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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고비와 함께한 80일
288쪽 | B5
ISBN-10 : 8978892175
ISBN-13 : 9788978892179
동고비와 함께한 80일 [양장] 중고
저자 김성호 | 출판사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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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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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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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교수의 자연 관찰일기『동고비와 함께한 80일』. '큰오색딱따구리의 육아일기'(2008)에 이은 저자 김성호의 두 번째 ‘새 이야기’이다. 큰오색딱따구리를 관찰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체계적이고 업그레이드해, 동고비 한 쌍이 8마리의 새끼를 키워내는 80일간의 관찰 기록을 담고 있다. 저자는 열정적인 시선으로 동고비의 둥지 짓기, 안간힘을 쓰며 둥지를 지키려는 태도, 애정 어린 번식 과정을 놓치지 않고 따스한 문장으로 풀어낸다.

저자소개

저자 : 김성호
저자 김성호는 1961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다. 유년 시절 시골 외가댁에 머물며 자연과 더불어 성장한 그는 자연이 품고 있는 생명체들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픈 바람으로 휘문고등학교 졸업 후 연세대학교 생물학과에서 수학, 같은 대학원에서 식물생리학을 전공하였다.식물생리학을 전공했지만 유난히 새를 좋아하는 그는 새에 대한 각별한 사랑과 해박한 지식을 담아 『큰오색딱따구리의 육아일기』(2008)를 쓰게 된다. 그로부터 2년 후, 그는 큰오색딱따구리의 빈 둥지를 서성이다 또다시 동고비라는 작은 새를 찾아 나서게 된다. 『동고비와 함께한 80일』은 동고비 한 쌍의 번식 일정을 80일간 관찰하며 기록한 자연 관찰일지이다. 책에는 새끼 동고비를 위해 하루에도 수백 번씩 진흙과 나뭇가지를 나르며 둥지를 짓고, 알이 부화한 뒤에는 쉴 새 없이 먹이를 물어 나르는 동고비의 온전한 자식 사랑의 감동이 300컷이 넘는 생생한 사진과 함께 책장 곳곳에 스며 있다. 1991년, 박사학위를 받던 해부터 20년간 지리산과 섬진강이 지척에 있는 서남대학교 생명과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그는 현재 지리산국립공원 정책자문의 일도 맡고 있으며 '섬진강변 자연생태공원조성 기본계획', '영산강 상류 생태계정밀조사', '지리산 생태 · 경관보전지역 관리기본계획'을 비롯한 수많은 생태계 관련 과업을 수행하면서 우리 땅의 생명을 아름답게 지키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목차

추천의 글
저자의 글

동고비를 만나야 했던 이유 | 기다림과 만남 | 둥지 다툼과 둥지의 주인 | 진흙을 나르는 동고비 | 은단풍 찻집 | 경계를 서는 동고비 | 나뭇조각 나르기 | 비 오는 날의 동고비 | 새로운 둥지의 모습 | 작은 계곡의 새들 | 나무껍질 나르기 | 옛 주인의 출현 | 더 작은 새가 문제 | 알 낳기의 시작 | 둥지 아래 풀숲에서는 | 홀쭉해진 암컷 | 알 품기 | 오목눈이 가족은 둥지를 떠나고 | 동고비의 숲에서 흐르는 시간 | 새 생명의 탄생 | 은단풍과 다람쥐 | 역할 분담 체제의 변화 | 어린 새를 위한 먹이와 어린 새의 배설물 | 좌절의 시간 | 폭우와 동고비 | 손발이 척척 | 둥지의 어린 새소리 | 지친 날갯짓 | 착한 어린 새 | 어린 새의 모습 | 엄마 새가 없는 밤의 둥지 | 동고비 8남매 | 다시 만난 동고비

책 속으로

나는 무언가 오랜 시간 습관처럼 해오던 것을 바꾸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상황이 달라져 더 이상 예전의 행동과 태도를 고집할 수 없게 되었을 때조차 제대로 바꾸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한결같다는 것과는 또 다릅니다. 그러나 저들은 서툰 시작을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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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언가 오랜 시간 습관처럼 해오던 것을 바꾸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상황이 달라져 더 이상 예전의 행동과 태도를 고집할 수 없게 되었을 때조차 제대로 바꾸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한결같다는 것과는 또 다릅니다. 그러나 저들은 서툰 시작을 두려워하지 않고 제 모습을 새로운 상황에 새롭게 맞추어 바꾸며 옳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많이 부끄럽습니다.

