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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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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쪽 | A5
ISBN-10 : 8936471759
ISBN-13 : 9788936471750
필경사 바틀비 [양장] 중고
저자 허먼 멜빌,윌리엄 포크너,스콧 피츠제럴드,셔우드 앤더스,스티븐 크레인 | 역자 한기욱 | 출판사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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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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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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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 근현대 외국소설 100년의 걸작을 어권의 대표 연구자들이 엄선하고 공들여 번역한, 기획부터 번역 출간까지 5년간의 노력이 녹아 있는 ‘창비세계문학’이 출간되었다. 다양하고 압축적인 구성과 개성적인 문체 등 소설의 진짜 재미를 한권으로 가려뽑은 이 선집은 세계적인 문호들의 빼어난 단편의 묘미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미국 편은 ‘창비세계문학’(전9권) 중에서 유일하게 모두 국내에 이미 번역 소개된 적이 있는 작품들로 꾸며졌다. 미국 편의 편역자인 한기욱은 『해설』에서 문장 하나를 옮기는 데에만도 몇년 동안 고심했다고 밝혔듯이 기존의 번역본들을 검토하고 평가해본 뒤 참고조차 할 수 없는 실정임을 확인하고 단순히 언어를 옮기고 메씨지를 전달하는 차원에 만족하지 않고 원작 언어의 리듬과 울림까지 고스란히 풀어내고자 노력했다.

저자소개

역자 : 한기욱
한국외대와 서울대 영문과 대학원 졸업. 문학평론가, 현재 인제대 영문과 교수로 재직중,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위원. 저서 및 역서로『영미문학의 길잡이』(공저) 『우리 집에 불났어』 『마틴 에덴』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현대사』(공역) 『미국의 꿈에 갇힌 사람들』(공역) 등이 있음.

목차

너새니얼 호손 젊은 굿맨 브라운
에드거 앨런 포우 검은 고양이
허먼 멜빌 필경사 바틀비
마크 트웨인 캘레바래스 군의 명물, 뜀뛰는 개구리
헨리 제임스 진품
샬롯 퍼킨스 길먼 누런 벽지
찰스 W. 체스넛 그랜디썬의 위장
스티븐 크레인 소형 보트
셔우드 앤더슨 달걀
F. 스콧 피츠제럴드 겨울 꿈
윌리엄 포크너 에밀리에게 장미를

책 속으로

호손, 포우, 멜빌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작가들은 단편소설을 미국적 삶을 탐색하는 유력한 예술형식으로 활용했다. 그들의 단편은 재래의 전통적인 삶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삶을 실험하는 미국인들의 혁신적인 면모에 초점을 맞추었다. 미국적 삶이란 처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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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손, 포우, 멜빌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작가들은 단편소설을 미국적 삶을 탐색하는 유력한 예술형식으로 활용했다. 그들의 단편은 재래의 전통적인 삶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삶을 실험하는 미국인들의 혁신적인 면모에 초점을 맞추었다. 미국적 삶이란 처음부터 근대적이자 실험적이었는데, 그것의 구체적이고 다면적인 의미를 캐묻는 데 단편소설이라는 형식이 주효했다. ―「해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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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한권으로 만나는 세계문학 백년의 걸작 세계에 대한 독창적 해석, 풍성한 상상력, 과감한 실험정신 거장들의 날렵한 솜씨로 진짜 소설의 재미를 맛볼 수 있다! 근현대 외국소설 100년의 걸작을 각 어권의 대표 연구자들이 엄선하고 공들여 번역한,...

[출판사서평 더 보기]

한권으로 만나는 세계문학 백년의 걸작
세계에 대한 독창적 해석, 풍성한 상상력, 과감한 실험정신
거장들의 날렵한 솜씨로 진짜 소설의 재미를 맛볼 수 있다!


근현대 외국소설 100년의 걸작을 각 어권의 대표 연구자들이 엄선하고 공들여 번역한, 기획부터 번역 출간까지 5년간의 노력이 녹아 있는 ‘창비세계문학’이 출간되었다. 짧은 분량이면서도 세계에 대한 예리한 통찰, 독창적 해석, 예술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장르인 단편소설은 가히 세계소설의 교과서라 할 만하다. 다양하고 압축적인 구성과 개성적인 문체 등 소설의 진짜 재미를 한권으로 가려뽑은 이 선집은 세계적인 문호들의 빼어난 솜씨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동서양 대표 문호들의 빼어난 단편들을 엄선
창비세계문학에는 19~20세기 초에 이르는 세계 근현대문학 100년을 대표하는, 9개 어권 총 102명 작가의 114편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전세계 단편문학의 정수만을 가려뽑은 이 선집은 세계소설의 교과서라고 할 만하다. 각 어권의 문학 지형도를 그리는 데에 빠질 수 없고, 근현대 세계사와 문학사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 작가들의 대표작들이다. 비교적 익숙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몇몇 특정 국가와 언어권의 문학작품만을 편식해온 우리 독자들이 보다 새롭고 다양한 문학의 성찬을 음미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동안 소개가 미흡했으나 우리에게는 역사적 경험의 유사함으로 정서적 공감대를 이룰 폴란드 편 『신사 숙녀 여러분, 가스실로』, 유럽 중심주의를 넘어 20세기 문학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스페인어권과, 여러 중남미 문학을 고르게 엮은 스페인·라틴아메리카 편 『날 죽이지 말라고 말해줘!』, 10세기 세계적 보편성을 담보한 러시아 문학의 광활함을 경험하기에 충분한 러시아 편 『무도회가 끝난 뒤』 그리고 근대문학사의 대표작가로 거론되면서도 편중된 번역 출판문화 탓에 이제야 소개되는 일본 대표작가들의 단편들이 다양하게 소개된 『이상한 소리』 등 세계문학의 명편들을 한권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이다.

