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KYOBO 교보문고

매일 선착순 2,000원
광주상무점신년이벤트
  • 낭만서점 독서클럽 5기 회원 모집
  • 교보아트스페이스
랩소디 인 베를린
* 중고장터 판매상품은 판매자가 직접 등록/판매하는 상품으로 판매자가 해당상품과 내용에 모든 책임을 집니다. 우측의 제품상태와 하단의 상품상세를 꼭 확인하신 후 구입해주시기 바랍니다.
484쪽 | A5
ISBN-10 : 8901106795
ISBN-13 : 9788901106793
랩소디 인 베를린 중고
저자 구효서 | 출판사 뿔
정가
14,000원
판매가
6,500원 [54%↓, 7,500원 할인]
배송비
3,000원 (판매자 직접배송)
50,000원 이상 결제 시 무료배송
지금 주문하시면 3일 이내 출고 가능합니다.
더보기
2010년 4월 2일 출간
제품상태
상태 상급 외형 상급 내형 상급
이 상품 최저가
2,500원 다른가격더보기
  • 2,500원 넘버원헌책방 전문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2,500원 지리산. 특급셀러 상태 상급 외형 상급 내형 상급
  • 3,000원 지리산. 특급셀러 상태 상급 외형 상급 내형 상급
  • 3,360원 정미소 우수셀러 상태 상급 외형 상급 내형 상급
  • 3,500원 흑백사진 새싹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3,500원 책꽂이비우기 새싹셀러 상태 상급 외형 상급 내형 상급
  • 3,500원 GOODBOO... 특급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4,000원 ccdoo03... 특급셀러 상태 상급 외형 상급 내형 상급
  • 4,500원 소중한오늘 특급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5,000원 ccdoo03... 특급셀러 상태 상급 외형 상급 내형 상급
새 상품
12,600원 [10%↓, 1,400원 할인] 새상품 바로가기
수량추가 수량빼기
안내 :

중고장터에 등록된 판매 상품과 제품의 상태는 개별 오픈마켓 판매자들이 등록, 판매하는 것으로 중개 시스템만을 제공하는
인터넷 교보문고에서는 해당 상품과 내용에 대해 일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교보문고 결제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은 직거래로 인한 피해 발생시, 교보문고는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중고책 추천 (판매자 다른 상품)

더보기

판매자 상품 소개

※ 해당 상품은 교보문고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활용하여 안내하는 상품으로제품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신 후 구입하여주시기 바랍니다.

판매자 배송 정책

  • 금일 4시이전의 입금 배송요청 상품은 당일 발송을 하겠습니다.단 예외는 있을수 있습니다.(창고에 있는 상품) 제주지역(항공료 3.000원 기타 섬지역 도선료 추가 되고,군부대 우체국택배는 서울경기 2.000원 기타지역 3000원 추가됩니다.

더보기

구매후기 목록
NO 구매후기 구매만족도 ID 등록일
2,805 책 품질은 양호합니다. 배송은 약간 늦습니다.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kingpoi*** 2020.02.14
2,804 깨끗한 책,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kk87102*** 2020.02.13
2,803 5점 만점에 5점 wlsgur1*** 2020.02.09
2,802 책상태 최상. 그리고 빠른 배송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usagi0*** 2020.02.07
2,801 빨리 보내주셨네요. 5점 만점에 5점 soul*** 2020.02.05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상품구성 목록
상품구성 목록

조국에 닿지 못하고 떠돌다 간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노래! 두 천재 음악가의 삶을 그린 구효서의 장편소설『랩소디 인 베를린』. 18세기 말 독일 바이마르와 평양, 21세기 베를린과 일본과 한국을 잇는 배경 속에서 두 조선인 음악가의 불꽃 같은 삶을 그리고 있다. 일본 여인 하나코는 40여 년 동안 연락이 끊겼던 첫사랑 겐타로(김상호)의 행적을 쫓아 독일로 향한다. 재일교포 2세이자 재독음악가였던 겐타로가 독일에서 스스로 죽음을 택하면서 '평생 가닿고자 했던 곳, 하나코.'라는 메모를 남겼기 때문이다. 김상호의 죽음 뒤에 얽힌 가슴 아픈 비밀들이 드러나고, 바로크 시대 풀무꾼에서 천재적인 음악가로 성장한 힌터마이어의 혈통과 1944년 한 유대인 수용소에서 탄생한 '이디시어 랩소디'가 그와 무관하지 않음이 밝혀지는데….

저자소개

저자 : 구효서
1957년 경기도 강화에서 태어났다.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마디」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깡통따개가 없는 마을」로 1994년 한국일보문학상, 「소금가마니」로 2005년 이효석문학상, 「명두」로 2006년 황순원문학상, 「조율―피아노 월인천강지곡」으로 2007년 허균문학작가상, 장편 『나가사키 파파』 로 2008년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창작집 『노을은 다시 뜨는가』, 『확성기가 있었고 저격병이 있었다』, 『깡통따개가 없는 마을』, 『도라지꽃 누님』, 『시계가 걸렸던 자리』, 『저녁이 아름다운 집』, 장편소설 『전장의 겨울』, 『슬픈 바다』, 『늪을 건너는 법』, 『낯선 여름』, 『라디오 라디오』, 『남자의 서쪽』, 『내 목련 한 그루』, 『악당 임꺽정』, 『몌별』, 『노을』, 『비밀의 문』, 『나가사키 파파』, 산문집 『인생은 지나간다』, 『인생은 깊어간다』, 동화 『부항소녀』 등이 있다.
서정성과 탄탄한 주제의식, 재미를 겸비한 소설로 평단과 독자 모두에게 호평을 받아왔으며, 소설 양식과 문체를 늘 새롭게 실험하여 깊고 다채로운 주제의 문학으로 승화하는, 우리 시대 대표 소설가이다.

목차

프롤로그……7
1. 평생 가닿고자 했던 곳……31
2. 삶이여 헐벗으라……63
3. 먼셀 표색계 5P 3/10……95
4. 배초향 피었던 자리……125
5. 그런 애였니?……159
6. 빌헬름 도안연구소……193
7. 빛이 내게로……221
8. 알비노니 아다지오……245
9. 벌거벗은 생명 1……277
10. 세월이 가면……329
11. 벌거벗은 생명 2……355
12. 강 이편과 강 저편……385
13. Das ist mein……409
14. D장조 콘체르트……441
에필로그……473
작가 후기……481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조국에 닿지 못하고 떠돌다 간 두 조선인 음악가 이야기 민족과 국경을 허무는 ‘코리안 디아스포라’ 광시곡 18세기 말 독일 바이마르와 평양, 그리고 21세기 베를린, 일본, 한국을 잇는 두 천재 음악가의 불꽃 같은 삶! 자유로운 예술혼과 시...

[출판사서평 더 보기]

조국에 닿지 못하고 떠돌다 간 두 조선인 음악가 이야기
민족과 국경을 허무는 ‘코리안 디아스포라’ 광시곡

18세기 말 독일 바이마르와 평양, 그리고 21세기 베를린, 일본, 한국을 잇는
두 천재 음악가의 불꽃 같은 삶!
자유로운 예술혼과 시공을 초월한 인간애, 먹먹한 반전이 심장을 울린다

“지금까지의 한국문학에서 ‘디아스포라’의 주제를 이보다 방대하고 심원하게 그려낸 소설은 없었다.

