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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문예 세계문학선 115)
304쪽 | 규격外
ISBN-10 : 8931009348
ISBN-13 : 9788931009347
약속(문예 세계문학선 115) 중고
저자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 역자 차경아 | 출판사 문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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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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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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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렌마트가 보여주는 새로운 기법의 추리문학!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걸작 『약속』. 기존 추리소설의 인습을 깨고 미묘한 추리적 요소를 가미한 새로운 주제의 내용을 담아낸 이 작품은 추리소설이 지향할 점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추리소설의 새 지평을 열었다. 추리소설에서 맛볼 수 없는 재미와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는 《약속》과 함께 우연한 사고로 운명의 덫에 갇히게 된 한 인간의 불행을 통해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신랄하게 풍자한 소설 《사고》를 만나볼 수 있다. 1945년 이후 독일어권에서 발표된 작품 가운데 최고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이 작품은 현대인들의 사고 부재와 인간성 상실을 통렬하게 고발하고 있다.

저자소개

저자 :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저자 프리드리히 뒤렌마트(Friedrich D?renmatt)는 스위스 베른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베른과 취리히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며 문학과 자연과학 강의를 즐겨 들었다. 졸업 후에는 저널리스트로 활약하다가 극작가로 방향을 바꾸어 희곡?소설?라디오 드라마 등을 다수 발표 했다. 전후 독일 문학이 배출한 천재 작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스위스에서는 국민 작가로 추앙받는다. 특히 이 책 《약속》 에 수록되어 있는 그의 소설 <사고(事故)>는 1945년 이후 독일어권에서 발표된 작품 가운데 최고라는 찬사를 받는다.
뒤렌마트는 고정관념을 거부하고 기존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히기를 거부했다는 점에서 스위스 출신인 또 한 사람의 세계적 극작가 막스 프리슈에 비견되며, 감정이입을 철저히 배제한 우의극(寓意劇)을 썼다는 점에서 브레히트의 후계자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브레히트가 관객들에게 사회 개혁에 대한 일말의 희망을 보여준 데 반해 뒤렌마트는 괴상한 과장과 통렬한 풍자로 절망적인 사회의 모습을 제시해 보였다.
스물다섯 살 때 최초의 희곡 《그렇게 쓰여져 있나니》 를 발표한 이후 희곡 《로물루스 대제》, 《미시시피 씨의 결혼》, 《천사 바빌론에 오다》 등 작품마다 호평을 받았으며, 희곡 《노부인의 방문》 으로 전 세계에 문명(文名)을 떨쳤다. 또한 《연극의 제 문제》 로 독자적인 연극론을 전개하기도 했으며, 《물리학자들》 에서는 과학자들의 윤리에 관한 문제를 신랄한 희극으로 묘사했다. 추리소설로는 《판사와 형리》, 《혐의》 등이 있다.

역자 : 차경아
역자 차경아는 서울대학교 문리대 독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본 대학에서 수학했으며, 경기대학교 독문과 교수로 재직했다. 옮긴 책으로 《운디네》(푸케), 《싯다르타》(헤르만 헤세), 《주인 없는 집》(하인리히 뵐), 《말리나》(잉게보르크 바흐만), 《만하탄의 善神》(잉게보르크 바흐만), 《삼십세》(잉게보르크 바흐만),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안톤 슈낙), 《내가 사랑하는 女人들》(안톤 슈낙), 《生의 한가운데》(루이제 린저), 《왜 사느냐고 묻거든》(루이제 린저), 《베로니카의 손수건》(르 포르) 등이 있다.

