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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내 이름을 부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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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쪽 | A5
ISBN-10 : 8996975400
ISBN-13 : 9788996975403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를 때 중고
저자 방현석 | 출판사 이야기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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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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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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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자 김근태, 그 뜨거웠던 삶의 여정! 황순원문학상 수상작가 방현석이 9년 만에 발표한 소설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를 때』. 정지영 감독의 영화 《남영동 1985》가 개봉하면서 다시 한 번 관심을 받고 있는 고(故) 김근태의 뜨거웠던 생애를 그리고 있다. 우리 현대사 속 굵직한 사건들을 배경으로 김근태가 주인공이자 실명으로 등장한다. 그의 삶을 통해 우리 현대사의 민주주의가 걸어온 길을 만날 수 있다.

대학병원의 한 병실. 자신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낀 화자 김근태가 유년에 대한 회상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교장선생님 댁 막내였던 근태의 유년은 아버지를 따라 관사에서 관사로 옮겨 다니는 일의 연속이었다. 집안 살림이 거덜나면서 대학 등록금을 낼 길이 없어 방황하기도 했지만, 서울대 상대에 입학한 그는 경제복지회를 만나면서 생각의 변화를 겪게 된다. 역사에 대한 생각은 물론, 그의 운명 또한 다른 길로 접어들게 되는데….

저자소개

저자 : 방현석
저자 방현석은 울산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공부했다. 소설집으로 『내일을 여는 집』(창비) 『랍스터를 먹는 시간』(창비), 장편소설 『십년간』(실천문학) 『당신의 왼편』(해냄) 산문집 『아름다운 저항』(작은책) 『하노이에 별이 뜨다』(해냄) 등이 있다. 신동엽창작기금, 오영수문학상, 황순원문학상을 받았다.

목차

책 머리에 6
프롤로그 9
에필로그 369

책 속으로

이제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안다. 느낌이 있다. 체포되기 전에도 늘 그랬다. 이번에는 잡혀가겠구나, 하면 어김없이 그랬다. 스물여섯 번 중에 어느 한 번도 피해가지 못했다. 이번에도 나는 피해가지 못할 것이다. 체포는 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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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안다. 느낌이 있다. 체포되기 전에도 늘 그랬다. 이번에는 잡혀가겠구나, 하면 어김없이 그랬다. 스물여섯 번 중에 어느 한 번도 피해가지 못했다. 이번에도 나는 피해가지 못할 것이다. 체포는 피하지 않은 것이고, 죽음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다. 그러나 그 차이도 사실은 차이가 아니다. 나는 지금 꼼짝 못하고 병상에 누워 있다. 겨우 눈동자를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지난 시절에도 나는 여러 번 꼼짝없이 묶인 채 내 운명을 지켜보아야 했다.
아내는 지금 자기가 반드시 나를 일으켜 세울 테니 지켜보라고 당신에게 큰소리를 치고 있는데, 아니다. 이십육 년 전에는 인재근이 나를 살려낸 것이 맞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무래도 안 될 것 같다.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 모르겠다. 싫지만, 떠오르는 대로 두서없이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내 기억의 편린을 정리하는 것은 이제 내 몫이 아니게 되었다. 어떤 것은 현실 같기도 하고 꿈 같기도 하다. 내가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하지 않은 이야기도 있고, 하지 못하게 한 이야기도 있다. 여전히 하지 말아 주기를 바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제는 이것도 내 몫이 아니게 된 것 같다.
- 9쪽

나는 그 이발소가 싫었다. 목을 아프도록 조여 매는 보자기가 너무 더러웠다. 버짐이 핀 아이들의 머리를 밀었던 바리캉도 싫었다. 뒷머리와 옆머리를 미는 바리캉은 무디기까지 해서 머리칼을 자주 씹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싫은 것이 있었다. 생머리가 빠지는 아픔 때문에 몸을 비틀며 인상을 찡그리면 이발사는 교장 선생님의 아들이 엄살을 부린다며 목덜미를 꽉 눌러 잡고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말과 표정은 부드러웠지만 내 목을 잡은 이발사의 손이 주는 느낌은 그것과 아주 다른 것이었다. 나는 그 이질감이 아주 싫었다. 손으로 내 목을 누르는 그가 실제로 억누르는 다른 무엇을 나는 아주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했다. 내가 교장의 아들이 아니었다면 다른 아이들에게 하는 것처럼 바리캉으로 머리를 툭툭 치며 화를 냈을 것이다. 더 싫었던 것은, 설명하기 어렵지만 그 이발사가 나를 앉혀 두고 아버지를 속이고 있다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런 사람 옆에서 사람 좋은 얼굴을 하고 앉아 있는 아버지도 내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비굴한 타협 비슷하게 느껴졌다.
- 18쪽

내 눈길을 잡아당기는 것은 이상하게도 그렇게 주장하는 아이의 입이 아니라 그 아래에 있는 목덜미였다.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조금의 떨림도 없이 그 아이의 미끈한 목젖을 타고 미끄러져 나오는 이 어휘가 내 목에는 가시처럼 걸렸다. 한 끼라도 굶어 보았을까.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반복하는 그 아이들의 ‘결사반대’에 나는 어쩐지 신뢰가 가지 않았다.
- 51쪽

