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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6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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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쪽 | A4
ISBN-10 : 8936436996
ISBN-13 : 9788936436995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6052 중고
저자 은희경 | 출판사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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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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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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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새의 선물>,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의 작가 은희경의 신작 소설집. 2005년 여름부터 2007년 봄 사이에 씌어진 여섯 단편을 수록한 이 책은, <상속>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네 번째 소설집이다. 작가 특유의 서정적 감수성과 냉철한 관찰력을 결합한 유머러스한 필치, 현대인의 삶의 조건을 예리하게 묘파한 작품들이 담겨 있다.

표제작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에서는 서른다섯 번째 생일날, 가족을 버린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고 다이어트를 결심하는 남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에게는 뚱뚱한 모습만을 보인 그는 이제 돌아가실 날이 멀지 않은 아버지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매일 먹는 밥을 거부하며, 다이어트에 몰입하는데….

작품 자세히 들여다보기!
이번 소설집에서는 하나의 허구(소설) 안에 허구적인 설정이 겹겹으로 등장하는, 현실과 환상의 긴장과 착종이 눈에 띈다. 선 굵은 서사 대신 독특한 서사와 인물을 통해 작가는 범상치 않은 일상과 현실의 단면을 극적으로 클로즈업함으로써 조용하고 나직한 공감과 연님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저자소개

목차

의심을 찬양함
고독의 발견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날씨와 생활
지도 중독
유리 가가린의 푸른 별

해설 | 신형철
작가의 말
수록작품 발표 지면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1995년 등단한 이래, 서정적 감수성과 냉철한 관찰력을 결합한 유머러스한 필치로 현대인의 삶의 조건을 예리하게 묘파하는 화제작을 선보였던 은희경의 5년 만의 신작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단편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형식과 내용의 다양성을 시도하며 공들여...

[출판사서평 더 보기]

1995년 등단한 이래, 서정적 감수성과 냉철한 관찰력을 결합한 유머러스한 필치로 현대인의 삶의 조건을 예리하게 묘파하는 화제작을 선보였던 은희경의 5년 만의 신작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단편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형식과 내용의 다양성을 시도하며 공들여 쓴 중단편 6편이 실려 있다. 매편마다 개성과 색깔이 제각각 뚜렷하지만, 비루하고 초라한 삶들을 조용하게 연민하며 공감의 시선을 보내는 점과, 특유의 경쾌한 문체는 한결같이 빛을 발한다. ‘아버지’라는 존재를 포함한 가족관계 속에서 삶과 정체를 탐구했던 이전의 작품들과 달리, 현대의 고독하고도 분열적인 인물을 다루고, 그 소소한 일상의 국면에서 희극적이거나 비극적인 상황에 주목하는 은희경 특유의 섬세한 시선과 서사가 빛을 발하는 소설집이다.

