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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6
ISBN-10 : 8981337349
ISBN-13 : 9788981337346
출항. 2 --- 자켓없고 책등서가번호스티커부착, 책 앞표지 스티커뗀자국과 책위아래옆면 도서관장서인있슴 [양장] 중고
저자 버지니아 울프 | 역자 진명희 | 출판사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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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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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좋은 책, 신속한 배송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jongm*** 2020.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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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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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로서, 여자로서 출항을 시작하다! 20세기 문학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이자 선구적 페미니스트인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 『출항』 제2권. ‘한국버지니아울프학회’에서 선보이는 「버지니아 울프 전집」의 하나로, 그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자서전적 요소가 많이 담긴 이 데뷔작은 결혼을 계기로 사회적 정체성의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 스물네 살의 아가씨 레이첼 빈레이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젊은 여성이 남자를 만나 결혼을 꿈꾸는 빅토리아 시대 소설의 전형적인 틀을 빌리면서도, 주인공을 결혼에 이르지 못하게 함으로써 그 형식을 파괴했다. 작가로서, 한 여자로서 진정한 항해를 꿈꾼 버지니아 울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저자소개

저자 : 버지니아 울프
저자 버지니아 울프(1882~1941)는 열세 살이 되던 1895년 어머니를 잃은 충격으로 처음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인 후 1941년 주머니에 돌을 가득 채워넣고 우즈 강에 투신자살하기까지 수차례의 정신 질환과 자살 기도를 경험한다. 20세기 문학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로서 뛰어난 작품 세계를 일궈놓은 선구적 페미니스트. 1907년 블룸즈버리 그룹을 형성하여 화가 덩컨 그랜트, 경제학자 케인스, 소설가 E. M. 포스터, 후에 남편이 된 레너드 울프 등과 문화와 사회에 대한 폭넓은 주제로 모임을 가지면서 울프는 세계 현대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지성인으로 떠오른다. 1915년에 처녀작 『출항』 간행 이후 『제이콥의 방』(1922), 『댈러웨이 부인』(1925), 『등대로』(1927), 『세월』(1937)과 페미니스트 에세이라 할 수 있는 『자기만의 방』(1929)을 출간했으며 많은 평론과 에세이, 작가의 내면 풍경을 솔직하게 풀어놓은 여러 권의 일기를 남겼다. 울프는 그동안 남성 작가들이 전통적으로 구사해온 소설 작법에서 벗어나 특유의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남성과 여성의 이분된 질서를 뛰어넘어 단순히 여성 해방의 차원으로는 설명이 부족한 인간 해방의 깊은 문학을 지향했다. 아울러 이성적 언어 이전의 ‘의식의 흐름’을 통해서 죽음의 문제만큼이나 삶의 심연에 천착해 깊고 다양한 문학 세계를 이루었다.

역자 : 진명희
역자 진명희는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한국교통대학교(충주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세월』: 새로운 세상을 향한 울프의 연대기」, 「『안녕, 자정이여』: 출구를 찾는 여성의 글쓰기」, 「「천상의 기쁨」: 성적 욕망의 주체적 발현과 여성적 글쓰기」, 「『마음의 죽음』: 엘리자베스 보웬의 삶의 비전에 관한 서사」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버지니아 울프 문학에세이』(공역), 『유산』(공역), 『불가사의한 V양 사건』(공역)이 있다.

목차

버지니아 울프 전집 발간에 즈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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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해설
존재의 순간들 - 버지니아 울프의 「출항」
등장인물 소개
버지니아 울프 연보

책 속으로

결국 그들은 무슨 말을 할 수 있었는가? 그는 자기들이 했던 말들을 머릿속으로 생각해보았다. 아무렇게나 내뱉은 불필요한 말들이 원형으로 둥글게 소용돌이치고는 언제나 매번 소진되어버렸으며, 그들 둘을 아주 가깝게 끌어당겼다가 아주 멀리 따로따로 내던져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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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들은 무슨 말을 할 수 있었는가? 그는 자기들이 했던 말들을 머릿속으로 생각해보았다. 아무렇게나 내뱉은 불필요한 말들이 원형으로 둥글게 소용돌이치고는 언제나 매번 소진되어버렸으며, 그들 둘을 아주 가깝게 끌어당겼다가 아주 멀리 따로따로 내던져버렸다.

