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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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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쪽 | A5
ISBN-10 : 895913287X
ISBN-13 : 9788959132874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 중고
저자 석영중 | 출판사 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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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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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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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에 담긴 '돈' 이야기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는 '돈'이라는 코드를 통해 도스토예프스키의 문학 세계를 재해석한 책이다. 노어노문학과 교수인 저자가 강의를 통해 학생들과 함께 공감하며 도스토예프스키를 재미있게 읽은 현장 경험을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인간적인 생애와 돈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 소설들을 넘나들며, 통찰력이 빛나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돈의 철학, 돈의 심리학, 돈의 해부학을 들여다본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당장의 생계를 위해, 혹은 빚을 갚기 위해 소설을 썼다. 그는 팔리는 소설을 써서 돈을 벌어야 했으며, 늘 대중의 기호와 시장의 움직임에 부합하는 소설을 쓰려고 했다. '돈과 인간'을 읽어내는 데 천재적이었던 그는 돈을 이해하고 미래에서 돈이 수행할 역할까지 꿰뚫어 보았다. 그의 소설들이 오늘날에도 널리 읽히는 이유는 통속적인 이야기와 심오한 주제가 어우러져 공감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속물적인 소재 '돈'에서 뛰어난 철학과 사상과 예술을 빚어낸 도스토예프스키의 생애와 작품들을 살펴본다. 저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들이 어려울 것이라고 미리 겁먹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면서, 그의 대표작들을 돈이라는 코드로 새롭게 읽어낸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삶과 작품을 오늘의 시각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소개

석영중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대학 및 대학원에서 ‘도스토예프스키’, ‘러시아 문학과 종교’, ‘러시아 문학 기행’을 강의하면서 학생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어냈다. 지은 책으로는 『러시아 시의 리듬』, 『러시아 현대 시학』, 『러시아 정교』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우리들』, 『뿌쉬낀 문학작품집』, 『벌거벗은 해』, 『광기의 에메랄드』, 『친구와의 서신 교환선』 등 여러 권이 있으며 『도스또예프스끼 전집』 번역에 참여했다. 2000년에 러시아 정부로부터 푸슈킨 메달을 받았으며 제40회 백상출판번역상을 수상했다.

목차

Prologue_천재와 돈

제1부 낭비가로 태어나다
절약하는 아버지
부자처럼 보이고 싶은 아이
낭비와 결핍

제2부 가난뱅이도 사람이다
―『가난한 사람들』
가난의 심리학
인간은 베푸는 동물이다
돈과 자존심 I
부자에게는 모든 것이 허용된다
돈과 사람 읽기
문학도 결국 돈이다
『가난한 사람들』의 가난한 작가

제3부 돈이 말한다
―『미성년』
돈, 보고만 있어도 즐거운 것
부자가 되는 첫걸음, 열망과 의지
투자보다는 저축이다
뭐니 뭐니 해도 현금이다
돈은 평등이다
돈은 자유다

제4부 인생 역전, 그 백일몽
―『도박꾼』
‘죽음의 집’에서 돈을 생각하다
빚더미에 올라앉게 된 사연
투르게네프에게서 꾼 돈
도박꾼이 쓴 『도박꾼』
도박의 두 가지 측면
반드시 이기는 게임?

제5부 돈에 죽고, 돈에 또 죽고
―『죄와 벌』
돈과 범죄 I
돈과 범죄 Ⅱ
돈과 범죄 Ⅲ
고상한 매춘과 아주 고상한 매춘
돈은 인간관계의 근원이다
돈은 시간이다
돈이 있어야 천당도 간다
처절한 소비
죽음을 재촉한 유산

제6부 돈이 정말 원수인가?
―『백치』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인간’과 돈
인간 경매
원수 같은 돈, 불이나 확 싸지를까
그런데 돈은 왜 불타지 않는 걸까
돈으로 재능을 살 수 있을까
돈 때문에 사장되는 재능
가난은 창작의 원동력
팔리는 소설을 써라

제7부 나눔에의 희망
―『악령』
그 많은 돈이 다 어디로 갔나
재테크는 아내에게 맡겨라
딩크족, 거세된 돈
부의 재분배
자선의 의미
한 번에 한 사람
종말의 경제학적 비전
5코페이카어치의 보드카

제8부 돈을 넘어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3000루블
돈과 성(性)
돈과 자존심 Ⅱ
돈에 관한 사실
돈에 관한 진실
낭비의 매력
갱생에 드는 비용
돈 vs. 자유
돌을 빵으로 만들기