18세기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독일에서 일본과 한국에 이르기까지 확장된 시공간을 배경으로 정치적 억압과 유랑의 역경을 혼신의 열정으로 부딪혀간 두 음악가의 삶을 추적하는 구효서의 소설은, ‘예술가 소설’의 새로운 전범을 열어 보인다.
핏빛 동백꽃잎의 낙화 같은 존재의 슬픈 운명을 힘차게 비상하는 물떼새의 날갯짓으로 승화시키는 음악의 장엄한 선율, 그 선율이 민족과 정치, 그리고 종교와 예술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사랑의 지평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이경호(문학평론가)

저는 이 소설이 작중 화자, 하나코의 소설이 되길 바랐습니다.
국가 자본 민족 인종 종교 등으로 에둘러진, 추상의 공동체에 가두거나 갇혔던 근현대사로부터 자유로운 어떤 지점을 그리워했습니다. 그래서 하나코는 이 소설에서 종종 공간적 개념으로 등장합니다.
세계는 몇 개의 블록으로 재편되고 관세 장벽이 없어지며 통화(通貨)와 언어가 통일되어 갑니다. 세상은 좁아지고, 지구 반대편 이웃을 만나는 속도는 무척이나 빨라졌습니다. 우리를 가로막던 과거의 경계들은 허물어집니다. 그러나 과연 가둠으로써 갇히는 시절이 끝났는지를, 돌이켜 묻고 싶었습니다. 피부로 느꼈던 물리적 장벽은 없어졌습니다만, 우리를 더 크게 가두려는 전지구적 화폐의 움직임은 마침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미래의 불행한 디아스포라로 불러올지도 모릅니다.
- 구효서(「연재를 종료하며」에서)

대산문학상, 황순원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가 구효서의 신작 장편소설
다채로운 주제를 늘 새로운 소설 양식을 통해 선보여 온, 우리 시대 대표 작가 구효서의 신작 장편소설 『랩소디 인 베를린』
(Rhapsody in Berlin)이 문학에디션 뿔에서 출간되었다. 2009년 7월부터 2010년 1월까지 《문학웹진 뿔》에 연재되어 6개월간 매회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작품과 작가에 반한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팬카페를 결성한 화제작이다. 『랩소디 인 베를린』은 우리가 방관했던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삶을, 음악예술과 시공을 넘나드는 액자식 구성을 통해 변주한다. 18세기 말 독일 바이마르와 평양, 그리고 21세기 독일 베를린, 일본, 한국을 잇는 거대한 배경 안에서, 작가는 자유로운 예술혼과 인간애, 역사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소설에서도 소외되었던 디아스포라, 즉 국외자들의 존재 의미와 아픔을 그 어느 때보다도 간결하고 정제된 언어로 해부하며 독자의 미의식과 양심을 동시에 두드리고 있다.

잊히고 버려진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삶을 음악 예술과 변주하다
일본인 여인 하나코는 40여 년 동안 연락 두절되었던 첫사랑 야마가와 겐타로(한국명 김상호)의 행적을 쫓아 독일로 향한다. 재일교포 2세이자 재독음악가였던 겐타로, 다시 말해 토마스이기도 하고 김상호이기도 한 그가 고향도 조국도 아닌 독일에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면서 ‘평생 가닿고자 했던 곳, 하나코.’라는 의미심장한 메모를 남겼기 때문이다.

느리고 높낮이 없는 저음 일색. 오래 들으면 귀가 눅눅했다. 장맛비처럼 그치지 않았다. 바이마르 대공가의 서늘한 지하묘소에서, 라인고우 언덕에서 수제 백포도주를 마시며, 힐데스하임역 아카시아 나무 아래서, 베를린 쿠담 거리 어둡고 음습한 지하철 플랫폼에서, 그녀의 이야기는 이어졌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녀의 긴 이야기를 글로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26쪽)

소설의 첫 번째 화자 이근호는 하나코의 통역을 맡으면서 점차 김상호의 죽음 뒤에 얽힌 거대하고 가슴 아픈 비밀들을 마주하게 된다. 일본과 한국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해갈할 수 없는 그리움을 안은 채 제3국 독일에서 살아가야 했던 작곡가 김상호. 각각 제2, 제3의 화자로 기능하는 두 문서 ‘토카타 운트 푸가(Toccata und Fuga)’와 ‘랩소디 인 베를린(Rhapsody in Berlin)'은, 1770년대 바로크 시대 독일 풀무꾼에서 비범한 음악가로 성장한 힌터마이어의 혈통과 생애, 그리고 1944년 한 유대인 수용소에서 탄생한 ‘이디시어 랩소디’가 그와 무관하지 않음을 서서히 드러낸다. ‘시도 때도 없이 음악이 사무쳤을 뿐인’ 그들,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고 타국에서 잊힌 그들은 디아스포라 음악가였다.

“국적은 한국이지만, 토마스는 한국말 몰라요. 일본에서 살았고 독일에서 살았죠. 세상엔 그런 사람들이 있어요. 살고 싶은 곳에서 살지 못하는 거죠. 떠도는 것도 아니면서 떠돌지 않는 것도 아니죠. 영원히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은, 음울한 운명을 불치의 통증처럼 안고 사는 사람들. 물론 그들 잘못은 아니죠…….”(206~207쪽)

‘분산(分散), 이산(離散)’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디아스포라(Diaspora)’의 사전적 의미는 ‘흩어진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본래 팔레스타인을 떠나 온 세계에 흩어져 살면서 유대교의 규범과 생활 관습을 유지하는 유대인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스스로의 의지가 아니라 사회적, 역사적 강요에 의해 터전을 잃고 떠도는, 갇힌 동시에 추방된 사람들 모두를 이르는 보통명사가 되어버렸다. 이념과 이념이 충돌하고 디아스포라가 겪는 고통의 진원지였던 ‘베를린’에서 펼쳐지는 이 광시곡(狂詩曲)은 곧 랩소디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고, ‘랩소디 인 블루’로 유명한 작곡가 거쉬인이 작곡한 ‘파리의 아메리카인’에서 흘러나오는 이방인으로서의 정서 또한 제목의 한 바탕을 이루었다.
저자는 바흐의 오르간 곡을 즐겨 듣다가 이 소설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파이프오르간이 연주되는 동안 그 거대한 악기 뒤에서 바람을 넣는 이들이 얼마나 고생스러울지 헤아리다가, 임진왜란 때 나가사키에서 중부독일로 팔려 간 조선인 악공의 후손인 풀무꾼 캐릭터를 떠올린 것이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를 연상시키는 유명 음악가 ‘아이블링거’에게 발탁되어 신분이 해방되고 그와 경쟁하며 대등한 음악가로 성장하는 입지전적인 인물인 ‘힌터마이어’. 작가의 상상력은 독일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자라난, 언어도 외양도 모두 독일인인 힌터마이어의 핏줄 깊이 흐르는 조선인의 피에 가닿는다.

마지막 숨 토하듯, 아버지는 얘기했다. 지구 반대편 머나먼 나라. 돌아갈 수 없는 조상의 땅을 준Sun이라 했다. 백칠십 년 동안 기둥과 설주에 못 끝으로 새겼던, 옷섶 가장자리에 바늘로 수놓았던, 그리고 힌터마이어가 악보 끝에 적는 그림이, 그 땅의 글자요 이름이라 했다.(274쪽)

한편 재일 한국인 2세로 일본에서도 국외자인 디아스포라로서 살아가던 겐타로는 결국 일본 사회에서 차별받고 하나코와의 첫사랑에 실패하는 끔찍한 경험을 한 뒤 독일로 음악 유학을 떠나지만, 그곳 또한 타지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태어나서 진정한 조국을 갖지 못했다는 이유로 배척받고 소외당할 때, 오히려 그는 상대적으로 살아보지 못한 조국에 대한 상실과 그리움을 더 키울 수밖에 없다.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강제당하는 삶에 태생적으로 놓이게 되는 것이다.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만 살면서도 조국을 그리워했으나 곧 분단된 조국 앞에서 그는 방황하고, 양쪽으로부터 배척당하고 고통받는다.