“당신은 저를 사랑하세요?” 마침내 테렌스가 고통스럽게 침묵을 깨뜨리면서 물었다. 말을 하는 것이나 침묵을 지키는 것이나 똑같은 노력이 들었다. 왜냐하면 침묵을 지킬 때 그들은 서로의 존재를 예리하게 의식하였지만, 단어들은 너무 평범하거나 아니면 너무 과장되었기 때문이었다.

유리처럼 반반하고 차갑고 반투명한 파도 아래,
얽혀 있는 백합의 꼬여 있는 줄기들 속에서
황갈색의 흐트러진 머리 타래를 늘어뜨리고

한 손이 레이첼의 어깨에 철과 같이 육중하게 돌연 얹혀졌다. 그것은 마치 번개가 친 것 같았다. 그녀는 그 아래 넘어졌으며, 풀잎이 그녀의 눈을 휘감기듯 스쳤고 그녀의 입과 귀를 채웠다. 흔들리는 풀줄기 사이로 그녀는 하늘을 배경으로 거대하고 볼품없는 한 모습을 보았다. 헬렌이 앞에 있었다. 이리저리 구르며, 이번엔 단지 녹색의 숲만을, 또 이번엔 드높은 푸른 하늘을 보며, 그녀는 말을 하지 못했으며 감각도 거의 없었다. 마침내 그녀는 조용히 누워 있었으며, 주변에 있는 모든 풀잎들이 그녀가 헐떡거리는 숨으로 가볍게 흔들렸다…… 몸을 일으켜 앉으며 그녀는 헬렌의 부드러운 몸과 단단하고 친절한 팔들을 실감하며 행복이 하나의 거대한 물결로 부풀어 올랐다 부서지는 것을 깨달았다.

기혼 부인들에게 화가 났는데, 자신들과 동떨어진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 데다 어머니가 없는 것을 환기시키는 듯한 태도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들과 합류하는 대신 황급히 뒤돌아서 떠났다. 그녀는 자신의 방문을 쾅 닫고 악보를 꺼냈다. 바흐, 베토벤, 모차르트, 퍼셀 등 모두 오래된 악보로, 종이는 누렇고 조판은 거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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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10여 년간 열두 번을 고쳐 쓰며 34세에 내놓은 울프의 첫 장편소설! 새로운 여성의 언어를 꿈꾸며 작가로서의 출항을 시작하다. 자신의 삶과 정신을 깎아 만든 버지니아 울프의 첫 장편소설! 버지니아 울프의 데뷔작 『출항The Voyag...

[출판사서평 더 보기]

10여 년간 열두 번을 고쳐 쓰며 34세에 내놓은 울프의 첫 장편소설!
새로운 여성의 언어를 꿈꾸며 작가로서의 출항을 시작하다.

자신의 삶과 정신을 깎아 만든
버지니아 울프의 첫 장편소설!

버지니아 울프의 데뷔작 『출항The Voyage Out』은 그녀의 자서전적 요소가 많이 담긴 작품으로 자신의 삶과 정신을 깎아내며 완성한 작품이다. 『출항』의 여주인공에게는 결혼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내세울 만한 작가로서의 필명도 얻지 못한 불안한 자아정체성에 대해 괴로워하던 울프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여주인공은 결혼을 계기로 사회적 정체성의 변화를 경험하게 될 스물네 살의 젊은 여성 레이첼 빈레이스이다. 부친 레슬리 스티븐의 죽음 후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어 쓴 작품 『출항』은 울프가 1904년부터 출판된 1915년까지 오랜 세월에 걸쳐 많게는 12번 정도 고쳐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주인공이 죽음에 이르는 장면을 개작할 때마다 울프 자신도 정신적 쇠약을 겪고 요양원에 입원할 정도였다.

