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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마지막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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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쪽 | A5
ISBN-10 : 8991075797
ISBN-13 : 9788991075795
삶의 마지막 축제 중고
저자 용서해 | 출판사 샨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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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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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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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며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 삶의 마지막을 축제로 만드는 호스피스 요리사가 된 플루티스트 용서해의 에세이 『삶의 마지막 축제』. 24년 동안 전문 연주가로 살며 무대 위에서 늘 박수와 환호를 받았던 저자가 호스피스 센터를 찾은 어느 날 20년 넘게 걸어온 플루트 연주자의 길을 미련 없이 접고 말기 암 환자들을 위한 연주와 음식을 준비하는 삶을 살게 된 사연을 담은 책이다.

저자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환자의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들거나 가족들의 스토리가 담긴 다양한 음식을 나누며 말기 암 환자와 그 가족들이 보낸 마지막 축제의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삶의 마지막 시간을 외롭게 보내고 있는 누군가에게 진심어린 마음으로 다가가 추억이 담긴 음식을 사이에 두고 사랑과 감사, 화해와 용서의 에너지가 담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저자소개

저자 : 용서해
저자 용서해는 열일곱 살에 음악 공부를 위해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 십대의 마지막 몇 년을 파리에서 유학 생활하면서 달콤한 쇼콜라(초콜릿)에 바게트 빵 찍어 먹기를 좋아했고, 이십대에는 때로는 이방인처럼, 때로는 이기적인 파리지앵처럼 지내다가도, 또 때로는 젊은 보헤미안이나 망명 예술가를 상상하며 파리의 길거리 카페에 앉아 있는 것을 즐기기도 했다. 보봐르와 샤르트르의 계약 결혼을 이해하려고 했고, 동성애자들의 모습을 보면서는 우주적인 영혼의 자유로움을 느끼기도 했다. 파리의 유명한 빵집 푸알란의 빵으로 만든 크로크 무슈 토스트의 맛을 본 뒤로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음악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시립교향악단에서 플루티스트로서 24년 동안 활동하면서 국내외에서 다양한 공연을 했다. 음악가로서의 삶도, 일상적인 삶도 비교적 만족스러웠으나, 동시에 그 긴 시간은 연습, 집, 공연, 다시 연습, 집, 공연이 이어지는 판박이 같은 생활에서 진정한 나를 찾고 삶의 가치와 의미를 발견하고자 내면적으로 깊이 파 들어간 시간이기도 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호스피스 센터에서 임종 직전의 암 환자 한 사람만을 위해 연주하게 되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강렬하고 특별한 느낌을 받는다. 멋있고 화려한 무대에서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벅찬 감정을 맛보면서 비로소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그 후 일주일에 한 번씩 호스피스 센터에서 말기 암 환자들을 위해 그들이 원하는 음악을 연주하는 호스피스 음악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고, 말기 암 환자들이 먹는 문제로 가장 힘들어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 호스피스 요리에 관심을 갖고, 파리 유학 시절의 꿈이기도 했던 요리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재료의 맛과 향을 그대로 살려서 요리하는 이탈리아 요리를 배우고, 우리나라에 분교가 있는 프랑스 요리 학교 ‘르 꼬르동 블루’에 들어가 체계적인 요리 공부를 했다.
그 후 ‘사랑의 테이블’ ‘삶의 마지막 축제’ 등의 자리에 말기 암 환자와 그 가족들을 초대해, 함께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삶의 마지막 순간을 용서와 화해, 평화 속에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했다. 지금은 우리 땅의 맛과 향기와 얼과 추억이 깃든 야생 식물을 이용해 말기 암 환자들의 치유에 도움이 되는 호스피스 음식을 더욱 본격적으로 만들고 싶어, 강원도 깊은 산골 ‘구름이 머무는 곳’에 오두막을 짓고 ‘용서해 야생이플농장’을 가꾸며 살아가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 내 삶의 마지막 순간을 위하여 6

