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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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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쪽 | 규격外
ISBN-10 : 8954605699
ISBN-13 : 9788954605694
청의 중고
저자 비페이위 | 역자 김은신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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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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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책 상세 상태가 안 나와서 따로 한번 더 문의 드리고 거의 새책이란 소리를 믿고 샀는데 그냥 모서리가 찍힌 새책이 왓네요ㅎㅎ 덕분에 엄청 저렴한 가격에 책 샀습니다 번창하세요 5점 만점에 5점 csj99*** 2019.08.24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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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첨단, 동양과 서양을 이어주는 비페이위의 작품들!

비페이위 소설집『청의』. 주제를 바라보는 정교한 시선과 자유로운 상상력, 탁월한 언어감각으로 전통과 첨단, 동양과 서양을 넘나드는 작가 비페이위의 소설 세 편을 소개한다. 중국문학의 차세대 작가군을 대표하는 비페이위는 그동안 독자적인 소재와 창작 방식으로 다양한 작품을 발표하며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 책에는 과거와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경극 여배우의 삶을 그린 표제작 <청의>를 포함하여 모두 세 편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청의>는 한 경극 여배우의 분열적인 운명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다. 화려했던 과거와 비루한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샤오옌추는 극중 캐릭터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흘러간 배우로서의 위태한 일상을 살아간다.

<추수이>는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중국의 전통문화와 일본인들의 정복욕이 격돌하는 현장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등장인물들의 내면에 자리잡은 모순적인 심리를 치밀하게 묘사하였다. <서사>는 유머와 환상이 뒤섞인 어느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일그러진 역사의 뒷모습을 보여준다. 비페이위의 역사관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 자신의 가족사를 연구하면서 역사가 지닌 허구성을 비판하고 있다.

작품 조금 더 살펴보기!
이 소설집에 실린 세 편의 작품은 각기 다른 내용을 그리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물질만능과 배금주의를 풍자하고 있다. 중국에 팽배해 있는 '돈을 향해 가자'는 의식을 비판하면서 돈에 굴복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중국의 전통문화가 어떻게 변질되고 왜곡되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저자소개

지은이 비페이위(畢飛宇)
중국문학의 차세대 작가군을 대표하는 소설가. 1964년 장쑤성 싱화에서 태어나 양저우사범학교 중문과를 졸업했다. 문화대혁명의 격동기를 보내며 현실과 판타지, 인간 내면에 자리한 근원적인 아픔과 상처에 주목하게 된 그는 1994년 장이모우 감독의 영화 <상하이 트라이어드>의 시나리오를 쓰면서 세상에 먼저 이름을 알렸다.
이후 시대의 조류에 영합하지 않는 독자적인 소재와 창작 방식으로 이십여 편의 소설을 발표한 그는 <수유기의 여자>로 1996년 제1회 루쉰문학상과 소설월보상을, 2003년『위미』로 다시 제3회 루쉰문학상을 수상했다. 또한 경극 여배우의 신산한 삶을 그린 소설 <청의>가 텔레비전 드라마로 방영되어 대중들로부터 큰 인기를 구가하고, 이러한 반응에 힘입어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에 소개되어 격찬을 받음으로써 명실 공히 세계적 가능성을 지닌 작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주요 작품으로 <청의> <위미> <평원> <한밤에 말하는 자 누구인가> <지구상의 왕씨촌> 등이 있으며, 2008년 현재 <청의>로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주관하는 ‘인디펜던트 외국소설상’ 후보에 올라 있다.

옮긴이 김은신
고려대학교 중문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시통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중문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남서울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눈물> <쌀> <금잔화> <비련초> <은잔화> <포청천> <로빙화> 등이 있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친애하는 한국 독자들에게 - 비페이위
추천사: 비페이위, 포커 그리고 탁구 - 쑤퉁

