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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프루트 정글 ㅇ
356쪽 | 규격外
ISBN-10 : 1196438129
ISBN-13 : 9791196438128
루비프루트 정글 ㅇ 중고
저자 리타 메이 브라운 | 역자 알.알 | 출판사 큐큐(Q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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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1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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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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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가는 여정! 펜실베니아의 보수적인 마을에서 사생아로 태어난 퀴어 페미니스트 몰리의 성장 소설 『루비프루트 정글』. 미국의 여성 작가이자 페미니스트 활동가 리타 메이 브라운의 자전소설로, 1973년 출간된 이래 지금까지 1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페미니즘 문학의 고전이자 퀴어 문학의 필독서로 자리 잡았다.

레즈비언, 여자를 사랑하는 여자인 몰리. 몰리는 자신의 성 정체성은 물론 이상과 장래를 뚜렷이 자각하고 영화감독이 되기로 결심한다. 그런 몰리에게 관습적인 여성의 삶을 드리우는 가족과 친구들. 몰리는 아끼는 그들의 품을 물리치고 울창하고 풍요로운 자신만의 정글을 찾아 고집스럽게 모험을 떠나는데…….

저자소개

저자 : 리타 메이 브라운
1944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사생아로 태어났다. 소설가이자 에미상 후보에 오른 시나리오 작가이며 시인, 영화감독, 운동가다. 1963년 플로리다 대학교에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퇴학당했다. 1964년 뉴욕으로 이주해 뉴욕 대학교에서 고전학과 영문학을 공부했고 1968년 뉴욕 시각예술 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문학 박사와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페미니즘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던 1970년대 초반 전미여성기구(NOW, NationalOrganization for Women), 라벤더 위협(Lavender Menace), 더퓨리스(The Furies) 등에서 여성과 성소수자 인권 운동에 힘썼다. 1973년 발표한 자전 소설이자 대표작 《루비프루트 정글(Rubyfruit Jungle)》은 이후 백만 부 이상 판매를 기록하며 베스트셀러 작가에 올랐고 리 린치 문학상을 받았다. 2015년에 수십 년간 퀴어 문학에 이바지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27회 람다 문학상을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 《정의를 위한 코(A Nose for Justice)》《그녀의 나날에(In Her Day)》 《여섯 중 하나(Six of One)》 ‘스니키 파이 브라운 시리즈(the Sneaky Pie Brown series)’와 시스터 제인 여우사냥 시리즈(the Sister Jane foxhunting novels)’가 있다.

목차

추천의 글ㆍ6

1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고추ㆍ15
건포도 상자ㆍ26
제나ㆍ35
예의범절ㆍ51
리오타ㆍ68

2
플로리다로ㆍ87
친구들ㆍ107
아빠ㆍ127
비행ㆍ142
대학ㆍ159

3
인간의 조건 1ㆍ191
인간의 조건 2ㆍ215
홀리ㆍ238

4
출판사ㆍ253
화장실ㆍ274
다시ㆍ289
캐리ㆍ310
졸업ㆍ340

덧붙이는 글ㆍ346
옮긴이의 글ㆍ350

책 속으로

‘세계 최악의 소녀’, ‘허클베리 핀의 후예’ 퀴어 페미니스트 몰리의 성장기 “모르겠다, 몰리. 넌 인생을 어렵게 살려고 해. 의사나 위대한 사람이 되겠다 그러질 않나, 결혼을 안 하겠다고 하질 않나. 사람들이 다 하는 걸 조금은 해야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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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악의 소녀’, ‘허클베리 핀의 후예’
퀴어 페미니스트 몰리의 성장기

