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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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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6쪽 | A5
ISBN-10 : 893380174X
ISBN-13 : 9788933801741
나목 [양장] 중고
저자 박완서 | 출판사 세계사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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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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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최고의 유산인 박완서를 다시 읽는 「박완서 소설전집」 제1권 『나목』. 1931년 태어나 마흔 살이 되던 1970년 장편소설 <나목>이 여성동아 여류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되면서 문단에 등단한 저자의 타계 1주기를 맞이하여 출간된 장편소설 <나목>의 결정판이다. 2011년 타계하기까지 쉼 없이 창작 활동을 펼쳐온 저자가 생애 마지막까지 직접 보고 다듬고 매만진 아름다운 유작이기도 하다. 한국전쟁 후 미8군 PX 초상화부에 근무하던 시절 만난 화가 박수근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창작한 것이다. 초판본에 실린 서문이나 후기를 고스란히 옮겨 실어 저자의 생생한 육성을 들을 수 있다. 특히 소박하고, 진실하고, 단순해서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한 저자의 삶은 물론, 그를 닮은 작품 세계를 배우게 된다.

저자소개

저자 : 박완서
저자 박완서는 1931년 경기도 개풍군(現 황해북도)에서 태어났다. 교육열이 강한 어머니에 손에 이끌려 서울로 와, 숙명여고를 거쳐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6.25의 발발로 학교를 그만두고 미8군 PX 초상화부에서 근무했다. 1953년 결혼하여 1남 4녀를 두고, 마흔이 되던 1970년, 전쟁의 상흔과 PX에서 만난 화가 박수근과의 교감을 토대로 쓴 『나목』이 <여성동아> 여류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되며 등단했다. 2011년 1월, 담낭암으로 타계하기까지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하며 40여 년간 80여 편의 단편과 15편의 장편소설을 포함, 동화, 산문집, 콩트집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남겼다. 박완서는 삶의 곡절에서 겪은 아픔과 상처를 반드시 글로 쓰고야 말겠다는 생각으로 고통의 시기를 살아냈다. “이것을 기억했다가 언젠가는 글로 쓰리라.” 숙부와 오빠 등 많은 가족이 희생당했으며 납치와 학살, 폭격 등 죽음이 너무나도 흔한 시절이었다. 이름 없이 죽어간 가족들을 개별적으로 살아 숨 쉬게 하는 것이 처음 글을 쓴 목표였다. 그러나 막상 글을 통해 나온 건 분노가 아닌 사랑이었다. 그는 글로써 자신을 치유해나갔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 덕분에 그는 자신의 이야기에만 갇혀 있지 않고 당대의 전반적 문제, 가부장제와 여권운동의 대립, 중산층의 허위의식 등을 수면 위로 끄집어 올려 직간접적으로 의식을 환기시켰다. 그러면서도 문학에 대한 열정과 세상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은 보기 드문 문인이었다. “죽을 때까지 현역 작가로 남는다면 행복할 것”이라는 말대로 그는 마지막까지 펜을 놓지 않았다. 박완서는 ‘소박하고, 진실하고, 단순해서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했다. 그의 글은 그를 닮았다.

목차

기획의 글
작가의 말

나목

해설
작가 연보

책 속으로

특히 폐점 후 이맘때 온종일 시야를 가로막던 누런 군복들이 썰물처럼 빠지고 청소부 아줌마들이 물뿌리개로 타일 바닥을 축여가며 비질할 무렵이면 공기가 어찌나 투명해지는지 나는 그녀들이 날렵한 솜씨로 비틀어올린 립스틱의 빤들한 대가리의 빛깔들이 제각기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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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폐점 후 이맘때 온종일 시야를 가로막던 누런 군복들이 썰물처럼 빠지고 청소부 아줌마들이 물뿌리개로 타일 바닥을 축여가며 비질할 무렵이면 공기가 어찌나 투명해지는지 나는 그녀들이 날렵한 솜씨로 비틀어올린 립스틱의 빤들한 대가리의 빛깔들이 제각기 조금씩 다르다는 것까지도 식별해낼 수가 있었다. _17쪽