작가로서 그리고 한 여자로서
진정한 항해를 꿈꾸다

울프는 젊은 아가씨가 남자를 만나 결혼에 이르게 되는 전형적인 빅토리아 시대의 성장 · 결혼 소설의 틀을 빌리면서도 자신의 여주인공은 결혼에 이르지 못하게 함으로써, 그 소설적 형식을 내부로부터 파괴한다. 처음부터 그녀는 첫 출항하는 소설가로서 자신만의 영혼의 경험, 진정한 존재의 순간을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여성언어가 가능할까 하는 문제를 의사소통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치환해서 제기한다. 그녀는 가부장제의 폭압적 위력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여성의 경험과 언어가 침묵 이외의 언어로 소통 가능할까 하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상처와 지배와 복종을 당연시하는 가부장 사회와 파편화된 개인주의를 극대화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과연 진정한 자신만의 경험세계가 가능한 것이며, 가능하다면 이를 표현할 언어가 존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의 해답을 찾아나가려는 시도가 『출항』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출항』 따라잡기!

새로운 소설 형식을 추구했던 울프의 글쓰기 여정과 자신의 영혼 속으로 내면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의 여정이 병치되는 점에 이 작품의 매력이 숨어 있다. 열한 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두 명의 고모들과 리치몬드의 집에서 편안히 살아온 스물네 살의 레이첼은 해상무역업자이자 십여 척의 선주인 아버지 윌로우비 빈레이스의 상선을 타고서 휴가를 떠나는 외숙모와 외삼촌인 헬렌과 리들리 앰브로우즈를 배에서 맞이한다. 그들과 함께 항해하던 중에 전직 국회의원이었던 리처드 댈러웨이와 부인 클라리사가 불가피한 사정으로 잠시 배에 합류한다. 배가 풍랑을 만나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리처드 댈러웨이는 레이첼을 붙잡고 키스를 하는데, 생애 첫 키스를 경험한 레이첼은 그날 밤 자신의 선실에서 악몽에 시달린다. 20대 중반이라는 나이에 맞지 않게 세상 경험, 특히 남녀관계에 무지한 레이첼의 정신세계를 넓혀주고, 딸을 죽은 아내 대신 자신의 사회활동을 돕는 집안의 안주인으로 만들려는 윌로우비로부터 떼어놓으려는 마음에서, 헬렌은 자신의 휴가 목적지인 남미의 산타 마리나에서 레이첼을 데리고 내린다. 헬렌이 마련한 그곳 빌라에 머물던 레이첼은 시내 호텔에 머물던 일군의 영국 관광객들과 만나게 되고, 그중 한 사람인 소설가 지망생 테렌스 휴잇과 사랑에 빠져 약혼하게 된다. 결혼을 앞둔 레이첼은 아마존 상류를 따라 올라가면서 원주민들의 삶을 구경하자는 플러싱 부인의 제안에 따라 원주민 마을로 탐험여행에 동참했다가 열병에 걸려 두 주 동안 아프며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죽는다.

‘한국버지니아울프학회’에서 선보인 《버지니아 울프 전집》
정확하게 번역한 살아 있는 문장 돋보여

울프만큼 많이 알려져 있으면서 울프만큼 읽히지 않은 작가도 드물 것이다. 모르긴 해도 다른 나라에서도 사정은 비슷할 것이다. 이것은 울프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평생 소설의 새로운 기법을 천착했던 그녀는 작은 표현 하나의 실험을 위해서도 심혈을 기울였다.
그녀는 우선 모더니스트이다. 조이스와 더불어 의식의 흐름 수법을 소설에 도입하고 완성시킨 작가였다. 또 그녀는 누가 뭐래도 철저한 페미니스트이다. 울프의 페미니즘은 비록 예술이라는 포장지에 싸여 있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격렬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더니즘이나 페미니즘은 울프 문학의 진수도 아니며, 더더욱 전부는 아니다. 그녀의 문학은 한마디로 말해 인간주의 문학이다. 모더니즘, 페미니즘, 사회주의 따위는 그녀가 목적지를 향해 가는 도중에 잠시 들른 간이역에 불과하다. 궁극적인 목적지는 사랑과 이타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인간주의라는 정거장이었다.
그동안 우리는 그녀를 지나치게 모더니즘의 기수로, 또는 페미니즘의 대모로 부각시키면서, 크고도 울창한 숲과 같은 그녀의 문학 세계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경향이 없지 않았다.
이 전집의 발간이 울프의 세계를 바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나아가 읽는 분들의 정서를 순화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된다면 더없는 보람으로 여길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 전집 발간에 즈음하여〉,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 박희진