▶국내 최초로 번역 소개되는 작품들의 새로운 맛
그동안 국내에 번역 소개된 작품들은 대개 대표작가의 대표장편에 머문 경우가 많다. 이미 좋은 번역으로 소개된 단편이 있는 경우에는 중복을 피했으나, 수록작 10편 모두가 국내 초역인 일본 편, 14편 중 11편이 초역인 프랑스 편 등 대부분의 수록작이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들이다. 물론 수록작 11편이 모두 국내에 소개된 적이 있는 미국 편의 경우에는 이전의 번역본들이 전혀 추천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고, 좋은 번역본이 있으나 문학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작품인 경우(중국 편, 루쉰 ?아Q정전? 등)에는 불가피하게 중복 번역을 감수해야 했다.

▶국내 대표적인 연구자들의 꼼꼼하고 성실한 번역
각 어권별로 명실공히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연구자들을 편역자로 위촉해 작품을 엄선하였고 언어를 옮겨놓는 단순 번역이 아닌 문화사 사회사의 맥락 속에 살아움직이는 작품의 깊은 울림까지 전하려는 노력을 꼼꼼하고 성실하게 모아놓았다. 이번 선집의 편역자들은 번역 평가사업에 참여할 만큼 각 언어권의 뛰어난 전문가들로
일본 편의 경우 작품이 처음 발표되었던 문학잡지를 번역의 저본으로 삼았으며, 미국 편은 최근의 편집본과 최초 출간본을 상호 참조하였으며, 러시아 편은 국내본과 해외 출간본 등을 참고하여 우리말 출간본 중에서 정본으로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애썼다.

▶친절한 해설과 감상의 길잡이
각 작품마다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풍성하게 실어놓았다. ‘작가소개’ ‘감상의 길잡이’ ‘더 읽을거리’ 등은 물론 전체 해설을 통해 각국, 각 언어권의 문학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특히 각 언어권 전공자뿐 아니라 중·고등학생들도 쉽게 읽을 만한 평이한 문체와 수준의 ‘감상의 길잡이’와 ‘해설’은 교과서 밖 작품들을 읽는 길라잡이의 역할을 충분히 할 만하다. ‘더 읽을거리’는 각 작가들의 국내 번역본 중에서 추천할 만한 작품과 역본을 꼽아주고 있어 깊이 읽기에 참고자료로 활용할 만하다. 방대한 양으로 해설을 정리한 독일 편의 경우에는 독일 문학사 전반의 맥락을 아우를 뿐 아니라 각 작품에 대한 짤막한 평론을 붙여서 전공자들에게도 부족함 없는 자료로 활용 가능하도록 했다.

미국 편은 ‘창비세계문학’(전9권) 중에서 유일하게 모두 국내에 이미 번역 소개된 적이 있는 작품들로 꾸며졌다. 수록작들이 두말할 나위 없는 대표작가의 대표단편인 탓이기도 하지만, 기존 번역본들이 크게 권할 만한 수준이 아닌 탓이 더 크다.
세계문학에 대한 번역 소개가 전반적으로 그렇듯이 미국문학의 명작들 역시 대체로 1960,70년대에 대거 번역되었으나 이 시기에 출간된 역본들은 중역과 부실한 편집 등의 문제가 있다. 비교적 최근인 1990~2천년대에조차 비전공 역자들에 의한 번역은 원작을 무시하고 번안하거나 크게 오역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예를 들어 표제작인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는 국내에 이미 몇차례 번역 소개된 바 있으나, 그중 이가형 옮김 『서기 바틀비』는 전자의 경우에, 이정문 옮김 『바틀비 이야기』는 후자의 경우에 해당한다. 또 미국 본격문학의 걸작 단편으로 꼽히는 샬롯 퍼킨스 길먼의 『누런 벽지』는 뜬금없이 장르문학으로 소개되어 2004년 정진영의 번역으로『세계 호러 걸작선 2』(책세상)에 실렸으나 원작의 예술언어의 묘미를 살리지 못함은 물론 심각한 오역이 적지 않았다.
미국 편의 편역자인 한기욱은 『해설』에서 문장 하나를 옮기는 데에만도 몇년 동안 고심했다고 밝혔듯이 기존의 번역본들을 검토하고 평가해본 뒤 참고조차 할 수 없는 실정임을 확인하고 단순히 언어를 옮기고 메씨지를 전달하는 차원에 만족하지 않고 원작 언어의 리듬과 울림까지 고스란히 풀어내고자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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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이지혜 님 2012.12.04

    우리는 세상이 명랑하다고 여기지만 불행은 멀찌감치 숨어 있어서 우리가 불행이 없다고 여길 뿐이다

회원리뷰

  • 검은 고양이 | se**2519 | 2020.05.0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필경사 바틀비라는 제목의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중의 두 번째 단편 소설입니다.<o:p></o:...


    필경사 바틀비라는 제목의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중의 두 번째 단편 소설입니다.<o:p></o:p>

    원제는 The Black Cat이며, 저자는 Edgar Allan Poe입니다. 1843년에 필라델피아의 잡지 'United States Saturday Post'에 처음 발표되었습니다.<o:p></o:p>

    이 작품은 에드거의 대표 단편소설이며, 평단에서는 공포소설의 걸작으로 인정받는 작품입니다.<o:p></o:p>

    화자의 독백 형식으로 소설은 시작합니다.<o:p></o:p>

    자신은 내일 사형집행될 사형수이며 자신의 영혼의 짐을 내려놓으려 이 사건을 이야기한다고 합니다.<o:p></o:p>

    유년시절에는 놀림을 받을 정도로 순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었고 특히 동물들을 좋아했는데, '짐승의 사심 없고 자기희생적인 사랑에는 한낱 인간의 인색한 우정과 얄팍한 충심(忠心)에 자주 시달려본 사람의 마음에 찡한 감동을 주는 뭔가가 있다.'라고 표현합니다. 그 정도로 동물을 사랑했는데 결혼하고 나서 아내가 이런 그를 간파하고 집에 여러 동물들을 들여놓습니다. 그중에 플루토라는 이름의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는데, 특히나 주인공을 잘 따랐습니다.<o:p></o:p>

