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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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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쪽 | A5
ISBN-10 : 8934907681
ISBN-13 : 9788934907688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중고
저자 공지영 | 출판사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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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7월 2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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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맛있어..맛없어..맛있어..맛없어..맛있어..맛없어..맛있어..맛없어.. 5점 만점에 3점 anstjdp*** 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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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상품구성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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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뜨리브, 림브르크 등 유럽 수도원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작가 공지영이 5년만에 풀어놓는 내밀한 자기고백을 담은 책. 날카로운 이성의 갑옷을 벗고 18년 동안 떠나있던 교회와 신앙을 찾아 18년만에 다시 만난 영혼의 참모습이 유럽의 수도원 모습과 함께 담겨있다.

저자소개

목차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그곳으로

-낮선 이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10
-아르정탱 가는길 ...21
-아르정탱,베네딕트 여자 봉쇄수도원 ...34
-18년 만의 영성체 ...62

땅위에는 그를 아는 자 하나 없고

-솔렘수도원,베네딕트 남자 봉쇄주도원-그레고리안 성가의 본산 ...72
-이파리 ...85
-리옹 ...90
-테제,꿈 하나만 믿고 이룬 공동체 ...99
-길위의 성모 ...113

'사람들'을 만나고 '나'를 만나다

-오뜨리브 수도원 가는 길 ...127
-오뜨리브 남자 시토 봉쇄수도회 그리고 마그로지 여자 시토봉쇄수도회 ...133
-기차 ...146
-뮌헨,백장미 두 송이 ...159
-킴지,호반의 아름다운 정원,수도원 그리고 결혼식 ...170
-북 독일,함부르크 ...187
-오스나 브룩,베네딕트 여자 봉쇄수도원-마굿간의 수녀님들 ...196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말아라

-뒤셀도르프 가는길 ...212
-마리아의 언덕,몽포뢰 도미니코 수도원 ...255
-림부르크 수도원 ...240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책 속 한 문장

  • 신민경 님 2009.11.22

    나는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생각보다 생은 길고 나누어야 할 것은 아주 많다는 것을 나는 이제 아니까

  • 황선영 님 2009.02.12

    나중에라도 프랑스를 여행하실 분은 파리에서 샤르트르를 거쳐 대서양 여안의 그랑빌 쪽으로 가는 도로를 달려 가면 되겠다.

  • 손자영 님 2007.09.14

    버리면 얻는다. 그러나 버리면 얻는 다는 것을 안다해도 버리는 일은 그것이 무엇이든 쉬운일이 아니다. 버리고 나서 오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까봐 그 미지의 공허가 무서워서 우리는 하찮은 오늘에 집착하기도 한다.

회원리뷰

  •     여행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여행에세이를 한동안 열심히 읽었었다. 수도원 기행이라는 특이한 소재의...
     
