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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트로이카
380쪽 | A5
ISBN-10 : 8956025282
ISBN-13 : 9788956025285
경성 트로이카 중고
저자 안재성 | 출판사 사회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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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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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 상세 항목] 선택 해당 사항있음 미선택 해당 사항없음

1.외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미선택 제본불량 미선택 부록있음 [1930년대 경성 거리를 누비던 그들이 되살아온다-중고책 아닙니다.]

2.내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출간 20040810, 판형 152x223(A5신), 쪽수 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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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경성 트로이카- [중고책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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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잘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cso*** 202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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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도서샹태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sh661*** 2020.10.14
2 책도 깔끔하고 좋아요. 5점 만점에 5점 anjs0*** 2020.10.08
1 고맙습니다 잘 쓸게요 5점 만점에 5점 eho*** 2020.09.08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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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경성 거리를 활보했던 식민지 운동가들의 젊은 열정을 다룬 소설. 일제 하 노동운동과 독립운동에서 천부적인 지도력을 발휘한 이재유, 해방 후 남로당 총책임자가 된 김삼룡, 지리산 빨치산 총대장이었던 이현상의 '경성 트로이카'를 생생하게 재현한 작품이다. 저자는 꼼꼼한 자료 섭렵과 섬세한 필치를 통해 30년대 운동가들의 삶을 실감나게 그려낸다. 또한 '광주학생운동' 이후, 준비론적인 민주주의에 회의를 느끼며 사회주의로 돌아선 사람들의 심리 또한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다.

저자소개

안재성 1960년 경기도 용인 출생으로 강원대학교 재학 중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구속되어 제적되었다. 90년대 중반까지 구로공단 동일제강, 청계피복노동조합, 태백탄광지대, 구로인권회관 등지에서 노동운동을 했다. 장편소설로 『파업』(1989), 『사랑의 조건』(1991), 『황금이삭』(2003)등이 있다.

목차

- 프롤로그 : 사라진 시간을 찾아서
1. 개마고원의 아이들
2. 경성의 아침
3. 동경에서 또다시 경성으로
4. 첫만남
5. 광주에서 불어온 바람
6. 시월 서신
7. 평생의 동지를 만나다
8. 삼두마차여, 앞으로
9. 상해에서 온 밀사
10. 조선의 그늘
11. 처녀들의 꿈
12. 차 한 잔이 식을 때까지
13. 지하토굴에 숨다
14. 가짜 부부, 진짜 부부
15. 철창 안에서 태어난 아이
16. 공덕리 김씨 형제
17. 창동역의 크리스마스
18. 연적
19. 여의도 사건
20. 결혼작전
21. 마지막 공판
22. 경성꼼그룹
23. 영원한 이별
24. 연안행
25. 지워지는 기억들
26. 살아남은 사람들