알을 낳기 시작한 이후로 40일이 넘도록 둥지의 밤을 지켜준 엄마 새가 오늘은 오지 않습니다. 이 밤을 꼬박 지새운다 해도 내일 동이 틀 시간이 되기 전까지는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내일 밤도 엄마 새는 둥지의 밤을 지켜주지 않을 것입니다. 어린 새들에게 있어 세상에서 둥지보다 더 안전하고 아늑한 곳은 없습니다. 그래서 떠나고 싶지 않겠지만 그래도 이제는 떠나야만 합니다. 때가 찼기 때문입니다. 엄마 새는 잘 알고 있습니다. 둥지에서 춥고 어두운 밤을 홀로 맞으며 견뎌낼 수 있어야 둥지를 박차고 떠날 용기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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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생명은 그 무엇이라도 이미 그 자체로 더 이상 아름다울 수 없는 것이라 여기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 하나의 생명으로부터 다시 그를 닮은 새 생명이 온전히 완성되기까지 있어야 하는 간절함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막연하게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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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그 무엇이라도 이미 그 자체로 더 이상 아름다울 수 없는 것이라 여기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 하나의 생명으로부터 다시 그를 닮은 새 생명이 온전히 완성되기까지 있어야 하는 간절함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막연하게 생각했던 경이로움과는 또 다른 것이었습니다. _ <저자의 말> 중에서

사랑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동고비의 온전한 자식 사랑
- 딱따구리 둥지에 찾아든 동고비 가족의 80일

이 책은 『큰오색딱따구리의 육아일기』(2008)에 이은 저자 김성호의 두 번째 ‘새 이야기’이다. 큰오색딱따구리를 관찰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체계적이고 업그레이드된 『동고비와 함께한 80일』은 동고비 한 쌍이 8마리의 새끼를 키워내는 80일간의 관찰 기록을 담고 있다.
버려진 것처럼 보이는 나무의 새 둥지 구멍 12개의 관찰에서 시작된 동고비의 전체 번식 과정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지난해 딱따구리가 번식에 사용했던 둥지를 차지하기 위한 새들끼리의 다툼, 번식 전 과정에서 보여주는 암수의 조화로운 역할 분담, 자신의 몸 크기에 맞추기 위한 둥지의 리모델링, 그 과정의 진척 정도와 시기에 따라 변화하는 재료들, 육추(새끼 기르기)를 위해 부단히 먹이를 운반하는 과정 등 오랜 시간 끈기를 가지고 세심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도저히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을 편안한 문체로 흥미롭게 소개한다.
날마다의 세세한 관찰 기록과 그 내용을 일일이 소개할 수 없어서 책에는 번식 일정에 따른 특징적인 행동을 중심으로 더러는 하루의 이야기로, 더러는 며칠 동안의 내용을 하나로 묶어 실었다. 저자가 직접 찍은 300컷 이상의 생생한 사진이 변화되는 번식의 모든 과정을 보여주고 있어 마치 눈앞에서 동고비의 번식 일정을 지켜보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또한 동고비 둥지 주변에서 만나는 오색딱따구리, 큰오색딱따구리, 쇠딱따구리, 진박새, 오목눈이 등 여러 종의 새들도 등장하며, 덩치 작은 동고비 수컷이 제 둥지에 관심을 보이는 덩치 큰 침입자들을 하나씩 물리치는 장면은 흥미진진하기까지 하다.
이른 새벽부터 어두움이 완전히 내려앉기까지 무려 80일에 걸쳐 온몸으로 보여주는 동고비의 자식에 대한 사랑을 통해 온전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가슴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동고비와 80일을 함께했던 이유
동고비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본격적인 연구의 대상으로 다루어진 적이 없던 종으로, 그만큼 조사하고 연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대상이다. 동고비는 몸집이 아주 작고, 무척 빠른 데다 암수가 외형으로는 구분조차 되지 않는다. 또한 관찰과 촬영 여건마저 좋지 않으니 번식 생태를 알아간다는 것이 여간 쉽지 않은 일이다. 무엇보다 관련 자료가 거의 없기 때문에 번식 과정을 지켜본다 해도 각각의 행동 특징을 설명할 길이 없다. 때문에 저자는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2년에 걸쳐 동고비의 번식 일정을 지켜보아야 했다. 날마다 한 자리에서 열서너 시간을 서서 관찰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가 이 여정에 함께하고 팠던 이유는 그들이 보여주는 남다른 자식 사랑 때문이다.
동고비 암수가 협력해서 아기 동고비 8남매를 키우는 과정은 가슴 뭉클한 깊은 감동을 준다. 부모 새가 하루에 평균 240회나 먹이를 새끼들에게 전해주는데 이는 암수가 각각 하루에 24킬로미터를 비행해야 한다는 추정이고 보면, 단순한 사실의 관찰이나 발견에 앞서 어미들의 엄청난 수고, 노동, 사랑 없이 8남매를 성공적으로 키울 수 없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한 어미들은 번식 일정의 후반부에 이르면 깃털 다듬을 최소한의 시간마저 8남매를 위해 투자하여 점점 초췌해진다. 새들에게 깃털의 상태는 생존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음에도 새끼들에게 좀 더 많은 먹이를 전해주기 위해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는 것이다. 조금의 시간도 허투루 쓰지 않는 분주함 속에서도 조바심 내지 않고 묵묵히 하루치의 일을 감당해내는 동고비의 모습을 보노라면 저절로 무릎이 굽혀지고 감탄을 자아내게 된다.
이 밖에도 둥지를 노리는 침입자를 물리치기 위해 목숨 걸고 싸우는 모습, 지치고 초췌하기 이를 데 없는 상황에서도 적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먼 곳까지 배설물을 물어 나르는 모습, 8마리의 새끼 동고비의 첫 비상을 지켜보던 어미 새가 둥지를 나선 첫째에게 몸을 흔들어주며 용기를 북돋아주고 자식이 날아가는 궤적을 끝까지 눈으로 좇는 모습 들과 마주하노라면 인간의 마음과 다르지 않은 자식을 향한 부모의 애틋한 심정을 느끼게 된다. 저자는 동고비를 만나고 그들의 번식 일정을 80일간 함께하며 무엇을 하든 더 이상 진지해질 수 없는 진지함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무엇을 할 때 간절히 구하는 마음, 애가 끊어질 만큼의 절실함으로 몸과 마음을 던지는 자세를 배웠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그가 동고비와 함께 80일을 동행했던 이유이자 이제 우리가 동행해야 할 이유다.