     
    여행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여행에세이를 한동안 열심히 읽었었다. 수도원 기행이라는 특이한 소재의 여행기라니. 솔깃해졌다. 그런데 저자가 공지영이라니 좀 께름직했다. 10년전에 공지영이 세번째 남편과 한달 동안의 유럽에 있는 수도원을 찾아 다녔던 기행문이었다. 요즘 도가니라는 책을 내고, 그 영향으로 도가니라는 영화로 사회이슈화로 시키는 등 유명해지는데는 선수인 작가가 공지영씨이다. 그런데 도덕군자가 아니지만 공지영씨를 보면 사생활을 비난하고 싶은 생각이 마구 드는 게 사실이다. 왜 그렇게 자유분방하게 살았느냐고 내가 막 되묻고 싶다. 그녀가 그렇게 살고 싶어서 산것도 아니겠지만 그녀 나름대로는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 자신을 다 표현하고 살아서인지 세번의 결혼 실패와 세 자녀들. 그런 그녀가 회개록처럼 이 책에서 자신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 내고 있다.
    난 그냥 단순한 기행문이었으면 좋겠는데, 그녀가 두번의 이혼끝에 세번째로 결혼한 남편과의 여행 속에서도 그 이전의 사람들에 대한 원망과 분노, 자신에 대한 죄의 고백등이 나오는 기행문이라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수도원 기행이었으니 망정이지 그녀의 고해성사를 듣고 있으려니 좀 한심해 보이기도 해 보였지만 목마른 영혼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하는 수도원 기행이라면 딱 맞아 떨어지는 에세이가 되고 있다.
    하느님을 부정하면서 살아왔던 그녀가 18년만의 신앙 고백과 믿음 회복이라는 컨셉이 꼭 이책을 쓰기 위한 정말 컨셉 같아 보여서 좋은 평가는 하고 싶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아르정탱 베네딕트 여자 봉쇄 수도원,솔렘 수도원,갈멜 수도원,마꽁 수도원 ,
    오뜨리브 남자 시토 봉쇄 수도회, 마그리지 여자 시토 봉쇄 수도회,킴지 수도원,오스나 브뤽 베네딕트 여자 봉쇄 수도원
    ,포뢰 도미니크 수도원, 림브리크 수도원 등을 돌아다니면서 그런 수도원의 역사나 카톨릭의 역사와 결부지어 자세한 설명이 미흡한 것이 너무 아쉽다. 그 수도원으로 안내한 신부님이나 수녀님들에 대한 인상은 자세하게 자신의 느낌을 곁들여 잘 표현하고 있는 것은 공지영씨의 특기 사항이니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 한개인의 감정 흐름에 치우친 글표현은 좀 아쉽다.
    하지만 이 책은 삶의 의미를 상실해서 힘들어 하는 청춘이거나 뭔가에 대한 목마름으로 영혼의 피폐해진 분들한테는 많은 공감을 일으킬 것이라는 예상은 든다. 여러 사람에게 많은 상처를 받아 사람이 미워지고 용서하기 힘든 사람들 한테는 영혼의 목마름을 채워주는 상담자나 위로자 같은 역할을 할지도 모르겠다.
     공지영씨도 스스로 고백하기를 자신은 삶에서 너무 많은 것을 기대했다고 한다.물론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무언가를 많이 바랐겠거니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녀는 상처만 받았던 것이다. 기대하고 받으려고만 하는 욕심이 그녀를 그런 지경에 몰아 넣었을 것이다.  

    인용글에도 있듯이 <생은 혼자 가는길. 혼자만이 걷고 걸어서 깨달아야만 하는 등산로 같은 것>이라고 저자는 표현하고 있다. 절대절명의 고독한 길위에 우리는 서있다. 그런 삶을 우리는 걸어가고 있다. 그런 길위에서 너무 많은 짐을 들고 가면 힘들어진다. 수녀님과 수도사들이 가진 것은 성경과 책, 한두벌의 옷 뿐인데, 자신은 많은 짐을 들고 다니면서 힘들어 한 일을 고백하고 있다.
    한때 교회를 다녔던 나는 교회의 폐쇄적이고 독단적인 생태가 싫어 떠났었다. 성당을 다니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너그러움이 허락되어 있어 숨통이 쉬어 진다. 그리고 불교의 여러 교리와 가톨릭의 유사점을 찾아 스님에 대한 편견이 별로 없다. 개신교에서는 다른 종교에 눈을 돌렸다가는 이단이니 예수님을 모독하는 짓이니 이런 소리를 듣기 십상이어서 난처함에 처했던 신자들이 많았을 것이다. 이런면에서는 가톨릭의 하느님은 너무 편해서 좋다. 하나인 유일신이라서 하나님이라고 주장하는 것 보다는 하늘에 계셔서 하느님인 신의 존재로 있는게 더 고집불통 어린 중생에게는 그런 너그러운 하느님이 훨씬 와닿을지도 모르겠다.
    보통 여행사를 끼고 가는 유럽여행에는 진정한 사람을 만날수가 없다. 사람은 많아도 사람은 없고 풍경만 있는 여행에서 수도원을 찾아 다니면서 그곳에 있어 삶의 의미를 잃어 버린 사람들이 쉴수 있는 곳이니 대 환영이라고 말하는 수녀님의 포용에 '사람들'을 만나는 여행이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리고 '나'를 만나는 여행이기도 했다. 여러 단점이 눈에 띄는 에세이긴 하지만 차분히 가라 앉아 내면의 자아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영혼의 울림을 알리는 위로자가 되어 줄 책이다. 세상살이는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말아라  >하고 삶의 여유를 주어야 더욱 자아를 발견하고 영혼을 회복할수 있게 되는 것이다.
  • 공지영 작가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 혹은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린다.작품성을 가지고도 다양한 반응들이 있지만, 작가의 인간적인 ...