버지니아 울프 전집
1_ 등대로|장편소설|박희진 옮김
2_ 댈러웨이 부인|장편소설|정명희 옮김
3_ 자기만의 방|에세이|오진숙 옮김
4_ 끔찍하게 민감한 마음|에세이|정덕애 옮김
5_ 그래도 나는 쐐기풀 같은 고통을 뽑지 않을 것이다
|일기|정덕애 옮김
6_ 파도|장편소설|박희진 옮김
7_ 막간|장편소설|정명희 옮김
8_ 3기니|에세이|오진숙 옮김|근간
9_ 올랜도|장편소설|박희진 옮김
10_ 불가사의한 V양 사건|단편소설집Ⅰ
|한국버지니아울프학회 옮김
11_ 유산|단편소설집Ⅱ|한국버지니아울프학회 옮김
12_ COLLECTED ESSAYS VOLUMEⅠ
버지니아 울프 문학 에세이|한국버지니아울프학회 옮김
13, 14, 15_ COLLECTED ESSAYS VOLUMEⅡ, Ⅲ, Ⅳ
버지니아 울프 문학 에세이 2, 3, 4|한국버지니아울프학회 옮김|근간
16_ 제이콥의 방|장편소설|김정 옮김
17_ 출항 1,2|장편소설|진명희 옮김
18_ 세월|장편소설|김영주 옮김|근간
19_ 밤과 낮|장편소설|김금주 옮김|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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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출항 | ha**ado | 2012.07.0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울프의 대표적인 소설로는 <댈러웨이 부인>과 <등...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울프의 대표적인 소설로는 <댈러웨이 부인>과 <등대로>가 있지만, 사실 한 작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가의 첫 작품을 읽어보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성숙기 작품의 온전한 이해와 수용은 처녀작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셰익스피어의 위대한 4대 비극에서 시도되는 ‘훌륭한’ 극적 기교들은 독자들에게 비교적 낯선 여러 초기 비극들에서 실험을 거친 후에야 가능했듯이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울프의 처녀작 <출항>은 <댈러웨이 부인>이나 <등대로>를 읽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할 독서과정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울프의 전반적인 작품들이 그렇듯 <출항> 역시 일반독자로서 원작을 읽고 이해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몇 번 시도를 하다가 결국 완독을 못하고 있었는데, 마침 버지니아 울프 전문연구가인 진명희 선생님의 번역이 출간되어 드디어 끝까지 읽어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진명희 선생님의 책은 원문에 충실한 번역이 눈에 띈다. 특정 작가에 대한 연구가가 아닌 일반적인 대중 번역가들의 경우 가독성에 너무 치우쳐 원문에 대한 심각한 오역이나 삭제가 많았던 것이 번역출판계의 현실이다. 하지만 울프학자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원작에 누가 되지 않는 꼼꼼한 번역을 했다는 사실은 가끔 드러나는 자연스럽지 못한 우리말표현을 문제 삼기 어렵게 만든다. 번역에 있어 약간 부자연스럽더라도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려는 노력은 문학번역에서 오역과 왜곡을 막기 위한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독자들뿐만 아니라 영문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추천하기에 좋은 번역작이다.
  • 분명히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했는데, 레이첼의 경우에는 허락되지 않는 말이었다. 돌이킬 수 없는 열병의 아픔은 ...
    분명히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했는데, 레이첼의 경우에는 허락되지 않는 말이었다. 돌이킬 수 없는 열병의 아픔은 왜 스러져야 하는지 모르는 의문을 잔뜩 떠안기고 마침내 그녀를 사라지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역설만을 보여준다. 이런 역설은 토머스 하디의 <테스>의 역설과도 비슷하게 다가왔다. 두 작품 모두 상대적으로 나약한 여성상의 비극적 결말을 통해 이 사회의 무엇인가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경고를 전달한다.
     
