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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한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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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1쪽 | A5
ISBN-10 : 8936471384
ISBN-13 : 9788936471385
특집 한창기 중고
저자 강운구와 쉰여덟 사람 | 출판사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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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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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책 잘 도착했구요.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oit*** 2020.04.02
59 배송빨라요. 책상태 깨끗하네요 ^^ 5점 만점에 5점 fi*** 2020.03.24
58 깨끗하고 좋아요~~ 5점 만점에 5점 ejrtj*** 2020.01.08
57 책상태 넘 좋네요 감사드려요~ 5점 만점에 5점 lllj1*** 2019.11.22
56 확인 문자도 주시고 빠르게 배송되고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dy*** 2019.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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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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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사의 거목 한창기에 대한 특집

고(故) 한창기의 삶과 행적을 돌아본 추모글 모음집 <특집! 한창기>. 잡지 '뿌리깊은나무'와 '샘이깊은물'의 발행인이자 편집자였으며, 한국브리태니커회사 창립자이자 경영인으로 한국 문화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한창기의 타계 10주기를 기념하는 책이다. 한창기라는 인물을 기리는 다양한 장르의 글과 화보로 구성된 잡지의 특집 형식으로 기획되었다.

이 책에는 잡지 '뿌리깊은나무'와 '샘이깊은물'의 기자, 편집위원, 그리고 필자로 참여했던 사람들, 우리의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창기와 통했던 사람들, 또 다양한 사연으로 그와 우정을 나누었던 사람들이 참여하였다. 남다른 미의식과 우리 문화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했던 한창기의 다양한 얼굴을 쉰아홉 명의 필자들이 되짚어보고 있다.

한국 잡지사를 새로 썼다고 평가받는 '뿌리깊은나무'의 탄생에서부터 한국 고미술 수집가였던 한창기의 컬렉션에 대한 대담, 사진가 강운구가 찍은 한창기의 사진, 그리고 개인적인 인연에 대한 이야기까지 한창기에 대한 다채로운 기억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한창기의 '한산 모시' 관련 취재기사, 한창기 연보, '뿌리깊은나무' 53권의 표지 원색 사진 등을 함께 수록하여 자료적 가치를 더했다.

저자소개

궁벽한 시골 전남 보성군 벌교읍 고읍리 태생. 학업에 정진하여 1957년 스물한살에 서울법대 입학. 재학중 대통령배 영어웅변대회에서 일등하여 경무대에 초청받아 대통령 이승만을 만났고, 미국의 전 부통령 험프리가 “이제까지 만나본 동양 사람 중에서 가장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라 꼽을 정도의 영어 능통자. 한국사회에서 이른바 출세의 보증수표인 학벌과 영어를 완벽히 갖춘 사람. 만약 당신이라면 어떤 직업을 선택하겠는가. 학벌과 영어의 광풍이 휩쓰는 한국사회에서 자라온 사람이라면 십중팔구 법조인 아니면 정치인의 길을 걸을 것이다. 그러나 인생의 갈림길에서 ‘더 풀이 나 있고 사람 흔적이 적은 길’을 선택한 사람이 있다. 한창기! 돈과 권력의 길이 아닌 잡지 발행과 편집의 길을 선택한 사람이다. 영어가 아닌 한국어의 적확한 표현을 평생 싸우고 고민한 사람이다.

목차

편집자의 말 / 기억에 대하여

특집! 한창기
뿌리깊은나무―한국 잡지사를 새로 썼다 / 유재천
샘이깊은물―당돌하고 발칙한 잡지 / 강준만
한창기 사진 / 글과 사진·강운구

한창기의 잡지
그 정열과 안목과 집념이 산파였다 / 손세일

나의 편집장 시절
열여섯 가지 금기를 무시하고 태어난 위험한 잡지 / 윤구병
베고 자기에는 불편한 잡지의 그 편함과 불편함 / 김형윤
가정 잡지 또는 여성 잡지? 아니… / 설호정

뿌리깊은나무 창간사 도랑을 파기도 하고 보를 막기도 하고
샘이깊은물 창간사 사람의 잡지

한창기와 브리태니커
한국 직판사업의 아비―설득의 천재 / 윤석금
현대적인 쎄일즈 기법의 틀을 세웠다 / 이연상
쎄일즈 전도사의 선창에 따라 외치던 '브리태니커 사람의 신조' / 박태술
"석달 안에 못 뽑으면 당신이 해야 해" / 김길용
그 유명한 광화문 영어학교의 탄생 / 천재석
중앙우체국 사서함 690호에서 시작한 사업 / 박오규