그의 발자국 소리가 안 들리자 비로소 나는 내 집을 향해 떳떳한 자세로 겨눠 섰다. 한쪽 추녀가 달아난 커다란 한옥은 마치 날개를 잃은 전설 속의 큰 새 같았다. 하늘을 향한 비상을 단념한 새는 쓸모없는 괴물처럼 누워 있었다. 머리끝이 쭈뼛하도록 무서우면서도 이 무서움증을 아무에게도 아직은 덜어줄 순 없다는 오기는 떳떳하고 흡족했다. 나는 긴 골목을 돌격하듯이 달음질쳤다. 드디어 내 몸이 대문에 거세게 부딪혔다. _117쪽

내가 그 끈적끈적한 양키를 기다리는 조바심도 다 옥희도 씨 때문인 것으로 여겨졌다. 무슨 일을 저지르고 싶음도 다 그 때문인 것이다. 그의 따뜻한 시선이 지켜준다면 얼마든지 나는 착할 수도 있는데. 그는 그것을 거부하고 자기만의 일을 갖고자 하고 있다. 그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나는 무슨 일이고 저질러놓고야 말 테다. _2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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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작가가 가장 사랑하고 소중히 한 첫 작품 스무 살, 순수하고 젊은 날의 황량한 기억 1.4후퇴 후, 암담하고 불안한 시기에 텅 빈 서울에 남겨진 사람들의 전쟁의 상흔과 사랑, 예술에 대한 사랑 등 생생한 이야기를 PX 초상화부에 근무하는 스무 ...

[출판사서평 더 보기]

작가가 가장 사랑하고 소중히 한 첫 작품
스무 살, 순수하고 젊은 날의 황량한 기억


1.4후퇴 후, 암담하고 불안한 시기에 텅 빈 서울에 남겨진 사람들의 전쟁의 상흔과 사랑, 예술에 대한 사랑 등 생생한 이야기를 PX 초상화부에 근무하는 스무 살 여성의 시각에서 담아낸 이 작품은, 박완서 작가가 스무 살에 PX 초상화부에 근무하며 만난 故박수근 화백을 떠올리며 쓴 소설이다.

박완서는 1970년, 제1회 <여성동아> 여류 장편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며 마흔에 작가로 데뷔했다. 『나목』은 박완서 작가의 대표작인 동시에 ‘40세에 썼지만, 가히 20세 미만의 젊고 착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쓴 가장 사랑한 작품이기도 하다.

한국문학 최고의 유산, 박완서
생애 마지막까지 직접 손보고, 다듬고, 매만진 아름다운 유작


2012년 1월 22일, 한국문학의 어머니 박완서의 일주기에 맞춰, 생전에 작가가 직접 손봐온 원고가 도서출판 세계사에서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으로 묶여 공개됐다.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은 2011년 10월 20일 작가의 팔순에 맞춰 출간할 예정이던 기획으로서, 첫 작품인 『나목』부터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은 박완서의 장편소설 및 연작소설 15종(22권)을 최초 집필 시기 순(연재 시작 시기 기준)으로 모아 다듬어 선보일 방대한 기획이었다. 한국 사회의 발자취와 변혁을 개인의 시각에서 다뤄온 박완서의 작품을 하나로 모은다는 것은, 한 작가의 작품을 모으는 의미를 넘어 한국 사회의 흐름과 변화의 맥락을 문학 안에서 집대성하는 의미 있는 작업이다. 그러나 2011년 1월 22일, 원고를 다듬어나가던 작가가 담낭암으로 타계한 뒤, 그간 함께해온 기획위원들과 작가의 후손들이 작가의 뜻을 이어받아 원고를 다듬고, 일주기를 기해 출간하는 것으로 뜻을 모았다.

본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은 작가의 첫 등단작인 『나목』, 작가의 유년 시절부터 청년 시절까지를 그린 자전 소설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를 비롯하여 마지막 장편 소설인 『그 남자네 집』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작가의 유일한 연작 소설인 『엄마의 말뚝』도 본 목록에 들어 있다.