    그러다 주인공은 폭음을 자주 하며 알코올중독 증세를 겪는데 이로 인해 그의 성격이 급격히 악화됩니다.<o:p></o:p>

    그로 인해 사랑하던 동물들까지 학대하게 되는데, 어느 날 밤 취해서 귀가하는데 플루토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플루토가 주인공의 손에 상처를 냅니다.<o:p></o:p>

    '나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나의 본래 영혼이 즉각 내 몸에서 빠져나가는 듯했고, 마귀보다 더한, 술로 인해 생겨난 악의가 온몸에 속속들이 스며들었다.'<o:p></o:p>

    결국 광기로 인해 주머니칼로 플루토의 한 쪽 눈을 도려냅니다.<o:p></o:p>

    '그러고는 마치 나를 최종적으로 그리고 돌이킬 수 없이 무너뜨리려는 듯 삐뚤어짐이라는 기운이 찾아왔다... 삐뚤어짐이 인간 마음의 원초적인 충동 가운데 하나임을 확신한다.'<o:p></o:p>

    삐뚤어짐이란 인간의 원초적인 충동이며, 안되기 때문에 저질러 보고 싶은 충동이라고 표현합니다.<o:p></o:p>

    '영혼이 스스로를 괴롭히려는, 즉 영혼이 그 자신의 본성에 폭력을 가하려는-오로지 악행을 위한 악행을 저지르고픈-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이런 갈망이었다.'<o:p></o:p>

    어느 날 플루토의 목에 올가미를 걸어 나뭇가지에 매달며 회한을 느끼는데, 이는 그 고양이가 자신을 사랑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자신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짓은 절대 안 했으며, 고양이를 죽임으로써 자신이 죄를 짓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회한을 느낀다고 서술합니다. <o:p></o:p>

    그런데 그날 밤 '불이야'하는 소리에 잠에서 깹니다.<o:p></o:p>

    자신과 아내와 하인은 간신히 피했지만, 전 재산인 집이 다 타버렸습니다.<o:p></o:p>

    여기에서 자신이 플루토를 죽인 것과 집의 화재의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지만, 다음 날 화재 현장에 가보니 다 타고 벽 하나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 벽의 회반죽의 하얀 표면에 커다란 고양이 형상이 보였고 고양이의 목둘레에는 플루토를 죽였던 것처럼 밧줄이 감겨 있었습니다.<o:p></o:p>

    그 후 몇 달 동안 고양이의 환영에 시달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단골 술집에서 플루토와 한 군데만 빼고 꼭 닮은 한 검은 고양이를 발견하는데, 그 고양이의 가슴 부위에는 크로 하얀 반점()이 있었습니다. 그 고양이를 예뻐해 주자 집까지 따라오게 됩니다. 다시 이 새로운 고양이를 키우게 되는데, 집에 데려오자마자 고양이에게 반감이 생깁니다. 고양이의 자신에 대한 애정이 역겨움과 성가심으로 다가옵니다.<o:p></o:p>

    이 고양이를 데려온 다음 날 아침 다시 보니 이 녀석도 플루토와 마찬가지로 한쪽 눈이 뽑혀있다는 걸 알게 되고 나서는 매서운 증오와 혐오감까지로 번집니다.<o:p></o:p>

    '그러나 이 고양이에 대한 나의 혐오감이 커질수록 나에 대한 녀석의 각별한 애정도 증가하는 듯했다.'<o:p></o:p>

    이 증오는 사실 고양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o:p></o:p>

    날이 갈수록 이 고양이의 가슴에 있는 흰 털은 교수대의 형상으로 보였습니다.<o:p></o:p>

    '아아, 그것은 공포와 범죄, 고뇌와 죽음의 음침하고 끔찍한 도구였다!'<o:p></o:p>

    [고양이 가슴의 흰 털-> 교수대 형상-> 공포, 범죄, 고뇌, 죽음 상징-> 침울함, 모든 사물과 인류에 대한 두려움과 증오] 이런 양상으로 발전합니다.<o:p></o:p>

    '그러는 동안 이제 나는 자주 느닷없고 억제할 수 없는 분노의 폭발에 맹목적으로 몸을 맡기게 되었는데, 이로 말미암은 고통을 가장 일상적으로 가장 인내심 있게 겪은 사람은, 아아! 다름아닌, 불평할 줄 모르는 아내였다.'<o:p></o:p>

    낡은 집에 살던 주인공은 어느 날 집안일로 아내와 함께 지하실로 내려가는데, 고양이가 가파른 계단을 따라 내려오는 바람에 주인공은 넘어질 뻔했고, 이에 격노한 주인공은 도끼를 들어 고양이를 내리치려고 했는데 아내가 손으로 막게 됩니다. 고양이를 죽이려는 행위에 방해를 받자, 더 큰 분노를 느끼고 도끼로 아내의 머리를 꽂아 버립니다.<o:p></o:p>

    아내가 즉사하고 용의주도하게 시체를 숨기기 위해 궁리를 하다가 아무에게도 들키거나 의심받지 않을 방법을 생각해냅니다. 지하실 안에 벽을 쌓아서 시체를 벽에 봉해버리기로 합니다.<o:p></o:p>