알프레드 마셜, 변 교수는 칠판에 먼저 이름을 썼다.
“마셜은 그의 주저인 『경제학 원리』 첫 페이지에 이런 명언을 남겼습니다. 경제학은 부의 축적에 관한 연구인 동시에 인간에 관한 연구의 일부다. 경제학이 인간 중심의 학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그는 들었던 마셜의 원서를 내려놓고 말을 이었다.
“마셜은, 훌륭한 경제학자가 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두 가지 덕목을 제시했습니다.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머리가 그것입니다.”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머리’란 경구가 출현하게 된 사회적 맥락을 설명하고 변 교수는 강의실에 앉아 있는 다섯 명의 얼굴을 차례로 훑어봤다.
“이 자리에 있는 제군들은 냉철한 머리를 가진 것은 분명한데 뜨거운 가슴을 가졌는지는 잘 모르겠군요.”
나는 뒤통수를 한 대 세게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 74쪽

나는 중심을 잃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상황은 점점 선택의 여지를 줄여 나갔다.
어젯밤, 박정희 대통령은 정부 각료 전원과 군 수뇌부, 서울 시내 대학 총장들을 배석시키고 학생 시위를 뿌리 뽑겠다는 담화를 발표했다. 시위 주동 학생을 색출해서 처벌하고 그런 학생들이 소속된 대학은 아예 없애버리겠다는 것이었다. 오늘 위수령이 선포되었고 전방에 주둔하고 있던 6사단 병력이 서울에 진주했다.
나는 박정희라는 인물이 점점 이해하기 어려웠다.
- 89쪽

내가 기계가 되어버린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가정교사를 세 개나 하도록 몰아붙인 누나가 원망스러웠다. 시위에 가담하지 못하게 만들 속셈으로 생활의 올가미를 내게 씌운 건 아닐까. 누나의 의도가 의심스럽기도 했다. 건성으로 보고 있던 『경제원론』을 덮고 방바닥에 벌렁 드러누웠다. 눈을 감은 채 길게 숨을 몰아쉬었다.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나? 회의가 밀려들었다.
나는 모든 것에서 지치고 있었다. 총체적 난국, 언론이 현재의 시국을 두고 한 표현이 지금의 내게 딱 맞는 말이었다. 누운 채 담배를 꺼내 물었다. 고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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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영화 ‘남영동 1985’의 주인공 김근태 이야기 고(故) 김근태의 생애를 다룬 최초의 소설 어떤 위협 앞에서도 자긍심을 낮추지 않았던 김근태의 고독, 그 뜨거웠던 삶의 연대기가 펼쳐진다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 소설이지만 김근태가 쓴 자서전이...

[출판사서평 더 보기]

영화 ‘남영동 1985’의 주인공 김근태 이야기
고(故) 김근태의 생애를 다룬 최초의 소설
어떤 위협 앞에서도 자긍심을 낮추지 않았던
김근태의 고독, 그 뜨거웠던 삶의 연대기가 펼쳐진다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 소설이지만 김근태가 쓴 자서전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로 생생했다. 같이 살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김근태의 많은 부분을 알게 되었다.
-인재근 (고 김근태 씨의 부인, 기자간담회에서)

황순원 문학상 수상 작가 방현석의 신작 소설
『랍스터를 먹는 시간』이후 9년…
소설가 방현석이 침묵을 깨고 불러낸 2012년의 이름들!

故 김근태의 삶 소설로 그려내
주변 사람들의 회상과 증언도 소설에 녹아들어 사실감 더해

2003년 「존재의 형식」으로 황순원 문학상을 수상한 방현석이 9년 만에 발표하는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를 때』는 2011년 12월 13일 작고한 故 김근태 씨의 삶을 그린 소설이다. 최근 고인의 수기를 바탕으로 한 정지영 감독의 영화 ‘남영동1985’가 개봉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고인의 삶에 다시 한 번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된 바 있다. 영화 ‘남영동 1985’가 고문실의 풍경과 모진 고문을 받으면서도 영혼을 지켜내려는 한 인간의 사투에 초첨을 맞추었다면 방현석의 소설은 실제 우리 현대사에서 일어나는 굵직한 사건들을 배경으로 김근태가 실명으로 등장해 흥미를 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김근태의 개구쟁이 유년 시절과 학생운동이나 정치 활동과는 거리가 멀었던 학창 시절의 모습, 대학생이 된 후 역사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는 계기 등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으며, 소설 중간 중간 삽입된 인터뷰 형식의 증언들이 사실감을 준다.

논픽션의 반대편에 소설이라는 픽션이 서 있는 게 아니다. 논픽션 너머에 있는 게 픽션이라고 생각한다. 픽션은 논픽션의 불완전한 감동을, 완전한 감동으로 만든다. 이 소설에서도 논픽션이 가지고 있는 것을, 사실이 가지고 있는 진실을 좀 더 잘 보여주기 위해 픽션이 동원됐을 뿐이다. 나는 이 소설이 백 퍼센트 진실이라고 말하고 싶다.
-방현석 (저자, 기자간담회에서)

황순원 문학상 수상 작가 방현석의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장, 생생한 서사
2012년, 한국 현대사의 빛나는 이름들이 다시 호명된다.

