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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학교를 디자인하다(작은숲 에세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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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쪽 | A5
ISBN-10 : 8997581228
ISBN-13 : 9788997581221
다시 학교를 디자인하다(작은숲 에세이 2) 중고
저자 한상준 | 출판사 작은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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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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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상품구성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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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출신으로는 공립학교 최초로 8년 동안 교장을 역임하고 다시 평교사의 자리로 돌아간 한상준(현 전남순천전자고 교사) 선생님이 8년 동안 교장으로 일하면서 느낀 학교와 교육에 대한 소회를 담은 에세이를 출간하였다. 전교조 해직 교사 출신 교장이었다는 점과 8년간 교장직을 수행(법적으로 8년 이상 교장직을 수행할 수 없음)한 후에도 교육행정직이 아닌 평교사를 택했다는 점 때문에 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참교육 실현을 목표로 일해 온 전교조 출신의 교장이 입시 위주의 교육과 학교를 바꾸기 위해 노력한 과정을 담은 이 책은 혁신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교육 현실에서 교사와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저자소개

저자 : 한상준
저자 한상준은 고2 때부터 교사를 꿈꾸었다. 섬마을 선생이 되고 싶어 섬 생활을 미리 익히려 섬 학교에서 교생 실습을 했다. 그 후 교사로 임용되었으나 정작 섬 학교로는 발령받지 못하였다. 그해, ‘광주 오월’에 동참하지 못한 부끄러움으로 장발을 고집하던 머리를 박박 밀었다. 가톨릭농민회, Y-교사회, ‘5ㆍ10교육민주화선언’에 참여하고, 전남지부 강진지회 지회장으로 활동하다가 전교조 결성과 관련 해직되었다. 그 뒤 교육위원, 교육연구사, 교감을 거쳐 교장으로 8년 동안 일하다가 다시 교사로 발령받아 현재 순천전자고등학교에서 아이들 만나고 있다. 1994년 『삶, 사회 그리고 문학』지에 「해리댁의 忘祭」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소설집으로 『오래된 잉태』, 『강진만』이 있다.

목차

책을 내며
추천사

1장 섬마을 학교에 봄바람 불다
신지중학교 시절(2004. 9. 1∼2006. 8. 31)
봄바람 불어, 작은 섬 학교에 희망이
통째로 없어질 뻔한 학교
학교가 먼저 달라져야
냉혹한 근평 제도
남난희를 알아?
만족스런 80점

2장 화양연가를 꿈꾸다
여수화양고등학교 시절(2006. 9. 1∼2009. 8. 31)
지리산 종주 산행에서 만난 산 사나이
오늘, 술판은 밤샌다, 알간!
나, 난타할래!
교권침해라니?
교장이 싫어할 텐데요?
정보 쪽에서 알면……
화양연가(華陽戀歌)를 꿈꾸며

3장 학교 숲을 상상하다
광양고등학교 시절(2009. 9. 1∼2012. 8. 31)
학교 숲의 상상력
학생부장 소고小考
텃밭 가꾸기와 삼겹살 파티
텃밭 후기
교장의 예산 요구
제 기억 속의 5ㆍ18
학생회 선거 공영 예산, 50만 원!
학교 축제, 2% 부족감
졸업식 날의 전화
영원한 화두, 수업 혁신
넘어져 본 아이가 일어설 줄도 안다
학교 급식의 백색 문화화
소설가가 되고자 하는 성하에게
5수능 이후의 고3 교실

4장 다시, 학교를 생각하다
교육 시선
건축의 흐름을 알게 해 준 기부 채납 공사
CEO형 교장에 대한 단상
공립 대안학교 설립 과정 소회
학교 공사의 감독과 감리
농어촌 교육 문제, 그 해법의 고민
학생 문화, 피어나게 하라!
늦봄학교에서
예산의 누수 현상은 없겠지요?
진보 교육감의 앞날을 생각하다
받는 촌지, 주는 촌지
교권 보호는 교장의 몫이다

책 속으로

(111-113쪽) 아무튼 그런 과정을 거쳐 학교 숲을 가꾸는 데에 필요한 나무를 심고 옮기는 데만 6,000여만 원이 투입되었다. 지자체에서 발주하여 낙찰 차액까지 투자해 주었다. 거기에, 도 교육청에 예산을요청하여 산책 길을 만들고, 원두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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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13쪽)

