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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본 백석 시집(양장본 HardCover)
| 양장
ISBN-10 : 8954670318
ISBN-13 : 9788954670319
정본 백석 시집(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백석 | 출판사 문학동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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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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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시의 가장 신뢰받는 정본

2007년 출간된 이래 백석 시의 가장 신뢰할 만한 정본으로 자리매김한 『정본 백석 시집』이 개정판으로 새로이 출간되었다. 『정본 백석 시집』 출간 이후로도 백석 시 해설서 『백석 시를 읽는다는 것』과 백석 시어 사전 『백석 시의 물명고』, 백석의 수필과 소설을 정리, 해설한 『정본 백석 소설·수필』 등을 펴내며 백석의 작품에 대한 이해와 연구의 폭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해온 백석 연구의 권위자 고형진 교수는 그간 축적된 연구 성과를 반영해 정본의 표기와 어휘 풀이를 더욱 정확하게 다듬고, 초판 출간 이후 새로 발견된 백석의 시 「머리카락」을 보태 보다 완전한 백석 시의 정본을 확립했다. 『정본 백석 소설·수필』과 더불어 백석 문학세계의 전모를 온전한 형태로 갈무리한 귀중한 작업이다.

저자소개

저자 : 백석
본명 백기행白夔行. 1912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났다. 오산고보와 일본의 아오야마靑山학원을 졸업하고 조선일보 출판부에서 근무했다. 1930년 조선일보 현상문예에 소설 「그 모母와 아들」이 당선되었고, 1935년 조선일보에 시 「정주성定州城」을 발표하며 시단에 나왔으며, 1936년 시집 『사슴』을 간행했다. 해방 후 고향에 머물다 1996년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자 : 고형진 (엮음)
고려대 국어교육과와 동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UC 버클리 객원교수를 지냈고, 현재 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 『시인의 샘』 『현대시의 서사지향성과 미적 구조』 『또 하나의 실재』 『백석 시 바로 읽기』 『백석 시를 읽는다는 것』 『백석 시의 물명고』 등이, 엮은 책으로 『정본 백석 소설·수필』이 있다. 2001년 김달진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책머리에
일러두기

1부 사슴

정주성定州城
산지山地
주막酒幕

나와 지렝이
여우난골족族
통영統營
흰밤
고야古夜
가즈랑집
고방
모닥불
오리 망아지 토끼
초동일初冬日
하답夏畓
적경寂境
미명계未明界
성외城外
추일산조秋日山朝
광원曠原
청시靑?
산山비
쓸쓸한 길
석류石榴
머루밤
여승女僧
수라修羅
노루
절간의 소 이야기
오금덩이라는 곳
시기?崎의 바다
창의문외彰義門外
정문촌旌門村
여우난골
삼방三防

2부 함주시초咸州詩抄

통영統營
오리
연자간
황일黃日
탕약湯藥
이두국주가도伊豆國湊街道
창원도昌原道-남행시초南行詩抄 1
통영統營-남행시초南行詩抄 2
고성가도固城街道-남행시초南行詩抄 3
삼천포三千浦-남행시초南行詩抄 4
함주시초咸州詩抄
북관北關
노루
고사古寺
선우사膳友辭
산곡山谷
바다
추야일경秋夜一景
산중음山中吟
산숙山宿
향악饗樂
야반夜半
백화白樺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석양夕陽
고향故鄕
절망絶望

외갓집
내가 생각하는 것은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물닭의 소리
삼호三湖
물계리物界里
대산동大山洞
남향南鄕
야우소회夜雨小懷
꼴두기
가무래기의 낙樂
멧새 소리
박각시 오는 저녁
넘언집 범 같은 노큰마니
동뇨부童尿賦
안동安東
함남도안咸南道安
구장로球?路-서행시초西行詩抄 1
북신北新-서행시초西行詩抄 2
팔원八院-서행시초西行詩抄 3
월림月林장-서행시초西行詩抄 4
목구木具