자연을 동경하게 하고, 생명을 이해하게 하는 한 편의 동화 같은 생태 에세이
새 연구가 박진영 박사는 저자를 일컬어 ‘자연에 단단히 미친 이야기꾼’이라고 표현했다. 안도현 시인 역시 그를 ‘과학자이자 시인’이라고 했는데 『동고비와 함께한 80일』을 읽다 보면 그 의미를 오롯이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단순히 동고비의 번식 일정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고비를 둘러싼 자연, 숲, 그 안에 담긴 여러 생명체의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한 편의 동화처럼 옮겨놓았다. 가령, 동고비가 둥지를 빠져나가는 순간에 서로 얼굴을 보며 작은 소리로 인사 나누는 모습을 보고 “그동안 둥지에서 애썼으니 이제 좀 쉬어요, 힘들겠지만 다시 와 교대할 때까지 애써줘요”라고 표현해 새들의 몸짓 언어를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유추해내는 모습이다. 산벚나무, 보춘화, 다람쥐와 같은 갖가지 생명체들의 미세한 변화를 저자의 시선으로 따라가다 보면 단순히 그럴 수도 있겠다는 머리로의 이해를 넘어 어느 순간 가슴으로 느끼게 되고 동화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추천의 글>
80일이라니!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80일간의 동고비의 생태와 함께 이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관찰자 김성호 교수의 살뜰한 마음을 덤으로 읽었다. 이만저만한 보너스가 아니다. 그의 열정적인 시선은 동고비의 둥지 짓기, 안간힘을 쓰며 둥지를 지키는 경계의 태도, 애정 어린 번식 과정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있으며, 그의 따스한 문장은 관찰 대상을 한 식구처럼 만드는 데 훌륭하게 기여하고 있다. 이 바보스러울 정도의 집념은 자연과 인간을 하나로 여기는 생태학적 세계관이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면 은단풍의 수액을 일러 ‘새들을 위한 찻집’이라고 명명할 줄 아는 그는 과학자이면서 시인이다. 카메라의 초점은 주로 동고비에 맞춰져 있지만 동고비 둥지와 연결되어 있는 숲의 변화를 면밀하게 살피는 일의 바탕은 바로 사랑이다. 이 책을 통해 이러한 상생의 행복한 기운을 당신도 흠뻑 느꼈으면 좋겠다.
- 안도현(시인, 우석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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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동고비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온 것은 2013년 3월 2일이다. 그날은 아들과 함께 북한산에 올랐다. 3월이지...
     

