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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한 개비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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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쪽 | A5
ISBN-10 : 8936433741
ISBN-13 : 9788936433741
담배 한 개비의 시간 중고
저자 문진영 | 출판사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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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1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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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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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그들의 고민과 방황과 사랑! 제3회 창비장편소설상을 수상한 문진영의 작품『담배 한 개비의 시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고민과 방황과 사랑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스물한 살의 여대생 '나'는 바쁘게 걷는 사람들 속에 속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혼자만의 고요한 세계에 있는 그녀에게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사람들을 관찰하고 음악과 책으로 위안을 얻는 일상을 벗어나는 것이 두렵지만, 그녀는 그들과 함께 지내며 조금씩 행복해진다. 하지만 마냥 즐거운 일상을 보내기에 현실의 무게는 너무나 버거운데…. 암담한 미래와 마주한 세대이면서도 자아와 사랑에 대한 고민으로 성장해가는 청춘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소개

목차

첫번째 기억
그냥 습관이야
다시, 여름
오늘의 날씨
다시, M
흡연의 계절
그들 각자의 고양이
이상한 나라의 물고기
그들만의 오후
까다로운 토마토
이곳을 여행하는 법
그럼에도 불구하고
찰랑찰랑
담배 한 개비의 시간

해설 / 강지희
심사평
수상소감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한국소설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하기 위해 2007년 제정된 창비장편소설상의 제3회 수상작인 문진영 장편소설 『담배 한 개비의 시간』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고민과 방황, 사랑을 생생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88만원세대’로서 현실의 무게에 힘겨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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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하기 위해 2007년 제정된 창비장편소설상의 제3회 수상작인 문진영 장편소설 『담배 한 개비의 시간』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고민과 방황, 사랑을 생생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88만원세대’로서 현실의 무게에 힘겨워하지만 ‘나’를 찾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고 주변과 더불어 살아가는 기쁨을 발견해나가는 인물들의 일상을 진지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포착한 이 소설은 심사위원들로부터 ‘비관적 현실을 담담하게 수락하면서도 타인에 대한 관심과 유대를 포기하지 않는, 성숙하고도 건강한 감수성의 세계’를 구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암담한 미래와 마주한 세대이면서도 취업과 ‘스펙’이 아닌 자아와 사랑에 대한 고민으로 성장해나가는 소설의 인물들은 이 시대의 젊은 세대들 또한 늘 아름다운 삶을 꿈꾸는 푸른 청춘이라는, 당연하지만 잊기 쉬운 사실을 새롭게 일깨운다. 반짝이는 햇빛, 찰랑이는 빗방울과 함께한 청춘의 설레는 여름을 이토록 흥미롭게 그려낸 작가가 1987년생, 약관의 나이라는 점은 이 성장 이야기가 앞으로 한국소설의 성장에 중요한 기점이 되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 여름의 편의점

‘나’는 스물한살의 여대생이다. 남산타워가 보이는 이태원의 한 옥탑방에서 자취하는 그녀는 여름방학 동안 강남대로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말끔한 정장차림의 잘나가는 직장인들로 가득한 강남대로에서 캐주얼한 차림으로 느릿느릿 걷는 사람은 나뿐이다. 그녀는 강남대로에서도, 학교에서도 앞만 보며 끊임없이 무언가를 향해 바쁘게 걷는 사람들 속에 속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이어폰을 꽂은 채로 책을 읽고 있으면 눈과 귀가 완벽히 차단되어서 외부에 일절 신경을 쓰지 않게 되는 점이 좋았다. 그리고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것도 좋았다. 잠자리에 누우면 스탠드를 끌어당겨 켜고, 책을 읽다가 졸리면 잠들었다. 그러면 어떤 식으로 내일 하루를 보낼지 생각하기 전에 잠들 수 있었다.

내일 하루도, 이렇게 보내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혼자만의 고요한 세계에 있는 그녀에게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계절학기 수업에서 처음 만나 가까워진 복학생 M과 편의점의 전 타임 알바생 J, J의 짝사랑이자 근처 까페에서 알바를 하는 ‘물고기’가 그들이다. 사람들을 관찰하고 음악과 책으로 위안을 얻는 일상을 벗어나는 것이 두렵기도 하지만, 그녀는 이들과 함께 지내며 조금씩 행복해진다.

