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KYOBO 교보문고

1만원 캐시백
책들고여행
2020다이어리
  • 교보아트스페이스
  • 북모닝책강
땅의 예찬(양장본 HardCover)
* 중고장터 판매상품은 판매자가 직접 등록/판매하는 상품으로 판매자가 해당상품과 내용에 모든 책임을 집니다. 우측의 제품상태와 하단의 상품상세를 꼭 확인하신 후 구입해주시기 바랍니다.
184쪽 | 양장
ISBN-10 : 8934980885
ISBN-13 : 9788934980889
땅의 예찬(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한병철 | 역자 안인희 | 출판사 김영사
정가
13,000원
판매가
11,050원 [15%↓, 1,950원 할인]
배송비
2,500원 (판매자 직접배송)
지금 주문하시면 3일 이내 출고 가능합니다.
더보기
2018년 3월 9일 출간
제품상태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이 상품 최저가
9,000원 다른가격더보기
새 상품
11,700원 [10%↓, 1,300원 할인] 새상품 바로가기
수량추가 수량빼기
안내 :

중고장터에 등록된 판매 상품과 제품의 상태는 개별 오픈마켓 판매자들이 등록, 판매하는 것으로 중개 시스템만을 제공하는
인터넷 교보문고에서는 해당 상품과 내용에 대해 일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교보문고 결제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은 직거래로 인한 피해 발생시, 교보문고는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중고책 추천 (판매자 다른 상품)

더보기

판매자 상품 소개

※ 해당 상품은 교보문고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활용하여 안내하는 상품으로제품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신 후 구입하여주시기 바랍니다.

판매자 배송 정책

  • 토/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 기준으로 배송이 진행됩니다.(주문다음날로부터1~3일이내발송) 단순변심으로 인한 구매취소 및 환불에 대한 배송비는 구매자 부담 입니다. 제주 산간지역은 추가배송비가 부과됩니다. ★10권이상주문시 택배비용이 추가됩니다.★ 소량기준의 택배비2.500원입니다. 택배사에서 무거우면 2.500원에 안가져가십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택배비를 추가로받는경우가 생깁니다. 군부대/사서함 발송불가합니다.

더보기

구매후기 목록
NO 구매후기 구매만족도 ID 등록일
27 새책새책새책새책새책새책 5점 만점에 5점 mill*** 2019.12.05
26 깨끗하고 좋아요 만족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1805*** 2019.12.04
25 상태 양호하네요.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yole*** 2019.11.24
24 잘읽을게요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3점 kacro5*** 2019.11.15
23 책 상태 아주 깨끗하고 좋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jksbmn7*** 2019.11.14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상품구성 목록
상품구성 목록

땅의 질서, 다가오는 땅에 대한 갈망과 사랑의 노래 독일에서 가장 주목받는 철학자이자 사회비평가인 한병철, 그가 겨울에도 꽃을 피우는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겠노라 결심하고 3년 동안 땅을 일구고 비밀의 정원을 가꾸며 땅에서 보고, 겪고, 얻고, 느낀 것들을 이야기하는 『땅의 예찬』. 자기착취의 세계, 긍정성이 넘쳐나는 사회에 대한 예리한 비평으로 유명한 저자는 혹독하다 못해 파괴적인 베를린의 겨울, 영원히 계속되는 축축하고 어두운 추위, 빛이 꺼져버린 것만 같은 잿빛 속에 머물다 보니 땅에 가까워지고 싶다는 날카로운 욕구를 느꼈고, 그래서 매일 정원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베를린의 정원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든 계절을 겪는 동안 저자는 디지털 세계에서 잃어가던 현실감, 몸의 느낌이 되돌아오는 것을 경험했다. 온몸이 녹초가 될 정도로 정원 일을 하는 저자에게 땅은 많은 것을 돌려주었는데, 고된 정원 일은 도리어 고요함 속에 머무는 일이었으며, 시간의 향기를 느끼게 해주었다. 계절을 훨씬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었고, 겨울이 다가오면서는 점차 스러져가는 빛에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저자는 아네모네, 미선나무, 동백, 영춘화, 겨울바람꽃 등 수많은 나무와 화초, 꽃들의 생김새에서부터 이들이 뿜어내는 향기, 이들이 등장하는 문학/철학 텍스트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이 살아 있는 존재들과 맺어가는 관계에 대한 풍성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의 후반부 ‘정원사의 일기’에는 저자의 전작들에서 볼 수 없었던 저자의 사적인 이야기, 내밀한 고백들을 담았다. 독일의 영화감독이자 화가인 이사벨라 그레서가 꽃의 생장 과정을 오랜 시간 지켜본 끝에 완성해낸 24컷의 인상적인 일러스트들이 저자의 예리하고 시적인 언어와 잘 어우러져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저자소개

저자 : 한병철
저자 한병철은 1959년 출생. 베를린예술대학 교수. 고려대학교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했고, 브라이스가우의 프라이부르크대학과 뮌헨대학에서 철학, 독일문학, 가톨릭 신학을 공부했다. 독일과 한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피로사회》를 비롯하여 《투명사회》 《심리정치》 《타자의 추방》 《시간의 향기》 《에로스의 종말》 《아름다움의 구원》 《선불교의 철학》 《권력이란 무엇인가》 《죽음과 타자성》 《폭력의 위상학》 《하이데거 입문》 《헤겔과 권력》 등 예리하고 독창적인 사회 비평서와 철학책을 썼다.