청의
추수이
서사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어떤 탄식은 우주의 시간마저 멈추게 한다! 자신의 삶으로부터 파문당한 영혼들이 피워낸 불안의 꽃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비페이위(??宇)는 서사성, 진정성, 해학미라는 중국문학의 오랜 전통을 충실히 따르고 있으면서도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환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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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탄식은 우주의 시간마저 멈추게 한다!
자신의 삶으로부터 파문당한 영혼들이 피워낸 불안의 꽃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비페이위(??宇)는 서사성, 진정성, 해학미라는 중국문학의 오랜 전통을 충실히 따르고 있으면서도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환상성을 앞세운 문학적 실험을 구사하는 작가이다. 그는 특히 거대한 역사의 흐름과 끊임없이 반목하는 개인적인 욕망의 결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을 좋아한다. 비페이위는 중국문단 내에서 리얼리즘의 어법과 포스터모더니즘의 어법을, 사회주의적 가치와 자유주의적 가치를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는 몇 안 되는 작가에 속한다. 국내에 속속 소개되고 있는 중국작가들 중에서도 비페이위의 ‘따분하지 않은 묵직함’이 각별해 보일 수밖에 없다.
주제를 낚아채는 정교한 시선과 자유분방한 상상력, 탁월한 언어감각으로 전통과 첨단, 동양과 서양을 잇는 문학적 가교, 비페이위의 이번 소설집에는 과거와 비루한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경극 여배우의 신산한 삶을 그린 표제작 「청의」를 비롯하여 세 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펴는 순간, 현실과 판타지, 인간 내면에 자리한 근원적인 아픔과 상처의 엘레지로 가득 찬 드라마틱한 서사를 경험할 것이다.

☞ 작품 줄거리

청의(靑衣)

?청의?는 중국의 고대전설 ‘항아분월’을 알레고리로, 한 경극 여배우의 분열적인 운명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나간다. 화려했던 과거와 비루한 현실 사이에서 길을 잃는 주인공 샤오옌추는 첸 카이거 감독의 영화 <패왕별희>의 두지(장국영 분)와 마찬가지로 극중 캐릭터와 자신을 끊임없이 동일시하며 ‘흘러간’ 배우로서의 위태한 일상을 이어나간다.
1959년에 이미 극본이 완성되었으나 공연 전 리허설을 관람한 한 장군이 내뱉은 한마디에 막을 내려야 했던 경극 <분월(奔月)>을 다시 무대에 올릴 수 있게 된 1979년, 항아를 연기하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해가던 열아홉 살의 샤오옌추는 어느 날, 라이벌인 선배에 대한 질투에 사로잡혀 그녀의 얼굴에 뜨거운 물을 끼얹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무대를 떠나 조그만 연극학교 교사로 일하게 된다. 그리고 항아를 잃어버린 <분월> 역시 오랫동안 무대에 오르지 못한다. 그로부터 이십 년 뒤, <분월>의 재공연을 기획하던 연출자는 한 연회 자리에서 만난 담배 회사 사장으로부터 샤오옌추를 주인공으로 한다면 자신이 공연에 필요한 돈을 대겠다는 제의를 받고 기뻐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십 년의 공백기를 가진 마흔 살의 샤오옌추가 과연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을지 망설이던 연출자는 그녀를 만나자마자 자신의 걱정이 기우였음을 깨닫고 <분월>의 공연을 착착 진행시킨다. 그러나 모두가 기대감에 사로잡혀 있는 상황에서 샤오옌추는 아무도 모르게 번민을 키워나간다.
자신의 늙음에 몸서리치며 제자이자 대역 배우인 춘라이의 젊고 싱싱한 몸을 더듬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는가 하면, 연출자와 만나 무대에 오르기로 한 날 너무나 기쁜 나머지 피임하지 않고 남편과 섹스를 한 결과로 얻은 뱃속 아이를 공연을 위해 스스로 낙태시킨다. 패닉 상태에 빠진 그녀는 공연 당일, 자기 대신 춘라이가 항아 분장을 마치고 무대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 자신만의 무대를 찾아 극장 밖으로 나온다.

