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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스님과의 소박한 만남
182쪽 | A5
ISBN-10 : 8976771478
ISBN-13 : 9788976771476
틱낫한 스님과의 소박한 만남 중고
저자 진현종 | 출판사 명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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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3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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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새책같네요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b0*** 2019.05.17
180 1권이랑 같이샀어야했는데 따로 주문을 했네요ㅠ 그 생각을 미리 못해서 아쉬웠지만 바로 김포북판매자로 검색할 정도로 구매두번 다 만족스럽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isabel*** 2019.01.25
179 깨끗하고 저렴한 책 판매 감사합니다:) 과외용으로 싸게 산다고 연구용으로 샀는건데 자료면으로도 예상치않게 얻은게 많아 더 만족스럽네요. 5점 만점에 5점 isabel*** 2019.01.02
178 양장본인 줄 몰랐는데, 아주 깨끗한 양장본이 도착했습니다. 배송도 빠르고 정말 좋네요. 대만족입니다. 고맙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wingw*** 2018.04.03
177 신품과같은 책 감사감사 5점 만점에 5점 pno0*** 2018.03.22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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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가장 평범하고 가장 고뇌하는 불자 진현종이 만난 플럼 빌리지의 틱낫한 스님 이야기. 1980년 베트남 전쟁과 국난을 겪고 망명한 틱낫한 스님이 터를 닦은 프랑스 플럼 빌리지에서 일주일 동안 저자가 겪은 생활의 이야기. 생활 속 수행 등 인생의 값진 조언과 더불어 틱낫한 스님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책이다.

저자소개


지은이 普光 진형종
[한 권으로 읽는 팔만대장경]의 저자.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불교 전문 출판사 <법등>의 편집장을 거쳐 지금은 동양철학과 불교에 관련된 책을 전문으로 집필·번역하고 있다. 영어 번역서 [알기 쉬운 선불교], 중국어 번역서 [중화의 지혜]가 있고, 직접 집필한 [공자의 열정], [노자의 웃음]이 있다.

목차


.너는 이미 이루었으니 ... 14
.너는 어디에서든 자유롭다 ... 40
.인간은 서로 연결된 존재다 ... 70
.그저 수행에 힘쓰시게나 ... 106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전념하시게 ... 142
.화라는 불길부터 끄라 ... 158
.고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 172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출간의의 국내 최초의 플럼빌리지 체험기 2002년 이른 봄, 한 권의 책이 40대 남자들에게 전염병처럼 번지며 읽히기 시작했다. 틱낫한 스님이 쓴 [화]라는 책이었다. 덕분에 틱낫한이라는 베트남 승려가 '달라이 라마'만큼이나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이...

[출판사서평 더 보기]

출간의의
국내 최초의 플럼빌리지 체험기
2002년 이른 봄, 한 권의 책이 40대 남자들에게 전염병처럼 번지며 읽히기 시작했다. 틱낫한 스님이 쓴 [화]라는 책이었다. 덕분에 틱낫한이라는 베트남 승려가 '달라이 라마'만큼이나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이 되었다. 2002년 10대 '스타'로 불리기도 했고, 혹자는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해서 평화운동가라고도 한다. 심지어 불가에서는 살아있는 세계 4대 생불 중의 한 사람이라고까지 한다. 게다가 2003년 그의 방한을 앞두고 틱낫한의 책을 준비하는 출판사만도 10여 군데가 넘는다 하니 느닷없이 들이닥친 틱낫한 열풍은 금방 식을 일은 아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 우리와는 전쟁의 인연으로 묶인 베트남 출신의 승려일 뿐이고, 1만 킬로미터나 떨어진 프랑스 시골에서 포교에 전념하는 이 스님이 왜 갑자기 우리 앞에 이다지도 우뚝 섰는가에 대해서 해답을 시도한 것이 이 책의 출간 의의다.

