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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철학의 비판(문학동네 인문 라이브러리 12)(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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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0쪽 | 양장
ISBN-10 : 8954646298
ISBN-13 : 9788954646291
비판철학의 비판(문학동네 인문 라이브러리 12)(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리쩌허우 | 역자 피경훈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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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2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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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외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미선택 제본불량 미선택 부록있음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2.내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출간 20170730, 판형 138x222, 쪽수 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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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비판철학의 비판-칸트와 마르크스의 교차적 읽기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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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 ........... 5점 만점에 5점 cocoz*** 2020.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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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 새책과 같아요. 사길 잘 했음 5점 만점에 5점 sion*** 2020.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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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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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철학의 비판』은 근본적으로 독일 관념론 철학의 시원으로 거슬러올라가 ‘문화대혁명’을 재검토하고자 쓴 책이다. 당시 ‘부르주아 사상가’로 분류되어 철저히 배격되었던 칸트를 전면에 내세운 것 자체가 중국 사상계에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리쩌허우는 마르크스주의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독일 관념론의 뿌리, 즉 칸트를 재검토함으로써 계급투쟁 일변도의 역사를 추동하던 왜곡된 변증법에 도전하려 했다.

저자소개

저자 : 리쩌허우
저자 리쩌허우는 동서양 철학을 넘나들며 독자적 사상체계를 구축한 현대 지성계의 거목. 1930년 중국 후난성湖南省 창사長沙에서 태어나 베이징 대학 철학과에 진학한다. 졸업 후 중국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에 들어가고, 이십대의 나이에 미학 대논쟁에 참여해 당대 저명한 이론가들이던 주광첸朱光潛, 차이이蔡儀에 맞서 실천미학을 대표하는 논객으로 명성을 떨친다. 하지만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의 여파로 20년간 학문적 암흑기를 겪는다. 마오쩌둥의 글만 읽도록 하고 마르크스와 레닌의 책마저 비판을 받던 그 시절, 리쩌허우는 남몰래 칸트 저작을 읽으며 『비판철학의 비판』 저술에 몰두한다. 마오쩌둥의 시대가 막을 내린 1976년 초고를 완성하고 출판사에 넘겨 1979년 출간된다. 오랫동안 폐쇄적인 지적 환경 속에 눌려 있던 중국의 지식인들과 학생들은 마르크스주의로 칸트를 보완하고자 한 이 책에 열광한다. 초판만 3만부가 팔린 이 책의 영향력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속되어 ‘1980년대를 열어젖힌 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왕성한 저술활동을 시작한 리쩌허우는 ‘사상사 3부작’ 『중국근대사상사론』(1979), 『중국고대사상사론』(1985), 『중국현대사상사론』(1987), ‘미학 3부작’ 『미의 역정』(1981), 『화하미학』(1988), 『미학사강』(1989)을 차례로 완성한다. 1988년엔 프랑스 국제철학원에서 선정한 ‘이 시대의 뛰어난 철학자 3인’의 하나로 이름을 올린다. 톈안먼 사건 이후, 1992년 미국으로 떠나 콜로라도 대학 객원교수로 재직한다. 이곳에서 류짜이푸劉再復와의 대담집 『고별혁명』(1995)을 출간한다. 큰 파장을 낳은 이 책에서 리쩌허우는 20세기 중국을 뒤덮었던 급진적 ‘혁명’에 반대하고, ‘경제건설’을 전제로 한 ‘민주와 법제’, 점진적 개량을 주장한다.
미국에 머무는 동안 『논어금독』(1998), 『기묘오설』(1999)을 썼고, 중국의 향후 발전 방향과 학술 동향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발언을 이어간다. 2000년대 들어서는 후기 사상의 주요 개념들인 도度 본체와 정情 본체, 실용이성과 ‘밥 먹는 철학’, 서체중용西體中用, 문화-심리 구조 등을 본격적으로 논한 『역사본체론』(2002), 『실용이성과 낙감문화』(2005), 『인류학 역사본체론』(2008) 등을 발표한다. 팔순이 넘어서도 미국과 베이징을 오가며 『중국철학이 등장할 때가 되었는가?』(2011), 『중국철학은 어떻게 등장할 것인가?』(2012) 같은 대담집을 통해 자신의 학문 여정을 회고한 리쩌허우는 세계사적 차원에서 중국이 당면한 문제와 철학의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탁월한 식견을 내놓고 있다.

