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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격外
ISBN-10 : 8982819274
ISBN-13 : 9788982819278
고래 중고
저자 천명관 | 출판사 문학동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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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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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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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나는 이야기의 성찬!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자인 천명관의 '특별한' 장편소설. 신화적, 설화적 세계에 가까운 시·공간을 배경으로, 1부와 2부는 산골 소녀에서 소도시의 기업가로 성공하는 금복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그녀를 둘러싼 갖가지 인물 사이에서 빚어지는 천태만상, 우여곡절을 숨가쁘게 그려냈으며, 3부는 감옥을 나온 뒤 폐허가 된 벽돌공장에 돌아온 금복의 딸이자 정신박약아인 춘희의 생존과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담고 있다.

폭풍우처럼 격렬하고 파괴적인 인간의 '욕망'을 그린 천명관의 소설은 인물의 내면과 공간의 묘사를 배제한 채 시나리오 기법에 의존함으로써 빠른 속도로 읽힌다. 살인과 폭력, 죽음의 음산함, 전통설화의 세계, 질펀한 해학과 유장한 판소리를 연상케 하는 능청스럽고 능란한 입담, 신파극 변사를 떠올리게 하는 과장된 감정분출과 유치한 이죽거림, 무협지나 성인만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 등 다양하고 다채로운 자양분들을 치밀한 구성으로 한 작품 속에 녹여내고 있다.

작가 자신, 우리의 지난 세기를 세상에 떠도는 얘기들로 채우고자 했다고 했지만, 그리고 이러저러한 잣대로 소설을 재단하는 것도 시도되고 있지만, 그보다는 우선 오랜만에 만나는 이야기의 성찬으로, 강력한 입심 앞에 선 독자가 느끼는 당연한 끌림에 순응해서 이 소설에 다가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저자소개

저자 : 천명관
천명관 | 1964년 경기 용인 출생. 영화 <총잡이> <북경반점> 등의 시나리오 집필. 2003년 문학동네신인상 소설부문에 「프랭크와 나」 당선. 2004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에 『고래』 당선. 현재 영화연출 준비중.

목차

1부 부두
2부 평대
3부 공장
 
심사평
 
수상작가 인터뷰 : 이야기, 혹은 소설의 미래
수상소감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고래』 출간! 제1회 『새의 선물』의 은희경, 제2회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의 전경린, 제3회 『예언의 도시』의 윤애순, 제5회 『숲의 왕』의 김영래, 그리고 제8회 『그녀는 조용히 살고 있다』의 이해경……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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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고래』 출간!
제1회 『새의 선물』의 은희경, 제2회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의 전경린, 제3회 『예언의 도시』의 윤애순, 제5회 『숲의 왕』의 김영래, 그리고 제8회 『그녀는 조용히 살고 있다』의 이해경……
말 그대로 ‘대형 신인’의 산실인 ‘문학동네소설상’이 또 한 명의 걸출한 신인을 선보이게 되었다. 올해 수상자인 천명관씨는 바로 지난해 여름 ‘문학동네신인상’을 통해 등단한 신인 아닌 신인. 데뷔는 했으나 등단작 「프랭크와 나」를 제외하곤 단편 하나 발표하지 않은 진짜 ‘초짜’다.
 
“작년에 신인상으로 등단했지만 단편 하나로 소설가의 이름을 얻은 게 쑥스럽기도 했습니다. 상을 받게 된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내 이름으로 책이 한 권 나온다고 생각하니 이제야 비로소 등단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 진짜 ‘초짜’가, 완전 ‘생짜’ 소설로 그야말로 대형 사고를 친다. ‘작가’라는 이름을 얻고 처음 내는 책인 이 소설 『고래』로, 읽는 이를 웃게 하고, 울게 하고, 마음 졸이게 하고, 한숨짓게 하고, 미소짓게 하고, 긴장하게 하고, 몸 달게 하고, 얼굴 붉히게 하고, 전율하게 하고, 실소하게 하고, 허탈하게 하더니, 급기야는 감동까지 ‘던져’놓는다. (그렇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려’, 누군가를 감동‘시키려’ 부러 애쓴 것 같지는 않다. 그가 그저 ‘던져’놓고 ‘풀어’놓은 이야기들은 다시 나름대로 또다른 이야기를 꾸려가고 있었고, 그것(감동) 역시, 그 안에 그렇게 ‘던져져’ 있었다. 소설 속 춘희가 견디어낸 시간 속에, 그리고 그 시간과 공간의 여백 속에……)
 