역자 : 안인희
옮긴이 안인희는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독일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독일 밤베르크대학에서 수학했다. 독일어권의 대표적인 번역가로서 《데미안》《인간의 미적 교육에 관한 편지》(한독문학번역상)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한국번역가협회 번역대상) 《광기와 우연의 역사》 《히틀러 평전》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등 유럽 정신과 문화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저작들을 우리말로 옮겼고,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2003년 올해의 논픽션상) 등을 썼다.

목차

들어가는 말

겨울여행
겨울정원
타자의 시간
땅으로 돌아가기
세계의 낭만화
가을벚나무
겨울바람꽃과 풍년화
미선나무
아네모네
동백
버들강아지
크로커스
옥잠화
행복에 대하여
아름다운 이름들
빅토리아 큰가시연
가을시간너머

정원사의 일기

그림 목록

책 속으로

땅을 보호하라는 명령, 곧 땅을 아름답게 대하라는 명령이 땅에서 나온다. ‘보호하다schnen’라는 낱말은 어원으로 보아 ‘아름다운 것dem Sch?nen’이라는 말과 친척이다. 아름다운 것은 우리에게 그것을 보호할 의무, 아니 명령을 내린다. 아름다...

[책 속으로 더 보기]

땅을 보호하라는 명령, 곧 땅을 아름답게 대하라는 명령이 땅에서 나온다. ‘보호하다schnen’라는 낱말은 어원으로 보아 ‘아름다운 것dem Sch?nen’이라는 말과 친척이다. 아름다운 것은 우리에게 그것을 보호할 의무, 아니 명령을 내린다. 아름다운 것은 보호하는 태도로 대하는 것이 옳다. 땅을 보호하는 것은 인류의 절박한 과제이자 의무이다. 그것이 아름다운 것, 뛰어난 것이니 말이다. _10쪽

정원에서 나는 계절을 훨씬 더 강하게 느낀다. 다가오는 겨울을 앞둔 고통도 그만큼 커진다. 빛은 점점 더 약해지고 옅어지고 희미해진다. 전에는 빛에 그토록 주의를 기울인 적이 없었다. 죽어가는 빛이 고통스럽다. 정원에서는 무엇보다도 몸으로 계절을 느낀다. 빗물받이 통에서 떨어지는 물의 얼음장 같은 차가움이 몸속 깊이 파고든다. 하지만 거기서 느끼는 고통은 좋은 것,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것이다. 그 고통이 내게, 오늘날 잘 조율된 디지털 세계에서 점점 더 잃어가고 있는 현실감, 몸의 느낌을 되돌려준다. 정원에는 감각성과 물질성이 넉넉하다. 모니터보다 정원이 훨씬 더 많이 세계를 포함한다. _22쪽

정원의 시간은 타자의 시간이다. 정원은 내가 멋대로 할 수 없는 저만의 시간을 갖는다. 모든 식물은 저만의 시간을 갖는다. 정원에서는 수많은 저만의 시간들이 교차한다. 가을크로커스와 봄크로커스는 모습은 비슷해도 시간감각이 전혀 다르다. 모든 식물이 매우 뚜렷한 시간의식을 갖는다는 것, 어쩌면 오늘날 어딘지 시간을 잃어버린, 시간이 부족한 인간보다 심지어 더욱 시간의식을 갖는다는 것이 놀랍다. 정원은 강렬한 시간체험을 가능케 한다. 정원에서 일하는 동안 나는 시간이 많아졌다. 누구든 정원에서 일하면 정원은 많은 것을 돌려준다. 내게는 존재와 시간을 준다. 불확실한 기다림, 꼭 필요한 참을성, 느린 성장이 특별한 시간감각을 불러온다. _23-24쪽

눈물에 녹아서 자아는 제 우월함을 내려놓고 제가 자연에 속함을 느낀다. 울면서 땅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아도르노에게 땅은, 스스로를 절대적 위치로 올리는 주체의 대척점이다. 땅은 자아를 저 자신에 갇혀 있는 상태에서 해방시킨다.

자연이 생각에 개입하면 저만 내세우는 자아의 고집을 느슨하게 만든다. “눈물이 흐르고, 대지가 다시 나를 차지한다.” 그 안에서 자아는 정신적으로, 저 자신에 갇혀 있는 상태에서 벗어난다. _28쪽

세상의 디지털화란 완벽한 인간화 및 주체화라는 것과 같은 뜻으로, 땅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든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망막으로 온 땅을 뒤덮는다. 그를 통해 우리는 타자에 대해 눈멀게 된다. _28쪽

정원에서 일하게 된 뒤로 나는 전에 몰랐던, 강하게 몸으로 느끼는 특이한 느낌을 지니게 되었다. 땅의 느낌이라고 할 만한 이것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어쩌면 땅이란 오늘날 우리에게서 점점 멀어져가는 행복과 동의어인지 모른다. 그렇다면 땅으로 돌아가기란 행복으로 돌아가기가 된다. 땅은 행복의 원천이다. 오늘날 우리는 주로 세계의 디지털화라는 행진을 하면서 땅을 떠났다. 생명을 살리고 행복하게 하는 땅의 힘을 우리는 더는 느끼지 못한다. 그 힘은 모니터 크기로 줄어들고 만다. _32쪽