<그의 목소리는 빗소리를 닮아 있었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마음이 조금씩, 조금씩 평온해졌다. 그것은 마치 깊은 어둠 속에 누워 있을 때처럼 수선스런 마음의 동요들을 천천히 지워가는 그런 평온함이었다. 그와 함께 있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조금씩, 조금씩 이 세상에 익숙해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마냥 즐거운 일상을 보내기에 청춘에게 가해지는 현실의 무게는 너무도 무겁다. 그녀는 결국 이들 모두와 이별하며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조금씩 깨달아간다.
버스 안에서 흔들리던 그녀에게 자신의 팔을 잡고 안정을 찾게 해주고 그녀의 생일날 육교 위에서 함께 맥주를 마셨던 M은, “너는 뭔가 할 것 같은 놈이었는데”라는 동창의 말에 혼란스러워한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서 살고자 했던 그에게, ‘남들 하는 만큼’ 하기도 버거운 취업이라는 현실은 끝내 그녀에게 마음을 열 용기를 앗아간다.
‘그냥 살아 있기’만 하는 게 삶의 목표이기에 모든 걸 떠나서 절에 들어가 살아보고 싶다던 J와, 세계일주를 꿈꾸며 여행지에서의 짐은 최대한 가볍게 해야 한다던 물고기는 어느날 함께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나고 만다.
자신만의 세계에서 고요한 삶을 살다가 이들을 통해 사랑과 인생에 대한 생각을 키워나가던 그녀에게 이들의 부재는 커다란 상실이다. 결국, 아르바이트도 그만두고 “총체적으로 흔들리”던 그녀는 태어난 이후 처음으로 눈물이 “발목까지 찰랑찰랑”할 정도로 펑펑 운다.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 숨어버린, 혹은 사그라진 이들을 잃고, 혼자 남아 여전한 현실의 무게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그녀는 결국 삶이란 다른 무엇보다 ‘내가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 깨달음을 얻는 순간, 삶은 결코 미지의 대상도, 모든 것이 공허한 결핍의 공간도 아닌 아름답고 충만한 가능성의 공간이 된다.

<“말보로 라이트 한 갑 주세요.”
나는 예의 그 플라스틱 의자에 걸터앉았다. 남산타워는 아주 오래된 한 그루의 나무처럼 오늘도 그곳에 서 있었다. 맑지도 않고 구름도 없는 어중간한 잿빛 하늘로부터, 붉은 석양이 어슴푸레한 경계를 만들고 있었다, 나는 처음으로 그것을 아름답다고 느꼈다.
조심스레 담뱃갑의 비닐 포장을 벗겨낸 후, 나는 담배 한 개비를 꺼내어 입에 물었다. 그리고 나서야 알았다. 내게는 라이터가 없다는 것을. 나는 담배를 입에 문 채로 후후, 하고 소리 내어 웃었다. 담배가 윗입술에 달라붙어 내가 웃을 때 따라서 흔들흔들, 했다. 그래서 좀 더 웃어야 했다.

