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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간직하고픈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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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격外
ISBN-10 : 8991945848
ISBN-13 : 9788991945845
평생 간직하고픈 시 [양장] 중고
저자 편집부 | 출판사 북카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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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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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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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간직하고픈 시』는 동주와 김소월부터 박인환, 김현승, 김용택, 황동규, 나태주 등 우리 마음을 사로잡은 시인들의 시 70편을 묶은 시선집이다. 난해하고 다가가기 어려운 시 대신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고, 오래 마음에 담아두고 ‘시의 참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시들을 선별했다.

저자소개

목차

1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

참 좋은 당신 - 김용택
즐거운 편지 - 황동규
풀꽃 - 나태주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 김소월
그리움 - 신달자
우화의 강 - 마종기
홀로서기1 - 서정윤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 김영랑
산 너머 남촌에는 - 김동환
청포도 - 이육사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김용택
행복 - 유치환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 정희성
향수 - 정지용

2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쓴다

빈집 - 기형도
너에게 쓴다 - 천양희
세월이 가면 - 박인환
수선화에게 - 정호승
조그만 사랑 노래 - 황동규
못 잊어 - 김소월
전화 - 마종기
성탄제 - 김종길
사평역에서 - 곽재구
별 헤는 밤 - 윤동주
나그네 - 박목월
그 사람에게 - 신동엽
낙화 - 이형기
님의 침묵 - 한용운
울음이 타는 가을 강 - 박재삼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3 아름다움이 세상을 덮으리라
그 꽃 - 고은
싸늘한 이마 - 박용철
푸른밤 - 나희덕
사랑하는 까닭 - 한용운
가을의 기도 - 김현승
사랑법 - 강은교
속리산에서 - 나희덕
장자를 빌려-원통에서 - 신경림
질투는 나의 힘 - 기형도
과수원에서 - 마종기
겨울 바다 - 김남조
귀뚜라미 - 나희덕
은행나무 - 곽재구
비 - 정지용
자화상 - 윤동주

4 찬란한 슬픔의 봄을

성북동 비둘기 - 김광섭
외인촌 - 김광균
송별 - 이병기
저녁 눈 - 박용래
목마와 숙녀 - 박인환
추일서정 - 김광균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기도 - 김수영
승무 - 조지훈
접시꽃 당신 - 도종환
생명 - 김남조

5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슬픔이 기쁨에게 - 정호승
담쟁이 - 도종환
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밥 - 천양희
갈대 - 신경림
가을에 - 정한모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눈물 - 김현승
꽃 - 김춘수
풀 - 김수영
먼 후일 - 김소월
봄밤 - 김수영
홀로서기2 - 서정윤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마음 가장 깊은 곳에, 가장 오래 남을 한국 시 70편 누구나 즐겨 읽고 오래 음미할 수 있는 한국 시 70편을 모은 시선집이다. 조금의 여유도 허용되지 않는 팍팍한 일상에서 주위는 물론 나마저 돌보는 것을 잊고 있었다면, 이 책이 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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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장 깊은 곳에,
가장 오래 남을 한국 시 70편

누구나 즐겨 읽고 오래 음미할 수 있는 한국 시 70편을 모은 시선집이다. 조금의 여유도 허용되지 않는 팍팍한 일상에서 주위는 물론 나마저 돌보는 것을 잊고 있었다면, 이 책이 시를 읽는 기쁨을 되살려줄 것이다. 정말 좋은 시는 잔잔한 위로의 힘이 있다.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잊고 있던 시가 다시 떠오르며 마음에 내리는 시간을 즐겼으면 한다. 부담 없이 읽고 오래 간직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기에 시보다 좋은 것이 어디 있을까.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한다면 우리는 그 아름다움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시는 사람의 아름다움과 사랑의 힘을 가장 잘 보여준다. 짧은 글귀 안에 담겨 있는 강렬한 감동을 다시 한 번 느껴보자. 한비야는 “시는 부드럽고 힘이 세다”는 추천사를 남겨주었다.
『평생 간직하고픈 시』는 윤동주와 김소월부터 박인환, 김현승, 김용택, 황동규, 나태주, 신달자, 마종기, 정희성, 기형도, 천양희, 정호승, 곽재구, 나희덕, 도종환, 강은교, 안도현, 서정윤까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살려 우리 마음을 사로잡은 시인들의 시 70편을 묶은 시선집이다. 난해하고 다가가기 어려운 시 대신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고, 오래 마음에 담아두고 ‘시의 참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시들을 선별해 묶었다.

