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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만 있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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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쪽 | A5
ISBN-10 : 898437119X
ISBN-13 : 9788984371194
살아만 있어줘 중고
저자 조창인 | 출판사 밝은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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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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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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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살아가기 힘겨워도, 살아만 있어줘! 《가시고기》, 《등대지기》의 작가 조창인이 5년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소설 『살아만 있어줘』. 그동안 발표해온 ‘조창인표 감동소설’ 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으로, 방황과 좌절 끝에 잃어버린 꿈과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죽음’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아버지와 딸이 시련과 상처를 극복해 나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일찍이 아빠를 잃고, 얼마 전 엄마까지 떠나 보낸 스무 살 해나. 얼굴 없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살아온 은재. 자살을 시도했던 해나와 말기 암으로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은재가 만난다. 첫사랑 인희가 죽기 전에 부탁했던 해나는 사실 은재의 아이였다. 남아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 은재는 해나의 꿈과 살아야 할 의미를 찾아주려 하지만 쉽지 않다. 해나와 은재가 서로 티격태격하며 조금씩 가까워지는 동안 죽음의 시간 역시 다가오는데….

저자소개

저자 : 조창인
저자 조창인은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중앙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여러 해 동안 잡지사와 신문사 기자로 일했으며, 출판기획팀 <열림>을 이끌며 많은 책들을 펴냈다. 전업 작가의 길로 접어들면서 가슴 뭉클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그녀가 눈뜰 때》, 《먼 훗날 느티나무》, 《따뜻한 포옹》을 발표했다.
아버지의 희생적이고 숭고한 사랑을 그린 《가시고기》, 외딴 섬 등대지기와 어머니의 화해를 그린 《등대지기》, 부모를 잃은 한 소년의 눈물겨운 삶을 그린 《길》, 머나먼 길을 돌아 다시 사랑을 찾는 부부 이야기 《아내》로 따스한 감동을 전하며 널리 사랑받았다.
200만 독자들이 읽은 《가시고기》는 교보문고 42주 연속 1위, YES24 다시 읽고 싶은 책 7위(2006년), MBC 느낌표 선정 읽고 싶은 소설 1위(2001년), EBS 조사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 16위(2002년), 문화관광부 및 교육부 추천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살아만 있어줘》는 ‘죽음’이라는 공통분모를 끌어안고 있는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이다. 나이 스물에 실의에 빠져 자살을 시도하지만 겨우 목숨을 건진 해나, 말기 암으로 시한부 생을 선고 받은 은재. 두 사람은 20년 동안 혈연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살아온 아버지와 딸이다. 이 소설은 그들이 절망을 딛고 한 걸음씩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생은 때로 좌절을 안기지만 끝까지 살아낼 가치가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깃든 따스함을 그리고 싶다는 작가는 오늘도 상야리의 외딴집에서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제1장 느티나무
제2장 흑백사진
제3장 돌고래자리
제4장 세상의 끝
제5장 살아만 있어줘
에필로그
작가의 말

책 속으로

죽음은 마침표일까? 쉼표, 혹은 느낌표일까? 아니면 영원한 물음표? 모르겠다. 그저 안개 속을 걷는 일이라고 해두자. 삶도, 죽음 역시 안개에 뒤덮인 미지의 길이다. 부활이든 소멸이든, 다른 세계로의 이동이든 뭐가 대수일까. 지쳤다. 몹시 지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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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마침표일까? 쉼표, 혹은 느낌표일까? 아니면 영원한 물음표?
모르겠다. 그저 안개 속을 걷는 일이라고 해두자. 삶도, 죽음 역시 안개에 뒤덮인 미지의 길이다. 부활이든 소멸이든, 다른 세계로의 이동이든 뭐가 대수일까.
지쳤다.
몹시 지쳤다. 사막에서 길을 잃은 순례자가 마지막 남은 한 모금의 물을 바라보는 심정이랄까. 지친 삶을 우격다짐으로 살아야 한다는 사실에 넌덜머리가 났다. 지긋지긋한 오늘의 끝을 볼 수 있다면, 괜찮지 않은가.
-9page

어느 날은 장려한 황혼이 펼쳐졌다. 어느 날은 비가 내리거나 온통 구름이었다. 풍경과는 무관하게 그저 오래된 습관의 명령을 좇는 양, 몸에 밴 루틴을 놓치지 않으려는 운동선수처럼 사진을 찍었다.
사진에 열중한 시기가 있었다. 나그네로 배낭을 둘러매고 떠돌며 마주친 광경들을 카메라에 담곤 했다. 세상을 떠돌고 싶은 건가, 사진을 찍으려는 열망을 앞세우고 있는 건가. 의문이 깊어진 순간부터 카메라를 들지 않았다. 앞이 뒤가 되고, 사소한 것이 중요한 무엇을 앞지른다? 그건 그가 살아야 할 인생이 아니었다.
그는 오찬미를 통해 자신의 카메라를 그 아이에게 건넸었다. 받지 않았다.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게다가 사진 찍는 건 질색이라고 했다.
그 아이는 줄곧 다리의 왼쪽 인도를 택해 걸었다. 그는 오른쪽에서 차도를 사이에 두고 따르곤 했다. 굳이 의식하지 않는 이상 눈에 띌 거리가 아니었다.
숙명적인 간격.
그리 불러도 좋았다. 아주 멀어질 수는 없었다. 지나치게 가까워져도 안 되었다. 늘 그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살아가야 할 숙명이었다.
-18~19page

