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KYOBO 교보문고

금/토/일 주말특가
매일 선착순 2,000원
광주상무점신년이벤트
  • 낭만서점 독서클럽 5기 회원 모집
  • 교보아트스페이스
애프터 다크(양장본 HardCover)
* 중고장터 판매상품은 판매자가 직접 등록/판매하는 상품으로 판매자가 해당상품과 내용에 모든 책임을 집니다. 우측의 제품상태와 하단의 상품상세를 꼭 확인하신 후 구입해주시기 바랍니다.
240쪽 | 규격外
ISBN-10 : 8934971622
ISBN-13 : 9788934971627
애프터 다크(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 역자 권영주 | 출판사 비채
정가
13,000원
판매가
9,000원 [31%↓, 4,000원 할인]
배송비
2,500원 (판매자 직접배송)
25,000원 이상 결제 시 무료배송
지금 주문하시면 2일 이내 출고 가능합니다.
토/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 기준으로 배송이 진행됩니다.
2015년 8월 28일 출간
제품상태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이 상품 최저가
5,600원 다른가격더보기
  • 5,600원 유희왕 특급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5,700원 아름다운 인생 새싹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5,800원 GOODBOO... 특급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6,000원 로라리니 새싹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6,000원 storyli... 새싹셀러 상태 최상 외형 상급 내형 최상
  • 6,500원 소중한오늘 특급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6,750원 아름다운 인생 새싹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6,800원 벼리~ 새싹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6,900원 아름다운 인생 새싹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6,900원 유연재 새싹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새 상품
11,700원 [10%↓, 1,300원 할인] 새상품 바로가기
안내 :

중고장터에 등록된 판매 상품과 제품의 상태는 개별 오픈마켓 판매자들이 등록, 판매하는 것으로 중개 시스템만을 제공하는
인터넷 교보문고에서는 해당 상품과 내용에 대해 일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교보문고 결제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은 직거래로 인한 피해 발생시, 교보문고는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중고책 추천 (판매자 다른 상품)

더보기

판매자 상품 소개

※ 해당 상품은 교보문고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활용하여 안내하는 상품으로제품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신 후 구입하여주시기 바랍니다.

판매자 배송 정책

  • 토/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 기준으로 배송이 진행됩니다.

더보기

구매후기 목록
NO 구매후기 구매만족도 ID 등록일
996 빠른 배송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rad*** 2020.02.26
995 책 상태도 너무 좋고 빠른 배송도 좋아요 5점 만점에 5점 lucky*** 2020.02.24
994 상태 좋은 책 빠른 배송 감사 5점 만점에 5점 lhh*** 2020.02.05
993 책 상태를 상급으로 구매했는데 3권중 1권은 밑줄이 여러군데 쳐져 있는데 상급이라고 합니다. 2권 상태는 좋습니다, 5점 만점에 4점 kingpoi*** 2020.02.04
992 보고싶은 책, 상태가 좋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bychu*** 2020.02.02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상품구성 목록
상품구성 목록

독자를 공모자로 끌어들인 채 관찰하는 자매의 하룻밤! 무라카미 하루키 데뷔 25주년 기념 장편소설 『애프터 다크』.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이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무라카미 하루키. 그가 등단 25주년을 맞는 해에 발표한 11번째 장편소설로, 발표 시기적으로는 《해변의 카프카》와 《1Q84》 사이에, 볼륨으로는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스푸트니크의 연인》과 같은 장편소설 옆에 나란히 위치한다.

작품은 자정이 가까운 한밤에서부터 새날이 밝아오는 아침까지 일곱 시간 동안 벌어지는 백설 공주처럼 예쁜 언니 ‘에리’와 씩씩한 양치기 목동 같은 동생 ‘마리’, 두 자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라고 명명된 카메라의 시선이 이야기를 주도한다. 높은 곳에서 조감하는가 하면, 때로는 근접하여 클로즈업을 시도하며 영화의 장면들처럼 에리의 밤과 마리의 밤을 교대로 비추는 동안 작가는 어떠한 식으로든 설명을 더하거나 개입하지 않는다. 그저 독자들을 밤과 어둠의 이미지로 안내할 뿐이다.

패밀리레스토랑에서 혼자 책을 읽고 있는 마리에게 젊은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건다. “혹시 아사이 에리 동생 아냐? 전에 우리 한 번 만났지?” 하룻밤 동안 마리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주고받는다. 주로 잠을 빼앗긴 채 밤을 지새우고 있는 사람들이다. 밴드 주자, 중국인 창부, 러브호텔 스태프…… 마리는 왜 밤의 거리를 방황하는 걸까? 반대로 언니 에리는 왜 두 달째 깊은 잠에 빠져 있는 걸까? 밤을 걷는 사람들은 다들 어디에서 도망치고 싶은 걸까? 다양한 수수께끼를 머금은 찰나들이 스릴 있게 흐르고, 밤 11시 52분에 시작한 이야기는 익일 6시 52분을 기점으로 막을 내린다.

저자소개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는 1949년 교토에서 태어나 와세다 대학교 문학부 연극과에서 공부했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했고, 1982년 《양을 둘러싼 모험》으로 ‘노마문예신인상’을, 1985년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로 ‘다니자키준이치로상’을 수상했다. 1987년에는 현재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대표작 《노르웨이의 숲》을 발표하여 하루키 신드롬을 낳았다. 1994년 《태엽 감는 새》로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했고, 2005년 《해변의 카프카》가 아시아 작가의 작품으로는 드물게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2006년 체코의 ‘프란츠카프카상’을, 2009년 이스라엘 최고 문학상인 ‘예루살렘상’을, 2011년에는 ‘카탈루냐국제상’을 수상했다. 전세계 45개 이상의 언어로 50편 이상의 작품이 번역 출간된 명실상부한 세계적 작가로, 2009년에는 《1Q84》로 제2의 하루키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마이니치 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여자 없는 남자들》 등 신작 소설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또한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등 ‘무라카미 라디오’ 시리즈를 비롯한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더 스크랩》 《시드니!》 등 개성적인 문체가 살아 있는 에세이로도 소설 못지않은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역자 : 권영주
역자 권영주는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를 비롯해 온다 리쿠의 《나와 춤을》 《달의 뒷면》 《유지니아》 등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삼월은 붉은 구렁을》로 제20회 노마문예번역상을 수상했다. 그밖에 하무로 린의 《저녁매미 일기》, 모리미 도미히코의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 등 다수의 일본소설은 물론 《데이먼 러니언》《어두운 거울 속에》《프랜차이즈 저택 사건》 등 영미권 작품도 활발히 소개하고 있다

