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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송이(재일조선학교 학생 작품 선집 2)
352쪽 | | 140*200*24mm
ISBN-10 : 1196682011
ISBN-13 : 9791196682019
꽃송이(재일조선학교 학생 작품 선집 2) 중고
저자 재일조선학교 학생들 | 역자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 | 출판사 시대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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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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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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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이 되신 선생님께
전하고 싶어요!

김윤순 재일본조선문학예술가동맹 문학부위원

2019년 봄. 우리 나라 남녘땅에서 《『꽃송이』1집-우리는 조선학교 학생입니다》가 출판되였다. 그날 서울에서 보내온 출판기념모임 동영상을 보는 내 가슴은 몹시 설레였다. 그 영상은 삽시에 《꽃송이》관계자들에게, 《꽃송이》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동포들에게로 전해졌다. 나도 그랬지만 영상을 본 많은 동포들이 눈물을 흘렸다. 일본에서 나서 자란 4세, 5세들이 지은 글을 남녘동포들이 환영해준다는것이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화면에 비친 남녘분들의 미소와 박수가 마치 80여년전 눈물속에 고향땅을 떠나야만 했던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해방후 일본땅 곳곳에 우리 학교를 세우고 지키고 발전시켜온 재일동포들을 스스럼없이 껴안아주고 뜨겁게 손을 잡아주는것만 같았다. 이국에서 고생했다고, 아이들을 잘 키운다고…

책은 곧 일본에 있는 조선신보사에서도 판매되였다. 그때 조선신보 기자로 일하면서 13년째 《꽃송이》사무국 일을 보던 나에게 여러 선생님과 동포들이 전화를 걸어주었다. 《윤순동무, 〈꽃송이〉가 남조선에서 출판되였다고!…》 그러시고는 수화기너머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 나도 그만 따라 울었다. 《정말 잘했어요. 고생했어요…》 목소리의 임자는 조선대학교 문학부에서 교편을 잡으시던 오향숙선생님이시였다. 《꽃송이》심사위원을 오래 하시고 일선에서 물러서신 뒤에도 늘 《꽃송이》를 걱정하여 제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고 편지를 보내여 《꽃송이》사업에 도움이 돼라고 돈을 모아 보내주신 고마운 스승이시다.
그때 나에게 전화를 주신분들중에는 《꽃송이》 40년의 력사가 자신의 교원인생과도 같다고 하신 국어교원이 계셨고 아이들을 우리 학교에 보내기 위해 시간로동을 2가지, 3가지 겸임하면서 밤낮으로 바쁘게 일하는 어머니도 계셨다.

나에게는 이 책이 나오면 꼭 보여드리고싶은분들이 있었다. 조국통일을 갈망하고 꾸준히 일해오신 선생님들, 지금은 저 하늘의 별이 되여 우리를 지켜보고계실 선생님들에게 출판소식을 전해드리고싶었다. 그래서 책과 꽃과 술을 가지고 나는 국평사로 찾아갔다. 이 절간에는 우리 나라 통일을 기다리는 재일동포들의 유골이 모셔져있다. 1978년, 《꽃송이》를 처음 시작할 때 심사위원을 하신 1세 선생님들도 여기에 계신다. 일본에서 태여난 아이들이 우리 글을 쓴다는것만으로 눈물을 흘리셨다는 리은직선생님(작가)과 아이들이 우리 글을 쓰는것도 대단한데 시를 짓는다니 얼마나 기특한가고 하신 정화흠선생님(시인)의 얼굴이 떠올랐다. 1세 심사위원들은 1,000편이 넘는 응모작품모두를 높이 평가해주고싶으시여 늘 심사가 어렵게 진행할수밖에 없었다는 《전설》같은 초창기 심사일화가 떠올랐다.

납골당에서는 정화흠선생님이 잘 왔다고 웃고계셨다. 굵은 안경테너머로 보이는 눈매가 여전하셔서 반가웠다. 2000년 6.15때 63년만에 고향땅(경북 영일)을 방문하게 되여 헤여진 녀동생을 만난다고 좋아하시던 모습도 떠올랐다. 일본을 떠나는 날 아침 나리따공항으로 뛰여간 나를 보고 《바쁜 사람이 왜 찾아왔나!》하시며 내가 고향에 가서 쓰시라고 꺼낸 손수건선물을 받고서는 눈물을 훔치시던 선생님이시였다. 늘 손녀 대하듯 《잘한다》는 말만 해주시던 선생님께서 《꽃송이》출판보고에 또다시 《허허…》 웃어주시는것만 같았다.