나는, 울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슬프지 않다

소설에서 주인공 ‘나’를 제외한 모든 등장인물들은 담배를 피운다. 인물들이 수시로 ‘쐐-’한 표정을 지으며 담배를 피울 때, 그것은 무력한 채로나마 세계에 적응, 혹은 저항하려는 청춘의 알레고리를 이룬다.(강지희 「해설」) 사방이 꽉 막혀 편의점과 까페의 아르바이트 말고는 달리 갈 곳이 없는 이들에게 담배 한 개비의 시간은 자신이 살아 있음을 실감하는 유일한 시간인 것이다. 실제로 각각의 인물들이 피우는 담배는 그 인물의 성격을 상징화한다. ‘할 줄 아는 만큼만 하면서 고고히 살면 되는 줄 알았던’ M은 졸업을 앞두고 취업전선에 서서야 그러한 삶이 자신에게 선택불가능한 영역이었음을 깨닫고 자괴감에 빠지며 혼란스러워한다. 그래서 그가 피우는 담배는 ‘(존재의) 이유’라는 뜻을 가진 레종(멘솔)이다. 담뱃갑이 예뻐서 말보로 라이트를 피운다는 물고기에게는 물질도, 관계맺음도 모두 순간의 감각을 유희할 대상에 다름아니며, 대학도, 군대도 가지 못한 채 수년째 편의점 알바를 하며 존재감 없이 살아갈 뿐인 J의 담배는 가장 평범하고 특색없는 디스 플러스이다.
소설은 이렇듯 지금의 20대란 담배를 피우는 행위 외에 주체적으로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은 세대라고 말하는 듯하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이 세대는 이전 몇 세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조건을 타고난 이들이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슬픔에 빠진 엄마의 뱃속에서 자랐기에 “엄마의 슬픔을 양분으로 삼아 자라났”다는 소설의 도입은 이러한 태생적 결핍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그러나 소설의 마지막, 여전히 미래가 암담한 가운데 맞이한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에도 그녀는 울지 않는다. 오히려 “후후, 소리내어 웃”으며 “나는, 울 필요가 없는 것이다”라고 단언한다. 태생적으로 슬픔을 안고 나왔지만, 담담하게 그 슬픔을 인정하면서 삶에의 의지를 표출해나가는 이 장면이야말로 바로 이 소설의 간명한 주제이자 청년세대가 남루한 현실을 딛고 의연히 살아가기 위해 지녀야 할 삶의 방식인 것이다.
평론가 강지희는 “『담배 한 개비의 시간』은 성장소설의 일반적인 방식대로 사회와 화해하거나 불화하는 두 갈래의 길에서 벗어나 다른 길을 간다”(해설)고 평했다. 주인공은 외부가 강제하는 무언의 억압적 구조와는 거의 무관하게 내면적 변화를 통해 성숙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랬듯 이 시대의 젊음들 또한 어떻게든 성장한다. 모두가 무언가에 홀린 듯 정신없이 달리면서 자신의 존재를 잊어가는 이 시대. 그럼에도 깊이도, 생각도 없다고 모두에게 손가락질 받는 젊은 세대가 실은 이 무언의 억압적 구조 속에서 내면의 성숙을 일구고 삶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중이라는 희망을 이 작품은 상기시킨다. 저마다의 ‘담배 한 개비의 시간’을 통해 슬픔을 뛰어넘고 있는 수많은 청춘들에게 건네는 아름다운 젊음의 노래. 이것이 바로 『담배 한 개비의 시간』이 지닌 소중한 의미이다. 스물셋의 나이로 동세대의 고민과 성장을 정면으로 다룬 신인의 등장에 기대와 격려를 보낼 만한 이유는 이 당찬 책임감만으로 충분할지 모른다.

추천사

부유하는 젊은이들의 초상을 경쾌하게 묘파한 이 소설은 청년세대가 고유하게 포착할 수 있는 일상세태의 현실과 문화적 감수성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무심하게 툭툭 던지는 듯한 인물들의 말투에서 묻어나는 유머와 발랄한 감수성은 이 소설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 심사평 중에서

가장 최신의 소란과 속도를 상징하는 ‘강남대로 한복판’의 편의점과 까페에서 뜻밖에도 이 젊은 작가의 걸음은 조용하고 느리기만 하다. 언어는 간결하면서 단언적인데 뜻은 단순하지가 않고 박명처럼 희붐하다. 하여 작품은 분명 젊지만 그냥 젊지만은 않다. 부사가 동사처럼 다가오는 문장이며, 정물화와 같은 인물 형상화 등도 남다른 색깔이다. 그래서일까 흑백으로 쉬 분간되지 않는, 그러나 어둠과 햇빛을 함께 껴안고 자기 삶의 무늬를 만들 줄 아는 어떤 깊이가 이 신예작가에겐 있다. 담배연기처럼 흩어지는 속에서 그만의 연기(緣起)를 포착해내는 젊은 소설의 한 출발을 눈여겨보라. - 임규찬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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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담배 한 개비의 시간 | do**li3321 | 2011.02.18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한 도서 월간지에서 이 책을 '대학생 이라면 한 번쯤 읽어봐야 할 소설'이라고 분류해 놓았길래 바로 다음날 도서관으로 갔다. ...
    한 도서 월간지에서 이 책을 '대학생 이라면 한 번쯤 읽어봐야 할 소설'이라고 분류해 놓았길래 바로 다음날 도서관으로 갔다. 난 담배를 피지않아서, 한 개비에 피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혹은 무슨맛인지 알지 못하지만 마냥 행복한 느낌은 아닐것이다. 20살 대학 입학후 학업에 대한 방황을 한 주인공은 이런저런 삶에 염증을 느껴 무작정 휴학을 한다. 무미건조하면서 길게 이어지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만나는 인물들을 둘러쌓고 벌어지는 이야기. 사실 이야기라 하기에도 좀 뭐한 사소한 일상들이다. 예전에 읽었던 '혼자있기 좋은 날'이라는 일본소설과 비슷한 분위기..
     
