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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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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쪽 | A5
ISBN-10 : 8973374583
ISBN-13 : 9788973374588
죽음의 중지 [양장] 중고
저자 주제 사라마구 | 역자 정영목 | 출판사 해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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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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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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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무도 죽지 않았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장편소설『죽음의 중지』. <눈먼 자들의 도시>의 작가 주제 사라마구가 이번에는 죽음이 없는 미래를 통해 삶의 의미를 묻는다. 마치 죽음의 여신이 파업을 벌인 것처럼 노화는 진행되지만 아무도 죽지 않는 나라에서 벌어지는 혼란과 갈등을 그리고 있다. 작가 특유의 아이러니컬한 내레이션과 메타포가 돋보인다.

새해부터 아무도 죽지 않기 시작한다. 평소 같으면 사고나 질병으로 사람들이 죽지만, 새해 아침 이후 단 한 사람도 죽지 않았다. 치명적인 사고를 당해도, 불치병에 걸려도 그 상태로 멈춰버렸다. 그러한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인해 국민들은 영원한 삶이 주어진 이 나라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환호하고, 애국심은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간다.

하지만 죽음이 없으면 필요성을 잃는 장례업체, 양로원, 병원 관계자들은 이상 현상에 대한 정부의 조치를 요구한다. 넘치는 환자들로 병원은 아수라장이 되고, 양로원도 줄어들지 않는 인원 때문에 고민한다. 결국 정부가 사회구성원들 사이의 갈등과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 방법을 내세우지 못하는 사이, 죽음 직전의 가족을 둔 사람들은 가족의 고통을 줄이기 위한 인위적인 방법을 찾기 시작하는데…. [양장본]

저자소개

저자 : 주제 사라마구
1922년 포르투갈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용접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라마구는 1947년 『죄악의 땅』을 발표하면서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후 19년간 단 한 편의 소설도 쓰지 않고 공산당 활동에만 전념하다가, 1968년 시집 『가능한 시』를 펴낸 후에야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사라마구 문학의 전성기를 연 작품은 1982년 작 『수도원의 비망록』으로, 그는 이 작품으로 유럽 최고의 작가로 떠올랐으며 1998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마르케스, 보르헤스와 함께 20세기 세계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사라마구는 환상적 리얼리즘 안에서도 개인과 역사, 현실과 허구를 가로지르며 우화적 비유와 신랄한 풍자, 경계 없는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세계를 구축해 왔다. 여든여섯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왕성한 그의 창작 활동은 세계의 수많은 작가를 고무하고 독자를 매료시키며 작가정신의 살아 있는 표본으로 불리고 있다.
2008 『코끼리의 여행(El viaje del elefante)』
2006 『작은 기억들(As Pequenas Memorias)』
2005 『돈 지오반니와 돌아온 탕자(Don Giovanni ou o Dissoluto Absolvido)』
2005 『죽음의 중지(As intermitencias da morte)』
2004 『눈뜬 자들의 도시(Ensaio sobre a lucidez)』
2002 『도플갱어(O Homem duplicado)』
2000 『동굴(A Caverna)』
1997 『모든 이름들(Todos os nomes)』
1995 『눈먼 자들의 도시(Ensaio sobre a cegueira)』
1991 『예수의 제2복음(O Evangelho segundo Jesus Cristo)』
1989 『리스본 수복의 역사(Historia do Cerco de Lisboa)』
1986 『돌뗏목(A Jangada de pedra)』
1984 『히카르두 헤이스가 죽은 해(O Ano da Morte de Ricardo Reis)』
1982 『수도원의 비망록(Memorial do convento)』
1981 『바닥에서 일어서서(Levantado do Chao)』
1977 『서도와 회화 안내서(Manual de pintura e caligrafia)』
1947 『죄악의 땅(Terra de pecado)』

역자 : 정영목
서울대 영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8년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 『눈먼 자들의 도시』 『눈뜬 자들의 도시』『신의 가면: 서양신화』 『로드』 『눈에 대한 스밀라의 감각』 『서재 결혼시키기』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여행의 기술』 『불안』 『동물원에 가기』 『사자의 꿀』 『신들은 바다로 떠났다』 『석류나무 그늘 아래』 『책도둑』 등이 있다.

목차

이 책은 내용 자체에 목차가 없습니다.

책 속으로

다음 날, 아무도 죽지 않았다. 삶의 규칙과 절대적인 모순을 이루는 이 사실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엄청난, 그리고 이런 상황이라면 충분히 이해해줄 만한 불안을 일으켰다. 총 사십 권이나 되는 세계사 책을 훑어보아도 그런 현상이 있었다는 서술은커녕, 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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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무도 죽지 않았다. 삶의 규칙과 절대적인 모순을 이루는 이 사실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엄청난, 그리고 이런 상황이라면 충분히 이해해줄 만한 불안을 일으켰다. 총 사십 권이나 되는 세계사 책을 훑어보아도 그런 현상이 있었다는 서술은커녕, 단 한 건의 사례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실제로 낮과 밤, 아침과 저녁 해서 넉넉하게 스물 네 시간이나 되는 하루가 다 가도록 아파서 죽거나, 높은 데서 떨어져 죽거나, 자살에 성공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명절이면 흥청망청한 분위기에 마음도 해이해지고 술도 거나하게 취해 누가 먼저 죽음에 이르는지 내기라도 하듯이 도로에서 서로 먼저 자리를 차지하려고 싸우다가 일어나는 자동차 사고에서도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7쪽 중에서