3부 흰 바람벽이 있어

수박씨, 호박씨
북방北方에서-정현웅鄭玄雄에게
허준許俊
『호박꽃 초롱』서시序詩
귀농歸農
국수
흰 바람벽이 있어
촌에서 온 아이
조당?塘에서
두보杜甫나 이백李白같이
머리카락
산山
적막강산
마을은 맨천 구신이 돼서
칠월七月 백중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南新義州柳洞朴時逢方

원본

定州城
山地
酒幕

나와 지렝이
여우난곬族
統營
힌밤
古夜
가즈랑집
고방
모닥불
오리 망아지 토끼
初冬日
夏畓
寂境
未明界
城外
秋日山朝
曠原
靑?
山비
쓸쓸한길
?榴
머루밤
女僧
修羅
노루
절간의소이야기
오금덩이라는곧
?崎의 바다
彰義門外
旌門村
여우난곬
三防
統營
오리
연자ㅅ간
黃日
湯藥
伊豆國湊街道
南行詩抄(一) 昌原道
南行詩抄(二) 統營
南行詩抄(三) 固城街道
南行詩抄(四) 三千浦
咸州詩抄
北關
노루
古寺
膳友辭
山谷
바다
秋夜一景
山中吟
山宿
饗樂
夜半
白樺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
夕陽
故鄕
絶望

외가집
내가생각하는것은
내가이렇게외면하고
물닭의소리
三湖
物界里
大山洞
南鄕
夜雨小懷
꼴두기
가무래기의 樂
멧새소리
박각시 오는 저녁
넘언집 범같은 노큰마니
童尿賦
安東
咸南道安
西行詩抄(一) 球?路
西行詩抄(二) 北新
西行詩抄(三) 八院
西行詩抄(四) 月林장
木具
수박씨, 호박씨
北方에서-鄭玄雄에게
許俊
「호박꽃초롱」序詩
歸農
국수
힌 바람벽이 있어
촌에서 온 아이
?塘에서
杜甫나李白같이
머리카락

적막강산
마을은 맨천 구신이 돼서
七月백중
南新義州柳洞朴時逢方

백석의 시세계와 시사적 의의
백석 시 원본의 언어와 표기법, 그리고 정본의 원칙
백석 시 작품 연보
백석 연보
낱말 풀이 참고서지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한국 현대시사의 보석 같은 시인, 백석의 시를 올바른 판본으로 읽는다 한국 현대시에 활발한 생명력을 불어넣은 보석 같은 시인이자 한국 현대시사를 통틀어 가장 사랑받는 시인 가운데 한 사람인 백석. 1980년대 뒤늦게 발굴되어 주목받은 후로 그...

[출판사서평 더 보기]

한국 현대시사의 보석 같은 시인,
백석의 시를 올바른 판본으로 읽는다

한국 현대시에 활발한 생명력을 불어넣은 보석 같은 시인이자 한국 현대시사를 통틀어 가장 사랑받는 시인 가운데 한 사람인 백석. 1980년대 뒤늦게 발굴되어 주목받은 후로 그의 시집과 전집이 여러 곳에서 출간되었지만, 고형진 교수가 펴낸 『정본 백석 시집』은 그중에서도 가장 믿을 만한 책으로 꼽힌다. 백석 시 연구에 쏟은 고형진 교수의 오랜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명실상부한 백석 시의 정본이기 때문이다.
문학작품의 표준이 되는 판본인 정본(定本)을 확립하는 일은 곧 작품의 정확한 연구와 감상의 기초가 되는 까닭에 문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특히 백석의 시에서 그 중요성은 더욱 크다 할 수 있다. 잘 알려져 있는 대로 백석의 시에서는 생소한 토속어가 무척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이것을 모두 현대 표준어로 바꾸면 시의 맛이 사라지고 말기 때문이다. 고형진 교수는 백석 시 원본의 언어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관련 연구들을 참조해 백석 시의 중요한 매력의 하나인 생소한 방언과 고어는 살리고 오탈자나 당시의 혼란한 맞춤법으로 인한 표기는 바로잡음으로써 백석 시를 온전한 모습으로 오늘날에 되살려낸다.

