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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 그 아름다운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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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쪽 | 규격外
ISBN-10 : 8946415436
ISBN-13 : 9788946415430
소망 그 아름다운 힘 중고
저자 최민식,하성란 | 출판사 샘터(샘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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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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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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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하는 것이 지닌 아름다운 힘을 이야기하는 <소망, 그 아름다운 힘>.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 1세대로서 리얼리즘 사진의 거장으로 불리는 사진작가 최민식의 사진을, 소설가 하성란이 섬세한 눈으로 살피며 사진 한 컷 한 컷에 담긴 의미를 시적인 글로 표현한 사진 에세이집이다.

최민식의 사진과 하성란의 글이 서로 교감하며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바로 '소망'의 힘이다. 의도적으로 연출하지 않은 생생한 인간의 모습을 담은 최민식의 50년 사진 인생의 결정과, 소망이 얼마나 아름답고 향기로운지 이야기하는 하성란의 글을 함께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소개

작가 소개 최민식 1928년 황해도 연안에서 태어났고 일본을 거쳐 부산에 정착했다. 선생의 카메라 워크는 늘 '인간'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걸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헐벗고 가난한 사람을 앵글 속에 포착하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작품을 통해 극빈층을 놀랍도록 선명하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한때 독재정권으로부터 작품을 압수당하는 등의 탄압을 받은 일화는 유명하다. 국내보다는 외국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그는 영국 <사진연감(Photography Year Book)에 사진이 수록되고 ‘스타 사진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대학원, 인제대학에 출강하고 있으며 미국사진가협회(PPA) 회원으로 있다. 지금까지 기념비적인 사진집 ‘인간’ 시리즈를 열두 권 펴냈고 사진에세이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 테마사진집 《WOMAN》, 산문집 《종이거울 속의 슬픈 얼굴》 사진이론서 《리얼리즘 사진의 사상》 외 많은 저서를 출간했다. 하성란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서울예전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9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풀〉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특유의 정치하고 섬세한 묘사와 기발한 서사 전략으로 평단과 독자의 주목을 받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1999년 <곰팡이꽃〉으로 동인문학상을, 2000년 <기쁘다 구주 오셨네〉로 한국일보문학상을, 2004년 <강의 백일몽>으로 이수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으로 《루빈의 술잔》 《옆집 여자》 《푸른 수염의 첫 번째 아내》, 장편소설로 《삿뽀로 여인숙》 《식사의 즐거움》 《내 영화의 주인공》 등을 펴냈다.

목차

작가의 말_ 최민식
작가의 말_ 하성란

소망 하나_ 당신, 또 다른 나의 얼굴
소망 둘_ 길, 앞서 간 사람의 발자국
소망 셋_ 교감, 깨달은 사람들의 환한 웃음
소망 넷_ 소통, 어깨와 어깨가 만나
소망 다섯_ 노동, 삶을 향한 도전
소망 여섯_ 균형, 아름다운 삶의 중심을 찾아
소망 일곱_ 기도, 속을 꽉 채운 우리의 삶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최민식 하성란의 작업이 갖는 의미 최민식 선생의 이번 작업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올해가 선생이 사진을 찍어온 지 5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50년이라는 세월의 성상 속에서 선생은 오로지 휴머니즘과 리얼리...

[출판사서평 더 보기]

▶최민식 하성란의 작업이 갖는 의미 최민식 선생의 이번 작업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올해가 선생이 사진을 찍어온 지 5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50년이라는 세월의 성상 속에서 선생은 오로지 휴머니즘과 리얼리즘이라는 일관된 예술관을 실천했다. 온갖 유혹과 시련을 물리치면서 ‘인간’이라는 주제에 육박해 들어간 그의 예술 정신은 아마도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도 우리가 분명하게 기억하고 존중해야 할 가치일 것이다. 그의 사진 속에서 사랑과 소망의 의미가 담긴 사진들만을 엄선해 모아놓은 이 책은 그의 50년 사진 작업에 대한 작은 헌사이며 기념이 될 것이다. 하성란은 한국 문학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가 알 수 있는 우리 시대 가장 주목 받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올해로 등단 11년째를 맞는 그녀는 등단 직후부터 현재까지 열정적인 작품 활동을 통해 한국 문학의 자산으로 등재될 수 있는 숱한 수작을 생산해 냈다. 그녀의 소설의 특징은 작고 사소한 일상의 기미에서 삶의 본질을 추출해 내는 섬세한 상상력과 서사전략에 있다. 그 바탕에 작고 누추한 것, 가난한 것에 대한 작가 자신의 근본적인 애정이 깔려 있음은 물론이다. 그녀의 이번 글 작업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등단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소설이 아닌 글을 써서 책으로 묶어냈다는 것이다. 이른바 ‘외도’라고 할 수 있는 이 작업을 그녀가 기꺼이 하겠다고 나선 것은 최민식 선생의 작품 세계에 대한 그녀의 존중과 외경에 다름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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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똑같은 것을 보아도 깨우칠 때가 따로 있다.   ...
    똑같은 것을 보아도 깨우칠 때가 따로 있다.
     