역자 : 피경훈
역자 피경훈은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베이징 대학에서 중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중국학연구소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국립목포대학교 중국언어와문화학과 교수로 있다. ‘문화대혁명과 사회주의적 주체성의 문제’ ‘중국의 제국 담론’ 등에 관심을 갖고 연구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해방으로서의 과학」 「주체와 유토피아」 「문화대혁명의 종결을 어떻게 재사유할 것인가」 「계몽의 우회」 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 『혁명과 이행』(공저), 옮긴 책으로 『상하이학파 문화연구』 『계몽의 자아와해』(이상 공역)가 있다.

목차

1장 사상의 기원과 발전과정
1. 칸트 철학의 시대적 배경과 정치 성향
2. 칸트 철학의 사상적 자원
3. 뉴턴과 루소의 결정적 영향
4. 전前비판 시기
5. “서로 대립하는 철학의 각 유파들을 하나의 체계로 결합하다”
6. ‘칸트로 회귀’하는 현대 철학 사조

2장 인식론: (1) 문제 제기
1. ‘비판철학’의 의미
2. ‘선험적 종합판단은 어떻게 가능한가’
3. 이원론과 관념론
4. “생활, 실천의 관점은 인식론의 우선적이고도 기본적인 관점이어야 한다”
5. ‘종합’은 개조의 대상이다
6. 수학의 본질에 관하여

3장 인식론: (2) 공간과 시간
1. 시간과 공간은 ‘감성의 직관형식’이다
2. ‘초월적 실재성’과 ‘초월적 관념성’
3. 칸트의 시공간관에 대한 현대 서구 철학의 비판
4. ‘모든 존재의 기본 형식은 공간과 시간이다’

4장 인식론: (3) 범주
1. ‘지성의 순수개념’으로서의 범주
2. ‘초월적 도식’
3. ‘지성의 선험원리’: (가) ‘양’과 ‘질’
4. ‘지성의 선험원리’: (나) ‘실체’와 ‘인과’
5. ‘지성의 선험원리’: (다) ‘상호관계’와 ‘경험 사유의 세 가지 준칙’
6. 자연과학의 인과성 이론 속 칸트주의
7. ‘필연성은 인류의 활동, 실험 및 노동에서 증명된다’

5장 인식론: (4) 자아의식
1. ‘자아의식’은 칸트 인식론의 핵심이다
2. ‘주관 연역’
3. ‘객관 연역’
4. ‘자아의식’과 ‘대상의식’의 상호의존
5. 칸트는 ‘자아’ 영혼의 실체에 반대한다
6. 헤겔의 ‘자아의식’
7. “문제는 세계를 바꾸는 것이다”
8. ‘코페르니쿠스적 혁명’

6장 인식론: (5) 이율배반
1. ‘초월적 환상’과 변증법
2. 네 가지 ‘이율배반’
3. ‘모순을 피할 수는 없다’
4. 네 가지 ‘이율배반’의 특수성

7장 인식론: (6) 물 자체
1. 감성 원천으로서의 ‘물 자체’
2. 인식 한계로서의 ‘물 자체’
3. “인간은 마땅히 실천 속에서 자기 사유의 진리성을 증명해야 한다”
4. 이성 이념으로서의 ‘물 자체’
5. 인식론에서 윤리학으로