이번에는 《『꽃송이』2집-우리는 떳떳한 조선사람입니다》가 새로 나오게 되였다. 세상을 뒤덮는 코로나판국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편집하느라 아낌없는 애정을 쏟아부어주신 《우리 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손미희 공동대표님과 남쪽 편집원선생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저자소개

목차

- 목 차 -

책을 펴내며 ·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김윤순_재일본조선문학예술가동맹 문학부위원
추천사 · 권정오_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소개글 · 조선학교에는 어떤 역사가 깃들어 있나요?
조선학교의 학생들은 어떤 수업과 생활을 할까요?
일러두기 · 조선학교 학생들이 사용하는 어휘, 표기법, 호칭

1. 잊지 않겠습니다
노래 4.24의 노래
시 비석 · 홍달수_도꾜제8초급 / 초5 (1984)
작문 아버지가 들려주신 이야기 · 오금순_도꾜제4초중 / 중2 (1982)
비단방석 · 최명숙_오사까조고 / 고1 (1986)
봉선화 필 때면 · 박나리_도꾜제5초중 / 중3 (1989)
용기 · 박방옥_나라초중 / 초3 (1980)

2. 나는 떳떳한 조선사람입니다
노래 우리 우리
시 풋고추 · 윤성애_도?초중 / 초5 (1981)
작문 나의 이름 · 김총숙_죠호꾸초급 / 초4 (1987)
할머니의 숙제 · 조리가_시모노세끼초중 / 초6 (1979)
우리어머니는 문화교실 개근생 · 고길미_나까오사까초중 / 초3 (1979)
시 치마저고리는 우리들이 지키겠어요 · 방경화_가나가와중고 / 고2 (1989)
나의 할머님 · 서신일_세이방초중 / 중3 (1981)
작문 참된 삶의 길 · 리향임_교또중고 / 고3 (1979)

3. 우리 학교는 우리 고향이라네
노래 희망의 나래
작문 베개 · 권화미_시고꾸초중 / 중2 (1981)
첫 운동회 · 김향리_군마초중 / 중1 (1981)
우리들의 1학기 · 김수령_가나가와중고 / 고1 (1987)
교원경험 · 김성옥_지꾸호초중 / 중3 (1981)
두명의 일기 · 김선련_혹가이도초중고/ 중3 (1985)
· 윤유귀_혹가이도초중고/ 중1 (1985)

4. 우리 학교가 제일 좋아요
노래 우리 학교에 와보시라
시 학교 가는 길에서 · 윤애미_도꾜제3초급 / 초5 (1986)
우리 말 공부놀이 · 윤정란_도꾜제3초급 / 초2 (1987)
작문 잊을수 없는 졸업식 · 최성미_히가시오사까중급 / 중1 (1982)
뻐스려행 · 안나미_오까야마초중/ 초2 (1983)
회답편지 · 김영희_혹가이도초중고 / 고3 (1984)
작문 나는 《해바라기》신문 편집장 · 고순미_도꾜제4초중 / 초3 (1985)
언제나 단정히 하자요 · 박혜숙_도꾜제6초중 / 초2 (1985)
나의 자랑 · 송윤희_후꾸시마초급/초2 (1986)

5. 우리 학교를 지키는 사람들
노래 위하여
시 1원짜리 저금 · 리영수_도꾜제4초중 / 초3 (1983)
작문 교육회아주머니와 교육회부회장 · 량인선_히가시오사까제4초급 / 초6 (1979)
하늘까지 닿아요 · 김성혜_도꾜제8초급 / 초5 (1981)
아버지 · 허귀남_도꾜제3초급 / 초4 (1981)
통일을 앞당겨야 할 세대의 임무 · 윤창국_교또중고 / 고3(1978)

6. 나의 고향 나의 조국
노래 우리를 보시라
작문 나의 희망 · 권미숙_도꾜제8초급 / 초6 (1980)
국립평양예술단을 맞이하여 · 진복귀_가나가와중고 / 중3 (1980)
공책이름 · 박자_도꾜제8초급 / 초3 (1982)
시 할머니의 명태국 · 송사강_도꾜제8초급 / 초6 (1982)
작문 조선지도 · 리우자_이바라기초중고 / 고1 (1981)
시 분노의 목소리 메아리친다 · 좌소선_도꾜제1초중 / 중2 (1980)