1988년 《실천문학》 봄호에 생동감 있는 노동현장을 그려낸 「내딛는 첫발은」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방현석은 『내일을 여는 집』 『십년간』 『당신의 왼편』 『아름다운 저항』 등 우리 현대사에서 노동자의 숨결과 헌신, 민주화 운동 세대의 빛나는 순간들을 포착해 왔다. 그런 그의 시선이 고 김근태를 주목한다.
고인이 된 김근태가 주인공이자 실명으로 등장하는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를 때』에는 가까운 현대사에 실존하는 인물이자 소설 속의 김근태라는, 한국문학사에 이전에는 없던 전혀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이제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안다. 느낌이 있다. 체포되기 전에도 늘 그랬다. 내가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하지 않은 이야기도 있고, 하지 못하게 한 이야기도 있다. 여전히 하지 말아 주기를 바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제는 이것도 내 몫이 아니게 된 것 같다.』
대학병원의 한 병실에 누운 화자로부터 누군가가 이야기를 옮겨 적는다. 이어 화자가 자신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시인한다. 죽음의 문턱을 수없이 넘나들던 ‘남영동’에서조차 아득하게 떠올리곤 했던 유년에 대한 회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화자는 다름 아닌 김근태다. 민주주의자 김근태.
교장 선생님 댁 막내인 꼬마 근태는 교사의 닭장에서 달걀을 훔쳐내 고구마과자를 사 먹자는 꾀를 내어 누나와 함께 일을 저지른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에게 들켜 벌을 서게 된다. 누나가 자신을 대신해 잘못을 뒤집어쓰고, 아버지는 달걀과 고구마과자를 바꾸어준 학교 앞 털보 할아버지에게 찾아가 사과를 한다. 어린 근태는 자신의 잘못으로 누나가 벌을 서서 미안했지만, 털보 할아버지에게 사과하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다.

근태의 유년은 아버지를 따라 관사에서 관사로 옮겨 다니는 연속이다. 친구를 사귈 만하면 이어지는 이사와 전학 때문에 근태는 공부보다는 친구를 사귀는 일에 더 열심이다. 그럼에도 성적에는 늘 자신이 있는 근태였지만 원하는 중학교 시험에 떨어져 의기소침하게 되고, 이때부터 근태는 공부에 열심히 매달리게 된다. 두 번 실패하고 싶지 않았던 근태는 경기고등학교에 가기 위해 잠자는 시간도 줄여가며 공부한다. 그러나 5?16군사정변 이후 갑자기 바뀐 정년제도 때문에 퇴직하게 된 아버지가 퇴직금을 사기 당하고, 집안 살림이 거덜 난다. 그런 와중에 근태는 경기고등학교에 진학한다. 집안 살림에 부담을 덜기 위해 근태는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입주 과외 교사가 된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된 해의 4월, 경기고등학교 학내 서클들은 박정희 정부가 추진하는 한일협정 반대 토론이 벌어졌다. 그러나 근태는 빌리기보다는 받아야 할 보상금을 먼저 받아서 사용하자는 생각이 왜 나쁜지 이해할 수 없다. 고등학생 근태의 모습은 학생운동이나 정치활동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사회 부조리를 해결하고 경제성장을 이루는 문제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한다. 경제학을 공부해서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가난 때문에 무시당하고 모욕당하지 않는 세상을 설계하는 일에 기여하겠다는 막연한 꿈도 키운다. 빗물에 집이 무너져 내리고, 대학 등록금을 낼 길이 없어 방황하기도 하지만 근태는 서울대 상대에 입학한다. 그리고 그의 생각을 바꾸게 되는 경제복지회와의 만남. 근태가 가졌던 역사에 대한 생각은 완전히 뒤집히고 자신의 운명 또한 다른 길로 접어들게 된다….
이후 김근태의 삶은 바로 우리 현대사의 민주주의가 걸어간 길, 고독했지만 당당했고, 슬프지만 찬란했던 역사 그 자체가 된다.

추천사
참으로 오랜만에 존재의 신성함을 경험했다. 실로, 실로 오랜만에 세계의 비의에 몸을 떨었다. 어떤 위협 앞에서도 도덕적 자긍심을 낮추지 않던 단독자의 고독, 그 비애와 슬픔과 연민과 고뇌들이 모여 강철 이미지로 전이되는 광경을 보라. 소설을 읽으면서 적어도 세 곳에서 울음이 복받치는 것을 누르지 못했다. 이 인물이 바로 그, 한국현대사를 뒤흔들며 오만하도록 당당했던 세대가 눈부셔 하던 그가 맞다. 우리가 그토록 경외해 마지않던 저 고적한 인간의 실체에 가장 근접한 거리까지 육박해 간 작가에게 갈채를 보낸다. 한국문학의 어느 모서리에 이렇게 위엄에 찬 인간형이 출몰한 적이 있었던가.
- 김형수 작가