아무튼 그런 과정을 거쳐 학교 숲을 가꾸는 데에 필요한 나무를 심고 옮기는 데만 6,000여만 원이 투입되었다. 지자체에서 발주하여 낙찰 차액까지 투자해 주었다. 거기에, 도 교육청에 예산을요청하여 산책 길을 만들고, 원두막을 세우고, 의자를 놓고, 가로등을 켰다. 또한 숲속 농구장을 조성하고 야외 헬스 기구까지 설치했다. 점심식사 후와 야자 시작 전, 저녁식사를 마친 아이들이농구장에서 땀을 쏟는 모습은 보기에 참 좋았다. 농구장은 쉴 틈없이 활용되었다. 아이들은 추운 겨울에도 웃통을 벗거나 러닝셔츠만 입고 농구를 즐겼다. 헬스 기구는 생각만큼 많이 애용하지 않는 것 같았지만 서서히 이용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었다. 원두막에서 누워 자거나 엎드려 담소 나누는 풍경 자주 보게 된다. 산책길에서는 나와 마주치는 학생보다 동료들이 더 많았다. 돌 벤치에 앉아서 MP3로 음악을 듣거나 핸드폰 게임을 하는 아이는 늘 있다.
딴은 많은 아이들과 동료들이 이용하는 까닭에 여유롭고 넉넉한 마음으로 나무와 말을 나누고, 벗들과 속삭이는 모습, 홀로 책을 읽거나 벤치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는 풍경을 만나기엔 쉽지 않기도 하다. 그러나 새들이 와서 노는 모양을 본 아이들은 새의 노래 소리를 듣고 새와 더욱 가까워진 마음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새봄, 나뭇가지에서 돋는 새싹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새로운 눈[眼目]을 가지게 될 것이다. 금목서에 핀 꽃을 보고 혹은 그 진한 향기를 맡으면서 교정과 학교 숲에서 금목서와 만나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다. 몇 년 뒤, 벚꽃 피면 그 나무 밑에서 아이들은 꽃비 맞으며 고운 시간을 가지게 되고 추후, 꽃비의 추억을 더듬어 낼 것이다. 더 나아가 나무에게 말을 걸고, 새들과 함께 흥겹게 노래하는 아이들도 볼 수 있으리라. 학교 숲에 있는 모든 자연물들과 하나가 되고 상상력을 통해자신의 사유를 깊고 넓히는 아이들이 생기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껏 거머쥔다.
숲은, 학교 숲은 상상력의 보고이다.
나는 오늘도 학교 숲을 거닐며, 상상력에 빠져 있는 아이를, 그런 아이들을 만나고 싶어 안달이다. 꽃 한 송이에서 일궈 낸 상상력이 책 100권에서 얻은 지식보다 낫다고, 나도 여기게 되었다. 상상력은 자신을 아름답고, 싱그러우며, 옹골지게 키워 내는 동력이다.

- 본문(학교 숲의 상상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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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전교조 출신 교장 1호 한상준의 교육 에세이 다시, 학교를 디자인하다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 교장은 위기의 공교육을 어떻게 바라보았는가? 그는 학교와 교육을 혁신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였는가? 학교와 교사와 학생과 학부모는 어떻게 바뀌었는...

[출판사서평 더 보기]

전교조 출신 교장 1호 한상준의 교육 에세이
다시, 학교를 디자인하다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 교장은 위기의 공교육을 어떻게 바라보았는가?
그는 학교와 교육을 혁신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였는가?
학교와 교사와 학생과 학부모는 어떻게 바뀌었는가?


