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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옷의 세계(양장본 HardCover)
264쪽 | A5
ISBN-10 : 8960901490
ISBN-13 : 9788960901490
시옷의 세계(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김소연 | 출판사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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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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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옷의 세계 (조금 다른 시선 조금 다른 생활) - 김소연(시인) 저 |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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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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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옷의 낱말들! 조금 다른 시선, 조금 다른 생활 『시옷의 세계』. 사전의 형태가 아닌 산문집으로 시와 시인의 생활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사람이, 무엇보다 사람의 사랑이, 사랑의 상처가, 실은 그 선물이, 그리하여 사람의 삶이, 삶의 서글픔이, 그 서글픔이 종내는 한 줄의 시가 된다고 이야기하며 세상을 바꾸려는 손길이 아니라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이 되는 그런 시에 옷을 입히듯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입혀나가고 있다.

‘사귐’에서부터 ‘사라짐’, ‘사소한 신비’, ‘산책’ 등을 거쳐 ‘씩씩하게’까지 35개의 낱말을 국어사전에 실린 순서대로 다루며 해당 낱말을 화두로 삼아 산문적 정의를 내리고 있다. 자신이 자라온 이야기부터 아끼는 사람과 사물, 글귀, 그리고 시인에 관한 정의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저자가 찍은 사진과 함께 또 다른 ‘시옷’ 낱말들에 대한 짧은 정의들 들려주며 우리가 놓친 시선과 삶의 태도를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전해준다.

저자소개

저자 : 김소연
저자 김소연은 시인. 아무도 내게 시를 써보라고 권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를 쓰는 사람이 되었다. 시집 읽는 걸 지독하게 좋아하다가, 순도 100퍼센트 내 마음에 드는 시는 직접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을 했던 도서관은 지금 사라지고 없다. 그곳에 다시 가고 싶을 때마다, 나는 인파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바쁜 걸음들 속에서 혼자 정지한 듯한 시간이 좋다. 혼자가 아닌 곳에서 혼자가 되기 위하여, 어디론가 외출하고 어디론가 떠난다. 그곳에서, 좋은 시를 쓰고 싶다는 열망보다 내 마음에 드는 시를 꼭 쓰고 싶다는 소망을 꺼내놓는다. 소망을 자주 만나기 위해서 내겐 심심한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노력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심심하기 위해서라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심심함이 윤기 나는 고독이 되어갈 때 나는 씩씩해진다. 조금 더 심심해지고 조금 더 씩씩해지기 위하여, 오직 그렇게 되기 위하여 살아가고 있다. 시집 『극에 달하다』 『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 『눈물이라는 뼈』와 산문집 『마음사전』을 펴냈다.

목차

사귐 이 책을 건네며

사라짐
사소한 신비
산책
살아온 날들
상상력 : 미지와 경계를 과학하는 마음
새기다 : 너에게 이름을 보낸다
새하얀 사람
생일
서슴거림의 기록 : 침묵 단상

선물이 되는 사람
선물이 되는 시간
세 번째 상하이
세월의 선의들
소리가 보인다
소심+서투름 : 무뚝뚝함에 대하여
소풍 : 우리가 우리에게 가는 길
손가락으로 가리키다

손짓들
송경동
수집하다
순교하는 장난 : 김수영에게
숭배하다 : 당신의 거짓말을
쉬운 얼굴
쉼보르스카 : 비미非美의 비밀
스무 살에게 : 검은 멍과 검은 곰팡이와 검은 조약돌
Struggle
시야

시인으로 산다는 것 : 갈매나무를 생각함
식물원의 문장
신해욱 : 헬륨 풍선처럼 떠오르는 시점과 시제
실루엣 : 그림자론
심보선 : 감염의 가능성을 생각함
씨앗을 심던 날 : 단어를 찾아서
씩씩하게