    동고비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온 것은 2013년 3월 2일이다. 그날은 아들과 함께 북한산에 올랐다. 3월이지만 아직은 겨울 끝자락이다. 땅은 다시 얼어붙었고 그늘진 산길은 어김없이 빙판이다. 앞서가는 아이가 조금 욕심을 부리면 어김없이 두 발을 허공으로 찬다. 헉헉대며 산길을 오르다 잠시 바위에 앉아 쉬고 있노라니 동고비 두 마리가 머리 위에서 지저귄다. 계속해서 날아가지 않는 품이 이상하다. 사람 곁으로 다가왔다가 손을 내밀면 화르륵 날아간다. 몇 번을 반복하는 것을 보니 자기 자리라고 주장하는 것 같다. 자리를 옮기니 그때서야 내가 앉았던 바위에 슬금슬금 다가와 부지런히 부리를 놀린다. 바위 위를 자세히 살펴보니 쌀가루 같은 먹이가 널려 있다. 남의 먹이 위에 떡 하니 앉아 있었던 셈이다. 어이쿠, 미안해라! 얼른 자리를 피해 동고비가 쌀가루를 쪼아 먹는 것을 지켜보았다.


    동고비는 우리나라 숲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새다. 사람을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다. 먹을거리가 많을 때에는 사람 곁에 오지 않지만 먹을 것이 많지 않을 때는 사람 곁으로 찾아온다. 잣이나 쌀을 비에 젖지 않게 뿌려 두면 날아와 먹는 것을 볼 수 있다. 북한산에서 내 가슴속으로 들어온 동고비 두 마리도 사람들이 뿌린 쌀가루를 찾아 왔다. 지난겨울과 이른 봄에는 손바닥에 올려놓은 잣과 땅콩을 먹기 위해 사람에게 다가온 모습도 보았다. 이렇듯 사람과 친근한 동고비지만 국내에서는 본격 연구 대상으로 다루어지지 않았다. 딱따구리의 옛 둥지를 이용하여 번식을 하는 습성이 있다는 것 말고는 딱히 알려진 것이 없는 실정이다. 그만큼 조사하고 연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대상이다. 그런데 김성호 교수가 동고비의 전체 번식 과정을 지켜보고 풍부한 사진 자료와 함께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동고비는 참새목 동고비과로 몸길이는 13센티미터의 작은 새다. 참새보다 크지 않다. 깊은 산속이나 공원에 산다. 특히 썩은 나무에서 많이 산다. 우리나라, 중국, 일본, 러시아, 유럽, 아프리카에 분포하며 우리나라 텃새다. 3월부터 짝짓기를 한다. 수컷은 높은 나뭇가지에 않아 ‘삐잇, 삐잇’ 또는 ‘삐삐삐삐' 하고 울면서 암컷을 부른다. 짝짓기가 끝나면 깊은 산속 딱따구리가 쓰던 둥지나 나무구멍에 둥지를 튼다. 딱따구리의 옛 둥지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제 몸에 맞게 다시 꾸며서 번식을 한다. 이미 딱따구리의 둥지에 숨겨진 과학과 지혜에 흠뻑 빠져 『큰오색딱따구리의 육아일기』(웅진지식하우스, 2008년)를 펴내기도 했던 저자는 자연스레 동고비와 함께하기로 한다. 아예 휴직을 하고 온전히 동고비와 함께하기로 한다. 하루에 열서너 시간씩 오로지 동고비만 살펴보며 80일을 함께한 것이다.


    내가 이토록 새의 번식 과정에 한없이 빠져들고 있는 것은 그 과정을 들여다보며 배우고 싶은 것과 배워야 하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 더 이상 진지해질 수 없을 것 같은 진지함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배우고 싶습니다. 무엇을 할 때 간절히 구하는 마음으로 하는 것도 배우고 싶습니다. 그리고 애가 끊어질 만큼의 절실함으로 몸과 마음을 던지는 자세까지 배우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반드시 배워야 할 것이 있습니다. 나는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배워야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저들의 온전한 자식 사랑입니다. 그러니 새에 대한 나의 마음은 일종의 동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새만 온 정성을 다해 새끼를 키우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생명체보다 먼저 새와 인연이 닿았습니다. 그리고 새의 경우 그 번식 일정이 대개 2달 정도입니다. 그 정도의 시간에 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대상을 나는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223 - 224쪽)