목차

약속- 추리소설에 부치는 진혼곡
사고(事故)- 아직도 가능한 이야기
작품해설

책 속으로

ㆍ “나를 화나게 만드는 것은 당신네들 추리소설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의 진행 방식입니다. 당신네들은 사건 진행을 논리적으로 설정하지요. 마치 장기를 두듯 진행시킵니다. 여기엔 범죄자, 저기엔 희생자, 또 이곳엔 공모자 저곳엔 부당 이득자, 이런 식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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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나를 화나게 만드는 것은 당신네들 추리소설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의 진행 방식입니다. 당신네들은 사건 진행을 논리적으로 설정하지요. 마치 장기를 두듯 진행시킵니다. 여기엔 범죄자, 저기엔 희생자, 또 이곳엔 공모자 저곳엔 부당 이득자,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수사관은 이 규칙을 알고 반복해서 판을 벌이는 것으로 족하지요. 그럼 어느 틈엔가 범죄자를 체포하게 되고, 정의는 승리를 도와주는 겁니다. 이런 식의 픽션이 나를 참을 수 없이 격분시킨단 말입니다. 현실이란 논리를 가지고서는 극히 일부밖에 파악되지 않는 거니까요. 무릇 사건이란 수학 공식처럼 맞아떨어지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런데 당신네 작가들은 이런 점에 괘념치를 않습니다. 당신네들은 우리에게서 끊임없이 빠져나가는 현실과 맞붙어 싸우려 들지를 않고, 다만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세계를 세우는 겁니다. 그렇게 세워진 세계는 아마도 완전한 세계일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거짓 세계입니다. 실재를 향해, 현실을 향해 나아가려면 완전함을 대담하게 포기하십시오. 그렇잖으면 당신네들은 아무짝에도 못 쓰는 문체 연습에나 골몰하며 주저앉는 꼴이 되고 맙니다.” -〈약속〉중에서

ㆍ “그래도 병적인 인간에게는 여자의 대리품이 될 수 있지요. 이런 유의 살인자는 성인 여자에게는 감히 어쩌지 못하기 때문에 어린 소녀를 상대하는 거지요. 여자를 죽이는 대신 어린 소녀를 죽이는 겁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번번이 비슷한 유형의 소녀를 유인하는 거죠.
자세히 검토해보면 희생자들은 모두 닮은 데가 있을 겁니다. 저능아로 태어났든 병에 걸려 그렇게 되었든 간에 문제의 가해자가 단순하고 미개한 인물이라는 점을 잊지 마십시오. 그런 인물들은 충동을 제어할 줄 모르거든요. 일시적 충동에 맞설 저항력이 비정상적으로 약한 거죠. 그들에겐 활용되는 힘이 어이없을 정도로 미약해요. 약간 변질된 신진대사와 얼마간 퇴화된 세포들. 그러고 보면 그런 인간은 바로 동물이나 다름없어지는 겁니다.” -〈약속〉중에서

ㆍ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자백을 해야 해요. 고백할 거리야 누구든 갖고 있는 법이오. 당신한테도 그런 것이 서서히 떠오를 거요! 좋소, 젊은 친구. 숨길 것도 주저할 것도 없이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당신은 어떻게 기각스를 죽이게 되었소? 흥분한 나머지? 이럴 경우 우린 살인죄에 대한 기소에 대비해야 할 거요. 검사가 그쪽으로 몰고 가리라는 걸 장담하지요. 내 추측은 그렇소. 난 그 친구를 잘 안단 말이오.”
트랍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사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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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기존 추리소설의 도식을 탈피해 새로운 추리문학의 세계를 보여주는 뒤렌마트의 걸작 《약속》 출간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번 상연된 희곡 〈노부인의 방문〉 및 〈미시시피 씨의 결혼〉의 원작자 뒤렌마트가 쓴 아주 색다른 형태의 추리소설 《약속》이 문예세계문...

[출판사서평 더 보기]

기존 추리소설의 도식을 탈피해 새로운 추리문학의 세계를 보여주는
뒤렌마트의 걸작 《약속》 출간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번 상연된 희곡 〈노부인의 방문〉 및 〈미시시피 씨의 결혼〉의 원작자 뒤렌마트가 쓴 아주 색다른 형태의 추리소설 《약속》이 문예세계문학선 115번으로 출간되었다.
“비상한 능력을 지닌 수사관이 나타나 결국에는 명쾌하게 사건을 해결하고 엉클어졌던 질서를 복구시킨다.” 이러한 전통 추리소설의 해피엔드에 식상한 독자들이라면 잔인한 우연에 조롱당하며 파멸해가는 뒤렌마트 추리소설의 주인공들을 꼭 만나 보라고 권하고 싶다. 적나라하게 파헤쳐지는 인간 군상의 벌거벗은 모습 앞에서 어떤 추리소설을 읽을 때보다도 섬?한 스릴을 맛보게 될 것이다.