목차

Timetable
005 1장-PM 11:56 보이는 것은 도시의 모습이다.
031 2장-PM 11:57 방 안은 어둡다.
038 3장-AM 12:25 전과 마찬가지로 ‘데니스’ 안.
059 4장-AM 12:37 아사이 에리의 방.
065 5장-AM 01:18 마리와 가오루가 인적 없는 뒷길을 걷고 있다. -AM 01:56 ‘스카이락.’
082 6장-AM 02:19 호텔 ‘알파빌’ 사무실.
097 7장-AM 02:43 한 남자가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일하고 있다.
106 8장-AM 03:03 우리 시점은 아사이 에리의 방으로 돌아와 있다.
110 9장-AM 03:07 ‘스카이락’ 안.
128 10장-AM 03:25 아사이 에리가 잠들어 있다.
140 11장-AM 03:42 마리와 다카하시는 공원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있다.
158 12장-AM 03:58 시라카와가 일하는 사무실.
169 13장-AM 04:09 인적 없는 심야의 공원에서 마리와 다카하시가 두 대의 그네에 나란히 앉아 있다.
180 14장-AM 04:25 아사이 에리의 방.
185 15장-AM 04:33 텔레비전 화면은 [심해 생물들]을 비추고 있다.
205 16장-AM 04:52 밴드가 심야 연습에 사용하고 있는 창고 같은 지하실. -AM 05:00 시라카와의 집 부엌. -AM 05:07 호텔 ‘알파빌’의 한 방. -AM 05:09 아사이 에리의 방. -AM 05:10 ‘세븐일레븐’ 안. -AM 05:24 공원 벤치에 홀로 앉은 다카하시.
218 17장-AM 05:38 마리와 다카하시가 나란히 길을 걷고 있다.
230 18장-AM 06:40 아사이 에리의 방. -AM 06:43 ‘세븐일레븐’ 안. -AM 06:50 우리는 하나의 순수한 시점이 되어 거리 상공에 있다. -AM 06:52 우리 시점은 도심의 상공을 벗어나 한적한 교외 주택가 위로 이동한다.

책 속으로

★★★ “신이 말한 대로 세 형제는 해안에서 커다란 바위 세 개를 발견했어. 그리고 시키는 대로 바위를 굴리면서 갔어. 아주 크고 무거운 바위라 굴리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고, 하물며 비탈길에선 밀고 올라가느라 엄청 고생해야 했어. 막내 동생이 맨...

[책 속으로 더 보기]

★★★
“신이 말한 대로 세 형제는 해안에서 커다란 바위 세 개를 발견했어. 그리고 시키는 대로 바위를 굴리면서 갔어. 아주 크고 무거운 바위라 굴리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고, 하물며 비탈길에선 밀고 올라가느라 엄청 고생해야 했어. 막내 동생이 맨 처음 손들었어. ‘형들, 난 그냥 여기 있을게. 여기선 해안도 가깝겠다, 고기도 잡을 수 있어. 충분히 살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멀리까지 세계를 보지 못해도 상관없어.’ 막내 동생은 그렇게 말했어. 두 형은 그뒤로도 더 갔어. 그러다 산중턱에 이르러서 둘째 형이 손들었어. ‘형, 난 그냥 여기 있을게. 열매도 풍부하겠다, 충분히 생활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멀리까지 세계를 보지 못해도 상관없어.’ 맏형은 그뒤로도 비탈길을 계속해서 올라갔어. 길은 점점 험해졌지만 포기하지 않았어. 원래부터 끈기 있는 성격이었고, 세계를 조금이라도 더 멀리까지 보고 싶었거든. 그래서 있는 힘껏 계속해서 바위를 밀고 올라갔어. 몇 달 걸려서, 거의 먹지도 마시지도 않으면서 그럭저럭 높은 산꼭대기까지 밀어올리는 데 성공했어. 맏형은 멈춰서서 세계를 바라봤어. 지금은 누구보다도 세계를 멀리까지 내다볼 수 있었어. 거기가 맏형이 살 곳이었어. 풀도 자라지 않고 새도 날지 않는 그런 곳이었어. 수분은 얼음이랑 서리를 핥아 취할 수밖에 없었고, 먹을 것이라곤 이끼밖에 없었어.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았어. 맏형은 세계를 멀리까지 내다볼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하와이의 그 섬 산꼭대기엔 지금도 커다랗고 둥근 바위 하나가 동그마니 남아 있다, 그런 이야기.”
침묵.
마리는 질문한다.
“그 이야기에 교훈 같은 게 있어”
“교훈은 아마 두 개일 거야. 첫째는,” 그는 손가락 하나를 든다.
“사람은 모두 각각 다르다는 것. 형제라도 말이지. 그리고 또 하나는,” 손가락 하나를 더 든다. “뭔가를 정말로 알고 싶다면 사람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 _pp.22-23

★★★
“아까부터 물어보고 싶었는데요.” 마리는 말한다. “왜 호텔 이름이 ‘알파빌’이죠?”
“글쎄, 왜려나. 아마 우리 사장이 지었을 텐데. 러브호텔 이름이야 하나같이 대충 붙인다고. 결국은 남녀가 그걸 하러 오는 데니까, 침대하고 욕실만 있으면 오케이고 이름 같은 건 아무도 신경 안 써. 비스름한 것 하나만 있으면 돼. 왜 그런 걸 묻는 거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거든요, [알파빌]. 장 뤽 고다르의.”
“못 들어본 제목인데.”
“꽤 오래된 프랑스 영화예요. 1960년대.” _pp.71-72

★★★
“그래서 생각하는 건데, 인간은 기억을 연료로 해서 사는 게 아닐까? 그게 현실적으로 중요한 기억인지 아닌지 생명을 유지하는 데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 같아. 그냥 연료야. 신문광고지가 됐든, 철학책이 됐든, 야한 화보사진이 됐든, 만 엔짜리 지폐 다발이 됐든, 불을 지필 때는 그냥 종이쪼가리잖아? 불은 ‘오오, 이건 칸트잖아’라든지 ‘이건 요미우리 신문 석간이군’이라든지 ‘가슴 끝내주네’라든지 생각하면서 타는 게 아니야. 불 입장에선 전부 한낱 종이쪼가리에 불과해. 그거랑 같은 거야. 소중한 기억도, 별로 소중하지 않은 기억도,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기억도, 전부 공평하게 그냥 연료.” _p.202

[책 속으로 더 보기 닫기]

출판사 서평

비채의 무라카미 하루키 컬렉션 여덟 번째 《애프터 다크》 잠 못 이루는 밤, 하루키 중독자를 위한 소설 한 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데뷔한 이래, 등단 25주년을 맞는 해에 발표한 11번째 장편소설. 까만 한밤에서부터 하얗게 날이...

[출판사서평 더 보기]

비채의 무라카미 하루키 컬렉션 여덟 번째 《애프터 다크》
잠 못 이루는 밤, 하루키 중독자를 위한 소설 한 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데뷔한 이래, 등단 25주년을 맞는 해에 발표한 11번째 장편소설. 까만 한밤에서부터 하얗게 날이 밝기까지 일곱 시간, 어둠과 함께 허무가 내려앉고 폭력이 뒤덮인 도시의 단면이 그려진다. 백설공주처럼 예쁜 언니 ‘에리’와 똑똑하지만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동생 ‘마리’가 이야기의 씨실과 날실이다. 발표 시기적으로는 《해변의 카프카》와 《1Q84》 사이에, 볼륨으로는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스푸트니크의 연인》과 같은 장편소설 옆에 나란히 위치한다. ‘기묘한 리얼리티를 품은 걸작’ ‘인간의 삶과 사회의 실존적 가치를 그린 야심작’ ‘최고의 영상미! 글로 쓴 한 편의 영화’ 등 주제와 내용을 비롯해 스타일, 형식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호평을 받았다. 특히 ‘무라카미 월드’의 대표적 특징으로 손꼽히는 ‘나’라는 화자가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에서 벗어나, ‘우리’라는 새로운 화자를 내세움으로써 작가 특유의 소설 지형도에서 커다란 지각변동을 예고한 작품으로도 의미가 깊다. 이후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실험적 시도가 아주 만족스러웠다고 회고했다. 그리고 《애프터 다크》를 쓰며 다진 근육이 제2의 하루키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소설 《1Q84》를 완성하는 토대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 출판사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데뷔 25주년 기념 장편소설☆