    그러나 저자의 계산을 어긋난다. 다른 모든 일정을 접고 동이 트기 전부터 숲에 어둠이 내려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동고비만을 만나는 일상이  마냥 행복한 일인 줄 알았다. 그리하여 휴직까지 한 것인데 17년 동안 강의를 했던 선생이 학생을 만나지 못하는 일은 힘을 얻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동고비가 어린 새를 키워내는 일정이 무척 길다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길어도 두 달이 되기 전에 건강하게 자란 어린 새들과 함께 동고비 가족이 둥지를 떠날 것으로 예상했고, 저자는 그저 동고비 가족에 대한 이별의 아쉬움만 감당하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71일째가 되어서야 비로소 어린 새의 소리를 처음으로 확인하게 된다. 다행히 어린 새가 모습을 드러낸 뒤에는 빠르게 성장하여 마침내 80일째 되는 날 8마리의 어린 새가 둥지를 떠나는 것을 지켜본다. 어린 새의 이소와 함께 저자의 할 일도 끝이 난다. 그렇지만 저자는 둥지를 떠나지 못하고 텅 빈 둥지를 서성인다.

  • 동고비와 함께한 사람 | sa**tmt | 2010.05.17 | 5점 만점에 4점 | 추천:1
    동고비와 함께한 80일을 보여준다. 책속에서 보여주는 동고비의 80일이 제목이 되어 책 커버에 등장한다. 저자의 두번째 책이다...

    동고비와 함께한 80일을 보여준다. 책속에서 보여주는 동고비의 80일이 제목이 되어 책 커버에 등장한다. 저자의 두번째 책이다. 우연히 두번씩이나 저자의 책을 만났으니 우연은 아닌셈이다. 저자는 큰오색딱따구리의 육아일기의 감동을 잊을만하니, 동고비를 가져와 자꾸만 저먼 지리산 어느나무앞에 나를 세운다. 이름은 들어봤지만 그 두새의 생활에 대해 무지한 나를 비롯한 자연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다큐멘터리이자, 기록일기를 꺼내어 보여준다.

     

    그런데 두번째 책에서 동고비보다는 카메라를 들고 동고비와 동고동락했을 저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텔레비젼에 출연하는 새박사들도 그러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런 차이는 무엇일까? 아마도 저자는 우리가 아는게 얼마나 피상적인 지식인지를 일깨우려는듯하다. 물론 저자야 한새에 미치고, 그새의 생태를 보는 호기심속에 있었겠지만,,.,

     

    우리가 자연을 안다고 할때 과연 무엇을 기준해야할까? 이름을 아는것? 그건 아마도 건물의 외관보다도 못한정도의 지식이 아닐까한다. 어느누굴 안다고 하는것도 마찬가지일듯하다. 뭘 안다는건 그와같이 시간을 공유하는 경험을 통해서 비로소 열고 귀납적의 정의할수있는 무엇을 만들어낼수있다. 내가 알았던 동고비는 책속에 그림과 그 사진이미지를 부르는 새들의 집단명일뿐이었다.

     

    그러나 저자는 어느한개체로써 동고비, 부모이며 일년의 가장분주했던 한계절을 같이 한 동고비를 분명히 알고있다. 비록 저자라도 그 부모새를 다른곳에서 만났을때 알아보지는 못하더라도, 동고비 한마리에 대해 그만큼 아는 사람은 저자밖에 없다.

     

    이책을 읽는 나를 비롯한 독자들은 어느새 동고비를 보는 저자의 눈속으로 초대된다. 그 새를 보는 저자의 머릿속 생각을 읽게된다. 우리가 잃어버린건 총체로써 자연이 아니다.  여기서 보듯이 하나하나의 생명이자, 살아숨쉬는 생명들의 삶이다. 좋은 다큐적 소재나 흥미로운 자연일기로 이책을 덮는다면, 동고비도 저자도 그리고 우리도 그냥 저 지리산 밑에 있는 다른 생명체와 다를게 없다. 그만큼 아무런 관계가 없다.

     

    저자의 동고비를 통해 자연이 바로 그런 생명체들의 집합이라는 하나의 사실을 안다면, 사대강에서 없어지는 생명들에대해 조심스러워할수밖에 없다. 그강이 품었던 생명들을 그저 그들을 가리키는 명사들로만 생각하는게 아니라, 동고비가 아닌 각시붕어, 동고비가 아닌 맹꽁이로 볼수있다. 그게 삶이다. 삶은 생명체가 누리는것이다. 그 삶의 자리를 파괴하고, 삶자체를 없애는건 내가 그생명체를 만들지않았기에 그런 권리가 없다. 오로지 창조주만이 생명에서 비생명으로, 살아있음에서 죽음으로 정리할수있다.

     

    동고비와 함께한 80일에서 저자의 생각과 그의 눈을 읽는 사람들이 생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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