틱낫한과 플럼빌리지, 그 소박했던 일주일간의 만남
전 세계적으로 아무리 유명하다 해도 한국인들에게 틱낫한은 아직 낯선 존재다. 그가 운영하는 플럼 빌리지는 무슨 명상 공동체쯤으로 알려져 있고, 틱낫한은 그 실체를 한마디로 증명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많은 수식어를 그 이름 앞에 달고 있다. 이 책은 불자이면서 인간의 미혹한 단점이란 단점은 다 짊어진 한 평범한 사람이 '과연 틱낫한의 실체는 무엇일까'에 대한 의문을 안고 일주일 동안 틱낫한의 플럼 빌리지를 체험한 기록이다. 즉, 한국에서 갑자기 뜬 이유, 혹은 내공이라는 것을 알기 위한 결코 선명하지 못한 이유에서 시작되었다.

플럼 빌리지는 프랑스 보르도에서도, 서울에서 천안만큼이나 떨어진 시골의 작은 읍내에 있는 틱낫한 식 절이다. 1980년 틱낫한 스님이 베트남 정부의 탄압 때문에 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프랑스에 망명이라는 이름으로 정착하면서 터를 닦은 곳이다. 반경 15킬로미터 내에 본절에 해당하는 뉴 햄릿과 여성과 노약자를 위한 로어 햄릿, 남성들을 위한 어퍼 햄릿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반인들이 수행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하지만 특별한 의식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다. 명상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뚫어 바라볼 수 있도록 마을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먹을 때도 Eating Meditation, 앉을 때도 Seating Meditation, 일할 때도 Working Meditation, 심지어는 걸을 때도 Walking Meditation이다. 무엇이든 급하게 집어삼키는 현대인들에게 그것이 진정 간절한 것인지를 돌아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다. 플럼 빌리지는 불법승(佛法僧)이 상주하는 절의 모습을 엄격하게 갖추고 있으면서도 서양에 맞게끔 형식을 다소 변종시켰다. 엄격한 가르침으로 불교로의 귀의를 강요하는 곳도, 참혹한 수행으로 육체를 혹사시키며 매달리게 하는 곳도 아니며 단지 틱낫한 스님의 생활 속 수행을 따르도록 세상 모든 사람을 안아주고 있는 곳이다.
-<틱낫한 스님과의 소박한 만남> 중에서-

위의 내용에서 보여지다시피 그 출발은 불손한 것이었으나, 틱낫한 스님이 상주하는 플럼 빌리지의 실체를 접하면서 글쓴이는 그를 그 무엇도 아닌 진정한 스님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그가 스님인 이유? 그것은 다름아닌 그의 보행 명상과 설법을 통해 이 책 안에서 해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구성
일주일 동안 틱낫한 스님과 플럼 빌리지를 체험하면서 그날 그날 얻은 화두 7가지가 이 책의 구성이 되었다.

· 첫째날 YOU HAVE ARRIVED! - 너는 이미 이루었으니
"I have arrived. You have arrived!"라는 말은 바로 "I am a Buddha. You are a Buddha"라는 말을 틱낫한 스님의 방식대로 표현한 것이었다. 그러나 스님은 몽롱한 음유시인의 목소리로 시를 읊듯 설명한 것도 아니고, 우렁찬 사회 운동가의 목소리로 구호를 외치듯 그것을 강조한 것도 아니었다. 다만 그저 천천히 조용하게 걸을 뿐이었다. 그렇게 걷는 것만으로 그 말 속에 숨어 있는 의미를 충분히 보여 주었던 것이다.

· 둘째날 BE FREE WHERE YOU ARE! - 너는 어디에서든 자유롭다
돌이켜 보면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과연 스스로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그때는 자신의 의지로 선택했다고 생각했던 것도 훗날 곰곰이 따져보면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는 것, 한마디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었다.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고민하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강요된 선택을 자신에게 이해시키는 과정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인간은 자유 의지를 가진 존재'라고 말하면서도 늘 보이지 않는 굴레에 얽매여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주체적으로 삶을 영위해 가기는커녕 늘 무엇에 쫓기듯 떠밀리듯 살아가고 있다.