8장 윤리학: (1) 도덕명령
1. 경험론적 행복주의에 대한 반대
2. ‘보편적 입법형식’
3. ‘인간은 목적이다’
4. ‘의지의 자율’
5. ‘칸트는 오직 선의지만 말할 뿐이다’
6. 선악 개념과 도덕 감정

9장 윤리학: (2) 종교, 정치, 역사관
1. 실천이성의 ‘이율배반’과 ‘최고선’
2. 종교적 관점
3. 법 권리와 정치에 관한 관점
4. 역사 이념
5. ‘인간의 실천으로 이해된 선善’
6. 사회이론 영역에서의 칸트주의

10장 미학과 목적론
1. 『판단력비판』
2. ‘미의 분석’
3. ‘숭고의 분석’
4. ‘미의 이상’ ‘심미 이념’, 그리고 예술
5. 유기체 조직
6. 기계론과 목적론의 ‘이율배반’
7. 인간은 자연의 ‘최종 목적’이다
8. ‘인간은 미의 척도에 근거해 생산한다’

초판 후기|재판 후기|출판 30주년 수정 6판 후기
부록: 마르크스와 칸트를 따라 앞으로 나아가다(슈웨이와의 인터뷰)
주|리쩌허우 연보
해설1: 칸트와 마르크스를 결합하려는 사상적 분투(심광현)
해설2: 리쩌허우의 ‘문화-심리 구조’와 ‘역사본체론’(임춘성)
옮긴이의 말|찾아보기

책 속으로

『순수이성비판』의 문체가 칸트의 외면적 생활과 비슷하다면, 그 책의 내용은 요동치던 당시의 시대 상황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당시는 근대 자연과학이 중대한 발전을 이루던 시대이자 동시에 프랑스혁명의 폭풍이 불어닥치던 시대였다. 칸트는 강의실과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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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이성비판』의 문체가 칸트의 외면적 생활과 비슷하다면, 그 책의 내용은 요동치던 당시의 시대 상황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당시는 근대 자연과학이 중대한 발전을 이루던 시대이자 동시에 프랑스혁명의 폭풍이 불어닥치던 시대였다. 칸트는 강의실과 서재에서 일생을 보내기는 했지만 세계정세와 사회투쟁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고, 특히 당시의 정치 상황에 주목하고 있었다. 그가 루소의 『에밀』을 읽다가 평생 지켜오던 산책 시간을 어긴 일은 철학사에서 종종 언급되는 유명한 일화다. 칸트는 프랑스 부르주아계급 혁명사상의 세례를 받았으며, 이 혁명사상은 그의 철학적 사유를 통해 표현되었고 칸트 철학의 중요한 축을 형성했다.(11쪽)

물질적 생산활동의 사회적 실천을 인간과 자연의 통일의 기초로 삼아 논리와 심리를 구축하는 것은 마르크스에서 칸트에 이르는 길이다.(229쪽)

로크와 프랑스 유물론에서 칸트와 헤겔로의 이동, 그리고 다시 칸트와 헤겔에서 마르크스로의 이동은 매우 깊은 의의를 지니는 인류 인식론사의 변증법이다. 부정의 부정, 물질에서 정신으로, 다시 정신에서 물질로. 이 과정은 전체 근대 철학사의 종결이자 완성이며 나선형의 고양이다.(231쪽)

프랑스 유물론은 인간을 자연에 종속시켰고, 독일의 고전적 관념론은 자연을 인간의 정신에 종속시켰으며, 마르크스의 유물론은 인간이 세계에 대해 능동적으로 벌이는 물질적 개조에 자연을 종속시켰다. 이는 또한 자연 본체론(프랑스 유물론)에서 의식 본체론(독일 고전 유심론)으로의 전환이며, 다시 인류학 본체론(마르크스주의)으로의 전환이다.(232쪽)