2006년 황순원문학상 최종후보작이던 표제작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에서는 서른다섯번째 생일날, 가족을 버린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고 다이어트를 결심하는 남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 작품에서는 전작이었던 장편 『비밀과 거짓말』이나 소설집 『상속』의 표제작에서 은희경이 바라보던 ‘가족’과 ‘아버지’의 모습과 사뭇 다르다. 어릴 적 아버지와 만나던 이태리 식당에 걸려 있던 보띠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잊을 수 없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에게는 뚱뚱한 모습만을 보였고, 이제 돌아가실 날이 멀지 않은 아버지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매일 먹는 밥을 거부하는 다이어트란 결국 인간의 문명화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주장하는 주인공은, 끝내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야 달라진 모습으로 빈소를 찾고, 아버지는 「비너스의 탄생」을 유품으로 남긴다. “모든 아름다운 것들”이 자신을 거부하는 현실에서 가족과 아버지에 대한 부정이 음식에 대한 거부와 연결된다.
또한 이번 소설집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현실과 환상의 긴장과 착종이다. 서사를 따라 충실하게 읽다보면 소설 속에서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어디까지가 소설적 현실인지 쉽게 구분되지 않는다. “예술은 사람들이 사고하는 일정한 패턴을 배반함으로써 긴장을 만들어”(「의심을 찬양함」)내듯이, 하나의 허구(소설) 안에 허구적인 설정이 겹겹으로 등장한다. 바깥의 허구(소설 속의 현실)보다 더 허구적이고 황당한 상황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소설 속 삶과 현실은 오롯하게 다른 차원의 삶으로 열리며 진정성을 얻는다. 겹겹의 허구 속에서 한 차원 다른 생의 진실을 만날 수 있다.
「고독의 발견」에서 거짓말도 못하고 별볼일도 없는 만년고시생 주인공 K는 생일날 찻집에서 몽환적인 노래를 들으면 잠에 빠졌고, 그뒤로 펼쳐지는 일들은 꿈속처럼 묘한 분위기이다. 한 사내가 나타나 W시의 여관을 맡아달라고 부탁하고, W시에서 난쟁이 여자를 만난다. 여자는 자신을 여러 개로 쪼갤 수 있다고 말하며 나를 스스럼없이 대한다. 모두 꿈속 상황이고 인물이다. 다시 꿈에서 깬 K는 제 삶을 관통하는 거대한 고독을 발견하고 소리없이 오열한다. 「의심을 찬양함」에서는 아예 노골적으로 도플갱어를 설정해놓고, 현실의 우연과 필연의 통계학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주인공 유진은 친구 S의 결혼식에 가는 기차 안에서 우연히 자신이 서점에서 산 책과 똑같은 책을 들고 탄 남자와 동석을 하게 되고, 오피스텔 밀집 지역에서 살던 당시의 일을 떠올린다. 유진은 서점에서 우연히 마주친 남자와, 잘못 배달된 사과상자의 주인이라며 찾아온 오피스텔 옆동 남자를 동일인으로 생각하고 만날 약속을 하지만, 정작 약속장소에 나타난 것은 그 남자의 쌍둥이 동생이라는 남자였다. 그 남자는 자신의 형이 고의적으로 유진에게 접근했다며 세상에 운명이나 우연은 애초에 없고 과학과 인과관계의 법칙에 의해서만 지배될 뿐이라고 유진에게 강변한다.
「날씨와 생활」에서는 꿈 많은 몽상소녀 B가 출생의 비밀이나 언젠가는 세상을 놀라게 할 자신을 끊임없이 상상하지만 현실은 상상과 다르고, 오히려 냉혹하기만 하다. 잔뜩 긴장한 B는 할부 책값을 받으러 온 수금원과 어머니의 담담한 모습에 주체할 수 없이 큰 웃음을 터뜨린다. 상상(혹은 환상)과 현실의 팽팽한 긴장이 풀리며 쏟아져나온 그 허탈한 웃음이야말로 은희경 문학의 진정한 페이소스이다. 끝까지 비극인 인생도, 마냥 희극인 인생도 없다는 명확한 이치를 깨달은 어린 소녀는 누구나의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삶이 녹녹하지 않듯이 소설도 쉽고 잘 읽히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작가는 문장 하나하나에도 공을 들여 수사적 긴장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이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로 말하자면, 질문과 고민이 응축되어 있는 이야기인 채로 아름답고 낯설고 (섣부른 전망을 거절한다는 의미에서) 끝내 허망하기까지”(해설 ?거대한 고독, 인간의 지도?) 하다고 풀이한다. 선 굵은 서사 대신 독특한 서사와 인물을 통해 작가는 범상치 않은 일상과 현실의 단면을 극적으로 클로즈업함으로써 냉소와 위악 대신, 조용하고 나직한 공감과 연민의 시선을 보낸다. 수사든 서사든 무색무취하게만 느껴지지만, 삶과 현실을 관통하는 힘은 그의 전작이나, 요란한 그 무엇보다 힘이 세고, 그래서 아름답다. 이를 두고 김중혁은 흑백영화의 무궁무진한 색감에 비유하며 “그곳은 조금 불편할지 모르지만, 불편하기 때문에 우리의 몸을 더 잘 깨달을 수 있고, 불편하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뒤표지 글)이라고 말한다.

특히 이번 소설집에 수록된 단편 「날씨와 생활」을 오디오북으로 꾸며 책과 함께 선보인다. 꿈많은 어린 몽상 소녀의 유쾌 발랄한 상상 속 세계와, 상상과 다른 냉혹한 현실을 빗댄 이 작품은 누구나의 유년시절일 법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오디오북에는 작가의 육성으로 소개하는 작품 설명과 성우들이 낭송한 작품이 실려 있다. 책과 문자로만 만나던 문학작품을 오디오로 듣는, 귀로 읽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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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우형준 님 2007.11.06

    분명한 것은 세상 일이 놀랍지 않게 생각되면서 동시에 어느 정도 무기력해진다는 사실이다. ~두려움도 없지만 설렘 또한 없다. 행복하지 않은 것도 아니며 또한 행복한 것도 아니다.