7.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 분계선 코스모스
작문 전차 · 송귀수_요꼬하마초급 / 초2 (1981)
시 잘 가라 구원물자여 · 정잔디_가나가와중고 / 중3 (1984)
작문 조국통일을 위한 나의 첫걸음 · 김순화_도꾜중고 / 고2 (1988)
하나된 조국을 위하여 · 김윤순_도꾜중고 / 고3 (1989)

8. 대를 이어 떳떳한 조선사람으로_인터뷰
꽃송이, 40년 후
리향임_도꾜제1초중 교원
진복귀_조선무용수
고길미_나까오사까초중 어머니회
민족교육의 최전선
고철수_기따오사까초중 교장
강명세_도꾜중고 교원
강유선_사이따마초중 교원
우리학교 지킴이
리성대_가나가와남부초급 교육회 회장
김성화_교또제2초급 어머니회
량형우_NPO법인〈우리학교〉 이사장

9. 세대를 이어 이어 찬란하게 피는 꽃송이
작문 통일의 이음다리로 · 최혜림_도꾜중고 / 고3 (2019)

책 속으로

비석 홍달수_도꾜제8초급 / 초5 (1984) 나는 지금 《오고찌》땜우에 서있다 나의 눈앞에는 비석이 하나 서있다 비석에 새겨진 우리 동포들의 이름을 읽느라면 가슴이 꽉 막혀 눈물이 소리없이 흐른다 여기에도 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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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석 홍달수_도꾜제8초급 / 초5 (1984)

나는 지금
《오고찌》땜우에 서있다
나의 눈앞에는
비석이 하나 서있다

비석에 새겨진
우리 동포들의 이름을 읽느라면
가슴이 꽉 막혀
눈물이 소리없이 흐른다

여기에도
지난날의 피맺힌 력사가 있구나
나의 머리에는
지난날의 모습이 그려진다

정든 고향을 떠나
강제로 이 공사장에 끌려와
땜을 만들어가는
우리 동포들의 모습

무거운 짐을 나르며
세찬 강물을 막으며
물속에 뛰여드는
우리 동포들의 모습

배고파 힘이 져
강물에 흘러가고
콩크리트바닥에 쓰러져
목숨을 거둔 우리 동포들

아 비석을 보면
살려달라고 부르짖는
동포들의 소리 쟁쟁히 들려요

비석아 너는
이 자리에 오래오래 서서
지난날의 피맺힌 력사
되풀이하지 말자고
온 세상에 알려달라

아버지가 들려주신 이야기 오금순_도꾜제4초중 / 중2 (1982)

나는 이번 여름방학에 우리 조선인민이 나라를 빼앗긴탓으로 겪은 억울하고 슬픈 이야기를 아버지한테서 들었습니다. 언제나 상글상글 웃으시여 큰소리 한번 내본적없는 상냥한 아버지가 일본교과서문제가 신문이나 텔레비죤에서 보도되자 주먹을 불끈 쥐시며 《요것들 새빨간 거짓말을 뻔뻔스럽게 하는구나. 우리처럼 사실을 겪고 보고온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살아있는데 어떻게 검은것을 희다고 할수 있겠는가! 더러운것들!》 나는 그처럼 노하시는 아버지를 본것은 그때가 처음이였습니다.

나의 아버지는 일제가 총칼을 휘두르며 조선인민을 닥치는대로 마구 죽이며 조선을 하나의 무시무시한 감옥으로 만들었을 때 고향땅 제주도에서 살았습니다. 수정같은 바다물에 둘러싸인 제주도바다에 보물이 가득찬 제주도, 한나산을 우러르며 아침저녁 맑고 푸른 하늘아래서 농사짓고 화목하게 살아오던 제주도. 예로부터 삼다도라 돌과 바람과 녀자가 많다지만 소년들도 펄떡펄떡 뛰는 고기들을 좇아 꿈을 키우며 아지랑이 피여오르는 들판에서 나비 좇는 나의 고향 제주도.

일제의 마수는 여기에도 뻗쳐져 부지런히 일손을 다그치던 마을의 녀성들을 짐승잡아가듯이 랍치해간 사실. 팔팔한 청년들을 총검으로 자동차에 몰아 강제련행한 이야기. 들을수록 이가 갈리고 치가 떨리여 일제에 대한 증오심이 솟구쳐올랐으며 노하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점점 알수가 있었습니다.
일제가 과거 우리 나라에서 갖은 만행과 략탈을 일삼았는데도 오늘 일본당국은 우리 나라에 대해서 《침략》을 안했다고 우리 인민과 세계인민을 속이려고 하고있습니다.