“모르겠다, 몰리. 넌 인생을 어렵게 살려고 해. 의사나 위대한 사람이 되겠다 그러질 않나, 결혼을 안 하겠다고 하질 않나. 사람들이 다 하는 걸 조금은 해야지, 안 그럼 사람들이 싫어해.”
“사람들이 날 좋아하든 말든 상관없어. 사람들은 다 멍청하다고. 난 그렇게 생각해. 내가 나를 좋아하느냐는 상관있지. 나한테 진짜 중요한 건 그거야.”
“그렇게 바보 같은 소린 진짜 처음 들어봐.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딨어. 플로렌스 할머니도 그랬어. 자기를 너무 좋아하지 말고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네가 언제부터 할머니 말 듣기 시작했냐? 내가 날 좋아하지 않으면, 나는 아무도 좋아할 수 없다. 끝.”
_60쪽

《루비프루트 정글》은 1960년대 미국의 보수적인 마을 펜실베이니아에서 성장한 ‘몰리 볼트’의 성장담이다. 소설 주인공 몰리와 작가 리타 메이 브라운은 공통점이 많다. 둘 다 어렸을 적에 입양이 됐고, 양아버지를 잃었고, 플로리다 대학에서 쫓겨나 무일푼으로 뉴욕 거리 생활을 하기도 하며 학업을 마쳤다.
몰리는 “후레자식”이라 놀리는 아이들에게 똥을 먹이고 자신의 성정체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촌 리로이에게 퀴어든 뭐든 상관없이 “나는 네가 그냥 ‘리로이 덴먼’이라고 생각해.”라고 얘기해 준다. 가부장제가 요구하는 여성성을 강요하는 어머니 캐리를 향해서는 “엄마는 남자랑 결혼했어도 돈 없잖아”며 날카로운 유머로 응대한다. 무일푼으로 도착한 뉴욕에서 몰리를 “걸어다니는 정액 받이”로 보는 남자들을 향해 “다 엿이나 처먹으”라고 일갈한다.

일부 유난스러운 정액 제조기들이 쳐다보기 때문에 다리를 꼴 수 없었고, 숙녀답지 못한 자세라는 이유로 책상 위에 다리를 올릴 수도 없었으며, 화장을 안 한 날에는 사장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어디 아프냐고 물어보았다.
_254쪽

몰리는 레즈비언, 여자를 사랑하는 여자다. 그리고 그 정체성을 처음부터 숨기지 않는다. 첫사랑 리오타, 몰리와의 관계가 들통나 학교를 떠나게 된 페이, 뉴욕의 화려한 삶을 사는 홀리, 이상한 섹스 판타지를 가진 폴리나 등 몰리는 계급과 인종 나이를 나누지 않고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품고 있는 울창하고 풍요로운 ‘루비프루트 정글’을 탐험한다. 몰리의 이 모험은 몰리가 자신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하다.
저자 리타 메이 브라운은 실제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퇴학을 당했다. 브라운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현실 앞에서도 “흑인이든 백인이든 남자든 여자든 나이가 많든 적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선한 마음이다.”라고 외쳤다. 자기 자신을 찾는 것은 내 안에 숨겨진 보물들을 발견하는 중요한 여행이다.

“난 여자한테 해줄 때, 상대방 성기를, 어, 그걸 루비프루트 정글이라고 생각해요.”
“루비프루트 정글?”
“맞아요, 여자들은 울창하고 풍요로워. 그리고 숨겨진 보물들이 가득하죠.”
_284~285쪽

《루비프루트 정글》이 출간될 당시 “나는 커서 영화감독이 될 거야!”라고 외치는 여자 주인공은 없었다. 주인공이 퀴어라는 사실보다 급진적인 이 말은 몰리가 남성들이 만들어 낸 여성의 이미지를 따르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몰리는 “행복한 미국의 백인 중산층 가족 드라마말고 진짜 사람이 나오고 끔찍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 인생에 대한 진짜 영화”를 꿈꾼다. 그러나 오직 여성이라는 이유로, 재능도 노력도 자신만 못 한 남자 동급생들에게 카메라를 뺏긴다. 일터에서는 남자 손님의 성추행에 시달리고, 화장을 안 하면 어디 아프냐는 질문을 들어야 한다.
1970년대 미국의 모습은 지금 한국의 현실과도 닮아 있다. 그렇기에 《루비프루트 정글》은 억압에 맞서는 이 시대의 여성들에게도 혼자가 아님을 일깨워주고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게 한다. 몰리는 저자 브라운의 분신이자 시공간을 넘어 금기에 도전하는 모든 여성의 자화상이다.