책 속으로

“오래된 자료들과 씨름하는 동안, 사진 속의 영혼들이 내게 사라져 버린 시대를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열어 주었다. 한때 세계를 뒤흔들었던 공산주의의 유령이, 유령이 되어 버린 영혼들을 통해 연기처럼 되살아났다. 그들이 내게 말을 걸어오고 있었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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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자료들과 씨름하는 동안, 사진 속의 영혼들이 내게 사라져 버린 시대를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열어 주었다. 한때 세계를 뒤흔들었던 공산주의의 유령이, 유령이 되어 버린 영혼들을 통해 연기처럼 되살아났다. 그들이 내게 말을 걸어오고 있었다. 아리땁고 총명한 처녀들의 유령이, 타인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혁명가들의 유령이, 죽음 앞에서 두려움에 떨면서도 결코 자신의 영혼을 더럽히지 않았던, 혹은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던, 그러나 끝내 양심을 잃지는 않았던 나약한 이들의 유령이, 남한과 북한에서 모두 외면당해 버린, 역사에서 실종되어 버린 그 외로운 유령들이 내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나는 그들의 시간 속으로 빨려 들어갔고, 그들 모두를 되살리고 싶어졌다.” 『경성 트로이카』 본문 프롤로그 ‘사라진 시간을 찾아서’(25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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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기억하라, 우리를 위해 싸웠던 이들을! 며칠 후면 광복절이다. 거리마다 뛰쳐나와 만세를 부르던 광경이 불과 50년 전이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언제부터인가 광복절은 그냥 빨간 날이 되어버렸다. 그 감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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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하라, 우리를 위해 싸웠던 이들을! 며칠 후면 광복절이다. 거리마다 뛰쳐나와 만세를 부르던 광경이 불과 50년 전이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언제부터인가 광복절은 그냥 빨간 날이 되어버렸다. 그 감동, 그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야 없겠지만, 우리를 위해 싸웠던 수많은 사람들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인 민족과 국가가 존재할 수 있었다는 기본적 합의마저 희석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그들을 기억해 내라고 말하고 있다. 작가는 빛바랜 사진과 오래 전 기록을 바탕으로, 희미한 실루엣만 드리우고 있던 그들을 소설의 매력적인 주인공들로 되살려낸 것이다. - § 잊혀져버린 탁월한 대중 혁명가, 이재유 이 책은 잊혀진 혁명가 이재유의 생애와 활동을 관계자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소설적으로 복원하였다. 독립운동사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였던 1930년대부터 1940년대까지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운동을 계속한 그들의 활동은 보석처럼 빛난다. 사회주의자들이 해외에서 무장투쟁을 선도한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국내에서 해방 직전까지도 적극적으로 일제에 저항하고 고문과 폭력, 투옥의 위험을 감수한 그들의 존재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지식인들이 두세 명만 모여도 조직의 이름을 정하고, 국제선에 줄을 대어 보려고 노력할 때 이재유는 수백 명의 조직원을 확보하고도 투쟁 현장을 돌아보고, 도와줄 만한 사람들을 접선하는 데 더 힘을 기울였다. 당시에는 선도적이라 할 만한 조직론과 주장으로 대중에게 강하게 다가선 선구자적 인물이기도 했다. 파업을 선도하러 온 것이 아니라 도와주러 온 것이 옳다는 그의 주장, 토론과 협의를 통해 결정하고 지도자도 이를 따라야 한다는 그의 철학은 오늘날 더욱 빛을 발한다. 당시 그가 제기한 주 5일제, 국민연금, 의료보험, 비정규직 문제들은 오늘날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 1930년대를 질주한 ‘경성 트로이카’ 이재유라는 한 인물의 복원에만 그치지 않고 여기저기 공장이 생겨나고 일제의 부당한 착취에 반발하는 파업이 빈발할 수밖에 없었던 1930년대 경성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역사의 총체적 복원이라 할 만하다. ‘반도의 동경’으로 불리며 번창했던 경성의 아름다운 모습, 그러나 일본인 거리나 조선인 부촌과는 거리가 먼 경성의 비참한 빈민촌에 대한 자세한 묘사, 당시 유행했던 찰리 채플린의 무성 영화와 이광수의 『금강산 기행』 같은 문화의 구체적인 모습들까지 아나키스트, 민족주의자, 사회주의자들이 뒤섞여 있던 ‘경성, 1930년대’가 독자의 눈앞에 펼쳐진다. 1930년대 경성 거리를 누비고 다녔던 이재유, 김삼룡, 이현상의 세 거두가 이끌었던 경성 트로이카! 