독자를 위해 새로이 구성된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

박완서 작품의 특징은 시간이 지나 읽어도 전혀 시대적 이질감이 없다는 데 있다. 이에, 국내 최고 북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오진경은 기존에 이미 작품을 읽은 오랜 독자들에게는 정성껏 준비한 선물 같은 느낌을 주고, 앞으로 작품을 만날 미지의 독자들에게는 시간을 초월한 모던한 감성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작품 각각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개별 작품들이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으로 모여 전집의 통일성을 갖추며 박완서 문학의 고유한 멋을 이루도록 디자인했다.

박완서 작품은 제목만 보아도 작가 자체를 느낄 수 있기에, 제목을 최대한 디자인에 활용해 작품의 특징을 드러내고자 했다. 기존에 있는 서체로는 작품의 특징을 담아내기에 부족함을 느끼고 수직선과 수평선을 기본으로 획을 더하여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 작품들만을 위한 글자를 제작했다. 번지는 듯 아스라한 농담(濃淡)과 저채도의 따뜻한 색감, 소박한 질감을 모티브로 하고, 그 외의 장식을 최대한 배제하여 작품마다 조각보로 수놓은 듯하면서도 각 작품의 개성을 살리는 제목을 만들어 표지 전체 이미지로 사용했다.

또한 작품 자체로 처음 접근하는 새로운 독자들을 위해 본문에는 작가 화보를 따로 넣지 않았다. 대신 전집 스물두 권에 작가의 각기 다른 사진들을 넣어 책을 펼치면 마치 작가가 직접 이야기를 들려줄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본문 및 표지에 들어간 작가의 사진 대부분은 되도록 작품을 집필할 당시의 사진이나 작품의 느낌을 살릴 수 있을 만한 사진을 실었으며, 평상시 가족과 지인들이 찍은 사진을 주로 수록하여 다소 거칠기는 하지만 자연스럽고도 따뜻한 느낌이 더욱 살아 있다.

이미 오랜 시기를 향유하고 사랑받은 책들이지만 그 사이 맞춤법 규정도 많이 바뀌었다. 이번에 새로 나온 판본에서는 국립국어원 맞춤법 규정을 따르되 작가의 고유한 표현, 어조, 시대를 특정하는 단어들을 그대로 유지하는 등 글의 질감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독자들이 읽기 편하도록 매만지는 데 집중하였다. 또한 국내 문학, 동아시아 문화 전문가, 외국인 교수(박완서의 「재수굿」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등을 영역한 스티븐 엡스타인) 등 박완서 문학에 관심을 갖고 활동 중인 다양한 분야, 다양한 지역의 전문가들이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을 위해 박완서를 새롭게 해석한 깊이 있는 해설을 수록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다사다난한 80년 삶 동안 쌓은 삶의 언어, 감각의 언어

선생님의 장편소설을 다시 읽고 재평가하는 작업은 큰 산맥을 종주하는 듯 방대했다. ‘박완서 문학’의 폭과 깊이, 그리고 한국문학의 미래를 향한 가능성을 확인한 축복의 시간이었다. ‘박완서 문학’은 언어의 보물창고다. 파내고 파내어도 늘 샘솟는 듯 살아 있는 이야기와, 예스러우면서도 더 이상 적절할 수 없는 세련된 표현으로, 모국어의 진경을 펼쳐 보였다. 재미있는 글과 활달한 언어가 주는 힘은 우리들을 뜨겁게 매료시켰으며, 이는 아름다운 문학의 풍경을 만들어냈다. (「기획의 글」 중에서)

박완서의 글은 마치 멀리서 목소리가 들리는 듯 물 흐르듯 부드럽게 읽힌다. 그리고 마치 보물 창고같이 뜻밖의 어휘들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문장 속에 숨어 있다. 이는 부드러운 문장 속에서 시기와 지역을 넘나드는 새로운 언어를 찾아내는 재미를 주기도 한다. 박완서는 꼭 딱딱한 글이 아니더라도 날카로운 시각을 유지할 수 있으며, 비판적 시선을 흐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본인의 작품들로써 보여준다. 이는 작가의 기본 성향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삶의 경험, 언어 경험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기도 하다.