그는 일본에서 태어나 25년을 살았고, 평양에서 잠깐, 한국에서 17년을 갇혀 살았으며, 그 뒤 20년째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보건대 그는 어디에도 살고 있지 않다. 일본과 북한과 한국과 독일. 어디에도 속한 적 없었다. 그가 서 있던 곳은, 어디서나 게토였다. / 게토 특유의 벽과 대문은 사라졌어도 그곳에 나뉘어 갇히는 자들은 언제나 있었다. 갇힌 자가 있다는 건 가두는 자가 있다는 거였다. 그러나 결국 그들 모두는 갇힌 자가 되었다. 너나없이, 가두면서 갇히는 거대한 궁지(窮地). 이것이 우리의 슬프고도 어리석은 근대이며, 작센하우젠은 그것의 축소판이었다.(383쪽)

얼핏 윤이상과 동베를린을 떠올리게 하는데, 주인공 겐타로는 소위 ‘동백림 사건’(1967년 7월 8일, 중앙정보부에서 발표한 간첩단 사건. 당시 중앙정보부는 독일과 프랑스에 거주하는 194명에 이르는 유학생과 교민 등이 동베를린의 북한 대사관과 평양을 드나들고 간첩 교육을 받으며 적화 활동을 했다고 주장했다.)이라 불리는 이 사건 이후에 벌어진 단독 사건으로 한국에 소환되어 고문과 재판을 받으며 17년 간 옥살이를 하다가 석방된다. 이후 다시 독일로 가서 20년 동안 생을 이어가다가, 마치 ‘프리모 레비’처럼 의문에 휩싸인 자살을 하고 마는 것이다. 김상호의 죽음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하는 소설은 폐부를 찌르는 먹먹한 반전을 지나 그에 대한 답변으로 끝맺지만, 결코 뚜렷하고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베를린으로 돌아온 뒤 그는 조국도 민족도 결국 말일 뿐이라며 음악에 전념했소. 예술가로서 자신에게 남은 조국은 이제, 음악, 그것뿐이라며. 멋진 말이었지. 정말 많은 곡을 열심히 만들었소. 실은 미친듯이었지. / 토마스는 조국뿐 아니라, 종당엔 음악마저도 음악일 뿐이라 여겼던 것 같소. 말이라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는 거지.(456~457쪽)

겐타로가 고초를 겪는 이유는, 통일 독일 이전 시기에 북한대사관을 통해서 모종의 ‘문서’를 입수하고자 평양을 방문했다가 간첩죄로 체포되었기 때문이다. 바로 그가 얻으려 했던 문서는 독일 바로크 시대에 활약했던 음악가 힌터마이어의 일대기에 대한 문서, 즉 ‘토카타 운트 푸가’였고, 이 지점에서 200여 년의 세월을 지나 두 디아스포라는 정신적으로 조우한다.

힌터마이어 악보에는 남다른 데가 있었다. 조성(調性) 없는 악보를 발견하고 토마스는 경악했다. 당시의 화성과 대위법에서 종종 벗어나는 기보에 어쩔 줄 몰라 했다. 기보자의 실수나 미숙의 결과가 결코 아니었다. 토마스 자신의 음악이 무려 200년의 유래를 갖는다는 방증이었다.(89쪽)

이 연결 고리는 일본 나가사키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가사키 항은 도요토미 히데요시 이후 조선 침략의 전초 기지로, 조선인 악공 및 도공 등을 포함한 많은 포로들을 잡아 집결해 놓았던 곳이기 때문이다. 나가사키에서 일본 각지 및 스페인, 포르투갈 노예 상인에게 팔려 나간 조선인 노예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엄연히 역사적 사실이다. 그렇게 유럽에 끌려간 조선인 노예들이 이탈리아에 걸쳐 남부 독일에 이르기까지 현지인과 결혼해 자식을 낳아 살았으리라는 가능성에 작가 구효서의 호기심과 상상력뿐만 아니라 문제의식이 조응했다. 17~18세기에 당시 조선인의 피가 흐르는 한 인물이 중부 독일에 살아갔다는 근거가 바로 일본 나가사키이다.

너무도 먼 나라에서 날아온 지친 새가 검은 숲에 내려앉은 얘기. 면면히 자손들이 태어나고 죽어간 얘기. 한땀 한땀 경작지를 넓혀 가던 조상들 얘기. / 멀고 아득한 옛 이야기들은 혹은 슬프고 혹은 애틋했다. 힌터마이어는 아버지 곁을 좀처럼 떠나지 못했다. 먼 나라는 상상의 땅이 아니었다. 그곳에서 날아온 지친 새란 슈바르츠발트에 처음 정착한 이방의 조상이었다. / 날아온 게 아니라 배를 타고 왔다는 것, 여러 나라를 거치고 거쳐 마침내 당도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주인에게서 도망쳐 수십 일 굶고 걷고 노숙하며 간신히 피해 숨어든 곳, 슈바르츠발트. / 슈바르츠 숲에서 마침내 조상은 살 수 있었다. 대신 짐승으로 살아야 했다. 숲은 너무도 크고 깊어 종일 빛이 들지 않았다. 로마 군병마저 외면한 숲이었다. 사람의 매와 학대를 피할 수 있었으나 사나운 야생의 짐승과 대적해야 했다. 그것들보다 더 거친 짐승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272~273쪽)

이렇게 거대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디아스포라들의 이야기가 자유로운 형식 속에 변주되는 광시곡, 즉 랩소디가 되어 역사와 음악, 민족과 사랑 속에 울려 퍼진다. 이 작품은 결국 아버지와 국가와 민족과 혈통이란 오늘의 우리에게, 그리고 방치된 한국인 디아스포라들의 아픔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되짚는 이야기이다. 변방의 역사와 낮은 곳에서 숨죽이며 떠돌던 개인의 삶이 모여 울려 퍼지는 거대한 광시곡이다.

철저한 취재와 작가정신으로 일궈낸 현장성, 소설이 선사해야 할 문학성과 읽는 즐거움 성취
전작인 대산문학상 수상작 『나가사키 파파』에서도 소설 집필만을 위해 일본으로 향했던 작가는, 이번에도 독일 지역을 가로지르는 현장 취재를 통해 현지의 생활과 풍광을 실감 나게 그려내는 데 성공한다. ‘음악’을 몰랐기에 이 소설을 쓸 수 있었다고 하지만, 클래식음악과 바로크 시대 독일의 생활상, 무형인 음악을 익히고 만들고 연주하는 과정은 매우 사실적이다. 동시에 들리는 음악을 보이듯 생생히 표현해 공감각적인 정서를 환기하는 문학적 치환 능력은 등단 20여 년 내공을 지닌 작가의 필력을 가늠하게 만든다.

초반부터 경쾌하게 터져 나오는 3악장, 다시 알레그로. 1악장의 생기와 2악장의 봄볕이 어우러지며 완숙한 봄의 정경을 눈앞에 쏟아냈다. 아직은 여려 수줍지만 제 모양을 갖춘 신록이, 봄 햇살을 투과하며 바람에 나부꼈다. 조심스러우면서도 활기찬 만물의 약동. 멈칫거리던 걸음이 빨라졌고 세찬 바람은 훈기에 흩어졌으며, 어색하고 두렵던 생명의 움직임들이 어느덧 되돌아온 산들바람으로 신명을 찾기 시작했다.(437쪽)

2차세계대전 당시 수용소와 안기부 고문실에 대한 묘사 또한 마찬가지이다. 등단 이후 오로지 소설만으로 살아온 작가의 집필 자세와 장인정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음악 전공이잖아, 자네. 그래서 말인데, 어떤 걸 사 주어야 하나? 작은 아이가 바이올린을 사달라고 난리거든. 예대를 가겠다는 거야. / 죽일 듯 달려들어 겐타로를 벽으로 몰아붙이던 남자였다. 목을 조르고 복부에 주먹을 퍼붓던. 불과 5분 전 일이었다. 뺨을 꼬집고 근무철(勤務綴)로 쉴 새 없이 머리를 내려치던 남자는 제풀에 화가 나 벌떡 일어서곤 했다. 제풀에 화내는 것도 나름대로 터득한 그들만의 비결이었다.(362쪽)

웹진 연재 당시 독자들은 제각각의 사연을 지닌 채 고군분투하는 인물군상 하나하나에 깊이 빠져들었다. ‘시도 때도 없이 사무쳤던’ 음악 곁을 떠나기가 두려워, 이용당하면서도 아이블링거 곁에 남았으나 음악과 종교에 대해서는 늘 새롭고 자유롭고 드넓은 시각을 양보하지 못했던 힌터마이어의 열정, 아이블링거와의 근친상간에 놓여 있었고 부서질 듯 희미하고 연약하고 조용했지만 뜨거운 내면을 지닌 여인 레아, 치기와 욕망에 사로잡혀 친누이와 힌터마이어를 농락했지만 끝내 음악의 영성에 굴복해 스스로 표절을 고백한 아이블링거, 늘 안주하지 않고 정체성과 음악을 고민하던 깊고 순수한 영혼을 지닌 김상호, 테러를 당해 한쪽 다리를 잃고도 늘 광대처럼 유쾌했던 슈타인도르프(“멋진 글을 하나 썼지. 그것 때문에 쫓기는 몸이 되었다오. 국가나 경찰은 내 글이 인신공격이나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점만 인정하고 보호할 뿐, 내 몸뚱어리를 하루 24시간 지켜주진 않지. 그래서 다리 하나가 먼저 저승으로 날아가 버렸다오.”(249쪽)), 그리고 ‘당연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당당하고 까칠하지만 사려 깊고 영민한 멋진 할머니 하나코와 점차 그들 모두에게 감화되는 이근호까지. 생생히 살아 숨쉬며 자신의 시대에서 자기 몫을 해낸 인물들로 인해 이 작품은 거대하고 무거운 ‘의미’의 덫에 빠지지 않고 독자에게 읽는 재미를 제공하는 소설의 오락적 기능마저 거머쥐었다.