     사실, 초반만 읽고 별 감흥을 못느껴 다른 책을 볼까하다가 이 책의 작가가 나와 동갑이길래 그녀의 재능이 급 궁금해져 결국 다 읽었다. 작년 출간되었으니까 당시 24살 이었을텐데, 뭔가 자신의 방향을 찾아 나아가고 거기에 능력을 인정받은 그녀가 부러워졌다. 무엇이든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고, 어떤일을 할 때 기뻐해 그것을 직업으로 삼겠다라는 결심을 한 사람은 행운아이다. 나는 아직도 갈팡질팡거리며 찾고있다.
     소설 주인공은 '나'로 표현되고, 등장인물들은 M,J등 축약형으로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 소설의 먹먹한 느낌을 잘 표현해내고 있는 표현이다. 솔직히 평범한 것보다 더 평범하지 않은 일상이야기가 답답했다. 등장인물들은 끊임없이 자기내부로만 이야기를 나누며 극히 일부분의 인간관계로 세상과 소통한다. 단순히 넘어갈 수 있는 상황에 수 많은 의미를 부여하며 계속 속으로 침전한다. 가끔 매체를 통해 들을 수 있는, 오타쿠. 밖과는 단절한체 모든것을 자기 내부에서만 찾는 그런 느낌이랄까. 캐릭터를 이해하고 싶었지만 그게 쉽지 않았다. 이 소설은 방황하는 20대의 내면을 그렀다고 한다. 어느정도는 인정, 그것을 조금 더 밖으로 드러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책 한권을 다 읽고 리뷰를 쓸생각에 무슨말을 할까 고민하다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인터넷상에 다른 독자들은 어떻게 느꼈을까 하는 생각에 리뷰를 보았는데, 세상에! 어쩜 나와 그리 차이가 나던지, 놀랬다. 누군가는 고독을 봤고 누군가는 희망을 봤다. 한 책으로도 수 많은 생각의 차이가 난다는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인정했다. 소설가 古박완서 선생님은 책을 읽고 후기를 잘 안 남기신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후기는 무엇이던 그 때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에 솔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맞는 말 같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난 일기를 쓰는듯한 이 느낌이 좋다.
     
     난 담배에 애정이 없고 앞으로 피울일도 없을것이다. 무언가가 너무 복잡해 휴식이 필요할때, 흡연자들은 담배를 피지만 비 흡연자들은 무엇을 할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세상에 '담배 한 개배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시간을 사람들은 어떻게 보내고 또 극복을할까, 아니 혹은 잠잠히 받아들일까... 이건 앞으로 내가 찾아야할 숙제같다.
  • 일을 하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를 비교해 놓은 표를 보게 되었습니다. 국제기구나 정부 통계를 인용한 것이니 거짓은 없어 보였습니다. 뭐 물론 현 정부는 통계를 조작하는 일이 있더라도 조금 더 나아 보이려 애를 쓰겠지만 말입니다.   ...
    일을 하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를 비교해 놓은 표를 보게 되었습니다. 국제기구나 정부 통계를 인용한 것이니 거짓은 없어 보였습니다. 뭐 물론 현 정부는 통계를 조작하는 일이 있더라도 조금 더 나아 보이려 애를 쓰겠지만 말입니다.
     
    그 중 몇 가지만 본다면 우선 1인당 국민총소득이 2007년 21,659달러였던 것이 2009년 17,175달러로 줄었더군요.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리고 노무현 정부가 민생을 다 말아먹었다고 하던 게 누구였던가요. 혹시 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아니었나요?
     
    국가채무 역시 2007년 3.6조 원 감소를 보였지만, 이명박 정권 들어 지금까지 51조 원이 늘었습니다. ‘조’라는 단위가 상상이 가십니까. 실업률은 2007년 12월 3.1%에서 2010년 1월 5.0%가 되었고요. 책을 통해 씁쓸하게 느꼈던 청년실업은 2007년 7.5%에서 2010년 10%로 두 자리를 채웠네요. 축하드립니다.
     