“『고래』는 가히 소설이 무엇인지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 전지전능하고 고압적이며 시공을 초월한 이야기꾼의 입담에 힘입어 소설은 엄격한 형식의 규제를 뚫고 민담과 전설, 기담들, 무협지와 장르영화의 부스러기들, 동화와 환상적 요소 등이 뒤섞이는 환상의 도가니로 돌변한다.”--신수정, 문학평론가
 
이 인간, 처음부터 심상치가 않았다. 십수 년을 등단하기만을 꿈꾸어온 문학청년들을 제치고 등단하던 순간에도 ‘오랫동안 꿈꾸어왔’다는 따위의 소설 얘기가 아니라 “나에게 영화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라며 다소 ‘건방진’ 수상소감을 밝혔던 그였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다.
 
“……한편으로 저는 문학, 좁게 얘기하면 소설 그 자체를 목표로 삼고 있는 작가는 아니라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이 사람, 뻔뻔하다. 문학은 죽었다고, 더이상 문학의 자리는 없다고, 이미 오래 전부터 문학의 위기가 말해지고 있는 이때에도 여전히 문학에 ‘목을 매는’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겸손하고 점잖게 내뱉는 말투에는 약간의(? → 상당한!) 뻔뻔함과 당당함이 묻어난다. 자세가 안 됐군! 그래, 어디 한번 보자.
……어어……
……!!!……
……일단은 KO패……
꼼꼼하게 따져 읽기도 전에, 기승전결을 구분하고 인물들의 캐릭터를 파악하고 작가의 의도를 따져보기 전에, 단숨에 1800매짜리 소설을 다 읽어버린다. 숨가쁘게, 정신없이 읽어내려가고 보니, 한 편의 ‘이야기’로서의 ‘소설’에 궁했던, 거대한 서사에 목말랐던 독자들의 숨을 틔워줄 만한 작품인 듯싶기도 하다. 어어, 이게 아니었는데……
 
“이 소설을 ‘특별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것은, 소설에 대해 우리가 가져온 기존의 상식을 보기 좋게 훌쩍 비켜서는, 놀랄 만한 다채로움과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에게 처음엔 낯설음과 기이함, 동시에 상당한 당혹스러움과 저항감을 안겨주며 시작되는 이 소설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뜻밖에 굉장한 흡인력을 발산하면서 결말까지 숨가쁘게 몰입하게 만든다.”--임철우, 소설가, 한신대 문예창작과 교수
 
심사평을 좀더 세심하게, 꼼꼼하게 따져 읽고 빠져들지 않도록 조심했었어야 했다. 저 낯설음과 새로움에 당황하지 않기, 저항감이 생기면 주저 말고 완강하게 거부하기! 마음을 가다듬고, 냉정을 되찾고, 다시 읽기 시작!
『고래』의 1부와 2부는 산골 소녀에서 소도시의 기업가로 성공하는 금복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그녀를 둘러싼 갖가지 인물 사이에서 빚어지는 천태만상, 우여곡절을 숨가쁘게 그려내고, 3부는 감옥을 나온 뒤 폐허가 된 벽돌공장에 돌아온 금복의 딸이자 정신박약아인 춘희의 생존과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모든 이야기가 한 편의 복수극”이라는 작가의 말대로 소설의 시작부터 끝까지 한을 품고 죽은 박색 노파가 등장해서 주인공을 파국으로 이끈다는 설정이다. 별거 아닌 듯 간단한 듯하지만 이거, 만만치가 않다.
일단 이야기를 흩어놓는다. 조각조각 떼어놓으니 하나의 이야기가 끝없이 나누어진다. 수십 개의 에피소드가 각각 독립된 이야기가 된다. 이거야 뭐 나도 할 수 있겠다.(?) 수상자의 표현대로 “세상에 떠도는 이야기들” 한자리에 모아놓기! 할아버지 할머니에게서 들었음직한 옛날이야기, 어린 시절 동화책에서 본 것 같은 신화와 설화, TV연속극이나 영화에서 본 듯한 이야기, 인터넷에 떠도는 엽기 유머, ‘빨간 책’에서 본 듯한 유사 포르노…… 모두 뻔~한 이야기들,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다.(뭐, 어쨌거나 솔직히 쉽지 않아 보이긴 한다. 이 많은 이야기를 한데 집합시키는 것도.)
 