기생충 박사이자 서평가 서민은 “젊었을 때는 시를 왜 읽는지 몰랐다. 남들이 읽으니 읽었다. 나이가 드니 비로소 시가 읽힌다. 내게 있는 상처들을 쓰다듬어 주는 것, 그게 시더라”라는 추천사를 남겨주었다.

너에게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
나의 생에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나희덕의 「푸른밤」에서 말하는 ‘너에게 가는 길’은 때로는 ‘시에게 가는 길’일 수도 있다. 시는 놀랍도록 솔직하고 다양한 목소리로 우리의 삶을, 우리가 간직했던 사랑을 노래한다. 그래서 시는 내게 있는 상처들을 쓰다듬어 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세히 보아’ 예쁨을 느끼고, ‘오래 보아’ 사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면, ‘예전엔 미처 몰랐던’ 시의 힘이 어느 순간 상처들을 쓰다듬어주고, 매일매일을 살아갈 힘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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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평생 간직하고픈 시 | ke**006 | 2020.01.1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들꽃~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들꽃~


    시는 부드럽고 힘이 세다

    내게 있는 상처들을 쓰다듬어 주는 것 그게 시더라

    여러 평을 보면 시란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사랑하는 것은 사람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님의 침묵  ~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 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 수므이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 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대 추 한 알 ~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낱

  • 평생 간직하고픈 시 | st**ream | 2017.09.12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누군가의 추천으로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말그대로 '평생 간직하고픈 시'...두고 두고 보아야 할 우리나라 시인...

    누군가의 추천으로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말그대로 '평생 간직하고픈 시'...두고 두고 보아야 할 우리나라 시인들의 시 70여편..

    사실 시를 읽는 것은 어렵기도 하고 쉽기도 하다. 압축된 시어로 인해 무슨 말인지 모를 때도 있고, 짧고 간결한 언어로 이미지화하여 쉽게 이해가 가기도 한다. 시는 한번 스르륵 마시는 음료 같은 것이 아닌 한 입 한 입, 오물 오물 씹어 먹어야 하는 음식이기도 하고, 한 번 흘끗 보고 마는 것이 아닌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나태주)" 의 시처럼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아야 하고, 자꾸만 보고 싶은 것이 바로 시인 것이다. 

    이 책에 수록된 70여 편의 시는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시인들(윤동주, 김소월 등)의 시도 있고, 현존하는 대중들에게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시도 있다.  다양한 시인들의 감성들을 흠뻑 느낄 수 있는 보물상자이다. 시에 대해 잘 모르는, 쉽게 시를 접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좋을 것 같다. 시를 읽다가 마음에 넣고,... 그 시인의 다른 시를 찾아보는 것은 즐거운 탐험이다.

    한 사람의 시집이 아닌 여러 시인들의 시 모음집을 읽는 장점은 바로 이것이다. 하나, 둘 씩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각기 다른 시인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 각기 다른 시인들의 감성을 느끼고 접하는 것... 새로운 시인들을 알게 되는 것..물론 그래서 한꺼번에 주르륵 읽는 것보다 조금씩 읽는 것이 더 좋기도 하다.

     

    푸른 밤

                 - 나희덕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과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 평생 간직하고 픈 시 | je**sam | 2017.04.18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평생 간직하고 픈 시   ...


     

    18 book.jpg


     

     

    평생 간직하고 픈 시

     

    윤동주 외 지음

    북카라반 2017

     

    신이 글을 쓴다면 시를 쓴다는 말이 있다. 시는 피로써 써야 한다고 러시아의 한 시인은 말했다. 시를 쓴다는 것은 고독이 뿜어내는 눈물의 감성체이다. 시 안에 그의 인생이 농축되어 담겨 있다. 마치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과 같다.

     

    대추 한 알”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 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p81)

     

    한 입에 쏙 넣을 수 있는 작은 대추 한 알에는 태풍이 담겨 있고, 천둥과 벼락, 무서리 내리는 밤과 땡 볕, 밤하늘의 초승달이 담겨 있다. 대추 한 날에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와 하늘과 땅의 모든 조화로운 기운들이 담겨 있다. 대추를 먹는 다는 것은, 그 모든 것을 한 입에 털어 놓고 우물우물 씨앗을 발라내는 것이다. 시를 읽는 다는 것은 마치 대추 한 알 먹는 그런 감동적인 의식인 것이다. 시는 가볍게 읽는 버릇이 있다. 피를 토하면서 시어 하나에 인생을 담은 시인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골방에 틀어박혀 시를 정독하기 보다는 이동할 때 주로 읽게 된다. 그런데 삼켜 버린 시, 대추 한 알은 태풍이 되고 천둥과 벼락을 치며 우주가 담겨져 꿈틀 거리게 된다. 골방에 틀어 앉아 무겁게 읽은 책은 책장을 덮음과 동시에 강한 휘발성이 되어 내용이 날아가 버린다. 그런데 가볍게 읽은 시는 살아온 인생만큼 주춧돌처럼 남겨지게 된다.