    아, 제 직업과 관련해서 중요한 것인데, 언론자유지수라는 것이 있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에서 발표한 것인데요. 노무현 정부 때는 31위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지금은? 예상되시죠? 69위라고 합니다. 이것도 역시 축하드립니다. 언론의 자유를 이해하지 못하는 정부. 아니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정부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면 아니 되겠지요.
     
    그런데, 경제엔 전문가라는 분들이 왜 IT지수까지 이 모양일까요? 노 정부 때는 3위까지 올라간 순위가 지금은 16위네요. 위대하신 삼성과 엘지에게 책임을 떠넘기실 생각인지요. 뭐 암튼 씁쓸하네요. 우리가 도대체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렇게 형편없는 정부를 만들었는지 말입니다.
     
    왜 하라는 서평은 하지 않고 이렇게 ‘노빠’스러운 글을 연타로 날리는지 의아해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뭐, 제가 살짝 노빠라는 것은 인정하겠습니다. 지금도 블로그에는 김대중 대통령님과 함께 노짱의 추모 배너가 올라 있죠. 사이트가 자체적으로 내리지 않는 이상 제 의지로 내릴 생각은 영원히 없습니다. ‘노빠’라고 하시면 ‘노빠’ 맞습니다.
     
    다시 한 번, 왜 제가 이런 이야기들로 글을 여느냐면, 《담배 한 개비의 시간》을 읽은 후, 또 읽는 동안 가슴이 아릿아릿해지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수업을 제쳐가며, 식음을 전폐하며 사랑해야 할 나이의 젊음들이, 사랑마저 거부하고 움찔해야 하는 현실. 자신이 타인으로부터 인식되고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에조차 적응하지 못하는 청춘들을 만날 때의 무참함. 바로 그것 때문입니다.
     
    작가는 어린 나이지만 날카로운 시선으로 자신들의 젊음이 유폐되고 은폐되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물론 경쾌하고 발랄한 문장들이 우울함을 반감시켜주고, 때로는 가벼운 웃음을 주지만, 결국 주인공들의 삶은 억지로 떠밀린 것을 자기 식으로 적응시킨 것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그것이 비현실적 낙관주의, 혹은 염세주의나 빤히 들여다보이는 ‘작은 일탈’보다는 나아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네들이, 새로운 희망을 찾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살아남아야 하니까요. 하지만 서글픕니다. 감출 수가 없습니다. 이들의 방황과 고통, 무감각과 회피 등이 모두 그들의 책임이나 잘못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그것도 잘 났다고, 자타가 공인해주는 사람들은 말합니다. “1명이 1만 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가 온다”고. 이 얼마나 소름끼치는 말입니까. 그 한 명이 그만 죽어버린다면, 1만 명의 사람들도 죽어야 하는 것인가요. 그 잘난 한 명을 위해 1만 명의 요구, 자유, 권리는 무시되어도 좋은 것인가요. 우리는 이미 경험하고 있습니다. G20이란 별 쓰잘머리 없는 행사를 위해 전 국민들이 무시되었지요.
     
    책은 ‘소설 읽기’의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작가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질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작가가 더 넓은 이야기,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길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시대가 안기는 너무 많은 괴로움 중 젊은이들을 압박하는 ‘먹고 사는’문제에 대한 혐오감이 일었습니다. 스멀스멀 기분 나쁜 감정이었습니다.
     
    너무 부정적으로만 작품을 읽은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작가 역시 깊이 없고, 사랑마저 잠식한 불안 앞에 마냥 움츠린 젊음만을 표현한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일어서는, 시대에 맞게 ‘진화해 나가는’청춘을 그리고 싶었을 테지요. 그렇게 저도 읽었습니다.
     
    하지만 비겁한 자기 합리화일까요. 전 그들에게 마냥 ‘너흰 할 수 있어, 힘을 내’라는 응원을 할 자신이 없습니다. 그들 스스로 100% 진화가 끝났다 해도, 여전히 사회는 그들을 단순 소모품으로 인식할 테니까요.
     
    앞서 나열한 통계자료들이 결코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합리화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음을 밝힙니다. 당시에도 많은 이들이 고통 받았고, 또 그 후과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그러한 정권을 온갖 방식으로 음해하고 비난하고 깔아뭉개며, 집권한 정권이 오히려 그보다 더 못한 짓거리로 국민들을 착취하는 꼴이 역겨울 따름입니다. 3년 째 예산안 날치기라는 세계 정치사에 길이 남을 추태를 부리고도, 북에 대한 안보정국으로 이를 슬며시 넘어가려는 후안무치한 정권. 이런 정권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우리는 단순히 팔자 좋게 응원만 하고 있을 순 없습니다.
     