연쇄살인을 해결하려는 한 수사관의 참담한 실패와 예기치 못한 결론…
형식과 내용의 신선함이 돋보이는 추리소설 〈약속〉

뒤렌마트의 추리소설 〈약속〉은 전통 추리소설이 내포한 허구적 동화를 깨뜨리면서 ‘우연’의 형태로 우리를 위협하는 현실이야말로 눈을 부릅뜨고 상대해야 할 적수임을 강조한다.
이 추리소설은 본디 뒤렌마트가 영화 연출가 라자르 벡슬러(Lazar Wechsler)의 요청을 받아 영화 시나리오로 쓴 작품으로 〈그 사건은 화창한 대낮에 벌어졌다(Es geschah am helligsten)〉라는 영화로 제작되었다. 자신이 쳐놓은 그물에 얽혀 허우적거리며 벗어나지 못하는, 참담하게 실패하는 수사관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기존 추리소설의 인습을 깨고 미묘한 추리적 요소를 가미한 새로운 주제의 내용을 담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이 작품을 끝으로 뒤렌마트는 다시는 추리소설을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약속》은 추리소설이 지향할 점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추리소설에 부치는 진혼곡’이라는 부제와는 달리 이러한 장르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가르쳐주고 있다.

덫에 끌려들어가 스스로를 심판하게 된 어느 평균치 인간의 입을 통해
인간성 상실에 대한 매서운 질문을 던지고 있는 문제작 〈사고〉

또한 《약속》에 수록된 또 하나의 추리소설 〈사고〉는 우연한 사고로 운명의 덫에 갇히게 된 한 인간의 불행을 통해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신랄하게 풍자한 작품으로 1945년 이후 독일어권에서 발표된 작품 가운데 최고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한낱 자동차 ‘사고’로 인해 낯선 마을에서 하룻밤을 묵게 된 평균치의 선량한 인간 트랍스(Traps)는 그의 이름 그대로 스스로 ‘덫’으로 걸어 들어간다. 퇴직한 판사와 변호사들이 벌이는 모의재판 놀이에서 그는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자신의 죄를 깨닫고 결국에는 스스로에게 엄한 벌을 내린다.
기존 추리소설과는 달리 먼저 범인을 설정해놓고 그 범죄를 밝혀나가는 특이한 구성으로 되어 있으며, 한 편의 연극을 보듯이 현실에서라면 결코 실현되지 못할 정의가 실현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고(思考) 부재라는 일상에서 빠져나와 도덕과 정의를 인식하게 되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현대인들의 사고(思考) 부재와 인간성 상실을 통렬하게 고발하는 작품이다.
뒤렌마트는 이 작품을 방송극으로 개작 발표했고, 이듬해 독일전쟁맹인협회가 주는 방송극상을 수상했다. 이 사실은 마치 보이지 않는 현실을 외면한 채 무감각하고 안일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리려는 의미인 듯해서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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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약속 | c3**6c | 2020.01.30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번 상연된 희곡 〈노부인의 방문〉 및 〈미시시피 씨의 결혼〉의 원작자 뒤렌마트가 쓴 아주 색다른 ...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번 상연된 희곡 〈노부인의 방문〉 및 〈미시시피 씨의 결혼〉의 원작자 뒤렌마트가 쓴 아주 색다른 형태의 추리소설 《약속》이 문예세계문학선 115번으로 출간되었다.
    “비상한 능력을 지닌 수사관이 나타나 결국에는 명쾌하게 사건을 해결하고 엉클어졌던 질서를 복구시킨다.” 이러한 전통 추리소설의 해피엔드에 식상한 독자들이라면 잔인한 우연에 조롱당하며 파멸해가는 뒤렌마트 추리소설의 주인공들을 꼭 만나 보라고 권하고 싶다. 적나라하게 파헤쳐지는 인간 군상의 벌거벗은 모습 앞에서 어떤 추리소설을 읽을 때보다도 섬?한 스릴을 맛보게 될 것이다.

    연쇄살인을 해결하려는 한 수사관의 참담한 실패와 예기치 못한 결론…
    형식과 내용의 신선함이 돋보이는 추리소설 〈약속〉

    뒤렌마트의 추리소설 〈약속〉은 전통 추리소설이 내포한 허구적 동화를 깨뜨리면서 ‘우연’의 형태로 우리를 위협하는 현실이야말로 눈을 부릅뜨고 상대해야 할 적수임을 강조한다.
    이 추리소설은 본디 뒤렌마트가 영화 연출가 라자르 벡슬러(Lazar Wechsler)의 요청을 받아 영화 시나리오로 쓴 작품으로 〈그 사건은 화창한 대낮에 벌어졌다(Es geschah am helligsten)〉라는 영화로 제작되었다. 자신이 쳐놓은 그물에 얽혀 허우적거리며 벗어나지 못하는, 참담하게 실패하는 수사관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기존 추리소설의 인습을 깨고 미묘한 추리적 요소를 가미한 새로운 주제의 내용을 담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이 작품을 끝으로 뒤렌마트는 다시는 추리소설을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약속》은 추리소설이 지향할 점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추리소설에 부치는 진혼곡’이라는 부제와는 달리 이러한 장르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가르쳐주고 있다.