백석의 시어들을 둘러싼 이런 특별한 사정을 염두에 두면, 백석 시 원본의 언어에 대한 매우 면밀한 검토와 주의가 요구된다. (……) 이러한 작업은 백석이 구사한 방언과 고어와 조어를 도드라지게 하여 백석이 원래 의도했던 원본의 향취를 더욱 살리고, 또 표기법의 정돈으로 백석 시를 오늘의 독자들에게 한층 친숙하게 만드는 길이 될 것이다.(「백석 시 원본의 언어와 표기법, 그리고 정본의 원칙」, 330~331쪽)

오랜 기간 백석 시를 연구해온 고형진 교수는 백석의 시세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그가 구사한 평안 방언의 어휘와 음운, 어법상의 특징을 깊이 연구하고, 당시 제정된 한글맞춤법 통일안의 내용과 그 정착 과정을 살피고, 나아가 당시 발표 지면의 편집 양식까지 세밀하게 살피는 등 백석 시 정본의 타당한 기준을 마련하는 데 각별한 공을 들였다. 책의 말미에 실린 「백석 시 원본의 언어와 표기법, 그리고 정본의 원칙」은 그 과정을 보여주는 상세한 해설로서 정본 작업에 대한 신뢰를 한층 높여준다.
정본의 토대가 되는 원본의 확정 작업도 『정본 백석 시집』의 엄밀함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고형진 교수는 백석의 시가 실린 지면의 영인본에 만족하지 않고 여러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원본 잡지들을 일일이 찾아 살피고 서로 비교해 원본 판독의 정확성을 높였으며, 그럼에도 판별이 어려운 경우는 해당 잡지의 다른 활자와 대조해 원래 글자를 확인하는 등의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정본 백석 시집』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백석 시에 무수히 등장하는 생소한 어휘들을 정확하게 풀이한 데 있다. 이를 위해 고형진 교수는 백석 시의 언어에 대한 기존의 연구뿐 아니라 백석의 시와 연관 있는 당시의 언어, 지리, 풍속, 역사 등에 관한 인접 분야의 방대한 자료를 참고해 백석이 사용한 시어의 의미를 확인하고, 이를 친절하고 간결하게 풀이해 백석의 풍요로운 언어밭에 오늘날의 독자들이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게 했다.
백석과 같은 빼어난 시인의 작품이 시대를 초월해 독자들로부터 오랫동안 사랑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 바탕에는 일견 낯설어 보이는 당시의 작품을 오늘날의 독자들이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모습으로 복원해내기 위한 지난한 연구와 노력이 뒷받침되어 있다. 백석의 시 한 글자 한 글자를 꼼꼼하게, 오래도록 검토해 작품의 올바른 모습을 찾아낸 『정본 백석 시집』이 지닌 의의가 곧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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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시집이 있어야한다면 | ti**8 | 2021.01.2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시를 읽는다는건 어려운 일이다. 사실상 가요가 시를 잠식했기때문이다. 아마 대부분의 이들이 학창시절외에 시를 접하...

     시를 읽는다는건 어려운 일이다.

    사실상 가요가 시를 잠식했기때문이다. 아마 대부분의 이들이 학창시절외에 시를 접하지 못했을 것이다.

    가요에 비하면 딱딱하고 재미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시가 필요하다면, 집에 시집을 하나 두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물론 일기가 쉽진 않을 것이다. 근대시절 사람이고 더군다나 이북이 고향인 사람이기에 알아듣지 못할 용어도 많다. 하지만 그 순간만 견디면 된다. 고통스럽고 이걸 왜 읽나 싶겠지만, 그 순간만 지나면 익숙해지고 읽기 쉬워진다.

     이 책의 저자인 백석은 '시인들의 시인'으로 엄청난 영향을 미친 사람이다.

    그의 이름은 몰라도 그의 시를 아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비록 그의 말년은 독재 공산정권 아래에서 비극으로 끝났지만, 그가 남긴 시는 '전설'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 백석의 시를 읽는 다는것 | my**ak | 2020.12.2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백석(본명 백기행 白夔行)은 1912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나 오산고보와 일본의 아오야마靑山학원을 졸업하고 조선일보 출판부에서 근무했다. 