    시체를 이렇게 처리하고 그다음에는 이 사태를 초래한 고양이를 찾아 죽이기로 결심합니다.<o:p></o:p>

    하지만 며칠 동안 고양이는 찾을 수 없었고, 나흘 후 경찰이 찾아와 가택수색을 합니다. 경찰들이 집 안 조사를 샅샅이 몇 차례 했음에도 살인 증거를 찾아내지 못하고 떠나려고 하자, 너무 기쁜 나머지 승리의 표시로 경찰들에게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때 사실을 말하고 싶은 미칠듯한 욕망에 사로잡혀 아내를 봉한 벽을 지팡이로 두드리며 실토하게 됩니다. 그러자 벽에서 공포와 승리감이 반씩 섞인 비명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o:p></o:p>

    '지옥의 고통에 빠져 있는 저주 받은 자들과 그런 저주를 보고 기뻐 날뛰는 마귀들의 목소리가 합해진 것으로, 오로지 지옥에서만 나올 법한 소리였다.'<o:p></o:p>

    경찰관들이 벽을 허무니 심하게 부패한 시체가 나왔는데, 시체의 머리 위에는 시뻘건 입을 벌리고 불타는 외눈을 한 그 고양이가 앉아 있었습니다.<o:p></o:p>

    '교활한 술책으로 나를 유혹하여 살인을 저지르게 하고, 고자질하는 목소리로 나를 교수대로 인도한 그 고양이였다. 나는 그 괴물을 무덤 안에 넣은 채 벽을 쌓았던 것이다.'<o:p></o:p>

    고양이는 기원전 300년경에 고대 이집트인들에 의해 처음으로 사육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고양이를 애완동물로 키우는 동시에 영물로 생각해서 숭배의 대상이기도 했답니다. 중세 이후에 검은 고양이는 마녀의 동료이자 친구로 알려져, 마녀를 지켜주고 마녀를 위해 헌신하는 동물로 간주되었습니다.<o:p></o:p>

    고양이의 이름인 플루토(Pluto)는 로마신화에 나오는 명계(冥界)의 신으로, 그리스신화의 하데스(Hades)입니다.<o:p></o:p>

    어원은 '보이지 않는 자'라는 의미이며, 제우스의 형제이지만 올림포스 12신에는 들지 못하는 죽은 자들의 신이며 저승의 지배자입니다.<o:p></o:p>

    고양이와 고양이 이름의 의미만으로도 이 소설의 많은 부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o:p></o:p>

    이 소설이 쓰인 19세기 초반에는 이전에 소개해드린 '필경사 바틀비' '젊은 굿맨 브라운'처럼 미국 사회에 청교도적인 종교관, 세계관이 지배적이어서 이와 관련된 글이나, 부정하고 비판하는 글들이 많았는데, 이 소설은 인간의 광기와 폭력성, 삐뚤어지는 본능 등을 공포를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써 훌륭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o:p></o:p>

    소설 속 주인공의 라이프 스타일을 보면 당시의 종교관으로는 용납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도덕적, 보수적, 금욕적인 사회 분위기에서 매일 술을 마시며 방탕한 생활을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시 종교나 사회에 대한 반항심을 표출한 것일 수도 있겠다고 사료됩니다.<o:p></o:p>

    인간의 욕망은 반드시 다 선한 것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대놓고 표현하기가 어려웠을 수도 있을 시대에 살면서, 공포, 범죄, 혐오, 악마 등등의 표현을 사용하면서 인간 본성의 밑바닥에 있는 폭력적인 광기를 묘사한 부분은 지금의 관점에서 보아도 탁월하며, 번역본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리얼하게 묘사했는지가 느껴집니다. 정상의 사람이 어떻게 난폭하게 미쳐가는지를 서술하는 방식이 작가 본인이 독백하듯이 하는데, 읽다 보면 감정이입이 자연스럽게 되면서 독자 내면의 광기를 살짝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주인공의 광기 어린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게 됩니다.<o:p></o:p>

    난폭성만 강조하고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난폭성과 애정을 동시에 적절히 표현하기 때문입니다.<o:p></o:p>

    이야기하는 어투 또한 독자의 자연스러운 동의를 얻게끔 탄식이나 의문문, 부정의문문, 역설적인 화법 등으로 굉장히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o:p></o:p>

    첫 번째 고양이 플루토와 두 번째 고양이와의 관계 설정 또한 작가가 기가 막히게 해냈습니다. 플루토와 거의 똑같은 용모에 가슴의 교수대 형상의 흰 털만 있는 두 번째 고양이는 주인공이 괴롭히다 죽인 플루토의 죽은 혼이 들어 있다는 것과 곧 주인공의 죽음이 올 거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o:p></o:p>

    이번 작품은 너무 유명한 소설이어서 저만의 유니크한 후기를 쓰기가 무척 어려운 글이었습니다.<o:p></o:p>

    나름대로 기존의 평론과는 조금이라도 다른 시각으로 보려고 애를 썼는데 잘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o:p></o:p>

    <o:p></o:p>

     

  • #필경사바틀비 #̠젊은굿맨브라운 #너대니얼호손 #창비세계문학리뷰대회 필경사 바틀비라는 제목...

    #필경사바틀비 #̠젊은굿맨브라운 #너대니얼호손 #창비세계문학리뷰대회


    필경사 바틀비라는 제목의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중의 첫 번째 소설입니다.

    원제는 Young Goodman Brown<young goodman="" brown="">이며, Nathaniel Hawthorne의 1835년 작품입니다.</young>

    주인공인 굿맨은 페이스(Faith)라는 이름의 아내가 있습니다.

    집을 떠나 하룻밤 여행을 하고 올 남편에게 페이스는 오늘 밤만은 함께 있기를 희망하지만, 사악한 목적을 위하여 아내의 꿈 이야기도 뒤로한 채 숲으로 들어섭니다. Faith(믿음, 신앙)을 져버리고 숲으로 가는 것이죠.