· 셋째날 ALL OF US ARE INTERBEINGS!-인간은 서로 연결된 존재다
그것은 저 어리석은 공명조가 본래는 한몸이면서도 머리가 두 개 있다 해서 너와 나를 구분 짓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본래는 하나, 즉 남이 없으므로 굳이 나라고 부를만한 것도 따로 없다. 그래서 붓다는 무아(無我)를 이야기한 것이다. 그리고 틱낫한 스님은 이제 그것을 'Interbeing'이라는 말로 대신 하고 있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허깨비와 다름없는 '나' 그리고 절대적으로 독립해서 존재하는 개인에 대한 환상과 집착을 떨쳐버릴 때 인간은 거시적인 차원의 분쟁은 물로 미시적인 차원의 갖가지 번뇌를 여읠 수 있는 것이다.

· 넷째날 JUST PRACTICE AND PRACTICE!-그저 수행에 힘쓰시게나
"깨달음은 직접 체험해 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저 전해 듣는 것만으로는 확신을 가질 수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방황과 좌절이 늘 틈입하죠. 우리 모두는 본래 붓다이기는 하나 아직 그 사실을 철저하게 확인하지 못했기에 잠재적인 붓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석가모니 부처님은 바로 그 잠재성을 구현한 현실의 붓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잠재태와 현실태라는 차이점은 있지만 본질이 다르지 않는 이상, 즉 우리 모두가 본래 붓다인데 굳이 나를 생불이라 달리 부를 필요가 있을까요? 붓다와 범부, 그것은 이미 활짝 핀 꽃과 아직 피지 않는 꽃의 차이일 따름입니다."

· 다섯째날 ALWAYS BE MINDFUL!-지금 하고 있는 일에 전념하시게
전념 수행법이 목적하고 있는 바는 바로 지금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에 주의를 집중하는 습관을 체득하는 것이다. 이러한 습관이 들게 되면 급기야 자신의 삶 그러니까 심신에 걸친 자신의 모든 행동을 마치 제3자의 눈으로 관찰하듯 담담하게 볼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망상과 망동이 들어설 여지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전념은 지혜의 산모라고 할 수 있다. 지혜는 책을 읽고 강의를 듣는 등 열심히 지식을 축적할 때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망상과 망동이 제거되면 저절로 솟아나는 샘과도 같은 것이다.

· 여섯째날 PUT OUT, THE FIRE OF ANGER BEFORE EVERYTHING ELSE-화라는 불길부터 끄라
"여러분 집에 불이 났다고 합시다. 그러면 여러분은 무엇보다 먼저 그 불을 끄려고 해야 할 것입니다. 불을 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잡으러 가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하는 사이 집이 다 타버리고 말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입니다. 당연히 불부터 끄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화가 치밀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 일곱째날 SUFFERING IS NOT ENOUGH-고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인생은 고통으로 가득 찬 것이지만 그와 동시에 수많은 경이로움으로도 가득 차 있는 것입니다. …… 고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삶이 보여주는 경이로움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 저 하늘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데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수행을 해야만 그것을 즐길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 본문 소개
정말 아주 가끔은 세상이 확 뒤집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원인불명의 불만이 작은 불씨가 되어 분노의 불길을 활활 지피는 것이다. 그리곤 눈에 띄는 모든 것을 분풀이의 대상으로 삼아버린다. 이 분노의 불길은 한번 지펴지면 미워했던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평소에 그토록 사랑했던 이마저 희생양을 삼고도 꺼지지 않는다. 급기야는 자해에 가까운 행동을 지르게 한다. 술에 흠씬 절어 애꿎은 전봇대를 붙잡고 박치기를 해대다 안경을 깨먹고 이마에 주먹만한 혹을 다는가 하면, 아무 연관 없는 또 다른 취객을 대상으로 억지 시비를 벌이다 늘씬하게 두들겨 맞기도 한다. 그것도 모자라 죽어버리고 싶은 마음마저 든다. 자살이 지금까지 꿈으로만 남아 있는 것은 삶에 대한 본능적인 집착 때문이 아니다. 정말로 그런 짓을 저질렀다가 행여나 지금보다 더 험한 상황에 놓일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죽음이 꿈조차 꾸지 않는 깊은 잠처럼 영원한 휴식일 거란 보장은 없다.
-17쪽 중에서