    최근에 사업에 대한 여러 가지 일들이 겹쳤다.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고. 그러면서 뭔가를 해야하는 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 지 몽롱했다. 에이, 머리나 식히자!
     
    그럴 때면 사진집을 찾는다. 사진집은 그림으로 읽는 또 다른 세상살이이다. 그리고 그 사진집을 보면서 ‘나의 미래 사진집은 어떻게 만들면 좋겠네’하는 구상도 한다. 그런데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사진집의 형식은 좀 출판하기에는 형식상 많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에, 다른 내용으로 해야지 하고 막연히 구상만하고 있었다. 사진에 대하여 아직 많이 연구하거나, 좋은 장비를 갖추지는 않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등산과 걷기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는 사진집을 내보고 싶다. 그 형식은 이미 블로그에 몇 번 써보았는 데 사진만 많이 들어가고 내용은 별로 없이 출판 분량만 많아져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그 깨달음이 왔다. 그래 사진 하나에 글 몇줄. 그걸 왜 이제사 깨달았을까? 사실 많은 사진집들이 그런 형식으로 되어있는 데. 특히 최민식의 사진집은 대체로 그런데. 최근에 본 사진집중에 ‘노익상의 가난한 이의 살림집’이 있다. 그 책은 사실 사진집이라기 보다는 동네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집과 거기에 사는 사람들에 관한 ‘르포집’인 데, 그 형식이 마음에 들어서 한동안 그렇게 만들어 볼까도 했었다. 하지만 사진위주라기 보다는 글위주라서 사진집을 내고 싶어하는 나로서는 ‘아니다’싶었고, 그렇게 잘 쓸 자신이 없었다.
     
    이 책은 몇 7개의 ‘소망’을 시간적 흐름을 무시하고, 하성란작가가 자신의 의도에 맞는 사진을 골라 이야기로 풀어갔다. 수많은 사진작가가 있는 데, 유독 최민식의 사진이 마음에 드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 소망, 그 아름다운 힘 | sh**0202 | 2010.08.2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나는 내게서 사진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늘상 하는 말이 있다. 진정한 사진은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것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내게서 사진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늘상 하는 말이 있다. 진정한 사진은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것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영위하는 삶의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기 위해선 치열한 고민과 사색, 그리고 체험이 수반되어야 한다. 하지만 요즘의 젊은 친구들은 정신적 수련을 싫어하고 미를 뽐내는 기교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각성이 없는 예술은 공허한 놀음에 불과하다. 진실한 사진이 갖는 감동은 모두, 현실의 행간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내가 의도적으로 연출하지 않은, 생생한 인간의 모습을 렌즈에 담고자 한 것은 그 현실 자체속에 이미 예술이 추구하는 진실이 담겨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 최민식 ]

     

    나는 사진을 잘 찍지 못한다.  예전부터 사진을 찍는다는 것에 대단한 취미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요즘 들어 아이가 생기면서 아이의 성장과정을 가끔 렌즈에 담는 것이 고작이다.  어떤이들 처럼 사진기를 항상 끼고 다니며 생활의 일면을 차곡차곡 렌즈에 담는 정성과 극성은 아예 찾아볼수가 없다. 당연히 휴대전화에도 사진은 거의 없는 편이다. 사진을 잘 찍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없고 게으라다는 말일 것이다. 당연히 사진을 감상하는 심미안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런 나에게 사진은 지극히 관심밖의 분야였고, 매우 정적인 분야라고 생각했다. 증명사진, 풍경사진만을 알고 있는 나에게 사진이 정적인 이미지로 고착되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수많은 움직임속에서 지극히 짧은 순간을 포착해야 하는 것이 사진이라면 정적이라는 나의 관념은 오류임에 틀림없다. 나는 단지 눈에 보이는 사진만을 알고 있었을 뿐이다. 잘생기고 아름다운 배우들로 대표되는 수많은 광고사진들과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정도의 절경을 뽐내는 일출,일몰등의  풍경사진만이 내가 알고 있는 사진의 전부였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명히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사진은 나에게 그런 의미였다. 정적이며, 관념적이고 상업적인....