다시 보고 싶은 한창기의 골동(좌담) / 곽소진, 송영방, 양의숙, 장종민, 설호정

회한 또는 그리움
그를 생각하며, 간절히 간절히 바라는 일 / 곽소진
그 민족의 보배들은 지금 어디에? / 카테꼬 카즈시게
미안함, 그리움, 아쉬움 / 박원순
끝내 나를 울린 그 환자 / 홍기석
그리운 한창기―바람 부는 날, 또는 잠깐 이성을 놓아버린 날 / 서화숙
뿌리깊은나무-샘이깊은물―전설로만 떠돌게 할 것이냐? / 장경식

최일남이 만난 사람 토박이 문화는 우리 삶의 뿌리 / 최일남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왜 《특집! 한창기》인가 이제는 전설처럼 여겨지는 잡지 <뿌리깊은나무> <샘이깊은물>의 발행인이자 편집자였으며, 한국브리태니커회사 창립자이자 경영인으로 우리 문화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故 한창기 선생(1936~1997). 그가 세상을 떠난 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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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특집! 한창기》인가

이제는 전설처럼 여겨지는 잡지 <뿌리깊은나무> <샘이깊은물>의 발행인이자 편집자였으며, 한국브리태니커회사 창립자이자 경영인으로 우리 문화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故 한창기 선생(1936~1997).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십년이 지난 지금, 그의 삶과 행적을 돌아본 추모글 모음 《특집! 한창기》가 창비에서 출간되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한창기라는 한국 현대문화사의 비범한 인물을 기리는 다양한 장르의 글과 화보로 꾸며진 잡지의 특집 형식으로 기획된 단행본이다. 사진가 강운구, 전 <뿌리깊은나무> 편집장 윤구병과 김형윤, 전 <샘이깊은물> 편집장 설호정, 디자이너 이상철 등 뿌리깊은나무 사람들이 엮은 이 책에는 그 두 잡지사의 기자, 편집위원, 그리고 필자로 참여했던 많은 이들, 이 땅의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창기와 통했던 이들, 또 이런저런 사연으로 그와 우정을 나누었던 쉰아홉 사람이 필자로 참여했다.
* 이 책《특집! 한창기》(창비)와 한창기 글모음집 《뿌리깊은나무의 생각》외(휴머니스트 2007)의 출간, 한창기 11주기를 기념해서 2008년 2월 1일(금) 오후 6시 30분 /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한창기 추모모임을 갖는다.

한창기는 법학을 전공하고도 법조계에 뜻을 두지 않고, 현대적 쎄일즈 기법을 도입해 서적 판매인으로서 뚜렷한 발자취를 남기며 자신의 사회적 이력을 시작한 독특한 인물이다. 그는 출판-언론인으로서 한국어와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착을 보여주었고, 사람들이 개발논리에 치우쳐 제 것을 소홀히 여기던 시대에, 빠르게 사라져가는 옛것들을 되살리고 보존하는 일에 누구보다 열심을 보였다. 그가 이끈 뿌리깊은나무를 통한 다양한 문화사업은 많은 부분이 그러한 열정으로 채워졌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각 지방의 토박이 언어를 민중의 삶과 함께 책으로 남겼고, 판소리와 민요를 음반과 책으로 집대성했다. 차 마시는 풍속과 더불어 전통 생활문화를 새롭게 되살리는 일도 그가 심혈을 기울인 사업이었다.

한창기가 생전에 한 일들은 시류를 거스르는 무모하고 외로운 도전이었으나, 오늘 그것들은 이 시대 척박한 한국인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다. 남다른 미의식과 우리 문화에 대한 애착과 열정으로 가득했던 그의 한 생애를 되새기는 일은 오늘 우리 자신의 삶을 성찰하게 하며 우리에게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문화적 실험정신을 새삼 일깨운다.

한창기란 사람은....