박완서는 일제 강점기, 해방, 6.25, 민주주의 확산, 계층 격차 심화 등 삶의 여정에서 경험한 한국 사회의 빠르고 굵직한 변화상을 문학으로 끌어들였다. 한 개인의 문제를 사회적 소용돌이 속에서 해석하고, 한국 사회가 간과하던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관통함으로써, 문학의 역할을 현 사회상을 반영하고 문제의식을 환기시키는 것으로 확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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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한 8년전에 내가 군문에서 박완서 소설을 처음 접할 때는 "왜 이리 건조한 소설이 다 있어?" 하는 반문에 읽다 팽개친 기억...
    한 8년전에 내가 군문에서 박완서 소설을 처음 접할 때는 "왜 이리 건조한 소설이 다 있어?"
    하는 반문에 읽다 팽개친 기억이 생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다시 박완서 소설전집을
    처음부터 다시 읽고자 하는 것은, 한국현대문학의 정점을 보여주었다하는 그러한 평판의
    실체를 확인해보고픈 갈망에 의해서라고 해야할까?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 1권에 수록된 '나목'은 읽는 내내 긴박함과 넉넉함을 독자로 하여금
    느끼게 한다. 궁핍하기 이를 데 없는 50년대 인간군상들이 펼쳐보이는 따스하고도
    쓸쓸한 울림은, 공간적 지형도가 어느 한 시점, 한 장소에 매여있지 않음을....
    나에게 보여준 아주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너무도 사랑스러운 주인공인 경아가 대체 어느 누구에게 시집을 갈 것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내가 감읍했던 것은 경아가 느끼는 통속적 외로움을, 적확하게
    드러내어 독자로 하여금 상치시키는 박완서의 빼어남에 있었다.
    박완서의 작품은 늘 살아있다.......
  • 나목(裸木) / 박완서 | no**nd2 | 2013.01.01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피난가지 못하고 행랑채 벽장에 숨어 있던 두 오빠가 불시의 포격으로 일시에 사망한 상처가 있는 모녀. 엄마는 포격에서 두 자식은 모두 잃고 딸만 남은 것을 슬퍼하고 딸은 이러한 엄마의 속마음에 슬퍼한다. 딸은 큰 신세를 진 큰아버지가 같이 살자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두 모녀는 포격을 받은 그 고택에서 산다. 딸(이경)은 생계를 위하여 미8군 PX내 한국물산 매장의 초상화부에서 일을 한다. 그녀는 스카프/손수건에 미군의 연인의 초상화를 그리는 4명의 화가와 함께 일을 한다. 그녀는 구어는 잘 하지만 읽고 쓰지 못하는 다이아나 김을 위하여 연애편지를 대필하기도 하고, 같은 PX의 미숙과 가끔씩 점심교대도 하고 대화상대도 되곤 한다. 이경은 네번째 화가인 옥희도씨에게 마음이 끌리고, 그가 처자가 있는 유부남임에도 불구하고 사랑고백을 한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을 위하여 초상화 일을 나오지 않는 옥희도 화백의 집을 찾아가 주급을 전달하기도 하고, 그가 그린 작품속 나무를 (외로운) 고목으로 보고 그의 아내에게 화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미8군에서 전기공으로 일하는 황태수의 자취방에서 완전한 성행위는 아니지만 일부 몸을 허락하기도 하고, 노골적으로 유혹하는 미군(GI) 조의 하숙집으로 찾아가 그에게 몸을 맡기기도 한다. 