트로이카는 러시아 말로 세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를 의미한다. 모든 활동가들이 동등한 권리를 갖고 자신과 조직의 운명을 결정하고 따르는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방식이라는 뜻으로 조직명을 붙인 것이다. 해방 후 남로당의 실질적인 총 책임자로 활동하게 된 김삼룡, 지리산 빨치산 총대장이 된 이현상의 진가를 알아보고 평생의 동지로 삼았던 이재유의 혜안이 드러난다. 1940년대 대부분의 조직들이 운동을 포기하던 그때에도 ‘경성 트로이카’의 멤버들은 ‘경성꼼그룹’을 결성하고 박헌영을 영입하여 활발한 활동을 펼친다. 운동의 암흑기에 유일하게 살아 움직인 전국적인 저항 세력인 ‘경성꼼그룹’의 활동은 국내 독립운동의 끊임없는 흐름과 풍부한 역량을 드러내주며, 이 흐름의 근원에는 이재유와 ‘경성 트로이카’가 있었던 것이다. - § 생생한 증언으로 복원된 여성 운동가들 작가 안재성이 만난 ‘경성 트로이카’의 일원이었던 이효정 할머니는 경성지역 사회주의 운동의 대모였던 박진홍, 박헌영의 연락책으로 활동하던 이순금과 동덕여고 시절부터 운동을 함께 하였던 분으로, 정판사 위조지폐 사건으로 사형당한 이관술의 제자이기도 하다. 아흔이 넘는 연세에도, 이재유에게 아들 이철한의 죽음을 전하고 지켜본 아버지로서 이재유의 모습 등 자신과 관련된 운동사의 중요한 인물과 사건들을 정확하고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다. 박진홍의 남편이 되는 김태준에 대한 세세한 묘사, 이순금과 사랑하는 사이였던 김삼룡의 외모와 성격에 대한 설명은 그래서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해방 후 힘든 삶 때문에 드러나지 않았을 뿐 이관술, 이순금의 유족들이 울산에 살고 있으며, 함께 운동을 했던 이병희 역시 살아 있다. 『경성트로이카』는 작가가 일제시대 노동운동사에 대한 방대한 관계 논문을 꼼꼼히 섭렵하였을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 생존하고 있는 실제 역사의 증인들로부터 가까이에서 이야기를 듣고 재구성하였다는 점에서 더 큰 의의가 있다.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하였다는 점에서 다른 논문이나, 소설에서 볼 수 없는 구체성과 사실성, 현장감이 두드러진다. ◆ 이 책의 내용과 특징 - § 식민지 운동가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운동, 사랑, 죽음. 작가의 꼼꼼한 자료 섭렵과 섬세한 필치를 통해 30년대 운동가들의 삶의 모습을 매우 가깝게 느낄 수 있다. 황금정(지금의 을지로), 본정(지금의 충무로) 거리를 누비며 동지들과 긴박하게 접선하던 모습이 실감나게 그려진다. ‘광주학생운동’ 이후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사이에 점점 커져가는 갈등 속에서 준비론적인 민주주의에 회의를 느끼며 사회주의로 돌아선 사람들의 심리 또한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다. 운동을 위해 하우스 키퍼로 만났던 남녀 운동가들의 위장 결혼의 모습. 일제에게 잡혀가 갖은 고문을 당하면서도 하루 동안은 아지트를 불지 않고 동지가 도망갈 시간을 벌어주는 동지의 약속. 어두운 시대를 살만한 세상으로 만들어 보려고 노력했던 식민지 운동가들의 열정적인 삶이 다각도로,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이제 박물관의 밀랍인형이 아니라 살아 숨쉬며 경성 거리를 활보했던 운동가를 만날 수 있다. - § 혁명을 하려거든 목숨 바쳐라 이재유, 이관술, 이순금, 박진홍 등 실천적인 삶을 살았던 매력적인 인간들의 인생담 역시 이 소설의 흥미있는 요소 중 하나이다. 더 나은 조국을 만들어보기 위해 목숨까지 내놓았던 젊은 그들의 열정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강하게 다가온다. 운동에 일생을 바치고, 해방을 겨우 10개월 남기고 죽어버린 이재유. 똑똑한 머리로 학교에 입학은 했지만, 번번히 월사금이 없어 결국 무학력에 무산자로 살 수밖에 없었던 이재유의 신출귀몰한 활약은 당시에도 신문에 여러 번 실릴 만큼 유명했다. 일본에서 3년간 70번이나 연행당해 결국 조선으로 송환당하고도 운동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자신을 감시하던 일본 경찰을 감화시켜 서대문경찰서를 2번이나 탈출하고, 결국 지하 토굴에 40일 동안 은신하다 포위망을 뚫고 탈출했다. 2년 8개월 후 그를 잡은 일본 형사들은 그를 앉혀놓고 기념촬영을 할 정도로 기뻐했다. 조선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재유야말로 운동의 마지막 희망이었다. 의리의 인물 이관술과 김삼룡, 그리고 융통성은 없지만 누구보다 운동에 진지했던 이현상과 이주하. 그들의 숨겨진 일화와 고뇌를 읽을 수 있다. 이재유를 둘러싼 이순금과 박진홍의 삼각관계, 그리고 감옥에서 태어난 이재유의 한스러운 아들, 이철한. 그들이 70년의 시간차를 뛰어넘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온다. - § 버림받은 유령들과의 약속 80년대 『파업』을 썼던 안재성이 새롭게 시도하는 역사적 인물, 사건들의 복원담이라는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실제 존재했던 인물, 실제 존재했던 사건들이 소설적 장치를 통해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오고 있다. 