중국은 1950년대 후반 이후 ‘문화대혁명’에 이르러 ‘좌경’ 사조가 최고조에 달했고, 문화비판, 계급적 각성, 정신의 추구, 도덕 제일주의 등의 다양한 관점과 이론 및 행동이 중국 전역을 휩쓸었다. 이러한 관점들은 현대 서구 마르크스주의 사조와 많은 부분 비슷한 점이 있다. 그러므로 객관적 사회 조건이 서로 다르다 할지라도, 서구의 일부 사상가들이 여전히 만년의 마오쩌둥 학설을 그람시와 비교·대조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론의 총체적 경향성이란 측면에서 마오쩌둥과 그람시 등은 서로 근접해 있으며, 모두 주관주의에 근거한 윤리적 공상空想을 표현하고 있다. 이는 일종의 왜곡된 칸트주의라 할 수 있다.(410쪽)

칸트, 괴테와는 다르게 피히테, 셸링, 헤겔에서 니체, 베버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다시 하이데거, 슈미트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사상가가 한 시대를 풍미한 낭만주의적 성격을 지니고 있었고…… 히틀러의 출현이 (하이데거, 하이젠베르크, 슈미트 등 다수의 지식인을 포함하여) ‘전 국민적 추앙’을 받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나는 이 현상이 쉽게 지나쳐버릴 수 없는 독일 사상사의 엄중한 교훈이라 생각한다. 다른 사상가들과 비교하여 말한다면, 경험을 떠나지 않은 인식론과 자유로운 개체(목적으로서의 인간)의 고양, 그리고 인류 이상(영구평화)의 윤리학과 정치철학을 강조한 칸트가 훨씬 건강하다 할 수 있다. 실천철학, 즉 인류학적 역사본체론의 기초 위에서 칸트를 계승하고 발전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414~4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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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칸트로 마르크스를 보완하고, 마르크스로 칸트를 수정한다 문화대혁명 이후 황무지 같던 중국 사상계에 비판적 좌표를 제시한 명저 이 책은 단순히 중국 현대 사상의 한국적 수용 차원을 넘어서 서구 사상의 동양적 수용이라는 보다 거시적 맥락...

[출판사서평 더 보기]

칸트로 마르크스를 보완하고,
마르크스로 칸트를 수정한다

문화대혁명 이후 황무지 같던 중국 사상계에 비판적 좌표를 제시한 명저

이 책은 단순히 중국 현대 사상의 한국적 수용 차원을 넘어서 서구 사상의 동양적 수용이라는
보다 거시적 맥락에서 매우 중요할 뿐 아니라, 다시 한번 거대한 세계사적 변동을 맞이하고 있는
21세기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한 사상적 좌표를 세우는 과정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중대한 고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큰 의의가 있다.
_심광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이론과 교수)

리쩌허우는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였다. 그의 영향력은 전기에는 미학에 무게중심이 실렸고, 후기에는 점차 중국 철학, 특히 유학儒學 방향으로 전환했다. 특히 포스트사회주의 중국의 비판적 사상과 문화 흐름에 미친 영향은 간과해서는 안 된다. 동서고금을 아우르면서 실용이성이 강고한 중국 전통을 해체하기 위해 현대적 과학기술을 근본으로 삼자고 주장한 리쩌허우는 첸리췬과 천쓰허 등의 ‘20세기 중국문학’,
왕후이의 『중국 현대사상의 흥기』 등에 계시를 주었다. 그리고 진다이近代 사회주의 유토피아 사조에 대한 고찰은 중국의 진보적 전통을 중국 공산당의 범주보다 큰 것으로 설정함으로써 중국 지식인들에게
거시적인 시야를 제공했다. 왕샤오밍의 『중국현대사상문선』은 바로 그 직접적인 산물이다.
_임춘성(목포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사상의 암흑기이던 문화대혁명 시절 남몰래 칸트를 읽으며 저술한 『비판철학의 비판』은 세계적인 사상가 리쩌허우李澤厚의 초기 주저이다. 문혁 막바지인 1976년 지진 대피용 임시 막사에서 초고를 완성하고 1979년 출간된다. 폐쇄적인 지적 환경 속에 눌려 있던 중국 지식인들과 학생들은 칸트 철학과 마르크스주의의 결합을 모색한 이 책에 열광한다. ‘사상사 3부작’ ‘미학 3부작’으로 이어지는 리쩌허우 사상의 터전이 되었으며 훗날 ‘1980년대를 열어젖힌 책’이란 평가를 받는다. 가라타니 고진이 칸트와 마르크스를 연결하여 ‘비판’의 의미를 새롭게 정립한 역작 『트랜스크리틱』을 펴낸 것이 2001년이다. 그보다 20년 이상 먼저 쓰인 이 선구적인 책은 문화대혁명을 거치며 왜곡되고 망가진 마르크스주의를 복원하고 새로운 진화의 전기를 마련하려는 사상적 분투의 산물이다.