이 책에 인용된 작품들

책 속으로

이번 선물은 시옷의 낱말들이다. 사람이, 무엇보다 사람의 사랑이, 사랑의 상처가, 실은 그 선물이, 그리하여 사람의 삶이, 삶의 서글픔이, 그 서글픔이 종내는 한 줄 시가 된다. 세상을 바꾸려는 손길이 아니라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려는 시선이 되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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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물은 시옷의 낱말들이다. 사람이, 무엇보다 사람의 사랑이, 사랑의 상처가, 실은 그 선물이, 그리하여 사람의 삶이, 삶의 서글픔이, 그 서글픔이 종내는 한 줄 시가 된다. 세상을 바꾸려는 손길이 아니라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려는 시선이 되는. 그런 시에다 옷을 입히듯 나의 이야기를 입혀보았다. 나의 이야기가 내가 좋아하는 시 구절과 사이좋게 사귀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였다.
―「사귐 : 이 책을 건네며」에서

언젠간 엄마의 화장대에서 필요한 걸 찾다가 아버지의 일기장을 발견했다. 아버지의 하루하루가 오랫동안 일지로 기록돼 있었다. (…) 아버지의 하루하루는 적막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청소기를 돌릴 만한 작은 힘만으로 할 수 있는 노동이 어디 또 없을까” 매일매일 간절히 원하고 찾으셨다. 일기장을 읽던 자세 그대로 나는 한참이나 눈물을 쏟았다.
―「새하얀 사람」에서

기이한 손가락에 불을 켠 기이한 시인이 당신 곁에 있다면, 당신은 이마를 기꺼이 맡기며 시인의 한마디를 경청할 수 있나요. 영화 속 소년처럼, 어린 시절 당신이 그 말을 들었다면, 그 말을 지금 당신은 기억하며 믿을 수 있나요. 당신도 소년 소녀였을 때에 누군가 해준 그 말을 믿던 사람이라는 걸, 지금 시인은 기이한 제 손가락으로 당신에게 말하는 중이랍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다」에서

시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물었다. “시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경제적 사회적으로 가능한 일인지요.” 어린 후배들에게도 자주 받는 질문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대답을 한다. “비경제적 비사회적으로 가능한 일입니다.”
―「시인으로 산다는 것」에서

심심함 : 우리가 잃어버린 세계는 꿈이 아니라 심심함의 세계이다. 심심함을 견디기 위한 기술이 많아질수록 잃어가는 것이 많아진다. 심심함은 물리치거나 견디는 게 아니다. 환대하거나 누려야 하는 것이다.
―146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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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마음사전』의 저자 김소연, 다른 시선과 삶을 권하다 “조금 더 심심하게, 조금 더 씩씩하게” 『마음사전』으로 이미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한 시인 김소연. 마음을 이루는 낱말 하나하나를 자신만의 언어로 정의,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밑줄 긋도록 ...

[출판사서평 더 보기]

『마음사전』의 저자 김소연, 다른 시선과 삶을 권하다
“조금 더 심심하게, 조금 더 씩씩하게”


『마음사전』으로 이미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한 시인 김소연. 마음을 이루는 낱말 하나하나를 자신만의 언어로 정의,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밑줄 긋도록 한 그가 이번엔 ‘시옷’을 꺼내놓았다. ‘시옷(ㅅ)’으로 시작하는 낱말들이자 ‘시’에 입힌 ‘옷’의 세계, 『시옷의 세계』다. 사전의 형태가 아닌 본격 산문집으로, 시와 시인의 생활을 이야기한다. 『마음사전』을 읽으며 ‘도대체 이 사람은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살까’ 싶었던 독자라면 이 책이 그 궁금증을 풀어줄 것이다. 저자의 시선과 생활을 눈으로 좇다가, 우리가 놓친 시선과 삶의 태도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세상을 이렇게 저렇게 바꿔야 한다고,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넘쳐나는 요즘, 시인은 말한다. “세상을 바꾸려는 손길이 아니라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려는 시선이” 곧 시이며, 거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입혀 건네고 싶었다고. “조금 더 심심해지고 조금 더 씩씩해지기 위하여, 오직 그렇게 되기 위하여 살아”간다는 저자 김소연. 『시옷의 세계』는 그 삶의 방식에 스며들도록 조용히 손을 건넨다.