    다만 두 소설의 차이점이라면 테스가 고통을 겪게 된 이유는 그녀의 외모와 분위기가 극히 눈이 부신다는 남성주의적인 이유라면, 레이첼이 혼란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이유는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이라는 자체의 불분명함. 그 때문에 빚어지는 시각의 상실이라는 여성주의적인 이유라 하겠다.
     
    이런 역설 속에서도 <출항>은 한줄기 희망을 남겨둔다. 개인적으로 그 희망을 이블린 M이라는 인물에게서 찾을 수 있었다. 군인 아버지를 둔 이블린 M은 소설 초기에는 남성의 힘에 의존하려는 인물이었다. 1권에 등장하는 남성 주류사회로 적을 옮긴 댈러웨이 부인과 비슷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녀는 기본적으로 나약하진 않다. 어조는 매우 강경한 인상을 풍겨내기 때문이다.
     
    처음에 그녀는 이상형인 가리발디 장군과 비슷한 남성을 찾으려는 철저히 계산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동등한 위치에서도 충분히 순정적인 사랑을 나눌 수 있음을 보여주는 레이첼의 모습을 접하고 내적으로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이블린은 남성 의존적인 성향을 벗어던지고, 러시아의 혁명에 참여하려는 의지를 갖춘 주체적인 여성상의 모습으로 변모하는데 이것이 아마도 버지니아 울프가 우리를 위해 남겨둔 마지막 씨앗이 아닐까 한다.
  • [출항1,2] 나비, 바다를 딛다     &nb...

    [출항1,2] 나비, 바다를 딛다
     
     
     
     
     
     
    수심을 모르는 나비는 바다가 무섭지 않다. 스물넷 아가씨 레이첼에게 산타마리나행 출항은 전아가 뒤흔들리는 충격이었다. 가정교사에게 수업 받고, 자수나 피아노 연주 같은 취미를 갖고, 가끔 집 근처를 산책하는 등 조신하게 자라다가 결혼하는 것이 당대 귀족 딸들의 삶이었다. 딱히 교우도 없는데다 아버지와 고모들의 과보호 속에 자란 레이첼은 더욱 세상과 사람에 무지하였다. <출항>은 버지니아 울프의 첫 장편소설로, 주인공 레이첼에게 자신을 많이 투영했다. 10번을 넘게 고치며 무려 11년에 걸쳐 완성한 <출항>, 처음 쓸 때 레이첼 또래였고 역시 미혼이었던 작가는 30대의 주부가 되어서야 레이첼을 놓을 수 있었다. 레이첼을 통해 그녀는 어떤 꿈과 생각을 담았던 걸까.
     
     
    울프의 문학적 관심은 인간 내면 심리와 육체적 고통, 새로운 시도, 여성 해방 등이었다. 그러나 재밌게도 울프는 작정한 이 역작을 가장 트렌디한-당시 유행하던 가정/연애/여행 소설-방법으로 풀어간다. 데뷔작부터 대놓고 파격이 아니라 기성 문학의 틀 안에 본의를 삽입하며 은근한 변형을 꾀하는 전략적 타협을 한 것이다. 순진무구한 귀족 아가씨의 해외여행과 로맨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에 엘리트와 보헤미안이 한꺼번에 덤비는 삼각관계까지 <출항>의 외형은 완벽한 연애소설이다. 하지만 전개 과정과 결말 처리, 세밀한 레이첼의 심리 묘사, 레이첼과 환경(주변 인물) 간의 대비를 통해 작은 혁명을 도모한다. 그래서 <출항>은 연애소설이면서 성장·계몽소설이기도 하다.
     