『경성 트로이카』는 쉽게 읽히지 않던 일제시대 운동사를 읽을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다. 작가는 본문 속에서 자신이 이러한 복원을 시도하게 된 동기를 밝히고 있다. 해방 후 찬탁 운동으로 남한에서 대중적 기반을 상실하고, 북한에서도 김일성 세력에게 숙청당하는 등 남?북한 모두에게 버림받은 조선의 국내파 운동가들을 위해 진혼곡을 쓰겠다는 것이다. 일제의 탄압이 가장 극심했던 1930, 40년대 수많은 민족주의자들이 반일에서 친일의 대열로 돌아섰으며, 지조 있는 분들도 붓을 꺾거나 운동을 포기하는 등 소극적 저항의 자세로 일관하였던 시기에 그들은 가장 적극적으로 일제에 저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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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잊혀진 역사 | qu**tz2 | 2010.08.0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진 모르겠다. 일본 제국주의 세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 모든 게 해결될 거란 믿음이 있었지만, 그 이후 도래...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진 모르겠다. 일본 제국주의 세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 모든 게 해결될 거란 믿음이 있었지만, 그 이후 도래한 세상 역시 나은 것은 없었다. 이미 권력의 속성에 눈을 뜬 자들은 혼란 중에서도 앞자리에 서기 유리했고, 미군정 역시 부리기 편한 이들을 굳이 내치려 들지 않았다. 북한 보다 남한 측의 권력이, 그 정당성이 덜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은 많은 이들이 부인하고파 하는 엄연한 사실이다. 문제는 그것이 옳지 않다면 시정을 해야 하건만,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부재했다는 점이 아닐지 싶다. 오히려 세상은 자신이 품지 못한 반을 철저히 외면하기로 마음 먹은 듯했다. 국토가 반으로 갈린 상황이 이와 같은 움직임에 부채질을 가했다. 어떠한 노선을 택했느냐에 따라 평이 엇갈리는, 좀더 큰 줄기라 할 수 있는 독립운동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경성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면 기분이 묘하다. 이제는 쓰이지 않는 용어이지만, 서울의 옛 명칭이 주는 느낌은 어딘가 모르게 이국적이다. 지금의 시선에서 본다면 낙후된 공간에 지나지 않겠지만, 그래도 한때 이 땅에서 가장 번성한 모습을 하고 있었던, 그 곳은 큰 뜻을 품은 이들이 모인 공간이었다. 그만큼 변절자도 많았을 것인지라, 옳은 길을 걷고자 마음 먹은 자라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을 것 같다. 이에 트로이카라는 말이 붙었다. 로마 시대, 세 명의 통치자가 동시에 집정을 함으로써 독재를 막았던 삼두정치를 일컫는 이 말이 경성에 붙은 까닭은 왜일까? 이재유를 비롯하여 이현상, 김상룡이라는 잊혀진 삼인방을 다룬 책이니 이들을 가리키는 말인 것 같긴 했다. 하지만 내겐 이야기의 전개에 있어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여성 인물들에 관한 부분이 더 길게 남았다. 이효정, 박진홍 그리고 이순금. 동덕여고 동창생인 이 세 인물은 사회주의 운동을 함께 했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서로 다른 길을 걸었다. 이순금이 동시였던 박헌영을 배신하는 대가로 훗날 북한 정권의 요직에 등용되었다면, 박진홍은 월북을 하긴 했으나 그 이후의 행적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거나 숙청되었을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반면에 이효정은 남한 사회에 남아 갖은 핍박을 받으며 긴긴 세월을 견딘,… 하지만 이 세 인물이 일제에 맞서 벌인 행동은 순수했고, 또 헌신적이었다.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인물을 찾아 헤매는 그 열정에 나는 반했다. 여성은 으레 이래야 한다는 식의 편견도 그들 앞에서는 미미해 보였다.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일제에 맞서 싸웠던 이들이 충분히 제 인생을 펴기도 전에 사라졌다는 사실은 우리 현대사에 있어 비극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세 명의 여성 역시 우리가 현재 택하고 있는 체제와는 다른 노선에 속했다는 점에서 크게 부각된 적이 없다. 오히려 이현상과 김삼룡 등의 경우는 일본 아닌 우리 민족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으니, 지난 날 다르다는 것에 대한 공포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짐작이 간다. 만일 감옥에서 차갑게 식어갔던 이재유가 해방 이후까지 살아 남았더라면 어땠을까? 아마 그 역시도 매몰찬 대우 끝에 숙청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가 품은 이상, 매력적인 미소, 너그러운 인품 따위는 모두 왜곡된 시선에 의해 사라진 채