    많은 것을 떠오르게 하고, 많이 부끄럽게 한 소설이었습니다. 읽는 재미가 쏠쏠했지만, 반성과 후회 역시 아주 쏠쏠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 담배 한개비의 시간 | ra**h6356 | 2010.06.09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교보문고의 한국소설 평대를 별 생각업이 지나가다가.. 역시 별 생각없이 손에 들게된 이 소설. &n...

     

    교보문고의 한국소설 평대를 별 생각업이 지나가다가..

    역시 별 생각없이 손에 들게된 이 소설.

     

    띠지에 광고하고 있는 '제3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이라는 것보다..

    표지를 넘겼을때 눈에띄는 다소 귀여운 외모의..

    게다가 무려 87년생이라는(어..어리다..^^;)  작가 이력에 먼저 관심이 갔던 것은..

    그것이 이 책을 읽게 된 이유....가 전혀 아니...진.. 않다는... 말..이다..^^;;;;

     

    아마도..내가 읽은 가장 어린 작가의 작품이지 싶은데..

    80년대 후반생의 이야기에..어느정도 공감할수 있을까....라는..

    맘도 있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선 채로 다 읽어버렸다..

     

    책이 워낙 얇은 탓도 있었지만..(180페이지 정도?)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이토록 흡인력 있으면서도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담담하게 써내려갈수 있는 20대 초반의 작가라.....

    글쎄..쉽지 않을꺼 같다.

     

     

    개인적으로는 에쿠니 가오리의 '호텔 선인장' 을 읽을때의 느낌이랄까...?

    뭐..전혀 연관성이 없긴 하지만....그냥 그런 느낌이 들더라고..

    'J'와'M' 그리고 '물고기' 와 '나' 가

    호텔선인장의 '모자' '오이' '숫자' '2'랑 비슷했던 모양이다 ㅎㅎ

     

     

    아무튼.

    브라보.

    꽤나 읽을만한 소설.

     

    문진영.

    기억해야지..그 이름.

     

     

     

  • 당당하기보다 담담하기. | al**182 | 2010.04.20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한 소녀의 삶을 들여다본다. 곧 비가 내리고 담배 연기를 쐐-하게 뿜는다. 취향대로? 습관처럼. 상관없이, 존재하는 그들...

    한 소녀의 삶을 들여다본다.

    곧 비가 내리고 담배 연기를 쐐-하게 뿜는다.

    취향대로? 습관처럼. 상관없이, 존재하는 그들. 자라는 것도 힘들어지는 날들.

    어디에 소속될까 어디에 거할까 어디에 자리할까

    그들이 묵는 편의점 옥탑방 고시원 반지하 피씨방은 도시의 피난처에 지나지 않는다.

    쉴새없이 그곳을 오가는 삶을 반복하는 도시 피난민들같은 청춘. 자유는 확실히 사치다.

     

    나는 그들을 수시로 스쳐 지난다. 지하철에서 편의점에서 순대국밥집 구석진 자리에서.

    초식동물과 식물의 중간 형태로 아무것도 피력하지 않은 채 성장하는 그들.

    그들의 어깨에 손을 얹기에도 눈을 마주하고 희망을 말하기에도 버거운 나는

    그저 담담하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밖에. 물론 그들이 이야기하기 원할 때만.

     

    생동감있는 문체. 실존하는 듯한 등장인물들. 

    무거운 주제의식대신 담담한 현실인식이 돋보이는 이야기.

    심심한 듯하지만 잘 직조된 구성과 뭉클한 책의 말미까지.

    박수 세 번 짝짝짝, 별 네 개 반짝반짝반짝반짝.

     

    '오늘의 책'이라 찍어 젊은이들에게 SEND하고 싶다.

     

     

     

    "한땐 다루는 악기를 보면 연주하는 사람을 알 수 있다고 생각했지."

    "지금은 아니에요?"

    "지금은 잘 모르겠어. 살면서 자신이 세운 가설을 증명하거나 반박하는 사람은 드물어. 그냥 좀더 쉽게 그러려니, 하게 되는 거지."