옷깃을 파고드는 바람이 제법 서늘했다. 그는 셔츠의 깃을 세우고 차의 진행 방향을 따라 걸었다. 열 명 남짓의 사람들이 난간에 배를 붙인 채 강을 굽어보고 있었다. 오찬미의 말대로 누군가 투신을 한 모양이었다.
죽을 용기의 절반만 사는 데 쓰면, 못할 게 어딨어…….
남은 사람 생각도 해야지, 모두 제 속만 편하겠다는 이기적인 수작이라고…….
건넛마을 불구경처럼 바라보는 건 그렇다고 치자. 뭐랄 수 없었다. 하지만 죽은 자의 결정을 산 자의 목숨으로 멋대로 입에 올리는 건 가당치 않았다.
당신들이 스스로를 죽이고자 한 자의 몸부림이 어떤지 알기나 하냐고, 도무지 내일이 보이지 않는 그 절망의 늪 속에 빠져봤느냐고, 고함이라고 치고 싶었다.
자살은 절망이 들려주는 속삭임이었다. 달콤하기도 하고 끔찍하기도 하고, 옳고 그름을 떠나 귀 기울일 수밖에 없게 만드는 속삭임.
퇴원을 앞두고 생각했다.
더는 견딜 수 없을 지경과 대면할 것이다. 그때가 생의 마지막 순간이 되리라. 광인의 얼굴과 짐승의 정신으로 생의 시간을 우격다짐 연장하고 싶진 않다.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죽어 마땅한 이유도 있다. 정신이 괴로워 몸을 망가뜨리고 싶을 때가 있다면, 몸이 괴로워 정신을 버리고 싶은 때도 분명히 있다. 정답이 아닌 줄 알면서도 그 길로 가야 할 경우가 있다.
그는 인도를 메운 사람들 사이를 빠져나갔다. 멈칫멈칫, 어깨를 부대끼지 않을 요량으로 몸을 피해 걸음을 옮겼다.
-20~21page

속절없는 기다림 속에서 육체는 이미 망가져 흐물흐물해졌다. 최선의 치료 기회가 다가온대도 감당치 못할 지경이리라. 그러므로 홍 과장이 언급한 각오와 기회는, 단지 기적에 대한 우회적 표현이었다.
기적은 사막 한가운데의 오아시스와도 같다. 당장의 갈증은 씻어주지만 영원한 거처로 삼을 순 없는 노릇이다. 기적에 온전히 매달릴 만큼 삶은 결코 만만치 않다. 오늘 용케 수렁에서 발을 뺐다손 내일 다시 빠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기적으로 오늘의 삶이 반짝이더라도 한 부분, 한순간에 불과하다.
알면서도 기적에 매달리고 싶어졌다. 한순간 반짝이는 삶일지라도 홍 과장의 말대로 당장은 열심히 싸워 나가고 싶었다.
-38page

“우린 같은 날 고아가 됐어. 우리 아빠도 그 배를 탔어. 그러니까 너만 혼자고, 너만 힘든 게 아냐.”
처음으로, 인희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인희의 눈동자 속에 내가 들어 있었다. 이내 내 모습은 흐리멍덩해졌다. 인희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더니 뚝, 떨어졌다. 나는 잠시도 인희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내 안에 무엇인가 떨어져 아득해지는 느낌에 사로잡힌 채 생각했다. 지금 우리가 이러고 있는 건 오래전부터 예정된 일의 한 부분이다. 근거 없는 생각이었지만 꽤 강렬해서 진짜처럼 여겨졌다.
인희가 말했다.
“너에게 살아갈 이유가 되어주고 싶어. 너도 나에게 그래 줘. 그때, 그날 깜깜했던 밤길처럼 휘파람을 불어줘. 날 위해 계속 불어줘.”
-75page

살인범에게는 비난과 동시에 두려움을 느낀다. 자살실패자를 두려워하는 경우는 없다. 혹 동정의 눈길로 바라보지만 그 안쪽은 어김없이 비난이다.
해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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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하루하루 살아가기 힘겨울 때마다 내 간절한 외침을 기억해! 살. 아. 만. 있. 어. 줘! -기나긴 방황과 좌절의 끝에서 다시 찾은 꿈과 사랑! -《가시고기》, 《등대지기》의 조창인 신작 장편소설 《살아만 있어줘》 출간! 《살아만 있어줘》는...

[출판사서평 더 보기]

하루하루 살아가기 힘겨울 때마다 내 간절한 외침을 기억해! 살. 아. 만. 있. 어. 줘!
-기나긴 방황과 좌절의 끝에서 다시 찾은 꿈과 사랑!
-《가시고기》, 《등대지기》의 조창인 신작 장편소설 《살아만 있어줘》 출간!


