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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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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쪽 | 규격外
ISBN-10 : 1158160089
ISBN-13 : 9791158160081
내 옆에 있는 사람 중고
저자 이병률 | 출판사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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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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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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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며 만난 예상치 못한 인연들과 쌓아 올린 삶의 풍경. 수많은 청춘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고, 사랑에 빠지게 하고, 어디론가 떠나지 못해 몸살이 나게 했던《끌림》이 출간된 지 올해로 어느덧 10주년을 맞는다. '여행'이란 여전히 풍경을 관광하는 것이 아닌, 사람 사이로 걸어 들어가는 일이라 믿는 저자 이병률이 전작에서는 주로 여행길에서 맞닥뜨린 한 장면을 영화의 스틸컷 처럼 포착하여 보여주는 식이었다면, 이번 『내 옆에 있는 사람』은 그 장면의 앞과 뒤로 이어지는 서사에 집중하며 더욱 더 진하고 웅숭깊어진, 사람에 대한 ‘애정’을 담아냈다.

함께 시(詩) 캠프를 떠난 사람들과 계룡산 계곡에 앉아 시를 낭송하던 시간, 제주도의 한 동물원에서 조용히 돌고래와 조우한 일, 오래전 잘 따르던 흑산도 소년을 어른이 되어 다시 재회하게 된 일, 한때 문경 여행길에서 스치듯 인연이었던 어르신의 부고를 듣고 그 집에 머물게 된 하룻밤 등 이 책에 존재하는 각각의 산문은 아주 평범한 일상 같기도 하지만 또 전혀 예상치 못한 인연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로 확장된다. 아름다운 감각과 세심하게 선택된 시적 언어들로 이루어진 이병률의 문장들은 묘한 운율감을 만들어 내며 저마다 고유한 색깔을 지니고 사는 사람의 삶이 스케치북 위에서 어떻게 채색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저자소개

저자 : 이병률
저자 이병률은 1967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9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좋은 사람들?, ?그날엔?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당신은 어딘가로 가려 한다』 『바람의 사생활』 『찬란』 『눈사람 여관』과 여행산문집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가 있으며, 제11회 현대시학 작품상을 수상했다.

목차

이 책은 목차가 없습니다.

책 속으로

단풍이 말이다, 계속해서 남쪽으로 남쪽으로 물들어가는 속도가 사람이 걷는 속도하고 똑같단다. 낮밤으로 사람이 걸어 도착하는 속도와 단풍이 남쪽으로 물들어 내려가는 속도가 일치한단다. 어떻고 어떤 계산법으로 헤아리는 수도 있다는데 도대체 이런 말은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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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말이다, 계속해서 남쪽으로 남쪽으로 물들어가는 속도가 사람이 걷는 속도하고 똑같단다. 낮밤으로 사람이 걸어 도착하는 속도와 단풍이 남쪽으로 물들어 내려가는 속도가 일치한단다. 어떻고 어떤 계산법으로 헤아리는 수도 있다는데 도대체 이런 말은 누가 낳아가지고 이 가을, 집 바깥으로 나올 때마다 문득문득 나뭇가지들을 올려보게 한단 말인가. 말과 말 사이에 호흡이 배어 있는 것 같은 이 말은, 이 근거는 누구의 가슴에서 시작됐을까.
_ [이 말들은 누구의 가슴에서 시작됐을까] 중에서

그저 적당히 조금 비어 있는 상태로는 안 된다. 지금의 안정으로부터 더 멀어져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뻗어나가는 것도 있다.
나는 지금 여행중이고 안경을 가져오지 않아 먼 것을 보는 일이 어렵지만 두고 온 것을 아까워하지 않기로 한다. 먼 것을 흐릿하게 보는 것으로 다행이며 가까운 것을 꼭 붙잡고 있을 수 있으니 다행인 것으로 치면 그만이다.
_ [지금으로부터 우리는 더 멀어져야] 중에서