    이는 이단의 유혹에 이끌려 방황하는 것을 소설 초반부터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이 작품에서의 숲은 아름다운 자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소설은 19세기 초반 보스턴 부근 세일럼이라는 장소를 배경으로 하는데, 당시에 일반 사람들은 종교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금욕적이고, 타 종교에 대단히 배타적이고, 보수적인 삶을 강요받았는데 이에 반하는 행위가 일어나는 곳으로서 숲을 설정했습니다.

    숲에 들어서자 근엄한 복장을 한 50대 정도의 늙은 남자를 만납니다. 검은 뱀처럼 생긴 지팡이를 들고 있습니다.

    첫인상에서 둘은 부자간으로 생각될 정도로 상당히 닮은 모습이었습니다. 이 남자는 숲으로 빨리 들어가자고 재촉하는데 브라운은 그 노인과의 동행과 숲길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숲길에 조금 더 들어서자 구디 클로이즈라는, 교회에서 자신에게 교리문답을 가르쳐주고 정신적인 조언자 역할을 하는 여성을 만납니다.

    그녀는 반갑게 그 노인을 맞이하며 브라운의 모습을 하고 나타났다고 말합니다.

    숲으로 가는 길은 종교적인 이단, 사악함, 이교도의 황야, 악마를 의미한다고 브라운은 생각합니다.

    브라운은 잠시 숲길에 들었으나(종교적으로 방황했으나) 이내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잠시 후 말을 타고 나타난 목사님과 집사 굿킨을 발견합니다. 이들도 깊은 숲속으로 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평소에 존경해 마지 않던 목사와 집사, 정신적인 조언자 모두 숲속으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위에는 천국이 아래에는 페이스가 있으니 난 계속 악마에게 굳건히 맞서리라'

    '그중 무슨 슬픈 일인지는 몰라도 비탄의 소리를 내면서 어떤 도움을 간청하는 듯한 젊은 여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몹시 애절하게 도움을 구하는 듯했다.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는 대중은, 성인이건 죄인이건 모두 그녀에게 앞으로 나아가라고 격려하는 듯했다. 페이스!'

    그녀의 이름을 외쳐보지만(신앙을 다시 찾으려 갈구해보지만) 여인(Faith)의 소리는 사라지고, 허공을 가로질러 분홍색 리본이 나뭇가지에 사뿐히 내려옵니다. 여기서 분홍색 리본은 신앙의 순수함과 순결, 선함을 의미합니다.

    '나의 페이스는 사라졌다.'

    이는 내 신앙이 무녀져 내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제 지상에는 선이 없고 죄란 이름일 뿐이야. 악마여, 와라, 이 세상이 그대의 것이니.'

    '사실상, 유령이 출몰하는 그 숲 전체를 통틀어 굿맨 브라운의 형상보다 더 소름끼치는 것은 있을 수 없었다.'

    '평범한 사람들로서는 헤아릴 수 없는 것이 악마의 가르침이다.'

    깊은 숲속에서 선한 사람, 악한 사람이 뒤섞여 있고 유령 같은 형상을 한 성직자의 모습도 발견합니다.

    '지구 전체가 온통 죄의 흔적이며 하나의 거대한 핏자국임을 보고 크게 기뻐할 것이다. 모든 사람의 가슴에서 모든 사악한 술책의 원천인 죄의 깊은 신비를 꿰뚫어 보는 것이 너희의 일이 될 것이다.'

    그 모임에서 개종자들 보고 앞으로 나오라고 하는데 브라운은 그 말에 다가갔고 자기 안의 사악한 것에 공감하며 그들에게 '혐오스러운 형제애'를 느낍니다. 이곳은 사악한 종족의 성찬식이었던 것입니다.

    이 성찬식의 신성모독 제단에서 페이스를 만납니다.

    움푹 파인 구덩이에 핏빛으로 물든 물 혹은 액체로 된 불꽃이 담겨 있는데, 악의 화신이 이것으로 그 둘의 이마에 세례 표시를 하려고 합니다.

    '페이스, 페이스. 천국을 올라다 보고 악마에게 저항해!'(Look up to heaven, and resist the wicked one)

    이 말을 하는 순간 잠에서 깨듯 숲속의 한 바위 위에서 비틀거리며 기댔고, 다음 날 아침 세일럼의 거리로 천천히 들어섭니다. 하루 전날하고는 완전히 다른 사람, 즉 신앙심을 잃어버린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돌아온 거리에서 만난 목사로부터 몸을 숨기고, 가정예배 기도 소리를 마귀의 기도로 생각하고, 구디 클로이즈가 교리문답을 가르치던 어린 소녀를 뺏어오듯 낚아챕니다. 교회당 모퉁이를 돌면서 만난 분홍색 리본을 한 아내 페이스를 인사도 하지 않고 지나칩니다.

    화자는 말합니다. '굿맨 브라운은 숲에서 잠이 들어 마녀집회라는 황당한 꿈을 꾸었을 뿐일까?'

    '만약 그렇다면 그갓은 사악한 징조의 꿈이었다. 그는 그 무서운 꿈을 꾼 밤부터 절망적인 사람은 아니라 해도 준엄하고, 슬프고, 어두운 생각에 잠긴, 불신에 찬 사람이 되어 버렸다.'

    그렇게 평생을 살다가 죽은 브라운의 묘비에는 희망적인 비문 한 줄 새겨져 있지 않았습니다.


    이 소설은 18세기부터 19세기로 이어져 오던 미국 청교도 사회에 대한 호손의 비판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청교도 삶의 모순적인 모습 즉, 비인간적(타 종교의 무자비한 탄압)이고 배타적이고 몰인정한 성격, 부조리함, 경직성 등등을 브라운의 삶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종교의 근본적인 성격으로서의 자비와 선량함, 박애주의 같은 것들과는 반대편에 서있는 모습들이죠.