“이 소설에는 어떻게 보면 이야기의 백과사전 같은 느낌이 들 정도, 또는 구비문학자료집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아주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물론 이것만이 아니다.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나 연극 등의 고급 장르로부터 엽기 시리즈, 농담, 야설, 포르노 등등 하위 장르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것을 연상시키는 에피소드나 그것의 변주가 무궁무진하다. 말 그대로 이 소설은 장터의 시끌벅적한 카니발을 연상시키고, 또 키치적 아우라도 물씬 풍긴다. 이 작가의 이야기 수집벽이 남다른 것은 소설 몇 쪽만 들쳐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고, 더 읽어나가면 놀랄 수밖에 없게 된다.”
--류보선(문학평론가, 군산대 국문과 교수)
 
그래서 어떤 이야기냐고? ……난감하다. 소설의 줄거리를 설명한다는 건 무모한 짓이다. 하나의 이야기는 또다른 이야기를 낳고, 그 이야기는 다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다. “한 편의 복수극”이었나 싶으면 산골 소녀와 부둣가 장수의 사랑 이야기가 있고, 보잘것없는 게이샤를 위해 손가락 여섯 개를 잘라 바친 어느 조직 보스의 인생 이야기인가 싶으면 주인공은 어느 사이 ‘올란도’를 능가하는 인물이 되어 있다. 그야말로 빈털터리, 맨몸으로 시작해 큰 사업가가 된 한 여자/남자의 이야기인가 싶으면 벽돌을 굽는 한 장인의 예술혼에 대한 이야기이고, 다시 여러 시대를 살다 간 인물들의 지난 세기의 이야기인가 하면, 이것은 오늘의 이야기이다.
“(세상에 떠도는) 이야기란 본시 듣는 사람의 편의에 따라, 이야기꾼의 솜씨에 따라,
가감과 변형이 있게 마련이다.”
후에, 『고래』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조금씩 다른 버전으로 이야기를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춘희를 이야기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금복을 이야기할 것이고 또다른 이는 노파를 이야기할 것이다. 어쩌면 칼자국과 걱정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겠으며, 철가면과 청산가리, 쌍둥이자매와 코끼리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다. 그 수많은 에피소드와 인물들 중에는 생각나지 않는 것들도 있으리라.
그런데 이건 뭘까. 이 서로 다른 수십 가지의 이야기들이 하나로 얽혀드는 것은. 하나의 이야기로 어우러져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문학동네소설상 제1회 수상자인 소설가 은희경의 말대로,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섞임”과 “확장”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온갖 인물들과 여러 유형의 인물들, 여러 가지 사건들이 서로 섞이고 녹아 얽혀드는 동시에 이러한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점점 넓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소설 안에 이런 대목이 나오죠. ‘세상에 떠도는 얘기란 본시 듣는 사람의 편의에 따라 이야기꾼의 솜씨에 따라 가감과 변형이 있게 마련이다.’ (……) 화자인 이야기꾼을 등장시킨 건 말하자면 놀기 좋은 무대를 만들고 싶어서였습니다. 어느 정도 파격도 가능하고, 구라도 치고, 능청도 떨고, 또 그러면서 백 프로 믿을 수도 없고, 그래서 의심은 가지만 어쩔 수 없이 그 말솜씨에 점점 빨려들고…… 이야기꾼은 자유롭게 영화 속 인물을 끌어들여 현실의 인물들과 뒤섞고, 괴담이나 야담에서도 이야기를 끌어와서 자연스럽게 버무리고…… 그렇게 마음껏 놀 수 있는 장치가 바로 이야기꾼이 있음으로 해서 가능해진 겁니다. 정색을 하고 덤비는 것보다 이렇게 느슨하게 한 발 물러선 형식을 택한 건 바로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이 사람, 기분 나쁘다. 그래, 너 잘났다. 재주 있다. 이야기꾼이다.
그러고 보니 이 사람, ‘암상’이다. 따로 구분 기준을 두지 않아도 ‘암상’인지 ‘심술’인지 알 수 있다는 그의 할머니의 두 가지 구분법에 따르면…… 그는 크지 않다. 작다고도 볼 수 있는 그 몸 안에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쉽게 내보이려 하지 않는다. 거대한 물고기인가 싶으면 젖을 물려 새끼를 기르는 고래처럼,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유순해 보이기만 하더니 무엇 때문인지 뭍으로 올라와 자살하는 고래처럼, 한마디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 그의 소설 『고래』처럼. 그는 그저 세상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한자리에 모아놓았을 뿐이라고, 본인은 별로 한 게 없다고, 또 자신은 문학에 목매는 ‘문청’이 아니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것이다.
그는 아직도 영화연출 ‘준비중’이다. 등단하던 지난해, 일 년 전에도 그는 ‘준비중’이었다. 그렇게 준비만 한 지가 벌써 오래라면서도 그걸 놓을 생각을 않는다. 아니 그렇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쿨~한 척, 아무렇지 않게 문학을 이야기하는 그가 더욱 미더운 것은 왜일까.
 