가능하면 사람 안에서, 사람 틈에서 살려고 합니다. 사람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닐 것 같아서지요. 선뜻 사랑까지는 바라지 않지요. 사랑은 사람보다 훨씬 불완전하니까요. 아, 불완전한 것으로도 모자라 안전하지 않기까지 하네요, 사랑은.
사람만 보고 살려고 하는데 그것도 어렵지요. 사람 냄새 참 좋은데, 사람 냄새 때문에 사람답게 살고 있는데 결국은 사람 냄새 때문에 골병이 들지요. 결국 우리는 아무도 없는 곳으로 숨으려 하지만 사람이 없는 곳에서의 삶, 그게 어디 가능하기나 한가요. 우리는 사람이 그리워 사람 없는 그곳을 탈출하고 맙니다.
_ [매일 기적을 가르쳐주는 사람에게] 중에서

알고 있겠지만, 여행은 사람을 혼자이게 해. 모든 관계로부터, 모든 끈으로부터 떨어져 분리되는 순간, 마치 아주 미량의 전류가 몸에 흐르는 것처럼 사람을 흥분시키지. 그러면서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겠다는 풍성한 상태로 흡수를 기다리는 마른 종이가 돼.
그렇다면 무엇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먼 곳에서, 그 낯선 곳에서.
무작정 쉬러 떠나는 사람도, 지금이 불안해서 떠나는 사람도 있겠지만 결국 사람이 먼길을 떠나는 건 ‘도달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보겠다는 작은 의지와 연결되어 있어. 일상에서는 절대로 만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저기 어느 한켠에 있을 거라고 믿거든.
_ [여행은 인생에 있어 분명한 태도를 가지게 하지] 중에서

땅만 바라보고 살았던 사람에게 어느 밤의 별들은 그 사람을 다른 세계로 이끌어준다. 이 세계가 아니면 다른 세계는 절대 존재하지 않을 거라고 믿게 하는 사랑. 그 사랑은 몇 번의 세계를 거치고 훈련하면서 먼 우주로 나아갈 수 있다. 작은 물이 모여 바다로 간다는 그 말처럼 사랑은 고통을 치른 만큼만 사랑이 된다.
_ [사람이 꽃] 중에서

사랑을 통해 성장하는 사람, 사랑을 통해 인간적인 완성을 이루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명백히 다를 수밖에 없다. 사랑은 사람의 색깔을 더욱 선명하고 강렬하게 만들어 사람의 결을 더욱 사람답게 한다. 사랑은 인간을 퇴보시킨 적이 없다. 사랑은 인간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다.
_ [사랑하는 사람은 무엇으로도 침묵하지 않는다] 중에서

사계절을 가진 나라는 많을 것이고 저마다 그 계절에 속해 살 것이지만 나에겐 우리나라의 사계가 특별해도 참 많이 특별하다는 고집이 있다. 우선 우리나라엔 산이 많으며 바다는 말할 것도 없다. 산과 바다가 주는 풍요로움은 세상 어떤 변화무쌍함도 무색하게 한다는 것을 나는 믿는다. 그 선명한 계절에 맞춰 살아온 터라 우리들은 변덕스럽고, 내면에 겹이 많으며, 어느 한편으로 사람 맛이 진하다.
_ [지금 어느 계절을 살고 있습니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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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80만 독자가 사랑한 『끌림』 그리고 그후 10년 “이 한 권의 책을 집필하면서 마지막 여행산문집이기를 바랐다.” _이병률 그동안 이병률 작가의 책은 우리의 엉덩이를 자꾸만 들썩이게 해왔지만 실은 가장 떠나고 싶었던 사람은 작가 스스로였을 ...