디기탈리스는 라틴어 이름이다. ‘디기탈digital[디지털]’이란 낱말은 주로 헤아리는 손가락 디기투스digitus를 가리킨다. 디지털 문화는 인간을 작은 손가락 존재로 축소시킨다. 디지털 문화는 헤아리는 손가락에 기반을 둔다. 하지만 역사는 이야기다. 역사는 헤아리지 않는다. 헤아리는 것은 역사 이후의 범주다. 트윗이나 정보는 서로 합쳐봐야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타임라인timeline도 삶의 이야기, 또는 전기傳記를 들려주지 않는다. 더하기를 할 뿐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 디지털 인간은 끊임없이 헤아리고 계산한다는 의미에서 손가락을 쓴다. 디지털은 숫자와 헤아리기를 절대화한다. 페이스북 친구들은 무엇보다도 헤아려진다. 하지만 우정이란 이야기다. 디지털 시대는 더해진 것, 헤아림, 헤아릴 수 있는 것 등의 합계를 낸다. 심지어 애착도 ‘좋아요’ 형태의 숫자로 바뀐다. _76-77쪽

원추리 꽃이 화려하게 무성하다. 노랗고 빨간 색으로 빛난다. 그렇다 ‘빛난다(leuchten)’는 말은 꽃피는 원추리를 위한 동사다. 장미는 빛나지 않는다. 장미는 다른 동사를 요구한다. 광채를 내뿜는다(strahlen)고 할 수도 없다. 아네모네나 밀짚꽃은 광채를 내뿜는다. 그럼 장미는? 장미는 반짝이지도(gl?nzen) 않는다. 약간 멈추어 있기 때문이다. 장미는 뒤로 물러선 자세다. 장미의 화려함의 비밀이 거기 있다. 장미는 장미한다. 장미하다(rosen)가 장미를 위한 동사다. _144쪽

[책 속으로 더 보기 닫기]

출판사 서평

“모니터보다 정원이 더 많은 세계를 담고 있다” 사계절 꽃이 피는 정원에서 결실한 ‘땅의 예찬’ 정원의 철학자가 전하는, 땅을 향한 갈망과 사랑의 노래 독일에서 가장 주목받는 철학자이자 사회비평가인 한병철의 신작 《땅의 예찬》이 2018년...

[출판사서평 더 보기]

“모니터보다 정원이 더 많은 세계를 담고 있다”

사계절 꽃이 피는 정원에서 결실한 ‘땅의 예찬’
정원의 철학자가 전하는, 땅을 향한 갈망과 사랑의 노래


독일에서 가장 주목받는 철학자이자 사회비평가인 한병철의 신작 《땅의 예찬》이 2018년 새봄, 독일과 한국에서 동시 출간되었다. 겨울에도 꽃을 피우는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겠노라 결심한 저자는 3년 동안 땅을 일구며 비밀의 정원을 가꾸었다. 그렇게 베를린의 정원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든 계절을 겪는 동안, 디지털 세계에서 잃어가던 현실감, 몸의 느낌이 되돌아오는 것을 경험했다.
정원 일을 하면서 그는, 변화된 공간감각과 시간감각에 대해, 기다림, 인내와 희망에 대해, 색채와 빛과 향기에 대해, 수국과 옥잠화에 대해,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와 낭만주의에 대해, 삶과 죽음에 대해 철학적으로 명상한다. 그리하여 결실한 것이 때 아닌 ‘땅의 예찬’이다. 정원의 철학자가 건네는 이 책은 오늘의 디지털 사회에 대한 확고한 반대기획이며, 끔찍한 자연재해에 직면한 세계에 보내는 경고인 동시에 약속이다. 땅의 질서, 다가오는 땅에 대한 갈망과 사랑의 노래다.

정원으로 간 철학자
자기착취의 세계, 긍정성이 넘쳐나는 사회에 대한 예리한 비평으로 유명한 이 철학자는 왜 정원사로 변신했을까? 혹독하다 못해 파괴적인 베를린의 겨울, 영원히 계속되는 축축하고 어두운 추위, 빛이 꺼져버린 것만 같은 잿빛 속에 머물다 보니 “겨울 한가운데서 밝게 꽃피는 정원을 바라는 형이상학적 소망”이 깨어났다. 땅에 가까워지고 싶다는 날카로운 욕구를 느꼈고, 그래서 매일 정원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온몸이 녹초가 될 정도로 정원 일을 하는 그에게 땅은 많은 것을 돌려주었다. 고된 정원 일은 도리어 ‘고요함 속에 머무는 일’이었으며, 시간의 향기를 느끼게 해주었다. 계절을 훨씬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었고, 겨울이 다가오면서는 점차 스러져가는 빛에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정원은 땅의 리듬에 따라 일이 이루어지는 곳, 불확실한 기다림, 꼭 필요한 참을성, 느린 성장이 특별한 시간감각을 불러오는 곳이었다. 식물들을 향한 사랑 어린 인식을 통해 구원이 이루어지는 곳, 바로 정원은 구원의 장소였다.

비밀 정원의 식물들
거기서 그는 자기 식물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른다. 아네모네, 미선나무, 동백, 영춘화, 겨울바람꽃, 풍년화, 옥잠화, 나무수국, 밀짚꽃, 노루귀, 부겐빌레아... 수많은 나무와 화초, 꽃들의 생김새에서부터, 이들이 뿜어내는 향기, 이들이 등장하는 문학/철학 텍스트들, 그리고 무엇보다 저자 자신이 이 살아 있는 존재들과 맺어가는 관계에 대한 풍성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의 후반부 ‘정원사의 일기’에는 저자의 전작들에서 볼 수 없었던 저자의 사적인 이야기, 내밀한 고백들이 담겨 있다.
독일의 영화감독이자 화가인 이사벨라 그레서가 그린 24컷의 일러스트도 인상적이다. 꽃의 생장 과정을 오랜 시간 지켜본 끝에 탄생한 이 그림들은 신비로운 느낌을 전하는데, 본문의 예리하고 시적인 언어, 그에 담긴 저자의 ‘형이상학적 욕망’과도 잘 어울린다.