“이 작가는 전통적 소설 학습이나 동시대의 소설작품에 빚진 게 별로 없는 듯하다. 따라서 인물 성격, 언어 조탁, 효과적인 복선, 기승전결 구성 등의 기존 틀로 해석할 수 없는 것이다. 약간 거창하게 말한다면, 자신과는 소설관이 다른 심사위원의 동의까지 얻어냈다는 사실이 작가로서는 힘있는 출발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은희경(소설가)
 
그 무엇에도 빚진 게 없는 작가, 라면 오히려 자유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어디 그렇기만 할까. 굳이 부채의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하더라도 그의 몸속엔 한 세기를 살아온 특별한 할머니의 유전자 말고도 “지난 세기 위대했던 작가들의 이야기가 남아 있”을 것이고, “이야기 또한 그렇게 시간을 가로지르며 생명을 연장해나”갈 것이다. 그에게 “소설을 쓴다는 건 지난 시대의 작가들과 다시 만나는 일이다.” 그들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그에게 물을 것이고, 그는 대답할 것이다. 그리고 그 문답은 다시 이야기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는 다시, 계속될 것이다.
 
“작가가 의도한 것이건 아니건 간에 『고래』는 소설이 갈 수 있는 최대의 영역으로 발을 들여놓은 것만은 틀림없다. 과연 소설의 확장이 어디까지인가 확정짓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그럴 필요가 없는 일이기도 하다. 소설이 할 수 있는 바는 그 경계 바깥으로 끊임없이 월경하는 것뿐일 것이다. 『고래』는 남미소설이 그러했던 것처럼 어느 순간 소설의 영역을 훌쩍 뛰어넘어 또다른 공간으로 들어갔다.”--신수정,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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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신옥남 님 2011.10.21

    -누가 이기나 해보죠. 아무리 우물이 깊어도 반드시 바닥은 있기 마련이예요.

  • 여명준 님 2009.09.24

    인생을 살아간다는 건 끊임없이 쌓이는 먼지를 닦아내는 일이야. (p.10)

회원리뷰

  • 고래 | sj**172 | 2020.01.20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소문으로만 듣던 고래를 드디어 읽었다. 책꽂이에서 누렇게 변...

     

     

     

    소문으로만 듣던 고래를 드디어 읽었다.

    책꽂이에서 누렇게 변해가던 녀석을 해방시켜주었으나 개운치 않음.

    어마무시한 소설은 확실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찜찜함도 안겨주니

    화제작이면서 문제작으로 다가온다.



    < 재미있다 >

    천명관은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단박에 알 수 있다.

    글자로 빽빽하게 채운 종이가 400장을 넘기는 장편이지만 책을 덮을 수가 없다.

    구성이 탄탄한 소설, 대반전이 기다리는 소설이라 결말이 궁금해서 페이지를 빨리 넘기게 되는 것과는 다른 속도감.

    나도 모르게 읽고 있고,

    더 읽고 싶고,

    자꾸 책을 잡게 된다.

    일일 연속극처럼 이어지는 사건의 반복과 새로운 등장인물의 어우러짐이

    하나의 사건으로 전체를 끌고가는 기존의 장편 소설과 다른 맛을 선사한다고나 할까. 



    < 각종 법칙의 난무 >

    초반엔 등장하지 않는다.

    누가 봐도 이야기에 탄력이 붙는 순간부터 등장하는 각종 법칙.