    공지영 작가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 혹은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작품성을 가지고도 다양한 반응들이 있지만, 작가의 인간적인 배경 또한 평가의 한 요소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 요소가 그녀에게 편견의 시선을 가지게도 하고, 반대로 그것을 통해 위로를 얻거나 공감을 얻게도 한다.

     

    그동안 몇권의 작품을 읽고 내가 선 위치는 확실히 후자인 듯하다.
    인간적인 그녀의 배경과 환경을 통해 위로를 얻었다기보다,
    수많은 시련과 고뇌를 통해 쏟아낸 문장들이 곳곳에서 내 가슴을 치고,

    그래 그렇지...그럴거야...그런거였구나....하며 나 스스로에게 말을 걸게 하는 마력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뒷북 잘치는 내 성향대로 '수도원 기행' 역시 이제서야 읽고서는 혼자 이렇게 감동받고 있다.
    유럽의 수도원기행이라... 그곳의 수도원들을 보고 듣게 되려나...?
    생각했던 나는 책을 덮으며 역시~~하며 웃고 있다.

     

    수도원기행이기보다는 수도원기행을 통해 만난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발견한 인생과 하나님의 은혜, 그리고 '사람'과 나'에 대한 성찰을, 작가 특유의 명랑과 상처 입은 자의 아픔, 그 중간정도의 위치에서 전달하고 있다.

     

    여행을 하다보면 감동 받고, 아름다워서 잊을 수 없고, 눈물이 나고, 그래서 또다시 가고싶은 곳이 있나하면, 불쾌하고, 실망스럽고, 그래서 다시는 가고싶지 않은곳도 있을 것이다.
    기대치를 뛰어넘는 곳도 만나고,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곳도 만날 것이다.
    작가는 방문한 각각의 수도원의 외관 뿐 아니라 그곳에서 만난 사람을 통해 그런 다양한 경험을 갖게 된다.
    그 경험들은 그것이 단순히 기행문을 위한 기행이 아닌, 인생의 한부분을 살고 있음을 실감하게 해준다.

     

    인생이 그렇다는 것을...
    그리고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고, 누리며 사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누구와 함께 하느냐라는 것을...
    작가가 수없이 던지는 '행복하냐?'의 답은 그 안에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가슴에 새기고픈, 내것으로 만들고픈 문장들이 너무 많다.


    모든 창조 설화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지만 창세기의 하느님은 어둠과 혼돈과 공허라는 질료를 가지고 세상을 창조하신다고, 그리고 그것은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하신 일회의 사건이 아니라, 개인의 일생에서도 반드시 일어나야만 하는 일이라고... 이 기행이 내게, 혼돈과 공허 그리고 삶과 사람들에 대한 허무감에 싸여 있던 내게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을까. 내 어둠과 공허는 진정 창조의 질료가 될 수 있을까...  
    p22


    그러나 버리면 얻는다는 것을 안다 해도 버리는 일은 그것이 무엇이든 쉬운 일이 아니다. 버리고 나서 오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까봐. 그 미지의 공허가 무서워서 우리는 하찮은 오늘에 집착하기도 한다.
    p83