1. 단 한 사람을 위한 음악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입맞춤 22
자유로운 영혼의 ‘잡놈’ 할아버지 31
눈물 대신 평온함 가득했던 이별 41
두려움 없이 사랑하다 함께 떠난 노부부 49
노래하며 견딘 마지막 시간들 59

2. 사랑의 식탁을 차리며

사랑의 통로가 된 재희 78
말기 암도 엄마가 되는 걸 막을 순 없었다 87
사막에서 피어난 초록 생명 같은 지민이 96
엉킨 실타래를 풀듯이 108
아버지를 위한 사랑의 요리 120
12년 만에 만나는 몽골인 부녀를 위한 밥상 132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게 제일 두려워요 141

3. 삶의 마지막 축제를 위하여

암에 걸린 언니를 위한 첫 호스피스 요리 156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배우고 싶은 것 167
마지막 나들이, 마지막 추억의 밥상 179
사랑의 묘약, 단추 수프 193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줘서 고마워 204
어떤 기억을 남기고 떠날 것인가 219
‘구름이 머무는 숲’에서 228

에필로그 : 하늘빛 동창회에 띄우는 편지 239

책 속으로

* 벌써 15년 전의 일이다. 지인의 부탁으로 난생처음 호스피스 센터를 방문하게 되었다. 어느 말기 암 환자의 임종 자리였다. 나는 부탁을 받고 그곳에서 말기 암 환자의 마지막을 함께하면서 그분만을 위해 플루트를 연주했다. 단 한 사람을 위한 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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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15년 전의 일이다. 지인의 부탁으로 난생처음 호스피스 센터를 방문하게 되었다. 어느 말기 암 환자의 임종 자리였다. 나는 부탁을 받고 그곳에서 말기 암 환자의 마지막을 함께하면서 그분만을 위해 플루트를 연주했다. 단 한 사람을 위한 음악회…… 지금 생각해 보면 마치 운명과도 같은 일이었다. 플루트를 연주하는 내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강렬하고 특별한 느낌이, 멋있고 화려한 무대에서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벅찬 감정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이제 곧 세상과 작별할 이가 내가 연주하는 음악을 들으며 마지막 시간을 정리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건 나로서는 감동 그 자체였다. 그분의 얼굴에는 사랑과 감사, 용서와 화해의 감정이 두루 서려 있었다. 삶의 마지막 30분, 10분, 5분……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눈빛으로 가족과 작별의 인사를 나누던 그분은 플루트의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평안하게 마지막 숨을 내쉬었다. 하잘것없는 나의 음악이 한 인생의 마지막을 그토록 편안한 길이 되도록 도울 수 있다니, 참으로 놀라운 경험이고 발견이었다.-18p

* 그분 역시 입으로만 숨을 쉬었기 때문에 입술은 말라서 갈라지고 입 속과 혀까지 다 헐어 있었다. 남편은 그런 아내를 애처롭게 바라보았다. 그때 아내가 혀를 조금 움직이려는 모습이 보였다. 그 순간, 남편이 얼른 물 한 모금을 머금더니 아내의 갈라진 입술에 자기 입을 대고 촉촉이 적셔주는 게 아닌가. 그러더니 곧 아내의 벌어진 입 안에 한 방울 한 방울 물방울을 떨어뜨렸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나는 잠깐 심장이 멈춘 듯했다. 감히 상상도 못한 입맞춤이었다. 그것은 두툼한 물 거즈를 입에 대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헐어 있는 입속이 아프지 않게 하려는 지극한 사랑의 표현이었다.
의식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도 남편의 입술을 느낄 수 있었는지 아내는 한참 만에 혀를 움직이더니 입술에 묻은 물기를 핥아 입 안을 적신 뒤 물방울을 간신히 목으로 넘겼다. 아내의 반응을 지켜보던 남편은 조심스레 몸을 기울여 아내의 귀에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다.
“사랑해요……” -28p