《살아만 있어줘》는 《가시고기》, 《등대지기》의 작가 조창인이 5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장편소설이다. 자기희생적인 아빠의 부성애를 담은 《가시고기》, 외딴섬 등대지기와 어머니의 화해를 그린 《등대지기》, 부모를 잃은 한 소년의 눈물겨운 삶을 그린 《길》, 머나먼 길을 돌아 다시 사랑을 찾는 부부 이야기를 그린 《아내》에 이어 《살아만 있어줘》는 긴 방황과 좌절 끝에 잃어버린 꿈과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2000년, 새로운 밀레니엄 벽두에 출간된 조창인 장편소설 《가시고기》는 출판 역사상 전무후무한 각종 기록을 남기며 그해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우뚝 섰다. 문화관광부가 한국출판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2004년 국민 독서 실태조사’에서 《가시고기》는 가장 기억에 남는 도서로 선정되었고, 작가 선호도 조사에서도 초등학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지지를 받아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선정되었다.
교문문고 42주 연속 1위, YES24 다시 읽고 싶은 책 7위(2006년), MBC 느낌표 조사 가장 읽고 싶은 소설 1위(2001년), EBS 조사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 16위(2002년) 등은 《가시고기》가 이룬 눈부신 성과였다. 《가시고기》는 일본에서도 출간돼 10만 부가 팔려 나갔으며 NHK방송국에서 드라마로 제작돼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밖에도 중국, 대만, 태국, 베트남 등지에서도 출간돼 소설 한류열풍을 주도했다. 이미 연극, 뮤지컬, 드라마로 선을 보였으며 영화로도 곧 나올 예정이다. 요즘도 각 학교에서 독후감 과제로 선정돼 방학 동안 판매가 부쩍 신장되는 현상을 빚기도 한다. 《가시고기》 200만 부, 《등대지기》 80만 부를 비롯해 다수의 책이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살아만 있어줘》는 조창인 감동소설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인 동시에 치유와 극복의 의미를 더한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그 어떤 소설을 쓸 때보다 산고가 컸다고 한다. 자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집필에 따르는 중압감이 만만치 않았던 것. 조창인 소설의 주제는 언제나 ‘사랑’이다. 사랑을 빼고는 조창인 소설을 생각할 수 없다. 조창인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이 사랑을 이루는 방식은 비장하다 못해 처절해 보이기도 한다. 골수암 환자인 아들의 회복을 위해 장기를 팔아야 하는 아빠 이야기를 다룬 《가시고기》,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을 다룬 《등대지기》에서 보듯 조창인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사랑하는 방식은 자기희생적이다. 《살아만 있어줘》의 은재 역시 사랑을 이루기 위한 각오가 자못 비장하다. 20년 만에 조우한 딸, 얼마 남지 않은 생의 나날들을 딸을 살리는 데 쓰고자 한다. 마치 작가는 목숨을 걸 각오 없이 시작한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듯하다.

죽음은 결코 되풀이할 수 없는 순간, 단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순간이다!