둘 다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니었다. 일주일에 한 번 그들을 찾아오는 시골의사는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들에게 친절하게 치명적인 약을 주사하는 것이 이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었겠지만, 지금은 그것도 소용이 없었다. 기껏해야 예전에 죽음이 있었을 만한 곳을 향해 환자들을 더 밀어붙이는 정도였다. 그런 것은 소용없었다. 쓸모없었다. 바로 그 마지막 순간에, 죽음은 한 걸음 물러나 다시 거리를 유지하면서 영원히 닿을 수 없는 자리에 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족은 사제에게 도움을 청하러 갔다. 사제는 이야기를 듣더니 하늘을 향해 눈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우리 모두 하느님의 손 안에 있소, 하느님의 자비는 무한하오.
―30쪽 중에서

아무도 죽지 않는 나라, 정도를 벗어난 나라에서 온 무덤 파는 용사들, 마피아가 고용했건 스스로 나섰건, 이 용사들이 계속 영토를 침범하는 데 화가 난 데다 외교적인 항의도 전혀 먹혀들지 않자, 이웃한 세 나라 정부는 공동보조를 취해 군대를 동원하여 국경을 보호하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세 번 경고한 뒤에 발포하라는 엄명을 내렸다. 여기서 먼저, 마피아 몇 명이 국경을 넘다가 거의 수평 사격을 당해 죽은 뒤, 말하자면 우리가 보통 직업 재해라고 부르는 것을 당한 뒤, 마피아 조직은 즉시 이것을 구실로 개인적 안전과 작전상의 위험이라는 명목으로 그들이 제공하는 봉사에 대한 요금을 인상했다는 이야기를 해둘 필요가 있겠다. 자, 마피아 조직의 사업과 관련하여 이 작고 흥미로운 부수적 정보를 언급했으니, 정말 중요한 문제로 넘어가기로 하자. 이번에도 하사관들이 정부의 우유부단과 군 최고사령부의 의심을 우회하는, 전술적으로 흠 하나 없는 작전을 구사하여 상황의 주도권을 잡았고, 그 결과 모든 사람들의 눈앞에서 대중적 항의 운동의 장려자, 그리고 결과적으로 영웅이 된 것이다.
―65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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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다음 날, 아무도 죽지 않았다…… 『눈먼 자들의 도시』의 작가 주제 사라마구 신작 장편소설 죽음을 상상하는 것은 바로 삶을 상상하는 것이다. ―《뉴요커》 철학적인 비유가 돋보이는, 깊고 감미롭고 매력적인 작품. ―《워싱턴포스트》 손에 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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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무도 죽지 않았다……
『눈먼 자들의 도시』의 작가 주제 사라마구 신작 장편소설


죽음을 상상하는 것은 바로 삶을 상상하는 것이다. ―《뉴요커》
철학적인 비유가 돋보이는, 깊고 감미롭고 매력적인 작품. ―《워싱턴포스트》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한 상황을 뛰어넘은 결말이 돋보인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죽음 없는 미래를 통해 삶의 이유를 되묻는 우리 시대 거장
주제 사라마구 자신이 뽑은 가장 흥미로운 작품
카프카의 존재론과 우디 앨런의 유머가 생생히 살아 있는 소설


아무도 죽지 않는 나라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죽음이라는 절체절명의 운명적 사건을 소재로 인간의 삶을 되돌아본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죽음의 중지』는 작가 특유의 아이러니컬한 내레이션과 메타포가 풍부한 작품이다. 전체 1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소설은, 2005년 포르투갈에서 처음 발표되어 이후 스페인어권 독자들을 찾았고, 지난해 영어판이 출간되면서 영미권 독자들에게도 심도 깊은 메시지를 던지며 “사라마구의 작품을 읽는 것은 거장의 존재를 느끼는 가장 빠른 길이다”(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카프카(Kafka), 고골(Gogol), 보르게스(Borges)에 비할 만한 작가”(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의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마치 죽음의 여신 아크로포스가 파업을 벌인 것처럼 노화는 진행되지만 아무도 죽지 않는 나라에서 벌어지는 혼란과 갈등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번 작품은, 작가의 전작들인 『눈먼 자들의 도시』『눈뜬 자들의 도시』처럼 불특정한 다수의 사람들이 등장해 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보편성을 담보해 손에 땀을 쥐는 긴박한 상황을 뛰어넘은 후 마침내 삶에 대한 진정한 깨달음을 던짐으로써 국내 독자들에게도 많은 메시지를 선사할 것이다.