    이는 아마도 서양의 이원론적 세계관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고대부터 동양에서는 일원론적인 세계관이 지배해 왔습니다. 즉, 세계=자아라는 큰 틀에서 동양의 철학과 종교가 형성되어온 반면, 서양에서는 세계와 나를 따로 구분해서 사고하는 이원론적인 사고방식이 이어져왔습니다.

    천국과 지옥, 마을과 숲, 공동체와 개인, 안과 밖, 선과 악, 나의 종교와 이단, 세계(현실, 현상)와 자아를 완전히 다른 것으로 인식하고 거기에서 오는 괴리를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당시의 청교도적인 관점에서는 세계(현실, 종교)는 자아가 인식해야만 인지되고 존재한다는 일원론적인 세계관은 상상도 하지 못할 철학, 종교관이었으며, 자신들의 norm에 부합되지 않는 것들은 탄압하고 배척하고 용납하지 않았기에, 인간이 범할 수 있는 신앙적 방황도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죠. 브라운의 임종 시간은 침울했다고 하며 이 소설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너대니얼 호손의 작품은 상징적인 표현들이 많고 그래서 불확실한 묘사들이 많이 등장해서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많습니다. 분명한 것은 그런 상징과 우화적인 표현을 통해 당시의 미국 사회와 종교, 개개인의 삶이 가지고 있던 어두운 이면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묘사했다는 점입니다.

    IMG_1055.jpg

  • 필경사 바틀비 | se**2519 | 2020.04.26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이 단편선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목차1. 젊은 굿맨 브라운 -너대니얼 호손2. 검은 고양이 -에드거 앨런 ...

    이 단편선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목차
    1. 젊은 굿맨 브라운 -너대니얼 호손
    2. 검은 고양이 -에드거 앨런 포우
    3. 필경사 바틀비 -허먼 멜빌
    4. 캘러바래스 군의 명물, 뜀뛰는 개구리 -마크 트웨인
    5. 진품 -헨리 제임스
    6. 누런 벽지 -샬롯 퍼킨스 길먼
    7. 그랜디썬의 위장 -찰스 W. 체스넛
    8. 소형 보트 -스티븐 크레인
    9. 달걀 -셔우드 앤더슨
    10. 겨울 꿈 -스콧 피츠제럴드

    11. 에밀리에게 장미를 -윌리엄 포크너

     

    열 한편의 단편을 하나의 글에 담기에는 각 단편들에 대한 후기의 양이 상당하기에, 오늘은 이 책의 타이틀이기도 한 필경사 바틀비의 후기를 먼저 적겠습니다. 

    <bartleby>
    </bartleby>

    <bartleby>원제는 Bartleby<bartleby>, the Scrivener: A story of Wall Street이며, 1853년에 발표된 Herman Melville의 대표 단편소설입니다.</bartleby></bartleby>