    덫에 끌려들어가 스스로를 심판하게 된 어느 평균치 인간의 입을 통해
    인간성 상실에 대한 매서운 질문을 던지고 있는 문제작 〈사고〉

    또한 《약속》에 수록된 또 하나의 추리소설 〈사고〉는 우연한 사고로 운명의 덫에 갇히게 된 한 인간의 불행을 통해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신랄하게 풍자한 작품으로 1945년 이후 독일어권에서 발표된 작품 가운데 최고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한낱 자동차 ‘사고’로 인해 낯선 마을에서 하룻밤을 묵게 된 평균치의 선량한 인간 트랍스(Traps)는 그의 이름 그대로 스스로 ‘덫’으로 걸어 들어간다. 퇴직한 판사와 변호사들이 벌이는 모의재판 놀이에서 그는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자신의 죄를 깨닫고 결국에는 스스로에게 엄한 벌을 내린다.
    기존 추리소설과는 달리 먼저 범인을 설정해놓고 그 범죄를 밝혀나가는 특이한 구성으로 되어 있으며, 한 편의 연극을 보듯이 현실에서라면 결코 실현되지 못할 정의가 실현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고(思考) 부재라는 일상에서 빠져나와 도덕과 정의를 인식하게 되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현대인들의 사고(思考) 부재와 인간성 상실을 통렬하게 고발하는 작품이다.

  • 약속 | ga**hbs | 2016.08.03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걸작 『약속』은 1945년 이후 독일어권에서 발표된 작품 가운데 최고라는 찬사를 받...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걸작 『약속』은 1945년 이후 독일어권에서 발표된 작품 가운데 최고라는 찬사를 받는 작품이라고 하는데 나의 경우엔 이번 기회를 통해서 그토록 대단한 책인가보다 싶은 생각을 하게 되었던게 사실이다.

     

    프리드리히 뒤렌마트라는 이름도 내게는 익숙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적으로 생소한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추리소설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이 책은 기존의 추리소설에서 벗어난 느낌의 책으로 무려 추리소설이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제시하는 소설이라는 평가 때문이였다. 이런 평가를 받는 작품이 흔치 않으니 말이다. 

     

    괴상한 과장과 통렬한 풍자로 절망적인 사회의 모습을 제시한 작가로 알려진 뒤렌마트는 이런 작품 성향으로 인해 고정관념과 기존의 이데올로기 마저도 거부한 상당히 독창적인 인물이기도 했던 것이다. 참고로 이 책에는 <약속>과 <사고>라는 추리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약속>은 추리소설 창작 기술에 관한 강연에서 만나게 된 전직 취리히 주 경찰국장이였다는 H박사를 만남으로써 이야기를 듣게 되는 구성인데, 그 이야기란 취리히시 근교에 있는 작은 마을인 메겐도르프에서 10대 소녀의 살인사건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 사건을 신고한 이는 폰 군델이라는 행상이였는데 경찰은 오히려 신고자인 행상을 용의자로 생각한다. 예전에 그 행상이 성범죄에 관련한 사건이 있었던 점이 유력하게 작용했을 것이다.행상은 여전히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H박사의 부하직원이였던 마태는 결국 이 사건에 뛰어들게 된다. 범인에게 희생되었던 소녀와 비슷한 소녀를 통해서 범인을 잡고자 하는 방법을 쓴 것이다.

     

    보통의 사건은 뛰어난 수사관의 추리 등으로 해결되지만 뒤렌마트는 꼭 그런 것들이 작용하지 않아도 사건이 해결될 수 있다는 상당히 기묘한 방식을 이 책을 통해서 보여준다.

     

    <사고>는 트란스(Traps, 덫이라는 의미)라는 직물판매업자가 타고 가던 자동차가 고장이 나서 수리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한 노인의 집에 머물게 되는데 이 노인과 친구들은 과거의 직업(판사, 검사, 변호사 등)을 이용해서 은퇴 후 하나의 사건에 자신들이 형량을 정하는 놀이라는 것을 하는 사람들이였고, 노인이 트랍스에게 이 놀이를 제안하고 이 과정에서 자신이 행한 범죄에 대한 자기 형벌을 엄하게 내리는 인물이다.