「사귐」에서 「씩씩하게」까지, 산문으로 푼 정의
“금세 사라지고 말 것들을 부지런히 기록해두고 싶다”


머리말 「사귐」에서 시작된 이 책은 「사라짐」「사소한 신비」「산책」 등을 거쳐 「씩씩하게」까지, 35개의 낱말을 국어사전에 실린 순서대로 다룬다. 그러나 사전적 정의라기보다는 해당 낱말을 화두로 삼은 ‘산문적 정의’라 하는 편이 옳다. 저자가 자라온 이야기에서부터 아끼는 사람과 사물에 관한, 글귀에 관한, 그리고 시인에 관한 조곤조곤한 정의다. 풀어쓴 글이지만 『마음사전』의 저자답게 단어 하나, 문장 한 구절, 쉼표 하나도 버릴 수 없이 신중하다. 또한 시각, 촉각, 청각을 모두 일깨우는 무척 감각적인 글이다. 이따금 저자가 찍은 사진과 함께 또 다른 ‘시옷’ 낱말들에 대한 짧은 정의를 만나면 그 감각이 새롭게 환기된다.
“혼자가 되기 위하여, 어디론가 외출하고 어디론가 떠난다”라고 저자 소개글에서 밝힌 대로, 이 책은 ‘떠남’의 기록을 포함한다. 관광지를 바삐 둘러보고 기념사진을 찍고 선물을 사는 보통의 여행자와는 달리, 저자는 주로 한곳에 오래 머물며 사소한 것들을 관찰하고 주워 모은다. 그리고 끝없이 상상한다. 사소한 것들, 사라지고 말 것들을 향한 애정은 평소 그의 생활이기도 하다. 네 잎 클로버 씨앗을 마당 한구석에 뿌려놓고 클로버를 하루에 하나씩 따서 책갈피에 끼우는 일, 창밖에서 날아든 잠자리나 벌을 관찰하는 일, 걸을 때 보도블록 사이의 풀을 밟지 않도록 조심하는 일……. 그가 사소한 걸 간직하는 이유는, 추억이 소중해서가 아니다.

사소했고 아무것도 아닌 것을 보물로 가져와 간직하며 지냈다. 어떤 것은 추억을 직조해주었고 어떤 것은 계속해서 마음을 아프게 했다. 마음 아픈 것들은 내내 마음을 아프게만 했다. 내가 그 사물과 만난 것은 너무나 사소한 일이지만 사소한 일들은 마음 아픈 일일수록 운명처럼 커다래진다. 주워 온 사소한 사물들을 내가 간직하는 것은 추억이 소중해서가 아니라, 사소함이 이토록 커져간다는 것을 잊지 않고 싶어서다.
―「수집하다」에서

이 시대에 시와 시인이 필요한 이유
“시인으로 산다는 건 비경제적 비사회적으로 가능한 일”


사람들이 쉽게 지나치는 것들을 향한 시인의 시선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지와 연대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것 역시 소소한 일상의 일부라 여긴다. 한진 중공업 파업 당시 크레인에 올라가 시위를 벌이던 김진숙을 응원하러 간 것도, 거기서 다른 시인들과 문학천막을 치고 밤을 새운 것도, 두려움을 아는 ‘우리’가 서로를 만나는 소풍 같은 거라고 말한다.
“투쟁이라는 건 반드시 패기와 결기로 똘똘 뭉친 지사의 행동 양식만을 뜻하진 않는다. 몸부림치고 허우적거릴 뿐인 패자의 눈물 나는 행동 양식도 투쟁”(「Struggle」에서)이라는 그의 정의에 따르면, 남들과 달라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 그래야만 조금은 행복해진다는 진심 역시 고귀한 투쟁이다. 그리고 어찌 보면 그것이 시적인 삶이다.
‘이 시대에 시를 쓴다는 것, 시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가’는 이 책을 관통하는 화두라 할 수 있다. ‘상상력’을 그는 이렇게 정의한다. “사물 하나의 변화를 통해 공간에 대한 체감 능력이 무한히 확장되는 것”이자 “시간을 거슬러서 연결 불가능한 것을 연결하는 용기를 얻는 것”. 그리고 시인의 상상력은 ‘풍부한’ 게 아니라 ‘정확한’ 거라고 지적한다.