     

    내게 시를 지도해 주신 고강 김준환 선생은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 죽기 전에 좋은 시 한편 쓰고 싶다는 것이다. 건축가는 지어진 건축물로 인생을 완성하고 과학자는 발명품으로 인생을 완성하지만 시인은 시로써 인생을 완성한다. 성경에 나오는 다윗은 왕이면서 위대한 시인이다. 시편 150편중에 100여 편을 기록했다. 신앙이 있든 없든 다윗의 유명 시를 기억한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로 시작되는 시편 23편이다. 다윗이 자신이 쓴 시에 제목을 붙였다. 그중에 황금시라 불리는 믹담시가 있다. 다윗 스스로가 황금과 같은 시로 분리해 놓았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시와는 다르다. 시편 23편은 믹담시에 속하지 않는다. 백여 편 중에 믹담시는 6편에 불과하다. 자신의 삶을 대표할 만한 시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니 죽기 전에 좋은 시 한편 쓰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은 시인다운 고백이 아닐 수 없게 된다.

     

    시는 대충 읽는 듯 하지만 자세히 읽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시는 읽는 것이 아니라 먹는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시를 읽는 것은 마치 나태주 시인의 풀꽃과 같은 마음이어야 한다.

     

    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p14)

     

    자세히 보지 않으면 예쁘지 않다. 집중하여 묵상하지 않으면 시어는 흩어지는 모래알갱이가 되어 의미를 느낄 수 없게 된다. 모든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예쁠 수밖에 없다. 집중해서 본다는 것은 눈으로 활자를 읽음이 아니라 마음에 저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표현이 다르지만 신달자 시인의 그리움에 나타나는 생명 이동인 것이다.

     

    그리움” -신달자-

     

    내 몸에 마지막 피 한 방울

    마음의 여백까지 있는 대로

    휘몰아 너에게로 마구잡이로

    쏟아져 흘러가는

    이 난감한

    생명 이동(p16)

     

    시인의 생명으로 뿜어낸 시어들을 눈으로 읽음으로 마음에 담는 행위는 어떻게 보면 시인의 생명을 이동시키는 것처럼 느껴진다. 내 인생이 최초로 시를 쓴 것은 중학교 입학 한 후였다. 당시 집안에서 일을 하셨던 머슴 삼촌이 있었는데 늘 술에 쪄들어 살았다. 어르신들은 언제 인간이 될까 혀를 차셨다. 안타까움이 있어서 나라도 어른 대접해 드리는 마음으로 꼬박꼬박 존칭어를 사용했다. 그것이 고마운지 내가 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 주셨다. 그런데 어느 날 술에 만취해서 잠을 자고는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시신을 마당 한켠에 거적더기로 덮어 놓았는데 검게 그을린 듯 한 발이 비집고 나와 있었다. 학교 가는 길에 잠깐 보고는 내내 울면서 등교한 일이 있었다. 그 삼촌을 생각하며 쓴 시가 사랑하는 님은 갔습니다.’ 였다. 선생님이 교무실로 부르셨다. 시를 베꼈느냐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다고 하니 기압을 한 동안 받았다. 나중에 공부하다 안 사실이지만 만해 한용운 시인의 님의 침묵에 나오는 문장과 같았기 때문이었다.

     

    님의 침묵”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 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의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 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이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p69)

     

    님의 침묵을 배우고 난 후에 알았다. 내 어쭙잖은 시가 어떻게 위대한 님의 침묵 시구와 닮아 있을까. 그런 연유로 만해 한용운을 이유 없이 좋아하게 되었다. 고강 선생은 마음에 시 한편 담겨 있지 않으면 인간도 아니라는 말을 하곤 하셨다. 내 마음에 담겨진 시, 누군가에 담겨진 시, 그래서 한 사람의 시집을 읽기 보다는 좋은 시를 선별하여 엮은 시집이 마음에 끌리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시인의 심성을 가지고 있다. 시인이 심성이 없다면 타인의 시심이 피를 토해내듯 적힌 시를 읽을 수 없을 것이다. 시를 읽는 것은 인생을 배우는 것이다. 온 몸에 힘을 뺀 상태에서 가볍게 읽고 깊은 배움을 얻는다.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시의 마음이 새겨있다. 자세히 마음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보배로운 보석들을 놓치게 된다. 한국의 시성이신 고은 시인의 표현처럼 허둥지둥 앞만을 보고 달려가는 사람에게는 아름다운 꽃, 그 시심을 볼 수 없게 된다.