* 또 죽음이 코앞에 닥치지 않을 때는 천국의 축복을 기다린다고 말하지만 막상 죽음의 순간에 이르면 죽음의 문턱을 어떻게든 넘어서지 않으려는 분들도 많았다. 그런 분들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두려움이지만, 무엇보다 삶에 대한 집착이 커 보였다. 스스로가 만들어낸 삶의 환상에 갇혀 이 세상을 떠나기 힘들어했고, 역시 스스로 만들어낸 죽음에 대한 환상 때문에 다가와 있는 죽음을 두려워하며 떨고 있었다. 나는 삶에 대한 집착과 환상에서 자유로운 사람일수록 죽음에 대한 잘못된 환상도 만들지 않는다는 것, 죽음을 그저 삶의 또 다른 면으로 보고 편안히 받아들인다는 것을 그들을 보며 알게 되었다.-47p

* 호스피스 센터를 오가며 다른 봉사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자기가 진정으로 하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다면 그 일을 미래의 어느 날로 미루지 말고, 또 그 일을 할 수 없는 이유들을 찾지 말고 ‘바로 지금’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흘러가는 시간은 언젠가 이룰 꿈을 위해 마냥 기다려주지 않으니까. 이제 나는 호스피스 음악가, 호스피스 요리사로서 내 삶의 길을 찾았고, 죽는 날까지 진실한 마음으로 그 길을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의 손길을 빌려서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음악과 음식이, ‘삶의 마지막 축제’가 지나온 삶과 화해하고 남은 삶을 축복하기 위한 것이 되었으면 싶다.
이곳 다양한 생명이 머무는 숲에 들어와 자연에게 배우는 것들도 바로 생명이란 어느 것 하나 아름답고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이다. 모든 생명은 이 땅에 바로 ‘축제’를 벌이기 위해 온 것 같다.
언젠가는 나 또한 수고한 육체를 내려놓을 때가 올 것이다. 그때 나를 위해서는 어떤 음악들을 들려줄까? -68p

* 작가 최인호는 자신이 암에 걸려 투병하는 중에 이런 사실을 절절히 깨닫고 이렇게 썼다. “우리들이 이 순간 행복하게 웃고 있는 것은 이 세상 어딘가에서 까닭 없이 울고 있는 사람의 눈물 때문입니다. 우리들이 건강한 것은 어딘가에서 까닭 없이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 덕분입니다. 우리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것은 어딘가에서 까닭 없이 굶주리는 사람들의 희생이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나는 이 말이 한갓 문학적 수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호스피스 봉사를 하면서 수없이 경험하고 느꼈던 것이니까. 그들을 만나게 되면서 무대 위의 음악이 아니라 삶 속의 음악을 알게 되었고, 그들과 나누는 따뜻한 밥 한 끼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름이 다르고 모습이 다르고 국적이나 성별이 다르고 처한 상황이 다르다는 이유로 우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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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호스피스 요리사가 된 플루티스트, 삶의 마지막을 축제로 만들다 “어느 날 우연히 호스피스 센터를 방문한 뒤 내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이 책의 저자인 용서해 씨는 잘 나가던 플루티스트였다. 열일곱 살에 음악을 공부하러 프랑스로 유학을...

[출판사서평 더 보기]