    필경사라고 하면 언뜻 이해가 안되는데 scrivener는 대서인, 즉 누군가를 대신해서 글씨를 써주는 사람을 말합니다. 주로 당시에 변호사나 법무사 사무소에서 법적인 서류들을 대필을 하고 필사본을 검토하는 직원들을 호칭하는 단어입니다.
    주인공이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 바틀비에 대한 회고록 형식의 소설입니다.
    소설의 서두에서는 화자의 소개를 먼저 하고 있습니다. 법조계에서 이름을 날리려는 야심따위는 없는, 채권이나 부동산 관련의 수지맞는 일만 하는 변호사이자 안전한 사람이라고 자평하고 있고, 유명한 지인이 자신을 평가한 말을 인용하며 자신의 장점이 신중함과 체계성이라고 합니다. 절대로 화가 나고 표출하지 않고 분개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업무량이 증가하여 필경사가 한 명 더 필요해서 직원 구인광고를 냈는데 어느 날 아침 젊은이 하나가 열여놓은 사무실 문간에 움직이지 않고 서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그가 바틀비였습니다.
    바틀비의 첫인상을 세 가지로 묘사하는데, 1 창백한 단정함, 2 애처로운 기품, 3 치유할 수 없는 고독이었습니다. 한 인간을 보자마자 이런 세 가지의 느낌을 받는다는 건 범상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를 고용하고 사물실 가까운 곳으로 그의 책상을 배치하면서 바틀비의 업무가 시작됩니다.
    바틀비는 시작부터 외출도 하지 않고 밥도 먹지 않으며 엄청난 양의 문서를 필사하는데, 어느 날 바틀비에게 필사한 서류를 검토하자고 요청하자 바틀비는 '그렇게 안 하고 싶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서류를 검토하는 일은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관례하고 화자는 표현하는데, 바틀비는 이를 정중히 거부하는 것이죠.
    '수동적인 저항만큼 성실한 사람을 화나게 하는 것은 없다.' 
    이 후 필사를 제외한 모든 요청에 그는 '그렇게 안 하고 싶습니다'를 온화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반복합니다. 그 때마다 변호사 주인공은 내면에서 불같은 화가 치밀지만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관대한 마음으로 불길을 잠재웁니다. 이를 가지고 주인공은 비용이 들지 않는, 양심의 감미로운 양식을 내 영혼에 비축하는 것으로 비유하며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화를 내고 굴욕적으로 해고를 했을텐데 이상하게도 바틀비는 주인공의 적의를 잠재우고 감동까지 시키는 면이 있었습니다. 착실함, 근면성, 고요함, 한결같은 태도, 방탕하지 않음, 정직성 같은 바틀비의 성격과 행동이 사무실에 이득이라고 생각하며 내면에서 바틀비와 화해하려 노력합니다. 
    어느 일요일 아침에 주인공은 사무실 근처의 교회에 유명한 전도사의 설교를 들으러 가는데,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사무실에 잠시 들르기로 합니다. 그런데 사무실 열쇠를 꽂는 순간 안에서 잠겨 있음을 알게 되고 바틀비가 초라한 행색으로 사무실 문을 안쪽에 열며 나타납니다. 바틀비는 이 사무실에 취직하면서 그간 줄곧 이 곳에서 생활해왔던 것입니다. 바틀비의 그간의 행적과 그의 가난과 고독을 알게되고 우울감과 연민을 느낍니다. 하지만 바틀비에 대한 우울과 연민을 상상할수록 이는 공포와 반발감으로 바뀝니다.
    '이상한 발견의 예감이 내 주위에 감돌았다. 내게 그 필경사의 창백한 형체는 낯선 자들이 무심코 지켜보는 가운데 떨리는 수의에 감긴 채 입관할 준비가 되어 있는 듯 했다.' 
    주인공은 처음으로 바틀비를 내보내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바틀비를 조용히 불러 채용 시에도 안했던 그에 관한 이력을 질문하고, 사무실의 관례에 따라달라고, 좀 합리적으로 행동해달라고 요청을 하지만 여전히 바틀비는 대답을 안 하고 싶다고, 현재로선 좀 합리적으로 안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 대답을 들은 사무실 직원 터키와 니퍼즈는 흥분을 하여 바틀비를 혼내주려고 하지만 주인공이 제지하고 바틀비는 더 이상 필사를 안하겠다고 선언합니다. 필사를 안하겠다는 이유를 묻자, '알려주지 않으면 그 이유를 모르시겠어요?'하고 무관심하게 대답을 합니다.
    주인공은 바틀비가 어두운 창가에서 너무 열심히 필사한 끝에 시력이 안좋아진 것으로 이해하고 기다렸으나 얼마 후 바틀비는 필사를 포기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안하면서 바틀비는 이 사무실에서  일만 하지 않을 뿐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합니다. 난처해진 주인공은 바틀비에게 6일 안에 사무실을 떠나라고 점잖게 말하며 바틀비가 떠나게 되면 필요한 일들을 돌봐줄 것을 약속합니다. 하지만 6일이 지나고 나서도, 시간이 됐다고 이제 가라고 해도 바틀비는 예의 ' 그렇게 안 하고 싶습니다'를 들려줍니다.
    '당신을 안 떠나고 싶습니다.'
    여러 날들이 지나면서 주위에서 들려오는 바틀비에 관련한 나쁜 말들과 수근거림들을 겪다가 결국 주인공은 바틀비를 내보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사무실을 이전해야 겠다는 묘책을 생각해냅니다. 억지로 자신에게서 바틀비를 떼어내고 나서도, 바틀비는 계속 그 사무실에 기거하고 새 주인에서 사무실에서 쫓겨나서도 그 건물을 떠나지 못합니다. 결국 건물 주인이 바틀비를 경찰에 부랑자로 신고해서 법무청사에 있는 구치소 겸 구빈원에 수감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호칭이 있는데, 사람들은 이 시설을 보통 툼즈(tombs)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죽음을 암시하는 대목이지요. 바틀비가 툼즈에 수용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주인공은 바틀비에게 면회를 갑니다. 여기서 바틀비는 평소처럼 벽을 바라보고 지내며 식사는 안하고 살고 있습니다. 사식까지 마련해주고 돌아온 화자는 며칠 후 다시 면회를 갔습니다. 구빈원 안뜰에서 벽 아래에 웅크리고 누워있는 바틀비를 발견합니다. 움직임이 없는 바틀비를 가까이서 보니 눈을 감지 않은 채 죽어 있었습니다. 바틀비의 눈을 감겨주었습니다.
    바틀비가 죽고 나서 그에 관한 소문이 돌았는데, 그 내용은 원래 바틀비는 워싱턴의 배달 불능 우편물 취급소(dead letter office)의 직원이었는데 행정부 물갈이로 해고되었다는 것입니다. 배달 불능 편지(수취불가우편)는 죽은 사람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하며, 바틀비처럼 천성적으로 창백한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안성맞춤인 일이라고 느낍니다.
    '아, 바틀비여! 아, 인간이여!'

    이 소설에서 작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고, 바틀비를 통해 무엇을 상징하려고 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19세기 초중반 미국 사회는 청교도 종교윤리가 지배적이었고, 자본주의 체제가 공고해지는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에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부속물처럼 여겨졌고, 종교적으로는 엄격한 금욕주의, 근면, 성실을 강요받았습니다. 혹자는 변호사인 주인공이 자본주의 체제를 대표하는 사람이고 바틀비는 이를 혁명적으로 거부하는 인물, 혹은 자본주의와 불화하는 예술가나 소외된 근대인의 전형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평론가들은 허먼 멜빌이 바틀비를 통해 자본주의 체제의 삶의 원리를 문제 삼고 있다고도 합니다. 이런 논평들에 굳이 반박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저는 이 소설이 이야기하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자본주의의 폐혜나 모순을 웅변을 통해 지적하거나 조언을 하는 대신, 한 인간(변호사)이 너무나 특이했던 다른 인간(바틀비)에 대해 말하듯이 자연스럽게 풀어가는 방식으로 표현함으로써, 독자는 흥미로운 옛 이야기를 듣는 듯한 착각에 빠지고, 이 두 인간을 다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게 됩니다. 
    번역본이라 정확히 파악은 되지 않지만, 소설에서는 매우 자주 긍정의 표현을 이중부정의 방법으로 표현합니다. 못한게 아니다, 몰인정하지 않다 등등의 이중부정의 표현은 확실한 긍정을 피하고 싶을 때 사용하기도 하고 자신의 판단을 슬쩍 유보하는 의도도 있습니다. 이런 표현들은 표현만으로도 멜빌의 묘사력이 돋보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표현하는 작가의 의도도 충분히 보입니다. 특히나 변호사 VS 바틀비의 구도로 나타나는 변호사의 심리 묘사는 너무도 섬세하고 탁월합니다. 바틀비에 대한 변호사의 분노와 온정의 대비되는 감정을 묘사할 때는 마치 독자들이 한번 쯤은 겪어 봤던 심리 상태를 나타내는 것 같아서 깊은 몰입도를 가져다 줍니다. 상대방에 대한 화를 자기위안으로 다독이는 부분은 백미입니다.
    그럼 바틀비는 누구이고 무얼 상징하는 것일까요.
    이 소설에서 변호사와 바틀비의 대립을 해석하는 평론들과 달리 저는 변호사와 바틀비는 결국에는 동일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은 소설의 마지막에서 변호사의 탄식으로 동일화됩니다. '아, 바틀비여! 아, 인간이여!'