땅의 예찬, 땅의 경고
“땅을 보호하라는 명령, 곧 땅을 아름답게 대하라는 명령이 땅에서 나온다. ‘보호하다(sch?nen)’라는 낱말은 어원으로 보아 ‘아름다운 것(dem Sch?nen)’이라는 말과 친척이다. 아름다운 것은 우리에게 그것을 보호할 의무, 아니 명령을 내린다. 아름다운 것은 보호하는 태도로 대하는 것이 옳다. 땅을 보호하는 것은 인류의 절박한 과제이자 의무이다. 그것이 아름다운 것, 뛰어난 것이니 말이다.” _10쪽

완전히 죽은 것처럼 보이는 나뭇가지에서 새로운 생명이 깨어나는 봄에 출간된 이 책은 특별히 주목할 가치가 있다. 한병철은 그동안 신자유주의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자기착취 현상을 예리하게 분석, 비판했고, 이러한 그의 진단은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왔다. 《땅의 예찬》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생산성을 높이려는 자기착취는 자기착취에 그치지 않고 자연을 착취하는 것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우리는 오늘날 땅을 잔인하게 착취하고 마모시키면서 그를 통해 완전히 파괴하는 중이다.”(10쪽) 우리는 우리만 착취한 것이 아니라 자연을 착취하고 있다. 성과를 내기 위한 자기착취가 당사자를 소진시켜 쓰러지게 하듯이, 자연착취는 필연적으로 땅의 소진을 불러온다. 오늘날 지구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연재해는 바로 이러한 자연착취의 결과다. 그런데 땅이 몰락하면 인간도 몰락한다. 인간(human)은 후무스(humus), 곧 땅에서 온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자기착취, 자연착취, 땅의 파괴, 인간 파괴로 이어지는 이 악순환, 몰락의 고리를 끊고, 땅과 다른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에서 저자가 던지는 중요한 메시지다. 책에서 횔덜린의 《휘페리온》, 노발리스의 《하인리히 폰 오프터딩엔》,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 슈만의 〈아침의 노래〉 등 독일 낭만주의 작품들을 다수 거론하는 것도 다른 이유가 있지 않다. 바로 이들 작품들에서는 자연을 ‘사랑의 대상’으로 보기 때문이다.

디지털 문화가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세상의 디지털화란 완벽한 인간화 및 주체화라는 것과 같은 뜻으로, 땅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든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망막으로 온 땅을 뒤덮는다. 그를 통해 우리는 타자에 대해 눈멀게 된다. ... 세상에서 온갖 비밀, 온갖 낯섦을 없애고, 모든 것을 알려진 것, 진부한 것, 친숙한 것, 내 마음에 드는 것, 동일한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 세상의 디지털화에 직면하여 세상을 다시 낭만화하고, 땅을, 땅의 시를 다시 찾아내고, 땅에 신비로움, 아름다움, 고귀함의 품격을 되찾아주어야 할 것이다.” _28-29쪽

세계의 디지털화에 대한 비판도 이어진다. 인터넷에서는 검색만 하면 필요한 정보가 튀어나오고, SNS에는 친구들의 소식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디지털 기기와 그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는 우리의 감각과 세계가 확장되었다고 믿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손가락’을 뜻하는 라틴어 ‘디기투스(digitus)’가 암시하듯, 디지털 문화는 인간을 헤아리기만 할 뿐인 작은 손가락 존재로 축소시킨다. 디지털 문화는 헤아릴 뿐,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는다. “트윗이나 정보는 서로 합쳐봐야 이야기가 되지 않”고, “타임라인(timeline)도 삶의 이야기, 또는 전기(傳記)를 들려주지 않”으며, “페이스북 친구들은 무엇보다도 헤아려진다.”(75-76쪽) 이러한 디지털 세계에 비해 정원은 감각성과 물질성이 넉넉하고 “모니터보다 훨씬 더 많이 세계를 포함”한 곳이다. 그에겐 얼음장같이 차가운 물이 주는 고통조차 “오늘날 잘 조율된 디지털 세계에서 점점 더 잃어가고 있는 현실감, 몸의 느낌”을 되돌려주는 경험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원에는 내가 어쩌지 못하는 타자, 저마다의 시간을 지닌 존재들이 있었다. “생명을 살리고 행복하게 하는 힘”, 오늘날 ‘모니터 크기로 축소된’ 힘을 땅에서 얻을 수 있었다. 땅에서 유리되어 디지털 세계를 떠도는 스마트한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자신이 발 디디고 있는 땅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해준다.

[출판사서평 더 보기 닫기]

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p style="margin: 0px"> </p> 사회비평서, 철학 책 저자로만 알고...

    땅의예찬_한병철 (3).jpg

    <p style="margin: 0px"> </p>

    사회비평서, 철학 책 저자로만 알고 있었던 베를린 예술대학 한병철 교수.

    정원사가 되었다?!