     

     

    사진은 분명히  시대를 기록하는 대표적인 수단의 하나이다. 80년대 민주화항쟁의 도화선이 되었던것중의 하나도, 너무나 유명한 사진한 장 때문이었다. 지금도 기억하는 그 사진은 더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우리 시대의 기록이다.  그래서, 사진은 진실되어야 한다. 피사체를 표현하는데 있어 기교도 중요하지만 진실이 결여된다면 그만큼의 감동도 감소할 것이다.  최민식의 사진집 '소망 , 그 아름다운 힘'은 솔직하다. 피사체 하나하나의 모습이 금방이라도 내게 달려나올것처럼 살아 움직이고 있다. 우리의 일상이기에 그 모습들은 더욱 정겹다. 그래서 진한 감동이 있다.  멀게는 50년대에서부터 가깝게는 2000년대 초반까지의 사진들로 구성되어있는 이 책은 작가의  활동지였던 부산을 주된 배경으로 하고있는 흑백 사진첩이다.  사진 한장 한장에 작가 하성란의 단상들이  곁들여져 있다. 그런의미에서 포토에세이라고 말해도 무방할 것이다.  자칫 이런류의 책에서는 사진의 감동을 쓸데없는 사족으로 인해 반감시켜 버리거나, 알수없는 사진들의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유려한 문체로 그 재미를 배가시키는 언발라스한 경우를 볼수 있다. 누구의 탓도 아닌 서로간의 궁합이 맞지않는 경우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최민식이라는 거장에대한 존경심으로 가득한 하성란의 경외감을 느낄수 있다. 두 줄 안팎의 짧은 글들이지만 그 글에는 사진을 느끼기에 충분한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감히 사진을 설명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 사진에 대한 느낌의 연장을 글로써 표현하고 있을 뿐이다. 책을 보는 시간들은 최민식의 글을 읽는 것이고 하성란의 사진을 감상하게 되는것이다. 그만큼 , 두 사람의 사이는 밀착되어 있다.

     

     

    이뿐 것 만이 아름다운 것이 아닌, 진실된것이 더욱 아름다울수 있다는 지극히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명제를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진실된 모습이 비록 추하고 비루한 모습일지라도  우리는 삶의 연장선으로 모두 보듬어야 한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 보고 느낄수 있어야 한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이 진실일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삶이란 사람들의 준말이다'라는 하성란의 말을 되새겨 본다.

  • 사람과 삶에 대한 연민 | 92**531 | 2006.04.26 | 5점 만점에 3점 | 추천:4
    의도적으로 연출하지 않은 생생한 인간의 모습을 렌즈에 담아 온 사진작가 최민식의 작품들을 소설가 하성란이 고르고 모으고 한두 ...
    의도적으로 연출하지 않은 생생한 인간의 모습을 렌즈에 담아 온 사진작가 최민식의 작품들을 소설가 하성란이 고르고 모으고 한두 줄의 글을 달아서 펴낸 사진집이다. 예술 사진 보다는 다큐멘터리 사진에 더 가까운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사진은 삶의 본질적인 일면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매체임에 틀림이 없다. 1960년대에서 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거리, 장터, 노점, 공사판에서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 물건을 파는 사람들, 노동하는 사람들, 시위하는 사람들, 구걸하는 사람들, 지쳐 쓰러져 있거나 잠든 사람들, 피곤하고 지친 삶의 일면이 포착되어 있다. 맨발로 자전거를 타는 남자를 밀고 있는 여자의 등에 엎힌 아이가 입고 있는 엉덩이를 둥글게 뚫은 바지가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 시절의 누추한 삶을 떠올리게 한다. 그 시절에 기저귀 적시는 것이 아까와서 옷 아래를 저렇게 뚫어 입혔던가, 정확한 사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정말 그랬다. 대부분 서민 혹은 빈민들의 일상을 포착한 흑백 사진들에서 몇장을 제외하고는 제목과는 달리 직접적으로 소망을 찾아볼 수는 없다. 전반적으로는 암담함, 좌절, 무기력을 느낄 뿐이다. 사진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그 이후로 인생 전환을 이룰 전망이 보이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사진 속에는 어쨌든 아직은 숨을 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하성란 작가는 '삶'이 '사람'을 줄인 말이라고 했다. 거기에는 삶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그때 그 순간 거기 삶이 있다는 것, 아무리 구차하고 빈한한 것일지라도 아직은 살아야 할 삶이 남아있다는 것, 그것이 소망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내가 원하고 예상했던 책은 아니다. 스티글리츠를 연상시키는 어느정도 낭만적인 그런 사진들을 기대했었다. 그의 사진에 낭만은 없다. 오로지 삶 자체가 들어있다. 또한 수십년을 한길을 파온 사진 작가의 집념어린 삶이 느껴진다. 나는 지금 풍요로움과 여유로움을 원한다. 물질적인 면이 아니라면 정신적인 면에서만이라도. 그래서 별 셋은 정말 지금 현재 시점에서의 나만의 주관적인 평가다.
  • 칼라사진을 처음 보던 날의 충격이나 호기심의 크기에 비해 내 마음을 빼앗긴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새 것 갖기를 두려워하는...
    칼라사진을 처음 보던 날의 충격이나 호기심의 크기에 비해
    내 마음을 빼앗긴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새 것 갖기를 두려워하는(?) 천성 탓이었을 수도 있고
    또 빛 바랜 옛 사진들에게서 받은 인상이 하도 강렬해서 그랬을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어느 누구의 도움말 듣지 않고도
    칼라사진은 자판기에서 빼 마시는 시원하고 달콤한,
    그러나 이내 새로운 갈증이 찾아오는 음료수 같은 것이라고
    일찌감치부터 내 나름의 판단을 내려두고 있었다.

