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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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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쪽 | 규격外
ISBN-10 : 1156755166
ISBN-13 : 9791156755166
못된 건축 중고
저자 이경훈 | 출판사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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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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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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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적 건축으로 DDP를 바라보다! 『못된 건축』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이자 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 부회장 이경훈이 도시의 건축을 바라보는 기준을 제시하고 그 독해법을 알려준다. 건축과 도시, 그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따스하고 친절한 시선을 유지하면서도 애매모호하게 에두르지 않는다. 서울 시민의 행복을 가로막는 서울의 대표 건축을 콕 집어 설명하고, 서울을 살리는 건물로 DDP와 동십자각 앞의 트윈트리타워를 내세운다.

DDP는 서울을 넘어서 우리나라 건축 사상 최대의 논란거리다. 공공건물에 들어간 엄청난 비용, 동대문운동장의 역사성 훼손, 외계 우주선 같은 비정형으로 이뤄진 외관의 이질감, 공간 활용도 등 많은 논란을 낳았다. 설계 공모 기획부터 완공에 이르기까지 DDP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오늘날까지 함께하고 있는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DDP가 왜 서울에 꼭 필요한 ‘착한 건축’인지 조목조목 밝힌다.

저자소개

저자 : 이경훈
저자 이경훈은 교수. 건축가. 2003년부터 국민대에서 건축을 가르치며 연구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건축설계 방법을 연구하는 일에 매진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파주 헤이리의 랜드마크하우스를 설계했다. 또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전문위원과 자문을 맡으면서 도시와 도시 건축에도 큰 관심을 갖고 연구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2011년《서울은 도시가 아니다》를 출간했으며 서울시 도시계획위원이자 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 부회장을 역임 중이다. 현재 서울 남산 기슭의 북향집에서 소란스러운 이웃들과 함께 살고 있다.

목차

들어가는 말
건축이 행복한 도시를 만든다

1. 도시 건축의 기본 조건 ? 트윈트리타워
2. 사라진 서울역의 기억 ? 서울역
3. 과연 누가 남대문을 망치고 있을까? - 남대문
4. 서울의 마천루가 특별하지 않는 이유 ? 서린빌딩
5. 서울의 특급호텔은 길가에 없다 ?고급 호텔
6. 거리를 집어삼키는 진공청소기 ? 대형 쇼핑몰
7. 캠퍼스의 낭만을 위한 지하세계 ? ECC
8-1. 아파트, 도시의 품격 ? 래미안 퍼스티지 아파트
8-2. 아파트, 도시의 품격 ? 발코니 확장
8-3. 아파트, 도시의 품격 ? 땅콩집
9. 예술을 품지 못한 도시 건축 ? 예술의전당과 국립현대미술관
10. 절대 변치 않는 일편단심 녹색 사랑 ? 옥상정원
11. 도시의 건축을 향하여 - DDP

나오는 말
도시의 포스가 함께하기를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도시적 건축은 행복한 도시 생활을 위한 입장권이다 시민의 행복을 가로막는 서울의 대표 건축과 도시 건축의 조건에 대하여 -‘시민이 도시를 만들지만 다시 도시가 시민을 만든다’는 작가의 호소에 완전 공감 문승국 고려대 특임교수...

[출판사서평 더 보기]

도시적 건축은
행복한 도시 생활을 위한 입장권이다


시민의 행복을 가로막는 서울의 대표 건축과 도시 건축의 조건에 대하여

-‘시민이 도시를 만들지만 다시 도시가 시민을 만든다’는 작가의 호소에 완전 공감
문승국 고려대 특임교수, 전 서울시행정2부시장

-‘공간의 정의’를 위한 토론의 장을 열어주는 책이라서 반갑다
김용석 철학자, 영산대 교수

어떤 건축이 좋은 건축일까? 우리는 살면서 늘 어떤 건물에 대해 말한다. 차창 밖의 빌딩이나 동네의 신축 건물, 언론에 오르내리는 유명한 건물들에 대해 한마디씩 평한다. 가령 광화문 광장, 서울 시청이 생겼을 때도 그랬고 최근 DDP를 둘러싼 논란도 그렇다. 그런데 우리는 무슨 기준으로 건축을 평하는 것일까? 단지 외향이 멋있거나 노출 콘크리트와 하이테크 기법으로 만들면 좋은 건축일까? 많은 사람들과 전문가들이 훌륭하다고 하면 그들의 식견에 따라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편이 맞는 것일까? 과연 우리는 어떤 상식으로 건축을 판단하고 있는 것일까?