나로서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흐름이 자네의 손끝에서 흘러나왔어. 나는 어째서 지금껏 그러한 것을 상상할 수 없었을까. 나는 듣고, 보고, 익힌 것만 상상할 수 있었던 거네. (……) 자네의 것은 바깥에서 오는 거였어. 자네도 모를 바깥 어디에서. 하늘, 빛, 구름, 바람 같은 곳으로부터. 나는 그런 것들을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이미 내 안에 가득 찬 것이 있었지. 열의와 자부심으로 수십 년 배우고 익힌 것들. 그러니 내겐 원시라는 게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아. 처음을 잊었고, 그래서 처음으로 돌아갈 수 없는 거라네. 바깥을 스스로 차단하고 자만의 어둔 그늘 아래 웅크리고 있다네. 계단에 숨어 자네의 무음연주를 아프게 들을 때처럼……. 자네는 한 번도 배운 적이 없지. 자네에겐 바깥의 것이 거침없이 들어와 원시의 몸을 끓게 하고, 소용돌이치는 소리로 살아나게 한다네.(147쪽)

산골짜기’를 뜻하는 이름을 지닌 힌터마이어는 조상들로부터 전해 들은, 깊은 골짜기에 새가 날아온다는 낯선 나라 이야기를 자주 들려준다. 가보지 못한 동쪽 어느 나라에 대한 판타지가 곁들인 그의 이야기에서는 우리 민족이 지닌 성정이 아름다운 설화와 우화로 거듭나고 있다.

동방에는 또 어마어마한 새가 있는데, 한 사람이 그 위에서 평생을 내달아도 끝에 닿을 수 없을 만큼 긴 날개를 가졌다고 합니다. 날갯짓 한 번에 5만 마일을 난나고 하니까요. 이 새는 물고기가 변해서 된 거라고 합니다. 그러니 그 물고기도 어마어마하게 컸겠지요. 이 새가 한 번 날면 날개가 하늘을 가려 며칠이나 걷히지 않는 구름과 같고, 큰 바람을 일으켜 바다의 풍랑 또한 5만 마일에 이르도록 거칠게 뒤덮입니다.(254~255쪽)

그 나라 온 백성은 흰옷을 입었습니다. 춘하추동 구별 없어 한여름에도 저잣거리는 온통 눈 덮인 듯 하?지요. 어디서나 노래와 춤을 즐겼습니다. 논에서 밭에서 노래가 그치지 않았습니다. (……) 병을 치료할 때조차 춤추고 노래하며 악기를 두드렸습니다. 사원에도 종과 북과 징이 있었고, 수도승들은 긴 소매 하늘로 젖히며 느릿느릿 오래오래 춤추었습니다. 온 백성 모든 이의 영혼에 욕심 아닌 아름다운 가락이 흘렀습니다.(305~307쪽)

예술적, 윤리적 모범이 된 장편소설의 부활―국적 없는 디아스포라 앞에 우리는 모두 유죄다
작가의 문제의식은 ‘코리언 디아스포라’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을 반성하면서 출발했다. 일부러 외면하지는 않았다 해도 이 사회적, 역사적 무관심은 과연 정당한 것인지, 사회와 국가, 정부, 그리고 작가들에게조차 묻고 싶다는 문제의식이었다. 너무나 오랫동안 단일 민족 국가로, 혈통주의가 뚜렷한 민족성을 지닌 채 살아온 우리는 외세 침략으로 인해 생존권과 국가적 민족적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부단한 노력 속에 디아스포라를 외면할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허나 그 이유만으로는 그들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을 정당화할 수 없다. ‘우리’라는 공동체 이념에 사로잡혀 있었던 나머지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을 발견하고 고백하고 반성하는 것 또한 문학의 몫임을, 작가는 소설이라는 간접적이고 지난한 방식을 통해 주장하는 것이다.
이 소설이 지닌 또 다른 매력은, 디아스포라의 개념과 파생 배경을 단순히 민족과 국경이 아니라 이념과 인식이라는 철학적 차원으로까지 확대해 보인다는 점이다. 기득권자라 할 수 있는 아이블링거는, 전통적인 인식 세계를 옹호하며 그 안에서 자율성을 확대해 보자는, 지극히 보수적이고 정통적인 시선으로 음악 양식과 종교를 바라본다. 그러나 힌터마이어는 반대 입장을 고수한다. 한쪽은 경계를 짓고 그 안에서의 발화를 최대화하자는 것, 한쪽은 경계 자체를 무너뜨리자는 것, 민족의 아이덴티티라는 것도 의식의 경계일 뿐이라는 것이다.(이 기조는 김상호, 즉 겐타로이자 토마스에게서도 또다시 반복된다.)

형식을 지키려는 의지를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선생님처럼 주어진 형식 안에서 음악적 자율성을 극대화 하려는 것은 예술의지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율마저 압박하려 형식을 강요하는 것은 권력의지에 지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스스로 신심을 내어 믿는 신과 두려워 복종하는 신이 있듯 말입니다./ 선생님의 토카타는 푸가에 비해 언제나 짧습니다. 저는 토카타에 비해 푸가가 언제나 짧습니다…….(243쪽)

한국, 일본, 독일, 북한 이 모두 이념이나 국가 등으로 나뉘지만 그 모든 것은 사실상 인식의 문제이며 그 인식의 경계는 곧 ‘말’, ‘언어’의 경계이다. 종교도, 음악도 이 언어의 하나일 뿐이다. 힌터마이어와 아이블링거는 경계와 비경계 사이의 충돌이며, 바로 그 지점에서 근대가 출발한다. 근대를 태동한 그 개념이 현대에 와서는 어느 민족이든 집단에든 속하지 못하고 사이에 낀 존재인 디아스포라를 낳은 것이다.

말을 말뿐이라 하는 것은 말을 무시하거나 부정한다는 뜻과 다릅니다. 말이 더 풍성해지고 다양해집니다. 음악을 음악일 뿐이라 하는 것도 음악을 더 자유롭게 한다고 믿습니다. 제 믿음은 거기에 있습니다. 말이 어떤 것으로 규정되지 않고, 음악 또한 어떤 것으로 규정되지 않을 때 좀 더 자유로이 우리 영혼에 근접할 수 있다고 봅니다. 파괴와 방종과 일탈처럼 보이는 것이 때로는 실상에 가까울 수도 있겠지요.(352쪽)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민족과 종교와 국경의 경계에 서온 자들, 그들의 근본적인 문제는 인간의 의식을 규정하는 ‘언어’에 있다. 그리고 우리가 할 일은 그 경계를 허물기라는 것, 때로는 무지와 방관조차 커다란 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음악이라는 무형의 예술조차 인간의 의도에 따라 그 무엇보다도 잔인하고 처절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32막사의 뱀’을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단 한 번 푸득거린 새의 날갯짓 소리. 그리고 그만인 소리. 허공에 작은 흔적 하나 남기지 못하고 흩어지는, 여리고 부질없는 소리……. 사람 목이 교수대 형틀에 걸려 늘어지는 소리였다. 탈옥을 도모했던 사람이, 유일한 탈출구인 하늘로 사라지는 소리. / 그때야 대원들은 연주를 멈춘 까닭을 알았다. 무엇을 위한 연주였는지 뒤늦게 깨달았다.(320쪽)