……샤오옌추는 얇디얇은 무대 의상 하나만 걸친 채 눈보라 속으로 걸어 나갔다. 극장 정문 앞으로 나온 그녀는 가로등 아래서 걸음을 멈추었다. 그녀는 눈이 내리는 큰길을 한 번 쳐다본 후 스스로 박자를 세고 파리를 흔들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황을 부르고 있었다. 눈꽃이 흩날리는 가운데 극장 앞으로 수많은 사람과 차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점점 더 많아졌고, 자동차들은 꼬리를 물고 길게 늘어섰다. 하지만 샤오옌추의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사람과 자동차의 무리는 조용했다. 샤오옌추의 눈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 듯했다. 극장 안에서 또 한 차례 폭발적인 환호성과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샤오옌추가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 동안 이상한 점을 발견한 구경꾼들이 있었다. 그들은 샤오옌추의 바짓가랑이를 타고 무언가가 흘러내리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가로등 불빛을 타고 흘러내리는 액체가 눈 위에 점점이 검은 얼룩을 만들고 있었다. _?청의? 본문 114~115쪽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다시 무대에 서게 했을까…… 그런 의문을 곱씹다보면 그 속에 우리 삶의 쓸쓸함과 비의가 자리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추수이(楚水)

두번째 작품 「추수이」는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중국의 전통문화와 일본인들의 이율배반적인 정복욕이 치열하게 격돌하는 현장을 자유롭고 적나라하게 비판하면서 비페이위 특유의 탁월한 언어 미학을 보여준다.
어수선한 시국에 양학까지 공부한 펑 씨 집안의 망나니 도련님 펑제중은 베이징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몰래 추수이로 돌아와 숨어 지내던 중 그 사실이 아버지 펑 씨에게 발각되자 베이징에서 진 빚을 갚을 수 있을 만큼의 돈을 주면 돌아가겠다고 되레 강경한 태도를 취한다.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든 아버지의 탐탁치 않은 허락으로 추수이에 남게 된 펑제중은 여자들을 만나며 쾌락에 탐닉하는 동시에 숨겨놓은 집안의 보물, 돈이 될 만한 것을 찾아 나선다. 한편 펑제중이 추수이로 돌아올 때 같이 들어온 이들이 있었다. 검은색 바지와 제복, 가죽혁대와 모자를 눌러쓴 일본군 병사들이었다. 때마침 닥친 홍수로 풍비박산이 나버린 집을 떠나기로 결심한 펑제중은 장사를 해보기로 한다. 마을의 미혼 여자들을 속여 도시로 끌고 나가 일본군 부대 앞에 기생집을 여는 것이다.
주인공 펑제중의 기회주의적인 속물근성과 중국문화에 대한 자부심, 일본인 시오자와 대위의 제국주의적 우월감과 문화적 열등감 등 등장인물들의 내면에 깃든 모순심리가 치밀하게 묘사된 작품이다.

서사(敍事)

이 소설집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 ?서사?는 비페이위 자신의 역사관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 자신의 가족 삼대(三代)의 혈연관계를 연구하면서 역사라는 것 자체가 일개 집단이 자신들의 해석으로 풀어낸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폭로한다. 유머와 환상이 뒤섞인 한 가족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일그러진 역사의 뒷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나’는 어느 날, 자신의 뿌리에 대한 깊은 의문을 품고, 임신한 아내와 박사학위의 주제인 ‘가족사 연구’도 접어둔 채 어디론가 떠나기로 결심한다.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이 여정은 육지를 떠난 주인공이 배에 몸을 싣고 넘실거리는 밤바다를 항해하는 이미지로 표현된다. 언뜻 요나콤플렉스를 연상케 하는 이런 이미지는 소설 전반에 걸쳐 빈번하게 나타난다. 주인공은 유유히 떠가는 그 배에서 아인슈타인과 노자가 이야기를 나누는 꿈을 꾸기도 하는데, 물리학과 무위사상의 대립 속에서 꿈속의 두 사람은 상대가 좌익이냐 우익이냐를 묻는다. 꿈에서 깬 후 구토를 하던 ‘나’는 몸속에 흐르는 강줄기 같은 시간들을 추억하며 일본인의 피가 섞인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할머니 완이를 중심으로 삼대의 역사를 되짚어나간다.
일본인 장교에게 겁탈당한 소녀 완이(할머니)의 기구한 운명, 천재였지만 동시에 바보일 수밖에 없었던 아들(아버지)의 절망, 자신의 몸속에 일본인 장교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 부정하고 싶지만 끝내 부정할 수 없는 이 사실에 대한 손자(자신)의 존재 불안이 소나기처럼 흩뿌리는 생의 단상들, 캄캄한 밤바다의 너울로 몰아친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새벽이 되어서야, ‘나’는 여행을 끝내고 배에서 내린다. 그리고 가로등 불빛으로 환한 육지에 발을 내딛는 순간 뱃멀미하듯 속이 거북해짐을 느낀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역사’의 한복판에 올라선 것이다.