[출판사서평 더 보기]

80만 독자가 사랑한 『끌림』 그리고 그후 10년
“이 한 권의 책을 집필하면서
마지막 여행산문집이기를 바랐다.”
_이병률


그동안 이병률 작가의 책은 우리의 엉덩이를 자꾸만 들썩이게 해왔지만 실은 가장 떠나고 싶었던 사람은 작가 스스로였을 것이다. 아니, 반드시 떠나야만 했을 것이다. 자꾸 집을 비우고 길 위에 있어야만 하는 숙명 같은 것. 조금 아이러니하지만, ‘사람’은 떠나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사랑해서 떠나고, 미워해서 떠난다. 물론 둘 다의 감정으로도 떠난다. 그리고 대체로 ‘곁’이 아닌 ‘옆’의 사람이 그 주범이 된다.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옆’은 ‘곁’보다 훨씬 더 밀착된 상태이다.
‘여행’이란 여전히 풍경을 관광하는 것이 아닌 사람 사이로 걸어들어가는 일이라 믿는 사람의 눈앞에는 실제로 많은 것들이 펼쳐진다. 전작에서는 주로 여행길에서 맞닥뜨린 한 장면을 영화의 스틸컷처럼 포착하여 보여주는 식이었다면, 이번에는 그 장면의 앞과 뒤로 이어지는 서사에 집중하고 있다. ‘보는’ 여행에서 ‘듣는’ 여행으로의 전환이라 하면 어떨까. 많이 듣고, 끄덕이고, 그러다보니 자연히 내면에 쌓이는 것들이 많았겠다.
그곳에서 작가는 사람들을 정면으로 마주하기보다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틈, 혹은 어느 한 사람의 뒷모습, 그 사람이 남기고 떠난 발자국, 그런 것들을 몰래 그리고 오래 들여다보는 일이 많았다. 이로써 우리는 우리나라의 사계절만큼이나 뚜렷하게 서늘했다 뜨거웠다 이내 차가워지기도 하는, 그 알록달록한 마음의 움직임으로 사랑도 삶도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명백하게 알게 되었다. 산과 바다를 지척에 두고 살아온 우리만의 고유한 색깔들이 삶이라는 스케치북 위에서 어떻게 채색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까닭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기행들은 굳이 여행이라 명명하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삶의 확장이며 연장선이라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부러 짐을 챙겨 어딘가로 떠난다는 것은 사실 옳지 않다. 그저 발길을 따라 생활의 배경을 잠시 옮기는 것뿐. 일상을 여행으로 여기며 사는 태도를 가진 자에게 세상은 전혀 다른 모습들을 보여준다.
함께 시(詩) 캠프를 떠난 사람들과 계룡산 계곡에 앉아 시를 낭송하던 시간, 제주도의 한 동물원에서 조용히 돌고래와 조우한 일이라든지, 어느 한적한 진안 버스터미널에서 마주친 남자와 여자 사이를 짐작하기도 하고, 오래전 잘 따르던 흑산도 소년을 무려 어른이 되어서 재회한 일, 공항에서 뒤바뀐 다른 사람의 여행가방을 들고 집으로 온 해프닝, 한때 문경 여행길에서 스치듯 인연이었던 어르신의 부고(訃告)를 듣고 그 집에서 머물게 된 하룻밤, 한겨울 태백에서 자동차 바퀴가 눈에 파묻혀 고생할 때 어디선가 나타나 도와주고 떠난 사내, 한글학교에서 만난 베트남 친구와 함께했던 단양으로의 여행 등등…….
이 책에 존재하는 각각의 산문은 아주 평범한 일상 같기도 하지만 또 전혀 예상치 못한 인연이 만들어내는 굉장한 이야기로 확장된다. 그것은 스스로 칭하기를 ‘예술을 하고’ ‘영감을 부르는’ 사람 그러니까 시인(詩人)이기에 가능한 열린 마음으로부터 기인한다. 아름다운 감각과 세심하게 선택된 시적 언어들로 이루어진 문장들은 묘한 운율감을 만들어내고, 이야기는 절로 뒤가 궁금해진다. 함축적이면서도 맥락을 관통하는 단어들은 늘 곁에 두고도 질리지 않는 집밥처럼 푸근한 풍경 앞에서 겹쳐지며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낸다.
그저 길을 걷다 자연스레 포착해낸 사진 속 앵글은 그래서 우리의 시선과도 크게 다르지 않게 연결된다. 특히나 이번 『내 옆에 있는 사람』에 수록된 사진의 절반 이상이 필름카메라로 찍은 것이며, 이는 투박하지만 구수한 된장찌개처럼 진한 사람 냄새와 여운을 남긴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마지막 장까지 다 읽고 나면, 작가가 떠났던 여행길에 동행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그를 중간쯤 나가 마중한 것 같기도 하고, 어쩐지 조금은 속을 들여다본 심정이 되고 마는 것은 그저 기분 탓일까.