    천명관 특유의 비꼼 유머코드가 어우러진 법칙은 만들기 나름이니

    만용의 법칙, 유전의 법칙, 알코올의 법칙, 플롯의 법칙, 토론의 법칙, 자본의 법칙, 사랑의 법칙, 지식인의 법칙........ 끝도 없다.

    나는 "인연" 이나 "운명" 이라고 불렀을 상황에 등장하는 법칙은

    원인과 결과가 분명한 - 중간에 요행을 바랄 수 없는 불변의 것이다.

    국밥집 할멈의 박색으로 출발한 사건은 금복을 거쳐 춘희에게 각종 법칙으로 이어진다.

    한 번 시작되면 정해진 결말로 반드시 가야 하는 법칙의 힘 안에 그들은 그렇게 묶여 있었다.

     


    < 여성의 삶에 대한 인식 >

    성적인 묘사가 상당히 많다.

    내가 가진 것이 몸 하나여서 잠자리로 보답(?)하겠다는 그녀와

    성욕을 주체하지 못해 강제로 겁탈하려는 남자들이 수도 없이 등장한다.

    여성의 몸이 밥벌이 수단이 되는 사회에 대한 고발, 비난일 수 있겠다고 이해했으나

    읽는 내내 불편했던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이 받았던 상처로 남의 상처를 알아보고 품어주던 여장부 금복이

    부와 권력을 얻어 남자가 된 후 세상의 부조리한 이들과 같아짐을 보여주지 않았다면

    작가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의심할 뻔. ^^;;



    < 고래가 갖는 의미 >

    소설 고래에는 덩치 큰 존재가 셋 등장한다.

    고래와 코끼리, 그리고 춘희.

    금복은 고래를 보고 매료되는데 아마 큰 덩치에 반한 것 같다고 말한다.

    그래서 체격이 좋고 힘이 좋았던 '걱정'을 사랑했던 것 같다고.

    그 후에 등장한 코끼리에겐 큰 관심이 없었고

    자신의 딸 춘희는 철저히 외면했지만 삶의 마감은 고래 뱃속에서 한다.

     

    금복을 사로잡았던 고래는 인간에게 잡혀 살과 뼈로 해체되고

    춘희를 사로잡았던 코끼리는 인간이 만든 자동차에 목숨을 잃는다.

    돼지 품종인 바크샤로 불리던 춘희는

    새순처럼 여리고 무구한 감성을 큰 덩치 안에 품었으나

    그것을 부조리한 세상으로부터 지켜낸 것인지,

    부조리한 세상에 의해 파괴된 것인지 여전히 판단할 수 없다.

     

    덩치만 컸지 자기 몸 하나를 지켜내지 못했던 존재들.

    세상은 순수함과는 거리가 먼, 닳고 닳은 이들에게 관대한 곳인지도 모르겠다.



    < 마무리 >

    4년 전 헤어진 남자의 아이를 낳았다는 것부터 신화, 설화, 판타지의 요소가 충분한데

    주제가 명확하지 않고

    비유와 함축적 의미로 봐도 무방한 장치가 넘쳐

    이야기나눌 것이 많아서 좋구나.

    하도 칭찬을 들어 작품은 읽지도 않았는데 알아버린 소설가 천명관을 인정하게 만든 작품, 고래.

    진중하게 리뷰를 쓰게 만드는구마.

     
     
     
  • 그리고 코끼리 | qk**a2 | 2018.06.1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이동진의...

    이동진의 빨간책방 1회에서 이야기된 두 소설 중 하나 천명관 작가의 “고래”.

    제 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인 이 소설에 대한 심사평과 빨간책방에서 이야기했던 것들이 이해가 되면서 공감이 되었다. 

    여성 3대에 걸친 이야기.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처럼 한국전래동화 같기도 한,

    “젊은이의 양지”처럼 과거 주말드라마 같기도 한,

    "춘향전"의 판소리를 듣는 듯한 부분,

    모두 한 데 카니발적으로 어우러져 이질감 없이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소설이었다.