서울시 도시계획 의원회의 일원으로 도시를 연구하는 건축가 이경훈 교수는 2011년《서울은 도시가 아니다》이후 펴낸 두 번째 책《못된 건축》에서 도시의 건축을 바라보는 기준을 제시하고 그 독해법을 알려준다. 건축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건축가가 들려주는 가이드북인 셈이다. 건축과 도시, 그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따스하고 친절한 시선을 유지하면서도 애매모호하게 에두르지 않는다. 서울 시민의 행복을 가로막는 서울의 대표 건축을 콕 집어 설명하고, 서울을 살리는 건물로 DDP와 동십자각 앞의 트윈트리타워를 내세운다. 건축에 조금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의아할 수밖에 없다. 이 두 건물은 랜드마크와 흉물 사이에서 논란을 일으킨 대표적인 건물이기 때문이다.

도시적 건축으로 DDP를 바라보다

DDP는 서울을 넘어서 우리나라 건축 사상 최대의 논란거리다. 공공건물에 들어간 엄청난 비용, 동대문운동장의 역사성 훼손, 외계 우주선 같은 비정형으로 이뤄진 외관의 이질감, 공간 활용도 등 많은 논란을 낳았다. 완공되기 전까지 비난 일색이다가 완공되자 찬사가 이어지다 다시 의문과 기대로 나뉘는 등 전문가나 언론의 반응도 제각각 갈지자 행보다. 파격적인 새로움 앞에 그 누구도 수긍할만한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저자인 이경훈 교수는 총사업비로 4,840억 원이 들어간 DDP 프로젝트의 자문 역을 맡은 DDP 전문의원이다. 설계 공모 기획부터 완공에 이르기까지 DDP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오늘날까지 함께하고 있는 숨은 주역이다. DDP를 둘러싼 여러 가지 논란을 가만히 지켜보던 그가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DDP가 왜 서울에 꼭 필요한 ‘착한 건축’인지 조목조목 밝힌다.

우리는 보통 건축을 평가할 때 건물 자체만을 놓고 평가한다. DDP의 경우도 외향이 너무 낯설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저자는 도시의 건축은 하나의 오브제로 바라볼 게 아니라 도시를 대하는 태도를 통해 평가해야 한다고 말한다. 주변의 맥락과 땅의 쓰임과 형태에 대한 고려, 즉 도시의 관점에서 건축을 바라보면 못된 건축과 착한 건축이 쉽게 판가름 난다는 것이다. 저자는 DDP가 도시적으로 착한 건축이며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 이유를 도시적 건축의 제 1조건인 대지의 활용 측면에서 설명한다. 동대문 주변의 그 어떤 건물보다 건물이 놓일 땅, 즉 도심 대지를 잘 이해하고 가장 적극적인 도시적 건축의 태도로 지은 건물이라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상식과 인식의 전복이 일어난다.

