없으면 시험제도는 독이 된다.”
     
    고 했다. 그래서 저자는 싸움의 방향을 돌려 시험 밖에서 길을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험 밖의 길은 자본주의 ‚ 약육강식 ‚ 경쟁과 투쟁 ‚ 승자독식 - 사회양극화 와 같은 상황과 그러한 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고방식이 지배하는 국가로부터의 탈피인데!! (이런 주장을 하는 저자도 그렇지만 찬동하는 나도 은근히 radical(과격)하다!)
    그렇다면 싸움은 더 어려워진다.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에 해결은 안 되고 있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면서 저자는 이런 책을 내고 나는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고민에서 시작되니까!!

     

    시험에 파묻히다

     

    지금만큼 세계가 시험에 목매고 있는 때가 없습니다. 시험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반성이 함께 있어야 할 때입니다.

     

    경쟁에 파묻히게 되고, Malgun Gothic", "Apple SD Neo Gothic", Dotum, sans-serif; font-size: 14px; text-align: center;">새로운 군사정권 하에서는 자율결정이란 없었다.

    Malgun Gothic", "Apple SD Neo Gothic", Dotum, sans-serif; text-align: center; background-color: #f2efde;"> 

  • <시험국민의 탄생> 이경숙 지음, 2017, 푸른역사   별로 기대하지 않고 이 책을 구입했는데 대박이...

    <시험국민의 탄생> 이경숙 지음, 2017, 푸른역사

     

    별로 기대하지 않고 이 책을 구입했는데 대박이다! 한마디로 시험의 역사와 문제를 아주 적절하게 콕콕 찝어서 내 머리 속에 넣어주는 것 같았다.

     

    나의 대학 입학 동기들이 모여서 대학 입학 40주년을 기념하고자 회고록을 발행하기로 의기투합하였다. 그래서 나도 대학시절 4년과 그 前後의 얘기를 엮어서 회고록을 썼다. 그때 내가 쓴 회고록의 이야기가 이 책에 다음과 같이 간접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시험을 두고 저마다, 가족마다 굴곡이 있고, 곡절이 있다. 굴곡과 곡절이 없는 이야기는 밋밋해 누구도 거론하지 않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린다. 시험은 극적인 이야기라 힘이 세다.” (17)

     

    이 책을 읽고 그 때 쓴 나의 회고록을 다시 들여다보니 나의 회고록의 상당부분이 시험에 관한 것이 차지하고 있었다. 의도적인 것이 아닌 거였는데... 다른 친구들의 글에도 시험에 관한 것이 많이 나온다. 그렇다! 우리나라에서 언젠가부터 시험은 劇的(감동적, 인상적)으로 인생의 榮辱(영광과 치욕)을 대변하는 아주 적절한 소재였다.

     

    나는 시대를 잘못 태어나서 중학교 입시(마지막 세대)부터 고등학교 입시(마지막 세대) - 대학교 - 대학원(석사과정-박사과정) 입학과정에서 시험을 치뤘다. 어느 노래 가사에는 찬바람이 불면 님과의 이별과 추억을 생각한다 했는데 나는 찬바람이 불면 시험 때가 다가왔음을 느꼈고 또 시험에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하는 불안에 시달렸었다. 저 많은 입학시험에서 떨어지기도 많이 했으나 그래도 결국은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이 책에서도 문제점으로 지적되었지만 나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나는 상급학교에 입학하는 데에 힘이 들었지 졸업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학교교육을 남들보다도 오랫동안 그리고 늦게까지 받았고 지금도 교육이라는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돌이켜 보면 나에게도 그 모든 시험들이 나의 성장의 역사에서 중요한 갈림길이었다. 지금은 내가 어쩌다가 시험이라는 것을 통해서 학생들을 평가하고 등수를 매기는 위치에 서게 되었지만, 이 책은 내가 누구보다도 더 많이 체험했던 그러한 시험의 역사와 의미와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때부터 文民통치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武人들이 아닌 文人들의 통치에 있어서 과거시험의 제도는 인재발굴과 출세의 지름길 역할을 하였다. 적어도 조선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시험에 집착하고 시험에 합격하고자 하는 노오력들은 나라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거룩한 의미는 찾아볼 수가 없었고 출세가도를 달리고픈 인간들의 적나라한 욕망만이 존재했다. 각종 시험이 생겨나고 변화하고 확대되고 치열해지는 과정과 그 모습은 모든 국민의 생활의 역사를 잘 대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시험을 통한 좋은 학벌의 획득은 본인의 능력이고 충분히 보상 받을 만하다고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헛된 믿음)가 작동하여 반박하기 힘든 분위기가 존재한다. 이러한 능력주의는 제도적으로 차별과 불평등을 불가피한 것으로 인정하고 고학력자나 고소득자들이 사회적 자원을 독차지하고 그것을 합리화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경향은 존재하지만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능력주의의 폐해는 심화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시험에 의한 서열화와 경쟁은 모든 학생들에게 시험에 안 나오지만 진정으로 중요한 인간의 지혜, 상식, 사회성, 공감능력, 연대의식, 협동의식 같은 능력들을 등한시하게 만든다. 인간에게 진짜 중요한 것은 돈으로 살 수 없듯이, 인간에게 진짜 중요한 것은 시험으로 테스트하기가 힘든데도!