    거의 몇 페이지를 간격에 두고 언급된 많은 “그것은 XX의 법칙”들은 요즘 SNS의 게시글이나 사진에 딸린 해시태그와 다름 없어 유쾌한 느낌마저 들었다. 앞으로의 세상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힘으로 움직인다고 하던데 이 작품이야 말로 그런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이미 영화화 된 천명관 작가의 작품이 있는 만큼 이 작품 또한 영화로 재구성되어 극장에서 볼 수 있지 않을 지 기대해 보는데,  그럴리야 없겠지만 고래를 형상화하여 지어진 극장에서 보는 것만은 사절이다. 

    마지막으로  작가도 이 작품의 드라마화를 의식한 듯 에필로그에서 선보였던, 그야말로 산으로 가던 드라마에 “훗” 웃음이 난다. 도예과 여대생과 재벌2세이라니...

    그리고, 코끼리와 소녀...

    그들의 우정

  • 고래 | pb**14 | 2018.05.06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출간된지는 꽤 오래된 책인데 결국 지금에서야 읽어보게 됩니다. 그동안 입소문으로 꽤 유명한 책이라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출간된지는 꽤 오래된 책인데 결국 지금에서야 읽어보게 됩니다.

    그동안 입소문으로 꽤 유명한 책이라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번 읽어봐야지 했고 기대도 꽤 컸습니다. 대체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기에 하구요.

    크게 보면  처음에는 박색의 노처녀가 노파가 되어 하는 이야기와 금복이라는 여인의

    이야기, 또  춘희의 이야기가 큰 줄거리 같습니다.

    그런데요, 솔직히 넘 야해요. 

    어떻게 된게 이야기자체가 남녀가 그런이야기 아니면 큰 줄거리가 없네요.

    노파의 이야기도 그렇고 금복이는 더 심하고 말이죠. 게다가 나중에 금복이가

    그렇게 된다는 설정은....정말이지....휴~

    [토지]라는 작품을 봐도 결국은 고래와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또 누가 누굴 낳고

    하는 이야기 말입니다. 그런 모습속에서 주위환경이 함께 엮여가는 모습들이....

    암튼...제가 좀 횡설수설하지만 기대가 너무 커서인지 큰 감흥까지는 못 느꼈어요.

  • 고래 | ja**coya | 2016.07.1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자인 천명관의 '특별한' 장편소설. 신화적, 설화적 세계에 가까운 시·공간을 배경으로, 1부와 2부...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자인 천명관의 '특별한' 장편소설. 신화적, 설화적 세계에 가까운 시·공간을 배경으로, 1부와 2부는 산골 소녀에서 소도시의 기업가로 성공하는 금복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그녀를 둘러싼 갖가지 인물 사이에서 빚어지는 천태만상, 우여곡절을 숨가쁘게 그려냈으며, 3부는 감옥을 나온 뒤 폐허가 된 벽돌공장에 돌아온 금복의 딸이자 정신박약아인 춘희의 생존과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담고 있다.

    폭풍우처럼 격렬하고 파괴적인 인간의 '욕망'을 그린 천명관의 소설은 인물의 내면과 공간의 묘사를 배제한 채 시나리오 기법에 의존함으로써 빠른 속도로 읽힌다. 살인과 폭력, 죽음의 음산함, 전통설화의 세계, 질펀한 해학과 유장한 판소리를 연상케 하는 능청스럽고 능란한 입담, 신파극 변사를 떠올리게 하는 과장된 감정분출과 유치한 이죽거림, 무협지나 성인만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 등 다양하고 다채로운 자양분들을 치밀한 구성으로 한 작품 속에 녹여내고 있다.

    작가 자신, 우리의 지난 세기를 세상에 떠도는 얘기들로 채우고자 했다고 했지만, 그리고 이러저러한 잣대로 소설을 재단하는 것도 시도되고 있지만, 그보다는 우선 오랜만에 만나는 이야기의 성찬으로, 강력한 입심 앞에 선 독자가 느끼는 당연한 끌림에 순응해서 이 소설에 다가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 고래 | ap**t | 2016.06.10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7년의 밤>에 이어 이 책 역시 이틀만에 읽었다.<고래>를 일컫길, ‘한국 문학의 범위를 넓혔다’고 하...

    <7년의 밤>에 이어 이 책 역시 이틀만에 읽었다.
    <고래>를 일컫길, ‘한국 문학의 범위를 넓혔다’고 하고
    천명관 작가를 말하길, ‘문단의 아웃사이더’라고 하던데
    작가는 모르겠고 이런 형식과 내용의 소설을 두고 한국 문학의 범위를 넓힌 거라고 하는 거구나 싶었다.