     
    <출항>의 배경이면서 울프 문학 세계의 기저인 빅토리아 시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울프는 양 대전이 관통하는 시기에 작품 활동했던 현대 작가이다. 하지만 스무 해 가까이 빅토리아 시대를 경험했고, 시대의 흔적은 꽤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 앞서 말한 <출간> 당시 문학 트렌드는 빅토리아 시대 문학의 여전한 유행이었다. 빅토리아 시대는 영국 제국주의 시대의 최전성기였다. 그러나 가장 풍요롭고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이 시대가 아이러니하게 영국 역사상 가장 보수적이고 여권은 퇴보했던 시절이다. 활동은 더 제한되고 부인으로서 역할에 충실하며 수동적인 존재로 살아간다. 남성 작가로 위장해야 <제인 에어>나 <워더링 하이츠> 같은 ‘위험한’ 작품을 발표할 수 있었던 시대, 수많은 여성들이 자살했다.
     
     
    열세 살부터 죽을 때까지 울프를 괴롭혔던 정신병, 발병 계기는 어머니의 죽음 때문이지만 여섯 살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가족사가 깊은 트라우마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시기는 후기 빅토리아 시대와 일치한다. 울프에게 빅토리아 시대는 온 몸에 새겨진 모순과 고통의 기억이고 문제의식의 시작이었다. 작가로서 커리어의 시작인 <출항> 집필에 들어가는 때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인 것은 과연 우연일까. 윌로우비에서 체일리까지 <출항> 속 수많은 등장인물들은 각각 시대의 편린들을 담고 있다. 인물의 관념성이 강하기 때문에, 레이첼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은 레이첼의 단계별 게임 퀘스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출항>은 무밭을 찾아 바다를 딛는 나비의 날갯짓 같은 소설이다.
     
     
    서평으로 문예 활동을 시작했던 울프는 20대 초반에 이미 독서 편력이 상당한 상태였다. 170여 개의 역자 각주의 대부분이 책 얘기일 정도로, <출항>에서 울프는 책들의 나열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울프 문학의 지향점과 대척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있다. 레이첼은 여자이기 때문에 고등 지식은 배울 수 없다. 독서도 소설책이나 사교생활에 지장 없는 정도의 교양을 쌓을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다. 그랬던 그녀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그녀가 내적 고민을 하는 계기가 되는 책은 입센의 희곡들(정신적 각성)과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지적 성숙)다. 그러나 주변인물들이 그녀에게 권하는 책은 제인오스틴, 이유는 ‘남자처럼 글을 쓰지 않아 영국의 가장 위대한 여성 작가’이기 때문이다.
     
     
    레이첼은 자신에 대해 성적 욕망을 드러내는 이성의 뻐꾸기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한다. 리처드에게 기습 키스를 당하고 나서도 그 느낌이 어떤지 상대에 대한 감정이 어떤지 모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생각들을 정리하고 벌벌거린다. 그래서 레이첼의 첫사랑이 더욱 특별하게 보인다. 산타마리나에서 레이첼은 두 남자를 만난다. 허스트는 스물넷에 집안 좋고 똑똑한 완벽남이고 그녀에게 기번을 알려주지만 당대 남성들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반면 스물일곱에 700파운드의 연 수입으로 글 쓰며 지내는 소설가 지망생 휴잇은 자유분방하고 양성적인 독특한 인물인데 여권 등 여러 면에서 레이첼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끌린다.
     
