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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양장본 HardCover)
224쪽 | B6
ISBN-10 : 8973815687
ISBN-13 : 9788973815685
아카시아(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츠지 히토나리 | 역자 안소현 | 출판사 소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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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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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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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 사이>,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의 작가 츠지 히토나리 신작 단편집 <냉정과 열정 사이>, <사랑 후에 오는 것들>로 잘 알려진, 작가 츠지 히토나리가 처음 선보이는 단편집. 매일 같은 시각 나타나는 모르는 여자, 문명과 헤어진 남자, 옥상에 비둘기장을 만든 남자, 예수님의 피부색이 궁금한 소년, 노래를 잃어버린 부부, 다른 꿈을 꾸는 연인 등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이 작가 특유의 마음을 울리고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주옥같은 문장들로 섬세하게 다가온다.

저자소개

저자 : 츠지 히토나리
저자 츠지 히토나리 (?仁成)는 1959년에 도쿄에서 태어나, 1989년 『피아니시모』로 제13회 스바루 문학상을 받으며 작가로 데뷔했다. 1997년 『해협의 빛』으로 제116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였으며, 1999년에는 『하얀 부처』의 프랑스어판 『Le Bouddha blanc』으로 프랑스 페미나상 ? 외국소설상을 일본인 최초로 받았다. 영화감독, 음악가 등 문학 이외의 분야에서 폭넓게 활동하고 있으며 2003년부터 프랑스에서 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우안-큐 이야기1?2』, 『안녕, 언젠가』, 『피아니시모 피아니시모』,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츠지 히토나리의 편지』, 『사랑을 주세요』, 『안녕, 방랑이여』, 『황무지에서 사랑하다』, 『냉정과 열정 사이 Blu』, 『질투의 향기』, 『클라우디』, 『언젠가 함께 파리에 가자』 등이 있다.

역자 : 안소현
역자 안소현은 일본문학 전문번역가. 한 줌의 재가 되기 전까지 좋은 작품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바르게 번역하고 싶은 꿈이 있다. 옮긴 책으로 『소세키 선생의 사건일지』, 『물방울』, 『샤라쿠 살인사건』, 『인간 실격』, 『우리 동네 이발소』, 『조금 특이한 아이, 있습니다』, 『사랑한다는 것』 등이 있다.

목차

포스트 / 7
내일의 약속 / 27
비둘기 게임 / 65
감출 수 없는 것 / 89
노래 도둑 / 147

후기를 대신해서-세상에서 가장 멀리 보이는 것 / 198
옮긴이의 말 / 220

책 속으로

마음이란 신비한 것이다. 무시하거나 흔적 없이 지우거나 잊으려고 하거나 불쾌하게 생각하거나 의식하거나 신경 쓰거나 또는 바라거나. 똑같은 한 사람의 마음인데 여러 가지 형태로 변화한다. 그 변화는 눈에 보이지 않고, 나라는 사람 내부의 깊숙한 장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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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란 신비한 것이다. 무시하거나 흔적 없이 지우거나 잊으려고 하거나 불쾌하게 생각하거나 의식하거나 신경 쓰거나 또는 바라거나. 똑같은 한 사람의 마음인데 여러 가지 형태로 변화한다. 그 변화는 눈에 보이지 않고, 나라는 사람 내부의 깊숙한 장소에서 슬며시 시시각각 형태를 바꾼다. 바람이 만든 모래언덕의 무늬가 조금씩 달라지듯 내 마음의 주름도 시간과 함께……. 「포스트」 중

그들은 어떤 때든 늘 현재를 살았다. 과거를 결코 뒤돌아보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뒤돌아볼 과거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곳에는 달력 같은 것도 없다. 기억은 있지만 추억에 잠기는 일은 없었다. 과거가 없을 리 없지만 그들의 의식 속에서 과거는 현재와 같은 축에 존재할 뿐이다. 그러므로 ‘죽은 이’는 ‘현재 죽은 이’가 된다. 지나간 게 아니라 현재도 죽은 이는 계속 죽어가고 있고, 사람들은 죽은 이를 죽어가고 있는 사람으로 치고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화제에 올린다. 과거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은 현재형으로 죽은 이를 이야기했다. 현재형으로 이야기되는 죽은 이는 기억 속은 물론 그리운 추억에도 없다. 죽은 이는 바로 그곳에 있다. 이야기하는 그들의 바로 곁에. 「내일의 약속」 중