혹시나 했지만 이번에도 역시 목차나 페이지는 아무리 찾아도 없다. 좋아하는 누군가와 함께 같은 책을 나누어 읽다가 문득 전화를 걸어 “지금 OO쪽 펴서 읽어봐”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중간쯤?” “아니, 중간보단 조금 앞에?” “바닷가 앞에서 남자랑 여자랑 손잡고 걸어가는 사진 보여?” “그 바로 뒤!”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라도 그렇게 서로를 가늠하고 추측하는 과정 어딘가에 이 책은 존재한다.
하지만 『끌림』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를 통해 우리는 이미 충분히 경험하지 않았는가. 여행에는 정해진 시작도 끝도 없음을. 내가 읽기 시작한 곳이 여행의 시작이자 내가 책을 덮는 순간이 여행의 마지막임을. 어느 볕 좋은 날, 나른함을 이기지 못하고 책장 사이 잠시 손가락을 끼워놓은 채 꾸벅꾸벅 졸다가 손에서 책을 놓치더라도, 언제 어디서든 천연덕스럽게 다시 여행을 시작할 수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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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내 옆에 있는 사람 | sj**58 | 2017.06.17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이병률 작가의 여행산문집이다.이번에 문고판이자, 표지를 새로 바꾸어 출간되었다.작가가 여행을 다니면서 직접 찍은 사진이라는데,...
    이병률 작가의 여행산문집이다.이번에 문고판이자, 표지를 새로 바꾸어 출간되었다.작가가 여행을 다니면서 직접 찍은 사진이라는데,
    편안하면서 단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안을 펼치면 촘촘한 글자가 눈길을 사로잡는다.붉은 산딸기가 작가님의 여행 속에서 만나는 따뜻한 사람들과 닮았습니다.내 곁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해주고 싶어요.이병률 작가님의 다정한 글들,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그리고 내 옆에 있는 사람까지! 이번 리커버 에디션은 정말 신의 한수 :)산뜻하고 애잔하고재미있고 감동이고훈훈하며 사랑스러운내옆에 있는 사람이병률의 여행 산문집.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책.특히
    이병률의 여행 산문집 3종인 내옆에 있는사람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끌림.기분 좋게, 마음이 편안해져언제든지 읽어도 좋은 책입니다. 


  • 내 옆에 있는 사람 | sa**yj | 2016.07.01 | 5점 만점에 2점 | 추천:0

    사진이라는 매체는 정말 신기하다. 한동안 사진에 빠져 있을 때 사람들이 왜 사진을 찍느냐고 물어보면 지금 풍경을 그림으...

    사진이라는 매체는 정말 신기하다. 한동안 사진에 빠져 있을 때 사람들이 왜 사진을 찍느냐고 물어보면 지금 풍경을 그림으로 그릴 수 있으면그려서 간직하고 싶지만 도저히 그릴 능력이 안되어 사진을 찍는다 말했었다. 사진은 이처럼 지금 그 순간을 완전하게 담아낸다.