전교조 출신으로는 공립학교 최초로 8년 동안 교장을 역임하고 다시 평교사의 자리로 돌아간 한상준(현 전남순천전자고 교사) 선생님이 8년 동안 교장으로 일하면서 느낀 학교와 교육에 대한 소회를 담은 에세이를 출간하였다. 전교조 해직 교사 출신 교장이었다는 점과 8년간 교장직을 수행(법적으로 8년 이상 교장직을 수행할 수 없음)한 후에도 교육행정직이 아닌 평교사를 택했다는 점 때문에 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참교육 실현을 목표로 일해 온 전교조 출신의 교장이 입시 위주의 교육과 학교를 바꾸기 위해 노력한 과정을 담은 이 책은 혁신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교육 현실에서 교사와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공교육의 위기가 진단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위기의 학교에 대한 진단은 사람들마다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 해법은 각기 다른 것이 현실이다. 그런 가운데,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의 교사가 교장이라는, 공교육 단위학교의 최고 관리자가 되어 교사, 학생, 지역사회와 부딪치면서 만들어가는 학교의 모습은 그것이 유일한 대안은 아닐 수 있어도 오늘 우리 학교에 시사하는 바는 자못 크다고 할 수 있다. 문제점을 인식하고 공유한다면, 다양한 실천을 통해 변화하려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교사와 학생, 지역사회와 학부모의 관계에서 교장의 역할이 무엇인지, 행복한 학교와 학생을 위해 교장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8년간의 경험 속에서 녹아낸 한상준 선생님의 에세이가 의미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교조 출신 교장이 한 일
“내가 교사로서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 극심한 회의를 하고 있던 1980년대 말, 전남 강진에서 한상준 교사를 처음 만났다. 당시 그는 매우 감성적이면서 열정적으로 뭔가를 해 보려 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지만, 이성적인 성향이 강한 나와는 궁합이 잘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 그리고 20여 년이 지난 후 학교 밖 어느 모임을 함께하면서 몇 차례 만났는데, 여전히 그는 감성적이었지만 상당한 논리력을 갖추고 있었고 차분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험난한 세파를 겪어 가면서 얻어진 내공이리라.”
저자를 기억하는 고연석(광양고등학교) 선생님의 인상평이다. 섬 마을 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어서 교생실습을 섬으로 자원할 만큼 교육에 대한 열정이 넘쳐났던 저자가 5.10 교육 민주화 선언, 전교조 결성 등의 세파를 겪고, 나아가 지방자치의 실현과 함께 교육위원을 거쳐 교육연구사 등의 행정을 경험하고 전교조 출신으로는 공립학교 최초로 교장이 된 한상준. 교장이 된 그는 여전히 무언가를 시도했다.
“학교의 긍정적인 변화와 교사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TF팀 운영, 지리산 종주와 문학 캠프를 비롯한 다양한 캠프 활동, 텃밭 가꾸기와 삼겹살 파티, 학생회 활성화를 위한 학생회실 마련 및 학생회 예산 편성에 학생회 임원들의 의견 반영, 도 교육청과 자치 단체를 통해 100억 원 넘는 거액의 예산을 유치하여 운동장을 두 배 정도 넓히고 체육관과 기숙사를 새로 지었으며, 도서관을 신축하였고, 넓혀진 운동장 일부에 학교 숲을 가꾸었다. 또 광양고등학교를 기숙형 공립학교, 금년도부터 교과부 지정 자율형 공립학교라는 위상을 갖게 하였다.”(추천사 중에서)
이 책의 추천사에 언급된 저자의 활동에서 SKY 대학을 많이 보냈거나 학업성취도가 높아졌다거나 하는 등의 이야기는 한 마디도 나오지 않는다. 대학 입시 결과가 고등학교 평가의 최고 덕목이 되는 입시 위주의 공교육 현실에서 보자면 저자는 무능한(?) 교장이다. 그러나 그의 교육철학은 ‘사람 냄새 나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그 기준에서 보자면 그의 시도가 그 성패를 논하기 이전에 그 시도 자체만으로도 존중받고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격식과 관례를 깬 교육 혁신
진보교육감으로 당선되어 학생 인권 조례, 체벌 금지 등의 교육정책을 추진하던 곽노현 교육감의 구속으로 인한 보궐선거에서 문용린 교육감이 당선되었다. 당선되자마자 진보교육감이 실시한 각종 정책이 무산되었거나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가 교장으로서 8년 동안 시도한 ‘혁신’은 진보교육감의 정책을 넘어서는, 혁신적이고 파격적인 정책이었다. 그 정책의 결과를 논하기에 이른 감이 있지만, 8년이라는 긴 세월의 경험은 3, 4년을 넘지 못한 진보교육감들의 그것보다 더 깊이 있는 교육적 시사점을 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에 충분하다.
“극단 《신명》을 초청하여 5.18 관련 공연을 전 학년 대상으로 실시한 것, 교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중앙 현관 출입을 허용한 것, 체벌을 일체 불허한 것, 서울로 수학여행을 테마형으로 가게 한 것, 학기 초 학부모들이 선생님들에게 음식 대접하는 것을 불허한 것, 다양한 캠프 활동을 위한 과감한 예산 지원” 등의 활동은 “용감하지 않거나 교장이라는 권력 없이는 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말로 혁신을 외치기는 쉽지만 격식이나 관례를 깬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님을 볼 때, 저자의 시도는 현재 진행 중인 혁신학교의 모습이거나 그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가 하고자 했던 것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학교 문화를 바꾸는 것이다. 학력만이 아니 그 플러스의 것들, 학력에 종속되는 교육 활동이 아닌, 내가 판단하기엔 학력 이전의 사람의 문제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제 저자는 8년간의 고군분투를 끝낸 후 한 권의 보고서를 이 책으로 남기고 다시 평교사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의 시도와 노력에 왈가왈부 하는 것은 독자들이 할 일은 아닌 듯싶다. 공교육의 위기를 쉽게 논하고 누구나 다 교육전문가처럼 해법을 안주 삼는 세태를 살아가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가 고민했고, 그가 시도했던 것들의 의미를 다시 새기는 것이리라. 그리고 교육의 주체로서 그가 가고자 했던 길에 함께하는 것이리라.