호스피스 요리사가 된 플루티스트,
삶의 마지막을 축제로 만들다

“어느 날 우연히 호스피스 센터를 방문한 뒤 내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이 책의 저자인 용서해 씨는 잘 나가던 플루티스트였다. 열일곱 살에 음악을 공부하러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단원이 되었다. 그렇게 24년 동안 전문 연주가로 살아왔다. 국내외를 돌며 다양한 공연을 했고, 무대에 서면 늘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성공한 음악가의 삶, 어려서부터의 꿈이었고,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삶이었다.
음악가로서의 삶도, 일상적인 삶도 비교적 만족스러웠으나, 동시에 그 긴 시간은 연습, 집, 공연, 연습, 집, 공연으로 이어지는 판박이 같은 생활에서 진정한 나를 찾고 삶의 가치와 의미를 발견하고자 내면적으로 깊이 파 들어간 시간이기도 했다.
‘음악가로서 나는 행복한가?’ 그 질문 앞에서 스스로 아무 대답도 못하던 어느 날, 아는 사람의 부탁으로 난생처음 호스피스 센터를 찾아가 말기 암 환자의 임종을 함께하며 그를 위한 플루트 연주를 하게 되었다. 단 한 사람을 위한 연주!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는 ‘공연’이었다. 그런데, 플루트를 연주하는 내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강렬하고 특별한 느낌이, 멋있고 화려한 무대에서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벅찬 감정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참으로 놀라운 경험이고 발견이었다. 그리고 그 경험은 그녀의 운명을 바꾸어버렸다. 비로소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길을 찾은 것이다. 그녀는 ‘호스피스 음악가’가 되었다. 벌써 15년 전의 일이다.
그녀는 일주일에 한 번씩 호스피스 센터를 찾아가 음악 봉사를 하기 시작했다. 호스피스 센터란, 의료적 처치를 중단하고 고통을 최소화하면서 죽음을 기다리는 곳이다. 그렇게 죽음을 기다리는 말기 암 환자들의 병실을 돌며 그들이 듣고 싶어하는 음악을 연주해 주었고, 임종하는 이가 있으면 그의 곁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평소 그가 즐겨 듣던 곡을 조용히 들려주었다. 때론 식사를 챙겨주기도 하고, 목욕을 거들거나 주방 일을 돕기도 하고, 병실 청소를 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임종하신 이의 몸을 염하고 싸서 입관하는 일을 돕기도 했다.
그곳에서 그녀는, 입에 물을 머금고 한 방울씩 떨어뜨려 바짝 마른 아내의 입술을 촉촉이 축여주던 남편, 죽음의 순간까지 유머를 잃지 않고 즐겁고 자유롭게 살다 간 ‘잡놈 할아버지’, 가족의 합창 속에서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한 할머니, 늘 즐거운 웃음으로 병든 아내를 간호하다 같은 날 하늘나라로 떠난 할아버지, 복수가 차 더 이상 노래할 수 없을 때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애창곡 <사랑의 송가>를 부르다 생을 마친 말기 간암 환자 등을 만났고, 손목에 차고 있던 고가의 시계를 누가 훔쳐갈까 노심초사하며 불신과 분노 속에 쓸쓸하게 죽어간, 앞을 볼 수 없는 안암 환자도 만났다.
“죽기 전에 입맛 돋우는 음식 한번 맛나게 먹어보고 싶어요.” 입 안에 침이 말라 어떤 음식도 넘기기 힘들어하던 분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말기 암 환자들이 무엇보다도 먹고 배설하는 문제로 가장 고통스러워한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그녀는 이들이 먹기 편하고 몸에도 좋은 요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날, 부모가 모두 암으로 입원해 호스피스 센터의 복도 귀퉁이에 홀로 앉아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만나면서 자신이 더 이상 호스피스 음악 봉사에 머물 수 없다는 생각을 굳히게 된다. ‘봉사의 길을 넓히자.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좀 더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자.’ 그녀는 바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말기 암 환자들과 함께하며 그들을 위한 연주를, 그들을 위한 밥상을 차리다”