꿈과 사랑을 잃은 사람에게 생은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가?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은 사람, 세상에 피붙이 하나 남아 있지 않은 외톨박이에게 생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인가?
이 소설의 주인공 해나는 바로 그런 사람이다. 일찍이 아빠를 잃고, 얼마 전 엄마까지 세상을 떠나갔다. 해나가 20년 동안 살아온 날들 중에는 밝게 웃은 날보다 실의와 절망에 빠져 방황한 날이 더 많다. 웃음을 과거의 저편 어디엔가 놓아두고 온 사람처럼 늘 어두운 표정을 지었던 엄마 인희, 가족에게 부족함 없는 사랑을 베풀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괴로움이 묻어났던 아빠 기호.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는 엄마 아빠 사이에서 늘 불만스럽고 초조했던 해나. 셋이 함께 신나게 웃어본 기억이라곤 없는 가족이었다. 그나마 이제 아빠 엄마는 모두 세상을 떠나고, 해나 홀로 남았다.
혹독한 시련이 앞을 가로막을지라도 힘껏 살아가고자 한다면 못 살아낼 것도 없겠지만 해나에게 생은 청천벽력과도 같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고통인 해나에게 내일은 또 다른 고통의 시작일 뿐이다. 이제 해나에게 죽음은 필수가 되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고민 끝에 성산대교에서 뛰어내리지만 죽음 또한 맘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몸을 크게 다쳤을 뿐 생명이 다하지 않은 해나는 병원에서 혹독한 재활의 시간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이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 은재. 그는 지난 20년 동안 소설을 쓰며 살아온 작가이다. 20년 전 잃어버린 운명의 사랑 인희를 여전히 그리워하며 소설 쓰기로 생을 위무해 가는 사람. 여러 편의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궁핍하지 않은 삶을 살지만 인희가 떠난 세상은 그에게 아무런 희망도 없다. 자살을 선택했던 해나와 말기 암으로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은재가 만난다. 첫사랑 인희가 죽기 전에 해나를 부탁했던 것, 해나는 사실 은재의 아이였던 것이다.
은재에게 남아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살아 있는 동안 해나의 꿈과 살아야 할 의미를 찾아주고 싶은데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다. 해나가 지난 시절에 겪은 상처와 고통이 자못 깊기 때문이다. 해나와 은재가 서로 티격태격하며 갈등하는 동안 죽음의 시간은 점점 가까이 다가선다.
조창인 소설은 아무리 감정이 메마른 사람일지라도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생생한 감동이 녹아들어 있다. 핵가족화, 개인주의화되어 가는 사회, 전통적 가족의 의미가 붕괴되어 가는 사회, 승자독식의 무한경쟁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이 소설은 사랑과 희생, 용서와 화해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살아만 있어줘》는 ‘죽음’이란 공통분모를 가진 은재와 해나가 시련과 상처를 극복하고 꿈과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생의 끝자락에서 만난 두 사람은 수없이 많은 갈등과 시련을 겪지만 차츰 용서와 화해의 바탕 위에서 어두운 그림자를 거두어내고 희망을 향해 나아간다.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자살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살아만 있어줘》는 제목처럼 생명의 소중한 의미를 각인시키는 소설이고, 좌절을 이겨내고 미래의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이 소설은 용서와 화해만이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신음하는 사람들을 진정으로 치유할 수 있는 길이라는 걸 은재와 해나를 통해 절절하게 보여주고 있다.
죽음이란 삶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주어진 삶의 마지막까지 참고 견뎌내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살아가는 일이 고통인 생이 있다. 하루하루 견디기 힘들 만큼 괴로워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어지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죽음은 결코 되풀이할 수 없는 순간이며, 단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순간이다. 그러하기에 생이 아무리 고통이고 절망일지라도 마침표가 아닌 쉼표를 찾아내야 하는 것. 단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은 생에 마침표를 찍는다는 건 수없이 주어질지도 모를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며, 능히 행복해질 수 있는 미래를 서둘러 포기하는 것일 뿐이다.
화해와 용서 또한 말처럼 쉽지 않다. 인내심을 갖고 끊임없이 다가서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는 일이다. 상대보다 먼저 이편의 가슴을 활짝 열어 보이는 일이다. 상대가 가슴을 활짝 열어 보일 때까지 참을성을 갖고 기다려야 하는 일이다.
이 소설의 은재는 해나가 진정으로 삶을 받아들이기까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경주한다. 사람을 되살리는 것만큼 숭고한 일이 어디 있으랴. 생의 막바지에 다다른 은재는 마지막 남은 열정을 해나의 희망을 위해 쏟아붓는다. 은재가 지핀 희망의 불씨는 해나가 살아가는 동안 마음속의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남아 있게 될 것이다. 해나는 하루하루 살아내기 힘들 때마다 은재가 남긴 사랑의 불씨를 되살리며 용기를 내게 될 것이다.

너에게 살아갈 이유가 되어줄 수 있다면…….
-<살아만 있어줘> 줄거리 요약


-나, 이제, 죽습니다.
해나는 성산대교 다리 난간을 붙잡고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다. 무슨 이유로 죽으려고 하는 것일까? 단호함이 묻어나는 얼굴에는 일말의 미련도 보이지 않는다. 해나는 마지막으로 호흡을 가다듬고 깊은 강물 속으로 몸을 던진다.
그것으로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아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병원이다. 비장한 각오로 결행했던 자살이지만 온몸을 바늘로 찌를 듯한 통증만이 오롯이 남아 있을 뿐이다.
은재는 시한부 말기 암 환자로 죽음을 향해 육체를 맡긴 채 서서히 삶에서 멀어지고 있다. 죽어가는 그에게 옛 여인을 통해 알게 된 딸 해나의 존재. 하지만 그가 해나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곤 없다. 멀리서 지켜보기만 할 뿐 좀처럼 다가서지 못하던 은재에게 해나가 다리 위에서 뛰어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은재는 이미 놓아버렸던 삶의 끈을 붙잡기 위해 재입원을 결심한다. 마지막 남은 생의 불꽃을 해나를 위해 태우겠다는 각오와 함께.
은재는 기회가 오면 다시 죽으리라 다짐하는 해나 앞에 나타난다. 해나는 주변에서 얼쩡거리는 은재가 귀찮기만 하다. 마치 아빠처럼 시시콜콜 어린아이 취급이다. 멀리해야겠다고 다짐하지만 사사건건 부딪히다 보니 어느새 서로 말문이 터져 잠시 보이지 않으면 소식이 궁금해진다. 해나는 정신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하지만 여전히 삶에 미련이 없다. 기회가 오면 다량의 신경안정제를 먹고 삶을 끝낼 생각이다. 정신과 치료를 담당하는 도토리 선생도 해나를 살리기 위한 치료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처음은 미약했지만 차츰 치료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도토리 선생은 은재와도 부쩍 친해져 자주 해나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해나는 은재가 얼굴 없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돌아가신 부모님의 친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해나가 간호사에게 흘린 말 때문에 은재의 정체가 언론에 노출된다. 해나는 자기 때문에 곤란에 처한 은재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은재의 담당 편집자인 오찬미를 통해 언론이 조용해질 동안 은재와 함께 병원을 나가 바람을 쐬고 오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는다. 해나로서는 내키지 않는 일이었지만 자신의 실수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 은재와의 여행에 동참하기로 한다.
해나에게 자신의 고향을 보여주고 싶었던 은재. 둘은 은재의 고향인 외우도로 떠난다. 둘은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해나의 부모와 은재가 얽힌 이야기들이다. 은재는 끝내 자신이 아버지라는 말을 할 수 없다. 이미 해나의 머리에 깊숙이 박힌 아버지는 그가 아니라 기호이기 때문이다. 둘의 관계는 밀착되었다가 이완되기를 반복한다.
두 사람은 여행 중 외우도에서 수애라는 아이를 만난다. 은재와 해나는 엄마를 찾아 외우도를 찾아왔다는 수애와 동행한다. 은재는 수애의 엄마를 찾아주기 위해 몸을 돌보지 않고 돌아친다. 힘겹게 찾아낸 수애의 엄마는 딸을 만나기를 거부한다.
병원으로부터 간이식 수술을 받게 되었다는 연락이 온다. 은재도 수애도 보이지 않는다. 겨우 은재를 찾아 간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전한 해나는 연락이 되지 않는 수애가 전날 절벽 아래를 망연히 바라보던 모습을 떠올리며 불안한 마음을 가누지 못한다.
은재는 수애를 찾아 절벽으로 향한다. 절벽에는 수애가 가지런히 놓아둔 운동화만이 보일 뿐이다. 은재는 절벽 아래로 수애를 찾아 내려간다. 은재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겨우 절벽 아래로 내려가지만 기력이 다해 차츰 의식이 희미해져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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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백민철 님 2012.11.14