아버지는 담배를 뻑뻑 피우시면서 이야기를 계속 하시였습니다. 일제는 조선사람의 성까지 빼앗으려고 하였답니다. 《창씨개명》이라 하여 조선사람들의 이름을 일본이름으로 몽땅 바꾸라고 한것입니다.
우리 집은 성이 《오》가입니다. 일제는 우리 집과 같은 《오》가는 《구레하라》, 《구레모또》로 《강》가이면 《야스하라》, 《야스모또》, 《야스나가》로 《김》가이면 《가네다》, 《가네모또》, 《가나야마》 등 조선사람의 석자이름을 일본식 넉자이름으로 고치라고 강요했답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 침략의 력사도 많지만 이름까지 바꾸라고 한것은 일본제국주의자만입니다.
이때 나의 증조할아버님은 이 창씨개명을 반대하시고 일제와 용감히 싸우셨답니다. 끝끝내 창씨개명을 반대하신 증조할아버지는 투옥당하셨답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증조할아버지는 아주 훌륭한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젠 세상을 떠나신지 오래 되지만 나는 이 증조할아버지를 그리며 마음속으로 무한히 존경하고있으며 자랑으로 여기고있습니다.

악독한 일제는 《황거례배》라 하여 마을사람들에게 아침 5시에 일어나 일본천황이 사는 궁전의 방향에 매일과 같이 절을 할것을 강요하였답니다. 남의 나라에 쳐들어와서 바다건너 저들의 천황이 있는 곳을 향하여 새벽 일찍 머리숙이도록 한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분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때도 역시 나의 증조할아버님은 반대하여 《그러한것 안해도 좋다.》고 하시며 5시가 되여도 혼자서 집안에 계시고 안나오셨습니다. 그때마다 가족과 친척들은 《병으로 누워있었다.》 등 적당한 구실을 들어 변명하며 피했다고들 합니다.

아버지는 또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아버지가 아직 제주도의 소학교에 다니던 어느날, 뜻밖에 교장선생과 교무주임선생이 난데없이 나타난 일본교원으로 바꾸어져 《오늘부터는 학교에서 일본말을 써야 한다.》고 호통쳤답니다. 성긴 수염을 만지며 《에험! 에험!》 뻐기는 교원앞에서 학생들은 놀랬고 우는 아이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다정한 동무들과 어깨 나란히 책상을 마주앉아 우리 말로 즐겁게 속삭이며 이야기꽃을 피우던 아버지들에게 벼락떨어지듯 갑자기 우리 말을 쓰지 못하게 하고 일본말을 쓰라고 사나운 눈을 하면서 일본교원들이 웨쳐다니지만 일본말을 모르는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아무리 어린아이들이라 해도 그들의 정신은 빼앗지 못했습니다. 학생들은 일본교원이 아무리 협박하여도 계속 우리 말을 써나갔습니다. 그러자 일본교장과 교무주임은 학생들이 조선말을 한마디 쓰면 뺨을 때렸다고 합니다. 이런 동무들은 뺨을 몇번 맞아도 굴하지 않았답니다. 이를 악물고 맞고서는 더러운 일본교원의 손때를 훔치듯 볼을 닦고 획 돌아서는 작은 소리로 우리 말을 써나갔답니다.

아무리 을러대여도 일본말을 쓰지 않는 모습에 골이 난 교장들은 변소청소를 시킨다, 바께쯔를 들게 하고 세운다? 이렇게 야단치다가 나중에는 《조선말 한마디에 벌금 1전》이라고 하면서 학생들로부터 돈을 빼앗아내였답니다. 1전이라는 돈이 어느정도인지 잘 모르지만 당시 1전이라면 빵을 3개 살수 있었고 도화용지는 7장정도, 습자종이면 12장 살수 있었답니다.
일본교장과 교무주임은 언제나 주산을 손에 들고 학생들이 몇마디 우리 말을 썼는가고 계산하면서 학교를 돌아다녔답니다. 그리고서는 한명씩 우리 말을 몇마디 썼으니 돈을 얼마 가져오라는 통지서를 나누기까지 하였다고 합니다. 그 종이를 집에 가져가니 할머니는 《아이구 이런 일이 있나!》고 분개하시며 울군 하셨답니다.

이런 일이 있은 이후 아버지는 생각끝에 동무들과 함께 약속했답니다. 《학교교문에 들어가면 입을 다물자. 말을 하지 말자.》고. 다만 《하이》, 《와까리마셍》의 두마디만 말했습니다.