미국의 전 부통령 험프리가 ‘이제까지 만나본 동양 사람 중에서 가장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꼽기도’ 했던 이였고(천재석: 그 유명한 광화문...), 직원들을 불러모아놓고 반 시간에 걸쳐서 “‘사람다운’이라는 표현은 있는데 왜 ‘사람스런’이라는 표현은 없는가에 대한 강의로 열을 올리던 사람이었지만(안정효: 키보이스의 한글 탐험), 그런 강력하고도 전방위적인 한글 사랑의 노력으로 우리 문화계가 한자와 왜색 잔재를 청산하고 한글에 기반한 인프라를 수용하게 되었고 덕분에 우리는 정보화의 큰 시대적 흐름에 좌초하지 않고 인터넷산업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이만재: 생동하는 광고 카피...)는 평가를 받는다.

호텔 변기에 빠진 손톱깎기를 오물 탱크를 뒤져 찾아낼 만큼 집요하고(이연상: 현대적인 쎄일즈 기법...), 마침표 위치가 정상에서 0.2밀리미터 떨어졌다고 노발대발하던 좀팽이였으나 호연지기가 나라 다 망친다고 주장하던 ‘위대한 좀팽이’였고(강운구: 한창기 사진), 판사나 변호사는 엘리뜨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서울법대를 나오고도 남들이 다 보는 고시에는 관심이 없었다(박오규: 중앙우체국 사서함...). 그가 한국 잡지사에 끼친 가장 큰 공헌은 필자와의 마찰을 감수하면서도 이른바 편집권을 제대로 실천한 일이고(손세일: 그 정열과 안목...), 뿌리깊은나무라는 이름은 그후 우리말 잡지 이름들을 짓게 만든 자극제가 되었다(유재천: 한국 잡지사를 새로 썼다). 한창기는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가장 세계적인 줏대있는 열린 한국 사람’(이명현: 관찰자 그리고...)이었고, ‘세계화가 지방화, 민족화와 상대 개념이 아님을 명확히 인식했던 가장 앞선 세계인’이었다(좌담: 군더더기를 증오했던...)고 기억된다.

눈썰미로 말하자면, 그는 그림 안 그리는 화가나 마찬가지였고(송영방: 다시 보고 싶은...), 사람이든 물건이든 자연이든 한번 보면 그 조형적 특징을 핀셋처럼 집어내는 눈을 지닌 사람이었다(설호정: 가정 잡지 또는...). 그가 생전에 인정한 유일한 디자이너 이상철을 통해 보여준 뿌리깊은나무의 디자인은 이른바 ‘눈에 띄지 않는 디자인’을 실현한 뛰어난 사례였고(김신: 디자인, “잘하거나 아예 하지 않아야 한다”), 그것은 “나를 지배하는 감각적, 시각적 기준이란 것이 분명 있는데 그게 바로 ‘뿌리 스타일’이고... 한창기 사장님의 스타일이었다”는 고백으로 이어진다(이영미: 디자인이 살아야...), 죽음이 지척에 다가온 마지막 몇날까지 골동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던 그가 세상을 뜬 침대 밑에서는 만지작거리다 둔 백자가 발견되었다고 한다(좌담: 다시보고 싶은 한창기의 골동).