자꾸 웃음이 났다. 순정을 다한 한 남자의 생을 읽으면서, 한 시대의 증언을 목도하면서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나, 하면서 눈물도 났다. 스러져간 많은 별들을 떠올리며 아팠던 가슴에 오랜만에 따뜻한 바람이 불어왔다.
- 정지영 영화 <남영동 1985>의 감독

내가 영화 <남영동 1985>에서 맡은 김종태 역은 모진 고문을 받고 몸은 물론 영혼이 부서져 내릴 것 같으면서도 끝까지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과연 나라면 견딜 수 있었을까? 연기를 하면서도 되묻곤 했지요.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를 때』를 읽고 알았습니다. 아, 이런 분이셨구나… 그래서 결국은 이겨내고야 마셨구나, 하고요.
- 박원상 배우

방현석 작가가 김근태 씨에 대해 소설을 쓴다고 했을 때 혹시라도 그 사람을 너무 크게, 과장한다든지 그럴까 봐 조금 걱정스러웠습니다. 웬걸요, 생전 소탈하고 다정하면서도 고집스럽던 그 모습으로 김근태가 내 앞에 뚜벅뚜벅 걸어 왔습니다. 아무 군더더기도 걸치지 않고, 내 남편으로 아이들의 아버지로 우리 이웃의 이웃으로, 무엇보다 평화를 사랑했던 민주주의자로….
- 인재근 고(故) 김근태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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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정수인 님 2012.12.14

    의장님은 횡단보도 선 바깥으로 비스듬하게도 건너가지 않는 분이잖아요. 한 번은 광화문종합청사 뒤의 이 차선 도로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어요. 맞은편에 서 있는 경찰을 보고는, 제 손을 꼭 잡으면서 이러는 거예요. “넌 안 무섭니? 난 무서워.” 그때 의장님은 장관이었는데… 전 눈물이 왈칵 솟구쳤어요. 이 분이 이렇게 살아왔구나. 평생을 그런 공포에 떨면서, 그러면서도 그 공포에 굴복하지 않으려 혼신을 다해 견디고 맞서 왔던 거예요. 얼마나 외롭고, 힘드셨을까. (눈물) 정말 죄송하고 미안했어요. 보좌관으로 일하면 서도 제가 의장님을 몰라도 너무 몰랐던 거예요. 의장님 이거 왜 이렇게 안 하세요, 저거 왜 다른 사람처럼 저렇게 못하세요, 하고 불평하곤 했던 전 그날 참 많이 울었어요.