     

    성장기 내내 학교와 가정, 사회에서 비교당하고 비교하며 자기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이 지속되면서, 소수를 제외하고 다수는 열패감과 열등의식을 내면화하게 된다.”(126) 이 얘기는 바로 나의 얘기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아주 시험을 잘 보았던 내 친구와 비교당하고, 그리고 내 스스로 잘난 우리 아버지의 그늘에서 항상 비교당하면서 열등의식에 사로잡혀 청소년 시기를 보냈고 지금도 내면화된 열등의식에서 벋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시험은 고득점 학생들과 시험을 잘 통과한 사람들에게는 엘리트 의식을 가지게 하고 점수가 낮은 학생들에게 무기력과 열등의식을 가지게 한다. 이것이 실제로 지금 우리나라가 운영되고 통치되는 방식이다. 시험을 통한 차별화와 서열화는 우리나라 모든 방면에서 소통되지 않는 관료화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고 양극화의 방식으로 심화되고 있다.

     

    또한 국가는 이러한 시험을 통한 손쉽게 국민을 통제할 수 있었다.

    시험은 지식의 습득을 돕는 역할보다는 학생들을 학교의 관료주의적 필요에 맞추고, 미래의 고용주들이 여러분에게 원하는 행동양식과 이데올로기에 맞추기 위해 사회화와 분류하는 역할을 더 많이 한다는 주장은 너무나 지나친 주장 같지만, 지금 우리나라에서 시험을 자주 보는 이유는 학생들이 시험에 안 나오는 것들에 쓸데없이 몰두하거나 시험의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지 못하게 하여 학생들을 통제하고 있다.

     

    예전에 읽은 소설(<프라하의 소녀시대>, 요네하라 마리 지음, 마음산책)에 나오는 얘기인데, 어떤 일본인 학생이 1959~1964년을 체코 프라하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육을 받고 일본으로 돌아와 보니 체코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O X로 답을 고르는 출제형식이 전 과목에 걸쳐 행하여지고 있어 당황했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고 보니 나도 초등학교-중학교 시절에 O X로 답을 고르는 시험을 본 경험이 있다. 주어진 4~5개 답들에서 정답을 고르는 객관식 시험 방식은 미국 역사상 최대발명품 중의 하나라고 거론되며, 이는 객관성과 공정성과 효율성의 상징으로 미국인들의 정신에 적합했(50), 세계에 수출되었고, 그래서 나도 고등학교 때까지 거의 객관식 시험 문제만 풀었다. 대학교에 가서 논술식 시험을 처음 접했을 때에 그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객관식 시험 방식은 그동안 많이 지적되었듯이 새로운 사고,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에 이를 수 없다고 보기 때문에 해방 이후 오랫동안 막강하게 유지했던 지위와 신뢰를 많이 잃었다. 하기야 인간이 당면하는 대부분의 문제들의 해결책은 이미 주어져 있는 답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차곡차곡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들이다. 중요하고 복잡한 문제일수록 더 그렇다!

     

    수학이나 국어 보다는 영어과목의 점수 차가 부모의 소득에 따라 크게 나타난다는 것을 이 책은 지적한다. 교육열은 아무래도 먹고 살만한 소득과 아파트값이 더 높은 지역의 부모들이 더 높기 마련이고 특히 사교육의 효과가 잘 나타나는 영어 점수는 평균적으로 보면 소득과 아파트값에 거의 정확히 비례한다.(81) 더욱이 다양한 대학과 전공, 지역 등을 하나로 줄 세우는 데 영어가 대표값 노릇을 한다. 강준만은 영어가 한국사회의 서열화를 작동시키는 기본 방식이라고 보았다.(83) 언젠가 대기업 인사담당자 그러는데 입사시험에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암암리에) 기본적으로 영어 토익 점수로 1/2가량을 떨어트려 놓고 채용과정을 시작하였다고 한다. 영어뿐만 아니다. 아이들의 모든 학력은 점점 대체로 부모의 소득과 거주하는 집값과 비례한다. 이러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현실을 외면하면 할수록 문제해결은 더 어려워진다.