    불과 반 세기 정도 전의 일이다. 당시 미국과 소련을 필두로, 많은 세력들은 한반도에 독립적인 정권이 들어설 역량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보았었다. 그렇지만 세력을 규합하고 조직을 창출했던 인물들의 능력은 절대로 떨어져 보이지 않았다. 우리 자신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너무도 타자의 시선을 닮았다는 사실이 다소 무섭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직 알지 못하는 역사가, 품지 못한 지난 날이 너무도 많다는 점을 경성 트로이카 사건은 나에게 말해주고 있었다.

  • 내 영혼 떠나버린 빈 껍질 활활 불태워 한 점 재라도 남기기 싫은 심정이지만 이 세상 어디에라도 쓰일 데가 있다...

    내 영혼 떠나버린 빈 껍질

    활활 불태워

    한 점 재라도 남기기 싫은 심정이지만

    이 세상 어디에라도

    쓰일 데가 있다면

    꼭 쓰일 데가 있다면

    주저 없이 바치리라

    먼 젊음이 이미 다짐해둔

    마음의 약속이었느니

    - 이효정, 「약속」

     

    1980년대에 『파업』을 쓴 작가 안재성이 경성트로이카에 관해 알고 싶어 찾아간 생존자 이효정의 시입니다. 젊어서 다짐해둔 마음의 약속을 잊지 않고 이 세상에 쓰일 데가 있다면 한 몸 주저 없이 바치리라는 고결한 영혼의 시입니다. 이와 같이 이효정은 일흔이 훨씬 넘은 나이에 두 권의 시집을 낸, 매우 지적이고 예리한데다 풍부한 감성의 소유자입니다. 역사적 사실 이면에 숨어 있던 인간들의 이야기를, 가혹한 시련 속에서 이상 사회를 위해 살다 죽어 간 이들의 사랑과 기쁨과 절망을 마음속에 고스란히 담아 두고 있었습니다. 이효정이 들려주는 경성트로이카 이야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야기는 흥미로웠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작가는 이효정이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지 알게 됩니다. 젊은 시절에 목숨을 내걸고 민족해방운동에 뛰어듦으로써 완전한 순결을 얻은 그이의 영혼은 해방과 전쟁의 혼란, 그리고 이후의 빈곤과 치욕에도 결코 더렵혀지지 않았습니다.