    <p style="margin: 0px; line-height: 2.1"> </p> <p style="margin: 0px; line-height: 2.1"> </p> <p style="margin: 0px; line-height: 2.1" align="center">땅의예찬_한병철 (14).jpg</p> <p style="margin: 0px; line-height: 2.1"> </p>

    우리는 땅에 대한 경외심을 모조리 잃었다.
    더는 땅을 보지도 듣지도 않는다.

    - 책 속에서

    <p style="margin: 0px; line-height: 2.1"> </p> <p style="margin: 0px; line-height: 2.1"> </p> <p style="margin: 0px; line-height: 2.1" align="center">땅의예찬_한병철 (17).jpg</p> <p style="margin: 0px; line-height: 2.1"> </p>

    베를린의 혹독한 겨울에도 1년 내내 꽃이 피는 정원을 가꾸기로 마음먹은 한병철 교수. 롤랑 바르트가 죽은 어머니에 대한 애도를 담은 <밝은 방>에 묘사된 겨울정원은 그가 비밀의 정원을 가꾸기로 결심한 까닭을 잘 보여줍니다.

    <p style="margin: 0px; line-height: 2.1"> </p>

    죽음과 부활을 위한 상징적인 장소인 겨울정원. 생명을 파괴하는 추위마저 견디고 피어나는 꽃이 가득한 겨울정원은 그저 마법 같고 동화 같은 이미지가 다가 아닌 시간을 넘어서는 초월성을 드러냅니다.

    <p style="margin: 0px; line-height: 2.1"> </p> <p style="margin: 0px; line-height: 2.1"> </p> <p style="margin: 0px; line-height: 2.1" align="center">땅의예찬_한병철 (20).jpg</p> <p style="margin: 0px; line-height: 2.1"> </p>

    디지털 세계에서 점점 더 잃어가고 있는 현실감. 정원은 몸의 느낌을 되돌려줬습니다. 모니터보다 정원이 훨씬 더 많이 세계를 포함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p style="margin: 0px; line-height: 2.1"> </p>

    완전히 죽은 것처럼 보이는 나뭇가지에서 새로운 생명이 깨어나기도 하고, 비루해 보이던 식물도 찬양받아 마땅한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난생처음 땅을 팠던 3년 전에는 몰랐던 경이로움. 이제는 정원에서 영감을 받고 행복감을 맛봅니다. 이 모든 것은 땅에서 비롯됩니다.

    <p style="margin: 0px; line-height: 2.1"> </p>

    <땅의 예찬>은 땅의 신비로움, 아름다움, 고귀함의 품격을 찾아내는 작업입니다. 칸트, 하이데거, 니체 등 철학자들의 글귀가 더해져 그저 정원사로서의 기록으로만 그치지 않아 저자만의 색깔이 담긴 정원일기가 탄생되었습니다.

    <p style="margin: 0px; line-height: 2.1"> </p> <p style="margin: 0px; line-height: 2.1"> </p> <div style="text-align: center">땅의예찬_한병철 (26).jpg</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div>

    나무가 죽었을 땐 자신이 피를 흘린다고 생각하며 애도했고, 추운 밤이면 함께 고통을 겪기도 했습니다. 죽음과 탄생이 뒤섞이는 정원입니다.

    <p style="margin: 0px; line-height: 2.1"> </p>

    소통할 것이 너무 많은 시대입니다. 우리는 고요함과 침묵을 되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소통의 소음 대신 정원에서는 고요함을 찾을 수 있습니다. 디지털 세계에서는 오히려 점점 현실과는 멀어집니다. 하지만 정원은 현실을 다시 찾아줬습니다.

    <p style="margin: 0px; line-height: 2.1"> </p>

    비밀의 정원을 가꾸며 체득한 땅과 자연을 향한 사랑 고백서 <땅의 예찬>. 땅을 본질을 잊음으로써 우리가 잃은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 책입니다.

     

     

  • 하루 중에 나는 자연을 얼마나 생각할까? 자연은 과연 내 삶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할까?자연의 색깔에 살던 나의 과거와 달리 현...
    하루 중에 나는 자연을 얼마나 생각할까? 자연은 과연 내 삶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할까?
    자연의 색깔에 살던 나의 과거와 달리 현재 나는 잿빛 속에 살고 있다. 잿빛 속에서 자연을 잊고 살아가고 있다.
    빠르게, 누구보다 부단히 움직이며 살아가느라 주변을 둘러볼 생각도 못한다.
    주변엔 조그만 풀, 꽃, 나무가 있지만 나의 눈엔 그들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아주 가끔씩 이들이 그리울 때가 있다.
    햇빛이 나를 비출 때 잠깐 서서 따스함을 느끼며 주변을 둘러보면 그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냥 쉬고 싶다. 이렇게 잠깐 쉬는 것도 좋은데, 이들과 연결된 삶을 사는 건 어떨까?"

    한병철은 정원에서 자연과 연결된 삶을 살고 있다.
    땅을 잊고 살았던, 땅을 알지 못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그는 자연을 느끼며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에게 식물이란 그가 사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주체이다.
    단순히 도구, 객체가 아닌 그들 나름대로의 삶도 있고 인간보다 어쩌면 더 나은 삶을 살 수도 있다.