    영국의 비평가였던 존 러스킨의 이야기는 이러한 사진의 능력을 두가지 방향으로 생각하게 해준다. 그가 1845년에 아버지에게 편지를 쓴 글에서 그는 사진을 이렇게 설명한다. 그것은 정말 훌륭한 매체이며 지금 자신이 찍은 궁전을 점하나까지 빠뜨리지 않고 동일하게 재현해 내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이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1870년에 그는 다시금 아버지에게 편지를 쓴다. 그리고 그 편지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있다. 사진은 미술의 가장 사소한 장점과 유용성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이다. 사진은 사물을 모습 그대로를 남기지만 그 자체의 아름다움은 담지 못한다고 비하한다.

    도대체 25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럼에도 그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사진은 더 발전하게 되고 이제는 모두가 손에 제법 훌륭한 카메라를 하나씩 들고 다니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서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하루에도 몇장씩 사진을 찍는다. 나부터도 오늘 10장 넘는 사진을 찍었다. 기록의 목적이었으며, 그 순간 그대로를 남겨야하는 이유였다. 이 사진은 이 목적이 끝나는 그 순간 휴지통에 버려지며 영구 삭제될 운명이다. 그러나 요즘 아이폰 광고에 보면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들이 연달아 나온다. 그리고 그 광고들은 과연 이것이 나와 같은 기기로 찍은 것이 맞을까 싶을 정도의 차이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기기가 문제인가 사람이 문제인가. 어쩌면 앞서 말한 존 러스킨이 처음 사진을 만나고 25년 사이에 사진 기기는 발전했는지 모르지만 사진을 예술로 접하는 사람은 발전하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지금 시대는 사진이 예술이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것이 소위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잘 찍은 것이든 그 반대이든 상관없이 촬영하는 사람이 그 한 컷에 의미를 부여하면 그 사진은 그대로 예술이 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그 사람에게는 말이다.

    예전에는 사진 몇장 들어가 있고 글 몇줄 씌여있는 책들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성의가 없다고 생각했으며 이런 것은 나도 쓰겠다 싶었다. 그러나 이제와 생각해보면 (물론 그런 책들도 있겠지만) 이 사진들 하나 하나에도 의도가 있겠거니 싶다. 그리고 그 의도들을 설명한 글이 곁들여 지니 더욱 의미가 있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병률씨의 여행산문집 <내 옆에 있는 사람>은 바로 그런 책이다.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 책을 채우고 있으며 그 주변을 글이 감싸고 있는 느낌이다. 사진은 한장의 가운데에 놓여져 있어 마치 사진 전시관에 가면 하얀 벽에 가운데에 늘어진 사진 한장을 응시하는 느낌이 든다.

    이 사람은 이런 삶을 살고 있구나 싶은 책이다. 무엇을 강요하지도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단지 작가 자신의 삶을 쓰고 있을 뿐이다. 정말 그 뿐이다. 그러기에 수업을 듣는 느낌이나 훈계를 듣는 기분이 아니라 같이 여행이라도 하는 기분이 들게하는 책이라 말하고 싶다.

     

  • 내 옆에 있는 사람 | tk**us026 | 2016.05.24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내가 좋은 사람이 되지 않으면 절대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을요. -내 옆에 있는 사람-   여행을 떠...

    내가 좋은 사람이 되지 않으면

    절대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을요.

    -내 옆에 있는 사람-

     

    여행을 떠나는 자에겐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자아 발견, 세상을 보는 눈을 기르고 싶어서,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등등.

    그러나 여행은 또 다른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을 통해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는 일을 한다면 얼마나 가슴 두근대는 일일까.

     

    군대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여행을 떠나고 싶은 갈망을 부추겼다.

    몸은 병영 안에 묶여 있으나 영혼만큼은 오늘은 제주도 내일은 외국으로 가는 식이었다.

     

    이 책은 정말 자유롭다. 책 페이지도 목차도 없다.