중국 사상해방의 기폭제

동서양 철학을 넘나들며 독자적 사상체계를 구축한 현대 지성계의 거목 리쩌허우는 이십대 때인 1950년대 미학 대논쟁에 참여해 주광첸朱光潛, 차이이蔡儀 같은 저명한 이론가들에 맞서 실천미학을 대표하는 논객으로 명성을 떨치지만,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의 여파로 이후 20년간 학문적 암흑기를 겪는다. 마오쩌둥의 글만 읽도록 하고 마르크스와 레닌의 책마저 비판을 받던 그 시절, 리쩌허우는 하방되어 노역을 하면서도 틈틈이 칸트 저작을 읽고 글을 정리해나갔으며, 1976년 탕산 대지진으로 피신해 있던 베이징의 임시 천막에서 『비판철학의 비판』을 완성한다.
바로 그해 마오쩌둥의 시대가 막을 내렸고 출판사에 넘겨진 원고는 1979년 책으로 출간된다. 초판만 3만부가 팔린 이 책은 당시 중국 사상계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며, 마르크스주의 철학에서 ‘실천’의 중요성을 놓고 벌어진 대논쟁의 촉매가 된다. 2006년 여섯번째 개정판이 나오고 타이완과 중국 본토에서 해적판이 돌아다닐 만큼 이 책의 생명력은 수십 년간 지속되었다.
20세기 중국 사상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고 할 수 있는 리쩌허우의 주요 저술이 대부분 우리말로 옮겨진 상황에서, 그 사상의 근간이 되는 이 『비판철학의 비판』이 여태 번역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번역이 힘든 책이기도 하다. 독일 관념론 철학을 비롯한 서구 철학 전반과 그 중국적 수용의 맥락, 그리고 한국 학계에서 통용되는 철학 및 과학 용어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역자 피경훈 교수가 5년여 동안 매달려 이 책을 번역했다. 초판 출간 후 4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이 책은 문화대혁명 이후 중국 사상사의 전개라는 특수한 맥락에서뿐 아니라, 칸트 철학과 마르크스주의 철학의 만남이라는 보편적인 사상사적 맥락에서도 간과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저작이다.
칸트와 마르크스의 교차 비평은 나중에 가라타니 고진에 의해서도 수행되는데(『트랜스크리틱』), 고진은 사실상 마르크스와는 상반되게, 화폐의 이율배반에 대한 해결책을 노동자가 수동적 위치에 서게 되는 생산의 장이 아니라 노동자가 능동적 위치에 설 수 있는 소비의 장에서 찾는다. 반면에 리쩌허우는 칸트 사상의 주체적, 윤리적 계기만이 아니라 칸트의 초월적 인식론과 윤리학 및 미학의 전체 체계를 마르크스의 사적 유물론으로 재해석하여 칸트와 마르크스 사상의 내재적 결합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교환양식이라는 전혀 다른 문제틀에 입각해 마르크스식 생산양식의 문제틀을 비판하는 고진의 ‘외재적 비판’과는 크게 차이가 있다.(심광현의 해설 「칸트와 마르크스를 결합하려는 사상적 분투」 583~585쪽 참조)