    우리는 어떤 표상을 볼 때, 그 겉모습만을 보고 지나칠 때가 많은데 이는 진정한 의미의 '봄'이 아니다.
    우리가 읽어낼 수 있는 정보인 스투디움은 탐구와 관찰의 대상이지만 이는 외관에 그칠 뿐이다. 이에 반해 풍크툼은 외면의 정보를 주지 않고, '이를 통해' 생기는 관찰자의 마음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즉, 내면의 의미로서 보는 대상을 일컫는다. 우리가 여유 없이, 세상을 급급히 살아가는 이유는 내면의 의미인 풍크툼을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조금만 멈춰 그들 속에 담긴 의미를 음미해보면 그들을 진정을 볼 수 있고, 소통할 수 있을 텐데. 내가 그걸 하지 못했기 때문에 물질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함몰되는 것 같다.
    조금 멈춰, 내 마음이 무엇을 말하는지 들어보고 주변의 세상을 관찰만 하는 것이 아닌 느껴보는 건 어떨까?

    정원의 시간은 타자의 시간이다. 정원은 내가 멋대로 할 수 없는 저만의 시간을 갖는다.
    모든 식물은 저만의 시간을 갖는다. 정원에서는 수많은 저만의 시간들이 교차한다. 가을 크로커스와 봄 크로커스는 모습은 비슷해도 시간감각이 전혀 다르다. 모든 식물이 매우 뚜렷한 시간의식을 갖는다는 것, 어쩌면 오늘날 어딘지 시간을 잃어버린, 시간이 부족한 인간보다 심지어 더욱 시간의식을 갖는다는 것이 놀랍다 정원은 강렬한 시간체험을 가능케 한다.
    정원에서 일하면 정원은 많은 것을 돌려준다. 내게는 존재와 시간을 준다. 불확실한 기다림, 꼭 필요한 참을성, 느린 성장이 특별한 시간감각을 불러온다.
  • 사계절 꽃이 피는 정원에서 결실한 '땅의 예찬'정원의 철학자가 전하는 땅을 향한 갈망과 사랑의 노래 &nbs...

    땅의예찬1.jpg

    사계절 꽃이 피는 정원에서 결실한 '땅의 예찬'
    정원의 철학자가 전하는 땅을 향한 갈망과 사랑의 노래

     

     


    저자 한병철은 독일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회비평가이다. 독일과 한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피로사회≫를 비롯하여 ≪투명사회≫ ≪타자의 추방≫ 헤겔과 권력 등 예리하고 독창적인 사회 비평서와 철학 책을 썼다. 
    그가 ≪땅의 예찬≫으로 정원의 철학자가 되어 돌아왔다. '비원(비밀의 정원)'이라 이름 지은 자신의 정원에서 세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 보내며 식물을 가꾸고, 땅과 호흡한 기록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아냈다. 땅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한 정원사의 일기이며, 자연을 향한 기도이자 찬가이다.

    책은 비밀의 정원에 대한 저자의 애정으로 가득하다. 사랑을 담아 식물 하나하나의 이름을 부른다. 각각의 생김과 색과 향기에 대해, 그 아름다움에 대해 섬세하게 묘사한다. 그는 
    정원에서 자연과 깊이 교감하며 사랑을 주고받는다. 온몸으로 땅과 빛을 느끼고 시와 음악을 노래한다.

    섬세한 묘사 때문일까, 책을 읽다 보면 눈앞에 그의 정원이 펼쳐진다. 그 싱그러운 생명의 기운과 아름다움이 책장 너머까지 전해져 온다.
     책은 자연의 향기로 가득하다. 책장을 한 장 씩 넘길 때마다 흙과 풀과 꽃 내음이 물씬 풍겨온다.
     

    저자는 정원에 대한 애정을 통해 땅에 대한 사랑을 드러낸다. 땅은 아날로그의 감각을 많이 담고 있다. 촉각이나 향기, 색깔과 같은. 그러나 우리는 땅으로부터 점점 멀어져 자꾸만 디지털화되어간다. 그는 '세상의 디지털화란 완벽한 인간화 및 주체화라는 것과 같은 뜻으로땅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든다'(p.28)고 말하며, 우리에게 땅으로 돌아가야 함을 역설한다. 


    "인간Human은 후무스humus, 곧 땅으로 돌아간다. 땅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우리의 공명 공간이다. 우리가 땅을 떠나면 행복도 우리를 떠난다. ... 디지털화는 결국은 현실 자체를 없앤다. 또는 현실은 디지털 내부에서 현실성을 빼앗기고 하나의 창이 된다. 머지않아 우리 시야는 3차원 디스플레이와 같아질 것이다. 우리는 점점 더 현실에서 멀어진다." (p.147~148)


    그는 인간이 만들어낸 디지털 세계를 비판하며 오늘날 우리가 어딘지 시간을 잃어버린, 시간이 부족한 삶을 살고 있음을 꼬집는다. 그리고 정원에서의 특별한 시간 감각을 이야기한다. 바로 '느림'이다. 저자는 정원에서 일한 후로 시간을 다르게 느끼게 되었다. 시간이 훨씬 더 느리게 흘러가는 것이다.