    자식을 앞세운 부모는 하늘 향할 낯을 잃어버린 것이다.

회원리뷰

  • 살아만 있어줘 | ch**y84 | 2013.08.23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죽고싶어 하는 스무살 해나와 죽음을 앞둔 남자의 이야기.   아빠를 잃고, 엄마마저 없는, 더이상 살아갈 희망도 ...
    죽고싶어 하는 스무살 해나와 죽음을 앞둔 남자의 이야기.
     
    아빠를 잃고, 엄마마저 없는, 더이상 살아갈 희망도 살아갈 이유도 없는 죽기를 원하는 해나와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
    해나의 엄마와 아빠, 그리고 작가와의 삼각관계에 숨어있는 비밀이야기.
    끝내 원하는 말은 듣지 못했지만, 그가 원하는 마지막 소원은 이루어진 조금 슬픈 이야기.
     
    조창인 작가의 책은 옛날 중학교땐가..? 티비드라마로 봤었던 '가시고기'가 제가 접한 첫작품이였습니다.
    어린 유승호의 연기가 그땐 얼마나 슬프던지. 티비로 보면서 한껏 울었던 기억이...
    드라마 시청후 가시고기 열풍이 일었나 그래서 저두 책으로 사봤던 기억이 있어요.
    아는 언니네 갔다가 오랜만에 보는 조창인 작가의 책이라 빌려온 거였는데, 어제하루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네요.
    왜 이 작가의 책속엔 항상 아픈 사람만 나오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항상이라고 하기엔 이 책포함 세 작품밖에 안읽어봐서 좀 그렇긴 하지만;;)
    이번 책은 글쎄, 조금 나이가 들고서 읽어서 그런지 그동안의 스토리보단 좀 더 괜찮았던 것 같네요.
     
     
     
    비에 젖은 이에게 우산을 들려주기보다는 함께 비에 젖는다.
    그러나 젖은 옷이 마를 때까지 함께 기다려 줄 수 없다면, 함께 비를 맞았던 자체가 무의미하다.
    젖은 옷을 함께 말릴 수 없다면, 섣불리 함께 젖는 일은 하지 말아야 옳다.
     
  • 살아만있어줘 | km**e | 2013.02.0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살아만 있어줘 - 조창인 장편소설 - 가시고기, 등대지기 저자 주인공이 죽...
     
    살아만 있어줘 - 조창인 장편소설 - 가시고기, 등대지기 저자
    주인공이 죽어가면서 딸아이 손바닥에 안간힘을 들여가며, 필사적으로 썼던 한 자 한 자.
    인생의 고난에 넘어질 때마다 딸아이를 일으키는 아버지의 간저한 외침
    살.아.만.있.어.줘.
     
    자살은, 누군가의 가슴속에 지옥을 만들어주고 떠난다는 의미다.”
    자살은 극히 이기적인 발상이다. 남은 가족은 어찌하라고. 혼자 훌쩍 그렇게 생을 마감하면 남는 문제들은 오롯이 남은 가족들의 몫이리라. 특히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자신의 생애만 마감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생도 함께 죽이고 가는 것은 아닐런지?
  • IMF 로 아버지의 권위가 무너질 무렵, 소설 ‘가시고기’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던 작가 조창인이 다시 한 번 세상 사람들을 향해 “울 준비를 하라!”를 외쳤다. 제목은 ‘살아만 있어줘’. 스스로 삶을 등지는 일이 비일비재한 요즘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작품이었다. 시대를 참 잘 읽는다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넘기던 나는 이제껏 그가 써온 글로부터 크게 벗어나지 않은 일종의 흐름을 느꼈다. 그의 작품은 그저 강하게만 살 것을 강요 받아온 이들을 무장해제시키고는 해왔다. 이번 작품 역시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부분이 실로 많았다.   ...
    IMF 로 아버지의 권위가 무너질 무렵, 소설 ‘가시고기’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던 작가 조창인이 다시 한 번 세상 사람들을 향해 “울 준비를 하라!”를 외쳤다. 제목은 ‘살아만 있어줘’. 스스로 삶을 등지는 일이 비일비재한 요즘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작품이었다. 시대를 참 잘 읽는다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넘기던 나는 이제껏 그가 써온 글로부터 크게 벗어나지 않은 일종의 흐름을 느꼈다. 그의 작품은 그저 강하게만 살 것을 강요 받아온 이들을 무장해제시키고는 해왔다. 이번 작품 역시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부분이 실로 많았다.
     