시인의 상상력이란 정확하고 과학적인 증표와 징표를 통해 징후를 밝혀내는 논리적 과정이다. 그러니까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표현은 틀린 표현이다. 상상력이 정확하다라는 표현이 오히려 더 옳다.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 사이에 숨겨진 공간들, 그 경계의 영역들, 그 이상한 미지의 세계에 대해 느끼는 우리의 모호함을 시인은 상상력의 힘으로 정확하게 호명해낸다.
―「상상력」에서

“시인이 가난한 것은 한 사회 안에 시인이 너무 많기 때문”이고 “시인이 너무 많은 것은 세상이 너무 병들었고 제도가 지긋지긋하게 갑갑하기 때문”이며 “시인이 가난한 것은 가난을 선택했기 때문”이라 말하는 시인 김소연. 변두리에서 살아왔고 변두리인의 정체성을 탐구해왔으며 변두리의 것들을 자긍심 있게 돌보는 데에 시만 한 것이 없었다는 그다. 자신이 생각한 아름다운 윤리를 아름다운 언어로 말해주는 시의 세계에서 살다 보니 어느덧 시인이 되어 있었다고 그는 고백한다. 그리고 생활의 비참에 영혼만큼은 물들지 않기 위해서 우리 모두에게 시가 필요한지도 모른다고, 비참하고 우울해 도무지 못 살겠는 모든 이에게 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시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물었다. “시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경제적 사회적으로 가능한 일인지요.” (…) “비경제적 비사회적으로 가능한 일입니다.”
―「시인으로 산다는 것」에서

그의 말들을 지지하는 ‘시’와 ‘시인’들이 책 곳곳에 포진돼 있다. 독자는 맥락에 따라 언제든 새롭게 읽히는 게 시 구절임을, 그리고 시와 산문이 서로 이렇게도 스며들 수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추천의 글

얼마 전 김소연 시인과 그네를 탔다. 아니다. 그녀와 그네의 세계를 경험했다는 말이 더 정확하다. 그녀와 뭔가를 하면 그것은 언제나 하나의 세계가 되곤 했다. 우리의 ‘사귐’은 늘 그러했다. 「사귐」에서 시작된 『시옷의 세계』. 그녀로부터 또 하나의 세계가 도착했다. ―심보선 시인

소연 시인의 시를 적어 창문에 붙여두고 오래 본 적이 있다. 같이 살았던 것 같다. 방 안쪽에서도 식물에 물을 주면서도 보았다. 이제는 그녀가 낳은 풍부한 얼굴이며 시대를 마주한다. 그녀의 깊은 표정을 읽으며 그녀의, 사람 멀리에서 하는 사람 여행법을 읽는다. 좋은 사람이며 좋은 친구이며 좋은 시인이 쓴, 물고기의 비늘 같은 문장들 앞에서 나는 더 무엇을 바랄까. ―이병률 시인

詩는 제외된 미학을 가지고 있다. 자본으로부터 제외됐으며, 속도로부터 제외됐고, 환희로부터 제외됐다. 역설적으로 그래서 詩는 여전히 살아남았다. 김소연의 산문은 제외된 시의 미학을 주술처럼 들려준다. 김소연만이 쓸 수 있는 주술이다. ―허연 시인

모든 아름다운 것엔 균열이 있으니 언제나 김소연은 그늘을 찾아 빛의 자리를 밝혀낼 줄 아는 사람. 그녀의 진솔한 언어. 거기, 고요한 소리 들린다. 정직한 마음의 결이 살아난다. 당신과 내가 서로의 온기를 쥔다. 빛 쏟아져, 그녀의 가늘고 긴 손가락들이 고른 단어들 위로 닿아 몸이 환하다. 그러니 당신, 그녀가 시옷의 형태로 벌려놓은 생의 속살을 훔쳐보라. 그리고 힘껏 사랑하라. ―유희경 시인

김소연의 문장은 깊은 겨울 새벽 네 시의 눈처럼 적막하면서도 환하게 내린다. 나는 그의 말들이 살며시 내려 덮은 세상의 사소한 순간들과 조금씩 흔들리는 마음들과 보잘것없는 미물들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불현듯 아, 하고 탄성을 내뱉는다. 소박한 듯 서늘한 듯 돌연한 듯 빛나는 무능함의 아름다움에 문득 아득해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눈을 받아먹으려는 아이처럼 고개를 뒤로 젖혀 아, 하고 다시 한 번 입을 벌린다. 차가운 온기의 문장들을 한 송이씩 혀로 감촉한다. 김소연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실은 이 강퍅한 시대를 견디는 영혼의 섭생법이기 때문이다. ―신해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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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김소연 시인과 마음산책 | ap**t | 2015.06.2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1
      좋아하는 커피와 과자가 있듯이 좋아하는 미술관이 있다. 좋아하는 출판사가 있다. 그 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

     

    좋아하는 커피와 과자가 있듯이

    좋아하는 미술관이 있다.