     

    나는 저 젊은이들의 앞날이 밝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 세상은 수도원이 아닌 것이다. 나 역시 다시 젊어지고 싶지는 않다. 젊다는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형벌이라고 나는 아직도 주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너무나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원칙과, 그것은 어디까지나 가능성일뿐, 우리가 택할 길은 몇개 안되는 현실과의 괴리가 괴로운 것이다. 하느님 품에 안기는 날까지 우리는 방황하리라, 라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을 노트에 적어가지고 다니던 내 사춘기가 떠올랐다. 아니 한술 더 떠 괴테는 "모든 인간의 그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고 파우스트에 쓰기도 했다. 여기 모인 젊은이들은 아마도 노력하는 이들일 것이므로 더 방황할지도 모른다.
    p108

     

    그러고 보니 이제껏 세번의 유럽 여행이 헛것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을 여행하면서 나는 한번도 '사람들'을 만난 일이 없었다. 그러니까 내가 본 것은 사람 없는 풍경과 역무원들과 장사꾼들뿐, 사람은 없었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비로소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p145

     

    내가 좋은 사람이 되기 전에, 내가 스스로 행복해지기 전에, 누구도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없다는 것, 놀랍게도 행복에도 자격이란 게 있어서 내가 그 자격에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나도 할 서튼처럼 30대 중반을 넘기고 있었고 돌이키기 힘든 아픈 우두자국을 내 삶에 스스로 찍어버린 뒤였다. 그 쉬운 깨달음 하나 얻기 위해 청춘과 상처를 지불해야 했던 것이다. 괴테의 말대로 "가진 것이 많다는 것은 그 뜻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무거운 짐일 뿐"이었던 것이다.
    p166

     

    처음 아르정탱 관상수도원을 나와 거리를 떠돌면서 나는 희미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수도원은 꼭 수도원 건물 속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이다. 수도원에 그토록 가고 싶어 수도원만 찾아다니는 기행을 하면서 수도원과 기행 그 자체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이건 그냥 내 삶의 어느 날이란걸 알게 된 것이다.
    p177

     

    내 생이 결코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내 인생은 나의 것이어야 한다는 이 딜레마. 우리 삶에 상처를 입힌 사람들을 용서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면서 바로 그 순간에도 나는 또한 남에게 잊지 못하 상처를 주고 있다는 딜레마...아까 길거리에서 M형에게 뛰려거든 늦지나 말고 늦으려거든 뛰지나 말라고 했던 것은 그러므로 사실은 내 자신에게 해주어야 할 말이었다. 그렇게 살았거든 후회하지 말고 후회하려거든 그렇게 살지 말았어야 했다고... 까뮈가 그렇게 말했다. 내가 만일 내 인생의 전환기를 느낀다면 그것은 내가 얻은 바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가 잃은 그 무엇 때문이라고... 지난 세월동안 나는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터무니없는 자신감을 잃었고, 누군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거라는 기대를 잃었다. 그러니 이제 또 무엇을 잃고 서울로 돌아가야 하는지, 새벽이 올때까지 그렇게 혼자 뒤척이며 나는 깨어 있었다.
    p195

     

    삶에 의미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삶에 의미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의미 따위에 아무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의미를 잃어버릴 이유가 없을 테니까.
    p201

     

    "예, 저는 그렇게 기도해요...사람한테 부끄러워 못 하는 말을 하느님한테는 다 해요. 문자 그대로 별 말을 다 하는 거죠. 어차피 다 아실테니까요. 그런데 신기한건 최대한 솔직하게 기도하자, 마음먹어도 하느님과 내게 솔직하기조차 참 힘이 든다는 거예요...내 마음이 어떤지 알아 낸다는거, 옳고 그르든 내가 진짜 바라는게 뭔지 알아 낸다는거... 그거 참 어렵다는 것을 저도 요즘 생각하고 있어요..."
    p207