Epilogue_행복의 조건

책 속으로

그는 육군 소위 직도 호기롭게 던져버렸다. 낭만적인 몽상과 현실적인 욕망이 결합된 결과였다. 그는 사표를 던짐과 동시에 자신이 자유를 찾았다고 확신했다. 그리하여 마음껏 특기와 적성에 맞는 문필업에 종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다분히 미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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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육군 소위 직도 호기롭게 던져버렸다. 낭만적인 몽상과 현실적인 욕망이 결합된 결과였다. 그는 사표를 던짐과 동시에 자신이 자유를 찾았다고 확신했다. 그리하여 마음껏 특기와 적성에 맞는 문필업에 종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다분히 미래지향적이고 용감한 결정처럼 들리지만, 그 이면에는 보다 더 현실적인, 그리고 보다 더 타당한 다른 이유가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요컨대 앞으로 물려받을 재산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육군 소위의 월급만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그는 이름을 날려 막대한 자금을 한꺼번에 쥐고 싶었다. 그는 문필가의 길을 택함으로써 인생에 가장 큰 승부사가 된 것이다. 그가 전 생애를 통해 이긴 유일한 도박은 바로 이것이다. (…) 『가난한 사람들』이 청년 도스토예프스키에게 가져다준 명성에 관해서는 모든 도스토예프스키의 전기에 자세하게, 어쩌면 약간의 과장과 함께 기술되어 있다. 그는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단하여 순식간에 문단의 총아가 되었다. 속된 표현으로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그의 소원은 이루어졌다. 이 소설은 극도의 낭비와 극도의 결핍 사이를 오가며 살아온 청년의 돈에 대한 사색을 반영한다. 이 소설에서 그는 돈을 단순히 부와 가난이 아닌 심리적 고찰의 대상으로 파악한다. 가난의 경제학, 가난의 사회학이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던 시기에 도스토예프스키는 가난의 심리학을 가지고 위풍당당하게 문단에 등장했다.
―「제1부 낭비가로 태어나다」(30~32p) 중에서

도스토예프스키는 1867년 바덴바덴에 머무는 동안 투르게네프가 그곳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씩씩거리며 달려가서 만나고 온다. 만일 자기가 투르게네프를 안 만나러 가면 빚을 못 갚아서 피한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가서 만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 이 만남은 문학적인 사건으로 기억되고, 또 대단히 중요한 문학적 논쟁 중의 하나로 문학사와 사상사에 기록되어 있지만, 이 어마어마한 만남의 저변에 깔린 것은 우리 도스토예프스키 선생의 빚이었음을 간과할 수 없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마이코프에게 투르게네프의 귀족적인 허세가 지긋지긋하다는 둥 어쨌다는 둥 구시렁거렸지만, 사실상 귀족적이라는 것이 투르게네프의 잘못은 아니지 않은가. 귀족으로 태어난 것을 어쩌란 말인가. 그 뒤 투르게네프에 대한 억하심정은 점점 더 깊어져 거의 편집증적인 증오로 굳어졌다가 결국 문학 속에서 폭발한다. 도스토예프스키는 1871년부터 1872년까지 『악령』을 잡지에 연재하다가 1873년에는 단행본으로 출판한다. 그는 이 소설에 카르마지노프라는 아주 역겨운 작가를 한 명 등장시키는데, 그 인물은 누가 보더라도 투르게네프를 패러디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건 마치 투르게네프더러 ‘자, 봐. 이게 너야!’라고 외치는 것과 똑같았다.
―「제4부 인생 역전, 그 백일몽」(114~115p) 중에서

모든 추리소설에서 범죄의 제1동기는 돈이다. 대개 범죄 뒤에는 돈이 도사리고 있으며, 형사들은 항상 살인으로 인해 금전적 이득을 얻는 사람을 가장 먼저 주시한다. 돈의 끈을 따라가면 거기에 범인이 있기 마련이다. 돈이 반드시 범죄를 수반하는 것은 아니지만 범죄는 반드시 돈을 수반한다. 『죄와 벌』 역시 돈을 제1동기로 하는 범죄 스릴러이며, 이 점에서 그것은 여느 통속적인 추리소설과 다를 바가 없다. (…) 그러나 『죄와 벌』을 가리켜 통속소설이라 부를 수는 없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이 명백한 살인강도 사건의 골격에 이념의 살을 입혀 고품격 예술을 빚어냈다. 그의 천재는 바로 여기, 통속소설과 고도로 예술적인 문학작품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여기 모든 심오함과 깊이와 철학과 종교가 있다. 그러나 이것들의 저변을 흐르는 것은 가장 즉물적이고 가장 직접적이고 가장 비열할 수 있는 돈이다. 돈과 철학, 돈과 종교, 돈과 사상은 서로 뒤얽히면서 세상에서 가장 심오한 범죄소설을 탄생시켰다.
―「제5부 돈에 죽고, 돈에 또 죽고」(153p)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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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세계적인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가장 속물적인 돈 이야기 ―도스토예프스키 문학으로 읽는 돈의 철학, 돈의 심리학, 돈의 해부학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는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교수인 저자가 고려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강의하면서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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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가장 속물적인 돈 이야기
―도스토예프스키 문학으로 읽는 돈의 철학, 돈의 심리학, 돈의 해부학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는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교수인 저자가 고려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강의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고 진정으로 공감하며 도스토예프스키를 읽은 현장 경험을 생생하게 되살려낸 책이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자신의 강의를 수강한 학생들이 “도스토예프스키가 재미있다!”고 했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하면서 이에 ‘신바람이 나서’ 이 책을 곧장 쓰기 시작했다고 집필 동기를 밝혔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심오하다거나 형이상학적이라거나 커다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거나 인생에 도움이 됐다거나 하지 않고 도스토예프스키의 고전작품들이 정말 재미있다고 느낀 이유가 뭘까? 그것은 왠지 적어도 두 차원은 더 고상하고 우아하며 높은 정신세계에 살았을 것만 같은 세계적인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도 ‘돈’에 울고 웃는, 급기야 죽고 사는 평범한 우리처럼 일확천금을 꿈꾸며 평생 ‘돈’ 문제로 전전긍긍 시달렸고, 그의 생애에서 언제나 가장 큰 이슈였던 ‘돈’ 이야기가 소설들에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에서 저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너무나 인간적인 생애와 거의 매 쪽 돈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 소설들을 넘나들며 그만의 통찰력이 빛나는 돈의 철학, 돈의 심리학, 돈의 해부학을 들여다보면서, ‘돈’에서 세기를 뛰어넘는 철학과 사상과 예술을 빚어낸 위대한 작가 도스토예프스키에게 더욱 재미있게 다가가는 길을 열어준다.