    그가 카운터에 한쪽 팔을 기대고 선 채로 이야기를 계속했다.

    "아무튼, 그래서 난 거꾸로 생각한 거야. 베이스기타를 다룰 줄 알면 베이스기타와 어울리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하고."

    "베이스의 어떤 점이 좋았는데요."

    그는 새삼스럽다는 듯 자신의 손가락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며 말했다.

    "글쎄, 있을 땐 잘 모르겠지만 없으면 상당히 허전한 거지, 베이스의 존재감이란 건. 확실히 음을 가졌지만 실은 리듬이 더 중요하거든. 높은 파장을 내기 보다는 두둥, 진동을 만들어낸다는 점이 좋았어."
    "음."

    "깊이가 있는 악기거든, 그게. 그 시절의 내가 갖고 싶었던 건 바로 그 약간의 깊이였던 것 같아."

    "깊이......"

    "그래, 그런 시절이었으니까. 모두들 너무 말이 많았어. 결국 근본적으로 바뀐 건 하나도 없었지만, 어쨌던 모든 게 바뀌어가고 있었지. 그때는."

     

     

     

    쏟아지는 빗속에 서 있으니 그녀는 어제보다 조금 더 물고기처럼 보였다. 물론 얼굴 생김새가 구체적으로 물고기와 닮았다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느낌이었다.

    개나 고양이의 눈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확실히 무언가가 소통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물고기나 새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나는 물고기나 새를 좋아하지 않는데, 그것은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어서 무섭기 때문이다. 물론 굳이 알 필요는 없긴 하지만.

     

     

     

    그랬다. 그녀는 마치 조르바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조르바처럼 하늘로 솟아오를 듯이 펄쩍펄쩍 춤을 추기보다, 그저 사소한 모든 감동들을 조용히 마음속에 간직하는 타입이었다.

    그리고 때때로 그것을 꺼내어 곁에 있는 사람의 손에 살며시 쥐여주곤 하는 것이다. 그것이 손안에서 파르르 떨면, 그 사람은 살아있다는 게 어떤 건지 조금은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래, 어쩌면 당신은 늘 내게 책장을 펼쳐 보이고 있는 한 권의 책이었는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것이 내가 알고 있는 언어로는 도무지 해독해낼 수 없는, 난해한 문장들로 가득 차 있다는 점이었다.

    그는 종종 나를 웃게 한다. 가끔씩은, 크게 소리내어 웃게도 한다. 나 역시 그를 웃게 하지만 그는 단 한번도 소리내어 웃지 않는다. 내가 그를 웃게 하지 않으면, 그는 웃지 않는다. 내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는, 그는 웃지 않는다.

    나는 어쩐지 소모된 느낌이다.

     

     

     

     

  •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그래서 담 배 한 개비를 피는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리는지 모른다. 그리고 담배 한...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그래서 담 배 한 개비를 피는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리는지 모른다. 그리고 담배 한 개비가 그것을 물고 있는 이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알 수가 없다. 그저 담배 냄새에 익숙해 있을 뿐이다. 피우지는 않지만 익숙한 냄새. 그것이 내가 아는 담배의 전부이다. 누군가는 죽을 것 같아 피우고 누군가는 살기 위해 피우고 또 누군가는 그저 습관으로 피우는 담배를 나는 냄새로 기억할 뿐이다.


    문득 피우지도 않는 담배에 대해 잠시 생각을 해본 건 『담배 한 개비의 시간』이란 소설 때문이다. 제3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인 이 소설의 제목을 보는 순간 잠깐 스치듯 해본 생각이다. 분명 그리 길지 않을 그 시간동안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 것일까. 그리고 저자는 담배를 피울까. 담배는 어떤 맛일까. 생뚱맞은 질문들을 떠올리며 이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늘 그렇듯이 수상작이란 소설을 읽을 때 느끼는 다소의 기대감과 함께...