책의 구성과 각 글의 내용

한국 잡지사를 새로 썼다고 평가받는 <뿌리깊은나무>와 신군부가 그 잡지를 폐간하고 나서 4년 만에 ‘사람의 잡지’를 표방하고 나온 <샘이깊은물>, 그 두 잡지의 탄생에서부터 절명까지를 되짚어본 유재천, 강준만의 글을 시작으로, △ 두 잡지의 편집장 윤구병, 김형윤, 설호정이 시대별로 쓴 ‘나의 편집장 시절’ △ 한국브리태니커회사의 쎄일즈맨 시절에 “독도에서도 판다”는 신화를 남겼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브리태니커 쎄일즈맨 출신들이 생생한 일화와 함께 털어놓은 ‘한창기와 브리태니커’ △ 전문가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한국 고미술 수집가였던 한창기 컬렉션의 시작에서부터 현재까지를 담은 좌담 △ 사진가 강운구가 찍은 한창기의 첫 사진과 마지막 사진, 그리고 그 스스로 고른 영정 사진을 담은 ‘한창기 사진’ △ ‘고도원의 아침편지’ 발행인인 고도원, 전 문화부장관 배우 김명곤, 오마이뉴스 정치부장 김당 등 그 두 잡지 기자 출신들과 이명현 서울대 명예교수, 김정배 전 고려대 총장 등이 쓴 ‘정말 특별한 사장’과 ‘별난 우리 발행인’의 추억 △ <뿌리깊은나무 민중 자서전> <한국의 발견> 같은 출판사 뿌리깊은나무의 빼어난 성과물들의 기록 △ 판소리 감상회와 판소리 전집, 산조 전집들로 다 죽어가는 한국 전통음악을 되살린 사연 △ 한창기의 유언 집행인 박원순 변호사, 그의 임종을 지켰던 홍기석 주치의 등이 쓴 ‘회한 또는 그리움' △ “동무들이 리영희를 읽을 때 나도 리영희를 읽었지만 동무들이 <사상계>를 읽을 적에 나는 뿌리깊은나무를 읽었다”는 칼럼니스트 김규항, 그것은 표절이 아니라 공감이었지만, 한창기를 벤치마킹한 빚이 많다는 출판인 박영률 들이 기리는 ‘불온한’ 한창기 △ 1980년의 육칠월 합병호 광고, 그리고 한달 뒤에 “독자와 필자 그리고 광고주와 책방 주인들께” 낸 뿌리깊은나무 폐간 광고 등과 함께 뿌리깊은나무 광고 이야기 들이 실려 있다. △ 본문 가운데 실린 한창기의 ‘한산 모시’ 관련 취재기사, 권말에 실린 한창기 연보와 <뿌리깊은나무> 쉰세 권의 표지 원색 사진 등은 이 책의 자료적 가치를 더해준다.

한마디로 이 책은 서문에서 설호정(전 샘이깊은물 편집장)이 적었듯이, “한창기에 대한 쉰아홉 명의 낡은 기억의 편린으로 짜맞추어진 퍼즐”이요, “흥미로운 집체 창작물”이다. 설호정은 이렇게 당부한다. “한창기의 사진이 아니라 한창기의 그림을 본다고 생각하기 바란다. 그러나 어쩌면 이 그림은 사진보다 더 강력하게 한창기의 체취를 느끼게 해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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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특집 한창기 | kb**008 | 2019.04.29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한창기라는 분에 대해 글을 쓰신 적이 있어서 그 분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었지만 이 책에...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한창기라는 분에 대해 글을 쓰신 적이 있어서 그 분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었지만

    이 책에 나오는 내용들이 감동을 준다. 쉰 아홉 명이 그를 생각하면서 그 분과의 추억과, 아쉬움, 후회를

    나도 같이 느껴지게 한다. 집요함, 정확함, 알게 하려고 하는 마음, -----

     양복도 잘 입고, 한복도 제대로 입는 분, 그래서 옷 잘 입는 신사, 

     골동품에 대해서도 특별한 눈썰미를 가지고 있는 분,

     왜 아깝게 그는 일찍 가셨을까?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의 발행자.

     뿌리 깊은 나무 판소리 감상회를 100회까지 열였던 분,

     최정호는 [이 땅에 뿌리 둔 모든 것을 사랑한 세계인]에서 한창기는 우리나라의 언론사에서 여러모로 가장 개성 있고

    여러 의미에서 가장 진보적인 잡지를 창간한 발행인으로, 한국 출판계에 '뉴저널리즘'의 새 기원을 연 사람으로 기록되어야

    할 것' 이라고 했다. 특집 한창기를 읽으면서 고마운 마음이 가득하다.

     그 분이 모아 놓았던 토기와 골동품들이 국립 박물관에

    전시되기를 기대해 본다.

  • 이 사람을 보라! | fr**prison | 2019.03.08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지난 역사와 다가오는 역사를 서로 만나게 하는 것이 전통이라면, 변화는 그 둘을 서로 갈라서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

    지난 역사와 다가오는 역사를 서로 만나게 하는 것이 전통이라면, 변화는 그 둘을 서로 갈라서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만남도 갈라섬도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일에 이로워야만 우리에게 중요한 줄로 압니다. 저희는 전통을 내세울 때에도, 변화를 촉구할 때에도 늘 사람의 사람다운 세상살이를 염두에 두겠습니다.