가장 현대적인 코드 ‘돈’을 통해 도스토예프스키의 문학 세계를 재해석하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보다 더 현대적인 고전작품은 없다.

도스토예프스키가 평생 돈 이야기만 하고 살다가 돈 문제로 싸우다 죽었다고 말하면 누가 믿을까? 그러나 그의 형편은 당대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부유하게 살면서 돈 걱정 없이 소설 쓰기에 매진할 수 있었던 톨스토이나 투르게네프, 곤차로프와는 확실히 달랐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러시아 민중을 교화하고 인류에게 신의 섭리를 전달하고 예술의 전당에 불후의 명작을 헌정하려는 거룩한 목적이 아니라 대부분은 당장 입에 풀칠하기 위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빚을 갚기 위해, 선불로 받은 원고료를 위해 소설을 썼다. 즉 그는 ‘팔리는’ 소설을 써서 ‘돈’을 벌어야 했다.
그래서 그는 늘 독자의 기호와 시장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당대 세상과 일반 대중의 마음을 읽어 거기에 부합하는 소설을 쓰려고 노력했다. 특히 평생 절실히 ‘돈’을 필요로 하고 돈과 인간과 사회를 읽어내는 데 천재적이었던, 그는 놀라운 혜안으로 돈을 이해하고 당대뿐 아니라 미래의 인류 사회에서 돈이 수행하는 막강한 역할을 꿰뚫어 보았다. 그리고 가장 현대적이고 통속적이며 속물적인 소재 ‘돈’을 ‘살인’과 ‘치정’과 함께 버무려 대중적인 추리소설과 멜로드라마의 기본 골격을 충실하게 따르는 소설을 썼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들이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도 구태의연하거나 식상하지 않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처럼 가장 통속적인 이야기들이 가장 심오한 주제와 어우러져 시공을 초월하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화폐가 인간의 욕망을 채우는 수단으로 등장한 이래 ‘돈’은 인간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로 자리 잡았고 그런 경향이 더더욱 극단적으로 굳어가는 지금, 이것이 우리가 도스토예프스키를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다.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는 독자들이 가장 통속적이고 가장 철학적이며 가장 현대적인 도스토예프스키의 문학 세계를 여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 한 권의 안내서로 더없이 만족스럽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돈, 돈, 돈’
-우아하고 품격 높은 고전에 정말 돈 이야기가 노골적으로 들어 있단 말이야?

저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들이 무작정 형이상학적이고 고리타분하며 어려운 주제를 함축하고 있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면서, 누구보다 ‘돈과 인간’을 예리하게 꿰뚫어 보았던 도스토예프스키의 생애와 대표적인 소설들을 가장 현대적이고 철학적인 코드 ‘돈’으로 새롭게 읽어낸다. 돈을, 무조건 인간을 타락시키는 부정적 요소로 보는 당대의 전근대적인 시각을 지양하고 돈에 대한 도덕적 판단을 일절 배제한 채, 도스토예프스키가 얼마나 ‘돈과 인간의 심리’를 본질적으로 파고들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돈’이 필요하여 ‘돈’을 만들어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젠 ‘돈’에 얽매여 좌지우지되는 인간에 대한 도스토예프스키의 무한한 연민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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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류수정 님 2012.01.06

    돈은 주조된 자유다

회원리뷰

  •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도스또예프스끼를 울궈먹는 책이라 생각하고 지나치려 했었다. 제목부터 자극적이였고 별의별 책이 다 나오...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도스또예프스끼를 울궈먹는 책이라 생각하고 지나치려 했었다. 제목부터 자극적이였고 별의별 책이 다 나오는 구나 하며 스치려는 순간, 책의 저자를 보게 됐다. '석영중'. 내가 읽었던 러시아 문학들을 많이 번역했던 분이였고, 번역가가 그라면 무조건 구입했던 러시아 문학들이 많았기 때문에 지나칠 수가 없었다. 순전히 저자 때문에 집어 들게 되었지만, 책 속에 어떤 내용이 녹아 있을까 하고 책을 펼친 순간 그 자리에서 책 한 권을 뚝딱 읽어 버리고 말았다.