    좋아하는 출판사가 있다.

    그 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는 왠만하면 빼먹지 않고 가고,

    그 출판사 책은 눈여겨 본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면 산다.

    마음산책 출판사가 그렇다.

    중의적인 이름도 마음에 들고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 출판된 책도 마음에 들고

    가끔 좋아하는 분야라서 샀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를 때도 있지만.

     

    그 마음산책과 김소연 시인이 또 만났다. 조심스럽게 이렇게 붙이고 싶다. '마음사전 2!'

    얼마나 무릎을 탁 치게 만드냐면 머리말에서부터 시옷들의 파티다.

     

    이번 선물은 시옷의 낱말들이다.

    사람이, 무엇보다 사람의 사랑이, 사랑의 상처가, 실은 그 선물이,

    그리하여 사람의 삶이, 삶의 서글픔이, 그 서글픔이 종내는 한 줄 시가 된다.

    세상을 바꾸려는 손길이 아니라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려는 시선이 되는.

    p9

     

     

    김소연 시인의 책은 계속 포스팅할 것 같으니 이분의 대한 나의 생각은 그만 아끼련다.

    옮겨 적을 게 많았다. 이 분의 문장은 그렇게 옮겨 적고싶은 게 많다.

     

     

     

    세상으로부터의 첫 선물을 하나의 쉴 공간이며,

    그 다음으로는 평평한 탁자와 침대가 선물로 주어진다.

    가장 행복한 사람에게는 침대를 함께 나눌 누군가가 주어질 것이다.

    (존 버거, <그리고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내 가슴>)
    p21

     

     

    사람의 속내가 빤히 보일 때는 내가 좀 움직여보자.

    너무 한자리에 앉아 있었던 증거일지도 모르니까.

    사람이 너무 안 보일 땐 그땐 좀 진득하게 앉아 있자.

    너무 움직였단 증거일지도 모르니까.
    p24

     

     

    믿음이 그저 의심하지 않음을 뜻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믿음은 좀 더 다른 차원의 것을 볼 줄 아는 능력에 가까웠다.
    p27

     

     

    술맛 돋우는 데는 역시 시가 최고야!

    한 시인이 자부심에 차 탄복하고 있을 때, 내가 했던 말 기억해?

    지금 우리가 읊은 시들은 모두 다 시인이 이십대에 쓴 거라고.

    그때 나는 주위를 둘러봤어. 서로가 서로의 표정을 살펴보더군.

    아무도 말은 안 했어. 이십 대를 훌쩍 넘어 마흔의 앞뒤를 살고 있는 우리.

    우리 아랫입술을 내민 채로 눈만 끔벅이고 있었지.
    p37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당신이 필요해요.”

    그래서
    나는 정신을 차리고
    길을 걷는다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면서
    그것에 맞아 살해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베르톨트 브레히트,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p40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함민복 ‘꽃’
    p49

     

     

    마음을 먹는다는 말은 어쩐지 마음을 간식 정도로 생각하는 말 같다.

    마음은 그렇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마음은 살피는 게 맞다.

    마음을 따르고 싶다면 마음을 살피면 된다. 마음을 다스리고 싶다면 보살피면 되듯이.
    p51

     

     

    마주앉아 무릎이 닿곤 하는 느낌까지를 새겨 넣을 수 있으면 참 좋겠다.
    p56

     

     

    물론 다 아는 얘기다.

    그래도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듣는다.

    아버지한테가 아니라 유치원 다니는 아들에게 하듯이,

    우와 아버지 엄청 똑똑하시다! 하고 과장된 표정을 한다.