  • 양희숙 님 2007.10.22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 인간은 어느정도 기억을 잃어버리는 기술이 있다고,

  • 김진경 님 2007.08.08

    사람이 정을 뗄 때도 그런다더라. 정이 식으면 먹는 모습이 제일 보기 싫어진단다. 먹을 것을 뺏고 싶은 심정, 그거 죽으란 소리 아니겠냐. 먹는 것만큼 치사한 것도 없어.

회원리뷰

  • 은희경 작가의 아홉번째 책으로 표제작인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를 비롯해 [의심을 찬양함],[고독의 발견] 등 총 6편의...

    은희경 작가의 아홉번째 책으로 표제작인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를 비롯해

    [의심을 찬양함],[고독의 발견] 등 총 6편의 중단편으로 이루어 져있다.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에서는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전화를 듣고

    나서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남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는 어려서 부터 유독 비너스 에 관심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유독 보티첼리에 비너스를 방에 걸어 둘 정도이다.

    그는 결국 아버지가 돌아 가신 후에야 달라진 모습으로

    아버지의 빈소를 찾게 된다.

     

    여기서 남자는 다이어트를 위해 밥을 거부하고 이는 문명화라고 여긴다.

    문명화라는 미명아래 순수한 모습을 잃어가고 자신의 본능 잃어가는

    현대인의 쓸쓸한 뒷모습을 비추는듯 하다

    또 이소설은 소설이란 허구속에 여려겹의 허구를 배치하면서

    어느것이 허구이고 진실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형태로

    흘러간다. 이런 구도는 오히려 소설속에 더 몰입하게 하면서도

    새롭고 미묘한 느낌이 들게한다.

     

    [날씨와 생활]에서는 몽상소녀 B가 등장한다.

    이소녀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이나 자신이 세상을

    놀라게 할것을 상상하지만 현실은 자신의 상상과 너무나

    다르다. 소녀는 현실과 상상사이의 너무나 명확한 괴리감 때문에

    괴로워 하고 순간 어머니와 수금원의 모습을 보고

    일상의 평범함에 안도의 웃음을 터뜨린다.

     

    사실 나도 상상을 자주하는 편이라 약간 공감이가기도 했다.

    소설속의 인물들의 이름을 이니셜로 표현해서

    인물의 익명성과 대표성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

    누구라도 'B'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은희경 작가의 신선한 작품을 6가지 맛 볼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   그날 오피스텔로 찾아왔던 남자의 말을 유진은 한동안 잊을 수가 없었다. 세상은 그야말로 제멋대로 굴러가요 . &...

      그날 오피스텔로 찾아왔던 남자의 말을 유진은 한동안 잊을 수가 없었다. 세상은 그야말로 제멋대로 굴러가요 .

     더러움과 증오와 한심함으로 가득차 있어요. 솔직히, 아무렇게나 살아도 상관없는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누구든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이 세상이 모두 정밀하게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인다고 생각하세요? 그렇다면 나는

     아마 각본대로 뛰지 않는 토끼일 거예요.

     

      은희경의 작품은 책을 펼치는 순간 부터   오랫동안 함께한 또는, 내가 글을 쓰는 듯 착각을 일으킨다.

     

      유진은 친구의 결혼식에 가던 중 기차 내 옆 좌석에서 본인이 가져온 책과 같은 책을 읽고 있는 남자와 일란성 여자 쌍둥이를

    만난다. 형대신 유진을 만나러 나온 일란성 쌍둥이 동생의 말에 의하면 형을 만난것이 우연이거나 운명적인 만남이 아닌 형의

    계산과 유진의 주관적인 기억의 질서가 그 데이터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우연의 반복에서 운명적이라는 의미를 두고, 필연적인

    인간관계를 찾아냈다고 생각하고 심지어 자신의 흉내를 내고 다녔다고 털어놓는다.

     

      우리가 계획을 세우는 동안 발생하는 우연이 바로 사람이라는 누구의 말처럼....

    이 세상이 정밀하게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인다면 인생은 살아가는 것일까?

    처음 만나는 사람끼리도 공통점이 몇개쯤 맞을 수 있다는 것은 우리의 체험으로 이미 알고 있는데 운명적인 만남이라는게

    진정 있을까?  진정 우리 모두는 운명적인 만남을 하고 있다고 믿고 싶은 것이리라

     

  • 은희경 | lo**lykek | 2009.01.02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예전의 은희경으로 돌아온 느낌   처음 은희경의 소설을 접했을 때와 비슷한 향기가 났다.   하지...