    그저 휘리릭 넘기다보면 어제 읽었던 내용이 새롭게 읽히는 책이다.

    마치 어제 갔다온 장소가 오늘은 새롭게 느껴지는 것 처럼.

     

    좋은 구절이 많아 펜으로 줄을 수 없이도 그었다.

    이 책의 생명줄을 고르자면 뭘 골라야할 지 망설여졌다.

    선물을 사러 장난감 가게에 온 아이의 행복한 고민처럼.

     

    고민 끝에 세 문장을 골라서 소개하고 싶다.

    이유는 단순하다. 내 마음을 따뜻하게 적신 문장이어서였다.

     

    사람은 그 자체로 기적이에요. 사람이 사람을 만나고, 마음 안에 그 한 사람을 들여놓는다는 것은 더 기적이지요.

    -기적을 가르쳐주는 사람에게-

    '사람' 이란 존재 자체만으로도 기적을 경험한다.

    이 사람을 만남으로써 또 다른 인생을 알아간다는 일.

    그 사람의 생을 엿볼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정말 재밌고 호기심 넘치는 일은 또 없지 않을까?

     

     

    땅만 바라보고 살았던 사람에게 어느 밤의 별들은 그 사람을 다른 세계로 이끌어준다. 이 세계가 아니면 다른 세계는 절대 존재하지 않을 거라고 믿게 하는 사랑.

    그 사랑은 몇 번의 세계를 거치고 훈련하면서 먼 우주로 나아갈 수 있다. 작은 물이 모여 바다로 간다는 그 말처럼 사랑은 고통을 치른 만큼만 사랑이 된다.

    -사람이 꽃-

    여행의 역할은 땅만 보고 살던 사람에게 별이라는 세로운 세상으로 이끌어준다.

    낯선 곳에 떨어진 우리에게 새로운 풍경, 사람, 문화를 바라보는 눈을 가지게한다.

    그 곳에서 사람을 만나 마음과 생각을 나누고 나를 달리 볼 수 있는 그런 경험이 많아지면서

    점차 세상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사람은 원래 약하고 여리고 결핍되게 만들어졌어. 그건 왜 그런가 하면 그 상태로부터 뭐든 하라고, 뭐든 느끼라고 신은 인간을 적당히 만들어놓은 거야.

    그러니까 스스로 약한 게 싫거나 힘에 부치는 게 싫은 사람들은 자신을 그렇게 방치하면 안 되는 몇몇 순간을 만나는 거지.

    그래서 불완전한 자신을 데리고 먼길을 떠나. 그걸 순례라고 치자구.

    (...) 사랑이 쓰다듬는 세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해주는 것. 그것이 여행인 거야.

    -여행은 인생에 있어 분명한 태도를 가지게 하지-

     

    오늘도 작가는 순례를 떠났을까.

    또 다른 사람을 통해 내 삶을 바꿀 만한 계기를 느끼러

    오늘도 여행자처럼 살아가는 건 아닐까.

     

    세상을 사랑하러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러

    나를 변화시킬 짜릿한 순간을 경험하고

    결핍된 마음을 스펀지처럼 사랑으로 채움받으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세상을 견딜 그런 힘을 얻으러 저자는 오늘도 여행을 떠나지 않을까.

     

     

  • 이병률 작가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이다. 이병률 시집 '눈사람 여관'도 한 줄 한 줄 가슴 설레며 읽었기도 했고. &n...

    이병률 작가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이다.

    이병률 시집 '눈사람 여관'도 한 줄 한 줄 가슴 설레며 읽었기도 했고.

     

    이병률 작가의 글은 따뜻하다.

     

    내 옆에 있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사랑하는 사람은 무엇으로도 침묵하지 않는다.

    그랬나요. 몰랐어요.