■ 추천의 말

주제 사라마구의 작품을 읽는 것은 거장의 존재를 느끼는 가장 빠른 길이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사라마구는 논쟁할 필요도 없는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다. 그는 주제를 향해 돌진하는 전광석화의 힘이 있고, 그 세부적인 묘사에 있어서도 오래도록 명쾌하게 기억되는 불가사의하고도 불가능할 것 같은 힘을 지녔다. ―《시카고 트리뷴》

문학적 원천과 궁극적인 믿음은 포크너(Forkner)처럼 너무도 확고하기 때문에 삶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 부으며 그 어떤 불가능성도 제기할 수 있는 작가가 바로 주제 사라마구다. ―존 업다이크,《뉴요커》

사라마구의 소설은 카프카(Kafka), 고골(Gogol), 보르게스(Borges)가 꾸려놓은 우화의 왕국에서 작동한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주제 사라마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명민하고 동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소위 지혜라고 부를 만한 자질을 갖춘 가장 예민한 작가이다. 우리는 그처럼 관대한 방법으로 소설 작품을 쓴 그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뉴욕 타임스》

주제 사라마구는 여러 작품들을 통해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확실한 작가다. ―《선데이 텔레그라프》

■ 줄거리

새해, 새 아침부터 아무도 죽지 않기 시작했다…… 평소 같으면 사고나 질병으로 사람들이 죽게 되지만, 그날 이후 단 한 사람도 죽는 이가 없는 것이다. 치명적인 사고를 당하더라도 불치병에 걸리더라도 죽지 않고 그 상태로 멈춰버렸다. 자연적인 노화, 불의의 사고나 부상, 피할 수 없는 질병 또한 여전하지만 그로 인해 죽는 사람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마치 운명의 여신 아크로포스가 더 이상 일을 하지 않는 것처럼!
이러한 전대미문의 사실로 인해 국민들은 영원한 삶이 주어진 이 나라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환호하고 이 뜻 깊은 사건을 축하하기 위해 집 앞에 국기를 내다 걸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간 국기행렬은 애국심의 대변자이기라도 하듯 온 나라를 뒤덮어버린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사건이 벌어지지 않으면 필요성을 잃고 마는 장례업체, 양로원, 병원 관계자들은 이러한 이상 현상에 대한 정부의 조치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넘쳐나는 환자들로 병원은 아수라장이 되고, 누군가 죽어야만 새로운 구성원의 자리가 나는 양로원도 줄어들지 않는 인원 때문에 골머리를 앓기 때문이다. 양로원의 부족, 연금 수급의 문제, 종교 기관의 유명무실화, 그 밖의 사회적인 혼란 등 사회구성원들 간의 갈등과 문제점들에 대해 정부가 특별한 방법을 내세우지 못하고 허둥대는 사이, 죽음 직전의 가족들을 둔 사람들은 그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죽이는 방법을 찾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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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주선희 님 2010.04.09

    혹시 모를까 봐 하는 이야기지만, 말이란 움직이는 것이거든요,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죠, 그림자처럼 불안정해요, 말 자체가 그림자죠, 존재하는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거예요, 비누 거품이에요, 안에 들어가면 간신히 소곤거리는 소리나 들을 수 있는 껍질이죠, 그저 나무 그루터기에 불과해요, _p.150

  • 김수미 님 2009.03.04

    우리가 몇 페이지 앞에서 말했던 그 죽음은 배타적으로 인류에게 묶여 있다. 우리에게서 잠시도 눈을 떼지 않는다. 얼마나 집요한지 아직 죽을 때가 되지 않은 사람들조차 늘 자신을 따라다니는 그녀의 눈길을 느끼지 않는가. (p.196)

회원리뷰

  • 죽음의 중지 | ni**nina | 2017.08.13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주제 사라마구 작가의 책 <눈 먼자들의 도시> <눈 뜬자들의 도시>를 읽고 ...

     

     

    주제 사라마구 작가의 책 <눈 먼자들의 도시> <눈 뜬자들의 도시>를 읽고 다른 책도 찾아서 봤다. <죽음의 중지> 라는 제목에서 호기심이 생겼다. 앞 부분은 죽음이 중지된 도시의 이야기이고 뒷부분은 죽음이 여자가 되어 첼리스트를 사랑하게 된 이야기이다. 딱 두 가지 이야기가 된건지 좀 이해는 안가지만 앞부분은 현실감이 생생했고 뒷부분은 약간 판타지 소설이 되었다.


    어느날 부터 사람들이 죽지 않고 환자들만 늘어 났다. 누가 봐도 당장 죽기 직전인데 죽지 않는다. 처음에는 좋은 일인 것 같았지만 점점 사회는 혼란에 빠진다. 죽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위기에 처하는 사람들, 직업, 정치인들. 죽음이 오히려 문제를 해결하고 행복한거라는 걸 느끼게 되었다.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서 죽는 사람들도 생기고, 사람들은 수군거리면서 희망을 가진다. 그렇게 그 지역으로 출발한다.


    죽음은 사람들에게 죽음이 행복이고 삶이 불행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던 걸까. 죽음은 왜 첼리스트에게 호감을 가지고 빠져든 걸까. 조금 이해 안가는 부분도 있지만 죽음이라는 소재로 소설을 쓰고 주제를 전달하려고 한 작가님이 대단하다. 나중에 다시 읽어보면 그때는 또 다른 느낌일까, 기대 된다.

     

     

    책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은 모두 다 일어날 것이다. 시간이 문제일 뿐이다. 살아서 그것을 다 보지 못한다면, 우리가 오래 살지 못했기 때문일 뿐이다.

    108

     

    나는 몰래, 예고도 없이 실례한다는 말조차 없이 사람들 목숨을 가져가잖아요.

    135


    죽음은 혼자서는,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는 늘 인류가 자기들끼리 죽인 것보다 훨씬 적은 수를 죽였다는 사실이다.