바를 지키고 있는 모텔 주인으로 보이는 중년 신사에게 다가가 이'-'메일을 보여주며 플럼 빌리지 가는 길을 물었다. 동네 사람이니 쉽게 가는 길을 알려주겠지. 그런데 주인은 금시초문인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잠시 후 상세한 지방 지도를 가져와서는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서투른 영어로 성의껏 설명해 주었다. 그러나 겨우 고속도로와 톨게이트 정도를 가르쳐 준 것에 불과했다. 그 정도는 이미 공항 안내소에서 받은 지도를 보고 알고 있었다. 문제는 그 다음인데, 그로서도 더는 모르겠단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플럼 빌리지는 보드로에서도 서울에서 천안만큼이나 떨어진 곳, 그것도 우리 나라 행정 구역상 리에 속하는 조그만 번지에 불과했으므로 당연한 일이었다. 마치 속칭 서울 촌놈에게 천안에서도 꽤 떨어져 있는 광덕사로 가는 자세한 길을 물어본 셈이나 다름없었다. 그때까지 동네 사람이라고 굳게 믿고 있던 그가 모르겠다고 하는 말을 일행에게 전하자 불안한 한숨이 터져 나왔다. 동시에 이렇게 무모한 일정과 계획을 세운 이가 도대체 누굴까 하고 서로를 의심하는 눈치다.
-28,29쪽 중에서

우리가 약간은 다급하게 언제쯤 틱낫한 스님과 직접 인터뷰할 수 있겠느냐고 묻자 스님은 성급하게 굴지 말라는 듯 웃으시며 먼저 최소한 3박 4일을 지내면서 이곳의 분위기를 익혀야 한다고 하셨다. 그것은 틱낫한 스님과의 인터뷰를 위해 찾아온 기자나 저술가 모두에게 요구되는 사항이었다.

그 말을 듣자 갑자기 성철 스님 생각이 떠오른다. 성철 스님을 친견하자면 먼저 법당에서 삼천 배를 해야 했다. 삼천 배라면 절을 좀 한다는 사람도 꼬박 하루를 보내야 한다. 이를 두고 좀 너무 한 게 아니냐, 신비감 조장하려고 하는 게 아니냐고 하는 말들도 있었다. 그러나 성철 스님이 삼천 배를 요구한 것은 권위나 신비감 때문이 아니었다. 그렇게 필사적으로 절을 하면서 스님을 만나 묻고자 하는 것을 똑바로 되새겨 보라는 뜻이다. 무릎에 피멍이 드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묻고자 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그렇게 간절히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허튼 수작이나 부릴 사람은 삼천 배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사람과 대면하는 것은 서로의 시간을 낭비하는 일에 다름이 아니다.
-36쪽 중에서

"스님들은 참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저는 오계(五戒)도 제대로 지키지 못해 늘 죄업만 쌓아가고 있는데, 스님들은 무려 300가지 되는 계율을 지켜내시다니요?"
"그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아니, 어려운 일이 아니라뇨?"
의외의 대답을 들은 나는 순간적으로 목소리가 약간 높아졌다.
"정말 어려운 일은 마음을 다잡는 일이죠."
한방 맞은 셈이다. 그렇다. 문제는 마음에 있었던 것이다. 마음을 다잡지 못하기 때문에 그 간단한 오계마저도 늘 걸림돌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이는 계율의 항목이 천 개라 할지라도 전혀 불편할 게 없다. 굳이 계율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자연스럽게 행동해도 그것을 거스르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또 언뜻 보기에 계율을 범하는 듯 한 행동을 한다 해도 비난받아야 마땅할 파계(破戒)와는 본질적으로 거리가 멀다.
-64쪽 중에서