자정이 가까운 한밤에서부터 새날이 밝아오는 아침까지 일곱 시간
도시를 부유하는 카메라의 시선으로
어둠의 감촉과 고독의 질감을 담은 이야기


이야기는 심야의 패밀리레스토랑에서 혼자 책을 읽고 있는 ‘아사이 마리’에게 젊은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거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혹시 아사이 에리 동생 아냐? 전에 우리 한 번 만났지?” 다음으로는 러브호텔 매니저인 ‘가오루’가 다가와 말을 건다. “미안한데 나랑 같이 가줄 수 없을까?” 하룻밤 동안 마리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주고받는다. 주로 잠을 빼앗긴 채 밤을 지새우고 있는 사람들이다. 밴드 주자, 중국인 창부, 러브호텔 스태프…… 마리는 왜 밤의 거리를 방황하는 걸까? 반대로 언니 에리는 왜 두 달째 깊은 잠에 빠져 있는 걸까? 밤을 걷는 사람들은 다들 어디에서 도망치고 싶은 걸까? 다양한 수수께끼를 머금은 찰나들이 스릴 있게 흐르고, 밤 11시 52분에 시작한 이야기는 익일 6시 52분을 기점으로 막을 내린다.


다채로운 음악, 탁월한 영상미, 한 편의 영화 같은 소설
그리고 무엇보다, 하룻밤 동안의 이야기


재즈면 재즈, 클래식이면 클래식. 자타공인의 음악애호가이자 음반수집가로도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소설에는 늘 음악이 흐른다. 《애프터 다크》의 시공에도 음악이 빠지지 않는다.
한밤중 패밀리레스토랑 ‘데니스’에는 퍼시 페이스(Percy Faith) 악단의 [고 어웨이 리틀 걸(Go Away Little Girl)]이 흘러나오고 ‘스카이락’에서는 펫 숍 보이스(Pet shop boys) 의 [젤러시(Jealousy)]가 들려온다. 이야기의 큰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다카하시’는 [파이브 스폿 애프터 다크(Five Spot After Dark)]에서 커티스 풀러(Curtis Fuller)의 트롬본에 반해 트롬본을 불기 시작했고, 늦도록 퇴근을 못하는 ‘시라카와’는 사무실 가득 이보 포고렐리치(Ivo Pogorelich)가 연주하는 바흐(Johann Sebastian Bach)의 [영국 모음곡(Six English Suites)]을 틀어놓았다. 다카하시의 밴드 연습실에서는 소니 롤린스(Sonny Rollins)의 [소니문 포 투(Sonny Moon For Two)]로 잼이 한창인가 하면, 도심의 편의점에는 스가시카오(スガシカオ)의 [폭탄주스(バクダンジュ-ス)]가 손님을 맞이한다.

“중학교 때 중고 레코드 가게에서 ‘블루스엣’이란 재즈 레코드를 우연히 샀어. 아주 예전 엘피. 왜 그런 걸 샀을까. 기억이 안 나. 그때까지 재즈는 들어본 적도 없었는데. 어쨌든 A면 첫 곡으로 [파이브 스폿 애프터 다크]란 곡이 들어 있었는데, 이게 참 절절하게 좋더라고. 트롬본을 부는 건 커티스 풀러. 처음 들었을 때 두 눈에서 콩깍지가 우수수 떨어지는 것 같더라. 그래, 이게 내 악기다 싶었어. 나하고 트롬본. 운명적인 만남.”_p.26

《애프터 다크》는 ‘우리’라고 명명된 카메라의 시선이 시종 이야기를 주도한다. 높은 곳에서 조감하는가 하면, 때로는 근접하여 클로즈업을 시도한다. 영화의 장면들처럼 에리의 밤과 마리의 밤이 교대로 비춰지는 동안 작가는 어떠한 식으로든 설명을 더하거나 개입하지 않는다. 그저 독자들을 밤과 어둠의 이미지로 안내할 뿐. 거친 입자, 핸드헬드 카메라의 손떨림…… 《애프터 다크》는 마치 장 뤽 고다르의 영화처럼 매혹적인 영상미를 발한다. 소설의 중요한 무대가 되는 러브호텔 ‘알파빌’의 이름도 그의 영화 [알파빌]에서 빌려온 것이라 하니, 《애프터 다크》에서 고다르의 영화적 감촉을 떠올리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애프터 다크》와 인연이 깊은 영화는 또 있다. 스무 살 무렵의 여자 주인공이 파리의 밤거리를 배회하는 [Tante Zita(일본 개봉명: 어린 풀이 돋아날 무렵)]. 로베르 엔리코 감독의 1969년 개봉작으로, 하루키가 ‘내 인생의 영화’로 꼽는 명화이기도 하다. 그런데 인상적이었던 장면장면이 어쩐지 까무룩 기억나지 않아서 하루키는 영화를 꼭 한번 다시 보겠노라 마음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DVD는 구할 수 없고…… 궁금해하기를 한참. 결국 ‘소설가인 내가 새로운 이야기로 그 디테일을 채워야겠군’ 하는 결론에 이르렀고, 바로 거기서 《애프터 다크》가 탄생했다. 스무 살 무렵의 여자 주인공. 도시의 밤. 그사이 만나는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 하룻밤 동안의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중독자를 위하여
1 : 천천히 걸어라, 물을 많이 마셔라


복잡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탓에 뭐든 그저 평범한 것이 제일이라 생각하는 다카하시. 그의 좌우명 ‘천천히 걸어라, 물을 많이 마셔라’는 작가의 1980년 작품인 《1973년의 핀볼》에도 등장하는 낯익은 말이다. 과거와 결별하고 쿨하게 사는 주인공 ‘제이’가 좌절에 빠진 ‘쥐’에게 건네는 대사였는데, 이 단순한 정언은 어둠에 잠길 수밖에 없는 숙명을 지고 사는 모든 청춘에게 보내는 작가의 오랜 메시지인 듯도 하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애프터 다크》의 마지막 구절로 이어진다. ‘밤은 비로소 끝난 참이다. 다음 어둠이 찾아올 때까지 아직 시간이 있다.’

2 : 얼굴 없는 남자

《태엽 감는 새》에 이어 ‘얼굴 없는 남자’가 다시 등장한다. 《태엽 감는 새》 속 그와 동일 인물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그는 누구일까? 하는 추측으로 일본 출간 당시 서평란이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다카하시라는 ‘다카하시설’, 시라카와라는 ‘시라카와설’ 나아가 다카하시이자 시라카와라는 ‘다카하시=시라카와설’ 등 갑론을박이 이어진 것. 다카하시의 작중 대화에서처럼 그는 ‘국가 혹은 법률 혹은 더 복잡하고 성가신 형태의 무언가에게 이름을 잃고 얼굴을 잃은’ 존재가 아닐는지. 《애프터 다크》를 읽으며 ‘얼굴 없는 남자’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어보는 것도 큰 재미가 될 것이다.