내 영화를 만들 거야. 내 영화, 들었어, 홀리? 불행한 이성애자들이 나오는 감상적인 로맨스 말고, 반짝반짝 빛나는 백인들만의 미국 가족 드라마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피흐르는 서부 영화나 돌연변이 백혈구들로 화면 채우는 공상 과학 스릴러 말고. 내 영화, 진짜 사람들이 나오고 끔찍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 인생에 대한 진짜 영화 말이야.
_245쪽

입소문만으로 100만 부 판매에 이른
‘시대를 초월해 모든 여성이 읽어야 할 책’

《루비프루트 정글》은 1973년 두 여성이 기금을 모아 세운 출판사 도터스(Daughters)에서 처음 낸 책이다. 초판은 1000부에 불과했으나 그해 판매량은 7만부, 2015년까지 누적 판매량은 100만부를 기록했다. 광고나 전통적인 비평 없이 오로지 입소문만으로 이룬 성과다. 영화 판권도 팔렸다. 출간 당시 페미니즘과 퀴어 진영 양쪽 모두에게 공격을 받은 이 책은 이제 퀴어 청소년을 위한 워크북으로, 페미니즘 문학의 필독서로 읽힌다.
《루비프루트 정글》은 2015년 랜덤하우스 계열(반탐)에서 재출간되었다. 이를 통해 시대를 넘어선 이 책의 여러 의미를 읽을 수 있다. 첫째 재미있다는 것, 둘째 여전히 우리 사회에 이 책이 ‘필요’하다는 것, 셋째 이제는 대형 출판사에서 책을 낼 만큼 페미니즘과 퀴어의 이야기가 보편적이고 중요한 이야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책을 덮고 나면 몰리의 이후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몰리는 영화감독이 되었을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만의 ‘진짜’ 영화를 찍고 백발을 휘날리며 영화의 거리를 당당하게 누비고 있지 않을까.

이 망할 세상이 내가 나로 있을 수 있게 해준다면 좋겠다. 그런데 그렇게 안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내 영화를 촬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건 내가 이룰 수 있는 소원이다. 어떻게든 그 영화들을 다 만들어낼 거고, 싸우다가 오십 살이 되진 않을 거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오래 걸리게 된다면, 두고 보시라. 왜냐하면 난 미시시피 강 이편에서 제일 잘나가는 오십 살이 될 테니 말이다.
_345쪽

나는 종종 책이 끝난 뒤 몰리 볼트의 경력에 대해 생각해 보곤 한다. 현실 세계의 역사는 몰리 세대의 여자 감독들에게 그렇게 큰 기회를 제공해 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게 포기해 버린 몰리는 상상할 수 없다. 아마 《루비프루트 정글》 세계의 나는 서울여성영화제 회고전에서 몰리의 영화들을 보았을지도 모르겠다. 백발을 휘날리며 신촌 거리를 걷는 몰리를 직접 보았을지도.
_9쪽(추천의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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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페미니즘 문학의 고전, 퀴어 문학의 필독서 람다문학상 수상 《루비프루트 정글》 국내 첫 출간 퀴어 문학 전문 출판사 큐큐에서 《루비프루트 정글》을 출간했다. 《루비프루트 정글》은 미국의 여성 작가이자 페미니스트 활동가 리타 메이 브라운의 자전소...