    143


    말 자체가 그림자죠, 존재하는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거예요

    150


    사람들은 그렇게 왔다 갔다 가면서도 사실 모두 똑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을 모르다.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나 한 걸음 뒤로 물러서나 어차피 똑같이 죽음에 더 다가가는 것임을 모른다. 모든 것에는 하나의 끝밖에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해도 상관이 없다는 것을 모른다.

    217


    가엾은 사전들. 사전들은 자신과 우리를 존재하는 단어들로만 통치하려 한다. 그러나 사실은 아주 많은 단어들이 빠져 있다. 

    230

      

    희망은 운명적으로 더 많은 희망을 낳기 때문에, 사실 그래서 그 많은 실망에도 불구하고 희망이 아직 세상에서 소멸되지 않은 것이기도 하지만, ........

    271

     

     

    한 번도 잠을 잔 적이 없는 죽음은 잠이 자신의 눈까풀을 살며시 닫는 것을 느꼈다.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다음 날, 아무도 죽지 않았다.

    279

  • 죽음이 멈춰 버렸다. | ss**um | 2015.12.03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따뜻한 침대에서 책을 읽다 스르르 잠드는 것은 나의 소소한 행복 중 하나다. 그렇게 잠이 들었다 깨면, 다시 책을 집어 들고 ...
    따뜻한 침대에서 책을 읽다 스르르 잠드는 것은 나의 소소한 행복 중 하나다. 그렇게 잠이 들었다 깨면, 다시 책을 집어 들고 읽는 기쁨이야말로 애서가들이 좋아하는 일상이 아닐까. 그런 행복에 경계를 주는 일은 책이 너무 지루해서 잠이 든 경우다. 애석하게도 <죽음의 중지>가 그랬다. <눈 먼 자들의 도시>로 단번에 각인된 저자였기에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에 냉큼 집어 들었지만, 이런 불명예를 안고 말았다. 이번에는 어떠한 세계로 독자를 이끌 것인지 궁금했건만, 소설은 초반부터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다음 날, 아무도 죽지 않았다......'로 시작한 첫 문장은 강렬했지만, 딱딱한 문체와 대화를 구분하지 않은 경계는 나를 지루하게 만들었다.

     

      첫 문장은 말 그대로였다. 새해를 알리는 종이 친 순간부터 죽음은 사람들에게 오지 않았다. 이 일은 한 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곧바로 수 많은 문제를 야기시켰다. 교통사고를 당해도 죽지 않았고,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은 사람에게도 생명이 유지되었다. 전국에서 단 한명의 사망자도 나오지 않은 사태에 어리둥절 했지만, 현실의 문제를 잊어서는 안되었다. 죽음이 오지 않은 것은 자연의 생리를 거스르는 일이었고, 원활함이 제약되는 것은 곧 혼란을 뜻했다. 사망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가장 큰 혼란을 맞이할 곳은 어디일까.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곳, 병원과 장례협회였다. 병원은 공급이 넘쳤고, 장례협회에는 수요의 부족으로 생계를 위협당했다. 또한 교회의 입장도 편치 않았다. 죽음이 있어야 부활이 있고 신의 존재가 자연스러워 지는데, 죽음이 없는 세상은 신이 존재하기에 거북스러운 곳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사망자가 나타나지 않는 나라. 그 나라의 혼란을 짐작하지 못하다가 하나씩 문제가 불거져 나오자 내 머리속은 엄청난 혼란이 일었다. 그 나라를 어떻게 상상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온통 뒤죽박죽 되어버린 상상의 나라는 책을 읽어감에 따라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어지럽혀지고 부서지고 있었다. 병원과 교회, 장례협회의 혼란은 일부분일 뿐이었다. 그 외의 상황이 어떠한지 알고 싶지 않았지만, 저자는 일일이 기록하길 거부했다. 나라일을 맡고 있는 몇몇 인물들과 가장 큰 혼란을 맞이하고 있는 몇몇 기관의 대표자들의 심경으로도 충분한지, 제 멋대로 뻗어가는 상상의 나래를 잠시 차단시켜 주었다. 하지만 그 차단이 유쾌할 리가 없다. 전국을 돌며 혼란을 목격할 필요도 없이 나라의 대표격들이 맞고 있는 현실만 바라봐도 참담함이 느껴졌다. 여기저기서 생각지 못한 복병들이 문제를 일으켰지만, 어디서부터 잘못 된 것인지 바로잡을 수가 없었다. 왜 죽음이 사람들에게 오지 않는지, 어떻게 손을 써야 다시 원활한 자연의 생리를 따를 수 있을지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죽음에서 비켜가 있는 혼란의 대국에 작지만 변화를 일이킬 만한 일이 일어난다. 죽음을 앞둔 한 노인은 이렇게 버티는 삶이 정상적인 것이 아님을 판단하고, 자신을 국경으로 데려가 달라고 말한다. 국경 너머는 여전히 죽음이 존재했고, 그 방법이야말로 작은 돌파구를 제시하는 일인 것 같았다. 노인의 가족은 아버지와 아픈 손자를 함께 국경에 묻고 돌아온다. 국경을 넘는 순간 생명은 꺼져버렸기에 슬픔을 느낄 겨를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그 일은 순식간에 퍼졌고, 목숨만 붙이고 있는 가족을 그런 식으로 처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방법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시켰다. 먼저 사람들의 양심을 찔러댔고, 주변 국가의 불만을 샀으며, 그 일을 처리해주는 마피아의 손길이 닿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럼에도 그런 식으로 행해진 죽음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아 이전의 공급처럼 원활한 죽음을 마련해주지 못했다.