     

    어제 짐을 챙기면서 이 책자, 저 책자, 이 필름, 저필름 어디가 어딘지 하나도 모르겠더니 사람의 모습은 이토록 명확했다. 내 여행의 윤곽이 문득 선명하게 내게 다가왔다. 그러니 결국 이 세상 모두가 수도원이고 내가 길 위에서 만난 그 모든 사람들이 사실은 수도자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그들을 만나려고 내가 이 길을 떠났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p250

     

  • 서두르지 않으리라.. | sm**era | 2009.07.19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그녀의 글을 읽고 있으면 가슴을 후벼 파며 아팠던 내 추억이 떠오른다. 때론 그 추억 때문에 눈물이 나기도 하고, 때론 또 다...

    그녀의 글을 읽고 있으면 가슴을 후벼 파며 아팠던 내 추억이 떠오른다. 때론 그 추억 때문에 눈물이 나기도 하고, 때론 또 다른 추억에 행복에 젖기도 한다. 누구나 살아가는 모습이 다르고 간직하고 있는 추억이 다른진대 하나의 마음이 느껴지는 건 모습만 다를 뿐 감정의 여운은 같기 때문일까.

    18년만에 다시 하느님을 찾게 된 작가는 우연히도 잡지사에서 제안을 받는다. 한달간 유럽으로 수도원 기행을 떠나보지 않겠냐고.. 그렇게 작가의 수도원 기행은 시작되었다. 어린 자식들을 남겨두고 혼자만의 여정을 떠난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을 만났다.. 수도원 기행이지만, 그녀에겐 사람들이 먼저 보였다. 그리고 지나가 버린 시간 속에 서 있는 엄마이기 이전의.. 아내이기 이전의..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 세상이 수도원이고 만난 소중한 이들이 모두 수도자일지 모른다는 깨달음과 함께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 또한 깨달으며 집으로 돌아온다.

    여행 속에서 사람보다는 다른 것에 더 시선과 관심이 가는 내 모습을 떠올려본다. 언제쯤이면 나도 사람이 더 그리워지는 여행길을 떠나게 될까. 좀 더 마음이 열려야 하겠지. 아직은 내 자신 속에 갇혀 사는 나일 뿐.. 그치만 작가의 말처럼 서두르지 않으리라. 모든 깨달음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아니까..

     

    천국이 있다면 혹 이런 느낌은 아닐까, 짧은 인연, 상대방이 잘된들 내게는 아뭔 대가가 없는 인연에도 지극히 마음을 쏟아주는, 그래도 당신들에게는 아무런 보탬도 뺄 것도 없어서 결국은 보탬이 되고야 마는 그런.        p.70


    금을 얻기 위해서는 마음속에 가득 찬 은을 버려야 하고 다이아몬드를 얻기 위해서는 또 어렵게 얻은 그 금마저 버려야 한다고…. 버리면 얻는다. 그러나 버리면 얻는다는 것을 안다 해도 버리는 일은 그것이 무엇이든 쉬운 일이 아니다. 버리고 나서 오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까봐, 그 미지의 공허가 무서워서 우리는 하찮은 오늘에 집착하기도 한다.                             p.83

       