[출판사서평 더 보기]

페미니즘 문학의 고전, 퀴어 문학의 필독서
람다문학상 수상 《루비프루트 정글》 국내 첫 출간

퀴어 문학 전문 출판사 큐큐에서 《루비프루트 정글》을 출간했다. 《루비프루트 정글》은 미국의 여성 작가이자 페미니스트 활동가 리타 메이 브라운의 자전소설로, 글로리아 스타이넘, 리 린치, 도나 샤라라 등 페미니스트들의 극찬을 받았다. 《루비프루트 정글》에는 1940년대에 태어나 1970년대 페미니즘과 퀴어 운동의 선두에서 유색인이자 레즈비언으로 살아 온 작가 개인의 역사가 담겼다. 리타 메이 브라운은 《루비프루트 정글》을 비롯해 수십년간 퀴어 문학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람다 문학상’을 수상했다. 《루비프루트 정글》은 동시대 대표적인 여성운동가인 브라운의 책으로는 국내에 처음 번역되었다. 이 책은 1973년 출간된 이래 지금까지 1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페미니즘 문학의 고전이자 퀴어 문학의 필독서로 자리잡았다.

페미니즘과 LGBT 운동의 지평을 넓힌
리타 메이 브라운의 자전소설

“이성애자들은 내게 동성애자라고 화를 내고, 레즈비언들은 동성애자 기질이 부족하다며 화를 냈다.” (리타 메이 브라운의 회고록에서)
《루비프루트 정글》은 저자 리타 메이 브라운의 자전소설이다. 주인공 ‘몰리 볼트’는 여성, 레즈비언, 유색인종, 계급의 소수자로 시대와 환경의 제약에 맞선 브라운의 분신이다. 브라운은 《루비프루트 정글》 출간 이후 ‘기성사회와 맞선 여성’이자 ‘미국 유일의 레즈비언’이라는 상징적인 자리를 차지했다. 동시에 보수파 페미니스트과 급진적 레즈비언 양쪽 모두의 공격을 받았다.
유색인종, 계급, 레즈비언을 배제한 백인 중산층 여성 중심의 페미니즘을 비판해 전미여성기구 의장 베티 프리던에게 페미니즘을 분열시킨다고 비난받았다. 또 남성/여성, 이성애자/동성애자, 레즈비언/게이/트랜스젠더 등 이분법적 분류에 갇힌 퀴어 진영을 비판해 수많은 증오 편지와 살해 협박에 시달렸다. ‘부치(Butch, 남성 역할을 하는 레즈비언)’와 ‘펨(Femme, 여성 역할을 하는 레즈비언)’으로 역할을 나누는 레즈비언 커뮤니티에 속하지 못하는 소설 속 몰리는 바로 저자의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브라운은 최초의 레즈비언 페미니스트 성명서 ‘여성이 인정한 여성’을 작성하는 등 다양한 인종과 계급, 성소수자의 목소리가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지금의 페미니즘과 LGBT 운동이 브라운을 기억하는 이유다.

“가슴팍에 ‘퀴어’라고 예쁘게 쓴 이름표라도 달고 다닐까. 아니면 이마에 주홍색 엘 자라도 새길까. 왜 모두들 항상 사람을 틀에 욱여넣고 못 나오게 하려고 하지? (중략) 난 내가 백인이 맞는지도 몰라. 난 나야. 그게 내 전부고 내가 되고 싶은 것도 그게 전부야. 내가 꼭 뭐가 되어야 돼?
_155쪽

람다 문학상(Lambda Literary Awards)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LGBTAIQ(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무성애자/간성/퀘스처너) 문학상으로 1987년 시작됐다. LGBTAIQ 문학의 정수로 평가되는 작가와 작품에 해마다 상을 준다. 2003년 세라 워터스(《핑거스미스》), 2008년 안드레 애치먼(《콜 미 바이 유어 네임》), 2018년 록산 게이(《헝거》)가 수상했다. https://www.lambdaliterary.org

제목 ‘루비프루트 정글(Rubyfruit Jungle)’은
주인공 몰리가 ‘여성의 성기’를 비유한 말로, 여성은 누구나 숨겨진 보물이 가득한 울창하고 풍요로운 루비프루트 정글을 가진 존재임을 뜻한다.