     

      도스또예프스끼의 전집을 절반 정도 읽었지만 도스또예프스끼에 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다. 심리학자라고 불리울 만큼 등장인물의 내면을 잘 파고 든다는 것과 장황스러운 대화체, 러시아적 기질을 제대로 살렸다는 정도의 글에 대한 특징을 알 뿐, 저자의 개인적인 것은 모르는게 많다. 그나마 그가 돈에 쪼들려 작품을 써댔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이 책을 통해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도스또예프스끼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상세하게 파고드는 도스또예프스끼의 작품과 물질의 상관관계는 또다른 접근방식으로 펼쳐지는 색다른 세계였다.

     

      책의 띠지를 보면 이 책 한권으로 도스또예프스끼와 그의 문학 세계를 알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발행된 그의 전집은 18권이기에 열렬한 팬이 아니고서는 완독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랬기에 이 책이 어느 정도의 탐색을 할 수 있을까, 방대한 그의 문학 세계를 어떻게 그려낼까 궁금했다. 하지만 제목에도 나와 있듯이 이 책의 주제는 돈이다. 단순히 그의 작품에 대한 해석이 아닌 도스또예프스끼와 돈의 관계, 그리고 문학 속에 내포되어 있는 돈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주된 초첨이 돈이긴 하지만 그 외의 이야기 또한 풍부하게 담겨 있어 흥미를 끌어 내기에 충분했고 무엇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운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도스또예프스끼가 물질의 쪼들림이 얼마나 심했는지, 그의 작품에 돈에 대한 부분이 얼마나 녹아 있는지 알지 못했다. 아무 생각 없이 읽었던 그의 작품들은 많은 것이 무시된 채 물질 때문에 써내려가기 바빴고 많은 스토리 속에는 물질이 빠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 전후상황을 알게 되니 이미 읽었던 작품도 색다르게 다가왔지만 그에게 물질이 풍부했다면 빛을 보지 못한 작품이 많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와 물질의 관계는 처참했지만 그런 쪼들림을 통해 그의 작품과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다. 그 모든 관계를 알지 못하더라도 그의 작품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왜 그렇게 물질에 쪼들려야만 했을까. 유년 시절 부터의 헤픈 씀씀이도 있었고, 도박 빚도 있었으며, 형과 함께한 사업의 빚도 있었다. 그가 써댄 작품들을 통해서 충분히 갚을 수도 있었지만 그는 돈의 관리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평생 빚에 쫓겨 다니던 그가 중년의 나이에 안나를 만나게 된 것은 기적 같은 일이었다. 그는 속기사로 알게 된 안나와 26일만에 '도박꾼'을 완성하고 그녀와 결혼을 했다. 거기다 알뜰한 그녀의 인내심과 사랑으로 빚더미에서 벗어나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한편의 소설 같은 인생이 펼쳐진 것이다.

     

      도스또예프스끼의 작품만으로도 흥미롭지만 돈과 도스또예프스끼, 그의 작품을 고루 섞어서 재미나게 풀어내고 있는 이 책은 놀랍다. 그의 문학에 문외한이라도 이 한 권의 책으로 그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 버릴 뿐만 아니라 그의 작품에 대해 흥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깊은 그의 세계로 들어가는 방법은 도스또예프스끼의 작품을 읽고 그의 모든 것을 느껴보는 것일 것이다. 그런 후에 이 책을 만난다면 그 모든 것을 저자가 얼마나 잘 버무려 냈는지 앎게 됨으로써 한 번 더 그의 작품을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의 문학 작품 속에는 단순한 스토리가 아닌 도스또예프스끼 영혼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리뷰는 리뷰 마블 이벤트 응모작 입니다
  • 돈을 위해 펜을 들다 | ka**minj | 2010.04.26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세계적인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가장 속물적인 돈 이야기―도스토예프스키 문학으로 읽는 돈의 철학, 돈의 심리학,...
     

    세계적인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가장 속물적인 돈 이야기
    ―도스토예프스키 문학으로 읽는 돈의 철학, 돈의 심리학, 돈의 해부학

    가장 현대적인 코드 ‘돈’을 통해 도스토예프스키의 문학 세계를 재해석하다!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해서 전혀 무지하다. 세계적인 작가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심지어 그의 작품을 하나도 읽지 못했다. 대문호에 대한 왠지 모를 거부감이 있어서라고 늦은 변명을 해본다.