훌륭한 소설들은 아래를 향해 낙하하는 것이 아니라 허공을 향해 뛰어오른다. 비페이위는 제한적이고 왜소한 문장 공간 속에서 자신의 도약력과 표현력을 밑천으로 소설의 방대한 주제들에 손을 대는 것이 습관처럼 몸에 밴 작가이다. - 쑤퉁(소설가)

작지만, 완벽한 소설! - 타임스

몸짓이 살아 있는 대단히 감동적인 소설. - 르 몽드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암호로 가득 찬 중국 경극의 세계로 빨려들어가 호기심에서부터 여주인공에 대한 조소와 연민, 동정심까지 다양한 감정을 경험한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즐거움이다! - 아시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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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청의 | my**gue | 2014.04.0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왠지 모를 먹먹함, 읽고 나서 크게 한 숨, 이게 슬픔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의 것일까. 쉽게 읽자면 쉽게 읽을 수도, ...
    왠지 모를 먹먹함, 읽고 나서 크게 한 숨, 이게 슬픔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의 것일까.
    쉽게 읽자면 쉽게 읽을 수도, 큰 맘 먹고 어렵게 읽어보자면 심오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
    요즘 요리에 심취한 내가 만든 찌개들의 밍밍함과는 다른 깊은 맛. 이 작가는 천재.
     
    읽은 감상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단어 하나하나에, 오고가는 대화 한 구절 한 구절 이 소설의 모든 것에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을 것 같은 느낌. 그 모든 것을 판별해 낼 만큼의 시선이 없는 내게, 나의 한계를 보여준 이 책은 내가 생각하는 만큼 알려주겠다는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긴다. 돌아보면 읽는 동안 소설을 읽고 있단 생각이 아니라, 실제 작가와 대화하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읽고 나서 곧바로 다시 읽고 싶다고 생각한 책은 흔치 않은데 다시 읽으면 또 그 만큼의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 다시 읽고, 앞에서 읽어내지 못했던 무엇인가를 다시 읽어 낼 수 있을 것 같아 다시 읽게 만든 책. 항상 읽는다고 해도 그 모든 걸 이해하지 못했던, 시대를 뛰어넘는 고전 한 편을 읽은 기분도 든다. 탄성과 함께 줄을 친 표현도 많고, 중간 중간 깨알 같은 웃음(어째서 왜 웃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을 내게 선물한, 아무래도 이 작가는 천재며, 내 스타일이다.
     
    역사 속에서의 한 개인, 역사 속에서 신음하는 개인을 할머니, 아버지, 3대에 걸쳐 의 시선으로 그린다. 역사가 개인에게 얼마만큼의 미치는지, 그저 객관적으로 서술한 아무렇지도 않은역사책의 한 줄의 글귀가 아니라, 그게 곧 나의 역사이며 나의 정체성이다. 역사를 서술하고 있지만, 역사적 사실이 아닌 그 속의 개인의 갈등과 심리, 가정사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이 부분에서 작가의 세심하고 주도면밀한 연구와 관찰이 돋보였다. 아버지와 나의 심리를 직접적인 표현이나 글로서 서술하기보다 작중 인물의 행동들을 통해, ‘의 아버지에 대한 이해와 공감으로 그린다.
     
    역사 속의 개인이라면, ‘불편함만을 내게 주고 간 지난 붉은 수수밭과 같다고 생각하는데 무엇이 달라서 이렇게 나는 이 책에 이렇게 감탄을 하게 되는 것일까? ‘진짜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 붉은 수수밭에서는 과거를 아름답게 만들어 이상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역사로 그려가 도피의 느낌으로 불편함을 가졌다면, 이 작품은 진짜 역사를 찾으려는 시도, 본인을 찾아가려는 진정성과(주인공이 역사학자라는 것도 한몫했다) 그를 찾아가며 고뇌, 갈등, 방황하는 인간의 심리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문득 이상적인 작품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개인 성향, 기호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생각하는 것, 사고하는 것 내면 갈등이 인생에 있어 꼭 필요한 것이고, 그로 인해 세상이 재미있다고 여기는 나의 태도 때문인지도.
     