    20대의 나는 아는 게 많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30대가 되자 20대에 알던 모든 것이 모르는 것으로 변해버렸다. 처음부터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알기는 안 것이 모르는 것으로 변해버리는 상황은 참을 수 없었다.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았고 이대로 모르는 채로 흘러가게 내버려둘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무엇이든, 그게 무엇이든 붙잡아야 했다. 그렇게 가없이 손을 내밀고 마음을 내밀고, 하지만 알 것 같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내가 알 것 같았던 그것은 환영처럼 사라졌다. 그래도 나는 다시 일어서서 길을 떠났다. 그 악착스러움은 지금 내가 생각해도 자신에게 신물이 날 만큼 집요한 것이었다. 대체 인생에서 뭘 바라는 거니? 누군가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마음 한켠에서 웅웅거렸다. 하지만 이대로 엎어져 있을 순 없다고,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고 싶다고, 내가 왜 태어나 이렇게 밖에는 살 수 없는지 그걸 밝히고 싶다고…. 그렇게 다시 일어나 때마다 상처자국을 가리기 위해 가면을 쓰면서, 가면 위에 가면이 덧씌워지고, 그 위에 다시 가면을 씌우고, 그리하여 나조차도 내가 누구이지 알 수 없어져 버렸다. 그렇게 떠돌다가 나는 엎어져 버린 것이었다.                                   p.119 


    서양이나 동양이나 기독교를 믿거나 불교를 믿거나 생은 고달파서 골목길 모퉁이마다 돌을 올려가며 기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인지.        p.138


    후두둑 휘장을 드리운 것처럼 펼쳐진 검은 하늘, 누군가의 눈빛인 양 맑은 별이 몇 개 떠 있다. 시간 속에 묻혀 기억도 사라져갈지 모른다. 꽃은 곧 시들어 버릴 것이라 언제나 마음속에서 아름답고 사람은 짧게 스쳐갈수록 오래도록 기억이 나는 것인지….                                      p.144


    이상했다. 사람들 모이라고 만든 광장에 와서 왜 나는 사람이 없는 풍경을 보고 싶어 할까. 아무도 없는 텅 빈 길…. 사람 다니고 차 다니라고 만든 길에 차도 사람도 없으면 아름다운 것, 대체 이 무슨 심술궂은 역설인지. p.156


    인생에서 제가 깨달은 한 가지 사실은, 삶이란 무엇인가를 깨닫기 전에 우리는 35세를 넘어버린다는 겁니다. 처음에 나는 빠른 차가 있으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포르셰를 샀죠. 그 다음엔 집이 있었으면 했습니다. 그래서 집을 샀죠. 그런데 그 다음에 비행기가 한 대 있으면 행복할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비행기를 한 대 샀지요. 그러고 난 다음에 나는 깨달은 것입니다. 행복은 결코 돈을 주고 살 수는 없다는 것을….  p.165


    내가 좋은 사람이 되기 전에, 내가 스스로 행복해지기 전에, 누구도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없다는 것, 놀랍게도 행복에도 자격이란 게 있어서 내가 그 자격에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나도 할 서튼처럼 30대 중반을 넘기고 있었고 돌이키기 힘든 아픈 우두자국을 내 삶에 스스로 찍어버린 뒤였다. 그 쉬운 깨달음 하나 얻기 위해 청춘과 상처를 지불해야 했던 것이다. 괴테의 말대로 “가진 것이 많다는 것은 그 뜻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무거운 짐일 뿐”이었던 것이다.            p.166


    고통을 거치지 않고 방황을 거치지 않고 보다 큰 것에 복종하는 겸허함 없이 얻어지는 자유는 가짜일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 보다 큰 자유, 보다 큰 진리에 순종하는 자만이 가짜 자유와 가짜 진리에 진정으로 불복종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                                               p.167


    결혼 안 한 거 후회해 보신 적 없어요? 내가 물으니 주버 여사는 마리아는 결혼한 거 후회해 본 적 없어요? 묻는다. 하는 수없이 내가 웃으니, 마찬가지예요 한다. 깨끗하게 정돈된 서재 겸 거실에 앉아 와인을 마시며 저무는 뮌헨 거리를 내다보는데 세상에는 사는 방법도 참 가지가지로 많게구나. 하는 당연한 생각이 당연하지 않게도 가슴을 치며 지나갔다.            p.181