     

    <도스토예프크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는 도스토예프스키가 어떻게 해서 작품을 쓰게 되었는지 가장 기초적이고 인간적인 문제인 돈을 위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작품과 함께 이해를 하도록 하였다.

     

    처음 책을 읽기전에는 많은 부담이 되었었는데, 작가의 프롤로그를 읽으니 무척 흥미로운 이야기었다. 유난히 창백한 안색, 움푹 꺼진 볼, 높은 광대뼈, 벗겨진 이마, 심상치 않은 눈매를 가지 도스토예프스키 그가 평생동안 관심있어 하는 건 "돈"이었다고 한다.

     

    아이나 부모나 좋아하는 것은 돈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의 기준으로 삼고 돈을 위해서 모든 일을 하고 있다. 19세기 작가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나보다. 부모님의 재산을 빠른 시간내에 탕진해버리고 남은 것은 엄청난 빚, 평생 빚에 쪼들리는 생활을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돈을 위해 자유를 위해 시간을 위해, 인간관계를 위해 그는 돈을 선택했고, 그것을 위해 글을 쓰게 되었다.

     

    이제껏 전혀 몰랐던 사실에 책을 읽으면서 상당히 흥미로웠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돈에 대한 욕망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작품들, 과연 삶은 돈이 없으면 안되는 것인가. 하지만 어렵게만 느껴지던 도스토예프크키의 작품들이 편안하고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세속적이고 돈을 위해 사는 우리들의 모습과 전혀 다른 삶이 아니라 비슷한 삶을 살았다는 공통분모를 찾았다고 해야할까. 이참에 새롭게 그의 작품에 도전을 해봐야겠다.

     

  •    대학교 3학년이 되기 전까진 난 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특별히 해본 적이 없었다. 일정한 주기로 ...
     

     대학교 3학년이 되기 전까진 난 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특별히 해본 적이 없었다. 일정한 주기로 받는 용돈이란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장사를 하셨던 부모님의 수입은 경기에 따라서 달랐기에 내게 규칙적인 용돈을 줄 여유가 없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요인은 따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바로 부모님이 자라시면서 조부모님들께 용돈을 제대로 받아보지 못한 것이다.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줄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자신들이 일정한 주기로 용돈을 받아본 적이 없었는데 어떻게 자식인 나에게 정기적으로 돈을 줄 수 있었겠는가 이말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규칙적으로 용돈을 주시는 것에 인색하셨던 부모님도 내가 먹고 싶은게 있다고 말하면 언제든지 사주시곤 하셨다. 애기였을 때부터 소화기능이 떨어졌던 난 먹는 걸 즐기지 않았고 편식이 싶했다. 심지어 분유를 먹다가도 토를 했다고 하니 얼마나 부모님이 근심이 크셨는지는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크면서도 그리 먹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부모님은 늘 걱정하셨고 그래서 내가 뭔가를 먹고 싶다고 하면 기쁜 마음으로 먹을 것을 사주셨다.

     