《애프터 다크》에서 흐르는 음악

01 퍼시 페이스 악단 [고 어웨이 리틀 걸]
02 재즈 앨범 ‘블루스엣’ 중 [파이브 스폿 애프터 다크](트럼본: 커티스 풀러)
03 버트 배커랙 [에이프릴 풀]
04 마틴 데니 악단 [모어]
05 벤 웹스터 [마이 아이디얼]
06 듀크 엘링턴 [소피스티케이티드 레이디]
07 펫 숍 보이스 [젤러시]
08 홀 앤 오츠 [아이 캔트 고 포 댓]
09 바흐 [영국 모음곡](피아노: 이보 포고렐리치)
10 프랜시스 레이 [러브 스토리 테마곡]
11 알레산드로 스카를라티 [칸타타] (노래: 브라이언 아사와)
12 소니 롤린스 [소니문 포 투]
13 스가 시카오 [폭탄주스]

그리고,
믹 재거, 에릭 클랩튼, 지미 헨드릭스, 피트 톤젠드, 타워 오브 파워, 서던 올 스타스 등

[출판사서평 더 보기 닫기]

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애프터 다크 | ko**96 | 2018.02.04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PM 11:56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심야의 데니스에서 식사하고 커피를 마시지만, 마리는 혼자서 책을 읽고 있다....

    PM 11:56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심야의 데니스에서 식사하고 커피를 마시지만, 마리는 혼자서 책을 읽고 있다. 그저 혼자 책을 읽고 가끔 담뱃불을 붙이고 기계적으로 커피 잔을 기울이고 있는데, 입구의 자동문이 열리고 관악기(트롬본) 케이스를 맨 호리호리하고 키가 훌쩍 큰 젊은 남자(다카하시)가 들어와 아는 척하고 그녀 앞에 합석을 한다. 다카하시는 언니 에리의 고교 급우로, 언니 에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트롬본 연습을 하러간다.

    PM 11:57

    마리 언니 에리의 방, 그녀는 얼굴 근육 하나, 눈썹 하나 움직이지 않은채 잠을 자고 있다. 전원 플러그가 꽂혀 있지도 않은데도 TV 화면이 어렴풋이 깜박이기 시작한다.TV의 화면은 오락가락하며 점차 안정도를 높여간다. 어느 방의 내부를 비춰주는데

    PM 12:25

    데니스에 예전 레슬러로 러브호텔 알파빌의 매니저인 가오루가 (다카하시를 통해서 이야기를 듣고) 마리에게 중국어통역을 부탁한다. 마리는 가오루를 따라가 상대방 남자에게 얻어 맞고, 옷까지 빼았긴 중국여자의 통역을  하여준디. 가오루는 헌옷가지를 건네주고 중국여성이 일하는 곳에 연락해 그녀를 데려가게한다.

    PM12:37

    에리의 방. 여전히 침대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다. TV안의 의자에 앉아있는 남자는 얼굴 부분은 어두운 그늘에 가려져 우리 눈이 닿지 않는 곳에 있다.

    PM01:18

    가오루는 마리에게 고맙다며 작은 바로 데려가서, 음료를 대접한다. 마리는 가오루에게 중국어를 배우게된 이유를, 가오루는 레슬링을 하다가 등을 다치는 바람에 은퇴하고 나서 알파빌에서 매니져로 일하게 된 과정을 이야기한다. 가오루는 마리를 스카이락에 아침까지 있으라고 데려다준다~~~

     

  • 응시 | su**ell | 2016.10.1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상징과 은유만으로 한 권의 소설을 완성한다는 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포스트 모던 계열의 초현실주의 작품처럼 ...

    상징과 은유만으로 한 권의 소설을 완성한다는 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포스트 모던 계열의 초현실주의 작품처럼 독자들에게 불쾌한 감정을 유발할 정도로 불친절하거나 난해하지 않게 책을 쓴다는 것은 더더구나 어려운 일이지만. 소설가로서의 내공은 바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어느 누구도 다루지 않았던 소재를 가지고 현실감 있게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능력 말이다. 아무리 '소설은 현실의 모방'이라고는 하지만 세상의 모든 작가들이 현실의 한쪽 모서리를 그대로 옮겨 온, 서로를 구분할 수 없는 다 그렇고 그런 작품만 쓴다면 독자들은 언젠가 소설에서 영원히 멀어지고 말 테니까.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신의 등단 25주년을 맞는 해에 발표한 11번째 장편소설 <애프터 다크>는 그의 작품 성향과는 상당히 차별화되는 작품이다. 그러나 그가 쓴 대부분의 장편소설이 그러하듯이 자신이 쓴 단편소설의 소재나 문장의 일정부분을 차용하는 그의 습관은 이 책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하루키의 소설을 애독하는 독자라면 그가 쓴 단편소설 <TV 피플>을 단박에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다른 작품과의 유사성이나 연계 가능성을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소설의 첫머리에 <TV 피플>에 썼던 문장을 차용한 것은 맞지만 소설의 소재나 구성은 전혀 다른, 이전의 다른 작품에서는 보지 못했던 독특한 분위기의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야기는 심야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혼자 책을 읽고 있는 '아사이 마리'에게 젊은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거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PM 11:56'이라는 챕터의 소제목도 이채롭다. 작가는 그런 식으로 특정하지 않은 도시의 하룻밤을 시간별로 세분하여 그 속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도시인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11시 56분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결국 다음날 아침 6시 52분에서야 끝이 난다. 도시인의 특성을 대변하듯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여럿이지만 딱히 이렇다 할 깊은 관계로 이어지지는 못한다. 작가는 마치 감정이 없는 카메라의 렌즈처럼 그들의 모습을 그저 관찰만 할 뿐이다.

     

    대학생인 아사이 마리에게는 이름에서 한 글자만 다른 언니가 한 명 있다. 그녀의 언니 아사이 에리는 두 달째 잠에 빠져 있다. 어려서부터 얼굴이 예뻤던 언니는 잡지 모델을 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고,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꼈던 마리는 다니던 학교마저 그만두고 중국인 학교로 전학한다. 그곳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친 마리는 대학에 진학하여 중국어 통역이나 번역을 목표로 미래를 설계한다. 항상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지만 바쁜 일상 때문에 자신의 삶이라곤 살아보지 못했던 에리와 누군가의 보호와 떠받듦은 없었지만 자신이 주체적으로 삶을 이끌어왔던 마리의 모습이 소설 내내 교차된다.

     

    마리에게 말을 걸었던 사내는 다카하시이다. 에리의 남자친구의 부탁으로 데이트 장소에 함께 나갔던 다카하시는 그곳에서 보았던 마리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마리는 그때 고등학생이었다. 재즈 동아리에서 트럼본을 불고 있는 다카하시는 심야 연습을 위해 연습실로 가던 중이었다. 다카하시가 사라진 레스토랑에 러브호텔 알파빌의 매니저인 가오루가 등장한다. 불법체류자인 중국인 창부에게 폭력 사건이 있었던 것. 가오루는 마리에게 통역을 부탁한다. 한때 알파빌에서 알바를 했던 다카하시의 소개로 마리를 찾았던 가오루는 중국인 여성을 무사히 돌려 보낸 후 마리를 근처의 락카페에서 잠시 머물도록 한다. 밴드 연습을 끝낸 다카하시가 다시 마리를 찾아온다.