‘세계 최악의 소녀’, ‘허클베리 핀의 후예’
퀴어 페미니스트 몰리의 성장기

“모르겠다, 몰리. 넌 인생을 어렵게 살려고 해. 의사나 위대한 사람이 되겠다 그러질 않나, 결혼을 안 하겠다고 하질 않나. 사람들이 다 하는 걸 조금은 해야지, 안 그럼 사람들이 싫어해.”
“사람들이 날 좋아하든 말든 상관없어. 사람들은 다 멍청하다고. 난 그렇게 생각해. 내가 나를 좋아하느냐는 상관있지. 나한테 진짜 중요한 건 그거야.”
“그렇게 바보 같은 소린 진짜 처음 들어봐.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딨어. 플로렌스 할머니도 그랬어. 자기를 너무 좋아하지 말고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네가 언제부터 할머니 말 듣기 시작했냐? 내가 날 좋아하지 않으면, 나는 아무도 좋아할 수 없다. 끝.”
_60쪽

《루비프루트 정글》은 1960년대 미국의 보수적인 마을 펜실베이니아에서 성장한 ‘몰리 볼트’의 성장담이다. 소설 주인공 몰리와 작가 리타 메이 브라운은 공통점이 많다. 둘 다 어렸을 적에 입양이 됐고, 양아버지를 잃었고, 플로리다 대학에서 쫓겨나 무일푼으로 뉴욕 거리 생활을 하기도 하며 학업을 마쳤다.
몰리는 “후레자식”이라 놀리는 아이들에게 똥을 먹이고 자신의 성정체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촌 리로이에게 퀴어든 뭐든 상관없이 “나는 네가 그냥 ‘리로이 덴먼’이라고 생각해.”라고 얘기해 준다. 가부장제가 요구하는 여성성을 강요하는 어머니 캐리를 향해서는 “엄마는 남자랑 결혼했어도 돈 없잖아”며 날카로운 유머로 응대한다. 무일푼으로 도착한 뉴욕에서 몰리를 “걸어다니는 정액 받이”로 보는 남자들을 향해 “다 엿이나 처먹으”라고 일갈한다.

일부 유난스러운 정액 제조기들이 쳐다보기 때문에 다리를 꼴 수 없었고, 숙녀답지 못한 자세라는 이유로 책상 위에 다리를 올릴 수도 없었으며, 화장을 안 한 날에는 사장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어디 아프냐고 물어보았다.
_254쪽

몰리는 레즈비언, 여자를 사랑하는 여자다. 그리고 그 정체성을 처음부터 숨기지 않는다. 첫사랑 리오타, 몰리와의 관계가 들통나 학교를 떠나게 된 페이, 뉴욕의 화려한 삶을 사는 홀리, 이상한 섹스 판타지를 가진 폴리나 등 몰리는 계급과 인종 나이를 나누지 않고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품고 있는 울창하고 풍요로운 ‘루비프루트 정글’을 탐험한다. 몰리의 이 모험은 몰리가 자신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하다.
저자 리타 메이 브라운은 실제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퇴학을 당했다. 브라운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현실 앞에서도 “흑인이든 백인이든 남자든 여자든 나이가 많든 적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선한 마음이다.”라고 외쳤다. 자기 자신을 찾는 것은 내 안에 숨겨진 보물들을 발견하는 중요한 여행이다.