     

    이효정 뿐만이 아닙니다. 이효정을 계기로 만난 경성트로이카는 아름다운 영혼들이었습니다. 자신을 보호할 최소한의 총칼조차 없이 조직과 파업이라는 무기만으로 일제와 싸운, 남은 것이라고는 고문과 질병밖에 없음에도 항상 즐거이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고, 동료를 지키기 위해 고문틀에 올라 피를 한 바가지씩 쏟아내면서도 유치장에서 만나면 서로를 끌어안고 웃어 주던, 불행한 시대의 아름다운 영혼들이었습니다. 그 정점에 이재유가 있습니다. 일제시대 사람으로는 작지 않은 키에 잘생긴 얼굴, 밝고 활달한 성격에 불굴의 의지까지 갖춘 매력적인 청년이었습니다. 아직 사회주의자에 대한 혐오가 일반적이지 않던 시절, 일제 경찰에 연행이 되고서도 수차례나 기적적으로 탈출한 신출귀몰한 신비의 영웅으로 당대 사람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만든 인물입니다. 이재유는 다소 느슨하고 자유로운 체계 속에서 싸움 거리를 놓치지 않는 방식으로 사회주의 조직을 만드니 곧 경성트로이카입니다.

     

    경성트로이카는 이현상, 김삼룡, 이순금으로 이뤄진 지도부 아래 영등포, 인천, 동대문 같은 여러 공장에 하부 모임이 만들어졌고, 학교에서는 정태식과 변홍대의 지도 아래 그보다 더 많은 숫자의 조직이 만들어졌습니다. 이재유와 형무소에서 만난 인연으로 조직에 들어온 이성출은 농민 부분을 맡아 여주와 양평 지역에서 조선일보 지국장을 지내면서 농민운동을 통합하고 있었습니다. 인천부터 양평까지 경인 지역을 아우르는, 노동자와 농민이 합쳐진 상당한 조직망이었습니다. 이재유는 처음에 조직 이름을 정하지 않았으나 조직 방식에 관해서는 트로이카식 조직 방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 말로 세 마리의 말이 동등한 힘을 갖고 마차를 이끄는 삼두마차라는 뜻입니다. 모든 활동가들이 동등한 권리를 갖고 자신과 조직의 운명을 결정하고 따르는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방식입니다. ‘경성트로이카’라는 명칭을 공식 사용한 것은 1934년 9월부터입니다.  

     