     그런데 이런 식의 부정기적인 용돈은 나에게 돈이 생기면 바로 다 써버리는 부정적인 습관을 심어주었다. 항상 뭔가 먹고 싶을 때만 용돈을 받다보니 먹을 것을 왕창 사버리는데만 신경을 쓸 수 있었지 돈을 모으는 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난 얻어먹는 것을 싫어하고 사주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돈이 생기면 친구들과 이것저것 사먹느라 돈을 모을 겨를이 전혀 없었다. 이 안 좋은 습관은 내가 돈을 직접 벌어보기전까지 늘 나와 함께 했고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늘 쓰고 싶을 때만 돈을 받는 것은 이처럼 안 좋은 습관을 기를 수 있다는 사실을 자라면서 난 경험을 통해 확실히 인식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러시아의 대문호인 '도스토예프스키'의 인생과 그의 소설에 관한 내용을 저자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평가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에는 그의 인생사가 고스란히 잘 녹아있으며 그가 생각했던 바가 잘 표현되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난 도스토예프스키와 닮은 점을 몇가지 발견했는데 그때 난 너무나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다. 비록 좋은 점을 닮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유사점이 있었기에 내가 그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렇지만 들어오는 돈을 알뜰히 저축하고 남에게 돈 쓰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쉽게 도스토예프스키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 여겨진다. 어렸을 적의 경험이 러시아의 대문호의 삶과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줄이야. 꿈에도 생각치 못했던 일이다. 이 책을 통해서 처음으로 도스토예프스키를 만났지만 그리 낯설지 않았고 오히려 친근하게 느껴졌던 것은 아마도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총 8개의 파트로 구성이 되어 있다. 첫번째 파트만 제외하면 전부 그가 남긴 작품을 저자가 분석하고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형태의 구조를 띄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지금부터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번째 파트에서는 "낭비가로 태어나다."는 제목으로 저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전반적인 인생사를 이야기해주고 있다. 여기서 내가 주목한 것은 '부자로 보이고 싶은 아이'라는 부분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잘 사는 집 자식들은 자신들이 잘 산다고 잘 티를 내지 않는다. 물론 잘 입고 좋은 것을 가지고 다니긴 하지만 대개는 평범한 스타일에 돈도 헤프게 쓰지 않는다. 오히려 돈이 없는 녀석들이 과시하고 싶은 마음에 남들 앞에서 돈을 마구 쓴다. 어려서는 자신의 의지가 없으니 부모님이 잘 입혀주고 좋은 것을 사주면 잘 입고 들고 다녀서 주위의 부러움을 사지만 철이 들면 우리 사회의 부자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몰라도 부잣집 자식들은 잘산다는 티를 내지 않고 다닌다. 심지어는 잘 사는 것을 숨기거나 꾀죄죄한 옷차림으로 다녀서 형편이 어려운 집 애인가 하는 착각을 일으키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평범한데 도스토예프스키처럼 자존심이 강한 녀석들은 꿀리고 싶지 않아서 그런지 잘사는 아이들처럼 행세하고 다니면서 돈을 팍팍 쓰는 경향이 있다. 나도 잠깐 눈이 멀어서 집안 형편이 좋아졌을 초기에 과시적인 소비를 하며 생각없이 돈을 쓰고 다녔다. 다행히 빨리 정신을 차려서 손가락질 받는 지경에까지 가지 않았지만 부러움은 제대로 샀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그 부러움은 따뜻한 시선은 아니였다. 그래서 퍼뜩 정신을 차렸는지도 모른다. 이 경험을 통해 난 사람들은 남이 잘 살면 부러워하도 하지만 동시에 질투 내지는 질시한다는 것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두번째 파트에서는 "가난뱅이도 사람이다."라는 타이틀로 저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첫작품인 '가난한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이 소설은 청년 도스토예프스키가 이미 가난의 심리학을 속속들이 꿰뚫어 보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는 소설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내가 주목한 것은 "가진자는 자신감이 있다. 그것은 힘에서 오는 자신감이다. 돈은 힘이자 권력이므로 이것을 가진 사람은 휘두를 수 있다."라고 말한 부분이다. 이 말에 난 공감한다. 어느 사회에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사회는 유독 심하게 가진 자들이 가난한 자를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세번째 파트에서는 "돈이 말한다."라는 제목으로 저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인 '미성년'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늘어놓고 있다. 이 소설은 도스토예프스키의 모든 소설 가운데서 가장 문학적 질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온 작품이라고 한다. 여기서 내가 눈여겨 본 것은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의 허무함을, '대박'에 대한 대중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지적하는 에피소드라고 아니할 수 없다."라고 말한 부분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부자를 꿈꾼다. 이런 심리 때문에 대부분은 대박을 꿈꾸며 로또를 사봤을 것이다.

     

     나 또한 로또가 시작하는 순간부터 꽤 오랫동안 1등 당첨을 노렸다. 그러나 3개까지는 몇차례에 걸쳐서 맞추어봤으나 그 이상은 한번도 맞추질 못했다. 그런데도 난 다음번엔 되겠지 다음번엔 되겠지 라는 헛망상에 사로잡혀서 한 주도 거르지 않고 로또 번호를 찍으러 가곤 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1등은 먼나라 얘기일뿐이었다. 헌데 요즘은 지쳤는지 아니면 내가 왜 이 안되는 것을 계속 하고 있나 하는 회의가 들어서있지 로또방에 가지 않고 있다.  

     

     네번째 파트에서는 '인생 역전, 그 백일몽'이라는 제목으로 저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인생과 그의 삶을 잘 반영한 작품인 '도박꾼'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이 파트에서 저자는 도스토예프스키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 도박꾼이란 작품을 쓰게되었고 두번째 부인을 어떻게 얻었으며 돈을 빌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우리에게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돈에 대한 여러가지 말이 있는다. 그 중에서 도스토예프스키한테는 "빚진 놈이 큰소리를 친다, 앉아서 빌려주고 서서 받는다."라는 말이 걸맞는다고 난 생각한다.