    고등학교 일 학년 때 만난,
    언젠가 내 친구의 이야기에 잠깐 모습을 비친 영어선생님 이야기를 해보자.
    선생님은 칠십 년대 벽두였던 그때 벌써 혀를 굴려 연음을 구사하던 분이었는데
    ‘메이크’, ‘보틀’, ‘인터내셔날’ 등에 익숙해 있던 우리들에게
    ‘메잌’, ‘바를’, ‘이너내셔널’같은 선생님 발음은 
    따라 읽으면서도 닭살이 돋고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드는 미국 말일 뿐이었다.
    말하자면 우리는 선진 발음을 구사하는 선생님에게 영어를 배우는 순간에도
    일본식 발음으로 처음 영어를 배운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얼마 동안은 
    한국사람은 한국식 영어를 배울 뿐이라는
    쑥스럽지만 필요하지 않은 고집을 부리고 있었던 셈이다.

    선생님은 영어교사라는 상징성을 떠나서도
    육 척이 넘는 큰 키와 긴 다리로 회색 정장이 너무 잘 어울리는
    희고 긴 얼굴에 남은 파르스름한 면도자국이 사내학생들의 가슴까지 뛰게 만드는
    교직원 친목 다지기 배구시합이 있을 때마다
    운동장 한 켠의 배구코트 왼쪽에서
    새처럼 날아올라 강력한 스파이크를 상대편 코트에 내리꽂고 환호하던
    그래서 온통 사내뿐인 학교에서 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던 분이었다.

    지금은 시골학교라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지만
    그 분은 우리에게 영어만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니었다.
    어떤 날은 댁에 있는 이동식 전축을 학교 도서실에 설치해놓고
    영어시간을 고전음악감상시간으로 바꿔버리는가 하면
    특별활동시간이나 토요일 오후에는 학생들을 데리고 읍내 바깥쪽까지 나가
    나무와 물과 풀과 길과 바람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오게 했다.

    하교길 자전거포에서 손에 기름때 가득 묻은 동창을 만나고
    장학생 제의를 수용 못하고 축구공 대신 지게를 매야 했던 친구를 만나고
    공부께나 했던 아이가 대도시 부잣집으로 식모살이 떠났다는 소식까지 들으면서
    학교에 적을 두는 것만으로도 복 받은 것이라 감사해야 했던 시절,
    집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학교에서조차 신경 쓰지 못하는 소양교육을
    전공에 상관없이 선생님 혼자 실천해내고 있던 셈이었는데,
    부부교사로 지역에서 오래 뿌리내리고 살던 두 분에게도
    사람 사는 세상, 아름다운 사연으로 적어내는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아이를 갖지 못한 두 분 선생님의 진한 아픔과 깊은 사랑 헤아리지 못하고
    누군들 먹고 살만하면 그렇게 할 수 없겠느냐고
    터무니없는 질시의 말과 눈길을 던지는 사람들도 있었다.
     