마르크스주의의 진화를 위한 칸트로의 회귀

『비판철학의 비판』은 근본적으로 독일 관념론 철학의 시원으로 거슬러올라가 ‘문화대혁명’을 재검토하고자 쓴 책이다. 당시 ‘부르주아 사상가’로 분류되어 철저히 배격되었던 칸트를 전면에 내세운 것 자체가 중국 사상계에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리쩌허우는 마르크스주의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독일 관념론의 뿌리, 즉 칸트를 재검토함으로써 계급투쟁 일변도의 역사를 추동하던 왜곡된 변증법에 도전하려 했다.
이 책은 표면적으론 칸트로부터 어떻게 마르크스에 도달할 것인가를 이야기하지만 심층적으론 오히려 마르크스에서 칸트로 되돌아간다. 이는 칸트의 선험철학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칸트를 뒤집는 것, 마르크스를 칸트의 물질적 기초로 삼는 것이다. 칸트 철학에 내재된 주체성의 추상적 성격을 마르크스주의의 유물론적 시각으로 보충하려 한 것은 『비판철학의 비판』을 관통하는 핵심 쟁점이다. 저자는 ‘인류의 장구한 역사적 실천’을 마르크스주의의 유물론적 시각에서 새롭게 전유함으로써 주체성의 추상성을 극복할 수 있는 근거로 정립하고자 했다.
마르크스는 칸트 철학을 “프랑스혁명에 대한 독일의 이론”이라 규정했고, 엥겔스도 “프랑스에서 정치 혁명이 일어나던 때에 독일에서는 철학 혁명이 일어났다. 이 혁명은 바로 칸트에게서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이런 견해를 이어받아 리쩌허우 또한 칸트 철학은 프랑스혁명에 대한 독일의 초기 시민-부르주아계급의 반응이었으며, 프랑스의 정치 혁명을 독일의 사상으로 승화시킨 것이라고 본다. 리쩌허우는 다른 어떤 칸트 연구보다도 더 깊이 있게 칸트 사상의 핵심을 포착하면서, 인식론에서 윤리학과 미학을 거쳐 역사와 정치사상에 이르는 칸트 사상의 복잡한 노정을 종합적이고도 체계적으로 제시하며, 동시에 매우 독창적인 관점에서 칸트 사상에 대한 수정과 보완을 시도한다. 일반적인 칸트 연구가 그저 철학사 연구의 맥락 안에 머무는 것과 달리, 리쩌허우의 칸트 분석은 학문과 정치가 복잡하게 갈등을 빚던 18세기 유럽의 상황을 전제로 수행되며, 마르크스주의적 재해석을 통해 칸트 사상의 동시대적 의의를 해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축적설: 칸트와 마르크스의 결합

리쩌허우는 칸트가 정립한 ‘주체성의 철학’을 적극 수용하되, 그것이 제대로 성립하기 위해서는 유물론적 근거를 결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칸트를 통한 주체성의 회복, 그리고 마르크스를 근간으로 한 추상적 주체성의 보충과 극복이라는 리쩌허우의 사상적 구도가 집약된 개념이 바로 ‘축적설(적전설積澱說)’이다.
리쩌허우는 칸트가 선험적 능력이라고 말한 지성, 판단력, 이성은 실제적으론 역사 속에서 축적된 인류의 주체적 능력이 개인적 자아에 계승된 것이라고 본다. 이렇게 사적 유물론의 관점에서 칸트를 재해석한다고 해서 칸트를 마르크스로 대체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리쩌허우는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칸트적 보완을 적극적으로 탐색한다. 이는 단순히 칸트를 마르크스로 보완할 뿐 아니라 마르크스를 칸트로 보완한다는 이중적 의미를 함축한다.