    -<샘이깊은물> 창간사, 한창기

    그는 왜 파는 일에 땀 흘리는 것이 값진지를 이해하게 하려고 애썼다. 그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였으면서도 판사나 변호사가 되지 않고 나아갈 길을 바꾼 것은 자기의 좁은 영역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상과 그것이 움직이는 방향을 알아야 한다고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술회한 바 있다.   - 박태술의 회고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을, 좋은 책은 좋은 책을 만나게 한다. 지난달에 소개한 <최후의 사전편찬자들><특집! 한창기>를 만나게 한 것처럼. <최후의 사전편찬자들>에 실린 브리태니커사전 편찬자 장경우의 인터뷰를 읽다가 십 년 전에 나온 책을 뒤늦게 찾아 읽었다. 창간 때부터 잡지 <뿌리깊은나무>의 열혈 팬이었던 오빠 덕분에 그 잡지와 발행인 한창기에 대해선 제법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내가 얼마나 아는 게 없으며 그게 얼마나 미안하고 한심한 일인지 깨달았다.


    <특집! 한창기>는 한창기 사후 10주기에 즈음해 그와 직간접적 인연이 있는 쉰아홉 명의 추모 글을 묶은 책이다. 처음엔 이런 류의 책이 흔히 그렇듯 고인에 대한 미화와 상찬으로 가득한 책이겠거니 했다. 그러나 두 번을 정독하며 자주 눈시울을 붉혔고 책장을 넘기지 못한 채 오래 가슴을 쓸어내렸다. 첫 일독에선 한창기를 읽었고 두 번째엔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읽었으며, 처음엔 한 사람이 일군 가늠키 어려운 성취에 감탄했고, 다음엔 이런 인물과 한 시대를 사는 행운을 누렸음에도 그걸 몰랐던 미욱함에 낯을 붉혔다.


    한창기의 성취를 잘 모르는 이들을 위해 잠시 소개하면, 그는 <뿌리깊은나무><샘이깊은물>의 발행인으로 한국 잡지사를 완전히 새로 쓴 사람이며, 구술사가 알려지기도 전에 <민중 자서전>시리즈로 한국에 구술사를 정착시킨 사람이며, <한국의 발견>으로 오래 맥이 끊겼던 한반도 지리지의 역사를 다시 쓴 사람이며, 한글 전용을 실천하고 토박이말을 사랑한 우리말 운동가며, 고미술의 새 지경을 연 골동 수집가며, 판소리민화잎차한복 등 스러져가던 전통문화를 살려내고, 일본풍을 답습하던 디자인과 광고를 혁신하고, 편집권을 확립하고, 세일즈 기법을 혁신한 사람이다.

     한마디로 한국 현대(문화)사의 많은 부분은 한창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나친 과찬이 아닌가 싶겠지만, 정치경제출판언론국어학역사학국악미술문화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증언하는 이야기를 읽고 나면 여기 열거한 것들은 그가 이룬 성취의 일부일 뿐임을 알 것이다.


    벌교 출신인 그는 일찍 아버지를 여윈데다 한 집안의 장남이었다. 그러고 서울대학교 법대를 갔으니 보통은 고시를 통한 입신양명의 길을 택하기 십상인데 그는 고시 대신 세일즈를 택했다. 이후 빼어난 영어 실력과 추진력으로 미국 본사를 설득하여 한국브리태니커 회사를 설립해 높은 실적을 올리면서 한국 문화를 세계화할 토대를 마련했다. 브리태니커백과사전의 타께시마독도로 고치고 13면에 불과하던 한국 항목을 한국인이 집필해 70면으로 늘린 것은 그 과정에서 일군 작은 보람이었다.

     

    흔히들 인물이 없다느니 사람은 다 거기서 거기라느니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런 말은 못할 것이다. 남 탓 세상 탓도 더는 못할 것이다. 한 사람의 그늘이 이리 크고 푸른데 나는 어찌 살아야 하나, 그 고민만 깊어질 것이다. 그리하여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   2008년 2월 1일(금), 윤구병 선생님은 내게 경복궁에 같이 가자고 하셨다. 영문도 없이 따라나선 길의 목적...
     
    2008년 2월 1일(금), 윤구병 선생님은 내게 경복궁에 같이 가자고 하셨다. 영문도 없이 따라나선 길의 목적지는 한창기 선생의 글 모음집 출판기념회 장소였다. 경복궁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의 뮤지엄 카페 ‘고궁뜨락’이었다. 그날은 음력으로 한창기 선생의 십일 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십주기에 맞춰 나온 세 권의 책과 이 책의 출판기념회 자리였다.