‘주변과의 조화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건축물’로 낙인찍힌 DDP는 사실 대지에 대한 면밀한 연구를 통해 그 장소에 최적화된 조형으로 탄생했다. 땅의 경계를 이루는 도로와 도심의 역사적 맥락인 성벽, 그리고 지하철 역사가 자리한 대지의 특성을 최대한 고려해 반영한 결과물이다. 땅 모양과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네모 형태의 깍두기 건물을 짓고 그 앞에 공원을 만드는 것과는 태도가 기존서울의 건축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관념의 차원에 머물던 ‘역사’ 또는 ‘도시의 맥락’이라는 생각을 구체적이며 실제적인 건축 구현에 성공했다고 본다. 가로와 복원된 성벽에 의해 만들어진 불규칙한 대지의 경계를 중요한 모티브로 삼고 과감한 구조적 모험까지 하는 DDP야 말로 도시와 주변 환경에 적극적으로 조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디지털 건축 방식으로 이 모든 걸 형태화한 21세기 건축 테크놀로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도시가 역사를 보존하는 방법은 유물을 전시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끊임없이 첨단의 것을 끌어들여 과거와 미래를 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 자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에인 오스트리아의 그라츠에 들어선 비정형의 첨단 건축물 쿤스트하우스도 처음에는 도시의 역사적 맥락을 등한시 했다고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지금 비판 대신 ‘역사와 미래의 만남’이란 찬사를 듣고 시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저자는 DDP 또한 건물 외형에 대한 기호, 낯선 것에 대한 경계의 차원을 넘어 DDP를 도시의 역사를 이어가는 건축이란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같은 맥락으로 저자는 서울 시민에게 손가락질 받는 대표적인 건물인 트윈트리타워에 대한 오해도 해명한다. 그냥 보기엔 고즈넉한 경복궁 앞의 정취를 깨는 이질적인 하이테크 유리 건물 같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그 누구보다 도시적 건축이라는 것이다. 다른 빌딩들과 달리 가로에 바싹 붙어 서서 거리를 활기차게 만들고 대지의 형태에 맞게 자신의 몸을 구부리고 있다. 무엇보다 동십자각을 건물 뒤편에서도 바라볼 수 있도록 아예 몸을 갈랐다. 역사와 도시의 역동적인 힘에 몸을 맡겨 스스로 제 형태를 깎아내느라 손해가 많지만 도시를 위해 기꺼이 양보한다. 저자는 이를 두고 ‘현대 건축과 도시는 옛것을 보존할 뿐만 아니라 그 격을 높이고 활용한다. 고건축과 전통은 낡고 오래된 것이 아니라 도시의 살아 있는 자산으로서 품위 있게 도시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

공화, 건축을 평가하는 가장 확실한 척도

도시는 건축이 모여서 이뤄진다. 대부분의 건물은 도시에 있고 우리도 대부분 도시에 산다. 따라서 저자는 도시의 건축은 도시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그것이 바로 못된 건축이다. 간단 명확한 척도다. 저자는 ‘공화’의 개념으로 도시적 건축을 설명한다. 공화란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이 일정한 양보를 하면 ‘공공의 선’이 생겨나고 그 혜택으로 개인은 훨씬 더 큰 행복을 누린다는 개념이다. 교통신호를 지키는 약간의 양보로 누구나 다 같이 복잡한 도시의 도로를 원만하게 오갈 수 있는 것처럼 도시는 공화의 생각이 물리적으로 구현되는 장소이니 도시의 혜택을 누리고 살기 위해서는 건축도 각자 양보를 하고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광장의 모양을 위해 자신의 편의를 죽이고 비스듬하거나 삐딱하게 늘어선 중세도시의 광장 주변 건물들이 그 양보를 통해 공공의 선이 생겨나고 그 혜택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누리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도시적 건축이 만들어내는 공공의 선은 도시 전체의 자산이 된다는 주장이《못된 건축》의 첫 장부터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주제의식이자 저자가 바라는 도시 서울을 모습이다.

도시를 오해한 서울의 대표 건축 열전

이 책에서 언급된 서울의 건축들은 대부분 도시를 무시하거나 오해한 것이다. 자신만 내세울 뿐 도시를 위해 양보하지 않았다. 새롭고 잘 된 건축으로 평가받던 이화여대의 ECC건물은 고딕양식 캠퍼스의 낭만을 지키기 위해 거리에 있어야 할 모든 공간들을 지하세계로 구겨 넣었다고 비판하고(7장 158p), 국가대표급 아파트인 반포 래미안 아파트 단지는 서구에서는 이미 몇 십 년 전에 사장된 철학인 ‘전원도시’에 대한 환상을 21세기 서울에서 구현한 사례로 지목한다(8-1장 178p). 그 결과 거리가 텅 비게 되었다는 것이다. 거리를 흉내 낸 대형 쇼핑몰이 진짜 도시의 거리를 집어삼키는 모습에 대한 묘사(6장 132p), 개선문에게 모든 영광을 돌리듯 펼쳐져 있는 파리 도심 건축과 국보 1호 남대문을 둘러싸고 저마다 미스코리아처럼 포즈를 잡는 건축들을 비교(3장 68p)는 마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는 듯 머리에 그려진다.
산중에 있는 사찰 등에서 가져온 전통의 건축의 방식을 도심의 건축물에 접목하려는 전통에 대한 강박이 낳은 폐단도 꼬집는다(2장 46p, 9장 226p). 도심을 윤택하게 만들 것으로 각광받는 옥상정원이 사실은 거리와 떨어져 있어 폐쇄적이고 건물 지붕을 망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전혀 도시적이지 않다고 하고(10장 250p), 각자의 사정인 것 같았던 발코니 확장이 불러온 아파트 도면의 변형이 얼마나 암울한 도시의 그림자를 만드는지도 언급한다(8-2장 196p). 우리가 그동안 생각지 못했던 건축이 도시의 삶을 망치는 사례들이다.