마르크스주의는 비단 혁명의 철학일 뿐 아니라 구축의 철학이기도 하다. 정신문명의 구축은 문화-심리 구조의 문제, 문화의 비판적 계승의 문제, 역사적 축적의 문제, 인성의 문제, 주체성의 문제 등을 다룬다. ……이러한 측면에서 칸트 철학이 제시하는 여러 문제 및 관점은 여전히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재판 후기」)

리쩌허우는 칸트의 공헌과 그 윤리학의 중요성이 형식주의의 방식으로 보편 필연성(즉 객관적 사회성)을 띤 문화-심리 구조의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에 있다고 본다. 이런 문화-심리 구조는 오직 인류에게만 속한 것으로 문화를 통해 역사적으로 축적되어 형성된다. 이러한 측면은 헤겔과 마르크스주의에서 소홀히 한 부분이다. 헤겔과 마르크스는, 칸트가 제시한 보편성을 갖는 인성 능력, 즉 인류의 문화-심리 구조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리쩌허우는 칸트의 이 같은 중대한 공헌을 긍정하는 가운데 독자적 관점에서 ‘인류학 본체론’을 제시한다. 칸트와 달리, 인류학 본체론은 이러한 심리 구조가 선험적 이성이 아니라 인류의 장구한 역사적 실천의 축적과 침전을 통해 조성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마르크스의 관점에서 칸트 사상을 재해석함으로써 ‘사적 유물론적 인류학’을 제창한 것은 서양철학 자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서양철학에 대한 비판적 수용이 만들어낸 독창적 성과라 할 수 있다.

나는 칸트 철학이 결국 제기하는 바는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이유’, 즉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대명제라고 생각한다. 이 위대한 문제에 대해 칸트는 인식·도덕·심미라는 세 가지 측면을 통해 문화-심리 구조, 즉 ‘보편 필연적’ 인성 능력이라는 위대한 해답을 내놓았다. 하지만 ‘보편 필연적’ 인성 능력이 어떻게 가능한가의 문제를 ‘순수이성’으로 귀결시킨 것은 문제 해결이 되지 못했다. ‘인간은 무엇인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문제는 ‘경험이 선험이 되고, 역사가 이성을 구축하며, 심리가 본체가 되는’ 인류학의 역사본체론을 제기함으로써 진일보한 탐구를 해야 하는 주제라 할 수 있다.(483~484쪽)

리쩌허우가 제시한 ‘칸트와 마르크스의 결합’ 및 ‘축적설’은 문화대혁명 이후, 즉 1980년대 진행된 문화운동인 ‘문화열文化熱’의 형성에 결정적 계기를 마련해준다. 특히 ‘축적설’을 통한 주체성 재정립의 구상은 1980년대 중국 지식인들에게 비판적 영감의 시발점이 된다. 중국 전통문화와의 철저한 단절, 공산주의적 미래를 향한 맹목적 전진만 횡행하던 문화대혁명의 종결 이후, 문화적 좌표를 상실한 중국 지식인들에게 ‘축적설’은 문화적, 역사적 혈맥을 이을 수 있는 이론적 근거가 되었고, 황무지 같았던 중국 사상계에 새로운 싹을 틔워줄 맹아 역할을 했다.

[책속으로 추가]

인류는 필연의 왕국에서 자유의 왕국, 즉 미의 세계로 나아간다. 그러한 세계는 오직 사람들이 본래 존재하던 혹은 이제 그 양태를 바꿔버린 착취와 억압을 전복한 이후, 그 착취와 억압의 다종다양한 경제적, 정치적, 기술적, 심리적, 이데올로기적 영향력과 그 양상 및 잔존물을 모두 없애버린 이후 비로소 등장할 수 있다. 미란 본래 인류의 오랜 역사적 실천과정에서 산출된 것이다. 모든 인류 역사는 아무리 어렵고 고통스러우며 오랜 투쟁의 과정을 거칠지언정, 결국에는 미의 세계를 쟁취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483쪽)