     

    이 책의 매력은 지독한 ‘흡입력’뿐이라고만 하던데 내겐 그게 다가 아닌 것 같다.
    서사에 충실했다고 하는데 내겐 그게 다인 것 같지 않았다.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다는 게 아쉬웠다.
    내 책이었으면 줄도 긋고 표시도 해가며 읽었을텐데.
    나중에 나이 들어서 다시 읽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는 다른 게 보이겠지.

     

    이 책을 읽고 이 작가가 나온 '창비라디오 시즌 1' 4회를 찾아 들었다.
    인상적인 이야기가 몇 가지 있었다.

    서른 전까지 주변에 대학 나온 사람들이 한 명도 없었다는 것.
    내 환경이 생각났다. 내 주변이 이렇다는 게 아니라 그냥 이 상황이 뭔지 알 것 같았다.
    또 하나는 작가의 집필 환경이야기다.
    회사원이 지방으로 발령났다고 그곳에서 일을 못하겠어요라곤 안 하지 않느냐.
    내게 소설 쓰기는 일이다. 그냥 주어진 환경에서 쓴다.고 했다.
    나는 일 맡을 때 유난 떠는 걸 지양하고 싶다. 그냥 하는 거지 프론데 뭘 재고 그래.
    특히 원고 쓸 때 그렇다. 까칠하고 예민해진다는 이야기를 듣는 일이나

    내 입으로 말하거나 하는 일을 없었으면 한다.
    그래서 작가의 저 이야기가 사이다 같았다.


    ‘사이다’라고 하니까 뭔가 쌓인 게 있는 것 같은데 그렇진 않다.
    그저 어느 분야에서건 까칠한 사람들이 싫을 뿐이다.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곤 하지만

    혼자라면 모를까 관계 속에서 그렇게 예민하게 군다는 건 내겐 그냥 인격수양이 덜 된 사람으로밖에는 안 보인다.

    부족함을 가리기위한 꼼수로 보이거나.

     

    금복이, 아니 금복 언니, 아니 금복 씨, 아니 금복 아줌마, 아니아니 금복 아저씨 덕에

    즐거운 이틀을 보냈다.

     

    우리집에 <나의 삼촌 브루스 리>가 있는데,
    오빠가 재밌다며 나한테 “너도 한 번 이렇게 써봐라”며 한 페이지를 읽어줬는데
    집에 가면 읽어봐야지.

    이것은 입덕의 법칙이다.


     

    인생을 살아간다는 건 끊임없이 쌓이는 먼지를 닦아내는 일이야.
    p11

     

    어쨌거나 철도공사는 그렇게 시작되었고 외지에서 일거리를 찾아 뜨내기들이 하나둘, 평대로 모여들었다. 목도꾼을 위시한 철도 인부들과 현장소장을 위시한 건설회사 직원들이 먼저 들어오고 그들을 상대로 한 술집과 음식점이 들어서자 뒤따라 몸 파는 여자들이 들어오고, 또 그네들을 상대로 한 도붓장수와 등짐장수, 방물장수가 들어오고, 마침내 일년 뒤 기차가 마을 앞을 지나다니게 되자 일을 하다 다친 인부들을 취료해줄 의원과 영혼을 치료해줄 목사와 전도사, 신부와 중이 기차를 타고 한꺼번에 들어오고, 예배당과 성당과 절이 한꺼번에 세워지고, 다시 예배당과 성당과 절을 지을 인부들이 한꺼번에 들어오고, 다시 그들을 상대로 몸을 팔 여자들이 한꺼번에 들어오고, 이런 식으로 일거리르 찾아, 볼거리를 찾아, 기회를 찾아, 건수를 찾아, 신도를 찾아, 짝을 찾아 먼 도시 또는 인근마을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었는데, 훗날 평대의 향토사학자들은 이때의 갑작스런 인구팽창을 가리켜 ‘평대의 일차 빅뱅’이라 일컬었다.
    p187

     

    예나 지금이나 이미 초래된 결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한마디라도 더 이야기를 보태려는 사람들의 속성은 변하지 않는가보다.
    p190

     

    그렇게 금복의 과거는 하나둘씩 평대로 모여들고 있었다.
    p232

     

    우리는 우리가 하는 행동에 의해 우리가 된다.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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