     

      영원할 것만 같던 죽음이 없는 나라. 그런 나라가 과연 지속될 수 있을까. 혼란에 빠진 나라, 혼란에 빠진 독자를 구원(?)하듯 죽음은 이내 다시 찾아왔다. 몇 달간의 죽음의 중지에서 다시 죽음이 재계될 것이라는 경고장이 날아온 것이다. 어떤 경로를 통해서 온지 알 수 없는 자주색 편지. 그 편지는 죽음을 전달하는 메신저였고, 편지를 받는 자는 일주일이 지난 후에 죽게 된다. 죽음이 다시 돌아왔다고는 하지만, 결코 자연스럽지 못한 방법으로 찾아왔기에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죽음은 자주색 편지를 통해 랜덤으로 찾아왔고, 그 편지를 누가 보내는지 알 수 없었다. 저승사자가 지상으로 다시 내려온 것일까? 꿈을 통해 나타나는 것은 고상한 태도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편지를 보내기 시작한 걸까. '죽음(편지를 보낸 행위자)'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 시점에서, 소설은 급격한 변화의 물결을 탄다. 혼란스러운 나라를 잠시 뒤로한 채, '죽음'의 입장에서 죽음이 보여 진다.

     

      '죽음'을 뭐라 불러야 할까. 사람으로도, 저승사자라로도 표현할 수 없는 뼈로만 이루어진 존재. 죽음의 편지를 일일이 쓰고, 순식간에 편지를 보내는 인물로 생각해야 할까. '죽음'이 인간들에게 죽음을 주는 가운데 미처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지 않았다면, 어떤 식으로 '죽음'을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을 것이다. 죽음의 편지를 받아야 할 사람의 편지가 다시 되돌아 온 일. 제 날짜에 도착하지 못한 편지로 인해 그 사람의 생명은 계속되고 있었다. 49살에 죽어야 했을 독신의 첼로리스트는 50번째의 생일을 맞이하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죽음'은 첼로리스트를 관찰한다. 그가 어떠한 생활을 하는지, 그에게 죽음이 왜 비켜갔는지 뼈로 이루어졌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인 '죽음'은 죽음이 찾아오지 않은 인간으로 인해 급격한 혼란을 맞고 있었다.

     

      어째 소설의 흐름이 예상 밖으로 흘러간다고 생각했다. 죽음이 왔다갔다 하는 나라의 지루함을 지켜보다 꾸벅꾸벅 졸던 내게 '죽음'의 행동은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냈지만, 전혀 짐작할 수 없는 반전이었다. 책은 거의 끝나가는데, '죽음'은 첼로리스트에게 죽음을 주는 일에 직접 나서고 있었으니 결과에 주목하면서도 상반된 분위기에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책을 읽다 또 졸고 말았다. 상상력이 풍부한건지, 단순한건지 알 수 없지만 잠들기 전에 읽은 책 내용은 나의 꿈에서 연결되기 일쑤였고 나는 '죽음'과 첼로리스트의 꿈을 꿨다. 그리고 꿈에서 깨자 얼마남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를 읽어 나갔고, 나의 집중력은 최상의 상태를 발휘했으며 이전의 지루함은 떨쳐 버린 채 새로운 이야기를 읽는 듯한 착각에 빠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과를 예상할 수 없지만 결코 순탄하게 흐르게 두지 않을 것을 짐작한 저자의 색다른 면모를 발견한 것처럼, 로멘스 소설을 읽는 듯 끝 부분을 읽어 나갔다.

     

       그것은 독특한 경험이었다. 꾸벅꾸벅 졸면서 힘겹게 읽어간 소설은 모두 사라지고, 죽음을 주려는 '죽음'과 '죽음'을 사랑하게 된 첼로리스트의 이야기만 남아 있었다. 그들의 꿈을 꾸고 나서야 무엇에 홀린 듯 읽어나갔던 일은 물론, 죽음이 사라졌다 다시 온 나라의 일은 현실과 혼동 되었다. 생뚱맞게 서로를 사랑하게 된 '죽음'과 죽음을 비켜간 첼로리스트라니. 혼란에 빠뜨렸던 독자를 우롱하는 것도 아니고, 죽음의 유무를 뭉뚱그리는 것도 아닌 결말 앞에 망연자실 할 뿐이었다. '죽음'이 첼로리스트에게 죽음을 알리지 않고 그를 사랑하게 된 다음 날, 역시 책의 시작과 함께 '아무도 죽지 않았다'로 소설은 끝이 난다.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결말이었지만, 개인적인 경험 앞에서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로 비춰졌다. 죽음은 '죽음'을 통해서 통제된다는 유무를 확인한 셈으로 치기엔 무언가가 석연치 않았다. 두려움의 대상인 죽음이 아니라 죽음을 뛰어 넘는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듯한 '죽음'의 행동.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는 여전한 숙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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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중지 | ye**n720 | 2015.07.0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1
     더 이상 아무도 죽지 않는다고 상상해보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평생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할거...