    우선 부모를 일찍 여읜 ‘강해나’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점이 그러했다. 한때는 제법 근사한 삶을 살았을 그녀는 아버지의 사업이 몰락하면서 이내 가난의 늪으로 빠지기 시작한다. 사고를 가장한 아버지의 자살 이후 변해도 너무도 변한 어머니의 모습에 실망한 그녀는 삶보다 죽음이 나을 수도 있다는 강한 확신에 시달리다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을 선택하기로 작정한다. 스스로 죽음을 향해 나아간 해나와 비교되는 인물로 은재가 있다. 제법 인기 있는 작품을 여럿 써온 작가였지만, 그의 삶은 평탄치가 않았다. 제 삶의 이유가 되어준 인희를 지키기 위해 한 선택으로 인해 그녀를 잃었고, 이제는 말기 암으로 신음하며 생의 마지막 순간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처지에 놓였다.
    ‘죽음’이라는 화두 외에는 모든 것이 다른 두 인물이 만나 서로를 위로하며 마침내 삶의 에너지를 찾아가는 과정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단조로움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던지 저자는 많은 이야기들을 이에 덧입혔다. 인희와 은재 그리고 기호의 성장 과정이 그 중 하나이다. 이 세 인물은 가난과 외로움을 공유한다. 서로 다른 성격에도 불구하고 셋이 단짝처럼 어울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공통분모 때문이었다. 하지만 가난과 외로움이 더 이상 함께할 수 있는 공통분모가 아닌 것이 되었을 때 셋은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하며, 그 결과는 비극이었다. 인희와 가족을 꾸린 기호가 행복했을까? 평생 인희만을 그리워하며 산 은재는? 딸을 위해 침묵을 결심한 인희 역시 마찬가지다. 어느 누구도 진실을 말하지 않았으며, 그렇기에 모두가 행복할 수 없었다. 차라리 처음부터 모든 것을 드러냈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인희의 수술비에 대해 은재가 좀 더 솔직했더라면? 아이에 대해 인희가 은재나 해나에게 털어놓았더라면 등등.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함이었겠지만, 이는 진심을 드러내지 않은 채 그저 행복을 가장하며 살고 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그려놓은 것만 같아 보여 서글프게 다가왔다.
    은재와 해나의 관계 역시 작품을 극적으로 만드는 요인이다. 오래 전 김동인이 소설의 제목으로 사용한 문장, ‘발가락이 닮았다’에서 모티브를 얻은 건지, 저자는 두 인물의 닮은 손가락을 언급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거기에, 이유는 모르지만 자신의 간을 기증하면서까지 은재를 살리고픈 마음을 드러내는 해나의 모습까지 겹쳐지면서 두 인물의 관계에 대한 발설의 욕구는 극대화된다. 그러나 저자는 주변인물들을 통해 곁가지를 칠지언정 두 인물간의 직접적인 대사를 통해 아버지와 딸이라는 구체적인 관계를 드러내지 않는다. 모두가 그 사실을 아는데 정작 두 인물은 이 점에 대해 침묵을 한다? 다소 갑갑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견고한 틀에 두 인물을 가두지 않기로 한 결정으로 인해 저자는 삶[生]의 가치가 더욱 도드라져 보이는 효과를 거둔다. ‘나의 혈연이기 때문에 살아야 한다’는 왠지 구질구질하다. 조건 없는 사랑은 집착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유는 모르지만 가장 힘든 순간에 내 곁에 있어준 사람이기에 가족에 버금가는 애정을 느끼고 살리고픈 욕망을 느끼는 편이 조금 더 아름다워 보인다고 저자는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어떤 의미에서 이 작품은 가시고기와 같은 부성애를 담은 가족 소설이다. 남겨진 딸을 위해 6개월을 버티는 아버지의 이야기는 자신의 몸을 희생하면서까지 새끼를 성장을 돕는 아버지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한 인물이 겪은 성장통을 다룬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자살이라는 다소 자극적일 수도 있는 수위까지 나아가지는 않더라도, 현대 사회에서 우리 모두는 우울해하며 삶 아닌 무언가를 한 번 즈음은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쪽이 되었건 분명한 사실은 저자의 외침이 우리 모두를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신이 죽음을 꿈꾸는 그 순간에도 당신의 존재는 빛난다. 그러니 “살아만 있어”준다면 당신은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
  • 눈물을 참기 힘들다 | gt**299 | 2012.12.2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아버지 - 베스트셀러 작가이지만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철저히 은둔속에 살아가는 이은재. 그의 삶은 얼...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아버지
    - 베스트셀러 작가이지만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철저히 은둔속에 살아가는 이은재. 그의 삶은 얼마 남지 않았다. 삶에 대한 미련도 없다. 죽으려 했던 자신의 목숨을 이어가게 해 준 유일한 여인을 사랑했지만 결국 그녀에게서 떠나야만 했던 남자. 오직 그녀만을 사랑했고 그녀에게 저당잡힌 목숨을 살아간 그에게 그녀가 죽고 난 후의 삶은 의미가 없다. 이제 자신도 그녀의 뒤를 따라가려 하는 순간 그에게 삶을 연장해야 하는 이유가 생긴다. 자신을 온전히 바쳐 한 여인을 사랑했고 당당히 앞에 나타나지 못하지만 자신이 지켜야만 하는 그녀의 딸이 있는 남자. 그의 슬프고 애절한 사랑에 눈물을 참으려 무진 애를 써야 했다.
     