     

    다카하시는 사실 최근에 에리와 만난 적이 있음을 고백한다. 그때 에리는 매우 위태해 보였고, 동생과의 사이가 멀어진 것을 슬퍼했다고 말한다. 어쩌면 에리는 많은 사람들과의 형식적이고도 의례적인 관계맺기에 지쳤는지도 모른다. 관계맺기에 지쳐버린 에리와 관계맺기에 목마른 마리는 소설 속의 자매인 동시에 도시인의 두 단면인 듯 보인다. 마리는 알파빌의 빈 객실로 자리를 옮긴다. 그곳에서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청소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 고오로기를 만난다.

     

    "마리. 우리가 서 있는 지면은 말이지, 단단해 보이지만 조금만 무슨 일이 있으면 밑이 쑥 꺼지고 그래. 한번 꺼지면 그걸로 끝장이야. 두 번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지 못해. 저 아래 어둑어둑한 세계에서 혼자 살아가는 수밖에 없어." (p.189)

     

    어떤 이유에서인지 도망자 신세가 된 고오로기의 고백은 한동안 이어진다. 마리는 고오로기와의 대화에서 자신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시간을 들여서 자기 세계 같은 걸 조금씩 만들어왔다는 자각은 있어요. 혼자서 거기 들어가 있으면 어느 정도 마음이 놓여요. 하지만 그런 세계를 구태여 만들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제가 상처받기 쉬운 약한 인간이란 뜻 아닌가요? 게다가 그 세계란 것도 다른 사람들이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보잘것없는 세계라고요. 종이 상자로 지은 집처럼 조금만 센 바람이 불면 어디론가 날려갈 것 같은……" (p.199)

     

    마리는 비로소 잠으로 빠져든 언니를 자신조차 피해왔다는 걸 깨닫는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 지진으로 엘리베이터가 멈춰 캄캄한 어둠 속에 어쩔 수 없이 갇히게 되었을 때 언니 에리가 두려워하는 자신을 꼭 안아주며 안심시켜 주었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후 에리는 늘 바빴고, 떠받듦을 받는 언니가 늘 부러웠던 마리는 일부러 그녀를 피해왔었고, 사람들과의 관계로부터 도망쳐 온 언니를 이제는 자신마저 피하고 있음을 자각한다.

     

    "그래서 생각하는 건데, 인간은 기억을 연료로 해서 사는 게 아닐까? 그게 현실적으로 중요한 기억인지 아닌지 생명을 유지하는 데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 같아. 그냥 연료야. 신문광고지가 됐든, 철학책이 됐든, 야한 화보사진이 됐든, 만 엔짜리 지폐 다발이 됐든, 불을 지필 때는 그냥 종이쪼가리잖아? 불은 '오오, 이건 칸트잖아'라든지 '이건 요미우리 신문 석간이군'이라든지 '가슴 끝내주네'라든지 생각하면서 타는 게 아니야. 불 입장에선 전부 한낱 종이쪼가리에 불과해. 그거랑 같은 거야. 소중한 기억도, 별로 소중하지 않은 기억도,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기억도, 전부 공평하게 그냥 연료." (p.202)

     

    소설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우리'라고 명명된 카메라의 시선에 따라 도시의 이곳 저곳을 조감한다. 에리의 밤과 마리의 밤이 교대로 비춰지는 동안 작

    가는 어떠한 식으로든 설명을 더하거나 개입하지 않는다. 냉정한 말이지만 타인의 삶은 그저 관찰할 뿐 개입할 수 없음을 작가는 그런 식으로 밝혀두려 했는지도 모른다.

     

    "우리 주위에서 원인과 결과는 손을 잡고, 종합과 해체는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모든 것은 손이 닿지 않는, 깊은 갈라진 틈새 같은 곳에서 벌어졌던 일이다. 한밤중부터 날이 밝을 때까지 그런 곳이 어딘가에 은밀히 암흑의 입구를 연다. 그곳은 우리의 원리가 아무런 효력을 갖지 못하는 장소다. 언제 어디서 심연이 사람을 집어삼킬지, 언제 어디서 토해낼지 아무도 예견하지 못한다." (p.210)

     

    한때 <어둠의 저편>(임홍빈 옮김, 문학사상사)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던 이 소설은 출판사와 제목을 달리 하여 재출간된 것이지만 시니컬한 도시인의 모습을 마치 한편의 영화처럼 재현해 낸, 하루키만의 소설 형식 이른바 하루키류를 공고하게 하는 데 일조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사족이지만 복잡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다카하시의 좌우명은 재미있다. "천처히 걸어라. 물을 많이 마셔라." 하루키의 다른 작품 <1973년 핀볼>에도 등장하는 이 말은 모든 독자에게 전하는 그의 충고인지도 모른다. '다음 어둠이 찾아올 때까지 아직 시간이 있다.'는 소설의 마지막 문구가 눈에 아른거린다. 계절이 변하고 있다. 오늘 아침은 분명 어제와 달랐다.

  • 나는 알 수 있다.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른다.(139쪽)     2016년 새해...
    나는 알 수 있다.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른다.(139쪽)


    darkafter.jpg
     

     
    2016년 새해를 맞아 내가 처음으로 집어든 책은 -역시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애프터 다크>였다. 하루키의 작품들은, 특히 최신작들은 출간될 때마다 빼놓지 않고 읽으려고 하는 편인데, 지난해(2015년) 11월, 온라인서점에서 <애프터다크>라는 '신간'이 있어서 덜컥 주문해 놓았던 것이다.  2014년 <여자 없는 남자들> 이후로 '하루키의 새로운 작품이 벌써 나왔단 말이야?'라는 생각은 얼핏 했던 것 같긴 한데,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고 자세한 정보를 찾아 볼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중간쯤 읽다가 이 책 <애프터다크>는 이미 2005년 문학사상에서 <어둠의 저편>이라는 제목으로 나왔던 것을 알았다. 하드커버 <애프터다크>의 뒷표지에 "무라카미 하루키 데뷔 25주년 기념 장편소설"이라는 문구를 보고서야 눈치를 챈 것이다. 다행히 나는 <어둠의 저편>을 읽지 않았고, 뭐 이미 읽었던 작품이었다고 해도 크게 개의치 않았을 것이지만. 

     

     


    우리가-정확히 말해서 우리의 출판사들이- 하루키를 다루는 방식에 대해서는 예전에 이 블로그에서 언급한 바 있다. 적당히 포장을 달리해서, 제목도 다르게 달아서 내놓으면 '하루키니까 팔리기 마련'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나 역시 '하루키니까 덮어두고 사서 읽어봐야지'하고 낚인 것이고. 뭐 어쩌겠냐. 이 바닥이 원래 이런 거 아니었나. 





    그런데 말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데뷔 25주년 기념 장편소설"라는 문구는 과연 누구의 발상이었을까? 분명한 것은 하루키가 '자 이제 데뷔 25주년이 되었으니까, 이를 기념할 만한 작품 하나 써 볼까'하고 이 작품을 쓰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건 전혀 하루키스럽지 않으니까. 우리나라 출판사 마케팅 담당 직원이 머리를 싸매고 기나긴 고민 끝에 건진 한 마디가 아니었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이게 참 절절하게 좋더라고. 트롬본을 부는 건 커티스 풀러.(26쪽)

    책 제목인 <애프터다크>는 1960년도에 나온 Blues-ette 앨범의 A면 첫 곡 'Five Spot After Dark'에서 따 온 것이다. 빠바바 빰빠 바바바. 이렇게 시작하는 커티스 풀러의 트럼본 연주가 처음 들었음에도 그렇게 낯설지가 않다. 음악에는 문외한에 속하는 나로서는 척 맨지오니(Chuck Mangione)의 'Feels so good'를 들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달까. 