     

     도스토예프스키만큼이나 내 인생에도 이런 녀석이 한명 있었다. 오래된 기억인데 다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한다. 이 녀석은 돈을 빌릴때는 비굴한 표정까지 지어가며 곧 갚는다고 해놓고는 시기가 되어서 돈을 돌려달라고 하면 그깟돈 몇푼이나 한다고 안 떼어먹는다고 하며 오히려 역정을 내던 놈이였다. 아니 몇푼도 안되면 빨리 갚을 것이지 왜 안갚고 방귀 뀐 녀석이 성을 내나? 그 상황이 난 너무 어이가 없었지만 그동안 꿔준 것이 아까워 받아내기 위해 그 순간을 참았다. 하지만 결국은 한푼도 못 받았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 때의 일이 너무나 강렬하게 각인이 되어서 지금도 난 아무에게나 함부로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대학때 그녀석을 우연히 길거리에서 마주친 적이 있었는데 난 알면서도 모른 척 했고 동창회에서도 외면했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은 달라지기 마련이지만 그 근성이 어디 사라지겠는가 싶어서 상대하기가 싫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그래도 돈이라도 갚았으니 그 녀석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괜찮은 인간이라 생각한다.

     

     다섯번째 파트에서는 "돈에 죽고, 돈에 또 죽고"라는 타이틀로 저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그 유명한 작품 "죄와 벌"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펼치고 있다. 죄외 벌은 매우 복잡하고 정교하고 치밀한 소설이라고 한다. 여기서 나의 눈길을 끈 부분은 "이 소설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그리고 가장 위험한 '매춘'은 라스콜리니코프의 매춘이다. 그가 파는 것은 물론 육체가 아니라 영혼이다."라고 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난 크게 공감한다. 일제시대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위안부로 끌려갔다가 간신히 살아서 돌아온 여자들을 벌레만도 혹은 개돼지만도 못한 인간으로 취급했다. 실은 그때 욕을 먹고 쓰레기 취급을 받았어야 했던 놈들은 이완용이를 비롯한 정신을 일본놈들에게 팔아먹은 매국노들이다. 일본 주구 즉 앞잡이 노릇을 했던 것들은 그때 모조리 쏴죽이든지 때려죽였어야 했다. 그랬다면 나라의 정신이 맑았을 것이고 그 후손들이 떵떵거리며 호의호식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매국노의 후손들이 잘 먹고 잘 사는 꼴을 눈뜨고 지켜봐야 하는 현실이 너무나 개탄스럽다.

     

     여섯번째 파트에서는 "돈이 정말 원수인가?"라는 제목으로 저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인 '백치'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다. 이 파트에서 내가 주목한 부분은 도스토예프스키는 돈이 떨어졌을 때마다 편지를 써서 주변사람들에게 돈을 꿔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 당시 트렌드가 편지를 써서 주변인에게 돈을 빌리는 것이였지는 모르겠지만 이 점은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자존심이 꽤나 강했다는 사람이 편지로 돈을 빌리고 비굴한 내용으로 상대방에게 돈을 구걸했다는 것이 납득이 되는가? 난 그 행동이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는다. 아무리 상황이 안 좋다고 하더라도 글재주를 이런 것에까지 활용했어야 했는가 이말이다. 차라리 그럴 힘에 작품이나 하나 더 만들지 왜 그런 쓸데없는 짓으로 하늘이 주신 재주를 낭비했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일곱번째 파트에서는 '나눔에의 희망'이란 타이틀로 저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악령'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작품은 그의 소설들 중 가장 정치적인 색체가 짙은 작품이라고 한다. 여기서 내가 눈여겨 본 것은 도스토예프스키가 돈을 쓴 것은 주로 다른 사람을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저자의 설명을 살짝 들어보면 그는 특히 자기가 사랑하는 아내에게 뭔가 사 주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이와 같은 성격때문에 도스토예프스키는 돈을 그렇게 벌고도 궁핍하게 살았고 구차하게 돈이나 꾸려고 편지를 보냈던 것으로 보인다. 분명 남에게 베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또한 얻어먹는 것보단 누군가한테 사주는 게 더 기분이 좋다. 그런 특성은 고유한 것이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다고 본다. 비록 삶은 고생스러웠을지 몰라도 베푸는 기쁨에 도스토예프스키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도스토예프스키는 그렇게 불쌍한 인생을 산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여덟번째 파트에서는 '돈을 넘어서'라는 제목으로 저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마지막 작품인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늘어놓으며 마무리를 짓고 있다. 내가 여기서 주목한 것은 저자가 "모든 도스토예프스키 소설의 특성은 이렇게 어마어마한 정신적 사건이 꼭 돈과 결부되어 일어난다는 점에 있다."라고 말한 부분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들은 전부 돈 이야기로 시작해서 돈 이야기로 끝난다. 돈에 대해 솔직했기에 그의 작품은 지금까지 살아남아 널리 읽히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른 작가들처럼 돈을 경시하고 무시했다면 아마도 우리는 지금 그의 작품을 읽을 수 없었을 것이다. 자신의 체험을 통해서 느낀 돈에 대한 강렬한 이미지를 잘 표현하고 드러냈기에 지금까지 사랑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인생을 압축해서 표현해보라고 한다면 선불인생이라 말할 수 있다. 그렇게 돈을 당겨써서 의무로 작품을 썼는데도 대단한 작품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을 보면 그는 확실히 진짜 천재였던 것 같다. 돈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거나 저축만을 미덕이라고 믿고 있다면 한번쯤 읽어보길 권하는 바이다.