    그때 처음 알았다. 1970년대와 80년대에 가끔 들춰보던 잡지『뿌리깊은나무』와『샘이깊은물』을 만든 분이 바로 한창기 선생이라는 것을.『뿌리깊은나무 판소리 전집』이나『뿌리깊은나무 민중 자서전』 같은 귀한 작업을 한 분도 바로 그이라는 것을. 그 잡지를 모태로 하여 편집기획 역량을 키운 윤구병, 김형윤, 설호정 같은 이가 있고, 영업 쪽으로는 웅진그룹의 윤석금 같은 이가 있다는 것을. 사진가 강운구, 소리꾼 김명곤, 작가 고도원 같은 이도 한창기 선생님과 함께 일했다는 것을. 참으로 비범한 분들이 한창기 선생과 함께한 것이다. 한창기 선생의 품이 그 만큼 넓었다는 증거이다.

    윤구병 선생님과 같은 일터에 있으면서 한창기 선생에 대한 얘기를 종종 듣는다.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시대의 스승이라고 여기는 윤구병 선생님이 “나이 차이는 일곱 살밖에 안 났지만 선생님 같은 분”이라는 한창기 선생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뿌리깊은나무의 생각』『샘이깊은물의 생각』『배움나무의 생각』을 한 권 한 권 읽었고, 한참 뜸을 들인 뒤에야 이 책에 이르렀다. 그러나 한창기 선생에 다가가는 길은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이가 발간한 책들을 다시 꼼꼼하게 보고 싶고 그이가 모은 물건들도 살펴보고 싶다.

    이 책은 한창기 선생을 기리는 다양한 장르의 글과 화보로 꾸몄다. 제목,  표지, 차례 따위를 잡지 형식으로 만들었다. 윤구병 선생님도 필자에 참가하여 그날 출판기념회에 함께한 것이다. 쉰아홉 사람이 쓴 글을 하나하나 읽으며 다시 한번 한창기 선생에 경탄하게 된다. 박영률 같은 이는 왜 여기에 글을 썼나 의문이 든다. 윤구병 선생님이 예전에 설호정 선생을 찾아가 보라고 했는데 늦게라도 찾아가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김형윤 선생이 한창기 선생과 “글이나 말투까지 쏙 빼닮”았다는 것도 새로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다음과 같은 글에 깊이 공감하게 된 것이 기쁘다.

    가장 미국적인 문화상품(브리태니커 백과 사전)을 순 미국식 판매방식으로 팔아 돈을 번 다음, 그 돈을 가장 한국적인 토박이 문화 발굴 보존 보급 창달 계몽에 모조리 투입한 시대의 기인이자 거인으로 나는 한창기 선생을 기억한다. 미시, 미청, 미문에 미식가였던 선생은 고집 센 원칙주의의 민속 철학자이자 선각 공병우의 대를 잇는 오지랖 넓은 한글 독립 운동가였다.
    회고컨대 어느 때 그의 독특한 카리스마는 파천황의 돈 끼호떼였고, 어느 때 푸른 폭죽 섬광인양 천진난만하게 번쩍여대는 그의 분방한 의식은 순도 면에서 어린 왕자의 순수한 원형질 그 자체였다.
    선생의 강력하고도 전방위적인 한글 사랑이 있었음으로 하여 한자와 왜색 잔재를 몰아낸 우리 문화계가 한글 토대 인프라를 단기간에 수용하게 되었고, 요행 그 절묘한 인프라의 타이밍 덕분에 우리는 곧이어 몰아닥친 컴퓨터 정보화의 큰 시대 흐름에 좌초하지 않고 순수 한글 범용의 안정된 문화환경 안에서 인터넷산업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는 것이 내가 만들어 갖고 있는 한창기론의 골간이다. (이만재,「생동하는 광고 카피의 원조」, 420면)
  • 『특집! 한창기』 | ee**ra | 2010.02.23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정직하게       내가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모르...

     

     

      정직하게

     

     

      내가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 요새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이다. 한창기에 대한 글도 글이지만, 한창기가 쓴 책을 직접 찾아보려고 해. 특이한 글투가 궁금하다. 매여 있는 데가 없어서 그렇게 자유롭고 과감할 수 있었던 것일까? 나는 매여 있다는 핑계로 점점 퇴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조바심이 난다. 너에게 떳떳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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