    'Five Spot After Dark'이 의미하는 바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spot'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어서인지 '장소'나 '공간'을 뜻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덧붙이자면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시간-공간(시공간)은 하나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2005년에 나온 <어둠의 저편>이라는 제목은 '저편'이라는 시간 또는 공간에 모두 적용될 수 있는 모호한 단어를 선택함으로써 대단히 그럴싸한 번역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대체 몇 시쯤 날이 밝는 거지?"(220쪽)


    DSC00041_복사.jpg


    소설은 자정부터 다음날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는 새벽 7시, 정확히는 밤 11시 56분부터 아침 6시 52분까지의 일을 다루고 있다. 주요 등장인물은 아사이 마리(동생), 아사이 에리(언니), 다카하시(트럼본 뮤지션), 가오루(호텔 매니저), 고무기, 고오로기(이상 호텔 스태프), 시라카와(묻지마폭행남), '얼굴없는 남자', 중국인 창부 등등이다. 

     
    이야기의 진행은, 영화에서 흔히 쓰는 교차편집과 비슷하다. 교차편집은 각기 다른 장소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행위를 왔다갔다하면서 교대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 소설에서는 자매 관계인 아사이 에리와 아사이 메리를 중심으로 사건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한 번씩 교대로 보여준다. 

     
    그러고 보니 이 작품 <애프터다크>는 상당히 영화적이다. 사실 나는 하루키의 작품들은 거의 대부분이 영화로 만들기에, 영상으로는 그 느낌이 제대로 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몇 해 전 트란 안 홍 감독의 <노르웨이의 숲>을 보면서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근데 이번에는 하루키가 스스로 소설을 영화처럼 만들었다. '제발 이번 만큼은 이렇게 영화로 만들어주세요~'라는 하듯. 

     
    <애프터다크>를 비롯해 하루키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무언가를 이야기해 보라면, 나는 "동시대인들의 기분"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하루키와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는 동세대도 아니고, 같은 성장배경이나 같은 언어를 갖고 있지도 않지만 유일한 공통점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 아닐까 싶다. 하루키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기분'을 나를 대신해서 나보다 더 내 기분을 잘 표현해 주는 듯 하다. 

     
    "한 사람, 한 사람 각기 다른 얼굴과 다른 정신을 가진 인간인 동시에 집합체의 이름 없는 부분"이면서 "하나의 총체인 동시에 한낱 부품"(p.235-236)인 동시대의 우리들에게 당신은 어떻게 사는지 물어봐 주는 작가가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아닐까. 

     
    특이한 것은, 이 작품이 특이하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다른 때와 달리 <애프터다크>를 특이하게 여기게 된 것은 <애프터다크>는 하루키보다 하이데거에 가깝게 느껴졌다는 점이다. 하루키는 아사이 에리를 통해 끊임없이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나아가 이는 '실존'의 문제로 이어진다.) 명확히 소설 속에서 하이데거의 개념들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존재물음"이나 "세계-내-존재"이면서 "내던져진 존재"로서의 "현존재" 등과 여러모로 맥이 닿는 문장들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른다고 그녀는 생각한다. 
    나는 알 수 있다.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른다. (138-139쪽)

     
    우리는 나서부터 줄곧 한 지붕 밑에 한 자매로 살아왔지만, 
    성장한 세계는 많이 달랐어.(153쪽)

     
    온갖 정보는 무無가 되고, 장소는 철수되고, 의미는 해체되고, 
    세계는 분리되어, 감각이 없는 침묵만 남는다. (p.183)

     
    “마리. 우리가 서 있는 지면은 말이지, 단단해 보이지만 
    조금만 무슨 일이 있으면 밑이 쑥 꺼지고 그래. 
    한번 꺼지면 그걸로 끝장이야. 두 번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지 못해. 
    저 아래 어둑어둑한 세계에서 혼자 살아가는 수밖에 없어."(189쪽)​

     
    “예를 들자면, 그래, 문어 같은 거야. 바닷속 깊은 곳에 사는 거대한 문어.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긴 다리 여러 개를 꾸불꾸불 움직여서 어딘가를 향해 
    어두운 바닷속을 나아가. 

    난 재판을 방청하면서 그런 생물의 모습을 상상하지 않을 수 없었어. 
    그건 다양한 형태를 취해. 국가란 형태를 취할 때도 있고, 
    법률이란 형태를 취할 때도 있어. 
    더 복잡하고 성가신 형태를 취할 때도 있어. 잘라내도, 잘라내도 다리가 자꾸 생겨. 

    아무도 그놈을 죽이지 못해. 워낙 강한 데다, 워낙 깊은 곳에 사니까. 
    심장이 어디 있는지 그것도 몰라. 내가 그때 느낀 건 심한 공포였어. 
    그리고 아무리 멀리 도망친들 그놈한테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절망감 같은 감정하고.

    그놈은 내가 나고 네가 너라는 걸 조금도 생각해주지 않아. 
    그놈 앞에선 모든 사람이 이름 잃고 얼굴을 잃어. 
    우리는 모두 한낱 기호가 되고 말아. 한낱 번호가 되고 마는 거야 .”(p.117-118)

     

     


    심지어 소설 속 화자인 '우리'는 "예민한 감각을 가진 순수한 시점"(238쪽)이라고 한다. 이는 단연코 하이데거, 그리고 그의 스승인 후설의 현상학적 접근방법이다. 후설은 일상적인 관점, 즉 자연적인 태도를 괄호 안에 넣어 멈추도록 함으로써 순수한 체험, 순수한 의식을 획득하는 방법을 두고 현상학적인 에포케(epoch, epokhế, εποχη), '판단중지'라고 불렀다. 

     
    무엇보다 '문어' 이야기는 질 들뢰즈의 '국가장치'의 두 가지 속성과 정확히 일치한다. 마법사-황제이자 사제-판관으로서의 권력 앞에 우리는 이름을 잃고, 한낱 기호 혹은 번호가 된다는 것을 하루키다운 비유로 표현했다. 

     
    결단만 내리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육체를 떠나, 실체를 남겨두고, 질량을 갖지 않는 관념적 시점이 되면 그만이다. 그러면 어떤 벽도 통과할 수 있다. 어떤 심연도 건너뛸 수 있다. (130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끊김 없이 연속적으로 나아간다. 논리와 작용을 빈틈없이 연동하고 있다. 적어도 지금은."(p.184)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생각없이 살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나는 이 말을 들었을 때 참으로 무서웠다. 사는대로 생각한다... 

     
    "어떤 걸 정말로 크리에이트 한다는 건 구체적으로 무슨 뜻이야?"