     더 이상 아무도 죽지 않는다고 상상해보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평생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할거라는 생각이었다. 나는 내가 평소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다.

     주제 사라마구는 이 책에서, 죽음의 중지로 인해 벌어지는 수많은 혼란, 개인적,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죽음이 없다는 것은, 전쟁이나 역병으로 인해 너무 많은 죽음이 발생하는 것만큼 혹은 그것보다 더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 어느 날 한 국가에서 죽음이 활동을 멈춘다. 그 국가는 곧 거대한 살아있는 무덤이 되어버린다. 죽음 직전에 머물러 있는 식물인간 상태의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병원과 양로원은 더 이상 사람들을 수용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 또 생명보험을 해지하려는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보험업계도 위기에 봉착하고, 장례를 치를 일이 없어 장의업계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교회에서는 죽음의 폐지가 악마의 소행이라며 전국적인 기도 운동을 벌였다. 가능한 한 빨리 죽음이 돌아오게 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 이르자 사람들은 죽기 위해 혹은 누군가 죽이기 위해 국경을 넘기 시작한다. 죽음에 머물러 있는 사람을 국경 너머로 보내면 바로 숨을 거둔다는 사실을 발견한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암암리에 국경을 넘기 시작했다. 정부는 이러한 불법 행위를 눈감아 줄 수밖에 없어서 마피아와 모종의 거래를 한다. 국경에 있는 군인과 마피아가 신호를 주고받으면 국경을 넘는 것을 저지하지 않았다.

     죽음의 중지로 인해 위와 같은 혼란이 발생하자 정부의 무능함과 우유부단함이 도드라졌다. 불만을 제기하는 여러 업계의 목소리에 어떻게 하면 좋겠냐며 진땀을 흘린다. 또 처단해야 마땅할 마피아와 손을 잡고 사태를 해결하고자 한다. 교회에서도 자신들의 입지를 잃지 않으려 발버둥 쳤다. 그러한 모습을 보며 우리나라 정부와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문제제기나 사람들의 동요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기득권층의 이해관계에 의해 엉뚱한 판단을 내리고 시민들에게는 일방적으로 통보하거나 혹은 아예 무시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이리저리 휘둘리는 모습 또한 비슷했다. 그리고 다 같이 힘을 모아서 상황을 해결해보려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 밥그릇이 어떻게 될까 두려워서 발버둥치는 책 속의 인물들은 우리나라의 정치인들과 재벌들의 모습과 완전히 겹쳐졌다.

     그러면 이러한 죽음의 중지를 왜 발생한 것일까. 몇 개월 동안 이어진 기묘한 중음의 중지는 어느 날 방송사로 온 자주색 편지에 의해 이유가 밝혀진다. 그것은 죽음으로부터 온 편지였고, ‘그녀는 죽음을 혐오에는 사람들에게 언제까지나 산다는 것, 영원히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맛을 좀 보게 해주기 위해 활동을 중단했던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몇 달 동안의 죽음의 중지 이후, 철학적, 사회적 관점에서 이 실험이 낳은 개탄할만한 결과를 고려하여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정상으로 돌아가겠다고 선포했다. 사람들의 마음에 궁극의 공포를 다시 되돌려주겠다는 것이었다. 이 책에서의 죽음은 형체가 있는 존재로 묘사되어 상당히 흥미로웠다. 후반부에서는 죽음의 시기를 놓친 첼리스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심지어 그 첼리스트와 육체적인 사랑을 나누고 잠이 든다. 죽음은 잠을 잘 수 없는 존재라고 앞서 설명이 나왔었는데, 그녀가 잠에 들며 또다시 다음날, 아무도 죽지 않았다.’는 문장으로 이야기가 끝난다. 수미상관을 이루는 이 문장이 매우 흥미로웠다. 또다시 찾아온 죽음의 중지에 대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더 큰 혼란이 야기될지, 한 번 겪어보았던 문제여서 좀 더 체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지 궁금해졌다.