추천사

전교조 출신 1호 교장의,
참교육 실현을 위한 진솔한 고민과 성찰의 기록

길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진보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늘에는 별의 길이 있고, 바다에는 배의 길이 있다. 사람에게는 사람답게 살아가야 할 교육의 길이 있다.
기본적인 가정교육을 비롯해서 사회가 온통 교육 현장인 셈이다. 학교교육은 그 중 일부이지만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보통교육의 중요성은 국가 안보에 못지않은 중대 사안이다. 그럼에도 미래를 위해 충실한 비전과 계획을 세우는 노력이 필요한 때에 교육은 항상 뒷전으로 밀려났고 뜻 있는 국민들과 학부모님 그리고 참교육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교사들의 외침과 건의를 외면한 채 정권은 그들을 탄압해 왔다.
해직과 복직의 와중에서도 저자는 그 힘든 시기에 교육위원으로 또 교감, 교장 역할에 이어 다시 또 교사로서 참으로 어려운 경계를 넘나들며 참교육 실현을 위한 학교 현장에서의 진솔한 고민과 성찰을 보여 주고 있다.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 최초(공립)의 교장으로 일한 8년간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긴 이 책, 일독을 권한다. (정해숙. 전 전교조 위원장)

한상준은 재미있는 사람이다. 생김새가 바닷가 해변에 구르는 몽돌 같은 인상이다. 그는 취하면 양말부터 벗는다. ‘교문창’이라는 문학 모임에 술안주로 메추리 3백 마리를 싣고 왔다. 이 전설 같은 행위는 그의 진솔한 성격과 사람을 무던히도 좋아하는 데서 오는 것이다. 그런 그가 ‘교장 에세이’를 썼다. 아이들과 함께 지리산을 종주하고, 교사들과 밤을 새면서 학교 현안에 대해 머리를 맞댄 기록들이다. 나는 그동안 학교에서 한상준과 같은 교장과 근무해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조재도. 시인, 아동청소년문학 작가)

비록 한 교장이 우리의 학교 현장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것은 한 교장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보아야 한다. 해답은 우리 모두가 함께 찾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떠한 형태로든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교장은 그러한 시도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한 교장이 한 일들을 보면 그 단초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사람 냄새 나는 학교를 만드는 것, 말이다. (고연석, 광양고등학교)

머리말

교장으로 일한 8년의 소회가 남다르다. 곰곰이 회상에 젖어 본다. 웃으며 술 마시던 날보다 어떤 문제를 두고 구성원들과 싸웠던 기억이 더 생생하다. 즐거웠던 추억보다 울었던 기억이 더 새롭다. 학교 구성원, 특히 교사들의 교육관은 다들 다르다. 해서, 여러 형태의 논의가 활발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일방적인 지시가 더 횡행한다. 오랜 세월 그래 왔다. 그런 환경을 오히려 좋은 근무 조건으로 보는 경향마저 실재한다. 교사들이 논의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볼 때 더욱 그렇다. 논의에 참여하는 순간 빠져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사실을 알고 경악하기도 했다. 논의 구조의 틀을 바꿔 보았다. 나는 참여하지 않고, 교사들끼리 알아서 하도록 말이다. 잘 이뤄졌다. 멍석 깔아주는 역할이 교장 일이라는 걸 터득했다. 교장 3년차 되던 해였다. 교장이 자기 식대로 하자니 안 되었던 것이다. 교사 한 분 한 분의 관점이 분명한데, ‘나를 따르라.’ 하니 ‘그럼, 너 알아서 해.’ 하는 마음이었던 걸 읽지 못했다. 아니 ‘네가 옳더라도 함께 어깨 걸고 나가자 해야지.’, 하는 압박이었던 걸 몰랐다. (중략)
한국 사회에서 교장이란 정부의 교육 정책에 대한 현장 지휘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는 존재이다. 앞으로도 그러하리라 전망한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의 교육 정책은 정권적 차원에서 논의되고 결정되어 온 게 사실이다. 독재 정권 시대에는 정권의 정통성을 이끌어 내려는 역할을 교육이 맡았고, 그 첨병으로서의 수행자가 교장이기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민주 정부라 해서 획기적으로 달라진 교육 정책은 돌이켜 봐도 손꼽아 보기 어렵다. 국민 모두의 문제로 의제화한 교육 문제를 정권적 차원에서 접근했고, 그 인식 수준에서 정책을 수립해 온 건 주지하는 바다. 좋은 정책을 현장에서 풀어 갈 때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다. 해서 갖게 된 스트레스를 감내하기 힘들었다. 나쁜 정책은 대부분 ‘강남의 교육 의제’가 ‘전 국민적 교육 의제화’ 하는 데에서 기인했다고 본다. 교육을 통한 부의 세습을 막는 제도가 도입되었다고 보거나 도입될 거라 예상되면 추호도 망설임 없이 초동에 박살 내고야 말았다. 이렇게 교육 현실이 호도되면서 교장이 자신의 교육적 관점에서 출발하는 어떤 교육 활동도 스스로 검열하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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