     
    그러나 환상적 동지가 되겠다 싶은 기대와 달리 레이첼과 휴잇의 사랑은 ‘무서움’, ‘고통’ 등의 단어로 표현된다. 그들의 관계와 연애는 대단히 기괴하고 특이하다. 두 남녀는 끔찍하게 사랑에 빠져 있으면서 도망치려 하고, 끊임없이 생각을 나누고 스스로 고민하며 확인과 혼란을 반복한다. 조력자(헬렌)의 도움과 스스로의 노력으로 각성하는 봉건 여성 레이첼은 이 단계부터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한다. 그리고 그 한계는 결말을 통해(자기의지는 아니지만) 더욱 분명해진다. 물결에 전 나비는 지치고 시리다. <출항>의 결말은 울프가 고집했던 것이긴 하지만, 그래서 더 현실성 있고 여운이 있지만, 울프도 레이첼도 이 여자들은 왜 이렇게 아플까 일호 부아가 난다(현실의 울프는 공교롭게도-작품 때문은 아님- <출항> 집필 전후 모두 자살을 기도한다).
     
     
    울프 문학을 3기로 나눴을 때 초기와 말기는 기존의 전통적 소설 특성이 강하고 문학성으로도 대표작에 비해 저평가 받는다. 그런 점에서 <출항>은 울프 소설 중 가장 쉽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물론 의식의 흐름 등 울프 특유의 문체와 기법이 <출항>에서 엿볼 수 있지만 개성이 강하지 않고 구성과 전개도 평이하다. 다른 울프 소설처럼 <출항> 역시 작품의 매력은 문장에 있다. <출항>의 스토리텔링과 인물 설정은 너무나 전형적이고 단순하다(비슷한 장르를 썼던 앞선 시대 작가들의 작품보다 퇴보한다). 번역은 역자가 울프 전공자답게 크게 거부감 없으면서 영어와 울프 문체의 특성과 늬앙스를 잘 살린 편이다. 문장 감상에 더욱 주력하도록 돕기 위함일까, 솔은 친절하게 책 뒤에 등장인물을 전부 정리해(때문에 스포일러 피해가 있지만) 독자의 수고를 던다.
  • 역시 레이첼은 이성관계에 있어 백지상태를 드러낸다. 낭만의 대표성을 띤다고 볼 수 있는 소설가라는 허울에 이끌렸을까?...
    역시 레이첼은 이성관계에 있어 백지상태를 드러낸다. 낭만의 대표성을 띤다고 볼 수 있는 소설가라는 허울에 이끌렸을까? 소설가 지망생인 테렌스 휴잇과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약속한다. 물론 결과는 죽음이라는 다소 처참한 엔딩 덕분에 결혼은 물건너가고 말았지만 말이다. 나라면 어땠을까? 다년 간의 풍부한(?) 경험에서 우러난 허영이라는 잣대에 의해 세인트 존 허스트를 선택했을 것이다. 변호사 아니면 교수가 될 위치에 놓여있는 능력자를 친구로 밖에 인정하지 않는 부분을 생각하면 그렇다. 또한, 배위에서 벌어진 첫 키스의 흔적이 휴잇과의 관계조차 허물고 있다는 생각이 미친다. 그리고, 이 책 행간마다 남성 폭력과 여성 희생이라는 암묵적인 주제가 중첩됨으로써 레이첼의 죽음이라는 비극을 상징하는 듯하다. 레이첼의 정신적인 성장을 의미하는 이 소설은 결혼에 이르지 못한 한계점에 이른다. 어쩌면 결혼을 추구한다는 것 자체 또한 지배와 복종을 당연시하는 체제 안에 새롭게 발을 들인다는 또다른 시작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리라. 레이첼의 죽음의 의미는, 배가 항구를 떠나듯 여성을 억압하는 남성의 지배로부터 떠나기 위한 출항이었을까?
     


     
    옮긴이 진명희 씨를 통한 [작품 해설]이 지나치게 상세하고 친절하다는 느낌을 발견한다. 결말을 알 수 있는 전체 줄거리 뿐 아니라, 『출항』이라는 소설 작품 속에 녹여낸 작가 울프의 자전적 태도가 그렇다. 1편과 2편 뒷면에 소개된, [등장인물 소개]만으로도 전체 줄거리는 확인할 수 있다. 지나치게 상세하고 친절하다는 것은, 이 소설이 주는 까다로운 조건을 스스로는 풀어가기 힘들기 때문일게다. 암튼 여러 난관을 거듭한 끝에, 읽기를 마친 지난했던 『출항』이었다. 
  • 출항 2 | ys**5636 | 2012.05.2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앞서 1권에서 정신적 동요와 방황을 앓던 레이첼은 플러싱 부인에 의해...
     