그 방에서 빨강빛이 도는 침대보(핏빛 침대시트)를 보고 과거 오빠 사망사건을 떠올리면서 소리를 지르며 도망나온다. 엄마에게 허락받지 않고 옥희도 화백의 집에서 자고 온 다음날 엄마는 심한 감기로 폐렴에 걸리고, 결국 엄마는 아들 곁으로 간다. 태수의 부탁으로 애인행사를 했던 사연이 있는 이경은 태수의 형수의 도움으로 무사히 장례식을 치른다. 그리나 그녀는 옥희도씨와 황태수를 만나게 하여 자신은 황태수와 아무 관계가 아니라는 확인을 받고 옥희도씨와 자신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공개한다. 옥희도씨도 일부 시인을 하지만, 이경에게 자신을 멀리해야 함을 강조한다. 어느날 동료 미숙과 막걸리 집에 들른 이경은 그곳에서 태수를 만나 막걸리를 한 잔하고 자신의 집으로 태수를 초대하고 결국 그날밤 태수의 여자가 된다....
    피난가지 못하고 행랑채 벽장에 숨어 있던 오빠가 불시의 포격으로 일시에 사망한 상처가 있는 모녀. 엄마는 포격에서 자식은 모두 잃고 딸만 남은 것을 슬퍼하고 딸은 이러한 엄마의 속마음에 슬퍼한다. 딸은 신세를 큰아버지가 같이 살자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모녀는 포격을 받은 고택에서 산다. (이경) 생계를 위하여 8 PX 한국물산 매장의 초상화부에서 일을 한다. 그녀는 스카프/손수건에 미군의 연인의 초상화를 그리는 4명의 화가와 함께 일을 한다. 그녀는 구어는 하지만 읽고 쓰지 못하는 다이아나 김을 위하여 연애편지를 대필하기도 하고, 같은 PX 미숙과 가끔씩 점심교대도 하고 대화상대도 되곤 한다. 이경은 네번째 화가인 옥희도씨에게 마음이 끌리고, 그가 처자가 있는 유부남임에도 불구하고 사랑고백을 한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을 위하여 초상화 일을 나오지 않는 옥희도 화백의 집을 찾아가 주급을 전달하기도 하고, 그가 그린 작품속 나무를 (외로운) 고목으로 보고 그의 아내에게 화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편으로는 8군에서 전기공으로 일하는 황태수의 자취방에서 완전한 성행위는 아니지만 일부 몸을 허락하기도 하고, 노골적으로 유혹하는 미군(GI) 조의 하숙집으로 찾아가 그에게 몸을 맡기기도 한다. 방에서 빨강빛이 도는 침대보(핏빛 침대시트) 보고 과거 오빠 사망사건을 떠올리면서 소리를 지르며 도망나온다. 엄마에게 허락받지 않고 옥희도 화백의 집에서 자고 다음날 엄마는 심한 감기로 폐렴에 걸리고, 결국 엄마는 아들 곁으로 간다. 태수의 부탁으로 애인행사를 했던 사연이 있는 이경은 태수의 형수의 도움으로 무사히 장례식을 치른다. 그리나 그녀는 옥희도씨와 황태수를 만나게 하여 자신은 황태수와 아무 관계가 아니라는 확인을 받고 옥희도씨와 자신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공개한다. 옥희도씨도 일부 시인을 하지만, 이경에게 자신을 멀리해야 함을 강조한다. 어느날 동료 미숙과 막걸리 집에 들른 이경은 그곳에서 태수를 만나 막걸리를 잔하고 자신의 집으로 태수를 초대하고 결국 그날밤 태수의 여자가 된다.
    이경과 태수는 결혼하고 남매를 낳고 행복하게 지내던 옥희도 화백의 유작전이 열리는 것을 알게된다. 그녀는 아이들과 외출을 취소하고 결국 부부는 함께 유작전에 가는데 그녀가 옥희도 화백의 집에서 그림은 고목이 아니라 봄을 기다리는 나목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은 나목(옥희도 화백) 옆을 스쳐지나간 여인이었을 뿐임을 깨닫는다.   
     