꿈을 꾸지 않게 되었을 무렵부터 이상하게 텔레비전 소리도 사라졌다. 그게 언제였던가, 기억에 없다. 잃어버렸어도 잃어버렸는지 깨닫지 못하는 세계만이 남아 있다. 있는 것과 없는 것에 커다란 차이가 없을 때가 있다. 있어도 없어도 관계없는 존재이면서 확실히 그 자리에 계속 있는 것도 이 세상에 수도 없이 많다. 「비둘기 게임」 중

주인은 남자와 아내의 얼굴을 번갈아 보면서 아무리 조심해도 막을 수 없는 게 있죠, 하고 위로하는 듯한 어조로 덧붙였다. 정말로 막을 수 없었나, 하고 의미심장한 말을 아내가 중얼거리고 유리잔 안의 알코올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방심했겠죠. 분명 어딘가에서.” 「노래 도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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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냉정과 열정 사이』,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작가 츠지 히토나리가 고독으로 연결된 모두에게 전하는 가슴 떨리는 진동 『냉정과 열정 사이』, 『사랑 후에 오는 것들』로 잘 알려진 작가 츠지 히토나리가 처음으로 단편집을 선보인다. 매일 같은 ...

[출판사서평 더 보기]

『냉정과 열정 사이』,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작가 츠지 히토나리가
고독으로 연결된 모두에게 전하는 가슴 떨리는 진동

『냉정과 열정 사이』, 『사랑 후에 오는 것들』로 잘 알려진 작가 츠지 히토나리가 처음으로 단편집을 선보인다. 매일 같은 시각 나타나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들고 사라지는 정체 모를 여자와 그녀를 바라보는 남자의 시선 변화를 그린 「포스트」를 시작으로 낯선 타인에게서 익숙한 고독을 발견하게 되는 여섯 편의 단편을 담은 『아카시아』가 바로 그것. 츠지 히토나리는 현대사회와 문명의 비인간적인 풍조들을 자신만의 독특한 허구적 발상과 결합시켜 간결하면서도 건조한 문장으로 풀어냈다. 『아카시아』에서는 그 밖에도 난민 캠프에서 의료 봉사를 하던 중 문명사회와 고립된 남자의 이야기 「내일의 약속」, 옥상에 비둘기장을 만들고 사는 남자의 이야기 「비둘기 게임」, 예수님의 피부색이 궁금한 소년의 눈에 비친 사회의 위험을 폭로한 「감출 수 없는 것」, 어느 날 노래를 도둑맞은 부부의 이야기 「노래 도둑」, 그리고 작가 후기를 대신해 덧붙인 짧은 사랑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멀리 보이는 것」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단편은 내가 느끼는 세계의 가치관 변화나 미묘한 어긋남을
하나하나 작품에 아로새길 수 있다.”
-츠지 히토나리

한국 독자들에게는 연애소설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츠지 히토나리는 사회적 이슈를 판타지적 색을 입혀 능숙하게 그려내는 작가이기도 하다. “9?11 테러 이후 세계 사람들은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안에만 숨어 지내고 있다”고 말하면서 ‘민족이나 정치, 종교에서 벗어나 서로의 마음이 통할 수 있는 글을 쓸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 작품을 써 내려갔다고 밝힌 그는, 『아카시아』를 통해 점점 폐쇄적이고 개인적으로 변해가는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상처받고 고독해지는 영혼들을 그려내는 한편 이들 모두를 위로하고 구원할 기적으로서의 ‘사랑의 힘’을 은근하면서도 강력한 언어로 강조한다.