    계속해서 연상되는 그의 역사로 인해 그럼 나에게 있어 역사란 무엇일까 물어본다. 때론 재미난 것. 머나먼 것. 미지의 것. 나완 그다지 상관없는 것. 사회탐구 과목 중에 하나. 진짜라고 믿기 힘든 것. 생각나는 대로 적어 내려가는데 무섭다. 역사에 대한 인식이 이 정도 뿐 이라는 것이 스스로도 놀랍다. 이 책을 읽고선 한참을 어려진 기분이다. 분주하고 복잡한 현재를 살면서 소홀히 하고 돌아보지 못한 나의 정체성. 수많은 사건 사고들에 정보들에 익숙해져 버린 탓일까. 예전만큼 살아 있는 역사인 분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탓일까. 나는 나 한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 속의 일원이고 그 이전에 아버지의 아들이며,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아들이고, 또 할아버지는 증조 할아버지의. 한 가족이라는 것이, 한 민족이라는 것이 깊숙하게 다가오지 않는 지금이. 보이는 것에 갇혀 보이지 않는 걸 바라볼 수 없는 지금이, 세대가 옳은 길로 가고 있기는 한 걸까, 그저 이건 나 개인의 문제일까. 그렇다면 나는 그 역사에서 무얼 선물로 받았을까 나의 역사는 무얼까. 지금 내가 써 내려가는 역사는 또 누구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갑작스레 솟아나는 질문들에 주인공인 가 부러워진다. 그를 인식할 수 있는 시선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조금 부럽다.

  • 청의... | ql**f1014 | 2009.04.17 | 5점 만점에 4점 | 추천:1
    청의.... 푸른 옷이란건가?했는데... 청의란...전통극의 한 연출방식이었다.   청의와 화단이 있는데....

    청의....

    푸른 옷이란건가?했는데...

    청의란...전통극의 한 연출방식이었다.

     

    청의와 화단이 있는데...

    화단은 청아하고 맑은 창법을 구사하는 데 비해

    청의는 소리와 기운을 길게 빼기 때문에 해설자가 없거나 자막이 없는 상태에서는 불법복제 시디를 듣는 것처럼 듣기가 어렵고, 경극에서 전통적인 독법으로 읽는 청의의 대사는 사실 '사람의 말'이 아니라고 한다.

    곡조 역시 달라 화단은 시원스럽고 경쾌한 곡조로 유행가를 부르듯이 노래를 부르지만

    청의는 한 음절 소리를 낼 때도 아-아-아-하며 길게 빼야 했고 걸음걸이도 거만해야 했다.

    공연 도중 관객이 화장실을 다녀와도 청의가 부르는 한 음절이 끝나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요즘은 청의와 화단을 섞어서 많이 한다지만...진짜 청의는 타고나야만 한다고 한다.

    우리의 주인공은 청의다.

    타고난 청의 샤오엔츄

    하지만 자신의 질투심으로 인해 사그라 들어야만했다.

    그리고 시대적인 영향도 있었다.

     

    20년뒤

    우연한 기회로 예전의 그녀의 노래를 다시 듣고파하며 투자를 하게되고, 그렇게 해서....

    '분월'이라는 작품은 다시 공연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미 20년이 흐른 뒤라 그녀의 몸도 노래도 예전과 같지 않다.

     

    청의로 타고난 한 여자의 이야기

    최고였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 앞에 드러난 자신의 현재 모습

    아이까지 지워가면서 모든 것을 다 거는 그녀의 노력

    아름다움과 청의를 타고난 제자에 대한 갈등

    자신의 20년전의 명예를 찾기 위한 그녀의 처절함에 가까운 몸부림에 연민마저 느껴진다.

     

    경극을 주제로 해서 재미있을까 싶었는데...

    푹 빠져서 읽어버렸다.

     

    뒤에 2편의 이야기가 더 있는데....

    생각보다 별루라...일단 덮었는데....

    다시 읽어봐야겠다.

     

  • 우리나라에 <청의>(2008, 문학동네)로 처음 소개되는 중국의 작가 비페이위는 중국의 차세대 작가군을 대표하는...