    예전의 은희경으로 돌아온 느낌

     

    처음 은희경의 소설을 접했을 때와 비슷한 향기가 났다.

     

    하지만 거기까지.

     

    이제까지의 은희경과 비슷했기때문에 약간은 유치하고 심지어  진부하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날카로움도 잃고 유머도 잃었다.

     

    그냥 그런 한명의 여자작가가 되어버렸다.

     

    최소한 나에게는

     

     

    글쎄, 독자는 대체 작가들에게 어떤 기대를 하기에 독자인 나는 이런 말을 술술 하고 있는걸까.

     

    이런 일반적인 독자들을 염두에두는 작가는 얼마나 다음 작품에대한 압력을 받을까.

     

     

     

    어쨋든 이젠 은희경이나, 정이현이나,

     

     

     

    <아우 건방져...... > 

  • 인간의 자기애는 아무리 열악한 것이라 해도 주어진 조건에 자신을 적응시킬 수 있으며 그 삶을 합리화하게 마련이다 &nbs...

    인간의 자기애는 아무리 열악한 것이라 해도 주어진 조건에 자신을 적응시킬 수 있으며

    그 삶을 합리화하게 마련이다

     

    나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일반적인 다수가 아니라 나에게 중요한 어떤 사람들이다.

                                                  -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중에서

     

    *

    이렇게 살아가게 된 건 다 어쩔 수 없었기 때문이야.

    그 순간의 나의 선택은 최선이었어. 돌아보면 나의 인생은 언제나 변명이 준비된 인생이었다.

    누군가 툭 치기만 해도 내가 왜 이렇게밖에 살 수 없었는가에 대해

    언제든 변명할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변명을 하면서도 나는 알고 있다.

     이것이 다 변명이고 핑계라는 것을. 합리화는 언제나 삶은 더 작고 더 초라하게 만든다. 더 나빠지고 더 괴로워지는 삶을 위해  더 많은 변명만을 준비할 따름이니까.

    우리는 그렇게 자신의 지나온 날들을 합리화하며 이 삶을 .....버틴다.

    하지만 버티기만 해서는 결코 스스로가 만족하는 삶을 살아가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삶은 어느 순간에 변활의 때를 맞이할 것이다. 

    번데기가 나비가 되는 기적과 같은 변화.그 변화의 순간은 모든 합리화와 변명과 핑계를 버리는 때에 올 것이다. 변화는 어디에서 오는가?  이렇게 묻지만 사실 우리는 이미 그 답을 알고 있다. 너무나도 잘.

    그러나 그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 변명거리를 찾고 싶은 것일 뿐.

     

    은희경의 오랜만의 신간이 나왔다.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한동안 재미없어졌다고 멀리했던? 그녀인데 오랜만에 읽으니 재미있었다.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는 듯 시니컬한 시선들이나 또박또박한 말투도 여전한 느낌이었다. 대학 때 처음 그녀가 등장했을 때는 신이 나서 열심히, 말그대로 열심히 읽었던 그녀다. 하지만 '그것이 꿈이었을까' 이후 밍밍해지는 글의 분위기로 이후에 읽게 되지 않았던 그녀인데 이버에 나온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는 그렇지 않다는 느낌이다.

    책을 덮는데 튼실한 알이 꽉찬 옥수수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 봐야 겠다.

    - 허뭄

  • 두려움이 나를 멸시한다 | YO**IK | 2008.07.1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알 수 없는 것은 항상 두려움을 낳는다.  장편『비밀과 거짓말』을 읽고 나서 ...

    없는 것은 항상 두려움을 낳는다장편『비밀과 거짓말』을 읽고 나서 은희경 대한 은밀한 두려움이 생겼기 때문일까2007 동인문학상의 영예를 안은 소설집『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를 오랫동안 묵혀놓았다가 근래야 펼쳤다.  ‘눅눅한 감상이 탈수된 자리 날선 이물감이 스멀거리고 있다집요하게 변주되고 있는 이물감의 발원지는 어디일까?

     

    ***

    삶에 있어서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을 , 이를 단순한 우연으로 여겨야 하나 아니면 운명적 필연으로 받아들여야 하나선뜻, 어느 편의 손을 들어주기가 망설여진다. 「의심을 찬양함」에서는 일란성 쌍둥이를 등장시켜 우연과 필연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혼란을 부채질한다.   