    내 생이 결코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내 인생은 나의 것이어야 한다는 이 딜레마. 우리 삶에 상처를 입힌 사람들을 용서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면서 바로 그 순간에도 나는 또한 남에게 잊지 못할 상처를 주고 있다는 딜레마…. 아까 길거리에서 M형에게 뛰려거든 늦지나 말고 늦으려거든 뛰지나 말라고 했던 것은 그러므로 사실은 내 자신에게 해주어야 할 말이었다. 그렇게 살았거든 후회하지 말고 후회하려거든 그렇게 살지 말아야 했다고…. 까뮈가 그렇게 말했다. 내가 만일 내 인생의 전환기를 느낀다면 그것은 내가 얻은 바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가 잃은 그 무엇 때문이라고…. 지난 세월 동안 나는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터무니없는 자신감을 잃었고, 누군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거라는 기대를 잃었다. 그러니 이제 또 무엇을 더 잃고 서울로 돌아가야 하는지, 새벽이 올 때까지 그렇게 혼자 뒤척이며 나는 깨어 있었다.                                      p.195


    대체 눈물이란 무엇인지, 아마도 영혼과 육체가 통하는 통로가 있다는 증거가 눈물이 아닐까, 마음이 슬플 때 가장 먼저 반응하는 육체의 한 현상이 그것일까. 한때 지난날을 돌아보며, 내가 잘못 살아온 나날들을 돌아보며 나는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슬퍼서 운 게 아니고 어리석은 내 꼬락서니가 한심해서 울었다는 게 정확하리라. 오죽하면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라는 소설 제목을 다 생각해 낼 정도였다. 하지만 울면 울수록 내 영혼의 아픈 부분이 씻겨져 내리는 카타르시스 또한 있었다.                             p.220

    무지개도 사라지고, 꿈도 사라지고, 한 사람에게 퍼부었던 내 사랑도 환영처럼 사라지고… 그것은 또한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는 또 얼마나 사라지는지, 상대방에게 나의 사랑이 가장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 엄마를 찾는 아이의 절절함을 알면서…, 또한 내 자신으로부터도 얼마나 스스로 몸을 숨겨 사라져 남의 얼굴이 되어버리는지, 어떤 사람의 말대로 10년 전의 나는 오늘의 나가 되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으면서 어쩌면 그렇게도 날마다 사라져 버리고 말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p.224


    장 수슬로의 시

       ♌ 다친 달팽이를 보게 되거든

          도우려 들지 말아라

          그 스스로 궁지에서 벗어날 것이다

          당신의 도움은 그를 화나게 만들거나

          상심하게 만들 것이다.


          하늘의 시렁 가운데서

          제자리를 떠난 별을 보게 되거든

          별에게 충고하고 싶더라도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라.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말아라

          강물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p.248


    나는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생각보다 생은 길고 나누어야 할 것은 아주 많다는 것을 나는 이제 아니까. 밀알이 쪼개져 백 배 천 배의 밀알이 되듯이, 쪼개면 쪼갤수록 나누면 나눌수록 풍성해지는 이 지상의 유일한 것, 그것이 무엇인지 이제 나는 알 것 같으니까.                             p.250

  • 수도원이라면 세상과의 단절로 느껴지는 커다란 담벽과 쟂빛 수도복에 가난과 절제,그리고 기도와 노동이란 단어가 떠오...
    수도원이라면 세상과의 단절로 느껴지는 커다란 담벽과 쟂빛 수도복에 가난과 절제,

    그리고 기도와 노동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특히 공지영작가가 둘러본 유럽의 수도원이라면 중세의 엄격함과 사회로부터 멀리 떨어진

    유배지와 같은 느낌이 더한 곳이다.



    카톨릭의 본산인 유럽의 수도원은 생각대로 고색창연하고 엄격하며 세상과 등진것 같은 느낌이었다.

    20여년 동안 냉담했던 작가가 어느날 수도원기행이란 원고제의를 받고 마치 운명의 부름처럼 떠나게 된

    여정은 결국 하느님의 예정된 각본이 아니었나 싶었다. 교묘하게 예정해 놓으신 그분만의 시나리오랄까..