    경성트로이카 조직원들의 삶은 깊은 감동과 함께 인간에 대한 신뢰를 안겨주기에 충분합니다. 이관술, 이순금의 이복오빠로 일본에서 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동덕여고의 역사 선생님으로 오게 됩니다. 경상도 언양의 천석꾼 집안 아들이었지만, ‘광주학생운동’ 이후 민족주의의 한계를 느끼고 공산주의가 됩니다. 미야케, 일본인 공산주의자로 신분이 보장된 경성제국대학 교수였지만 자신의 집에 토굴을 파고 이재유를 숨겨주었습니다. 누구보다 동덕여고 동창생들의 삶은 여성 운동가들 특유의 섬세한 사랑과 우정이 담겨 있어 반짝입니다. 식민지 시대 좌익과 우익을 통틀어 가장 명민한 운동가였던 박진홍, 이재유를 놓고 박진홍과 삼각관계를 이루지만 나중에 김삼룡과 사랑에 빠지는 이순금, 야리야리한 몸매지만 경찰에 체포되고도 모르쇠로 일관한 이효정 들의 삶은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경성트로이카와 사회주의는 역사 뒤안길로 사라지니 우리 민족의 비극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역사를 되살린 기록물 | tr**t0 | 2004.11.28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일제하 노동운동사나 공산주의운동사에서 이름이나 알고 있던 혁명가들이 생생하게 되살아왔다. 청춘을 민족해방과 혁명에 바치며,...
    일제하 노동운동사나 공산주의운동사에서 이름이나 알고 있던 혁명가들이 생생하게 되살아왔다. 청춘을 민족해방과 혁명에 바치며, 숱한 고문과 도피생활, 감옥생활로 몸은 망가져도 청춘을 빛낸 사람들. 민족주의운동이 쇠퇴하고 변절하던 30년대, 국내 항일운동을 이끌었던 사회주의 혁명가들을 취재와 자료를 통해 복원해낸 역사서이자 소설이다. 작가가 소설적 상상력과 형식보다는 기록을 중심으로 썼다고 할 만큼 사실적 재구성이 돋보인다. 하지만 마무리는 반공교과서를 보는 듯해 아쉬움을 주었다. 국가보안법이 사문화 될 정도로 레드 컴플렉스는 완화되었지만, 북한에 대한 컴플렉스는 여전한 듯 하다. 기록은 사람이 손으로, 가슴으로 할 수 있는 위대한 작업이라고 어느 작가가 말했다. 다행히 경성 트로이카 조직원 두 분이 생존해 있었지만, 더 늦기 전에 다른 많은 것들을 기록하여야 할 것이다. 선조들은 조선왕조실록이라는 위대한 기록물을 남겼지만, 공문서조차 제대로 보관하지 않는 오늘의 현실에서는 말이다.
  • 사라진 시간을 찾아서 | gr**ianurn | 2004.10.06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삐라를 주워오면 상을 줬던가.. 직접 다닌 적은 없지만 산길을 뒤져 모은 울긋불긋하고 손바닥만한 삐라뭉치를 학교에 갖다내면...
    삐라를 주워오면 상을 줬던가.. 직접 다닌 적은 없지만 산길을 뒤져 모은 울긋불긋하고 손바닥만한 삐라뭉치를 학교에 갖다내면 그에 상응하는 뭔가를 줬던 것 같다.. TV에서는 똘이장군이란 만화를 보여주곤 했는데 북한 인민군복을 입은 사악한 표정의 늑대들이 사람들의 피를 강제로 뽑아대는 엽기적인 장면이 서슴없이 등장했었고..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를 외치며 처참하게 죽임을 당했다는 이승복의 동상은 학교마다 어김없이 서 있었는데 요즘 초등학교에도 있을까.. 그 결과.. 사회주의라는 말은 그나마 부드럽게 넘어가나 공산주의, 공산당 이란 단어는 아직도 낯설기만한 지극한 우파로 키워져있다. 이 책을 읽고 있을 때 TV의 한 토론 프로에서 일제시대 사회주의노선으로 노동운동과 독립운동을 했던 운동가들에 대한 얘기를 하는 걸 우연히 보았다. 이 책을 읽고 있던 터라 토론자들이 얘기하는 내용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처음 이 책을 읽고자 했을 땐 1930년대 경성을 휘어잡던 세 남자의 얘기가 꽤나 신선하고 흥미진진할거라는 호기심이 컸었다. 하지만 책의 종반부로 갈수록 나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게만 여겨지던 이 이야기가 엄연한 나의 역사임을 소름돋게 절감한다. 예전에 <여명의 눈동자>라는 드라마에서 북파간첩으로 넘어간 박상원을 도와주던 고현정이 하던 대사가 생각난다. "나는 무슨주의가 싫어요.. 공산주의, 민주주의.."
  • 마르크스는 [공산당 선언]을 "지금 유럽에는 하나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라는 말로 시작하면서, 체...