우여곡절 끝에 그녀가 그린 그림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암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후원하기 위한 ‘사랑의 테이블’이라는 이름의 공연이었다. 지인들의 도움으로 연주회를 열고, 거기에서 거둬들인 수익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돕는 모임을 꾸린 것이다. 또 하나는, 말기 암 환자와 그 가족을 초대해 화해와 감사의 밥상을 나누는 ‘삶의 마지막 축제’를 벌이기로 한 것이다. 어렵사리 카페를 겸한 공간을 구하고, 말기 암 환자를 위한 호스피스 밥상을 차리기 위해 본격적으로 요리 공부도 시작했다. 원래부터 식재료 자체의 맛을 살려 요리하는 걸 좋아하던 그녀였다. 먼저 이탈리아 요리를 배우기로 마음먹고 국내에서 이탈리아 요리를 제대로 가르치는 곳을 찾아 호기심 많은 학생의 자세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수업 과정을 마칠 즈음, 기술적인 측면들을 더 배우고 싶은 욕심이 들어 우리나라에 분교가 있는 프랑스 요리 학교 ‘르 꼬르동 블루’에 다시 들어갔다. 20년 넘게 걸어온 플루트 연주자의 길도 미련 없이 접었다.
요리를 하면서 그녀가 원하는 건 오직 하나다. 어떻게 하면 말기 암 환자들의 몸과 마음에 도움이 되는 음식, 치유의 기운이 깃든 음식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탈리아 요리와 프랑스 요리를 공부하면서 그녀는 신선한 재료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고, 그래서 수입 식재료가 아닌 국내의 산야에서 자생하는 재료로 요리를 하고 싶었다. 그때 마침 암에 걸려 항암 치료를 시작한 그녀의 친언니가 말했다. “네가 호스피스 요리사가 되고 싶어했으니 나를 대상으로 한번 연습해 볼래?”
그녀는 짬만 나면 강원도로 달려가 자연에서 나고 자란 풀과 나무, 열매를 찾아다녔고, 약초를 구해 향신료나 양념, 소스를 만들고 차와 음식을 만들어 언니에게 먹였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언니의 밥상이 나의 비전이 될 거야. 내가 가는 길이 맞다면 언니는 분명 나을 거야.’ 언니는 이내 진통제로 인한 변비도 멎고, 몸도 따듯해지고, 약물의 부작용도 잘 이겨냈다. 1년도 안 돼 언니는 건강을 회복했다.
그녀가 추구하는 호스피스 요리가 꼭 환자의 몸이 치유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그녀의 음식은 말기 암 환자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 가족이나 친구들과 마지막 식사를 하며 못다 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삶의 마지막 축제’를 위한 음식이기도 하다. 그래서 때론 그 음식이 환자의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음식이기도 하고, 때론 가족들의 스토리가 담긴 음식을 준비하기도 한다.
책에는 그렇게 그녀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나누며 말기 암 환자와 그 가족들이 마지막 축제를 나눈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혈액 암 투병중인 아버지가 좋아하는 해물 요리를 아들이 직접 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음악이 있는 공연을 마련해 온 가족이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나눈 이야기, 폐암 말기 환자로 죽기 전 추억의 토마토 요리가 먹고 싶어 찾아온 한 의료기 회사 사장의 이야기, 모현가정호스피스에서 돌보는 여러 환우들을 초대해 음식과 사랑을 나누던 이야기, 아픈 아내를 위해 남편이 시골에 집을 지었으나 들어가 보지도 못한 채 호스피스 병동에서 암으로 죽어가던 여성을 위해 집들이 겸 삶의 마지막 축제를 열고 밥상을 차려준 이야기, 그 밖에도 ‘사랑의 테이블’에 초청한 수많은 가족들의 사연과 그들을 위한 음악이 있는 밥상 이야기……
환우들과 함께 ‘삶의 마지막 축제’를 나누고 돌아간 한 수녀님은 그녀에게 이렇게 편지를 보냈다. “지난번 식사는 정말 좋았습니다! 우리가 한 자리에 모여 화해와 용서를 나누고 서로에 대한 깊은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요. 셰프님을 만난 건 저에게 크나큰 축복임을 다시 알게 해준 시간이었지요! 작은 것 안에서도 더욱 큰 것을 느끼게 해주어 마음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몰라요. 그날 참석했던 가족 중 엄마와 딸이 마음을 풀어 제 마음도 한결 좋았어요. 그날 딸의 편지가 얼었던 엄마의 마음을 녹여줘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알고 계시지요? 제가 셰프님 팬이라는 거! 셰프님이 계셔서 항상 행복한 수녀가.”

“이보다 멋진 삶의 마지막 축제가 또 있으랴!”