회원리뷰

  • 인상 좋은 아주머니 한 분이 끊임없이 고개를 숙인다. 지나가던 이들이 걸음을 멈춘다. ...
    인상 좋은 아주머니 한 분이 끊임없이 고개를 숙인다. 지나가던 이들이 걸음을 멈춘다. 게 중에는 먼저 제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하는 이들도 있다. 예감이 좋다. 실패란 없을 것이다. 막연하던 느낌이 확신이 되었고, 마침내 현실이 되었다. 그녀의 이름은 인재근. 남편의 지역구였던 서울 도봉갑의 현 국회의원이며, 김근태의 배우자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2011년 겨울 준비되지 않은 죽음이 남편을 데려가지 않았더라면 여전히 김근태의 ‘바깥사람’으로 남았을 그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그녀가 아니었더라면 이번에 읽은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를 때’도 불가능했으리라는 생각에서이다. 영화 ‘남영동 1985’와 마찬가지로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를 때’에서도 중심축에 선 인물은 바로 김근태이다. 뒤틀린 역사로 인해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신음해야 했던가. 기꺼이 시대와 사회의 무게를 짊어진 이들 중 한 명이었던 김근태는 결국 고문이 남긴 상처로 평생을 제 몸과 싸워야만 했다. 그 시절 서슬이 새파랬다더라, 이런저런 형태의 고문이 난무했다더라 등. 마치 남 이야기 하듯, 무협지 소설에서나 접할 법한 이야기들을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내뱉고, 심지어 신경조차 쓰지도 않아왔다. 그 시절의 어둠이 얼마나 짙었는지, 영화를 통해 그리고 소설을 통해 접해야 한다는 게 죄송하면서도 한 편으론 다행스럽게도 여겨진다.
    영화는 민주화운동가 김종태가 남영동 대공분실로 끌려가 온갖 고문을 당하는 장면이 중심을 이룬다. 끔찍한 그러나 분명한 사실을 다룬 영상이 모두를 분노케 했다면 소설은 조금은 애잔한 마음으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22일간의 고문은 소설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그러나 작가가 힘을 주어 써내려간 글은 예술(?)과도 같은 고문에만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 않다. 대신 그는 시대 전반을 주목했다. 너무도 가난해서 모두가 비굴함을 꿈꾸던 시절이었다. 부유해질 수만 있다면 영혼을 팔겠다는 사람도 있었을 그 시절, 핑크빛 미래를 약속하며 전면에 등장한 인물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박정희였다. 저자는 김근태의 시선을 통해 이 인물의 오묘함을 조명한다. 가난과 싸워야했던 그에게 박정희는 여느 정치인보다 나은 선택인 것처럼 보였다. 나름의 논리로 이 인물에 대한 반감에 맞섰으며, 그 동안의 어떤 움직임에도 반응치 않았던 그가 운동의 전면에 나서기까지의 과정을 저자는 애정을 갖고 써내려간다. 소리 없이 강한 인물, 정치와는 좀체 어울리지 않을 듯한 점잖음의 대명사 김근태의 탄생과정을 지켜보는 독자들로서는 그를 응원하면서도 동시에 그의 생을 뒤틀고 싶은 욕망을 느끼게 된다. 이 여린 인물이 감당해야할 상처가 어떤 것인지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생겨난 반응이다. 하지만 이미 발생한 사건에 기초한 소설은 현실을 거스르질 않는다. 현실에서는 그를 잃었지만 소설 속에서만이라도 그를 보호하고 싶은 욕심에 반하는 전개가 독자들에게 긴장감을 선사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긴장감만을 제공했다면 아마 대개가 지루함을 토로하거나 너무 자극적이라는 평을 내뱉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는 긴장 이상의 것이 있었으니 바로 향수다. 물론 여기서의 향수가 독재 정권이나 부당함을 향한 것은 아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만 같은 터널 속에 들어갔음에도 결국에는 빛을 찾아낼 수 있었던 건 ‘함께’였기 때문이었다. 상대는 강했고, 혼자 대적하려 들었으면 시작과 동시에 나자빠졌을 것이다. 하지만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들은 어떠한 희생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방법은 서로 완벽히 같지가 않았다. 각자 좀 더 주안점을 둔 분야가 있었을 것이며, 서로 다른 생각으로 인해 열과 성을 다해 싸우기도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많았다. 현 상황이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무언가라는 사실에 우선 그들은 동의했다. 감정에만 충실해 덤비지 않았으며, 충분히 고민하고 연구한 끝에 상대에게 맞섰다. 그 움직임의 일원이었던 이름들이 그리움을 자극한다. 함께여서 행복했고 또 견딜 수 있었다. 그 끈끈한 연대감만은 부디 되돌릴 수 있었으면 한다는 의미에서의 향수를 이 작품은 제공한다.
    많은 인물들이 이젠 고인이 되었다. 그들 중 일부는 충분히 연로했기에 세상을 등졌으며, 또 다른 일부는 너무도 일찍 불타오른 탓에 아직 때가 아닌 듯했음에도 생의 불을 꺼트렸다. 어찌 되었건 하나의 시대가 흘러간 것만은 사실이다. 표면적으로는 그들이 꿈꾸던 민주화가 이루어진 듯도 하다. 적어도 그 때와 같은 무소불위의 권력이 세상의 눈과 귀를 틀어막고 오로지 자신만을 따를 것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진정 나는 진실을 향해 깨어 있는가! 다시 한 번 경제적 도약을 할 수만 있다면 독재자의 사고도 용납할 수 있다는 식의 사고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경제성장만 보장해준다면 독재도 괜찮다는 그들을 향해 물어본다. 당신은 남영동이 그리운가? 그 시절로 되돌아갈 순 물론 없겠지만 되돌리려 안간힘을 써서도 안 된다. 평생을 인간답게 살고자 신음했던 영혼들을 조금이라도 배려한다면...
  •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를 때 | oo**502 | 2013.01.30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그들이 내 이름 부를 때. 이 책을 읽고 그 때의 시대를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이 글에서는 김근태라는 실존 인물에 대해 ...