     육체가 죽는다는 것에 대해 정말 막연하고 두렵게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저자는 이러한 사고를 뒤엎는 상상력과 통찰력으로 죽음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때가 되면 자신의 자리에서 물러날 줄 알아야하며 그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 그대 살아 있는가? | qu**tz2 | 2011.04.27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선택은 아니었지만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사람은 누구나 영원을 꿈꾸기 마련이다. 유한성이라는 것은 때때로 사람을 침묵하게 만들다 못해 제 인생 전반을 부정토록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로초를 갈망하던 진시황이 황천길로 향했듯 생을 갈망하는 모든 사람은 영생을 보장받지 못한 채 제게 주어진 삶을 살다 조용히 떠난다.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차마 즐기지는 못하니, 삶을 완성시켜주는 마지막 점이라는 식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우리는 죽음에 자꾸만 부여하려 들 따름이다. 그렇다면 죽음이 없는 삶이란 마냥 좋을까? 굉장히 희망적일 것만 같은 세상, 하지만 저자는 또 다른 이미지를 생에 부여한다. 주제 사라마구는 죽음의 신이 제게 주어진 소명의 수행을 멎어버린 순간을 그려낸 <죽음의 중지>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우리가 이제껏 생각해온 바와는 다소 다른 생각들을 드러내고 있었다. 첫째 우리의 영생이 다른 생명의 탄생까지 막을 수 없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저자는 죽음의 중지에 비극적인 분위기를 입혔다. 이제는 출산율이 지극히 낮아 각국마다 비상 사태를 선포하고 있지만, 제한된 영토에 늘어만 가는 인구는 수없이 많은 걱정거리를 인류에게 안겨왔다. 멜서스와 같은 학자는 인구의 증가와 식량 생산의 증가 비율을 언급하며 비극적인 미래를 그리기도 하지 않았던가! 실제로 죽음이 정지하는 순간 인구의 균형은 깨어질 수밖에 없다. 다소 께름칙하기는 한데, 죽어야만 하는 사람이 죽지 않고 버티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새 생명이 태어날 경우 머지 않아 지구는 인간이 발을 디딜 틈이 존재치 않게 될 것이다. 떠나야만 하는 때를 알고 떠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미덕인지를 생각해 보게 된달까? 둘째, 저자는 죽음의 중지가 곧 의미 있는 생을 뜻하지는 않음을 작품을 통해 충분히 드러냈다. 소설 속 인물들은 중지의 시점을 결정할 권한을 갖지 못했다. 젊고도 건강한 상태에 놓인 사람들이라면야 행복할 수도 있겠는데, 문제는 그렇지 아니한 다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만일 수만 가지의 고통에 노출되어 이 지긋지긋한 아픔으로부터 벗어나는 게 인생 일대의 소망인 사람이 있다면, 죽음은 세상이 그에게 선사해 줄 수 있는 최대의 선물일 것이다. 거동을 전혀 하지 못하는 자, 자식들에게 너무나 큰 짐이 되고 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자, 심각한 사고로 의식조차 불투명한 자 등등. 어떠한 생도 가치가 없다 함부로 말해선 아니 되겠으나 생을 유지하는 것을 외려 끔찍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죽음은 오히려 자비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저자는 죽음을 지우는 일로부터 한 발 물러서 다른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면 죽음이 존재하되 예측 가능한 형태로 다가온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저자는 멈추어버린 죽음에 속도를 부여한다. 작품 속 사람들은 제 죽음을 예고하는 편지를 받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 말할 수 있고 진행 중이던 일을 잘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기회를 그들은 부여 받은 셈이다. 하지만 다가오는 죽음으로부터 중압감을 느낀 탓인지, 예측된 죽음의 존재가 사람들의 생을 바꾸지는 못한다. 왜 하필 이 시점에서 나란 말인가! 그들은 울부짖는다. 아무리 긴 시간을 이 세상에 머물렀다 하여도 죽음의 순간에 닿으면 생은 한없이 짧게만 느껴지는 탓이다. 갑자기 찾아온 죽음과 별반 다를 바 없이 혼돈의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다소 불쌍해 보이기까지 했다. 허나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나 역시도 비탄에 잠겨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죽음의 품에 안기게 될 듯하다. 그렇다면 죽음을 우린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가? 너무 뻔한 답처럼 보이지만, 저자는 그 뻔한 방법이 우리에게 허락된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한다. 바로 생으로 맞서는 것이다. 그런다 하여 죽음을 빗겨간다거나 영생을 획득하는 일은 물론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이미지를 하고 첼리스트를 찾은 소설 속 ‘죽음’을 통해, 언제가 될진 알 수 없지만 죽음이 다가오는 그 순간까지 세상을 사랑할 것을, 그럼으로써 살아 있을 땐 살아 있을 것을 저자는 주문한다. 현명함일까, 아니면 어리석음일까? ...
    선택은 아니었지만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사람은 누구나 영원을 꿈꾸기 마련이다. 유한성이라는 것은 때때로 사람을 침묵하게 만들다 못해 제 인생 전반을 부정토록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로초를 갈망하던 진시황이 황천길로 향했듯 생을 갈망하는 모든 사람은 영생을 보장받지 못한 채 제게 주어진 삶을 살다 조용히 떠난다.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차마 즐기지는 못하니, 삶을 완성시켜주는 마지막 점이라는 식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우리는 죽음에 자꾸만 부여하려 들 따름이다. 그렇다면 죽음이 없는 삶이란 마냥 좋을까? 굉장히 희망적일 것만 같은 세상, 하지만 저자는 또 다른 이미지를 생에 부여한다. 주제 사라마구는 죽음의 신이 제게 주어진 소명의 수행을 멎어버린 순간을 그려낸 <죽음의 중지>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우리가 이제껏 생각해온 바와는 다소 다른 생각들을 드러내고 있었다.
    첫째 우리의 영생이 다른 생명의 탄생까지 막을 수 없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저자는 죽음의 중지에 비극적인 분위기를 입혔다. 이제는 출산율이 지극히 낮아 각국마다 비상 사태를 선포하고 있지만, 제한된 영토에 늘어만 가는 인구는 수없이 많은 걱정거리를 인류에게 안겨왔다. 멜서스와 같은 학자는 인구의 증가와 식량 생산의 증가 비율을 언급하며 비극적인 미래를 그리기도 하지 않았던가! 실제로 죽음이 정지하는 순간 인구의 균형은 깨어질 수밖에 없다. 다소 께름칙하기는 한데, 죽어야만 하는 사람이 죽지 않고 버티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새 생명이 태어날 경우 머지 않아 지구는 인간이 발을 디딜 틈이 존재치 않게 될 것이다. 떠나야만 하는 때를 알고 떠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미덕인지를 생각해 보게 된달까?
    둘째, 저자는 죽음의 중지가 곧 의미 있는 생을 뜻하지는 않음을 작품을 통해 충분히 드러냈다. 소설 속 인물들은 중지의 시점을 결정할 권한을 갖지 못했다. 젊고도 건강한 상태에 놓인 사람들이라면야 행복할 수도 있겠는데, 문제는 그렇지 아니한 다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만일 수만 가지의 고통에 노출되어 이 지긋지긋한 아픔으로부터 벗어나는 게 인생 일대의 소망인 사람이 있다면, 죽음은 세상이 그에게 선사해 줄 수 있는 최대의 선물일 것이다. 거동을 전혀 하지 못하는 자, 자식들에게 너무나 큰 짐이 되고 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자, 심각한 사고로 의식조차 불투명한 자 등등. 어떠한 생도 가치가 없다 함부로 말해선 아니 되겠으나 생을 유지하는 것을 외려 끔찍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죽음은 오히려 자비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저자는 죽음을 지우는 일로부터 한 발 물러서 다른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면 죽음이 존재하되 예측 가능한 형태로 다가온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저자는 멈추어버린 죽음에 속도를 부여한다. 작품 속 사람들은 제 죽음을 예고하는 편지를 받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 말할 수 있고 진행 중이던 일을 잘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기회를 그들은 부여 받은 셈이다. 하지만 다가오는 죽음으로부터 중압감을 느낀 탓인지, 예측된 죽음의 존재가 사람들의 생을 바꾸지는 못한다. 왜 하필 이 시점에서 나란 말인가! 그들은 울부짖는다. 아무리 긴 시간을 이 세상에 머물렀다 하여도 죽음의 순간에 닿으면 생은 한없이 짧게만 느껴지는 탓이다. 갑자기 찾아온 죽음과 별반 다를 바 없이 혼돈의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다소 불쌍해 보이기까지 했다. 허나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나 역시도 비탄에 잠겨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죽음의 품에 안기게 될 듯하다.
    그렇다면 죽음을 우린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가? 너무 뻔한 답처럼 보이지만, 저자는 그 뻔한 방법이 우리에게 허락된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한다. 바로 생으로 맞서는 것이다. 그런다 하여 죽음을 빗겨간다거나 영생을 획득하는 일은 물론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이미지를 하고 첼리스트를 찾은 소설 속 죽음을 통해, 언제가 될진 알 수 없지만 죽음이 다가오는 그 순간까지 세상을 사랑할 것을, 그럼으로써 살아 있을 땐 살아 있을 것을 저자는 주문한다. 현명함일까, 아니면 어리석음일까?
     