    우리나라에 <청의>(2008, 문학동네)로 처음 소개되는 중국의 작가 비페이위는 중국의 차세대 작가군을 대표하는 소설가로서, 시대의 조류에 영합하지 않는 독자적인 소재와 창작 방식으로 이미 이십여 편의 소설을 발표한 작가라고 설명되어 있다. <청의>에는 '청의', '추수이', '서사'의 세 작품이 실려 있다.

     

    노래 실력과 미모를 겸비하여 열아홉살에 <분월>의 주인공 항아 역을 맡게 된 샤오옌추는, 당대 최고의 연기자인 리쉬에펀을 무시하며 오만이 극에 달한다. 그러다가 둘은 부딪치게 되고, 리쉬에펀에게 뜨거운 물을 끼얹은 죄로 샤오옌추는 무대를 떠난다.

    그렇게 샤오옌추는 연극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이렇다 할 제자 하나 키우지 못한 채 20년을 보낸다 그러다가 예전의 샤오옌추를 기억하는 담배회사 사장의 후원으로 샤오옌추의 <분월>은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된다. 그런데 20년 전 샤오옌추와 리쉬에펀의 대립은 이제 샤오옌추의 제자인 춘라이와 샤오옌추의 대립으로 이어진다. 20년 전에 당당하고 실력 있고 오만했던 샤오옌추는 이제 나이와 몸매와 체력과 활기 면에서 춘라이에게 떨어지는 것을 느끼고 춘라이를 질투한다.

    다시 삶의 의미를 찾았으나 질투에 사로잡힌 샤오옌추의 기쁨과 슬픔과 분노와 절망은 다양한 색채로 드러나며 처연함을 더한다.

    책의 표지에는 화려한 머리장식과 짙은 화장을 한 여배우가 부채를 든 손을 높이 하고 아래쪽을 내려다보고 있다. 장국영이 주연했던 영화 '패왕별희'의 한 장면으로만 경극을 기억하는 내게, 경극의 여러 이야기들은 색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이야기의 제목이기도 한 '청의靑衣'는 중국의 경극에서 양가의 규수나 정숙한 부인의 역役을 말하는 것이다. 그와 상대되는 배역으로는 진한 화장을 한 기녀나 색녀의 '화단'이 있다.

     

    '추수이'와 '서사'는 중국이 일본에게 침략을 당했던 시기의 이야기를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다. '추수이'는 펑씨 집안의 셋째 아들인 펑제중의 삶을 바탕으로 봉건제도와 일제 침략기를 이야기한다.

    '서사'는 그런 일제 침략기에 일본 군인의 아이를 낳은 '나'의 할머니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문화혁명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나서는 한 지식인의 내면을 이야기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되지 않고 자유롭게 넘나들기 때문에 처음에는 약간 당황했으나, 의식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방식이라서 그 혼란스러운 내면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었다.

    '서사'는 '추수이'의 후속편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그 연결점이 비슷하다. 중국의 문화를 높이 사면서도 자신들에게 침략당했다는 사실 때문에 중국의 문화를 경멸하는 지식인 일본 군인의 모습은 거의 일치한다. 외세를 적극적으로 이용했던 추수이의 펑제중도, 외세의 폭력에 의하여 태어난 사생아인 아버지와 그런 출생의 비밀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서사의 나도 여전히 일제 침략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느 작품이든 중국의 격변기를 담고 있다. 그런 역사에 치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당시의 중국을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비페이위의 작품을 더 많이 만나 보기를 기대한다. 

  • 어떤 탄식에 대한 단상 | re**ily420 | 2008.05.08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생에 딱 한 번 무대에 서본 경험이 있다. 그것도 시와 연극을 합친 시극의 배우로서였다. 내게 할당된 대본을 외우기도 쉽지 않...

    생에 딱 한 번 무대에 서본 경험이 있다. 그것도 시와 연극을 합친 시극의 배우로서였다.
    내게 할당된 대본을 외우기도 쉽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어려웠던 건 감정의 몰입이었다. 나는 기형도 시 '질투는 나의 힘'의 마지막 구절을 암송하기로 되어 있었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지금도 이 구절이 생생히 기억할 수 있는 건 정말 이 구절에 내 모든 감정을 담았기 때문일 것이다. 공연 당일, 무대에서 나는 정말 절망과 희망을 오르내리는 '시소 인간'이었고 그 속에서 생에 미움이 아니라 질투를 느끼는 시적 화자가 되어 있었다. 그 순간만큼은 내가 기형도의 목소리였다.