    그들이 내 이름 부를 때. 이 책을 읽고 그 때의 시대를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이 글에서는 김근태라는 실존 인물에 대해 살아온 삶이 적혀 있다. 글의 구성은 작가가 알아 낼수 있는 모든 김근태의 주변에 있던 살아있는 사람들을 통해 어떠한 사람이였는지 더 자세히 알수 있었다. 김근태의 아버지는 초등학교 교장을 하고 있었고 어머니는 집안일과 재봉일을 하셨다. 아버지는 미운사람이였고 어머니도 살갑지 않은 차가운 사람이였다. 형은 나이차이가 있어 가깝지는 않고 누나가 제일 가까운 사이로 지내왔다. 어린 시절부터 학교에서 1등을 해오던 김근태는 아버지가 학교를 옮기게 되면 온 가족이 집을 옮기고 가택에서 지내게 되었다. 어릴 때부터 친구들과 잘 어울리기 위해 노력하고 다른 애들처럼 지내고 싶었다. 집은 엄했고 공부도 잘하고 놀기도 잘했었다. 어느날은 나팔모양의 과자를 문구점에서 팔았는데 달걀을 주고도 받을 수 있어 집의 달걀을 빼내서 먹다가 혼난 적이 있었다. 누나는 동생이 말하는 것에도 잘 대답해주고 친근하며 동생 을 혼 내려는대 대신 혼나주면서 꿋꿋이 누나는 동생에게 잘해주었다. 김근태는 학교 다니면서 교장 아들이란 이름으로 불리면서 싫었었고 놀기와 공부를 같이하다가 1등을 못하고 2등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엄마에게 혼났고 처음으로 힘들었던건 경기중을 들어가려했는데 떨어져 버렸고 꼭 가고 싶어 재수하고싶었지만 다른 중학교를 가게 되었다. 거기서는 그 수모를 다시 겪지 않기 위해 공부를 더 열심히 하면서 학교 다닐 때마다 인정받고 노력파였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고 임직이 당겨져 아빠가 일을 그만뒀을 때 밥도 먹기 힘들고 했지만 군소리 없이 학교를 다녔다. 그리고 친구를 만나면서 서로 책을 바꿔 읽으며 독서에도 열심히 했고 고등학교는 그 당시 최고였던 경기고를 가게 되었다. 2학년 때는 학교 선생님이 밥을 안먹고 물만 먹고 운동하고 책만 읽는 모습을 보고 이야기를 하다 과외를 하지 안겠냐 물어 하게 되었고 좋은 사람을 만나서 과외비로 형과 누나랑 돈을 모아 셋집에서 집도 옮겼다. 과에 집에서도 잘해주고 애들도 잘 따라주고 공부하는 것에 열심히 했다. 과외를 하면서도 동생들을 잘 챙겨주고 친 오빠처럼 잘 해주어 좋아하게 되었고 각 서클활동도 하면서 대학에 들어가게 된다. 대학은 서울대 경제학과로 들어가 우리나라의 경제를 바른 경제로 바꾸어 더 좋은 나라로 만들고 싶었고 거기서도 열심히 해 누가 봐도 인정 할 정도로 열심히 살았다. 몇 사람을 만나면서 길이 바뀌긴 했지만 다니면서 잘못 알고 있던 우리나라와 일본에 관계에 대해 더 공부하고 바른 가치관을 갖게 되었다. 김근태는 책을 수없이 독파해서 토론을 할 때도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누구에게도 지지 않고 잘하였고 정권 바로 잡기에 힘쓰다가 군대로도 가고 그 당시 살았던 시대 상황을 잘 전달해주며 역사로서 마음에 깊이 알려주는 소설이다.


  • 1. 이 책은 소설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소설이 아니다. 표면적으로만 소설이다. 방현석 작가가 쓴 김근태의 일대기를 다룬 실...

    1. 이 책은 소설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소설이 아니다. 표면적으로만 소설이다. 방현석 작가가 쓴 김근태의 일대기를 다룬 실화소설.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를 때>는 누구 말마따나 절대 그럴리 없는 상상 속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 아니라 이것이 실제 일어났던 사실이면 불편해할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소설로 퉁쳤다고 표현하는 게 적당할 것 같다. 퉁하고 쉽게 끝날 문제는 아니지만 말이다.

     

    2. 위의 단락은 경향신문의 기사를 읽기 전. 소설을 바라보면서 느낀 개인적인 생각이었고, 실제로는 인재근 의원으로부터 고인의 삶을 기록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구술을 빌어 김근태 의장의 삶을 기록해 나가다가 고인의 병세가 악화되면서 완벽한 글의 탄생이 어렵게 되자 자서전에서 소설로 형식을 변경했다고 한다. 

     

    구술로 채워지지 않은 나머지 부분은 주변 사람들의 증언과 민주화 운동에 관련하여 출판된 참고자료를 인용해서 써내려갔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주변 사람의 증언들은 서체를 달리하여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었다. 따라서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를때>는 평전이나 다름없는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 사실과 다를 바 없는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김근태 의장은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를 때>의 '나'가 되었다. 그리고 이 소설을 읽어내려가는 나는 소설 속의 '나'와 일심동체가 되어서 김근태 의장이 느꼈을 감정들을 공유했다. 그런 의미에서 상당한 몰입도를 가져다주었다. 

     

    3. 이 책은 김근태 의장의 삶의 기록이다. 이 책은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한 수재라는 사실이 알려주듯이. 나라의 경제 성장을 정치의 가장 중요한 척도로 생각했던 한 청년이. 고등학생 시절에도 그랬고, 대학교 입학 초기에도 박정희에 반대하는 학생에 맞서 논쟁을 벌였던 한 청년이 어떻게 민주화의 투사가 되었는지 알려준다.

     

    박정희에 맞서게 된 이유는 총통이 되기 위해 유신 개헌을 이룬 박정희의 탐욕스러운 권력욕에 의하여 사라져가는 민주주의 정신을 살리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반대자를 처단하기 위하여 국민들에게 심어놓은 반공 사상도 마음대로 이용한다. 그 잔재는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다. 그리고 선거철만 되면 잘 먹히는 여전히 좋은 수단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반대의 이유는 일본 군국주의의 식민주의 사관에 물들어 있었던 박정희의 그릇된 역사인식에 대한 저항이었다. 미개한 조선인들을 개화시켰다는 일본인들과 친일 언론의 허무맹랑한 주장을 받들어 한국전쟁 이후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에게 계속 쉬지 않고 일하라고 채찍을 휘두르고 소리친 격이었다. 