건축이 행복한 도시를 만든다

한 가지 재밌는 것은 조곤조곤한 저자의 태도다. 못된 건축을 말하면서 헐뜯지 않는다. 오히려 건축에 깃든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해주고 잘못 꿰어진 첫 단추를 진심으로 아쉬워하는 건축가의 시선이 느껴진다. 아쉬움이 많았기 때문일까. 본문 속 팁을 통해 건축가를 대하는 법도 별도로 작성해놓았다.
건축을 도시의 관점에서 읽는 시선은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이자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와 같다. 저자가 그토록 도시적 건축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건 단순히 건축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도시에서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못된 건축’을 나열할수록 세상을 바라보는 중년 건축가의 따스한 마음이 더 진하게 다가온다.

추천사

“공정한 공간?Fair Space?” 무식하면 객기를 부린다고 건축에 문외한인 내가 몇 해 전 어느 건축지에 기고한 글의 제목이다. 그러나 이경훈의 책을 읽고 동지를 만난 듯했다. 그도 건축과 도시 공간을 ‘공화’, 곧 ‘공적인 것res + publica’의 차원에서 다루기 때문이다. ‘도시의 공유 공간은 포스를 갖고 있다.’라는 개념 해석의 단초를 영화 《스타워즈》에서 가져온 것도 흥미롭다. 우주Space의 정의를 위해 싸우는 제다이 기사들에게 우주의 포스가 함께하기 때문이다. ‘공간의 정의’를 위한 토론의 장을 열어주는 책이라서 반갑다.
김용석 철학자, 영산대 교수

왜 함께 사는 도시에서 자기만을 위한 이기적인 건축이 넘쳐날까? 왜 공원을 만들고 나무만 심으면 괜찮다고 생각할까? 왜 도시계획은 진정한 도시건축을 응원하지 못하고, 공룡 같은 건축물들이 도시 생태계를 교란시키도록 놔두는가? 저자는 그 원인을 우리 사회가 ‘못된 건축’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생각 없는 자본가, 권력자, 관료, 개발업자들이 못된 건축들을 양산하고, 그 속에서 생각 있는 건축가들은 소외되고야 마는 것이다. 그렇다면 못된 건축의 반대는 어떤 건축일까? ‘도시의 길을 살려주는 건축, 역사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하는 건축, 도시의 포스를 빛내주는 건축’ 등 저자의 통찰력이 담긴 ‘도시의 건축’ 개념을 따라가보자!
김진애 (사)인간도시컨센서스 공동대표, 전 국회의원

이 책은 도시를 탐구하면서 그 위에 들어선 건축물들을 때로는 여행객, 때로는 주민, 손님, 건축가, 역사가, 인문학도가 되어 해석한 에세이이다. 그는 ‘도시에서 가장 공공적인 시설은 상점’이라고 주장하면서 주변에 걷는 이가 없는 아파트 단지 등이 도시가 소통과 교류의 공간이라는 것을 망각한 못된 건축이라고 단언한다. 건축은 건물 자체의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장소와 주변과의 ‘관계’가 생명이다. 즉 도시와 건축은 좋은 경쟁자이자 좋은 벗이어야 하는 이유이다. ‘시민이 도시를 만들지만 다시 도시가 시민을 만든다’는 작가의 호소에 완전 공감을 표하면서 독자들에게 일견을 권해 드린다.
문승국 고려대 특임교수, 전 서울시행정2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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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도시는 '공화의 장소'다 | ys**30 | 2015.01.04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흔히들 서구의 도시문화를 광장문화라고 말한다. 낮 동안 광장은 모이고 거닐고, 카페에...