     

    전혀 다른 두 이야기인데, 둘 다 독특한 분위기의 책임에 틀림없다. 뭔가 기존의 추리소설에서는 만나기 어려웠던 전개과정이나 결말이라는 점에서 찬사까지는 모르겠고, 색다른 추리소설 한 권을 만난 점에 대해서는 흥미로웠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 약속 | ys**5636 | 2015.02.19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추리소설에 맛을 들여 가고 있는 가운데 색다른 추리소설을 접하게 되었다.추리소설의...
     

     

     추리소설에 맛을 들여 가고 있는 가운데 색다른 추리소설을 접하게 되었다.추리소설의 전형적인 공식이 무엇인가는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사건.사고가 터지면서 인물과 배경이 복잡하게 얽히고설키면서 경찰과 탐정의 파편적인 흩어진 단서들을 조합시키는 가운데 색다른 반전이 등장하면서 독자들을 미궁(迷宮)으로 집어 넣는 묘미 그리고 범인의 윤곽도 오리무중인 경우 추리소설의 궁극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스위스 작가에 의한 추리소설은 처음 접한 셈이다.작가는 프리드리히 뒤렌마트로서 스위스에서는 국민작가로 칭송이 자자하다고 한다.특히 그가 남긴 《사고事故》는 전후 독일어권 최고 작품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뒤렌마트 작가의 색다른 추리소설이란 아슬아슬하고 환상적인 이야기의 서사가 아닌 이야기의 서사가 약간은 지루하면서 평범한 느낌마저 안기고 있다는 점에서 추리의 본령에서 벗어나지는 않았는가 라는 생각마저 들었다.나름 신선한 추리의 맛을 느낄 수가 있고 공간적,시대적 배경이 스위스라는 독특한 공간이 나를 매료시키기도 했다.

     

     이 글은 『약속』과 『사건 』이라는 두 편을  싣고 있다.추리소설 창작 기술에 관한  강연을 맡은 작가가 강연장에 당도하니 청중들의 숫자는 파리 날리듯 한산하기만 하여 흥이 나지를 않는 참에 취리히 주 경찰국장을 역임한 화자(話者) H박사를 만나게 되면서 약속의 이야기가 전개된다.경찰국장을 역임한 H박사가 약속의 화자가 되는데 10대 소녀만을 골라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 살인마를 수사하는 이야기이다.소녀가 인적이 드문 산간 숲속에서 누군가에 의해 칼에 찔려 죽게 되는데 동일한 살해사건이 터진다.희생자에게서 나온 초콜릿 봉봉과 같은 것이 단서가 되면서 또 다른 희생자의 단서가 될 공통분모를 찾아 나선다.그런데 연쇄살인 사건을 맡은 수사관은 마태로서 경찰국장을 역임한 H의 부하이기도 했다.공교롭게도 연쇄 살인범은 행상(行商)으로 마태의 오랜 단골이었으며 수사 실적,평가가 좋지 않은 마태는 수사관의 거취 문제를 고려하여 외국으로 나가려다 살인사건 수사를 위해 주저 앉았던 수사관 마태,그는 결국 수사관직에서 해제되고 주유소 일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로이다.극히 평범하기만 한 추리소설이다.희생자는 성범죄의 희생양이 되고 유력한 용의자는 자신의 결백을 시종일관 주장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두 번째 『사건』은 자신에 관해 털어놓기를 거부하는 작가,자신의 자아를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방식으로 보편화하려 하지 않으며,자신의 희망,이나 좌절에 대해,여자들 곁에 눕는 자신의 버릇에 대해 시시콜콜 털어놓아야 할 의무감을 아예 느끼지 못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이런 작가의 경우,창작은 한결 힘들어지고 외로워지며 또한 무의미해지기 마련이라고 뒤렌마트 작가는 말하고 있다.직물판매 총책임자였던 트랍스라는 사람이 숙박비를 받지 않는 인심 좋은 여관 주인을 만나게 되낟.여관 주인은 여관에 묵고 있는 사람들을 소개하고 한 무리에 들어간 트랍스는 재판 놀이를 하게 된다.트랍스가 피고인이 되어 사건.사고의 상황을 재현하는 것이다.지난날 판사,검사,변호사를 역임했던 사람들은 법조계의 경험과 이력이 몸에 배여 있지만 트랍스는 직물 판매만을 했던 사람으로 법에 관해서는 신출내기티가 물씬 풍긴다.역사상 유명한 재판들을 즐겨 찾고 재미있게 재판 놀이를 한다는 『사고』는 법에 문외한인 나도 직접 원고.피고가 되어 역사상 유명한 인물들의 이력을 비틀어서 재판에 회부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재판,판결은 시대와 사회의 여론에 따라 유.무죄가 되는 가변적 요소가 크기에 실제로 재판 놀이를 해 보면 재판의 현장에 몰입하여 생생한 소재,서바이벌 게임이라는 흥미로운 상황을 연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또한 뒤렌마트 작가는 일반 독자들이 생각하는 추리소설의 통념 구조를 깨뜨리기도 했다.