“난 여자한테 해줄 때, 상대방 성기를, 어, 그걸 루비프루트 정글이라고 생각해요.”
“루비프루트 정글?”
“맞아요, 여자들은 울창하고 풍요로워. 그리고 숨겨진 보물들이 가득하죠.”
_284~285쪽

《루비프루트 정글》이 출간될 당시 “나는 커서 영화감독이 될 거야!”라고 외치는 여자 주인공은 없었다. 주인공이 퀴어라는 사실보다 급진적인 이 말은 몰리가 남성들이 만들어 낸 여성의 이미지를 따르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몰리는 “행복한 미국의 백인 중산층 가족 드라마말고 진짜 사람이 나오고 끔찍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 인생에 대한 진짜 영화”를 꿈꾼다. 그러나 오직 여성이라는 이유로, 재능도 노력도 자신만 못 한 남자 동급생들에게 카메라를 뺏긴다. 일터에서는 남자 손님의 성추행에 시달리고, 화장을 안 하면 어디 아프냐는 질문을 들어야 한다.
1970년대 미국의 모습은 지금 한국의 현실과도 닮아 있다. 그렇기에 《루비프루트 정글》은 억압에 맞서는 이 시대의 여성들에게도 혼자가 아님을 일깨워주고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게 한다. 몰리는 저자 브라운의 분신이자 시공간을 넘어 금기에 도전하는 모든 여성의 자화상이다.

내 영화를 만들 거야. 내 영화, 들었어, 홀리? 불행한 이성애자들이 나오는 감상적인 로맨스 말고, 반짝반짝 빛나는 백인들만의 미국 가족 드라마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피흐르는 서부 영화나 돌연변이 백혈구들로 화면 채우는 공상 과학 스릴러 말고. 내 영화, 진짜 사람들이 나오고 끔찍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 인생에 대한 진짜 영화 말이야.
_245쪽

입소문만으로 100만 부 판매에 이른
‘시대를 초월해 모든 여성이 읽어야 할 책’

《루비프루트 정글》은 1973년 두 여성이 기금을 모아 세운 출판사 도터스(Daughters)에서 처음 낸 책이다. 초판은 1000부에 불과했으나 그해 판매량은 7만부, 2015년까지 누적 판매량은 100만부를 기록했다. 광고나 전통적인 비평 없이 오로지 입소문만으로 이룬 성과다. 영화 판권도 팔렸다. 출간 당시 페미니즘과 퀴어 진영 양쪽 모두에게 공격을 받은 이 책은 이제 퀴어 청소년을 위한 워크북으로, 페미니즘 문학의 필독서로 읽힌다.
《루비프루트 정글》은 2015년 랜덤하우스 계열(반탐)에서 재출간되었다. 이를 통해 시대를 넘어선 이 책의 여러 의미를 읽을 수 있다. 첫째 재미있다는 것, 둘째 여전히 우리 사회에 이 책이 ‘필요’하다는 것, 셋째 이제는 대형 출판사에서 책을 낼 만큼 페미니즘과 퀴어의 이야기가 보편적이고 중요한 이야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책을 덮고 나면 몰리의 이후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몰리는 영화감독이 되었을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만의 ‘진짜’ 영화를 찍고 백발을 휘날리며 영화의 거리를 당당하게 누비고 있지 않을까.

이 망할 세상이 내가 나로 있을 수 있게 해준다면 좋겠다. 그런데 그렇게 안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내 영화를 촬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건 내가 이룰 수 있는 소원이다. 어떻게든 그 영화들을 다 만들어낼 거고, 싸우다가 오십 살이 되진 않을 거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오래 걸리게 된다면, 두고 보시라. 왜냐하면 난 미시시피 강 이편에서 제일 잘나가는 오십 살이 될 테니 말이다.
_345쪽

나는 종종 책이 끝난 뒤 몰리 볼트의 경력에 대해 생각해 보곤 한다. 현실 세계의 역사는 몰리 세대의 여자 감독들에게 그렇게 큰 기회를 제공해 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게 포기해 버린 몰리는 상상할 수 없다. 아마 《루비프루트 정글》 세계의 나는 서울여성영화제 회고전에서 몰리의 영화들을 보았을지도 모르겠다. 백발을 휘날리며 신촌 거리를 걷는 몰리를 직접 보았을지도.
_9쪽(추천의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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