     

      인상적인 글귀

     

     "모든 불공평한 결혼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 올해는 책을 몇권 읽지 않았는데... 그만큼 맘에 드는 책을 만나지도 못했다. 오랜만에 만난 맘에 드는 책   ...

    올해는 책을 몇권 읽지 않았는데... 그만큼 맘에 드는 책을 만나지도 못했다.

    오랜만에 만난 맘에 드는 책

     

    대문호인 도스토예프스키의 저서들에 대한 "돈"이라는 현실적인 측면에서 분석한 책이며,

    이에 대응하여 형이상학적인 그의 철학과 사상을 대비 시키고 있다.

     

    따라서 현실적인 면이 보다 우선시 되지만, 그의 작품속에 녹아 있는 작가의 사상과

    철학 또한 맛볼 수 있는 책이었다.

     

    돈은 주조된 자유라고 말한 남자. 돈의 중요성,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절실히 느꼈지만,

    결코 돈에 무릎꿇지 않고, 종교적, 사회적 차원의 이상을 굽히지 않은 남자로 기억될 듯하다.

     

    이 책을 통해 어렵게만 느껴지던 도스토예프스키에 조금 다가선듯 한 느낌도 들고,

    죄와 벌 밖에 읽어보지 못했으나, 다른 책들에도 도전을 해봐야 할 듯...

  •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은 유명하다. 그러나 그의 소설 대부분은 인간의 구원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저자는 ...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은 유명하다. 그러나 그의 소설 대부분은 인간의 구원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는 돈을 위해 글을 썼고, 그의 이야기의 대부분은 돈문제에 할애되었다고. 그렇게 놓고 보면 그의 소설은 영이상학적인 구원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 즉 현실의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한 작가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인간의 욕구발달단계라는 것이 있다. 가장 원초적인 욕구는 생리적욕구이다. 먹고 자고 싸는 것. 그리고 안전의 욕구, 그리고 자아실현의 욕구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런데 인간의 욕구단계는 계단을 밟듯이 아래층을 밟지않고는 윗층을 밟을 수 없는. 그런 것이 아니다. 생리적 욕구가 완전하게 충족되지 않아도 자아실현의 욕구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많다. 그래서 '돈'을 필요로 하기도 하고 '돈'을 거부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돈'은 생리적 욕구부터 자아실현까지 한꺼번에 충족시켜주는 도구이기도 하고, 반면에 자아실현의 욕구보다는 생리적 욕구에 급급하다는 낭패감을 안겨주는 도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스토예프스키는 그렇게도 돈에 대해 이중적인 인간군상을 묘사했는가보다. 그는 정말 현실주의자다. 

    저자가 쓴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를 먼저 읽고 이 책을 읽어서인지 끊임없이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가 비교되었다. 둘 다 천재였지만 그 재능의 발현은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부유했던 톨스토이는 그 부유함을 피해 도망가려했고, 도스토예프스키는 그 가난함을 피해 도망가려했다. 톨스토이는 자기의 사상을 잘 다듬은 플롯으로 소설화해 냈고, 도스토예프스키는 놀라운 직관으로 소설화해 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구원을 열망했다. 톨스토이는 자신의 젊었을 때의 죄과를 씻어내고 싶어했다. 그래서 그는 노년에 극상의 도덕성을 추구하게 되었다. 한편 도스토예프스키는 끊임없이 돈을 갈구하며 돈으로 구원을 얻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가 돈을 남에게 사용하면서 만족했던 것은 그것이 자신의 만족감을 주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도 역시 죽음 이후를 생각했다. 죽음 이후에 대한 둘의 열망은 둘의 상황과는 관계없이 대단했던 것 같다.

    아버지의 삶을 순차적으로 밟아나갔던 톨스토이와, 아버지의 삶을 증오했지만 결국 말년에는 아버지를 닮아버린(땅에 집착하던 말년을 떠올리면) 도스토예프스키. 아들의 종류에는 이 두가지가 있다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이 두 사람은 여러면에서 왠지 비교해보고 싶어진다. 아마도 두 사람이 끊임없이 대별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겠지만. 

    사실 도스토예프스키는 돈을 위해 펜을 들었다고는 해도 굉장히 부유하게 돈을 '쓴' 사람이다. 그의 생활이나 그가 친지들에게 돈을 빌리기 위해 쓴 편지를 체호프나 채만식이 읽으면 코웃음을 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야말로 원고료를 받기 위해 필사적으로 글을 썼던 두 사람은 그에게 뭐라고 말할까? 아마 '그 돈 나 좀 달라'고 하지는 않았을까.

    이 책을 읽고 나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들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아주 자잘한 것들 까지도. 소설을 읽고 감동을 받아 그에 관련된 책을 찾아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반대의 경우는 참 드문 일인데 새삼 저자의 필력이 감탄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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