     

    이 소제목 아래에서

    이병률 작가가 풀어놓는 여행지에서의 상념, 에피소드 등을 듣고 있으려니

    거기에 이병률 작가가 찍은 사진들을 보고 있으려니

    그것도 손 안에 딱 잡히는 페이퍼 북이어서. 그 촉감을 느끼고 있으려니.

     

    예쁜 사진 전시관이 있고,

    그 옆에서 내게 여행을 다녀온 후 쉴새없이 조잘대는 참한 남자와 마주한 느낌이 든다.

    달달하다.

     

    논문 쓰느라 힘들 떄

    난 교보 인터넷 서점에서 이병률 신간이 나왔다는 걸 알고

    바로 이 책을 샀다.

     

    이 책은 논문 쓰느라 여행가지 못했던, 제대로 쉬지도 못했던

    지난 이학기 내내

    내게 행복을 선사해 주었다.

     

    내 맘이 힘들 때는 

    이제 훌쩍 떠나야겠다.

    이 책에서 이병률 작가가 다녀온 여행지로.

     

     

     

     

     

  •   '이병률' 하면 떠오르는 책은 <끌림>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이다. 처음 <...

     

    '이병률' 하면 떠오르는 책은 <끌림>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이다. 처음 <끌림>을 접했을 때의 신선한 감동... 이 책은 2005년에 출간된 책인데, 그때만 해도 여행 산문집이그리 흔하지는 않았다.

    이국적인 풍경과 함께 간결하면서도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로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그런 문장들이 참 좋았다. 책제목처럼 마구 끌리는 그런 느낌.

    그런데 이제는 이런 여행 산문집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서 <끌림>을 읽으면서 받았던 참신한 느낌들은 많이 퇴색했다. 그래도 여행 관련 에세이에는 한 꼭지 이상 이병률의 글들이 실려 있곤해서 간혹 작가의 글을 접하곤 한다.

    '이병률'은 1995년에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이다. 그리고 방송작가이자 여행작가이기도 하다.

    시인이기에 그런지 그의 글을 읽으면 감상에 젖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마음에 다가오는 글들이 꽤 많기에 그의 책이 출간될 때마다 빼놓지 않고 읽는데,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출간이 된지 5달이 지나서 읽게 됐다.

    이병률의 여행 산문집이라는 내용만을 갖고 펼친 책 속에는 이병률이 떠났던 여행 이야기와 사진들이 담겨 있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되는 여행 이야기는 국내 여행에서 느낀 단상들이 적혀 있고, 사진들도 꽃이나 들풀, 스쳐가는 풍경들이 주를 이룬다.

    <끌림>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가 이병률이 세계 100여 개국을 돌아다니면서 만난 사람, 풍경, 단상들을 담은 책이라면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이병률의 여행 국내편이다.

    자신의 고향인 제천, 단양, 부산, 곰소, 진안, 제주... 뭐 국내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이곳 저곳을 종횡무진 누비고 다녔는가 보다.

    산과 바다, 섬과 육지, 도시와 촌락... 우리 주변에서 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소박한 여행지.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풍경들, 스쳐 지나간 많은 것들. 그리고 옛 추억들.

    그 바탕에는 여행이 있고, 사랑이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읽은 여행 산문집인 <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의 '최갑수'의 삶과 많은 공통점이 발견된다. 그러나 또 다른 색다름이 느껴지는 두 권의 책.

    복잡한 머리를 쉬게 하는 그런 효과가 있는 여행 산문집이다. 구태여 책을 읽으면서 무언가를 얻으려고 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 책을 읽는다는 것만으로 마음이 정돈되는 그런 책들이다. 물론, 책 속에는 진한 외로움이 담겨 있기도 하지만, 그런 외로움 마저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 책 속의 글 중에서