    누군가 창문 너머로 우리 두 사람을 본다면, 그 사람은 어떤 이야기를 떠올릴까.
    p61

     

     

    사랑은 나를 버리고 그대에게로 간다
    사랑은 그대를 버리고 세월로 간다

    잊혀진 상처의 늙은 자리는 환하다
    환하고 아프다
    -허수경, <공터의 사랑>에서
    p61

     

     

    그 미음 발음을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발음이다.

    젖 한 모금 같은 모음 하나를 입속에 담고 있다가

    도라지 꽃이 피듯이 입술만 벌리면 내뱉을 수 있다
    .
    .
    .
    처음 시를 쓰려는 이들은 대개 엄마 얘기에서 발화를 시작한다.

    모성을 문장으로 집약해보려는 시도는 그러나 번번히 실패하고 만다.

    감정 통제가 힘들고 거리 조절이 어렵기 때문이다.
    p63

     

     

    뭐 하고 있었어요? 나 기다리는 거 말고요.

    실은 아이를 기다리지 않았고 다만 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뿐이었다 할지라도,

    아이가 그렇게 말해주고 규정해줌으로써 나는 아이를 기다린 사람이 된다.

    아이에게 자기를 기다린 예쁜 사람으로 자격을 부여받는다.
    p73

     

     

    이번엔 음악을 들으며 거리를 활보할 테야!

    누구를 골탕 먹일 때와 같은 웃음이 입꼬리에 찾아온다.

    매번 당하기만 하다가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어 뒤통수 칠 준비를 하는,

    일본 소설에나 나올 법한 소심한 남학생 같다.
    p86

     

     

    서로 말은 궁하지만 마음은 족하다는 이 모임.

    크게 불편한 사람도 없고 크게 재미 보는 사람도 없는,

    헐렁하지만 어딘가 다정한 모임.
    p93

     

     

    의미를 사용하지 않아서 오히려 직진해서 우리에게 와 닿는다.
    p102

     

     

    누군가 내 앞에서 눈물을 흘릴 때, 나는 나의 무용함을 직시한다.
    p125

     

     

    어떤 눈물은 가뭄에 쏟아진 소나기였고,
    p125

     

     

    간밤에 내린 비는 이 세상으로 오려던 것이 아니라는 짐작을 해본다.

    분명, 하늘을 세척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지상으로 오는 비는 수책구멍으로 흘러가는 남은 물 같다고 생각한다.

    비는 별조차 뽀득뽀득 닦아놓았다. 북극성이 도톰해졌고, 오리온좌와 카시오페이아좌가 오롯하다.

    그럴 때 이 지구별을 비관하던 태도는 바람에 쓸려 가버리고,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나는 방긋방긋 웃는다.
    p136

     

     

    그러니까 그 책 속에 간직된 네 잎 클로버의 개수와

    내가 아무 약속 없이 하루종일 집에만 있던 지난 계절

    어떤 나날의 숫자는 거의 일치하지 않을까 싶다.
    p141

     

     

    우리가 잃어버린 세계는 꿈이 아니라 심심함의 세계이다.

    심심함을 견디기 위한 기술이 많아질수록 잃어가는 것이 많아진다.

    심심함은 물리치거나 견디는 게 아니다.

    환대하거나 누려야 하는 것이다.
    p147

  • 시옷의 세계 | sa**all66 | 2013.05.04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시인의 언어가 시가 되기까지의 일련의 여정같은 글이다 감정을 이어가는 소소한 이야기가 잔잔하게 이어지는동안 나도 그녀가 마...
    시인의 언어가 시가 되기까지의 일련의 여정같은 글이다
    감정을 이어가는 소소한 이야기가 잔잔하게 이어지는동안
    나도 그녀가 마치 내곁에서 조근조근 이야기 해 주는듯한 착각을 한다
    시를 쓰려면 태생적 정서도 물론 중요하지만 글을 쓴다는것은 말에대한 감각이
    달라야 한다.말에대한 본능적 감각이 예민하여 감각으로 익힌 사물에대한 이미지
    감각에 대한 이미지를 구체화 하여 그를 또 언어로 형상화 하는것이
    시인의 언어 시어가 되는것 같다
    시의 요리과정을 보는듯한 느낌.
  •  이 책을 보며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옷의 세계라는 이 책, 제목을 발음해보며, '시옷', '시옷' 해보았...
     이 책을 보며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옷의 세계라는 이 책, 제목을 발음해보며, '시옷', '시옷' 해보았는데 내 발음이 어색하다. '시옷'이라는 발음이 어색하게 느껴진다. 갑자기 낯익은 세계가 낯설어지는 느낌이다. 새로운 세계에 들어와버린 느낌이다.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도 있을 듯하다. 이렇게 '시옷 '과 관련된 것으로만도 한 권의 책으로 엮을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신선하게 느껴졌다.
     