  • 표제작인 중편 ‘약속’과 단편 ‘사고’ 등 두 편의 작품이 실린 소설집입니다. 정확한 연도는 모르겠지만 대략 1950년대에 ...

    표제작인 중편 약속과 단편 사고등 두 편의 작품이 실린 소설집입니다.

    정확한 연도는 모르겠지만 대략 1950년대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재미있는 것은 두 작품에 딸린 부제가 무척이나 시니컬한 뉘앙스를 담고 있는 점입니다.

    표제작인 약속'추리소설에 부치는 진혼곡'이라는 부제를,

    단편 사고아직도 가능한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두 부제 모두 기존의 경향들에 대한 명백한 도전 또는 비꼼을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약속의 경우 전직 경찰국장이 명망 있는 추리 소설가를 향해

    선생의 강연은 졸렬하기 짝이 없더군요.”라며 일갈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면서,

    시종 추리소설의 비현실성과 동화적인 허구성에 대해 비판하고 있습니다.

    화자인 경찰국장을 통해 풀어놓은 작가의 추리소설에 부치는 진혼곡을 편집해서 소개하면,

     

    유감스러운 것은 추리소설 안에서 엉뚱한 사기극이 연출된다는 점입니다.

    무릇 사건이란 수학 공식처럼 맞아떨어지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순전히 직업상 운이나 우연이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흔하지요.

    그런데 소설 속에서는 이 우연이라는 것이 아무 역할도 못하지요.

    당신네들은 사건 진행을 논리적으로 설정하지요.

    여기엔 범죄자, 저기엔 희생자, 이곳엔 공모자, 저곳엔 부당이득자,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수사관은 어느 틈엔가 범죄자를 체포하게 되고, 정의는 승리를 도와주는 겁니다.

    그렇게 세워진 세계는 아마도 완전한 세계일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거짓 세계입니다.

     

    그렇다고 약속이 내내 전직 경찰국장의 추리소설 비판론만 다루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알맹이 내용은 그가 추리 소설가에게 들려준 9년 전 사건에 관한 회고담입니다.

    당시 완벽한 스펙을 지닌 경감 마태는 장밋빛 미래를 포기하고 소녀 연쇄살인범을 쫓지만

    (출판사 소개글을 인용하면) 자신이 쳐놓은 그물에 얽혀 허우적거리다가 참담하게 실패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사건의 진상은 우연의 도움을 받아 엉뚱한 곳에서 밝혀지고 말았습니다.

     

    사실, 현장에서 실제 범죄와 맞닥뜨리는 경찰 입장에선 미스터리나 스릴러에 등장하는

    슈퍼히어로 주인공들이 야속하거나 원망스러울 때가 있겠죠.

    9년 전 사건을 소재로 추리 소설가가 픽션을 썼다면 완벽한 스펙의 경감 마태는

    조직과 동료로부터 무시당하고, 홀로 산전수전을 다 겪고, 목숨이 위험해지기도 하지만

    끝내, 화려한 언변과 멋진 액션으로 소녀를 구해낸 후 악마 같은 범인을 잡았을 것입니다.

    (갑자기 신주쿠 상어의 사메지마가 생각나네요^^)

     

    결국 전직 경찰국장의 주장은 현실과 동떨어진 동화 같은 추리소설에 대한 비판입니다.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장르소설이나 미드 수사물에 중독된 나머지

    어딜 가든 해리 보슈나 긴다이치 코스케 같은 완벽한 인물이 실재할 것이라 믿고 있는

    독자나 시청자에 대한 현업 경찰의 진심 어린 불만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하지만 약속은 단순히 픽션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도식적인 주장을 넘어

    기존 추리소설의 인습을 깨고 미묘한 추리적 요소를 가미한 새로운추리소설이기도 합니다.