    다음 날, 아무도 죽지 않았다.’ –p11
    다음 날, 아무도 죽지 않았다.’ –p279
     
    수미상관(首尾相關). 운율을 중시하고 의미를 강조할 때 주로 쓰이는 표현수법이다. 시작과 끝맺음을 같은 문장으로 함으로써 저자가 노린 바는 과연 무엇일까? 처음의 죽은 자 없음은 혼돈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마지막의 죽은 자 없음은 죽음을 뛰어넘은 이다. 편지의 존재를 알지 못했기에 그리 행동할 수 있었던 거겠으나, 죽음을 의식치 아니한 삶의 결과로 저자는 어리석음아닌 의 손을 들어준다. 같은 죽음의 중지이지만 서로 의미가 180도 다른, 같은 듯 다른 이 두 문장에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다 담겼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대 살아 있는가? 심장이 뛰니까, 숨이 멎지 않았다 하여 살아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 결국 살아 있는 그 순간에 충실한 것이 영원한 생은 아닐까? 죽음을 중지시킬 순 없겠지만, 죽음에 다가가야만 한다면 그대는 어떠한 죽음을 택하겠는가? 의연하게 생을 좇다 죽음의 품에 안기는 것이 죽어서는 아니 된다며 빌빌거리다가 스러지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아직 죽지 아니하였다면 철저하게 살아있어야만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스스로의 삶을 아름답게 가꿀 수 있는 열쇠는 바로 우리 자신에게 있다. 그 사실을 기억하는 것으로부터 죽음(무의미한 삶)의 중지는 시작된다.
  • 환상적이면서도 진지한 | hs**9 | 2010.10.21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주제 사라마구, 무라카미 하루키, 이외수 이 3명의 작가의 공통점은 환상적인 스타일의 글이지만, 매우 진지한 주제 의식을 갖고...
    주제 사라마구, 무라카미 하루키, 이외수 이 3명의 작가의 공통점은 환상적인 스타일의 글이지만, 매우 진지한 주제 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은 진지한 성격이 매우 짙다.
    환상적인 분위기로 인해 글은 술술 읽히는데, 읽고나면 뭘 봤는지 잘 모르겠는 경우가 많다.
    먼저 읽었던 <이름없는 자들의 도시>에서도 그랬는데, <죽음의 중지>는 더 심하다.
    죽음의 중지, 죽음의 선고장, 죽음의 인간화(?) 라는 내용은 기상천외한데, 속 뜻이 뭔지 쉽게 감이 잡히지 않는다. 좀 혼란스럽기도 하다.
    아무래도 나중에 차분히 다시 한번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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