     저자가 시인이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은 당연히 시집인 줄 알고 읽어보았다. 하지만 산문집이라는 것부터 나에게는 허를 찌르는 반전이었다. 어쨌든 읽기 시작한 책! 사라짐, 사소한 신비, 산책, 살아온 날들, 상상력 등 시옷으로 이루어진 문장이 글의 제목이 된다. 그리고 글 중간 중간에는 다른 사람의 작품이 인용되어 있다. 그것 또한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그래도 나는 이 책이 시집이었으면 좋겠다. 말을 좀 줄이고, 여백을 좀더 안겨주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된다. 우리 삶을 구성하는 다양한 문자 속에서 '시옷'이라는 것이 도드러져 보일 때, 그 글을 읽으며 공감하고 생각에 잠길 수 있는 것은 시詩라는 도구가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함축과 생략이라는 것 덕분에 다음에 다시 책을 펼쳐들어도 또다른 생각에 잠길 수 있는 것, 그 점이 시의 장점이다.
     
     <시옷의 세계>를 작가의 '시詩'로 구성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웠지만, 그것은 약간의 아쉬운 마음이었을 뿐. 이 책을 읽는 데에는 상관이 없었다. 확실히 글을 쓰는 사람은 보는 눈이 달라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책이었다. 인용된 작품을 음미하며 보는 시간도 나에게 의미 있었다.
  • 사랑앓이 | yo**gwing | 2013.02.18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파랑을 좋아한다. 파아란 하늘, 짙은 파랑의 바다, 군청색에 가까운 비오기전 후의 탁한 하늘, 싱그러웠던 너의 파란 모자, 심지어 파란색의 간판까지. <시옷의 세계>는 그런 파란 책이었다. 그리고 왠지 짙은 파랑을 간직한 것 같았다. 그것은 비밀, 나에게만 속삭여줄 것 같은 비밀을 간직한 것처럼 다양한 시옷으로 가득 찬 책표지는 다양한 파랑처럼 느껴졌다. <시옷의 세계>는 대체 내게 어떤 파랑을 보여줄까.   ...
    파랑을 좋아한다. 파아란 하늘, 짙은 파랑의 바다, 군청색에 가까운 비오기전 후의 탁한 하늘, 싱그러웠던 너의 파란 모자, 심지어 파란색의 간판까지. <시옷의 세계>는 그런 파란 책이었다. 그리고 왠지 짙은 파랑을 간직한 것 같았다. 그것은 비밀, 나에게만 속삭여줄 것 같은 비밀을 간직한 것처럼 다양한 시옷으로 가득 찬 책표지는 다양한 파랑처럼 느껴졌다. <시옷의 세계>는 대체 내게 어떤 파랑을 보여줄까.
     
    집에는 혼자 걸어 돌아왔다. 다른 길로 더 멀리 돌아서. 보이지 않는 빼곡한 별들을 생각하며 걸었다. 물고기가 그물을 찢고 달아나듯 별자리 이야기가 그물 같은 별자리를 찢고 밤하늘로부터 빠져나와, 이 지상으로 후두둑 떨어져 내리는 장면을 상상하며 걸었다. 나의 촘촘한 그물에 걸린 물고기들을 생각했다. 물고기의 힘찬 지느러미가 내 그물을 스스로 찢고 달아나주었으면 하고 바랐다. 걸었지만, 날고 있다는 생각은 굴뚝같았다. 항상 다니던 길을 다르게 지나가보는 건 새 길을 걷는 것과 같았다. 칠기같던 밤하늘은 사기그릇처럼 푸르게 변해 있었다. 비는 더 내렸고, 나는 허름한 신발에서 발을 꺼내 찬물에 담갔다. 오늘 치의 길들이 다 담겨 있어선지 두 발은 배부른 모양을 하고 있었다. 처마 아래 화분을 하나하나 옮겼다. 비를 실컷 맞을 수 있는 곳으로, 쪼그리고 앉아, 소원이 도착하듯 화분에 내려앉는 빗방울 들을 골똘히 쳐다보았다. -p32
     