    작품을 연말에 읽으려 했지만 결국 새해 하루를 책과 함께 지냈다. 박완서 선생님의 사후 절판우려로 권을 사두어던 책을 이제서야 한권 읽게 것이다. 작품은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하는데, 엄마의 말뚝 다른 작품과 비슷한 배경과 느낌이 들었다. 데뷔작이라고 하는데 감히 머라 끄적일 말이 없다. 부러울 뿐이다. 아쉬운 점은 화자이자 주인공인 이경의 남자관에 대하여 시대적 배경상 이해가 되지 않고, 전쟁중에 먹고살기 위하여 돈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데, 과연 작품에서 처럼 평화로운 것인지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아주 줄거리는 없지만 멋진 작품이다.
     
     
    奇山

  • 나목_박완서 | fn**vil | 2012.02.24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궁금해하고 주목했던 것은 여주인공 '경아'를 누가 가질 것인가? 였다.   관심 ...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궁금해하고 주목했던 것은 여주인공 '경아'를 누가 가질 것인가? 였다. 
     관심 두고 싶었던 것이 어지간히 없었나보다.
     
    그런데 그녀의 막가파식 나몰라라 연애에도 사연은 있었던 거였다.
     그 사연은 후반부에 나온다. 
     
    사연을 밝히는 것을 건너뛰고 이야기를 해보련다.
     
    '죄의식''피해의식' 중 어느 것이 사람의 의식을 더 많이 점유할까?
     
    94쪽. 난 쓰기를 그쳤다. 밤이 깊다. 밤은 텅 빈, 무엇으로도 충족시킬 수 없는 텅 빈 내일을 몰고 오리라.
            차라리 내일이 없었음 좋겠다.
     
    '경아'는 변화와 생기를 원한다.
     이야기 속에서 그녀는 죄의식과 피해의식의 소용돌이에 갇혀 있는 것 같았다.
     감추고 누르고 지우고 잊으면서 지내지만 늘 텅 빈 것 같은 마음 뿐이다.
     
    그녀의 방탕하고 헤퍼보이는 연애(그것도 연애라면) 태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어하는 마음만 봐도 그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혼란을 더한다.
     끝없이 갈구하지만 그것을 받지 않으려 거부하는 모순된 모습이 도대체 이해가 안가는 것이었다.
     
    누가 그랬던가? 현재의 이유는 과거에서 찾으라고.
     그녀의 현재의 뿌리는 과연 과거에 있었다.
     너무 진하고 강렬한 그래서 충격적이기까지 한 그 '사실'을 봉인하기 위해 그녀는 변화와 생기도 함께 봉인해야 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언젠가 마주해야 할 순간이 오는 법.
     그녀가 구했던 변화의 한 갈래길에서 그 '사실'과 마주치게 된다.
     
    그녀에대한 감정은 이제 '연민'만이 남아버렸다.
     "그렇다고 내일을 포기하려하지 말아요. 내일은 백지, 그 무한의 가능성마저 없는 것으로 하지 말아요."
     닿지 않을 위로를 담아 응원도 보내봤다.
     
    결국 여주인공 '경아'는 남편이 된 '태수'의 것이 된다.
     그럼에도 '태수'의 것이 된 '경아'는 반쪽 뿐이다.
     마지막까지 그녀는 죄의식에서도 피해의식에서도 놓여난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내게 이 소설은 너무 어려웠던 것이 아닐까 싶다.
     시대도, 그 시대의 여성도, 어머니도, 심지어 남성들도 난 무엇하나 알지 못한다.
     더구나 그 시대 서울이라니.
     난 지금의 서울도 모르는걸.
     
    사람은 죄의식으로부터 도망치다보면 어느 순간 피해의식과 함께 길을 가게 되는 것 같다.
     그것은 나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니다, 나 역시 피해자다.
     결국 남는 것은 피해자뿐인 서글픈 결말.
     
    내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경아'의 말에 내일에 대한 두려움과 내일이라도 달라질 것 없을 것 같은 회의, 그리고 더 나빠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담겨있었다면 난 그 말에 깊이 공감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일이 오지 말았으면이라는 생각을 더는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내일은 찾아와야 하기에.
     내일이 품고있는 무한한 가능성은 부정되어서는 안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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