    요새 학생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횟수로 경험한 음악회와 야외촬영이었지만
    책을 읽던 의자에 앉아 음악을 듣는 귀를 얻었고
    너무 익숙해져서 눈 멀었던 곳에서 새로운 풍경을 보는 눈을 떴으니
    선생님은 우리에게 새로운 귀와 눈을 준 부모님에 다름 아니었다.

    보리밭 지나다 탱글탱글 익은 보리목을 꺾어 불에 굽던 모습 생각나는 걸 보면
    지금보다 조금 더 지난 사오 월의 어느 무렵이었을 것이다.
    교복을 입은 채로 선생님을 따라 들녘으로 나간 우리는
    흐르는 물소리를 발끝으로 밟으며 물가로 내려갔다.
    선생님은 반대편에서 카메라 파인더에 눈을 대고 있었고
    우리는 한 줄로 늘어서서 수면 위로 돌 던져 수제비를 뜨기 시작했다.
    수면 위로 번져가던 네다섯 개의 동심원들
    선생님은 그 물번짐을 사진에 담아 ‘파문(波紋)’이라 이름 지었다.

    에드워드 스타이캔의 사진집 《인간가족 The family of man》에 매료되어
    1955년 스물일곱 늦은 나이에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는 최민식.
    사진작가로 살아온 것이 올해로 벌써 오십 년,
    소설가 하성란은 그의 전매특허가 되다시피 한 흑백사진들 속에서
    아흔네 컷을 고르고 이들을 일곱 가지 ‘소망’이야기로 엮어냈다.
    최민식의 눈에서 순간으로 멈춰버린 지난 어느 날 어느 곳의 풍경들이
    하성란의 또 다른 눈과 마음의 창을 통해 새로운 생명 얻어 부활한 것이다.

    소망 하나_당신, 또 다른 나의 얼굴
    소망 둘_길, 앞서 간 사람의 발자국
    소망 셋_교감, 깨달은 사람들의 환한 웃음
    소망 넷_소통, 어깨와 어깨가 만나
    소망 다섯_노동, 삶을 향한 도전
    소망 여섯_균형, 아름다운 삶의 중심을 찾아
    소망 일곱_기도, 속을 꽉 채운 우리의 삶

    ‘사진은 삶의 한순간을 포착한다. 소설도 다르지 않다. 프레임 밖으로 잘려나간 선택되지 못한 순간들은 과연 가치가 없는 자투리였을 뿐일까. 사진을 들여다보며 잘려나간 앞뒤 정황을 생각해보기도 했다.’
    「작가의 말 중에서」 8쪽

    최민식의 사진들에 둘러싸여 지내면서
    그 사진들을 하나로 꿰어낼 이야기를 찾아내기 위해 마음 쓰는 동안
    작가 하성란이 해보았다는 생각의 일단이다.

    최민식은 자신의 사진작업을 두고
    “밝은 쪽으로의 도약을 위한 삶의 몸부림과 내적 진통”이라 말하고 있고
    하성란 역시 ‘소망’이라는 이름으로 짧은 이야기를 엮어내고 있으나
    걸러지고 엄선된 사진들을 보면 오히려
    지난 시절의 어둠과 고통과 한숨과 좌절과 절망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짧은 글을 읽다 말고 사진으로 시선을 옮겼다.
    영상에 눈길 박고 노려보기 한참,
    퍼뜩 떠오르는 한 마디가 있었다.
    여반장(如反掌)!
    ‘손바닥을 뒤집듯 손쉬운 일’이란 말이다.

    사랑과 미움, 복수와 용서가 손바닥과 손등의 위치에 다름 아니듯
    절망과 소망도 그러하리라.
    살아가는 시절이 아무리 어둡고 절망스럽기로
    그 속에서 밝음을 지향하지 않을 수 없고
    소망을 가슴에 담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 있을 것이다.

    발길을 돌리기만 하면,
    마음을 뒤집기만 하면,
    그곳에는 우리가 손 내밀 때를 기다리며 사는 ‘빛’과 ’소망’ 형제가 있다.
    그 둘을 만나면
    최민식의 사진이 다 보여주지 못한 것을 볼 수 있고
    하성란의 이야기가 미처 들려주지 못한 잘려나간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자신만의 영상과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내밀한 길로 이끄는 책,
    이 봄,
    책에 마음 맡기고 바람과 함께 하는 길을 떠나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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