    죽음을 바라는 딸
    - 아버지는 그녀에게 절대적인 존재였다. 자신의 생모인지조차 의심하게 만들 정도로 차가운 엄마에 비해 아버지는 그녀를 품에 안고 보살피는 절대적인 존재였다. 그런 아버지가 떠난 후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 엄마에 대한 반항이 미움으로 번지고 그런 엄마마저 죽고 난 후 그녀는 세상에 홀로 버려진 외로움에 몸부림친다. 하루하루의 삶이 의미가 없어지고 오직 죽음만이 그녀를 구원해 줄 것 같은 절망에 빠져 죽음의 문으로 몸을 던진 순간 그녀는 자신의 삶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알려 줄 사람을 만난다.
     
    아버지와 딸의 만남, 그 기묘한 관계
    - 자신이 친부라는 사실을 밝히지 못하고 주위만 맴돌던 사이 딸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그런 그녀를 다시 삶의 길로 인도하기 위한 아버지의 투쟁은 시작된다. 이미 회복하기 힘든 삶의 끈을 끝까지 놓지 못하는 아버지. 그가 아버지인 줄 모르지만 그와의 동행을 통해 서서히 자신의 삶의 가치를 깨달아 가는 딸. 시한부 삶이라는 소재가 가지는 예정된 비극의 시간 동안 딸을 돌려놓기 위한 아버지의 눈물겨운 사랑. 자신의 고통을 인내하며 함부로 끼어들지 않으면서 딸의 생각을 바꾸기 위한 무한한 애정.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걸고 딸을 지키는 그의 사랑은 천적의 공격에도 맹렬히 대항하며 새끼를 지키는 곤줄박이의 사랑과 닮아 있다. 그 사랑이 너무 안타까워, 예정된 결말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없어서 책을 읽을수록 슬픔의 깊이는 더해간다.
     
    서로가 맞물리는 두개의 사랑이야기
    - 은재와 인희, 그리고 기호가 그리는 사랑은 때로은 아름답고 때로는 애처롭고 때로는 집요하며 때로는 처절하다. 서로가 서로의 운명에 물려 숙명적 사랑을 할 수 밖에 없는 은재와 인희의 사랑은 버거운 삶의 둔턱을 넘어가는 그들의 인생여정 속에서도 찬란히 빛나지만 삶의 무게 때문에 처절할 수 밖에 없다. 함께 몰려 다니면서도 자신의 외사랑을 드러내지 못하고 결국 그들의 사랑을 지켜보는 참관객에 머물러야 했던 기호의 외사랑은 애처롭다. 시간이 흘러 남겨진 은재와 인희가 남기고 간 해나의 이야기는 부성애에 대한 이야기이다. 마지막까지 은재와 해나에게 남기고자 했던 말. 그 무거운 의미가 감수성이 매말라버린 40대 아저씨의 눈가마저 붉게 물들인다. 두개의 사랑이야기가 서로 맞물려 마지막 남은 감수성까지 자극한다. 그래서 눈물을 참아내기 힘들었다.
     
    도서 추천 지수
    - 슬퍼서 울고 싶어지는 사람에게는 99점
    - 살아가는 것이 힘겹고 지쳐서 세상에서 밀려난 기분이 든다면 99점
    - 가족이라는 것이 만들어 줄 수 있는 행복을 모르고 있다면 필독
  • 살아만 있어줘 | bl**dlee33 | 2012.12.12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지금은 없어진 프로다. 손범수가 진행하기 전 아나운서의 모범이라는 이계진 아나운서가...
     