그녀는 지금, ‘사랑의 테이블’과 ‘삶의 마지막 축제’를 열어오던 카페에서 손을 떼고 아예 강원도 깊은 산골, 풀이며 나무들이 사람의 훼손 없이 본성대로 자라고 있는 곳에 들어가 온전히 호스피스 요리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 땅의 야생 식물을 이용한 요리를 연구해 호스피스 요리로 꽃피우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다. 자신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는 어떤 일이 있다면 분명 그곳에서 찾아질 것 같다는 생각으로, 그곳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용서해 야생 이플 농장’(이플은 풀잎의 순수한 우리말이다)이라는 이름도 지었다. 장차 그곳이 말기 암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몸과 마음을 돌보는 쉼터이자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새로운 꿈도 꾸고 있다. 카페에서는 손을 뗐지만, 어디든 부르면 달려가 자신이 새롭게 개발한 호스피스 음식들로 ‘삶의 마지막 축제’를 벌이는 일은 지금도 여전히 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꿈은 하나 더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삶의 마지막 시간을 외롭게 보내고 있는 누군가에게 진심어린 마음으로 다가가는 ‘삶의 마지막 축제’가 곳곳에서 일어나길 희망한다. 그러면 그분들은 여러분에게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그 비밀을 알려줄 것이다. 내 삶을 통째로 바꿔버린 ‘그분들’과의 인연처럼…… 멋진 초대가 아니어도, 밥상이 근사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추억이 담긴 음식을 사이에 두고 사랑과 감사, 화해와 용서의 에너지가 담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그보다 멋진 ‘삶의 마지막 축제’가 또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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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삶의 마지막 축제 | j1**9 | 2014.04.29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플룻 연주가로 유명했던 작가는 호스피스 병원에서 봉사를 나가면서 말기암 환자들과 조우를 하게되고 그들을 위해서 연주를 한다...
    플룻 연주가로 유명했던 작가는 호스피스 병원에서
    봉사를 나가면서 말기암 환자들과 조우를 하게되고
    그들을 위해서 연주를 한다.
     
    잘 먹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하여 요리를 배워
    마지막 만찬을 준비해주기 시작한다.
    말기암 환자들의 마지막을 용서와 이해로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녀는 환자들에게 용기와 기쁨을 전해조
    그녀는 환자들로부터 지혜와 용서란 것을 배우는 것 같다.
  •   1. 살다보면 내가 평범한 사람임을 새삼 깨닫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1.
    살다보면 내가 평범한 사람임을 새삼 깨닫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흔히 말하는 '남들'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삶을 직접 살아 보임으로써 내가 지극히 평범한 '남들' 가운데 하나임을 깨닫게 만드는 사람들.
    언젠가부터 그런 사람들이 한없이 멋있다.
     