     
    "그러게...... 음악을 마음속 깊이 전달하는 걸로써 자기 몸도 물리적으로 어느 정도 슥 이동하고, 그와 동시에 듣는 사람의 몸도 물리적으로 슥 이동하는, 그런 공유적인 상태를 낳는 거야. 아마도."(113쪽)

     
    “있지, 우리 인생은 밝다, 어둡다로 단순하게 나뉘는 게 아니야. 그 사이에 음영이란 중간지대가 있다고. 음영의 단계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게 건전한 지성이야. 건전한 지성을 획득하려면 나름대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221-222쪽)

     
    하루키다운 해법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전혀 하루키스럽지 않은 말이기도 하다. 세상을 단순히 이분법적으로 보지 않는 것은 하루키스럽지만 여기에 '건전한 지성'이라는 말이 튀어나오고, 건전한 지성을 획득하기 위해 나름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는 것은 전혀 하루키스럽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마 이것이 <상실의 시대(aka 노르웨이의 숲)> 시절의 하루키와 최근의 하루키가 구분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감지되는 어느 지점쯤에 <언더그라운드>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어둡다는 거, 꽤나 피곤하구나."(220쪽)

     
    그렇다. 어둡다는 것. 알지 못한다는 것. 기다려야 한다는 것. 모두가 피곤한 일이다. 하지만 멈출 수가 없는 일이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기 마련이다. 

     

    TRIVIA
    1.
    다카하시는 마리에게 영화 <러브스토리>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묻는다. 
    마리는 영화의 결말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데... 
    다카하시는 잠시 위를 올려다보며 줄거리를 떠올린다. "해피엔드. 둘이서 오래도록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 사랑의 승리지. 옛날엔 힘들었지만 지금은 모든 게 최고다 하는 느낌으로. 번쩍번쩍 광나는 재규어를 몰고, 스쿼시를 치고, 겨울이면 가끔 눈싸움을 하고. 한편, 아들을 집에서 내쫓았던 아버지는 당뇨병이랑 간경변증이랑 메니에르병으로 고생하다가 고독하게 죽어."(p.121-123) 

    "그리고 어떻게 되는데?” 마리는 묻는다. 
    … 
    “해피엔드. 둘이서 오래도록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 사랑의 승리지. 옛날엔 힘들었지만 지금은 모든 게 최고다 하는 느낌으로.” (p.122)
    그런데 사실 <러브스토리>의 결말은 해피엔드가 아니다.
    성공했다고, 모든 것이 좋게 되었다고 여기는 순간 여자 주인공(알리 맥그로우)이  백혈병에 걸려 죽는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그럼에도 다카하시는 왜 마리에게 이 영화의 결말이 해피엔드라고 했을까? 어차피 마리는 영화를 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볼 생각이 없을 것을 알기 때문에?


    2.
    에리의 방안 텔레비전 안에는 '얼굴없는 남자'가 등장한다. 어두운 색 옷과 구두, 키는 크지 않고 깡마른 이 남자는 <태엽감는 새>에 나왔다고 한다. "천천히 걸어라, 물을 많이 마셔라" 라는 말 또한 <1973년의 핀볼>에 나왔단다. 하루키의 소설은 이렇게-크로스오버랄까- 다른 작품들의 인물이나 대사가 서로 엮이는 경우가 많다. 단편을 장편으로 만드는 경우도 많아서 어째 이거 어디선가 본 듯한 이야기라는 인상을 종종 받을 때도 있고 말이지. 이것이 나름 마케팅 전략이라면 대단히 성공적이다. 

    3.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서로 대립적인 속성을 지닌다. 처음 등장하는 마리는 책을 읽고 있었다. 하지만 무슨 책인지는 나오지 않는다. 그냥 두꺼운 책이라고만 한다. 사실 책 제목이나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다. 마리가 책을 읽고 있었다는 것만 중요할 뿐이다. 다카하시는 뮤지션이다. 마리(이성)-다카하시(감성)의 만남. 아사이 에리와 아사이 마리는 자매지간이다. 백설공주 언니와 수재 동생. 마주하진 않아도 아사이 에리와 시라카와는 "veritech"라는 연필을 매개로 연결된다. 그런데 에리는 계속 잠만 자는 사람이고 시라카와는 잠을 자지 못하는 사람이다. 마리와 가오루는 외모도, 성장배경이나 현재 하는 일도 -거의-정반대다. 이처럼 <애프터다크>는 '사건'이 아니었다면 전혀 이어질 리 없는 사람들 간의 만남, 인연 등을 다룬다. 단순히 손 가는 대로 쓰여진 소설은 아닌 듯 하다. 

    4. 
    처음에 -뭣 모르고- <애프터다크>를 읽었을 때, 퍼뜩 떠오른 것이 이 소설은 현재 우리가 빠져있는 정보화 시대에 대한 하루키적 비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우리 시점은 가공의 카메라로서 방 안에 있는 그런 사물을 하나씩 포착해 시간을 들여 꼼꼼히 비춘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름 없는 침입자다. 우리는 본다. 귀 기울여 듣는다. 냄새를 맡는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그곳에 존재하지 않고, 흔적을 남기지도 않는다. 말하자면 우리는 정통적인 시간 여행자와 동일한 규칙을 지키는 셈이다. 관찰하지만 개입은 하지 않는다.(p.34)
    텔레비전은 이 방의 새로운 침입자다, 물론 우리도 침입자이기는 하다. 하지만 새로운 침입자는 우리와 달리 조용하지 않고, 투명하지도 않다. 중립적이지도 않다. 의심할 여지없이 이 방에 개입하려 하고 있다. 그런 의도가 직관적으로 느껴진다.(p.36)
    정보통신 기술발전과 함께 우리의 일상생활에 미디어가 침범하고, 개입하는 일이 잦아졌다. 한순간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지금-여기' 우리의 모습이 바로 그 근거다. 네티즌들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간대 역시 자정부터 해가 뜨기 전까지. 그 시간에 온라인상에서는 우리가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그 중에는 시라카와 같은 부류의 인간들도 있다. 시라카와는 이유는 몰라도 중국인 창부를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하지만 그는 폭력배처럼 우락부락한 외모는 아니다. 오히려 "어째 굉장히 평범한 녀석"(86쪽)이다. 그는 사무실에 남아 근무를 하는데 "마이크로소프트를 매수"한다거나 "인텔 인사이드"로고가 박힌 머그잔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아 정보통신업계에서 일하는 것 같다. 뾰족하게 깎인 연필처럼 그는 지극히 냉정하고, 매몰차고, 몰인정하다. 그런 부류의 인간들이 평소와 달리 폭력성을 드러내는 곳이 '알파빌'이다. 
    "'알파빌'에서 모르는 남자한테 얻어맞고 옷가지도 모조리 빼앗겨서 알몸뚱이로 피 흘리던 중국인 여자애.(155쪽)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 싶은데. 그러니까 너희 언니는 어딘지는 몰라도 또 다른 ‘알파빌’같은 곳에 있으면서 누군가한테 무의미한 폭력을 당하고 있어. 그래서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면서 눈에 안 보이는 피를 흘리고 있어.”(156쪽)
    그렇다고 '알파빌'이라는 곳은 폭력만 난무하는 무감정의 세계는 아니다. '알파빌'과 관련해서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근데 이름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모텔에서 일하는 '고무기'는 일본어로 '밀', '고오로기'는 '귀뚜라미'라는 뜻이란다(45쪽). '알파빌'과 관계된 또 다른 인물인 다카하시는 편의점에서 사과와 우유를 사는데, 좀 유별나다. 그에게 "우유와 사과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음식물"(104쪽)인 것 같다.  