마르크스주의가 망가질 대로 망가진 상황에서 나는 칸트 철학과 마르크스주의를 연결하고픈 희망을 품었다. 마르크스주의 철학은 본래 칸트와 헤겔로부터 변화되어온 것이다. 그렇기에 칸트를 어떻게 현대 자연과학 및 서구 철학과 연계시키고, 또한 칸트를 어떻게 비판하고 지양하여 일련의 이론적 문제를 이해할 것인가는 마르크스주의 철학을 견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었다.(491쪽)

나는 이 책이 출간되고 일 년이 조금 지난 뒤, 중국에서 ‘실천은 진리를 검증하는 유일한 표준’이라는 명제를 놓고 대토론이 벌어질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실천’이 마르크스주의 철학 안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마침내 전면적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492쪽)

푸코와 데리다는 마르크스에 훨씬 미치지 못합니다. 칸트에는 더더욱 미치지 못하지요. 칸트가 추구했던 보편성은 초월적 이성의 형식주의 때문에 인류의 생존과 발전이라는 현실적이고도 물질적인 근거를 결여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절대정신을 통해 특수한 현실성을 추구했던 헤겔이 나타났고, 프로이센 왕국을 최고의 윤리가 실현된 단계로 보는 관점이 등장한 것입니다. 최근 들어 일국一國 체제를 넘어선 세계화의 추세는 칸트가 추구한 보편성을 해독하는 진실한 기초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법치를 기초로 한 세계 시민사회와 개인 소질의 자유로운 발전은 세계의 미래에 관한 이상적 전망이 될 수 있겠고요.(509쪽)

앞서 제가 겨냥하는 바가 있는지 물었는데, 모든 것을 파괴해버리는 특징을 가진 포스트모던 사조를 겨냥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계몽을 포기하고 플라톤같이 고전세계로 회귀하는 서구의 보수주의, 중국의 삼강三綱이나 옛것에 집착하는 국수주의에는 찬성하지 않습니다. 저는 여전히 구축의 철학을 견지하고 있으며, 계몽이성을 계승하고 중국의 전통을 결합하여 병폐를 제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역사적 태도를 통해 인류의 광명과 자유로운 개체의 자유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말하는 ‘인류의 시각, 중국의 시선’입니다.(509~5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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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리쩌허우의 시작 | gh**ms2222 | 2018.01.2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중국철학계의 거장이라 할 수 있는 리쩌허우의 1979년 초기작이라 한다. 리쩌허우 선생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사상사, 미학 3부...
    중국철학계의 거장이라 할 수 있는 리쩌허우의 1979년 초기작이라 한다. 리쩌허우 선생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사상사, 미학 3부작 들의 터전을 마련한 주저인 것이다. 따지고 보면 리쩌허우는 국내에 잘 알려진 중국사상가이지만 이 40여년만에 초기작이 나온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더군다나 가라타니 고진의 트랜스크리틱이 국내외로 화제를 모았던 시기가 2000년 대 초반인 것을 감안한다면 놀라울 따름이다. 왜 이제서야 하는 안타까움과 동시에 비슷한 통합과 주제를 써내려간 두 사상가를 비교하며 읽을 수 있는 시대적 여유를 느낄 수 있어 묘하다.
    문학대혁명 등으로 암흑기를 맞은 사상가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리쩌허우는 칸트를 읽으며 비밀리에 저작을 완성해나아갔다.
    가라타니 고진과 리쩌허우의 칸트+마르크스는 많은 차이가 있는데, 우선 고진 특유의 상징과도 같은 교환양식 등으로 바라본 외재적 시각은 윤리학, 미학 등에 관정을 둔 내재적 시각과는 근본적으로 괘를 달리 한다.
    차근히 읽으며 다시 살펴볼 부분이 많다. 도중에 절판되지 않고 많은 분들에게 읽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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