어딘지 모를 거리의, 누군지도 모르는 이름 없는 사람들의
허무함과 고귀함에 대한 여섯 가지 고찰

『아카시아』를 구성하는 세계는 시공간이 불명확하고, 그 세계를 구성하는 사람들 역시 「내일의 약속」에 등장하는 소녀 아카시아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이름 하나 없다. 그들은 모두 타인에게 무심하면서도 자신들과 ‘다른’ 모습은 배척하고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을 사실인 양 확산시키며, 대화와 소통의 방법을 몰라 단절되고 고립된다. 하지만 동시에 누군가는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거나 돌봐주고, 때로는 의지하고 싶어 하고, 모두가 그렇다고 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며, 잃어버린 감정을 되찾으려고 애쓰기도 한다. “이 책이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열쇠가 되길 빈다.”고 밝힌 츠지 히토나리는 후기를 대신해 덧붙인 단편 「세상에서 가장 멀리 보이는 것」을 통해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다시 한 번 힘을 싣는다. ‘허무함과 고귀함이 한꺼번에 존재하는 순간’이 있는 것처럼 우리가 사는 세계와 시대에는 절망과 희망이 늘 함께 존재한다. 그리고 츠지 히토나리가 생각하는 희망의 본질을 읽어내는 순간에는 고독에 익숙한 그 누구라도 가슴에 진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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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 인생의 첫 일본소설은 <냉정과 열정 사이>였다. 그 때만 해도, 전민희님, 이영도님의...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 인생의 첫 일본소설은 <냉정과 열정 사이>였다. 그 때만 해도, 전민희님, 이영도님의 판타지소설에 푹 빠져있던 고등학생이었던 나로서는 일본 소설의 담담함, 그리고 소설 속 등장하는 '냉정과 열정 사이'를 미처 깨닫지 못했었다. 그래서 에이, 뭐야.. 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 몇 년 뒤, 우연히 다시 읽게 된 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 사이 - Rosso>가 참 재밌게 읽혀서 '아, 그동안의 세월은 달라졌구나..'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뒤로 한동안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의 소설을 찾아 읽었다. 그래, 처음 만난 일본 작가가 그 두 분이었구나.

     

    그렇게 읽기 시작한 두 분의 작품. 하지만 난 솔직히 츠지 히토나리가 더 좋았다. 츠지 히토나리는 지나치게 담담하지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격렬하지도 않은, 그 중간의 온기를 담아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물론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이 그렇지 않다는 건 아니다.. 취향의 차이!). 공지영님과 함께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그리고 최근(이라해봤자 벌써 작년이구나) 에쿠니 가오리와 함께 <좌안>, 그는 <우안>을 작업하기도 했다. 소설로 다양한 시도를 할 뿐만 아니라 또, 영화감독 혹은 음악가로도 폭넓은 분야에서 재능을 펼치고 있는 그. 작년 부산 다대포 국제 락 페스티벌에 방문했다던데 다대포를 코앞에 두고 사는 나는 덥고 귀찮아서, 그리고 사람이 너무 많을 것 같아 가지 않았다. 뒤늦게 찾아온 후회로 몸부림쳤었는데..

     

    어쨌든 내가 참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츠지 히토나리.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에 소개된 작품은 거의 다 읽은 것 같다. 그럼에도.. <안녕, 언젠가>를 마지막으로 거의 2년만인 것 같다. 이 <아카시아>로 그의 작품을 다시 만난 것은.

    게다가 단편집이다. 단편은 읽는데 어려움을 많이 겪기에 솔직히 약간 두렵기도 했다.


    시간을 지키며 업무를 처리하는 「포스트」 오피스(Post Office, 우체국)에는 11시 45분마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한 여인이 있지만, 문명과 헤어져 '현재'라는 순간에 놓인 한 남자는 「내일의 약속」은 생각하지 않는다. 머리 위를 어지러이 날아다니는 비둘기가 나는 까닭은 「비둘기 게임」 때문이며, 예수님의 피부색이 궁금했던 소년의 눈에는 「감출 수 없는 것」이 머리를 속속 내민다. 카드 비밀번호조차 훔쳐가는 시대에, 노래를 교묘하게 훔치는 「노래 도둑」이 횡포를 부려 피해자는 삶의 기력을 잃기도 한다. 그리고, 서로 다른 것을 바라보던 한 연인은, 「세상에서 가장 멀리 보이는 것」은 '나'이자 '너'라는 것을 깨닫는다.

     

    아카시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중학교였는지 고등학교였는진 모르겠는데, 어쨌든 국어 교과서에 실려있는 글이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아카시아 나무는 아카시아 나무가 아니라는 것.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그 나무는 아까시나무란다.

    이름은 비슷한데.. 어쨌든 이 아까시나무는 생명력이 굉장해 주변의 식물의 영양분을 다 빨아들이며 살아가는 나무라고 했다.

    <아카시아> 속 여섯 개의 단편에는 「아카시아」라는 단편은 커녕 아카시아나무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한 작품에서 스쳐지나갈 뿐이다.