아무것도 모른 채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과연 ‘지금 여기’ 이전, 그리고 이후의 모든 디아스포라 앞에 떳떳하다고 할 수 있을까. 안다는 것은 상처와 반성을 부른다. 그러나 한나 아렌트가 말했던 것처럼, 모든 슬픔은 그것을 이야기로 만들거나 그것들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다면 견뎌질 수 있다. 수년 동안 개인의 무의식과 감정, 가정사에 천착해 온 한국문단에 작가 구효서는 오랜만에 묵직한 숙제를 던진다. 그리고 『랩소디 인 베를린』을 통해 작은 실마리를 안긴다. 한 개인의 한편에는 예술성, 예술을 추구하는 사람으로서의 ‘나’가 있으며 다른 한편의 날개에는 사회적, 역사적, 민족적, 국가적 정체성이 놓여 있다는 것. 앞으로의 조국, 미래지향적인 조국이라는 무언가에는 어떤 ‘예술성’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특히 예술가에게는 본인의 영혼과도 동일시할 만한 자신의 작품. 곧 그것이 바로 미래의 조국이자 국가상이 되기를 바라며, 작가 구효서는 이 장엄하고 아름다운 음색을 지닌 장편소설을 묵묵히 지휘한 것이다.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머물고 싶지 않았다. 머물고자 해도 머물러지지 않았다. 방향과 목적지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늘 떠나도 떠나지지 않았다. 머물 곳을 알지 못하는 한 떠나도 떠난 것이 아니었다. (……) 김상호는 죽었고 하나코는 살아 있었다. 그것은 동쪽과 서쪽만큼이나 다른 방향이었다. 그러나 삶의 시작이 죽음의 시작이고, 삶의 끝이 죽음의 끝이라면, 방향이 달랐을 뿐 그들의 선택은 같은 것일 수 있었다. 그럴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김상호가 죽은 이유는 하나코가 사는 이유라는 것. 그게 서로 다르다 말한다는 건 삶과 죽음의 엄숙성을 철없이 비웃는 처사라는 것. 그리고 동쪽이든 서쪽이든 그들은 공히 갔다는 것. 하나코도 그렇게 말의 경계를 넘어, 떠나갔다는 것…….(469~470쪽)

[출판사서평 더 보기 닫기]

책 속 한 문장

  • 고현주 님 2013.07.06

    긍정과 부정의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 곳이었다.

회원리뷰

  • 하늘색 표지에 바이올린과 오르간, 시계가 떠 있다. 선명하지 않은 하늘색은 약간 바랜 듯한 느낌으로, 따뜻한 파스텔톤이다. 말랑말랑한 첫사랑같은 이야기를 상상하며 책을 집어 들었다. 카페라떼처럼 부드럽고, 생크림처럼 녹아드는.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든 책은 근 500여페이지의 분량만큼 무겁게 마음 속으로 가라앉아들었다. 종이날에 서걱서걱 손이 베일 것같은 아슬아슬함으로 몸과 마음이 함께 깊숙이 가라앉아들었다. 가라앉다. 그렇다. <랩소디 인 베를린>은 그 예측할 수 없는 광시곡의 느낌 그대로 나를 이리저리 잡고 흔들었다.   ...

    하늘색 표지에 바이올린과 오르간, 시계가 떠 있다. 선명하지 않은 하늘색은 약간 바랜 듯한 느낌으로, 따뜻한 파스텔톤이다. 말랑말랑한 첫사랑같은 이야기를 상상하며 책을 집어 들었다. 카페라떼처럼 부드럽고, 생크림처럼 녹아드는.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든 책은 근 500여페이지의 분량만큼 무겁게 마음 속으로 가라앉아들었다. 종이날에 서걱서걱 손이 베일 것같은 아슬아슬함으로 몸과 마음이 함께 깊숙이 가라앉아들었다. 가라앉다. 그렇다. <랩소디 인 베를린>은 그 예측할 수 없는 광시곡의 느낌 그대로 나를 이리저리 잡고 흔들었다.
     
    자살한 첫사랑 재일 한국인 김상호를 찾아나선 하나코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수많은 선율에 몸이 떠다니는 듯한 착각을 느낀다. 알듯하면서도 잡히지 않는 그의 행적은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것 같다. 한국인 김상호, 일본 이름 야마가와 겐타로, 재독 이름 토마스 김. 그를 부르는 이름은 많았지만 정작 그의 이름을 보듬어줄 곳을 찾지 못한 채 죽어간 비운의 음악가였던 그.
    그가 평생 가 닿고자 했던, 하나코에 대한 마지막 고백은 파파할머니가 된 그녀를 독일까지 불러들이는 원동력이 되었다. 주름살이 깊게 패였지만 장난기 어린 그녀의 표정, 노쇄하지만 피로하지 않은 그녀의 활기가 통역사 이근호까지 사랑으로 인한 열병의 행로에 동참하게 한다. 아아, 나라를 넘어서, 시간을 넘어서 사람을 사람답게 하고, 사람을 사람이게 하는 것, 그것은 바로 사랑이라는 이 말도 안 되는 감정이지 않을까. 화려하면서도 진중하고, 조용하면서도 울림이 강한 독일 고전 음악이 내내 귓전을 때리는 이 경건함 속에서도 사랑이라는 복잡하고도 미묘한 감정선의 꼬임의 실타래가 재미있어 한 번 책을 펴고 나면 쉽사리 다른 일 때문에 잠시라도 책을 덮기가 아쉬웠던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나라를 넘어, 세기를 넘어, 그 어떤 갈등과 장애를 넘어. 서로 가 닿고자 하는 바로 그것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힘이었다.
     
    김상호와 하나코의 사랑이야기는 세기를 넘어, 요한 힌터마이어와 레아 아이블링거의 사랑을 들춰보게 하고 있다. 김상호는 평양도서관에 있던 요한 힌터마이어의 일대기를 찾아 평양으로 갔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뜻밖의 감금과 심문을 당하게 된다. 요한 힌터마이어의 일대기, 그의 음악의 자취가 평양에서 끝이 나있는 이 흥미로운 디아스포라의 여정까지 더해져 다르지만 비슷하며, 비슷하지만 왠지 다른 두 사랑의 이야기가 같이 엮여져 있는 형국이다. 요한에게 가까이 갈수록 김상호에게 가까이 가게 되며, 레아의 그림자가 선명해질수록 김상호, 즉 겐타로가 갑자기 떠난 40년 동안의 회한과 슬픔이 더욱 선명해지는 하나코의 작은 어깨를 볼 수 있었다. 나 또한 10년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하고 지금은 이렇게 좋은 책을 추천받아 태교(?)를 하고 있는 중이지만, 사실 살 부비고 사는 이 사람, 10년을 알아왔지만 다 안다는 생각이 안 든다. 사람은 양파와도 같아서 하나를 벗겨냈다고 생각하면 그 속에 또 다른 껍질이 숨겨져 있다. 이 사람을 더 알고자 욕심내어 껍질을 하나 더 벗겨내면 다른 껍질이 다시 새하얗게 속내를 내비쳐 매운 그 향에 눈물이 따끔하게 난다. 이렇듯 사람을 아는 과정은 양파를 벗기는 것처럼 눈물나면서 끝이 나지 않는다. 벗기고 벗기다 보면 양파는 남아있지 않다. 내 손 안에 그가 없듯이.
    그렇다면 김상호의 마지막 고백, 평생 가 닿고자 했던 곳-이란 바로 그러한 것이 아닐까. 사랑하는 하나코와의 조선인과 일본인이라는 피를 넘어선 사랑의 따스했던 기억, 바로 그것이 17년의 한국에서의 감옥생활을 견뎌내게 해 준 원동력이면서, 마지막 생을 마감했던 어둡고 침침한 독일 집에서 밝혔던 예술혼의 동기였을 것이다. 김상호의 벽은 크게 두 가지였다. 조선인과 일본인이라는 혈통의 벽,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감추고자 했으나 결국 김상호를 단념시키기 위해 고백해야 했던 하나코와 하나코 아버지와의 어두운 기억. 그것은 그대로 랩소디의 선율을 타고 올라가 요한 힌터마이어의 벽이 되기도 했다.
    힌터마이어가 결국 레아의 손을 잡을 수 없었던 벽, 그것은 첫째 사실은 키르케라는 이름만을 가졌었던 한낱 풀무꾼에 지나지 않는 자신의 계급과 고귀하신 귀족의 피를 타고난 레아의 계급, 그리고 김상호가 발길을 돌렸듯 요한이 결정적으로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던 안드레아스 아이블링거와 레아 아이블링거의 지독히 어두운 기억, 몸의 기억.
     