    "모든 식물은 저만의 시간을 갖는다. ... 가을크로커스와 봄크로커스는 모습은 비슷해도 시간감각이 전혀 다르다. ... 정원은 강렬한 시간체험을 가능케 한다. 정원에서 일하는 동안 나는 시간이 많아졌다. 누구든 정원에서 일하면 정원은 많은 것을 돌려준다. 내게는 존재와 시간을 준다. 불확실한 기다림, 꼭 필요한 참을성, 느린 성장이 특별한 시간감각을 불러온다." (p.23~24)

     


     

    땅의예찬2.jpg

    불확실한 기다림, 꼭 필요한 참을성, 느린 성장


    무엇이든 빠른 것이 미덕이 되는 오늘날,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하지 않으면 불안한 많은 현대인에게 정원은 전혀 다른 시간 개념을 제시한다. 정원에서는 시간을 두고 하나의 꽃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꽃이 피어나기를 기다리는 그 시간은 희망으로 차오른다. '희망하기는 정원사의 시간 방식(p.180)'이다. 땅은 불확실한 기다림, 참을성, 느린 성장이 요구되는 곳이다. 이러한 땅의 시간 감각은 오늘날 디지털 세계에서 점점 더 잃어가고 있는 현실감과 몸의 느낌을 저자에게 되돌려주었고, 현실을 되찾게 해주었다.

    땅에선 시간이 획일화되지 않는다. 땅에 사는 생명들은 고유한 시간을 갖는다. 저마다의 상이한 성장 속도가 자연스럽고, 모두에게 같은 시간 기준이 요구되지 않는다. 저자는, 이렇듯 각자의 시간을 살고 있는 식물들을 키우며 흙을 만지고 땀을 흘렸다. 그 모든 자연의 활력을 몸으로 직접 느꼈다. 온몸으로 땅과 호흡하면 땅은 우리에게 살아있는 감각을 주기에, 그 안에서 존재의 살아있음 또한 느꼈으리라.


    "어린 시절에 나는 아주 조심스럽게 꽈리의 속을 비워서 작은 풍선 모양으로 만들었다. 입안에서 그것을 굴리고 소리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나는 정원에 한 조각 어린 시절을 두고 있다." (p.182~183)


    돌아보니 내 어린 시절의 한 조각도 어느 정원엔가 머물고 있었다. 풀꽃으로 반지를 만들어 친구와 나누어 끼던 일, 민들레 씨를 불어 날리며 즐거워하던 일, ... 떠오른 기억들이 무척 아름답고 싱그러워 행복해졌다. 이렇듯 자연의 향기는 두고두고 꺼내 보아도 시들지 않는다. 오히려 흙과 풀과 꽃의 향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짙어진다.
    때로 빠르지 못한 나의 삶에 불안과 조급함을 느낄 때면, 바쁘게 달리느라 숨이 가쁠 때면, 잠깐 멈추어 지난 날의 또 다른 한 조각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 시간이 나를 쉬게 해주고 잃어버렸던 시간을 되찾게 해 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따금 밖으로 나가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싶다. 그곳엔 그동안 보지 못했던, 각자의 시간을 살고 있는 수많은 땅의 생명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내게 새로운 숨을 불어넣어 주기를 희망해본다.


     

     

     

  •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정원을 상상해보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그동안 지나친 길 위의 꽃들에 대해 다시 떠올려본다. 그...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정원을 상상해보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그동안 지나친 길 위의 꽃들에 대해 다시 떠올려본다. 그러면 굉장히 온 마음이 따뜻해진다. 우리는 이렇게 땅을 온전히 느낄 때면 깊은 곳에서부터 차오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디지털 세계가 도래하고 사람들은 하나둘씩 땅에 대한 관심을 끄기 시작한다.

     

    디지털 문화는 인간을 작은 손가락 존재로 축소시킨다. 이야기는(내러티브)는 그 의미를 엄청나게 잃는다.하지만 존재는 이야기지 헤아리기가 아니다.” (75~76p)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정원을 가꾸는 일도 시간이 느리게 흐르고 그 과정을 애정으로 지켜봐야 한다. 그것이 존재를 그 자체로 존중하는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모든 존재들이 헤아려져야 한다. 헤아리는 데에는 단순히 오랜 기간 동안 지켜보는 것만은 아니다. 작가가 정원을 가꾸며 꽃과 나무들에 대해 또 새롭게 알아가듯이 사랑으로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01로 이루어진 -복잡해보이나 한편으로는 또 단순하게 구성된-세계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아무런 죄책감 없이 환경을 파괴한다. 우리가 어디서 태어났고 살아가는 지에 대한 망각이라 생각한다. 작가의 말대로 땅으로 돌아가기란 행복으로 돌아가기(32p)인 것 같다. 최근 리틀 포레스트 영화를 보곤 시골에서 한적하게 시간을 곱씹을 수 있었던 때를 떠올렸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찾는 걸 보면 아직까지는 자연에 대한 애정이 남아있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떤 관점에서 추위에도 약하고 환경에 따라 언제 시들지 모르는 꽃들을 보살핀다는 것이 힘든 일이라고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꽃이 추위를 이겨내고 활짝 피는 과정들을 보면 어쩌면 이 과정들이 우리의 삶과 다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가까이 하는 스마트 폰, 컴퓨터보다 더 닮은 것은 자연이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 쉽게 자연을 훼손시킨다.