     
     
    지금은 없어진 프로다. 손범수가 진행하기 전 아나운서의 모범이라는 이계진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아프리카 주민들이 내지르는 듯한 시그널 음악과 목도리도마뱀이 목도리(?)를 펴고 우스꽝스럽게 달리던 장면을 기억하실런지. 이계진 아나운서가 차분한 목소리로 '가시고기'에 대해 내레이션 하던 모습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무릇 인간이든 동물이든 내리사랑이라 함은 모정母情을 뜻하지만 가시고기는 그 생김과 다른 진한 부정父情으로 시청자들을 울렸다.
    얼마 전에 중고책방을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김윤희의 <잃어버린 너> 표지를 찍어 블로그에 올렸다. 그 책 표지를 기억하는 이라면 노인네라는 우스개를 달았지만 책을 기억하는 이들은 모두 추억에 젖었다. 여고 교실에서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흘리던 친구를 확인하면 그 책을 읽고 있었다는 것은 그 책의 독자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하는 이야기다.
    매일 찾는 출판평론가 한기호 소장의 블로그에서 읽은 글이다.
    1990년대 이후 소설로 200만 부를 돌파한 것은 『아버지』,(김정현),『가시고기』(조창인),『엄마를 부탁해』(신경숙) 등 세 가지이다. 21세기 들어 단권으로 밀리언셀러가 된 우리 소설로는『가시고기』(조창인),『봉순이 언니』(공지영),『아홉살 인생』(위기철),『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박완서),『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공지영) 등이다.
    
    살아만 있어줘. 조창인. <가시고기>의 작가 조창인이 새 소설을 냈다. 소설을 잘 안 읽는 탓도 있겠지만 제목부터 진부한 느낌이었고, 내용도 뻔하지 싶은 생각에 처음에는 진도가 나가지 않아 책상 한 구석으로 밀어뒀다.  토요일 밤늦게 <고요함이 들려 주는 것들>의 첫 이야기 '인생, 얻기 힘든 소중한 기회'를 읽다가 문득 생각이나 다시 책을 펼쳤다. <살아만 있어줘>는 처음부터 자살 이야기였고, '인생, 얻기 힘든 소중한 기회'는 두 번 다시 주어지지 않는 소중한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상반된 내용이 이 책을 생각나게 했고 새벽 4시까지 한 달음에 다 읽었다.
    다 읽고나서도 조금은 진부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지만 그런 진부함을 넘어서는 감동이 있다. 나는 90년대 멜로(또는 연애) 소설과 영화를 즐겨 읽고 보았고 한때는 낭만주의자였(었)고, 남자지만 소설이나 영화를 보고 눈물 흘리는 것에 인색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가난, 고아, 연인, 친구, 헌신, 사고, 이별, 재회 등등의 키워드로 그릴수 있는 스토리는 뻔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예상치 못했던 사건들이 가려져 있었다. 뒤늦게 드러나는 사건들은 새로운 연결고리가 되어 감동이 배가된다.
    p21.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죽어 마땅한 이유도 있다. 정신이 괴로워 몸을 망가뜨리고 싶을 때가 있다면, 몸이 괴로워 정신을 버리고 시을 때도 있다. 정답이 아닌 줄 알면서도 그 길로 가야 할 경우가 있다.
    '살아만 있어줘'는 주인공 은재의 유언이다.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삶에 의욕을 상실했던 그리고 자신의 마지막 몇 개월을 지켜준 딸에게 그가 손바닥에 적어 준 유언이다. 처음부터 시니컬한 젊은 여자 둘의 자살소동으로 시작해 불편했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이 늘어나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전개되는 이야기에 금방 몰입하게 된다. 세세한 줄거리는 생략한다. 읽어 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p41. 비에 젖은 이에게 우산을 들려주기보다는 함께 비에 젖는다. 그러나 젖은 옷이 마를 때까지 함께 기다려 줄 수 없다면, 함께 비를 맞았던 자체가 무의미하다. 젖은 옷을 함께 말릴 수 없다면, 섣불리 함께 젖는 일은 하지 말아야 옳다.
    추석이나 설날 즈음, 특집극이라는 이름으로 길지도 않게 2부작 정도, 감동이 있는 드라마를 보여줄 때가 있다. 예고편으로 어떤 이야기인지 줄거리가 감이 온다. 그렇다고 채널을 돌리지 않는다. 가족이 TV에 둘러 앉아 눈시울 붉히면서 자리를 지킨다. 드라마가 끝나고 눈시울이 젖었다는 사실이 무안한지 서로를 쳐다보면서 한 번 웃고 난 후 각자 방으로 돌아간다. 이 책이 그런 드라마 같은 소설이다.
    
    p131. 세상이 살 만하다고 여기기 위해선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스스로 바보가 되어 세상에 속아 넘어가거나, 용의주도하게 세상을 속이는 것. 그 외에는 세상의 끝자락이든 중심이든 삶은 고단할 뿐이다. 질질 끌려 다니다 속절없이 안녕하게 된다.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를 한 작가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은재는 작가의 또 다른 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인생, 얻기 힘든 소중한 기회.
    불교의 가르침 중에는 인간의 몸을 받고 태어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잊지 말라는 것도 있다. 이 더없이 아름다운 시각은 의식이 충만한 영혼으로 태어나 물 마시고 장작 패며 살아갈 수 있음에 한없는 감사의 마음을 갖게 한다. ....하지만 다행히 이 시간 이곳에 인간으로 태어나는 축복을 받아 고귀한 삶을 살고 있다. 인간으로 살악는 소중한 삶은 다시는 주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오늘 무엇을 할 것인가?....바로 지금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고 자신이 아끼는 것을 사랑하라.
    - <고요함이 들려주는 것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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