    2.
    루시드 폴이라는 가수가 있다. 본명은 조윤석. 그는 1998년에 이미 앨범을 냈으며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TV에도 출연해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아는 가수이다. 그런데 그의 네이버 인물검색 정보의 수상경력에는 2007년 스위스 화학회 고분자과학부문 최우수논문발표상이라는 상이 홀로 빛나는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는 생명공학 박사이다. 그런데 스위스에서 유학 가서 공부를 할 때에도 음악을 계속해서 솔로 앨범도 냈다.
    고등학생 시절 처음에 그에 대해 듣고 그저 참 잘난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알면 알수록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위스로 유학까지 가서 생명공학 박사 학위까지 땄지만 그에게 생명공학과 음악은 둘 다 재미있는 일이었던 것이다. 생명공학 박사학위를 따면서도 음악을 할 수 있구나. 내가 그런 삶을 원하기만 한다면, 즐길 수만 있다면 못할 이유가 없구나.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됐다.
    대학교 다닐 때 <고래가 그랬어>라는 월간지의 발행인이자 칼럼니스트인 김규항 선생님 강연을 들었다. 그때 옆집 이웃 아저씨가 규항 선생님이 사는 모습을 보고 처음엔 이상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하다가 하도 즐겁게 사니 나중엔 결국 자신도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러 떠나더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듣고 이런 생각을 했다.
    정말 그렇구나.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삶으로 보여주는 것뿐이구나. 누군가를, 그리고 그의 삶을 진정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그런 삶을 살아감으로써 그런 삶을 보여주고 그것이 진정으로 즐겁고 행복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구나. 이 생각은 계속해서 내 머릿속에 남아 그 울림을 전하고 있다.
    고려대를 자퇴한 김예슬 양의 이야기엔 이런 말이 나온다. 지금부터 내 몫의 돌멩이 하나가 빠진다고. 돌멩이 하나가 빠진다고 해서 견고한 탑이 무너질 리 없다는 걸 알지만 더 이상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것들을 지탱하는 일부분으로 남지 않기로 한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게 단지 옳지 않아서 내가 맞서 싸우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그게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앞만 보고 달리던 이 트랙 위에서는 아무리 채찍질 해봐도 이제 더 이상 다리에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고. 나를 찾아, 내가 행복하고 나를 사랑할 수 있는 삶을 찾아 그는 떠났다. 당시 대학생이던 나 역시 여러 부분에서 공감을 했다.
    복잡할거 없이 인도의 간디나 쿠바의 체게바라같은 이들을 떠올려보면 금방 느낄 것이다. 왜 정교한 논리와 이론과 그에 기초하여 세워진 방법과 계획들이 아니라, 누군가의 진실한 마음과 그 한 사람의 삶이 진정으로 우릴 변하게 하는지에 대해.
     
    3.
    이 책을 쓰신 분 역시 멋지다는 말밖에는 떠오르지 않는 삶의 길을 그려가고 계신다. 열일곱 살에 프랑스 파리로 떠나면서까지 배운 플루트,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연주자라는 품위 있고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셨던 분. 이런 분이 호스피스 병동에서 악기연주를 비롯하여 다양한 봉사를 하시기도 하고 호스피스 요리를 만들어보겠다며 요리도 배우신다. 남들이 부러워하기에 충분하던 삶을 마다하고 ‘플루티스트 용서해 셰프’가 되어 지금은 아예 연락조차 어려운 산 속까지 들어가셨다. 우리 땅에서 나는 야생의 재료로 요리를 연구하신다며.
    요즘 세상엔 참 대단한 사람도 많고, 대단한 이야기도 많다. 그에 비해 어쩌면 지금 이분의 삶은 차라리 소박하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허나, ‘과연 나라도 그럴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이르러서는 말을 잃게 된다. 지금의 삶을 통해 좀 더 나다운 나, 진짜 나로서 살게 되어 전보다 충만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말씀에 이르러서는 부러워지고 만다.
    그래, 괜찮다. 정해진 듯 보이는 길 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바람직하다고 하고 버리기 아깝다고 하는 그런 길에서 잠시 옆으로 한발만 내밀어보고 있는 나지만, 괜찮다. 훨씬 더 방황하고 상처받을 것이 분명할지라도, 결국 ‘거봐 내가 뭐랬어.’라는 말을 듣는다 해도 괜찮다. 가장 빛나는, 가장 소중한 지금이라는 이때에 언제까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그저 해오던 것들만을 반복하며 살 것인가. 내 결심에 이 이야기들도 용기를 보태준다.
    오늘도 또 조금 변해간다. 용서해라는 분을 책으로나마 알게 되면서. 이분이 만났던 사람들을, 죽음을 눈앞에 둔 많은 사람들이 보여주었던 모습들을 이분의 마음을 통해 보면서. 같이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극적이기보단 조용하고 잔잔한 글속에서 느껴지는 진심, 전해져오는 감동을. 좋은 죽음에 대한 고민을 통해 좋은 삶을 향해 움직여 나아가는 이야기를.
    이런 삶을 사는 분들이 우리를 변하게 한다. 이런 분들이, 이런 분들을 보고 변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날 때 세상이 좀 더 따뜻하고 아름다워지리라는 기대도 공허한 꿈만은 아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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