    1930년 조선일보 현상문예에 소설 '그 모母와 아들'이 당선됐고, 1935년 조선일보에 시 '정주성定州城'을 발표하며 시단에 나왔으며, 1936년 시집 '사슴'을 간행했다. 광복 후 고향에 머물다(만주를 유랑하다 고향 정주로 돌아감) 1996년(85세)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북이 분단되고, 북에 머물러 있던 백석에 대한 이후 행보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1962년 북한의 문단에서 사라진 이후 1996년 작고할 때까지 농사꾼으로 살다간 백석

     

    ‘나는 북간에 혼자 앓아 누워서

    어느 아침 의원을 뵈이었다.

    의원은… 묵묵하니 한참 맥을 짚더니

    문득 물어 고향이 어데냐고 한다.'('고향')

    백석이 이 시를 썼던 1930년대는 가난과 징병으로 가족의 해체와 이산이 발발했던 시기였다.

    백석에 시어에는 자신이 태어난 마을의 자연과 사람들이 들어 있다.

    그의 시 한 편 한 편은 기억에 한조각 처럼 또렷하게 떠오른다.

    평안북도 정주 관서지방 그곳을 가보지 않은 독자라도 백석의 시를 읽다 보면 어느새 북방의 어느 움막이나 골짜기에 서성거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여우가 나오는 골짜기에 사는 가족이란 뜻의 ‘여우난골족’에서는 유년기의 경험을 토속적인 분위기로 그려낸다. 

     

    여우난골족


    명절날 나는 엄매 아배 따라 우리집 개는 나를 따라 진할머니 진할아버지가 있는 큰 집으로 가면
    얼굴에 별자국이 솜솜 난 말수와 같이 눈도 껌벅거리는 하루에 베 한 필을 짠다는 벌 하나 건너 집엔 복숭아 나무가 많은 신리 ( 新理 ) 고무 고무의 딸 이녀 ( 李女) 작은 이녀



    열 여섯에 사십 ( 四十) 이 넘은 홀아비의 후처가 된 포족족하니 성이 잘 나는 살빛이 매감탕 같은 입수과 젖꼭지는 더 까만 예수쟁이마을 가까이 사는 토산 ( 土山) 고무 고무의 딸 승녀 ( 承女 ) 아들 승( 承) 동이 육십리( 六十里) 라고 해서 파랗게 뵈이는 산을 넘어 있다는 해변에서 과부가 된 코끝이 빨간 언제나 흰옷이 정하든 말 끝에 설게 눈물을 짤때가 많은 큰골 고무 고무의 딸 홍녀 ( 洪女) 아들 홍(洪) 동이 작은 홍 ( 洪) 동이



    배나무접을 잘하는 주정을 하면 토방돌을 뽑는 오리치를 잘 놓는 먼섬에 반디젓 담그려 가기를 좋아하는 삼촌
    삼촌 엄매 사춘누이 사춘동생들이 그득히들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안간에들 모여서 방안에서는 새옷의 내음새가 나고 또 인절미 송구떡 콩가루차떡의 내음새도 나고 끼때의 두부와 콩나물과 볶운 잔디와 고사리와 도야지비계는 모두 선득선득하니 찬것들이다



    저녁술을 놓은 아이들은 외양간섶 밭마당에 달린 배나무동산에서 쥐잡이를 하고 숨굴막질을 하고 꼬리잡이를 하고 가마 타고 시집가는 놀음 말 타고 장가가는 놀음을 하고 이렇게 밤이 어둡도옥 북적하니 논다



    밤이 깊어가는 집안에 엄매들끼리 아르간에서들 웃고 이야기하고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웃간 한 방을 잡고 조아질하고 쌈방이 굴리고 바리깨돌림하고 호박떼기하고 제비손이구손이하고 이렇게 화디의 사기방등에 심지를 몇 번이나 돋구고 홍게닭이 몇 번이나 울어서 졸음이 오면 아릇목싸움 자리싸움을 하며 히드득거리다 잠이 든다