그런데 심술궂고 악착하기 그지없는 일제놈은 조선아이들을 못살게 굴었답니다.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눈길을 가난한 제주도 어린이들은 양말도 구두도 신지 못하고 맨발로 학교를 다녔답니다. 꽁꽁 언 다리를 끌며 교실에 들어간 어린이들은 입김을 불면서 해님이 방긋 웃으며 녹여주듯 볕이 쪼이는 교실 창문가 한구석에 모여 몸을 녹이군 하였답니다.
얼마나 차겁고 쓰리였겠습니까. 그런데 일본학생과 지주집아들이 슬금슬금 기여들면서 일부러 얼어 퉁퉁 부어오른 아버지들의 발을 구두발로 힘껏 밟았답니다. 아버지의 발은 째져서 막 피가 터져나왔답니다. 아버지는 《으악!》 하고 교실안을 딩굴면서 《아이고 아이고!》, 《어머니! 어머니!》 하고 몇번이나 웨치면서 방울같은 눈물을 흘리였다고 합니다.

정말 들으면서 가슴이 터질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일본교장이 주산을 가지고 눈물로 얼룩진 학생들의 얼굴을 보면서 《너는 얼마! 너는 얼마!》 하면서 세여다녔다고 하니 얼마나 몸서리치는 이야기겠습니까. 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몇번이나 눈물을 닦았습니다.

일제는 우리 조국땅을 빼앗고 우리의 귀중한 재부를 몽땅 앗아가며 우리 말까지 없애려고 하였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백의민족이라 하여 청결하고 깨끗한 민족으로서 흰옷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일제는 그 흰옷까지 입지 못하도록 하였으며 길가는 사람들에게 먹물까지 뿌렸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나는 치솟는 격분을 억누를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아버지가 들려준 지난날의 일을 절대로 잊지 않을것입니다. 자신이 잊어버리지 않을뿐만아니라 내가 어른이 되면 자기 아이들에게 전하여나갈것입니다.
나는 일제가 그렇게까지 없애려고 발악했지만 우리 부모들이 피로써 지켜온 우리 말을 계속 지켜나갈것입니다. 언제 어데서나 아름다운 우리 말을 씀으로써 지난날은 부모들이 지켜왔지만 이번에는 우리의 힘으로 지켜나감으로써 다시는 망국노의 설음을 겪지 않도록 조선민족으로서 떳떳이 준비하여 나가리라 굳게 마음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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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떳떳한 조선사람’으로 살아가는 동포들이 〈우리 학교〉를 지켜내고 있습니다.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나를 조선사람으로 키워준 우리 학교를 지키는 것, 그리고 조국통일의 새 력사를 앞당겨나갈 조선청년으로 준비하는것, ...

[출판사서평 더 보기]

‘떳떳한 조선사람’으로 살아가는 동포들이
〈우리 학교〉를 지켜내고 있습니다.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나를 조선사람으로 키워준 우리 학교를 지키는 것,
그리고 조국통일의 새 력사를 앞당겨나갈 조선청년으로 준비하는것,
이것이 나한테 주어진 길, 나의 희망이다.
백두와 한나를 잇는 통일의 칠색무지개다리.
나는 되리라 통일의 이음다리.》
최혜림(도꾜중고 고3)ㆍ〈통일의 이음다리로〉 중에서

2018년 4.27판문점 선언으로 통일의 물꼬를 틔웠지만 여전히 우리는 분단된 조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분단은 70년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분단은 이제 곧 끝날 것입니다.
남과 북, 해외동포가 하나의 마음으로 싸워나가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통일의 이음다리’가 놓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남녘에서 발간한 『꽃송이』1집에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조선학교 학생들의 생활과 통일의 꿈, 차별에 맞서는 용감한 모습을 담았습니다. 발간 이후, 교육현장, 독서모임, 강연회, 통일행사에서 널리 읽히게 되었고, 재일동포사회를 더 많이 알게 되면서 우리 학교를 함께 지키고자, 마음들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1년 만에 발간되는 남녘의 『꽃송이』2집에서는 1978년부터 1989년까지 《꽃송이》 초기 작품집들 중에서 재일동포들의 삶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글을 뽑아서 정리하였습니다.