    사랑이 여행이랑 닮은 것은

    사랑이 여행이랑 닮은 것은 꼭 이십대에 첫 단추를 끼워야 한다는 점이다. 이십대에 사랑을 해보지 않으면 골조가 약한 상태에서 집을 짓는 것처럼 불안한 그 이후를 보내게 될 것이며 살면서 안개를 맞닥뜨리는 일이 잦게 된다. 여행도 마찬가지. 이십대에 혼자 여행을 해보지 않는다면 삼십대에는 자주 허물어질 것이다. 그리고 또 닮은 것은, 사랑도 여행도 하고 나면 서투르게나마 내가 누구인지 보인다는 것이다. (...) 사랑과 여행이 닮은 또 하나는 사랑이 끝나고 나면 여행이 끝나고 나면 다음 번엔 정말 제대로 잘하고 싶어진다는 것. 그것이다.

    여행은 인생에 있어 분명한 태도를 가지게 하지

    여행을 하지 않아도 살아지는 너와, 여행을 다녀야 살아지는 나 같은 사람의 간극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그래, 너는 여행의 조각이 아닌 다른 것들을 맞추면서 살아온 것일거야.

    알고 있겠지만, 여행은 사람을 혼자이게 해. 모든 관계로부터. 모든 끈으로부터 떨어져 분리되는 순간, 마치 아주 미량의 전류가 몸에 흐르는 것처럼 사람을 흥분시키지, 그러면서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겠다는 풍성한 흡수를 기다리는 마른 종이가 돼. 그렇다면 무엇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먼 곳에서. 그 낯선 곳에서.

    사람이 꽃

    아름다웠던 낮과 밤은 그대로 두어야 한다. 사랑하지 않는 사랑이라면 다른 세계로 옮겨가야 한다. 더이상 감정을 위조할 수 없다면 새로운 시간과 새로운 사람으로부터 새로운 충격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에 사랑을 사려드는 이는 있지만 이별은 값이 엄청나서 감히 살 수도 없다. 그래서 이별은 사랑보다 한 발자국 더 경이에 가깝다.

    ◆ 내 옆에 있는 사람

    이 사실을 알기까지 오래 걸렸습니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지 않으면

    절대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을요.

    내가 사람으로 행복한 적이 없다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는 것을요.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왜 그 사람이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내가 얼만큼의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서라는 것을요.

    ■ 당신을 버린다는 것

    그때는 내 마음이 아니었지요. 당신에게 먼저 떠나라 한 것. 내가 아니었지요. 당신 앞에다 이별을 놓은 것. 차가웠던 것. 그렇게 치워버렸던 것 모두 내가 아니었지요. 당신을 만났지요. 축제 같아서 살았고, 당신이 재 빈 괄호를 채워준 것으로 힘이 났고. 그래서 조금이라도 세상에 갚아야겠다고 믿었지요. (...) 당신과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게 없어졌다는 게 어딘가로 한없이 빨려 들어간 뒤에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아서, 더 이상 심장이 뛰지 않는 것만으로 모든 게 끝일 것만 같았지요. 당신 앞에다 내 뒷모습을 놓은 것. 당신에게 받은 새장을 돌려준 것. 그렇게 끊어버리고 숨어버렸던 것, 어떡할까요. 그때는 내가 아니었는데, 바깥에 꽃이 피고 지는 것, 그 미어짐이 이토록 아픈데 어떡할까요.

    '이병률' 시인의 여행 산문집만을 읽은 나, 불현듯 '이병률'의 시집이 궁금해진다. 산문집이  이토록 감성적인데, 그의 시는 얼마나 마음을 흔들어 놓을지...

    ◈ 이병률 시집

    1. 당신은 어딘가로 가려한다/ 이병률 ㅣ 문학동네 ㅣ 2011

    2. 찬란(문학과 지성 시인선 373 )/ 이병률 ㅣ 문학과지성 ㅣ 2010

    3. 바람의 사생활 (창비시선 270 / 이병률 ㅣ 창비 ㅣ 2006

    4. 눈사람 여관 (문학과지성 시인선 434) / 이병률 ㅣ 문학과지성 ㅣ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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