     

    흔히들 서구의 도시문화를 광장문화라고 말한다. 낮 동안 광장은 모이고 거닐고,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로 늘 붐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자기 집에서 지내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이란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사람들은 낮에도 좁고 어둑하기만 한 집에서는 밤잠만 자고, 해가 뜨자마자 광장과 거리로 몰려나온다.

     

    그러면 우리 한국의 도시는 어떠한가. 우리의 대표적 주거인 아파트는 모두 남향에 고층을 지향한다. 그리고 고급 아파트일수록 차는 전부 지하로 내려가고 단지는 공원 같은 조경을 갖추고 있다. 사람들은 그런 아파트에 살기를 원하고 값도 비싸다. 내가 사는 실내, 그리고 단지 안에서 최상의 주거 조건을 모두 확보하려는 심사이다. 그런데 우리의 도시는 왜 살맛이 나지 않는 것인가.

     

    못된 건축의 저자 이경훈은 이는 우리의 아파트가 도시를 오해하고 왜곡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최근에 재건축되고 있는 서울 강남권의 고급 아파트는 마치 중세의 성을 닮아가고 있다. 마땅히 공공이 함께 누려야 할 공간을 일부 부유층들만의 사적 향유 공간으로 만들려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결과는 참담하다. 의도와 달리 자신들마저 도시로부터 고립되고 소외당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저자는 이것만으로도 우리의 아파트는 못된 건축이라 부르기에 충분하다고 단언한다.

     

    책을 읽어 보면, 우리 서울에는 도시에 대한 오해나 편견에서 비롯된 못된 건축물들이 한둘이 아니다. 도심 한복판에 자신을 외딴 섬처럼 격리시키고 있는 고급호텔은 그 중 단연 으뜸이다. 자신만의 위용과 작품성을 뽐내기 위해 주변의 건물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서 있는 도심의 고층빌딩들 역시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또한 너른 교외에 지어져야 마땅할 도심지의 대형쇼핑몰 역시 못된 건축의 범주를 벗어나기 어렵다. 이들은 모두 자동차로만 접근이 가능한 건물들이다. 그 결과 걷는 사람의 접근을 어렵게 만들고, 가로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도시의 역동성과 밝은 이미지를 죽이고 만다.

     

    건축과 교수인 저자는 도시는 공화의 장소다.”(P.10)라고 말한다. 개인의 양보를 전제로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공공뿐 아니라 양보의 주체인 개인에게도 이익이 되는 곳이 도시”(P.77)라는 것이다. 그래서 도시의 건축물들은 자신이 속한 도시에 염치를 보일 줄 알아야 한다. 저자의 지적대로 남대문과 같은 문화재에 최소한의 배려도 없이 자신만의 존재를 과시하는 고층건물들의 거만함이 사라질 때 우리의 서울은 보다 살고 싶은 도시가 될 것이다. (정말 남대문을 배경으로 저 잘난 채 서있는 신한은행 빌딩은 염치없음을 넘어 꼴불견이다.)

     

    저자는 서울은 도시가 아니다(푸른숲, 2011)의 저자이기도 하다. 독자들은 두 책에서 저자의 일관된 주장을 읽을 수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도시는 도시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에 자연을 담으려는 이상적인 시도가 오히려 도시를 망치고 만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도시의 가로에 돈을 들여 만든 소공원이 오히려 도시를 어둡게 만들고 범죄를 유발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도시 안에서 자연의 풍치를 최대한 누리려고 만드는 우리의 아파트들은 도시의 도시다움을 잃게 만드는 주범이다. 도시에 대한 오해와 더불어 염치를 모르고 넘쳐나는 사적 이기심이 우리의 서울을 망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걷는 순간, 비로소 도시가 탄생한다.’고 말한다. 뉴욕과 파리와 런던의 가로들에는 고밀저층의 건물들 속 작은 상점들이 길게 뻗어 있다. 그 거리를 사람들은 여유를 즐기면서 걷는다. 반면, 서울의 가로에는 들쭉날쭉 튀어나온 건물들을 따라 인도 위에 올라선 자동차들이 사람들의 보행을 방해한다. 도시를 오해한 잘못된 건축제도와 더불어 건물주들의 이기심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이다. 이 작은 차이가 우리의 서울이 아직은 공화의 도시’, 그래서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 어려운 징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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