    그럼에도 굳이 단편집 제목을 <아카시아>로 정한 것은, '아무리 황폐한 땅이라도 꽃을 피울 수 있는 식물'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가 보고 있는 세상은 '그들만이 가진 또 하나의 세상'이기 때문에. 각자의 세상을 채우고 있는 것이 '행복'일지, 혹은 '고독'일지는 몰라도, 다들 각자의 꽃을 품고 꽃을 피우기 위해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하지만 내 머리로는 솔직히 뭐라 말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딱히 명확한 줄거리는 없어도 좋다(물론 없다는 건 아니다)는 것, 츠지 히토나리가 새겨낸 다양한 순간들은 일상, 혹은 이국적인 분위기로 담아냈다는 것, 그 문장을 읽고 있노라니 그 순간순간은 가끔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가끔은 떨리게, 가끔은 아름답게 다가왔다는 것 밖엔. 그냥 작품 속 마음에 새기고 싶은 구절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해야겠다. 멋진 구절들이 많았다. 츠지 히토나리를 좋아한다면, 아마 이 단편집을 읽으면서 '이래서 츠지 히토나리가 좋다니까..'라는 점은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결국 내가 그랬다는 소리다.

     

    마음이란 신비한 것이다. 무시하거나 흔적 없이 지우거나 잊으려고 하거나 불쾌하게 생각하거나 의식하거나 신경 쓰거나 또는 바라거나.

    똑같은 한 사람의 마음인데 여러 가지 형태로 변화한다.

    그 변화는 눈에 보이지 않고, 나라는 사람 내부의 깊숙한 장소에서 슬며시 시시각각 형태를 바꾼다.

    바람이 만든 모래언덕의 무늬가 조금씩 달라지듯 내 마음의 주름도 시간과 함께...

    -p.20~21, 「포스트」

    사람들은 과거와 미래에 사로잡히지 않고 현재를 평화롭게 살아간다.

    남자는 이제 괴로워하거나 거부하지 않았다.

    흐름을 따르고 받아들이기만 한다.

    그리움은 있지만 후회는 없다.

    희망은 있지만 기대는 전혀 하지 않는다.

    그저 현재라는 순간이 남자의 눈앞에 놓여 있을 뿐이다.

    -p.63, 「내일의 약속」

    이런 그림엽서 같은 풍경 속에서 남자는 언제나 자신의 부재를 확인하고, 그리고 안도했다.

    우체통에 그림엽서를 집어넣으면 누구든 잠시 동안 세상의 한 구성원이라는 걸 인식한다.

    그림엽서가 소도구에 지나지 않듯 세상이란 아마도 겉보기에는 진실하면서도 동시에 거짓일 수 있는 명제와 같다.

    -p.70, 「비둘기 게임」

    목구멍 벽에 달라붙어 있던 끈적끈적한 것, 슬픔과 미움과 분노와 원한과 한탄과 후회라는 찌꺼기가 목소리를 낼 때마다 뱃속에서 날아가 버리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아무도 나한테서 노래를 훔쳐갈 수 없다고 남자는 열렬히 되뇌었다.

    그건 나는ㅡ네가ㅡ좋아ㅡ,하고 노래할 때마다 확신으로 굳어져간다.

    -p.195, 「노래 도둑」

    영원이라는 게 있다면 이 순간이야말로 영원임이 분명하다.

    별보다도 멀리 보이는 게 사람의 눈 속에 있다.

    아주 가까이 있으면서 멀리 있는 것. 가장 멀리 있으면서 바로 곁에 있는 것.

    그게 너이고 그게 나다.

    -p.218, 「후기를 대신해서 - 세상에서 가장 멀리 보이는 것」

  •     츠지의 글은 언제나 느끼는 건데 화려하지는 않지만 왠지 마음이 편하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

     

     

    츠지의 글은 언제나 느끼는 건데 화려하지는 않지만 왠지 마음이 편하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이번 작품은 츠지의 단편을 모아 만든 단편집이다. 하지만 이번 단편집에도 아카시아란 제목은 없다.

    아카시아란 내일의 약속편에 나오는 주인공과 결혼한 원주민 여인의 이름이다.

    아카시아는 정말 생명력이 질긴 나무다. 어지간하면 죽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말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 나무이기도 하다. 원주민 여인에게 아카시아란 이름을 붙여준것은 문명의 화려함은 없지만 자연과 더불어 사는 아담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특히 내일의 약속편을 읽으며 왠지 저자 역시도 문명 사회를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순응해 살아 가는 원주민의 삶을 더 바라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났다.

    나 역시도 그런 삶을 바라고 있다. 현대 사회 바쁜 나날속에 점점 지쳐가는 내 모습을 볼때마다 더욱 더 그런 느낌이 든다.