     

    정권초기인 문재인 정부가 어떤 부분에서는 명확한 방향으로 제대로 나가고 있고 북핵문제 등 어떤 부분에서는 갈팡질팡하고 있지만 교육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입제도의 수정안을 공식적으로 1년 연기했다. 다른 것은 다 차치하고라도 문재인 정부는 교육의 문제들을 오직 대학입시 문제로만 한정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대학입시를 잘만 손질하면 교육문제가 다 저절로 해결된다는 식으로! 물론 내 경우와 같이 시험을 통한 한 인간에 대한 검증이 중학교 입시부터 단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지금은 대학 입학시험 하나로 한 학생이 그 때까지 이룬 성과와 한 인간의 장래까지 단 한번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병목현상으로 대학입학 시험이 가장 큰 문제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대입시험문제는 단지 입시문제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는 부익부빈익빈 되는 사회경제적 문제, 신자유주의에 다른 경쟁의 가속화, 급격한 사회변동 속에서 안정되고 풍요롭게 위상을 확보하고자 하는 개개인과 가족의 욕망의 토대위에서 생겨난 것들이다. 이러한 총체적인 문제들이 대입시험에 올인하게 만들어 공교육은 부실화되고 사교육이 판치고! 장시간 공부에 시달려 아이들은 허약하게 되고 사교육으로 가정 경제는 힘들어지고!! 이런 문제들은 단지 입시제도의 개혁으로 손쉽게 해결될 수 없는 문제들이다. 이 책에 시험방식의 변천사가 잘 나와 있는데, 입시제도를 어떻게 고치던지 거대한 자본주의 시스템과 개개인들의 한없는 욕망 앞에서는 백약이 무효다.

     

    이 책에도 나오듯이 대학입시에서 학생종합생활기록부(생기부) 참조와 내신성적 반영이라는 제도는 학교교육의 정상화라는 좋은 명분을 가지고 있었고 비교적 좋은 성과를 보았다고 나는 평가한다. 그렇지만 고등학교 3년동안 계속 평가가 진행되는 생기부와 내신은 학생들에게 오히려 족쇄로 작용하여 학교를 경쟁의 장으로 몰아넣어 괴로움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나도 입시생들의 면접을 보면서 생기부를 들여다 보면 점점 생기부에 적힌 내용들이 점점 좋은 쪽으로 상향 평준화되고 있어 참조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고등학교 학교간의 학력격차를 무시하고 내신을 일률적으로 똑같이 방영하라고 하니 대학들은 내신을 무력화하려는 교묘한 기술을 개발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것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모든 좋은 취지의 대입제도도 좋은 학벌과 연결된 출세와 안정된 직장을 얻고자 하는 거친 욕망 앞에서는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다.

     

    그럼 대안이 무엇이냐?

    교육개혁의 방향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방과후와 저녁과 방학을 돌려주느냐?”가 되어야 하다는 주장(1996, 정범모 박사), 대학을 안 나와도 사람대접을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 모두에게 좀 더 평등한 인간적인 사회가 필요하다는 주장(387)들 모두는 총론적인 면에서는 타당한 주장들이지만 그러한 상황을 교육, 특히 대학입시라는 열쇠를 가지고 풀어내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저자도

     

    시험점수로 인간을 서열화하고, 등급화 하여 모든 것을 부여하는 방식 자체에 대한 싸움을 해야 한다. 불평등한 세상은 인간 서열화의 결과라기보다 서열화가 자랄 수 있는 토양이며 양분이다. 불평등한 세상을 바꾸려는 싸움이 없으면 시험제도는 독이 된다.”

     

    고 했다. 그래서 저자는 싸움의 방향을 돌려 시험 밖에서 길을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험 밖의 길은 자본주의 약육강식 경쟁과 투쟁 승자독식 - 사회양극화 와 같은 상황과 그러한 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고방식이 지배하는 국가로부터의 탈피인데!! (이런 주장을 하는 저자도 그렇지만 찬동하는 나도 은근히 radical(과격)하다!)

    그렇다면 싸움은 더 어려워진다.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에 해결은 안 되고 있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면서 저자는 이런 책을 내고 나는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고민에서 시작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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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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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중고도서 : 반품/교환접수없이 반송하거나 우편으로 접수되어 상품 확인이 어려운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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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
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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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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