    완벽하고 깔끔한 주인공 대신 잔인한 우연에 조롱당하며 파멸해가는주인공을 통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사건 이면의 현실을 들여다보게 만드는가 하면,

    진부하지만 안 그러면 개운치 않은 뒤끝만 남게 되는 뻔한 권선징악의 공식 대신

    인생의 아이러니라든가 씁쓸한 운명의 장난을 지켜보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단편인 사고재판 놀이를 소재삼아 인생의 급반전을 겪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퇴직한 판사, 검사, 변호사가 별장 숙박객을 피고인으로 세워놓고

    술과 저녁식사를 동반한 하룻밤의 유쾌한 재판 놀이를 벌이는데,

    재판이 진행될수록 주객이 전도되는가 하면,

    재미삼아 즐기던 놀이가 한순간 서늘한 현실처럼 급변하기도 하고,

    무의식 속에 잠겨있던 피고인의 추악한 죄상이 양파껍질처럼 하나씩 드러나다가

    결국엔 아무도 예상 못한 비극적인 엔딩에 이르게 됩니다.

     

    다분히 연극적인 느낌으로 구성된 캐릭터나 스토리라 현실감은 떨어지지만,

    작가는 신이나 운명 같이 거창하고 형이상학적인 존재보다

    사소한 사고 하나가 어떻게 한 사람의 삶을 통째로 뒤흔들 수 있는가, 라는 질문과 함께

    인간의 나약함이나 삶의 부조리함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곁들이고 있습니다.

     

    집필된 시기로 보나 다루고 있는 이야기로 보나 고전문학의 올드함이 역력한 작품들이지만

    약속은 장르물 애호가들에게는 오히려 새롭고 신선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작품집입니다.

    단순히 주인공의 실패담이나 심각한 경찰현실론을 주장하는 작품이 아니라

    미스터리를 뒤집은 미스터리라는 찾아보기 힘든 주제를 잘 다루고 있으며,

    연민과 동정심 등 마음 한쪽이 먹먹해지는 듯한 색다른 여운을 맛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통쾌하고 속 시원한 해피엔딩을 장르물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는 독자들에겐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분량도 300페이지 내외로 한나절이면 충분히 끝낼 수 있고,

    스위스 출신 독일어권 작가로는 적잖은 명성을 날린 작가의 작품인 만큼

    한번쯤 도전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천해봅니다.

  •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소설이 주는 또 다른 '추리'가 주는 재미를 다르게 볼 수있지 않을까 싶...

    약속.JPG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소설이 주는 또 다른 '추리'가 주는 재미를 다르게 볼 수있지 않을까 싶다.

    스위스 출신의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작품이 수록된 책이 문예출판사 세계문학선 코너로 나왔다.

    국내엔 그의 작품의 희곡이 상영된 적도 있다고 하는데 아직 접해보질 못한 상태에서 이 작가의 작품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뭐랄까, 추리소설의 화끈한 액션이나 스릴 넘치는 강한 체력과 영민한 두뇌회전을 자랑하는 어떤 주인공의 형사나 경찰의 이미지를 그려왔던 종전의 내 머릿 속의 캐릭터와는 전혀 딴판의 인물들이 그려져있어 좀 당황스러웠다.

     

    두 편의 작품 모두가 독자가 바라는 그런 형태의 결말을 내세우지 않기에 추리소설의 그런 묘미에 젖어있던 독자라면 조금은 실망 또는 이런 형태의 제시를 해 주는 작가의 생각을 되새겨 볼 만한 시간이 아닐까 한다.

     

    첫 번째 작품인 '약속'은 '나'가 쿠어 시 안드레아스 -다힌덴협회에서 주최하는 추리소설 창작 기술에 관한 강연을 마치고 나오면서 만난 전직 취리히 주 경찰국장을 지냈다는 H박사를 만나고 그의 도움으로 그의 차에 동승하면서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기초를 한다.