    다른 번역본에서는 아, 인류여!라고도 번역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 탄식에서 변호사는 자신을 포함한 인류로서의 바틀비를 회상합니다. 이 소설은 사회적, 종교적인 해석보다는 인간으로서의 이해가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문학은 그렇게 읽혀야 합니다. 이는 소설이 쓰여진 지 약 170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IMG_1018.jpg

     

     

  • 『필경사 바틀비』 | po**442 | 2018.10.19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허먼 멜빌의 중편 「필...

    허먼 멜빌의 중편 「필경사 바틀비」를 포함, 미국문학의 주요한 작가들이 쓴 11편의 짤막한 소설을 담은 『필경사 바틀비』는 그러함에 있어 미국의 단편소설을 진단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카프카를 연상케 하는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 에드거 앨런 포의 유명한 공포소설 「검은 고양이」,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상념과 향수가 깃든 「겨울 꿈」, 윌리엄 포크너의 요크나파토파 연작 중 하나인 「에밀리에게 장미를」 등을 포함, 마크 트웨인이나 너새니얼 호손, 헨리 제임스, 스티븐 크레인 등이 이 단편집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같은 언어권인 영국에 비해 미국은 역사적으로든 문화적으로든 태생이 짧다. 소설 역시 그러하다. 하지만 다양한 작가들이 노력해 쌓아 올린 미국문학의 시원에서 상당한 재미와 흥미로움을 느끼게 된다.

  • [행복한 책방] 필경사 바틀비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단편 소설들을 모아놓은 [필경사 바틀비] 안에서 ...

    [행복한 책방] 필경사 바틀비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단편 소설들을 모아놓은 [필경사 바틀비] 안에서 가장 빛나는 소설은 역시 제목이기도 한 [필경사 바틀비]일 겁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존재. 하지만 바틀비는 도대체 누구인지 알 수가 없는 존재입니다. 자신에 대해서도 쉬이 이야기를 하지 않을뿐더러, 시킨 일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이죠.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바틀비를 몰아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애초에 바틀비의 존재에 대해서 그 누구도 알지 못하며 그가 언제부터 일을 하게 되었는지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늘 그 자리에 있으면서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한 채로 다른 사람들에게 이해를 바라지 않는 사람. 그 괴짜의 존재가 과연 무엇인가 알 수 없기 때문이죠. 다른 사람의 시선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바로 바틀비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가 내가 정말로 그것을 바라서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시선이 두려워서인 경우가 있습니다. 내가 어떤 행위를 했을 적에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지에 대해서 너무 진지하게 생각을 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겁을 내게 되고 자꾸만 뒤로 주춤주춤 물러서게 되는 거죠. 그렇게 생각을 할 이유도 전혀 없고, 내가 지금 누군가를 바라보건 그런 것을 신경을 쓸 이유가 없지만 우리는 늘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씁니다. 결국 우리는 누군가에게 바틀비와 같은 존재이면서 반대로 그런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거죠. 우리는 왜 이 자리에 존재하고 이 자리에서 무엇을 바라는 걸까요? 그리고 실제로 우리는 이 자리에서 존재하고 우리의 몫을 제대로 행하는 걸까요?

     

    수많은 미국 단편 소설들이 담겨 있는 만큼 소설을 읽는 재미가 꽤나 쏠쏠한 단편집입니다. 아무래도 우리와 완전히 문화가 다른 미국의 단편 소설이다 보니 확실히 낯설고 신기하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미국 같은 경우에는 장편 소설이 주 문화이다 보니 단편을 만나는 것 자체도 독특합니다. 우리와 전혀 다른 문화권에 사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품은 채로 어떤 글을 쓰는지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유쾌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위대한 바틀비] 속에서는 이렇게 단순히 독특한 소설만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읽어야만 하는 문학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작품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저 역시도 수업 시간에 교재로 쓰기 위해서 이 책을 읽었던 거거든요. 그래서 조금 딱딱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 재미도 있습니다.

     

    단편 소설집이다 보니 그리 시간이 많지 않더라도 짬이 날 적마다 읽을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그냥 자기 전에 머리 맡에 두고 한 편씩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미국 단편 소설 중에서 의미가 있는 소설들을 모아 놓다 보니까 다소 낯설게 다가오는 소설들도 있고, 소설들의 결이 많이 다라는 겁니다. 어떤 것은 오늘날의 소설이라고 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거부감이 없이 바로 다가오는 작품이 있지만, 또 어떤 소설의 경우에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공감도 가지 않고 이해가 가지 않는 소설도 있거든요. 하지만 한 편, 한 편의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각자의 재미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국 단편 소설을 한 번에 모아볼 수 있는 소설집 [필경사 바틀비]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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