     

    사람들은 머릿속에 갖고 있는 자기만의 정보해석체계, 사고회로를 통해서 닥쳐온 일을 판단하고 취사선택하게 있습니다그런데 사고회로는 철저히 주관적인 기억의 질서에 의해 만들어지죠.” 

     

    인간은 자신의 생존에 적합한 것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여서 질서를 부여하고 그렇게 생성된 기억의 질서 다시 되먹임하여 정보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인다그렇다면 기억은 고정적이고 객관적일 수는 없지 않을까최근에 읽고 있는 뇌과학 서적과 상호간섭을 일으키고 있다.

     

    규칙에 의한 분석과 예측이 있기 때문에 일기예보나 교통 정보, 마케팅, 범죄수사 같은 가능해져요예술은 사람들이 사고하는 일정한 패턴을 배반함으로써 긴장을 만들어냅니다.”

     

    엄정한 프로세스에 의해 성립된 사고 시스템에 카오스 이론을 접목시키면 어느 구축된 시스템의 영역을 벗어나고 만다.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 주에 토네이도를 일으킬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 로렌츠(Edward N. Lorenz) <나비 효과> 나는 언제쯤이나 지적으로 이해할 있을까에도 일정한 패턴을 배반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일상에서는 유머가 그러하고, 일상을 조금 벗어나면 예술이 그러하다.

     

    토끼는 적을 발견한 순간부터 무조건 뛰기 시작하거든근데 아무 규칙 없이 왔다갔다 제멋대로 뛰는 거야어디로 튈지 수가 없으니까 작전이고 뭐고 적용시킬 수도 없지 않겠어각본대로만 뛰었다면 벌써 여우나 매한테 파악당해 모조리 잡혀먹었을지도 모르지.”

     

    토끼의 생존술이라는 동물행태학 또는 진화생물학을 배치하니 다시 상황이 반전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세상은 철저히 질서가 지배하고 있다 것이 맞을까?  ‘규칙에 들어맞지 않는이유 없이 생겨나는 우연이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 맞을까로렌츠 끌개(Lorenz Attractor) 이해할 수준이 안되니, 에라 모르겠다그냥 의심 찬양하자그러한 의심조차 없이 살았다고 고백하는 것은 자존심 상하니까.

     

     

     

     

    ***

    문명의 발달이 인간의 진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일까상당히 생뚱맞은 의심이다. 「지도 중독」에는 최근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진화생물학 서적과 분간이 가지 않는 구절이 끼어있다. 

     

    다양화는 경쟁을 감소시키고 많은 종들이 공존하도록 만드는 자연의 생존 방법이랍니다.”

     

    주인공은 친구의 꼬드김에 빠져 록키 산맥을 여행한다.  ‘온갖 생명체로 가득 있는 사방 몇십 킬러미터의 자연계 안에 같은 종인 인간이 전혀 없다는 ’ - 엄혹하다는 것이 언어의 표현 최대치가 아닐까주인공이 그런 여행을 계속하는 것은 먹고 이동하고 걷고 다시 먹고 잠자는 단순함 속에 깃든 표현할 없는 삶의 위엄 이었는지도 모른다그럼, 먹고 이동하고 일하고 다시 먹고 잠자는 일상에서 삶의 위엄을 발견치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두들 다른 존재가 되는 , 그것이 진화야인간들은 다르다는 것에 불안을 느끼고 자기와 다른 인간을 배척하게 있어하지만 야생에서는 달라야만 서로 존중을 받지거기에서는 다르다는 것이 살아남는 방법이야사는 곳도 다르고 먹이도 다르고 천적도 다르고서로 다른 존재들만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거야.”

     

    혹시…… 문명이라는 기생적 유기체는 스스로를 진화하기 위하여 숙주인 인간의 진화를 교묘한 방법으로 조정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자기실현>이라는 진화 목표를 추구하는 개인은 그를 둘러싼 문명의 압제에 찌그러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그래서 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정신질환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이 아닐까?

     

    ***

    나는 명쾌한 것을 의심한다. 어떤 인간도, 어떤 인생도 간단하지 않다.” 작가는 수상 인터뷰에서 말했다, 성깔하고는작가는 꼬고 꼬고 다시 꼬아서 독자에게도 풀어보라고 던져준다 번이나 꼬아 매듭을 풀다 기진맥진해버렸다아아, 은희경 소설에는 얼마나 많은 암호로 가득 있으며 나는 읽어가면서 얼마나 많은 수수께끼를 풀어야 하는 것일까? 「날씨와 생활」의 구절을 패러디하여 조금이나마 자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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