    마지막으로 이 단편들을 읽다 보면 연결되어 있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 소소한 재미가 있는 이 소설 자체가 아카시아 일지도 모르겠다.  

     

  • 츠지 히토나리의 책은 <<냉정과 열정 사이>>가 전부였다. 그의 책에 대해서 잘 몰랐었고 이 단편집은...

    츠지 히토나리의 책은 <<냉정과 열정 사이>>가 전부였다. 그의 책에 대해서 잘 몰랐었고 이 단편집은 그저 충동적으로 골랐던 책이다.
    충동적으로 골랐던 것에 반해 이 책은 무척 가슴에 남는다.

    여섯 편의 단편을 모아 놓은 이 책 <<아카시아>>는 보통의 다른 단편집들이 단편들 중 하나를 골라 그 단편의 제목을 전체 제목으로 하는데 반해 이 단편집 안에는 <<아카시아>>라는 제목의 단편이 없다.
    도대체 왜 <<아카시아>>라고 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는데 두번째 단편 [내일의 약속]에 바로 아카시아가 나온다.
    난민 캠프에 의료 봉사를 가던 중 뜻하지 않은 사고로 혼자서만 구사일생으로 살아 남아 문명과는 거의 단절된 부족에서 살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인데 그 부족에서 만난 한 여인에게 그 남자가 혼자서 몰래 붙인 이름이 바로 [아카시아]다.
    그는 그녀에게 아무리 황폐한 땅이라도 꽃을 피울 수 있는 식물의 이름이라 [아카시아]라는 이름을 붙여줬는데 아마도 이건 작가의 바람인것 같기도 하다.
    그는 아마도 현대 사회속에서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독하고, 서로 단절되어 있고, 소통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희망을 느끼고 희망을 바라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 실린 후기를 대신해서 써 놓은 단편까지 포함한 6개 이야기 모두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고 의미가 있다.
    [포스트]에서는 먹먹한 감정을 느껴지다가도 결국엔 가슴이 동요하게 되었고, [노래 도둑]을 읽으면서는 나 역시 도둑 맞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지금의 내 모습을 곰곰히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간에 대해, 고독에 대해, 사랑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하고 희망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읽어 본다면 아마 이 책을 통해서 답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렴풋한 어떤 방향은 찾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나 역시 내가 찾은 방향에 대해 좀 더 생각을 해봐야 겠다.


    그들은 어떤 때든 늘 현재를 살았다. 과거를 결코 뒤돌아보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뒤돌아볼 과거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곳에는 달력 같은 것도 없다. 기억은 있지만 추억에 잠기는 일은 없었다. 과거가 없을 리 없지만 그들의 의식 속에서 과거는 현재와 같은 축에 존재할 뿐이다. 그러므로 ‘죽은 이’는 ‘현재 죽은 이’가 된다. 지나간 게 아니라 현재도 죽은 이는 계속 죽어가고 있고, 사람들은 죽은 이를 죽어가고 있는 사람으로 치고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화제에 올린다. 과거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은 현재형으로 죽은 이를 이야기했다. 현재형으로 이야기되는 죽은 이는 기억 속은 물론 그리운 추억에도 없다. 죽은 이는 바로 그곳에 있다. 이야기하는 그들의 바로 곁에. (P.44~45)

  • 이래서 단편을 좋아해 | ko**n2000 | 2010.03.16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냉정과 열정 사이><안녕, 언젠가>를 정말 재밌게 읽었고, 이런 식의 츠지 히토나리의 문체를 너무 ...

    <냉정과 열정 사이><안녕, 언젠가>를 정말 재밌게 읽었고, 이런 식의

    츠지 히토나리의 문체를 너무 좋아해서 너무 고대하고 있었는데

    마음에 쏘옥 드는 단편집이 나왔다. 

    6개의 단편중에 재미없는 이야기가 없을 정도로 몰입해서 읽었다.

    특히 처음에 나오는 '포스트'는 결말이 어떻게 될지 흥미진진하게 읽었고,

    마지막엔 결국 전율이 일어났다. 마치, '이 세상의 기묘한 이야기'를

    본 듯한??

    이어지는 '내일의 약속'역시 내가 주인공이 된 듯한 심정으로 다음 페이지

    를 예상할 수 없는, 예상하고 싶지도 않는 느낌을 받으며 술술 읽어 나갔다.

     

     

    "단편은 내가 느끼는 세계의 가치관 변화나 미묘한 어긋남을 작품에

    하나하나 아로새길 수 있다."

    - 츠지 히토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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