    도입이 좀 길었는데, 중국작가 비페이위의 소설 <청의>에서 나는 '배우들', 두 존재의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가면의 고백'을 생각지 않을 수 없었다. 그건 동시에 언제나 힘들 때면 '나도 왕년에는' 하고 과거지香에 매혹돼버리는 나의 삶이기도 했으니까.

    표제작 <청의>는 경극 여배우 샤오옌추의 신산한 삶을 그린 중편 분량의 소설이다. 스무 살의 그녀는 오만하게도 자신을 자신이 연기하는 경극 <분월>의 주인공 '항아'라고 믿고 있다. 자신만이 유일한 항아일 수 있다고. 게다가 같은 역할을 맡고 있는 대역배우에 대한 질투도 거침없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의 염려와 우려 속에서 자기 생의 절정을 경험한다. 아무도 넘볼 수 없는 진정한 항아가 된 것이다.

    아! 그러나 그녀는 조금 지나쳤다. 후배의 앞날을 위해 대역배우를 자청한 선배를 질투하다 못해 사소한 말다툼을 못 견디고 주전자에 담긴 뜨거운 물을 선배의 얼굴에 확 끼얹었던 것이다. 모두가 아연실색해한 그 상황에서 그녀 역시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 무렵, 경극의 인기는 텔레비전 드라마와 영화에 밀려 사그라지고 있었다.
    그렇게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분월>은 막을 내렸고, 샤오옌추는 연극학교 교사로 발령받는다.

    이십 년 뒤, <분월>을 다시 무대에 올리려는 계획을 가진 연출자는 우연히 그 공연에 자금을 대주겠다고 나선 담배회사 사장을 만난다. 단, 조건이 있다. 이십 년 전 <분월>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샤오옌추, 그녀를 다시 주인공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 이십 년... 이십 년... 그 세월은 엄청난 것이다.

    연출자는 고민한다. 과연 샤오옌추가 예전의 목소리, 모습을 갖고 있을 것인가. 만일 그녀가 변했다면 공연 기획은 다시 물거품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는 그녀를 만난다. 그리고 그녀에게 갑자기 노래 한 곡을 청한다. 샤오옌추는 조금도 당황해하지 않고 목청을 높인다. 이십 년 전의 샤오옌추, 항아의 모습이 연출자의 눈앞에 재현된다. 아! 그녀는 매일같이 노래 연습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그 물음에 샤오옌추의 대답은 놀랍도록 명쾌하다.

    "저는 그저 유일한 항아일 뿐인걸요."

    그래... 그녀는 항아였다. 불사약을 훔쳐 달나라로 도망간 전설 속의 여인이었다. 모두가 인정하는 항아였다.
    다시 무대에 서게 된 그녀는 기쁨에 넘쳐 남편과 격렬한 정사를 나눈다. 그러나 자신의 전성기, 절정의 순간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그 짜릿함, 미칠 것 같은 그 긴장감은 그녀를 서서히 옥죈다. 그 정체 모를 불안, 육체가 불러일으키는 불안...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마흔 살인 것이다. 마흔 살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다. 그녀의 체력, 몸매, 목소리 모든 것이 이십 년 전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람들이 기억하는 <분월>의 항아는 이십 년 전 샤오옌추의 모습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샤오옌추는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밤낮으로 노래 연습을 강행한다. 다시 진정한 항아로 거듭나기 위한 몸부림! 그러나...

    결말에서 터져 나오는 그녀의 탄식은 정말 우주의 시간마저, 호흡마저 멈추게 한다. 몇 번을 읽어도 대단히 감동적인 소설이다.
    내 생의 절정기를 되돌아본다. 나는 그때 과연 무엇이었기에 그토록 뜨거웠고 무모할 수 있었던가. 하나 더 떠오른 것은 대중의 기억 속에 강렬한 이미지로 남아 있는 배우들, 특히나 불혹의 나이에 들어선 여배우들이 읽는다면 큰 공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한 편의 소설만으로도 비페이위, 그는 올해 내게 가장 깊은 감동을 준 작가로 기억될 것이다.


    아, 문득 탄식이 터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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