     

    박정희의 업적이라고 알고 있었던 에너지와 기간사업을 육성하는 경제 개발 5개년의 계획은 이미 장준하 선생이 기획했던 정책이라는 사실을 봤을 때, 박정희의 군국주의적 식민사관으로 일구어낸 경제 발전은 일제와 비슷한 의미에서의 식민통치에 대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결과물로 인하여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말을 듣지 않으면 몽둥이가 약이고, 일단 지르고 나면 차차 적응할 수 있다라고 섣불리 판단 짓는다.

     

    4. 이 책은 1980년 5월 18일에 대한 진실도 포함하고 있었다. 네이버에 총기를 들고 일어난 하나의 폭동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뜨는 화면은 궤변을 늘어놓고 있는 전두환의 모습이다. 그런데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를 때>를 보면 광주 시민이 왜 총기를 들고 일어나야 했는지 알려준다. 게다가 그들은 먼저 총기를 들고 일어나지도 않았다.

     

    박정희가 암살되고 난 이후, 그 자리를 노렸던 전두환과 유신의 잔당들이 전국에 계엄군을 보냈고, 그에 반대하기 위해서 학생 위주의 시위대를 짰던 광주 시민이 5월 18일에서부터 무려 나흘에 걸쳐 계엄군의 총과 대검에 의해 아무런 저항도 못한 채 피격당하고, 난자당했던 것이다.  


    그런 공격에 분노한 광주 시민들은 21일 오후부터 계엄군의 폭력으로부터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순, 나주 지역에서 경찰서와 파출소의 예비군무기고를 열어 총을 들고 무장해, 시민군을 결성했던 것이다. 그리고 계엄군에 맞섰던 것이다. 과연 이것이 폭동일까? 매우 의문스럽다.

     

    5. 이 책은 반민주화 시절. 힘의 우위에 있는 인간이 한 인간을 어떻게 고문으로 무력하게 만들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상황이 얼마나 잘못된 일인지. 일인칭 화자의 적나라한 심리 묘사 통해 보여주고 있다. 아무래도 이 책을 평전이 아닌 소설로 만든 것은. 김근태가 아닌 '나'가 서술하도록 한 것은 이 고문의 기억을 제대로 알리고 싶은 작가의 의도 때문에 계획된 것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고문과 관련된 진실은 김근태 의장에게 물고문과 전기고문을 비롯하여 각종 고문을 했던 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고문기술자 이근안 한 명이 아니라. 총 여덟 명이 그를 린치하고, 그의 손과 발을 붙잡고, 거짓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처참하게 그를 짓밟았다는것이다.  

  •  개인적으로 정치나 사회 이야기에 참 관심이 없는 편이다. 알고 있는건 국사시간이나 사회시간에 배웠던 일들이 대부...
     개인적으로 정치나 사회 이야기에 참 관심이 없는 편이다.
    알고 있는건 국사시간이나 사회시간에 배웠던 일들이 대부분 전부이고
    지나가듯 듣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내 태도를 참 많이 반성하게 되었었다.
     
    내가 알고 있는 대통령이라는 사람과 이 책에서 실질적으로 겪은 이들이 말하는 대통령은..
    정말 하늘과 땅차이였고, 지옥과 천국을 오고가는 느낌이였기때문이다.
     
    이 책.. 정말 슬프도록 재밋었다. 책장에 잘 넘어가지 않는 이유는 정말 이런 일이 있었던거야? 하는
    여러가지 생각들 때문이였을 뿐. 책장이 언제 이렇게 많이 줄어들었지? 하는 생각을 몇번이고 들게 하는 
    그런 책이였다. 이 책이 재밋는게 슬픈 이유는 내용은 너무 아픈 시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때문이다.
     
    김근태라는 이름은 영화 남영동 1985를 들었었기때문에 들어봤었다.
    이 책을 덮으면서 난 김근태라는 이름을 네이버에 쳐보게 되었었고,
    고문 당한 부분을 읽으며 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무사히 국회의원을 지낸 사람인걸 알았었다.
    (왜 이런걸 이제 알았을까 하는 생각을 참 많이 하게 했었던 책이였다.)
     
    지금의 민주주의가 있기까지 정말 많은 희생과 아픔이 뒤따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한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를 때'는 김근태씨의 자서전에 가깝다.
    '나'라는 화자가 김근태씨로 되어있기때문에 그 사람에 대한 삶을 보는 느낌이다.
    그리고 드라마 같은 느낌을 주는 책 한편과 중간중간의 그 시대를 같이 산 산 증인들의 인터뷰를 삽입해두었다보니
    하나의 다큐멘터리를 본 듯한 느낌을 주근 책이였다. 내가 알게 된 사실들도 그렇고..
     