    '밀', '귀뚜라미', '사과', '우유' 
    이런 단어들에서 무엇이 떠오르는가. 현재의 정보화 사회와 대립되는 '농경사회'의 이미지 아닌가. 
    논리가 작용을 파생적으로 야기하는가, 
    아니면 작용이 논리를 결과적으로 야기하는가?(184쪽)
    세계는 끊김 없이 연속적으로 나아간다. 
    논리와 작용을 빈틈없이 연동하고 있다. 적어도 지금은.(184쪽)
    “닭에 문제가 있으면 당연히 달걀에도 문제가 있지 않을까?”(179쪽)
    결국 우리의 문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질문으로 돌아온다. 
  • 관찰과 상상 | so**eiken | 2016.02.23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해가 지고 해가 뜰 때까지의 시간. 이 책은 '어둠의 저편' 이란 제목으로 출간 된&nb...

     해가 지고 해가 뜰 때까지의 시간. 이 책은 '어둠의 저편' 이란 제목으로 출간 된 예전 책이다.  

     조금 특이한 시점에서 이야기가 시작 된다. 자정이 되기 몇 분전, 화면은 데니스라는 레스토랑을 보여준다. 그곳에 한 소녀가 책을 읽고 있다. 하루키는 뛰어난 묘사로 상상하는 재미를 주는 작가인데, 그런 상상이 작가가 쓴 것을 독자가 각각의 상상으로 서로 다른 세계를 상상한다면, 이 소설은 '우리는' 라는 단어로 작가와 독자들이 마치 함께 TV를 보며 등장인물을 관찰하는듯 하다. 그만큼 묘사도 더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다.

     화면이 바뀌고 우리는 어떤 방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등장인물을 관찰한다. 세밀한 묘사로 우리는 머릿속에서 그것을 상상해 낼 수 있다. 카메라는 움직일 수 있고, 줌 기능도 가지고 있다. 등장인물은 잠을 자고 있다. 새근 새근. 우리는 그것을 관찰 한다.

    관찰한다는 것의 묘한 느낌을 받는데, 두번째 화면은 미스테리 하기까지 하다. 그 방에 등장하는 TV를 통해 누군가 그녀를 관찰한다. 그러나 그가 누구인지는 알수가 없다.

     책을 읽는 내내 오묘한 느낌이 든다. 내용은 별거 없어서 다 읽고 허무하기까지 한데, 읽는 내내 마치 스릴러를 읽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이다.

     

     그리고... 이건 내용 밖이야기지만, 책이 이쁘다. 종이 느낌 물씬, 수채화 느낌 물씬. 이런 재질은 손때가 타면 더 예뻐서 다이어리나 수첩으로 선호하는 재질이다

  • 《애프터 다크》는 책에 대한 이렇다 할 정보없이 많이 알려졌다는 이유로 읽은 책이다. 별다른 생각없이, 그저 어떤 결과일까라는...
    《애프터 다크》는 책에 대한 이렇다 할 정보없이 많이 알려졌다는 이유로 읽은 책이다. 별다른 생각없이, 그저 어떤 결과일까라는 생각으로 펼쳤다. 어휘력이 부족한 내가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나, 《애프터 다크》는 확실히 실험적인 작품이다. 작중인물이 여러 명 등장할 때보다 오로지 혼자 남을 때 독자에게 '관찰'을 당하는 느낌이 강하다.

    우리의 시점은 가공의 카메라로서 방 안에 있는 그런 사물을 하나씩 포착해 시간을 들여 꼼꼼히 비춘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침입자다. 우리는 본다. 귀 기울여 듣는다. 냄새를 맡는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그곳에 존재하지 않고, 흔적을 남기지도 않는다.

    독자를 이미  '우리'라고 아우른 '존재'는 시점을 직접적으로 설정하여 '우리'가 명백히 관찰자의 입장에 서 있도록 하였다. 마치 CCTV의 렌즈처럼 작중인물 모르게 관찰하는 모습은 언뜻 자유로워보였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존재'가 세팅한 화면을 의지가 결여된 상태에서 감상하는 기분이었다.

    한편 사전에는 수록되어 있지만 흔히 접하지 않는 어휘를 동반하여, '순간'을 활자로 용케 기록하였다. 특히 아시이 에리가 꼼짝않고 자는 모습에도, 미묘한 움직임을 포착하여 의미심장한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잠을 자는 에리가 플러그가 빠진 채 특정화면을 송출하는 텔레비전으로 공간이동했을 때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나 고민했다. 그곳은 마치 세상과 격리된 버려진 장소처럼 보였다.

    그 불가사의한 일이 벌어지는 순간 또다른 작중인물들의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인텔리하지만 건조한 느낌을 주는 마리, 멀쩡해보이지만 이중생활을 하는 시라카와, 위로가 필요했던 러브호텔 직원들, 취업을 위해 밴드를 떠나기로 한 트롬본 연주자까지. 보이는 모습과는 다른 본심 내지 진심을 숨긴 채 살아가는 이들이었다.

    에리 역시 그러했고, 선택은 잠이었다. 겉과 속이 일치하지 않는 삶을 사느니 의식을 놓고 싶었던 건 아닐까. 그러고보면 나도 스트레스를 잠으로 푼다. 자는 동안에는 생각을 멈출 수 있고 망각으로 인해 조금씩 잊혀질테니깐. 에리가 어떤 이유로 잠을 자든, 알게 모르게 공감이 갔다.

    그러고보면 텔레비전 속 화면은 그런 사람들이 잠시 머물다가는 곳 같다. 사실 이해하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고, 어거지로 해석할 이유도 없다. 그럼에도 난 그런 곳 같다고 내멋대로 단정지을란다. 어쩌면 그 곳에는 여기 현실에 있는 것과 똑같은 나의 소지품이 있을지 모르겠다.

교환/반품안내

※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 관련한 안내가 있는 경우 그 내용을 우선으로 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교환/반품안내
반품/교환방법

[판매자 페이지>취소/반품관리>반품요청] 접수
또는 [1:1상담>반품/교환/환불], 고객센터 (1544-1900)

※ 중고도서의 경우 재고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교환이 불가할 수 있으며, 해당 상품의 경우 상품에 대한 책임은 판매자에게 있으며 교환/반품 접수 전에 반드시 판매자와 사전 협의를 하여주시기 바랍니다.

반품/교환가능 기간

변심반품의 경우 수령 후 7일 이내, 상품의 결함 및 계약내용과 다를 경우 문제점 발견 후 30일 이내

※ 중고도서의 경우 판매자와 사전의 협의하여주신 후 교환/반품 접수가 가능합니다.

반품/교환비용 변심 혹은 구매착오로 인한 반품/교환은 반송료 고객 부담
반품/교환 불가 사유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단지 확인을 위한 포장 훼손은 제외)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등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예) 음반/DVD/비디오,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1)해외주문도서)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1) 해외주문도서 : 이용자의 요청에 의한 개인주문상품이므로 단순 변심 및 착오로 인한 취소/교환/반품 시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 고객 부담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는 판매정가의 20%를 적용

2) 중고도서 : 반품/교환접수없이 반송하거나 우편으로 접수되어 상품 확인이 어려운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판매자
도토리중고서적
판매등급
특급셀러
판매자구분
일반
구매만족도
5점 만점에 5점
평균 출고일 안내
1일 이내
품절 통보율 안내
2%

이 책의 e| 오디오

바로가기

최근 본 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