     
     앞서 1권에서 정신적 동요와 방황을 앓던 레이첼은 플러싱 부인에 의해 산타 마리나의 원주민 예술에 대한 원주민 마을을 보러 가자고 하여 길고 긴 항해를 거쳐 정글로 가득찬 남미 아마존 원주민 마을에 탐험여행을 하게 되고 소설을 쓰며 양성애주의자인 테렌스와 레이첼은 약혼을 하게 되고 세인트와는 인연이 닿지 않은 채 그냥 우정을 나누고 동료라는 인식으로 끝나게 된다.
     
    약간의 몽상적이고 낭만적인 기질의 소유자인 테렌스는 레이첼이 피아노를 치고 자신은 곁에서 소설을 쓰고 싶다고 하고 텅 빈 내면을 흩어진 불빛들이 하나로 모여 들듯 자신에게 다가와 주고 그것들을 결합시킬 만큼 서로가 일체가 되어 새로운 형체를 만드어 가는 미래를 꿈꾸고 그녀의 마음을 사려고 노력하며 자신이 음악적 재능이 파괴된 이유도 담담하게 설명한다.
     
     레이첼은 비록 자분자분하고 낮은 목소리이지만 변화를 위해 삶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중시하고 있다.ㅇ를 들면백인 매춘부 매매,여성참정권,보험법안 등의 문제인데 변화를 위한 기초는 경찰이나 치안판사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깨어있고 의식있는 지성인들이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이러한 점은 작가인 울프의 성향에 맞아 떨어지고 패미니즘에 가깝고 진정한 자유와 인권이 무엇인지를 시사하고 있다.이러한 점에서 변호사인 이블린이 레이첼에게 제안한 '토요 클럽'이 그녀에게 더욱 현실적으로 들리게 진보적인 이념과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된다.
     
     레이첼의 이성과의 뜨거운 사랑보다는 여성이 안고 있는 폐쇄적이고 비개방적인 사회 풍토를 뛰어 넘어 현실 정치와 사회에 대한 참여와 여성 인권의식의 제고라고 보여진다.
     
     물론 레이첼로 테렌스는 둘만이 언덕에 올라 낭만을 즐기고 티파티를 통해 다양한 주제를 통해 의견을 교환하는데 플러싱 부인은 레이첼과 테렌스를 약혼시킨 장본인이기에 그들에 대한 사랑과 배려는 각별하게 다가오는데 레이첼은 아마존의 이질적인 환경으로 인해 적응을 못하고 풍토병에 걸려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테렌스는 사랑과 행복,만족과 안정감 저변에 아픔이 깊이 놓여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고 그녀의 죽음을 통해 찰라와 같은 시절이 파편적이고 불완전했다는 점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정신적으로 속박되고 보수적인 환경에서 자라난 영양의 레이첼은 그녀의 생각과 감정,주의가 테렌스와 하나가 되면서 세속적 사랑보다는 억눌린 여성성을 밖으로 표출하고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하는 여성 인권의식이 스토리 내내 내재되어 있음을 확신하게 된다.레이첼이 비록 원주민 마을에서 삶을 마감했지만 버지니아 울프가 안고 있는 억압적인 심리적 방황과 분노를 죽음으로서 그녀의 마음을 전달하지 않았나 싶다.출항을 통해 20세기초 남.녀간의 정체성과 사랑,내재되어 있는 의식과 억눌림,분노 등을 작가 울프만의 독특한 문체와 스타일이라는 고전의 세계를 음미하고 주인공 레이첼과 울프는 동일한 인물일거라는 생각이 내내 뇌리에서 빠져 나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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