    교장선생님의 막내 아들로 자란 김근태는 다른 누구보다 누나와 많이 어울렸던것 같다.
    누나와 같이 학교 닭장의 알을 훔쳐다가 바꿔먹었던 고구마 과자에 얽힌 이야기와
    나중에 밝혀진 아버지에게 거짓을 증언하게 되었던 사건에 대한 이야기..
    학교에 가면서부터 공부만 죽도록 파고 들었고 외길을 가는걸 두려워하지 않았던 이야기까지..
    모두 그 사람의 삶과 같이 하나로 연결이 되는 느낌의 삶 이야기였다.
     
    십년동안 도망자 신세로 있으면서도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나고 일을 했었구나도 싶었고
    그 상황에 그런 그와 결혼을 한 인재근씨의 이야기도 인상깊었던것 같다.
    더 신기했던건 인재근씨는 김근태에게 '형'이라고 불렀던 점과
    김태근는 '인재근씨'라고 불렀던 부부의 모습이 참 흥미로웠던것 같다. (살면서 평생 정말 그랬을까? ^^;)
     
    그런 두 사람이 함께 했기때문에, 그리고 나중에 모진 고문을 죽도록 견뎌낸 것도
    그 두사람 사이에 있는 아이들이 있었기때문에 버틸 수 있었겠지 싶었다.
     
    고문에 대해 나왔던 부분은 짧았지만 정말 소름이 돋을 만큼 끔찍하게 잘 표현되어있었다.
    그 장면이 저절로 머리에 그려질 정도였으니... 그걸 어떻게 버텼을까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었다.
    아니, 그런 짓을 사람으로써 어떻게 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물론 그 사람도 어쩌면 시대의 피해자라고 하지만 .. 그러기엔 정말 당한 피해자들이 더 안타까워진다.
     
    개인적으로 잘 이해하지 못했었던 인혁당 사건이나 전태일 이야기, 광주 사태 등등..
    그 시대의 모든 사건들을 자연스럽게 한 사람의 인생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책.
    이미 고인이 된 주범들이 많이 있겠지만, 그 사람들의 삶까지 알 수 있었고
    겉으로 드러난 것들이 전부가 아니라는걸 새롭게 느낄 수 있게 해준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책이였다.
  • 김근태. 그는 어떤 사람인가.. 이 책 속에는 1970년대의 흔들렸던 청춘, 김근태의 삶에 대해서 잘 나와있다. 소설적 재미를...
    김근태. 그는 어떤 사람인가.. 이 책 속에는 1970년대의 흔들렸던 청춘, 김근태의 삶에 대해서 잘 나와있다. 소설적 재미를 적절히 섞어 쓴 소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김근태가 직접 작성한 타자기 문건을 토대로, 또 김근태 본인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그의 삶을 재조명해본 것이니 중요한 사실은 모두 사실에 근거한 사극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김근태의 어린시절에서부터 학창시절, 그리고 유신체제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대한민국 1970년대를 이 책 한권으로 느낄 수 있다. 이 책 속에는 김근태에 대해서 다른 사람이 인터뷰한 내용이 사실적으로 들어있는데, 소설의 재미를 위해 소설 형식으로 극 중 인물들과 대화하다가도 불현듯 다큐멘터리의 인터뷰처럼 그에 대해 실제 이야기했던 사람들의 기록을 가져옴으로서 사실성을 더하고 있다.
     
    70년대의 유신체제는 우리 나라의 아픈 추억이다. 이에 대한 영화가 대통령 선거 전에 나와서 뭔가 정치적인 배경이 있었던 것은 아니냐하지만, 사실 그랬을 수도 있지만, 언제든 되짚어 봐야 할 아픈 추억이 바로 이 시대의 이야기이다. 박정희의 반대자들에 대해서 폭력으로 탄압하고, 일반 국민들에게는 그런 폭력적 탄압을 통해서 질서를 세워야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다로 꼬드기던 바로 그 시대.. 이것에 대항하던 건 대학생들이었고, 대학생들의 힘만으로 정치 체제가 바뀌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정치인들은 행동하지 않고 성명서같은 것이나 발표하고, 실제로 시위하고 움직이고 피흘리는 것은 대학생이었고.. 참으로 부끄럽게 생각해야 할 과거이다. 그 때 우리 국민들은 무엇을 했다는 것인가. 김근태가 이 때 어떻게 친구들을 도왔으며, 전국적인 유신 반대시위에 참여한 기록, 박정희가 이런 학생들을 지하조직으로 간주하고 인민 혁명을 일으키려는 것이라며 특별담화문을 냈던 것 등 생생한 그 시대의 현장이 이 책 속에 고스란히 들어있다.
     
    한 번 투사는 영원한 투사이다. 누군가는 비겁하게 뒤에 숨었지만, 또 누구가는 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와 힘이 되고자 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뿔뿔히 흩어진 뒤에도 우리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뛰었던 수많은 열사들.. 그들의 희생과 사랑을 우리는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 시대상황이 영화 세트처럼 박진감있게 구성된 이 책.. 그 시대의 수많은 사건들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는 이 책. 소중한 민주주의를 지키려면 나부터의 희생이 필요하다. 그들이 지켜냈던 민주주의를 우리는 늘 눈뜨고 감시하고, 지켜야 한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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