    혼자 걷는 길, 지름길을 나두고 더 멀리 돌아돌아 걷는 길, 내게는 그 길은 언제나 무엇을 잊어야 할 때 택한 길이었다. 어머니의 한숨을 잊기 위해서, 그와 내가 이제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잊기 위해 또, 지난 일을 없었던 일로 하고 싶은 마음을 품고 나는 무작정 걸었다. 저자처럼 걷고 걸으면서 잊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간직하고 싶은 것인지 슬픈 것인지 두려웠던 것인지 골똘히 생각해보게 되었다. 지금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일까. 당신을 붙잡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고, 내게 왜 그랬냐면서. 그런데 그 말은 혼잣말이라도 말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모든 것을 품고 걷고 걸어서 다 내버려질 때까지 그래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어 집에 돌아가고 싶을 때까지 걷고 또 걸었다.
     
    힐난의 말은 현재진행형일 때 더욱더 고통이고, 사랑 가득한 말은 과거완료형일 때 이루 말할 수 없이 고통이다. -p163
     
    사랑을 알기 전에는 사랑에 가슴 아프다는 말이 이해가지 않았다. 가슴이 아파본 적이 없었다. 그 사람을 알기 전까지. 어느 날 그는 소리 없이 내 안에 들어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의 일방통행에 나는 조금씩 내 자신을 내어주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만나기도 전에 헤어졌다. 그것은 그와 나만이 아는 비밀. 주변사람은 아무도 몰랐다. 왜냐하면 내 마음속 그의 자리를 알았을 때는 이미 떠난 후였으니까. “사랑이 떠났다.” 그 말에 서글퍼졌다. 예전에는 알기 못했던 언어들이 내게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랑했었다.” 이 말은 붙이지도 못한 편지가 되어버렸다.
     
     
    <시옷의세계>는 저자의 일상, 사랑, 친구, 투쟁, , 문장 그 모든 것이 담겨져 있었다. 처음에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에는 힘이 들었던 것인지 몸살을 앓아야 했다. 그럼에도 머리맡에 두고 고요한 겨울밤 한문장 한문장 읽으며 내안의 것들을 되새겨보곤 했다. 그럴 때마다 몸살앓이를 했지만 이는 곧 사랑앓이임을 깨닫게 되었다. 문장, , 친구, 투쟁, 사랑하는 이와 함께 했던 순간들을 모두 사랑했다. 사랑했다라고 쓰고 마침표를 찍는 순간, 그 모든 감정은 잠그지 않은 수도꼭지처럼 새어나오고 터져 나왔다. 이제야 알 수 있었다. 나는 그 모든 순간들을 사랑했음을, 사랑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음을.
     
     
  • 시옷의 세계 | rp**r | 2013.02.06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시옷의 세계. 처음엔 제목이 특이해서 관심이 생겼고, 그 이후로 트위터를 통해 간간이 올라오는 짧은 내용을 읽어보다가 끝내...
    시옷의 세계.
    처음엔 제목이 특이해서 관심이 생겼고, 그 이후로 트위터를 통해 간간이 올라오는
    짧은 내용을 읽어보다가 끝내 궁금해서 구입하게 되었다.
    그동안은 김소연이란 작가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시옷의 세계에서 시옷이 뜻하던게 아~ 이거였구나 하면서 한페이지 한페이지
    읽어가는 내 마음은 이제서야 이 작가를 만난게 안타까울 정도였다.
    시옷으로 시작되는 낱말 하나 하나에 작가의 생각을 입혀서 글로 새로 탄생한
    짧지만 사람 마음을 너무 잘 표현한 글들을 만날때 마다 한페이지 또 한페이지
    넘기는게 아쉬웠고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 오래 두고 두고 언제든 꺼내 읽어도 좋을 책으로 내 곁에 남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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