그토록 그리던 고향땅으로 돌아가지 못한 동포들이 우리 말과 글을 지키고 떳떳한 조선사람으로 살기 위해서 우리 학교를 세우고 그것을 지켜나가기 위해서 노력했던 모습, 가깝고 편한 일본학교를 마다하고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았습니다.
남녘의 학생들과 다르지 않은 귀여운 어린 학생들의 모습과 늠름한 선배들의 모습도 담았습니다.
또한 조국 통일의 이음다리가 되려고 애쓰는 학생들의 모습과 함께 세대를 넘어서 우리 학교를 지켜내기 위해서 치열하게 사셨던 동포들의 인터뷰도 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동포4세인 최혜림 학생이 쓴 《통일의 이음다리로》를 실었습니다.
동포들이 그토록 원하는 “떳떳한 조선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통일이 이루어져야만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동포들은 민족의 분열 속에서 북녘을 조국으로, 남녘을 고향으로 삼고, 차별과 혐오 속에서도 어렵지만 굳세게 버티며 잘 싸우고 계십니다. 동포들과 민족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있는 까닭입니다.

이 책은 〈조선신보사〉와 많은 동포들의 도움을 바탕으로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회원들로 구성된 편집진들에 의해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책을 만드는 과정이 통일로 나아가는 일이었습니다.
우리 학교 아이들이 사용하는 말이 남녘에서 쓰는 것과 다르거나 어려운 말들은 쉽게 알 수 있도록 밝혀 놓았습니다.
남북, 해외의 말과 문화의 차이가 우리 민족에게 다양성을 가진 풍부함이 되기 위해서는 남북, 해외의 더 많은 만남이 필요합니다.
우리 학교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을 얼른 다시 보고 싶습니다.
이 책을 통해 떳떳한 조선사람이 되고자 하는 동포들의 마음이 남녘의 동포들에게도 널리 전해지고, 더 큰 연대의 바람이 불길 희망합니다.
동포들이 나아가는 그 길에 『꽃송이』2집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 작은 힘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추천사]
겨울 추위가 아무리 매서워도
자연은 봄을 준비하는 꽃을 피웁니다.

권정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조선학교 학생들에 대한 유아교육·보육무상화(유보무상화) 제외 방침에 이어 최근에는 코로나19 마스크 배부에서도 조선학교를 제외한다는 일본정부의 방침이 전해져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다행히 재일 조선인들과 남북의 동포들이 차별에 맞서 단호한 투쟁을 벌인 결과 마스크 배부 제외방침은 철회되었지만 일본사회의 우리동포에 대한 뿌리 깊은 배제와 차별의 현실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일본사회가 보이는 이러한 모습은 식민지배의 역사에 대해 진정한 사죄와 배상이 없는 역사인식의 한계와 침략과 팽창의 욕구를 감추지 않는 극우의 전통이 여전히 일본사회를 지배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차별이 일상화된 땅에서 우리 민족의 전통과 문화를 지키고 후대들에게 계승하고자 하는 우리 동포들의 눈물겨운 투쟁을 우리는 잊지 않을 것입니다.
혐오와 배제 속에서도 꿋꿋이 우리 말과 글을 익히고, 우리 역사와 문화를 배워나가는 조선학교 학생들의 조국애를 우리는 지켜 나갈 것입니다.
코로나19 감염증의 확산으로 전 세계가 봉쇄되고, 이웃과의 일상적인 교류조차 차단된 때에 『꽃송이』2집 발간의 소식과 함께 조선학교 학생들의 소중한 마음이 담긴 따뜻하고 절절한 원고를 손에 받아들고 기뻐합니다.

차별과 배제 속에서도 민족혼을 잃지 않고 우리 민족의 전통을 지켜나가려는 조선학교 학생들의 마음이 모든 글들에서 차고 넘쳐납니다.
겨울 추위가 아무리 매서워도 다가올 봄을 기다리며 꽃을 준비하는 자연의 섭리를 새삼 깨달으며 기쁘게 원고를 읽었습니다.

『꽃송이』2집에는 조선학교 학생들에 대한 차별의 현실과 함께 분단의 현실을 반드시 극복하고 말겠다는 재일 조선학교 학생들의 의지가 실려 있습니다.
특히 분단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아이들의 마음과 재일 조선학교 학생들에 대한 차별이 식민과 분단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역사적 인식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꽃송이』2집이 남과 북, 재외동포들의 대단결을 통해 분단을 극복하고 일본의 군국주의화를 막아내며 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진정어린 사과와 배상을 이루어내는 길로 가는 작은 디딤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어려운 조건에서 원고를 모으고 예쁜 책자로 만들어 주신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관계자 분들과 동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 책의 발간이 차별받는 재일 조선학교 학생들에게 힘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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