     

    그 꽃” -고은-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p77)

     

    시 한편에 인생이 담겨있다. 시를 읽는 것은 그 인생을 배우는 것이다. 한 번에 이해가지 않는다면 마음의 창고에 숨겨두었다 꺼내 읽곤 해야 한다. 평생 간직하고 픈 시, 인생이 영글어가면서 그 시는 늘어만 간다. 내 영혼에 담긴 그 시 한편, 그 시를 꺼내 내 영혼을 비추어 본다.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 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p142)

     

     

     

  • 평생 간직하고픈 시 | ia**2 | 2016.03.0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평생 간직하고픈 시 윤동주 외 지음 북카라반    사랑방 독서모임에서 학교도서관이 아닌 외부 카페에...
    평생 간직하고픈

    윤동주 외 지음

    북카라반

     

     사랑방 독서모임에서 학교도서관이 아닌 외부 카페에서 모임을 갖게되는 탓에 이번에는 책을 제대로 대출할 수 없어서 마음닿는 시 한 편 씩을 골라 읽고 만나기로 하였다. 요즈음 영화 <동주> 동주 src 로 한창 윤동주가 재조명되고 있기도 하고, 시 읽기를 그닥 즐겨하지 않는 나로서도 청소년기에는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비롯한 다수의 시에 흠뻑(?) 빠져있기도 했던 기억에 시립도서관에서 윤동주의 이름으로 검색해서 찾아낸 시집이다. 2월에 이 영화도 영화관에 가서 봤어야 했는데, 이리저리 쏘다니느라, 아니면 늦게까지 잠 속에 빠져서 버티고 있는 아이들 때문에 시간을 내지 못하고 벌써 2월의 마지막 날이다.

    이 책은 윤동주와 김소월부터 박인환, 김현승, 김용택, 황동규, 나태주, 신달자, 마종기, 정희성, 기형도, 천양희, 정호승, 곽재구, 나희덕, 도종환, 강은교, 안도현, 장석주, 서정윤까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살려 우리 마음을 사로잡은 시인들의 시 70편을 묶은 시선집이다. 난해하고 다가가기 어려운 시 대신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고, 오래 마음에 담아두고 '시의 참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시들을 선별해서 묶었다. 정작 찾고 있는 시를 찾을 수 없으니 아쉬움도 크지만, 찬찬히 다른 시들도 음미해볼 수 있으리라~

    목차에서 살펴보니,

    1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
    2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쓴다
    3 아름다움이 세상을 덮으리라
    4 찬란한 슬픔의 봄을
    5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로 다섯 개의 장으로 구분해서 싣고 있는데, 정작 지난 날에 내가 그리도 좋아했던 윤동주의 시는 찾을 수가 없고, 2장에는 <별 헤는 밤>이 그리고 3장에는 <자화상>이 수록되어 있을 뿐이다. 너무 오래 전의 일이라 내가 좋아했던 윤동주의 시집이 어떤 책이었는지도 기억나지 않고, 제목마저도 가물가물하지만, 어쩔 수 없이 소장하고 있는 『윤동주 전집』 을 들춰보며 찾아내었다. 이제는 그 때의 감정을, 그 때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할 수는 없다는 것이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윤동주와 같은 심정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한 순간이라도 애써본다.

     

      바람이 불어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_1941.6.2.

    예전에는 바람을 꽤나 좋아했던 기억도 떠오르고,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는 고고한 윤동주의 태도가 참으로 멋있고 근사해보였던 추억도 생각난다. 아마 3.1절이 다가온 탓도 있을테고, 영화 <동주>를 보고 싶은 마음도 있으리라~

    이름도, 언어도, 꿈도, 모든 것이 허락되지 않았던 일제강점기에 한 집에서 태어나고 자란 동갑내기 사촌지간 동주와 몽규.
     시인을 꿈꾸는 청년 동주에게 신념을 위해 거침없이 행동하는 청년 몽규는 가장 가까운 벗이면서도, 넘기 힘든 산처럼 느껴진다. 창씨개명을 강요하는 혼란스러운 나라를 떠나 일본 유학 길에 오른 두 사람, 일본으로 건너간 뒤 몽규는 더욱 독립 운동에 매진하게 되고, 절망적인 순간에도 시를 쓰며 시대의 비극을 아파하던 동주와의 갈등은 점점 깊어진다. 어둠의 시대, 평생을 함께 한 친구이자 영원한 라이벌이었던 윤동주와 송몽규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영화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2016.2.29.(월) 아쉬운 2월을 아쉽게 보내는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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