    그런데 결국 책장을 덮으며 알았다. 그 벽이란 정체는 결국 돌고 돌아 두 사람을 만나게 하는 것임을. 벽을 사이에 두고 손이 맞닿고, 마음을 맞대어 서로의 온기를 위로와 격려 삼아 벽을 돌다보면 벽 끝에서 두 사람은 기어이 만나게 되는 것이다. 하나코가 마지막으로 김상호의 모든 이력을 짚어내고 무덤가에 다다랐을 때 하나코가 아니면 알아볼 수 없는 그들만의 기억으로 점철된 5P 3/10 의 묘비명, 힌터마이어의 일대기지만 결국 레아가 썼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그녀의 필체의 독특성을 보여주는 평양도서관에 보관된 문서. 묘비명과 문서는 사랑하는 그녀들을 향한 혹은 그를 향한 마지막 연주였던 셈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누군가는 자신의 몸 어딘가에 문신으로 그녀 혹은 그의 이름을 이니셜로 새겨넣기도 하고, 그 사람을 상징하는 그림으로 남겨 놓기도 한다. 요한 힌터마이어와 김상호는 음악으로 그녀들을 사랑했고, 기억했다. 그리고 그 사랑의 기억은 오래도록 남아 베를린에 다시금 울려 퍼지게 된다. 아프기도 하고 절망스럽기도 하지만 결국은 부인할 수 없는 것, 잃어버릴 수도, 잊어버릴 수도 없는 사랑이 조선의 후손이 요한 힌터마이어를 만들었고 그의 마지막을 다시 조국으로 불러들인 것처럼 김상호도 그러했던 것이다.
    평생을 가 닿고자 했던 곳. 그 마지막은 사랑하는 하나코였다.
     
    누군가에게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그 아련한 마음이, 누군가의 마지막을 지켜주고자 하는 그 결연한 의지가 쉽사리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어제부터 갑작스럽게 깊은 겨울의 추위가 피부를 찌르고 있다. 오늘 옷깃을 여미는 그대들에게 마음을 여밀 수 있는 책을 한 권 내밀고 싶다.
     

    이 리뷰는 사계 백일장 : 봄 응모작 입니다. 백일장 바로가기
  • 숨구멍을 찾아야 했다. 그럴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보라색은 만들어낼 수 없는 색이었다. 발견되는 색일 뿐이었...
    숨구멍을 찾아야 했다. 그럴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보라색은 만들어낼 수 없는 색이었다. 발견되는 색일 뿐이었다.
     
    하인들이 그녀를 아는 것 같지는 않았다. 대처하는 요령만 알았다.
     
    토마스는 얼른 말하지도 웃지도 않았다.
    그게 그다운 거였다.
    맥바흐 씨는 캐묻지 않았다.
    말하지 않고 표정 짓지 않을 때 더 정확한 감정이 읽힌다는 걸 알았다.
  • 랩소디 인 베를린 | se**ka424 | 2010.10.02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이 책을 읽는 데에 일주일이 걸렸다.  하루에 한 장 읽은 날도 있었고 하루만에 책의 반을...

     

     이 책을 읽는 데에 일주일이 걸렸다.

     하루에 한 장 읽은 날도 있었고 하루만에 책의 반을 훌떡 읽어버린 날도 있었다.

     이 책이 유별나게 두꺼워서- 는 아니다. 책의 두께가 독서의 기간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다만 이 책을 읽을 때마다 한 장을 넘기게 될 때마다 그 한 장이 너무나 무거웠을 뿐이다. 한 장을 넘기기가 무섭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고 때로는 여기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책장이, 내 마음이, 너무나 무거웠던 것이다.

     

     고작 딱 한 번 읽고 이렇게 서평을 작성하는 것조차 이 책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만 같아 나는 지금 조금 미안한 기분이다. 일본과 독일, 그리고 늘 그리던 조국을 오가며 힘겹게 살았을 김상호 혹은 토마스 혹은 겐타로에게, 그보다 더 오랜 옛날 독일에 살았던 음악가 힌터마이어에게, 토마스의 행적을 찾아 60세가 훌쩍 넘은 나이에도 독일까지 온 하나코에게. 아픔이 가득했던 그 시기를 살아야했던 모든 인물들에게 나는 미안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디아스포라(Diaspora).

    - 팔레스타인 밖에 살면서 유대교적 종교규범과 생활관습을 유지하는 유대인 또는 그들의 거주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네이버 백과사전 발췌)

     

     "랩소디 인 베를린" 뒷면에 "디아스포라 서사시"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는데 나는 "디아스포라"라는 단어의 뜻조차 몰랐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른 채 책을 읽었으니 더 어려웠는지도 모른다. 책을 다 읽고, "디아스포라"를 검색해보고 나서야 이 책 안에 담겨있는 '무언가'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피가 모두 흐르는, 독일 체류자이다. 일본말과 독일말이 모두 가능하다. 그런 '나'에게 '통역'을 맡아달라는 의뢰가 들어왔고 '나'는 그것을 받아들여 의뢰인인 '하나코'와 독일에서 만나게 된다. 하나코는 독일에서 자살한 토마스라는 남자의 죽음의 이유를 찾고 싶다고 했다. 베를린음대도서관에서 복사해 온 "TOCCATA UND FUGA" (토카타 운트 푸가- 책에서는 TNF로 약칭한다.) 문서를 내밀며 번역해서 읽어달라고 했다. TNF 때문에 토마스가 평양에 다녀갔고, 그 때문에 한국 정부에 의해 구금되어 17년간을 갇혀있었고 출소한 뒤에는 단 한번도 한국을 찾는 일 없이 독일에서 혼자 살다가 스스로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나는 궁금하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 사랑 또한 마찬가지.

    오래되고 잊힌 사랑을 어느 날 문득 찾아 나서게 된다는 건 무얼까.

    노쇠한 그녀를 독일 땅으로 이끈 것과 같은 그것은.

    - p21 中

     

     

     

     '나'와 하나코는 TNF에 토마스의 죽음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가 있기를 바라며- 요한 힌트마이어라는 18세기 작곡가의 자서전인 그 문서를 읽어나가는 동시에, 토마스의 독일에서의 행적을 좇아 그가 생전에 살았던 집, 그가 만나고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을 따라 "비효율적인" 여행을 시작한다.

     

     

     

     TNF에서 들려주는 힌트마이어의 기가 막히도록 슬픈 이야기. 더 놀라운 것은 그가 조선인의 후예라는 것. 힌트마이어와 아이블링거의 음악적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거기에 담겨있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현재 독일에서의 여행이야기, 과거의 하나코와 토마스의 사랑과 추억 이야기, 그리고 가장 끔찍하고 가장 슬프게 내 가슴속에 박힌 마르틴 슈타인도르프의 "랩소디 인 베를린" 이야기까지.

     

     시대가 다르고 주인공이 다른 이야기가 두서없이 섞여 툭툭 튀어나오는 통에 처음에는 헷갈릴 수 밖에 없었다. 어려운 독일 이름들에 누가 누군지 적응하기가 어려웠고 18세기의 이야기와 토마스가 살아있을 때의 이야기와 토마스가 죽고 난 지금 현재의 이야기가 딱 분리되지가 않아서 혼란함은 가중되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힌터마이어의 이야기가, 토마스의 이야기가, 유대인들의 이야기가, 결국은 모두 같은 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늘 그리워하지만 그 곳에서 살 수는 없고, 그저 그리워만 한 그들의 이야기. 디아스포라 서사시이기 때문이다.