특히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청소년들이 많이 참석하는데 이들은 자칫 너무 가라앉은 분위기로 흐르기 쉬운 법회에 재미있는 동작으로 활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가령 틱낫한 스님의 말씀에 호응을 표시할 때 박수 대신 양손을 머리 위로 치켜든 채 마치 유치원 아이들이 반짝반짝 작은 별 하듯 흔들며 낮은 소리로 함성을 지르곤 하는데 그 모습이 무척 인상깊었다. 십대 특유의 활기를 보여주면서도 법회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대~한민국을 외치고 발을 동동 구르며 목이 터져라 열광하기 좋아하는 우리 한국인의 눈에는 너무 얌전하게만 보인다.
-76쪽 중에서

틱낫한 스님이 기독교를 제대로 알 수 있게 된 것은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만나고 나서였다. 스님은 킹 목사의 훌륭한 업적이 아니라 인품 그 자체를 통해 커다란 영감을 느꼈다고 한다. 킹 목사가 믿고 있는 그리스도가 흔히 볼 수 있는 그저 다른 종교의 교주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또한 제2차 세계대전 때 수천 명의 유대인을 구한 공로로 메달을 받은 헤베 콜브루게가 베트남 난민 원조를 자신의 정부가 거절하자 그 메달을 반납하는 것을 보고는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니까 스님이 기독교를 참으로 알게 된 것은 논리적인 추론과 비교를 통해서가 아니라 바로 참 그리스도인의 삶을 접하게 되면서부터였던 것이다. 이런 체험을 통해 틱낫한 스님은 타종교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게 된 것이다. 스님은 말한다.
"나는 종교적 삶 역시 그저 삶일 따름이라고 봅니다. 어떤 사람이 전 생애를 한 가지 과일 맛만 보면서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우리는 여러 가지 종교 전승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가치를 자양분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83,84쪽 중에서

"스님들은 왜 모두 대머리인가요?"
"스님은 왜 그렇게 말씀을 잘 하세요?"
"여기 계시는 스님들의 베트남 어로 된 법명은 외우기가 너무 어려워요."
아이들의 재미있는 질문 덕분에 좌중에선 간간이 폭소가 터져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스님은 철없는 아이들의 질문이라 해서 건성으로 넘기는 법은 없다. 설령 그 질문이 황당한 것이라 해도 아이들의 호기심은 십분 존중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은 더 이상 진지하게 물으려 하지 않을 것이고, 건전한 호기심에서 비롯되는 창조성은 이내 바닥을 드러내고 말 것이다. 돌이켜보면 창조성을 잃어버린 채 입을 꼭 다물고 판에 박힌 생각에 젖어들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어른들이 이렇게 대답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넌 아직 몰라도 돼. 크면 자연히 알게 돼. 별 것을 다 묻고 그러니?" 어른들에겐 아이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그 수준에서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가르치는 지혜가 필요하다. 틱낫한 스님은 그 지혜를 터득하신 듯 마치 할아버지가 친손자에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 쉬운 말로 성의를 다해 아이들의 궁굼증을 풀어주시는 것이었다.
-112,113쪽 중에서



☞ 저자 소개
지은이 普光 진형종
[한 권으로 읽는 팔만대장경]의 저자.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불교 전문 출판사 <법등>의 편집장을 거쳐 지금은 동양철학과 불교에 관련된 책을 전문으로 집필·번역하고 있다. 영어 번역서 [알기 쉬운 선불교], 중국어 번역서 [중화의 지혜]가 있고, 직접 집필한 [공자의 열정], [노자의 웃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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