    스물한 살의 나는 강남 한복판에 있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바로 전 시간대에 일을 하는 동갑내기 청년 J, 편의점 근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물고기를 닮은 그녀. 그리고 선배 M은 그저 그런 취업준비생이다. 나를 포함한 4명의 청춘남녀는 자신들이 서 있는 그 곳에서 애착도 그렇다고 특별한 불만도 없이 청춘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저 일한 만큼 받고 받은 만큼으로 사는 그들은 그래도 저마다 하고픈 것이 있다. J는 산사로 들어가 조용한 생활을 하기를 원하고 물고기 그녀는 세계일주를 꿈꾼다. 선배 M은 취업을 해서 남들과 같은 직장인이 되려고 한다. 하지만 나는 특별히 바라는 것이 없다. 단지 내일 할 일을 생각하기 전에 잠드는 삶에 별다른 불만이 없을 뿐이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친절하지도 불친절하지도 않은, 맛이 있지도 없지도 않은, 게다가 인테리어의 일관성이라고는 저 순대국밥집만큼도 없는, 말 그대로 뭐 하나 볼 것 없는 가게였다. (P.125)


    뭐 하나 볼 것 없는 가게를 닮은 4명의 청춘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처지에 그리 불만이 없어 보인다. 특히 주인공 나는 그저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들, 습관적으로 맥주를 마시고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들을 뿐 더 이상 삶에 대해 어떠한 제스처를 취하려 하지 않는다. 마치 입구가 출구인지도 모른 채 그 문을 지나쳐 막바른 골목을 마주친 사람처럼...


    그저 우리는 하나의 문을 열고 들어가 잠시, 혹은 퍽 오래 걷다가 막다른 골목을 만날 뿐이다. 그리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서는 그 문을 다시 열고 나오는 것이다. 입구가 출구이기도 하다는 것을 모른 채, 우리는 우리가 본 막다른 골목과 거기 이르는 길의 풍경에 대하여 이야기 할 것이다. 그리고 출구는 없었다,고. (p.157)


    입산을 한다던 J와 세계일주를 간다던 물고기 그녀는 함께 교통사고를 당해 J는 죽고 물고기 그녀도 큰 부상을 입는다. 나는 이 사실에 큰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울지는 않는다. 친구를 잃은 상실감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둘러싼 공기는 어느새 그녀가 흘려야 할 눈물마저 머금은 채 항상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던 것이다. 


    굳이 울 필요도 없고 굳이 관계를 만들어갈 필요도 느끼지 못하는 청춘의 모습. 지독한 외로움과 고독감이 나를 에워싸도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액션을 취하지 않는 청춘. 그것은 체념과 불신과는 또 다른 청춘의 자화상이다. 자신의 청춘에 무작위함으로써 근거 없는 희망과 불투명한 미래에 끌려가려 하지 않을 뿐이다.


    청춘의 동의어가 열정(순수함을 포함한)이었던 시절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지금의 청춘에게 남은 건 치열함 혹은 좌절과 체념 그것도 아니면 그냥 무덤덤함이다. 그리고 이 소설은 주인공 나를 통해 무덤덤한 청춘을 보여주고 있다. 반지하 원룸이나 고시원같은 작은 방에서 날개를 펼치고 싶으나 펼칠 수 없어 그 좁은 곳에 자신의 몸을 변형시켜가는 사람들처럼 우리의 청춘은 그렇게 조금씩 좁은 방과 같은 병목형 사회에 맞추어 변형되어 가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소설의 등장인물 중 유일하게 담배를 피우지 않던 나는 물고기 그녀의 병문안을 다녀오면서 말보로 라이트 한 갑을 산다. 타인의 담배 냄새에만 익숙해져 있던 주인공은 이제 자신도 담배를 피우려 한다. 이는 어쩌면 담배 냄새로 간접적인 인간관계만을 맺어 오던 주인공이 이제 좀더 적극적으로 타인의 삶에 들어가려 한다는 의지일지도 모른다. 함께 담배 한 개비를 피우는 동안 좀더 가까워져 있을 타인과의 관계. 지금 우리 청춘이게 필요한 건 어쩌면 함께 담배 한 개비를 피우는 순수한 시간일지도...


    내가 나이를 먹긴 했나보다. 나는 여전히 80년대생 작가들의 이야기에는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는다. 그리하여 의식적으로 그런 작가들의 소설을 피하게 된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런 나의 편견을 살짝 깨주었다. 어떤 극단에 치우친 이야기나 너무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저 자신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바라볼 수 있는 그러면서도 그것을 또 담담하게 글로 표현할 수 있는 20대 작가도 있다라는걸 알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살짝 밋밋한 비의 맛을 닮은 이 소설이 대다수 청춘들의 모습과 겹쳐지면서 나도 모르게 잔잔한 안쓰러움이 배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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