    그래서는 문창에 텅납새의 그림자가 치는 아침 시누이 동세들이 욱적하니 흥성거리는 부엌으론 샛 문틈으로 장지문틈으로 무이징게국을 끓이는 ˧있는 내음새가 올라오도록 잔다

     

    유년 시절 기억속에 머물러 있는 동화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후각, 시각, 미각 등의 이미지를 다양하게 구사해서  평북지방의 방언과 토속적 소재들을 통해 얼굴이 약간 얽은 신리 고모, 열여섯 살에 마흔이 넘는 홀아비의 후처로 들어간 토산 고모, 술에 취하면 토방 돌을 뽑겠다고 주정하는 삼촌 등 무언가 부족해 보이는 소박한 고향 사람들의 삶의 애환을 노랫 가락처럼 써내려갔다.

    백석의 시에는 향토적인 음식들이 많이 나온다.

    가즈랑집

    승냥이가 새끼를 치는 전에는 쇠메 들 도적이 났다는 가즈랑고개

    가즈랑집은 고개 밑의
    山너머 마을서 도야지를 잃는 밤 증생을 쫓는 깽제미 소리가 무서웁게 들려오는 집
    닭 개 즘생을 못 놓는
    멧도야지와 이웃사촌을 지나는 집

    예순인 넘은 아들 없는 가즈랑집 할머니는 중같이 정해서 할머니가 마을을 가면 긴 담뱃대에 독하다는 막써레기를 몇대라도 붙이라고 하며

    간 밤엔 섬돌 아래 승냥기가 왔었다는 이야기
    어느메 山골에선간 곰이 아이를 본다는 이야기

    나는 돌나물김치에 백설기를 먹으며
    옛말의 구신집에 있는 듯이
    가즈랑집 할머니
    내가 날 때 죽은 누이도 날 때
    무명필에 이름을 써서 백지 달어서 구신간시렁의 당즈깨에 넣어 대감님께 수영을 들였다는 가즈랑집 할머니
    언제나 병을 앓을 때면
    신장님 단련이라고 하는 가즈랑집 할머니
    구신의 딸이라고 생각하면 슬퍼졌다

    토끼도 살이 오른다는 때 아르대즘퍼리에서 제비꼬리 마타리 쇠조지 가지취 고비 고사리 두릅순 회순 山나물을하는 가즈랑집 할머니를 따르며
    나는 벌써 달디단 물구지우림 둥글레우림을 생각하고
    아직 멀은 도토리묵 도토리범벅까지도 그리워한다

    뒤울안 살구나무 아래서 광살구를 찾다가
    살구벼락을 맞고 울다가 웃는 나를 보고
    밑구멍에 털이 몇자나 났나 보자고 한 것은 가즈랑집 할머니다
    찰 복숭아를 먹다가 씨를 삼키고는 죽는 것만 같어 하로종일 놀지도 못하고 밥도 안 먹은 것도
    가즈랑집에 마을을 가서
    당세 먹은 강아지같이 좋아라고 집오래를 설레다가였다

     

    백석 시에 나타난 동식물명도 매우 구체적이어서 ‘족제비’와 ‘복족제비’를 구별하고 조개도 ‘가무락조개’, ‘곱조개’, ‘콩조개’ 등으로 세분화해 사용한다. 

    ‘여우난골’만 보더라도 백석은 ‘어치’라는 새와 벌레 먹은 배인 ‘벌배’와 야생 돌배나무의 열매인 ‘돌배’와 산사열매인 ‘띨배’를 나열하며, ‘배’로 끝나는 말놀이까지 연상시키고 있다. 

    백석은 식민지 시대를 견디는 시인의 내면을 드러내기도 했다. 