    곱상한 외모와는 다르게 사회운동가로 열정의 늪속에서 허우적거리기도 하였고

    사랑이라면 모든걸 다 던질만큼 열렬하게 해보기도 하였음직한..

    기가막힌 글솜씨로 차갑고 냉담한 사람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데우고

    때로는 뜨거운 목마름마저 느끼게 해주었던 그녀가 이렇듯 진솔하게 '종교'에 무릎꿇는 과정을 담아내었다.



    자아가 강한 사람들은 쉽게 마음을 내어놓지 못한다.

    믿음도 미혹도 어느것에도 쉽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다.



    성경에서는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을 가져야만 천국에 이르른다고 하던가

    이길로 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혹은 수많은 것들로 무장해야만 할것같아

    겁많고 욕심많고 핑계많은 나는 아예 일찌감치 마음을 접었었다.

    저자 또한 차마 하나님을 바라보지 못할 고단한 사정으로 나처럼 도망다니고 있었던것 같다.

    하지만 예정해놓으신 그 수순대로 결국 그녀는 그길에 다시 접어든다.



    아직은 철이 덜든것 같은 남편과 같이 나선 수도원기행..

    그길은 결국 '나'를 찾아가는...'나'를 확인하는 그런길이 되고 말았지만..

    철창안에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 주겠다는듯 미소짓고 있던 수녀님들과 수도사들!

    더많은 것들을 세속적으로 누려도 좋을...아니 그능력과 자격이 너무 충분한 많은사람들이

    왜 높고 커다란 벽안쪽으로 몸을 숨기는 것일까...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을 떠나 무소유과 고독의 세계로 떠날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하나님이 바라시는 인간의 가장 올바른 선택은 무엇일까..

    지금 내가 가고 있는 이길이 수도사의 길보다 더 평탄하고 행복하며 풍요로운것일까..



    '불필요한 것들은 너무 많아 주변사람들을 수고롭게 하고

    정작 필요한 것은 제대로 없어서 살부러진 우산처럼 내 한몸을 다 가리지도 못한다'고

    탄식하는 작가의 마음이 곧 나와 같았다.

    나는 지금 불필요한 많은것들에 묻혀서 정작 제대로 된 우산 하나 가지지 못한

    가난한 사람이므로..

    먼곳으로 부터 온 손님에게 줄것이 없어 정원의 버느나무를 리본으로 묶어 들려보내는

    가난한 수녀님들의 풍요로움이 새삼 너무 부러웠으므로..



    '수도원으로 가는길'은 나를..내 자아를 찾아가는 고단한 길이었지만

    어쩌면 이 세상이 결국은 거대한 수도원이 아니겠는가...그리고 나역시

    고독과 기도로 이삶을 극복하고 살아가야하는 수도사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 고요함을 찾아서. | eu**12 | 2009.03.0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수도원. 엄숙하고 고요하고 함부로 할 수 없는 경건함 같은 것이 있는 곳. 나 자신을 돌아보려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

    수도원.

    엄숙하고 고요하고 함부로 할 수 없는 경건함 같은 것이 있는 곳.

    나 자신을 돌아보려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봉쇄 수도원이라는 곳이 특히나 많이 기억에 남는데 남들과, 세상과 멀리 떨어져 자기 자신을 봉쇄한다는 것이 자신을 성찰하고 믿음을 깨우치는 데에는 도움이 될 지도 모른 다는 생각도 같이 한다.

     

    세계 곳곳, 유럽 곳곳의 유명하거나 유명하지 않거나 하는 수도원들의 소박함, 따뜻함,

    소소한 것들에서 오는 정, 믿음, 마음이 착한 사람들의 배려를 공지영 작가의 글로 느낄 수 있다.

     

    나의 믿음, 자신을 뒤돌아 보는 여유를 느끼고 싶다면, 공지영 작가와 수도원 기행을 같이 떠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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