     

    자신의 유능한 부하이자 천재란 소리를 들었던  마태란  직원이 운영하는 주유소에 들르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어린 소녀의 강간살해에 대한 사건을 두고 벌어지는 마태와 그 주위를 둘러싼 사건 해결에서 오는 여러가지 변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태는 소녀의 시체를 발견한 , 교도소에도 들락거렸던 폰 군뎉이라는 행상의 제보로 자신의 출세길이 보장됬던 요르단의 출국을 보류한 채 사건해결에 나서게 되지만 이내 동네의 분위기와 다른 동료들의 시선은 폰을 범인으로 지목하게 되고 폰은 억울함을 호소하게 되는, 마태로선 사건의 범인을 잡겠다는 '약속'을 죽은 소녀의 부모에게 했기에 그 동안 벌어졌던 몇 차례의 비슷한 사건을 들춰가며 주유소를 인수하고 죽은 소녀와 비슷한 이미지를 가진 소녀를 곁에 두고서 범인이 나타나길 기다린다는, 오로지 끈기와 시간의 다툼, 자신의 확신에 찬 의지가 현실에선 어떻게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범인이 누군인지 밝혀지되 결코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언젠가는 꼭 잡힐 것이란 보이지 않는 형상과 다투는 사건의 현실 자체에 대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두 번째 이야기인 사고(事故)-아직도 가능한 이야기란 주제를 다룬 이야기다.

    트랍스는(덫이란 뜻의 이름을 가진) 직물판매업자다.

    자신이 몰던 차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 다름아닌 사고(事故)로 인해 차를 수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닥친다.

     

    집에도 갈 수있었지만 마을 근처의 집에 머무르게 되고 숙박비는 받지 않는, 어느 나이든 한 노인의 집에 머물게 된다.

    알고 보니 이 노인과 그의 친구들은 전직이 판사, 검사, 변호사, 그리고 형리 출신들이다.

    퇴직 후 무력에 빠질 즈음 어떤 한 사건을 내세우고 그 사건에 관한 자기들의 직분에 맞는 법의 형량(실제 법에서 행하는 법 형량이 아닌 그들 자신들 놀이에 한해서만 이루어지는)을 내리는 놀이에 빠져 삶의 즐거움을 알아가는 사람들이었다.

     

    주인인 노인은 트랍스에게 제안을 한다.

    자신들 놀이에 끼여들지않겠느냐고-

    보통의 사건일 경우엔 범인을 내세우지 않고 진행하는 절차를 트랍스는 자신이 범인으로 나설것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과거를 얘기하면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자신이 오늘 날 승진하기까지 상사였던 기각스의 죽음과 그의 부인과의 내연의 관계를 통해 그 동안 자신은 깨끗한, 죄가 없다고 살아왔던 생각에 일변에 변화를 겪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두 이야기의 공통점은 확실한 깨끗한 결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미 미망인의 말을 통해 범인의 실체에 대해 들었던 H박사는 추리소설의 전형적인 글쓰기 형태에 대해 비판을 가한다는 점에서 작가가 드러내고 싶었던 말을 대신한다.

    현실의 세계는 소설에서 나오는 것처럼 딱딱 맞아떨어지는 사건해결의 결말을 그리 쉽게 찾아 볼 수없으며 이는 현실이 주는 한계이기도 하고 그럼으로서 추리작가들은 틀에 박힌 글쓰기에 대한 시도를 재고해야 함을 알려준다.

     

    그토록 자신의 출세길을 포기하면서까지 범인잡기에 몰두하면서 늙어가는 마태란 인물의 묘사를 통해 사건의 해결에 있어서 그 어떤 용맹함과 용기, 그리고 뛰어난 두뇌조차도 현실세계에선 막다른 골목에 이를 수도 있음을, 스스로 만든 덫에 걸려 사람이 변해감을 보여주는 이 소설을 통해 독자들은 또 하나의 미제 사건이 해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갈의 맛을 볼 수없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또한 트랍스의 경우도  평범한 한 인간의 과거를 통해 되짚어 보는 잘못을 가리는 과정들이 실제 일상생활에선 그저 지나치고 관심 자체도 보이질 않을수도 있는 사건을 파헤침으로써  그 자신이 직접 관여를 했던 간접적으로 관여를 했건 간에 죽음에 일조를 했다는 사실 앞에서 그 스스로가 그것을 인정함으로써 벌어지는, 결국엔  자신 스스로 처단을 해버린 과정이 한 토막의 연극을 통해서 보여지는 느낌과 함께 결코 가볍게 넘길 수만은 없는 무거움을 준 이야기다.

     

    기존의 추리소설로서 추구하는 형태를 탈피해 새로운 글의 창작을 엿 볼수있었던 작품(약속)이기에 그가 이 작품을 끝으로 더 이상 추리소설을 발표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새로운 이미지를 갖게 한 그의 추리소설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의 추리소설이 주는 전형적인 틀에 박혀 있던 독자들에게 다른 눈을 뜨게하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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