     

     

     

    '늘 무언가를 향하면서 그곳에 닿지 못하는 사람은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 p145 中

     

     

     

     한국인인데도 한국에서 살 수 없던 기막힌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그 시절에는 많았을 것이다. 나치가 유대인들을 잔인하게 학대했듯이 한국인 또한 일본인에게 잔인하게 학대받았고, 세월이 많이 지난 지금에는 가해자도 피해자도 모두 아픔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그 가슴아픈 과거와 그것들을 모두 감싸안는 "음악"을 결합한 이 책은 무엇 하나 똑부러지게 말해주지 않는다. 하나코가 직감으로 알아차리고 혼자 입을 다물어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내 나름대로 그 안에 숨겨진 진실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많이 굴려야했다.

     한가지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것은 "평생 가닿고자 하는 곳에 닿지 못하고 평생을 그리워만 하다가 가는 사람"들이 지구 여기저기에 많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정말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죄를 지었든, 짓지 않았든간에, 그리고 이제는 그 시절을 전혀 모른 나와 같은 세대들, 나보다 어린 세대들까지 모두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디아스포라들의 슬픔과 아픔을. 그들이 갖고 있는 피와 눈물로 얼룩진 아픈 역사를.

     

     

     

     

    이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분명 사례를 겪었고, 그리하여 그 일은 언제든 가능하다는 것.

    아무도 그것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

    필자의 주장과 더불어 발굴과 기록이 그쳐서는 안 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록 허밍이지만 저들의 랩소디를 멈추게 해서는 안 되는 이유도.

    - p327 中

     

     

     

  • 디아스포라 (그리스 어) Diaspora [명사] 흩어진 사...

    디아스포라 (그리스 어) Diaspora

    [명사] 흩어진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팔레스타인을 떠나 온 세계에 흩어져 살면서 유대교의 규범과 생활 관습을 유지하는 유대인을 이르는 말.

     

    Diaspora

    [Sing.]

    1. the diaspora 디아스포라(다른 나라에서 살며 일하기 위한 유대인들의 이동)

    2. 디아스포라(고국을 떠나는 사람・집단의 이동)

     

     

    랩소디 인 베를린ㅡ이라는 제목 옆에, '~코리안 디아스포라 광시곡'이라는 부제? 소개? 아무튼 짧은 글귀가 적혀 있었다.

    랩소디라는 제목에서도 그렇고, 악기가 그려진 표지도 그렇고, 음악가의 이야기라는 것도 그렇고.. 음악에 관련된 이야기일 것 같긴 하다.

    그렇지만 나에게 낯설게 다가온 단어 하나, '디아스포라'. 디아스포라가 도대체 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그냥 음악에 관련된 또 다른 용어 중 하나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에서 종종 쓰이곤 하는 오마주라던가, 패러디라던가, 뭐 이런것들 중 하나겠지, 하고 가볍게 생각하고 책을 펼쳤었다.

    그리고 책을 덮은 지금, 난 얼마나 무식했던가라는 후회가 밀려온다. 디아스포라의 뜻을 정확히 알고 읽기 시작했더라면 힌터마이어와 김상호, 혹은 토마스 김, 혹은 겐타로의 아픔이 훨씬 더 구체적으로 다가아 공감했을지도 모를 일인데 말이다.

     

    67세라는 연로한 나이에도 불구하고, 훌쩍 베를린을 찾아와 일본어와 독일어를 함께 할 수 있는 유능한 통역사를 찾기에 이근호와 만나게 된 하나코. 그녀의 지독한 저음 허스키와 알 듯 말 듯한 그녀의 농담에, 그리고 그녀의 영문 모를 의뢰에 아연해진 근호. 그녀의 의뢰는 첫사랑을 찾는 데 필요한 통역을 해 달라는 것. 그런데 그녀의 첫사랑은 얼마전에 죽었고, 죽은 것을 얼마 전에 알았으며, 40년 간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이제와서 왜..?라는 생각과 함께 찾아나선 겐타로의 행적. 그리고 결정적으로 하나코로 하여금 베를린으로 날아오게 한 단서가 되었던, 평양도서관의 한 편의 소설 TNFㅡToccata Und Fugaㅡ의 내용과 함께, 그 때 하나코와 함께 했던 여름의 기억을 써내려간 근호의 기억이다.

     

    어째서 재일 조선인이었던 김상호는 아무말 없이 하나코 곁을 떠나 독일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었는지ㅡ그리고 하나코와 헤어진 40년이라는 공백의 기간동안, 단 하루의 평양방문, 그리고 이끌려간 서울이라는 고국은 그에게 가혹했다. 17년간 고국의 땅을 밟았지만 그 땅은 오직 한 평이라는 좁은 방에 불과했었다. 그리고 왜 김상호는 자살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가. 그가 죽음 직전에 읽고 있던 것은 바로 TNF.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교회 오르간의 풀무꾼으로 일했던 키르케라는 남자는 주변 자연의 소리를, 음악을, 그저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큰 그릇이었나보다. 그를 알아본 아이블링거가 키르케에게 준 힌터마이어라는 새 이름과, 작곡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지만 어째서 힌터마이어를 떠나보낼 수 밖에 없었던가. 그 기억을 담아낸 TNF. 그리고 힌터마이어의 악보마다 적혀있던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양ㅡ그것은 선(鮮), 준sunㅡ때문이었을까, 김상호의 죽음은.

    굉장히 두서없는 글이 되었지만, 책 속에는 이근호씨가 차분하게, 액자식 구성으로 힌터마이어와 김상호의 이야기를 분리해 두었다. 그 예술가들의 삶의 족적의 기록ㅡ공통점과 차이점, 그리고 조국을 떠나있었던 그들에게 마지막에 남은 것은 음악뿐이었다는, 음악에 대한 열정ㅡ이었다.

     

    디아스포라. 온 세계에 흩어진 유대인이라는 의미에서 출발했으나 이제는 조국, 고국을 떠나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이들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한다.

    조선에서 일제강점기를 지나 분단된 나라이지만, 한민족 역시 세계 곳곳에 분포되어 있다. 재일교포, 재미교포, 그리고 러시아의 척박한 땅을 일구어내 살아가고 있는 고려인 등등.. 나는 이들을 잊고 있다. 그들은 조국을, 이 한반도의 땅을 기억하고 있을까.

    독일과 우리나라는 분단의 아픔을 겪었다는 데서 비슷한 점이 많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독일이 이루어낸 통일에서 우리는 배울 것은 배우고, 버릴 것은 버려야한다고. 하지만 이 소설을 읽고 있노라니 독일과 우리나라보다는 독일과 일본, 그리고 유대인들과 일본의 조선인들이 참 닮은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에 놓였었다는 것, 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떠돌고 있다는 것 등등... 일본에서는 조선인으라는 이유로 일본에 속하지 못했고, 조국도 환영해주지 않아 독일 베를린으로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김상호의 삶. 그리고 의지할 곳은 음악밖에 없었다는 것. 머물 수 없고 떠돌 수 밖에 없었던 김상호의 아픔을 담아낸 <랩소디 인 베를린>은 과연 코리안 디아스포라를 그려낸 것이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아픔보다 나에게 더 깊게 다가온 것은 순수하디 순수했던 하나코와 겐타로의 사랑이었다. 둘 다 보결로 입부한 악단부였기에, 매 번 뒤로 물러나 있다가 만남이 이루어지고, 한 명은 트럼펫, 한 명은 바이올린을 함께 연주해 보며,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 전 함께 떠났던 산에서 보았던 그 아름다웠던 보랏빛, 먼셀 표색계 5P 3/10의 색깔, 축(畜)의 딸이라는 것을 당당히 얘기할 수 있었던, 그리고 겐타로가 조선인이라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았던 당돌한 여성 하나코는 분명,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했던 겐타로가 지향했던 유일한 장소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 사이의 벽은 너무나도 높았나 보다. 어쩔 수 없이 하나코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겐타로의 슬픔이, 그의 묘비명에서 뼈아프게 전해져왔다. 40년만에 묘비에서 조우할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사랑이 너무나 마음이 아파, 나에겐 그들의 사랑 이야기가 더 강하게 다가왔나보다.