    시제목은 누군가를 향해 보내는 편지봉투에 씀직한 것인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메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木手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 같이 생각하며,
    딜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 오면,
    이것을 안고 손을 쬐며 재 우에 뜻없이 글자를 쓰기도 하며,
    또 문밖에 나가디두 않고 자리에 누워서,
    머리에 손깍지벼개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쌔김질하는 것이었다.
    내 가슴이 꽉 메어 올 적이며
    내 눈에 뜨거운 것이 핑 괴일 적이며,
    또 내 스스로 화끈 낯이 붉도록 부끄러울 적이며,
    나는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눌리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러나 잠시 뒤에 나는 고개를 들어,
    허연 문창을 바라보든가 또 눈을 떠서 높은 턴정을 쳐다보는 것인데,
    이 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 가는 것이 힘든 일인 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를 마음대로 굴려 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
    이렇게 하여 여러 날이 지나는 동안에,
    내 어지러운 마음에는 슬픔이며, 한탄이며, 가라앉을 것은 차츰 앙금이 되어 가라앉고,
    외로운 생각만이 드는 때쯤 해서는,
    더러 나줏손에 쌀랑쌀랑 싸락눈이 와서 문창을 치기도 하는 때도 있는데,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 끼며, 무릎을 꿇어 보며,
    어니 먼 산 뒷옆에 바우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어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식민지 시대에서 백석은  슬프고 모진 운명을 숙명적으로 받아들이다가도 한겨울에 모진 바람과 싸락눈을 꿋꿋이 견뎌내는 갈매나무 지만 어느새 부모, 형제, 아내, 집마저 잃고 떠돌아 누가 편지를 보내도 받아볼 수 없는 처지에 있다.


    시를 썼던 손으로 가축을 길렀던 시인 백석 1962년 5월, 삼수군 협동조합에서 일하던 백석은 '아동문학'에 '나루터'라는 동시를 발표한다. 1956년부터 다시 시를 쓰기 시작한 백석이  쓴 찬양시이자, 살아생전 발표한 마지막 시였다.

    그후 북한 당국에 의해 백두산이 있는 양강도의 삼수읍, 그중에서도 가장 오지인 독골에 보내진다. 거기서 그가 무엇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머릿속에 끊임없이 시어를 지어냈을까? 아니면 모던 보이로 경성을 활보했던 시절을 그리워했을까?

     

    희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 그지없이 고담하고 소박한 것들이 하나둘 북한에서 사라져 갈 때 백석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다채롭고 영롱한 빛을 잃어가는 현실을 목도하며 백석은 어떤 생각을 지우고 어떤 생각의 옷을 입었을까.

    자신의 문학적 재능이 까맣게 불타는 것을 스스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시인

    흰 바람벽이 있어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 촉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 샤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인다
    그런데 이것은 또 어언 일인가
    이 흰 바람벽에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 시러퍼둥둥하니 추운 날인데 물에 손은 담그고 무이며 배추를 씻고 있다
    또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내 사랑하는 어여쁜 사람이
    어늬 먼 앞대 조용한 개포가의 나즈막한 집에서
    그의 지아비와 마조 앉어 대구국을 끓여 놓고 저녁을 먹는다
    벌써 어린것도 생겨서 옆에 끼고 저녁을 먹는다
    그런데 또 이즈막하야 어늬 사이엔가
    이 흰 바람벽엔
    내 쓸쓸한 얼굴을 쳐다보며
    이러한 글자들이 지나간다
    -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어가도록 태어났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어가는데
    내 가슴은 너무도 많이 뜨거운 것으로 호젓한 것으로 사랑으로 슬픔으로 가득 찬다
    그리고 이번에는 나를 위로하는 듯이 나를 울력하는 듯이
    눈질을 하며 주먹질을 하며 이런 글자들이 지나간다
    - 하눌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쓰 잼' 과 도연명과 '라이넬 마리아 릴케'가 그러하듯이

     

    시인으로 기억되지도 못했고, 사랑하는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지도 못했으며, 시골 학교의 선생이 되지도 못했다. 

    하지만 나는 오늘도 그에 시를 읽고 있다.

    아니, 어디선가 그가 한때는 시인이였는지 몰랐던 이들도 그에 시를 읽고 있을 것이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

    소주(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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