    마르크스는 [공산당 선언]을 "지금 유럽에는 하나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라는 말로 시작하면서, 체제에 저항적인 모든 사회운동이 체제를 강압적으로 유지하려는 자들에 의해 공산주의라는 이름으로 도매금으로 처리되고 있기 때문에 그 운동의 근거와 지향을 명확히 밝혀야 할 필요에 의해 집필했다고 말하고 있다. 몇 년 전 서울시장 선거에서 사회당 후보가 텔레비전 토론에서 이명박 현 시장에게 지금,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사람과 같이 토론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다시 몇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은 사회주의(자)라는 이름이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여기저기에서 툭툭 불거져 나오고 있다. 파업을 해도,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라고 해도,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자고 해도 '사회주의자'라는 이름표가 붙고 만다(친북좌파라는 비난이 더 일상적이기는 하지만). 학창시절에 {이재유 연구}라는 책을 읽었던 기억이(만) 난다. 책의 내용을 온전히 재구성하기 어렵게 된 것은 아마도 책과 전혀 이어지지 않은 나의 삶의 내용과 이미 지나가버린 세대의 지나가버린 투쟁이라는 못된 생각때문이었으리라. 그러나 이번에 새로 읽게된 {경성 트로이카}라는 책은 이런 나의 삶과 헛된 망각이 그야말로 덜 떨어진 생각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기억되어야 할 사실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으로) 반드시 마주치게 된다. 저자 안재성이 우연히 조각가 박진환을 만나고, 그를 통해 경성 트로이카 운동의 한 부분이었던 故이효정 여사를 만나고, 그 '행복한' 만남과 일제하 국내파 사회주의운동 주역들의 파란만장했던 과거가 다시 이 책을 통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듯이. 해방되지 못한 인민들끼리의 전쟁이 남긴 상처는 지나간 날들의 치열했던 삶과 그들이 꿈꾸고 그려낸 세계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게 했다. 아니 제대로 잊지 못하게 했다. {경성 트로이카}의 세계에서 이재유, 김삼룡, 이현상, 이주하, 이관술, 이순금, 박진홍, 이효정, 박헌영, 김태준, 미야케는 지하전위조직의 얼굴 없는 유령이나 망명 혁명가이거나 전설적인 빨치산 유격대장 만이 아니다. 끊임없는 투옥과 탈주, 변장, 재투옥의 파란만장한 행적만 기억되는 전설인 것도 아니며 미제의 앞잡이는 더더욱 아니다. 그들의 세계는 3 1 운동 후 개량화된 민족주의 운동의 공백과 중일전행 후 더욱 광폭해진 식민지 조선'에서' 식민지의 해방과 인간으로서 진정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운동을 펼쳐나가고 결국 하나둘씩 죽음을 맞이한 진심으로 "착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집은 감옥이었지만 진정 몸 편하게 누운 곳은 공장이었고, 부두였고, 빈민굴이었으며, 그들의 일상은 미행과 감시, 투옥, 고문으로 점철된 것이었지만 마음 편하게 누렸던 삶은 노동자, 농민, 학생들과의 만남, 운동, 미래에 대한 진지하고, 열띠고, 유쾌한 토론이었다. 제대로 잊혀지지 않은 기억은 남아 있는 기억을 왜곡시킨다. 잊혀져야 할 것이 남아 있고 남아 있어야 할 것이 강제로 지워져버렸기에 억지로 남겨진 기억은 지워져야 할 기억이 되살아나지 않기 위해 지워진 기억을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을 억눌러야 하며, 잊혀지지 않아야 하기에 강박적인 '암기'를 위해 갖은 억압을 가하게 된다. 그 결과는 꿈의 상실이고, 상상력의 폐허이며 순간의 영속을 위한 변태적 유희의 연속이다. 책을 덮은 지금 두 가지 사실이 당분간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하나는 저자와 故이효정 여사의 "나는(또는 지금은) 사회주의자가 아니다"란 말이고 다른 하나는 김삼룡의 "우리는 남북한 어디에도 갈 곳이 없소"라는 말이다. (사족) 아직 일제하, 그리고 해방공간 및 한국전쟁 중의 사회주의 또는 공산주의 운동 나아가 민족주의 운동을 망라하여 당시의 시대공간과 운동세력들 간의 복잡하게 얽힌 관계를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게 정리한 결과물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낸 사람의 관점에 의해 복원된 당시의 역사가 관점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들고, 세부적으로는 왜곡으로까지 비추어질 우려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 역시 {경성 트로이카} 중심의 서술이기 때문에 그러한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 책이 복원해낸 생생한 역사의 기록의 이면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러한 한계를 자기수정해나갈 능력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그렇게 되어야만 '제대로 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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