     

    음악을 사랑한 두 남자의 이야기이자, 디아스포라의 이야기이자, 한 편의 연애소설인 <랩소디 인 베를린>. 처음에는 예술가를 그려낸 소설이라기에 어렵지 않을까 하고 조금 마음을 졸였던것도 사실이지만, 그런 것을 잊기에 충분히 즐거운 소설이었다. 이 안타까운 사랑, 그리고 외로운 떠돌이 생활을 겪은 이가 분명 있었을 것이기에, 소설 속 김상호의 삶이 아프게 다가온다.

  • 랩소디인 베를린 | so**2752 | 2010.06.0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자기자신의 원해서 타국에서 살아가는것은 좋을수 있지만 자신의 의지가 아닌 타이유로 인하여 조국에 살고 싶어도 살지 못...

    자기자신의 원해서 타국에서 살아가는것은 좋을수 있지만 자신의 의지가 아닌 타이유로 인하여 조국에 살고 싶어도 살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일까?

    우리가 일상 주위를 살펴보면 얼굴색이 다른 혈통이라는 이유로 이질감으로 상대를 힘들게 만들기도하고  이념이 다른 뿌리깊은 사상들 때문에 같은 동포지만 서로 상대를 향해 갈등으로 채워저서 상처를 가슴에 안고 살아가게 만든것을 종종 본다.그럴때면 상사자들은 탈출하고 싶은 심정은 말할 수 없을것이다.

     

    <랩소디 인 베를린>의 주인공인 김상호는 디아스포라의 비극적인 삶를 그린 구효서의 장편소설를 발표했다.

    자의반 타의반 조국을 등지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 그들은 힌터마이어의 삶이다.

    주인공의 삶속에 일본과 독일 그리고 남북한을 오가면서 배경으로 그들의 삶속에 이방인이라는 의식이 다분이 깔려있는 이질된 삶에서 살아가야 하는이유,,

    <동백림 사건> 으로 옥고를 17년동안  옥고를  치루고 독일로 건너가  20년 간 살다가 그만 의문의 자살을 하게 된다.

    제일교포2세로써 한국인이지만 켄타로(김상호)의 죽음을 찾아내기위해  김상호의 첫사랑인 일본 여인 하나코가 40년 만에 그의 자취를 좇아 독일을 방문하는 데에서부터 시작된다..

     

    두 조선인 음악가 이야기

    ‘코리안 디아스포라’

    18세기 말 독일 바이마르와 평양, 그리고 21세기 베를린, 일본, 한국을 잇는
    두 천재 음악가의 불꽃 같은 삶!

     

    대산문학상, 황순원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가 구효서의 신작 장편소설

    구효서의 신작 장편소설 『랩소디 인 베를린』

     

    ((Rhapsody in Berlin)이 문학에디션 일본인 여인 하나코는 40여 년 동안 연락 두절되었던 첫사랑 야마가와 겐타로( 김상호)의 행적을 쫓아 독일로 향해 자취를 파해친다. 재일교포 2세이며 재독음악가였던 김상호, 다시 말해 토마스이기도 하고 겐타로이기도 한 그가 고향도 조국도아닌 독일에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면서  하나코 단어를 남겻을까..

     

    그는 독일에 건너가 음악을 공부하다가 힌터마이어라는 조선 핏줄이 섞인 중세 음악가의 자료를 찾아 평양에 갔다온 죄로 한국에서 17년간 감옥살이를 해야했던 그가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심장에 메아리치듯  슬프게 다가오는듯 합니다..

     

    소설의 첫 번째 화자 이근호는 하나코의 통역을 맡으면서 점차 김상호의 죽음 뒤에 얽힌 뒷 이야기를 알면서 가슴이 저려오며 그가 가진 말못한 비밀들을 알게된다.알면 알 수록 뻥툴린 가슴을 어루만지게되고 그로인하여 연민이 몰려오게 만든다. 

    일본인도 한국인도 아닌 자기자신속에 목말라하는갈증을 느낌게 하면서 그가 찾아간 제3국 독일에서 뿌리를 내리고 갈아갈려고 할까마는 작곡가로써의 독일생활를 그리움으로 안는체  살아가야 했던 작곡가 김상호의 삶... 

     

    그는 자료에서 토카타 운트 푸가(Toccata und Fuga)’와 ‘랩소디 인 베를린(Rhapsody in Berlin)'이라는 문서에서 1770년대 독일에서 비범한 음악가로 성장한 힌터마이어의 혈통과 생애, 그리고 1944년 한 유대인 수용소에서 탄생한 ‘이디시어 랩소디’가 그와 무관하지 않음을 서서히 드러낸다.  그들은 힌터마이어로 살면서 음악속에 자신의 열정을 묻지만, 가슴 시런것은 이방인으로써의 삶으로 타국에서 잊힌 그들은 디아스포라(Diaspora)(분산(分散), 이산(離散)’이란 흩어진 사람들이란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된것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에서 고민해야 하는 아픔은 노래를 승화되도록 많은 가슴속게 슬픔을 자아낸것 ) 음악가였다

     

     그는 이념이 없는 자유스런 나라에서 산다고 하지만 여전히 가로막혀 있는 이방인으로써의 자괴적인 이질감에서 오는 삶은 그를 무한이도 괴롭혔을것이다.소외되고 부자유스런 세상을 경험하고 '랩소디 인 베를린'(문학에디션 뿔)의 바탕색은 보랏빛이다

     

     

    소설은 처음부터 이혼과 가족의 파국으로부터 시작된다.구효서는 윤이상과 서경식 두 분에 대한 정치적 이유에 의해 본의 아니게 조국을 떠나 있어야 했던 디아스포라(이산)의 간접 경험으로 자신괴 비교하며 먼날을 예견했을것이다.

    누구의 잘못으로 돌릴것인가..시대를 잘못타고난  힌터마이어라고는 너무 가혹한것 같다..

    하나코는 공간적 개념으로 등장하여 조선인의 음악가들의 이야기속에서의 겐타로의 흔적을 찾아 책의 화자인
    이근호를 만나는 장면에서부터 상실감과 소외감 그것일 것이다.

    타국인 일본에서 조센징살아야했고 .한국에선 범법자 17년간 복역생활에 철통을 맞아야했고 독일에서의 음악가 생활로 생을 마감해 가는 주음이란 그의 모습은 타에게는 어떻게 보여질까.

    아이블링커와 힌터마이어의 음악의 업적들을 알면서 정신 없이 빠저들어가게 만들고  김상호가 여러가지 이름으로 살아가는 흔적들을 보면서 제 자신이 미안함으로 고개를 숙이고 싶네요..

    읽는동안 때론 슬픔속에서 해메이며..때론 그리움으로 맴돌다가 당신의 넋을 가슴에 안고 한국이란 조국의 땅에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속에 한 순간에 긴 페이지일지라도 짦게 느껴지는것은 몰입에서 온것 같습니다..

교환/반품안내

※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 관련한 안내가 있는 경우 그 내용을 우선으로 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교환/반품안내
반품/교환방법

[판매자 페이지>취소/반품관리>반품요청] 접수
또는 [1:1상담>반품/교환/환불], 고객센터 (1544-1900)

※ 중고도서의 경우 재고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교환이 불가할 수 있으며, 해당 상품의 경우 상품에 대한 책임은 판매자에게 있으며 교환/반품 접수 전에 반드시 판매자와 사전 협의를 하여주시기 바랍니다.

반품/교환가능 기간

변심반품의 경우 수령 후 7일 이내, 상품의 결함 및 계약내용과 다를 경우 문제점 발견 후 30일 이내

※ 중고도서의 경우 판매자와 사전의 협의하여주신 후 교환/반품 접수가 가능합니다.

반품/교환비용 변심 혹은 구매착오로 인한 반품/교환은 반송료 고객 부담
반품/교환 불가 사유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단지 확인을 위한 포장 훼손은 제외)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등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예) 음반/DVD/비디오,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1)해외주문도서)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1) 해외주문도서 : 이용자의 요청에 의한 개인주문상품이므로 단순 변심 및 착오로 인한 취소/교환/반품 시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 고객 부담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는 판매정가의 20%를 적용

2) 중고도서 : 반품/교환접수없이 반송하거나 우편으로 접수되어 상품 확인이 어려운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판매자
포시즌
판매등급
특급셀러
판매자구분
일반
구매만족도
5점 만점에 5점
평균 출고일 안내
2일 이내
품절 통보율 안내
8%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