     

    우리는 땅을 보호해야 한다. 보호하는 태도로 대하고, 잔인하게 착취하는 대신 찬양해야 한다.” (183p)

     

    책에는 작가의 정원에 대한 이야기들과 꽃에 대한 탐구가 책에 가득 들어있다. 그 이야기들을 읽어보면 자연스레 정원을 향한 애정이 느껴진다. 그 애정은 독자가 식물들의 성장과정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버드나무가 죽었을 때, 작가는 자신이 피를 흘린다고 생각한 일화를 보면서 그에 대한 애정이 어떤 크기와 깊이일지 상상해 보았다. 책에서 내가 느낀 애정들은 아주 작은 일부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꽃 이름에서 나는 그 어떤 명령이나 권력요구가 아니라 사랑과 애착을 듣는다. 꽃 이름은 사랑의 말이다” (84p)

     

    작가의 겨울 정원을 글을 통해 탐방하면서 꽃들에 대해 새로운 지식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겨울에 피는 꽃은 동백꽃밖에 없는 줄 알았던 내게 많은 겨울 꽃들을 만나게 해 주었다. 추위에 오들오들 떨었던 나와는 달리 힘차게 꽃봉오리를 피어낸 꽃들이 있다. 연약해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동시에 꽃 이름을 보면서 참 재미있는 이름들도 많고 꽃의 특징을 잘 살린 이름들도 있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꽃 이름은 가을시간너머이다. 정원이 불확실한기다림을 갖고 있는 것과 이 꽃이 시간의 영원성을 정원에 불러오는 것이 비슷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너머에 있다는 것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동시에 기다려지기도 한다. 정원이 느림의 미학을 알려주듯 너머에 있는 것을 상상하는 것도 참 즐거운 일로 느껴진다. 그래서 꽃이 가지는 초월성의 매력에 빠진 듯하다.

     

    이 책이 더욱 매력적인 것은 우리가 잘 알지 못한 식물들에 대해 알아가는 점도 있지만, 작가가 정원을 가꾸며 느낀 생각들을 독자도 함께 사유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땅 위에서 숨쉬고, 또 거리에서 수많은 식물들을 지나치지만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타자에 대해 좀 더 들여다봐야 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놓쳐왔던 것들을 책을 통해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다.

     

  • 그가 변한 이유 | le**tyle25 | 2018.03.2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그가 변한 이유 ‘한병철’이라는 이름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은 들어본 이름일 것입니다. 저자는 피로사회란 책...

    그가 변한 이유


    한병철이라는 이름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은 들어본 이름일 것입니다. 저자는 피로사회란 책을 시작으로 에로스의 종말, 시간의 향기 등 우리 사회를 각기 다른 영역에서 분석하는 책을 저술하였습니다. 이 책들의 특징은 날카로움이었습니다. 매스를 든 의사처럼 우리 사회의 각 부분을 해체한 뒤,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하게 분석하였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가 알고 있었지만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던 것을 표현하는 명쾌함을 느꼈고, 이는 많은 판매량으로 이어졌습니다. 저도 저자의 날카로움을 좋아했고, 다양한 책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저자의 신간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칼로 사회의 어떤 부분을 해체할까? 이런 기대 속에서 책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이전의 책과 결이 다른 책이었습니다. 그는 이번에는 날카로운 칼 대신 정원사의 호미를 들었습니다. 이전의 책에서 그는 사회의 각 부분을 하나하나 해체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사회의 새로운 가치를 심어주었습니다.

      

    시간을 두고 꽃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이런 그의 변화가 처음에는 낯설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변한 이유를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를 바꿔가는 것은 날카로운 시선을 통한 분석이 아닌 오랜 기다림을 통한 사랑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책 후반부에 있는 정원사의 일기 속에서 이런 그의 사랑이 자세히 드러납니다. 한 꽃의 죽음의 슬퍼하고, 한 꽃의 탄생에 기뻐하는 그의 모습 속에서 이전에 알고 있던 모습은 모두 사라지게 됩니다

     

    하이데거, 그는 마음이 땅에 붙어 있었다.”

    하지만 존재는 이야기지 헤아리기가 아니다. 헤아리기에는 역사이자 기억인 언어가 없다.”


    그가 변한 이유는 우리 사회를 헤아리지 않고, 그 속에서 이야기를 직접 찾아가기 위함이라 생각합니다. 화분에 피어나는 새싹과 함께 이 책을 천천히 읽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교환/반품안내

※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 관련한 안내가 있는 경우 그 내용을 우선으로 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교환/반품안내
반품/교환방법

[판매자 페이지>취소/반품관리>반품요청] 접수
또는 [1:1상담>반품/교환/환불], 고객센터 (1544-1900)

※ 중고도서의 경우 재고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교환이 불가할 수 있으며, 해당 상품의 경우 상품에 대한 책임은 판매자에게 있으며 교환/반품 접수 전에 반드시 판매자와 사전 협의를 하여주시기 바랍니다.

반품/교환가능 기간

변심반품의 경우 수령 후 7일 이내, 상품의 결함 및 계약내용과 다를 경우 문제점 발견 후 30일 이내

※ 중고도서의 경우 판매자와 사전의 협의하여주신 후 교환/반품 접수가 가능합니다.

반품/교환비용 변심 혹은 구매착오로 인한 반품/교환은 반송료 고객 부담
반품/교환 불가 사유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단지 확인을 위한 포장 훼손은 제외)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등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예) 음반/DVD/비디오,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1)해외주문도서)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1) 해외주문도서 : 이용자의 요청에 의한 개인주문상품이므로 단순 변심 및 착오로 인한 취소/교환/반품 시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 고객 부담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는 판매정가의 20%를 적용

2) 중고도서 : 반품/교환접수없이 반송하거나 우편으로 접수되어 상품 확인이 어려운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판매자
교보할인점
판매등급
특급셀러
판매자구분
사업자
구매만족도
5점 만점에 5점
평균 출고일 안내
2일 이내
품절 통보율 안내
20%

바로가기

최근 본 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