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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쪽 | 규격外
ISBN-10 : 8965640784
ISBN-13 : 9788965640783
그림일기 중고
저자 서정일 | 출판사 현실문화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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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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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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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 정기용의 건축 드로잉』에는 500여 점이 넘는 정기용의 건축 드로잉 외에도, 정기용의 건축적 사유의 과정 전반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글과 대담이 함께 엮여 있다. 총 6개의 카테고리로 ‘건축의 뿌리’ ‘거주의 의미’ ‘성장의 공간’ ‘추모의 풍경’ ‘도시와 건축’ ‘농촌과 건축’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큐레이터 정다영은 정기용 아카이브 전시의 주안점을 밝히면서 정기용 아카이브만의 특징들을 정리하고 있다.

저자소개

저자 : 서정일
저자 서정일은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 연구교수

저자 : 우동선
저자 우동선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 교수

저자 : 정다영
저자 정다영은 국립현대미술관 큐레이터

저자 : 정인하
저자 정인하는 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기획 : 국립현대미술관

목차

_ 길과 풍경: 정기용 아카이브와의 만남 / 정다영
_ 대담 정기용을 말하다 / 조성룡, 도정일

건축의 뿌리
[비평] 건축가 정기용의 사상 형성과 프랑스 혁명 지식인들 / 정인하
거주의 의미
성장의 공간
추모의 풍경
[비평] 온전한 환경을 위한 새로운 건축언어 / 서정일
도시와 건축
농촌과 건축
[비평] 정기용 소론, 건축과 사회와 삶 / 우동선

정기용의 프로젝트 연보

책 속으로

건축을 사유한 정신의 흔적 그 자체를 담고 있는 그의 드로잉에는 그림과 글이 전달하는 이야기가 있다. 예컨대 그의 중요한 작업 중 하나인 《광주 목화의 집》 드로잉 《그림_》의 경우, ‘경계 - 영역 - 시간 - 행위 - 관계 - 땅의 잠재력’과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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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을 사유한 정신의 흔적 그 자체를 담고 있는 그의 드로잉에는 그림과 글이 전달하는 이야기가 있다. 예컨대 그의 중요한 작업 중 하나인 《광주 목화의 집》 드로잉 《그림_》의 경우, ‘경계 - 영역 - 시간 - 행위 - 관계 - 땅의 잠재력’과 같은 일련의 사고 과정을 통해 건축을 창조하는 그의 작업 방식을 엿볼 수 있다. (14쪽)

여러분, 이 스케치북 보이시죠? 여기에 굉장히 많은 스케치가 담겨 있는데 이것의 3분의 2를 그릴 때 저도 같은 공간, 같은 시간대에 있었습니다. 그 동안 전 아무것도 한 게 없어요. 그러면 그 시간 동안 나는 그곳에서 무얼 했나라는 자괴감이 듭니다. 나 몰래 따로 나중에 그렸나 싶을 정도로 정기용 선생은 굉장히 즉각적이고 몸이 금방 반응했어요. 그런 부분이 부럽기도 하고 좋았죠. 사실은 같이 있으면서 많이 즐거웠습니다. (19쪽)

정기용 선생이 나를 감동시킨 것은 그의 시인적인 기질입니다. 그를 기억하는 많은 글에서 공간의 시인이란 표현이 있는데 (…) 그는 건축가이고, 또 건축가이기 이전에 미술을 공부했던 사람입니다. 근데 이분은 말이 너무도 유창하고 분명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저 사람은 시인으로 살지 않을까 생각했죠. 나중에 설계하면서 보이는 감성의 발휘 방향과 품질을 보니 굉장히 시인적이세요. 상상력 자체도 그렇구요. (24쪽)

정기용은 한국 현대도시와 주거를 비판하면서 그것이 근본적으로 거주의 위기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거주는 그에게 건축의 윤리성을 구분하는 척도로 작용했다. (51쪽)

정기용은 다양한 건축 형태들을 고안하고 또한 그것들을 한군데 모으길 꾸준히 즐겼다. 그는 자신의 건축 형태가 이미지보다 개념적 형상에서 출발한다고 밝혔는데, 그 결과물은 종종 즐거운 느낌을 주는 조합적 또는 몽타주적 형상들이다. (204쪽)

그의 존재는 한국 현대건축사에서 건축가의 새로운 존재 방식을 보여주고 있음이 분명한데, 건축과 사회, 공공건축, 삶을 생각하는 데 반드시 참조해야 할 지점이 되고 있다. (3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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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정기용의 건축 세계에 대한 본격적인 조명의 첫 신호탄 “내가 이 길을 걷는다고 하는 것은 바로 내가 이 길의 역사에 편입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면서도 의미 깊은 일인 것이다. 만약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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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용의 건축 세계에 대한 본격적인 조명의 첫 신호탄

“내가 이 길을 걷는다고 하는 것은 바로 내가 이 길의 역사에 편입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면서도 의미 깊은 일인 것이다. 만약 세대 간 단절이 더 중요하다면 땅의 역사를 각별하게 다룰 필요가 없다. 길을 의미 깊은 그림일기라고 부르는 이유는 어떤 길목에서 할아버지가 보던 풍경을 똑같이 아버지가 바라보았고, 나 또한 같은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위대한 사건이자 역사다. 동일한 풍경을 동일한 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길은 풍경을 기록하고 보존한다. 길은 풍경을 저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홈 파인 레코드판이 소리를 저장하듯 말이다. 그래서 사회학자, 인류학자들은 이렇게 오래된 길들을 그림일기(Figurative Journal)라고 부르는 것이다.”
? 정기용, 『감응의 건축』 중에서

정기용만의 설계 방식
‘공간의 시인’ ‘건축계의 공익요원’ ‘공공건축가’ ‘말하는 건축가’ 등 건축가 정기용을 수식하는 말들은 어느 건축가보다 많다. 각기 정기용의 건축 활동의 일면을 잘 설명해주는 말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정기용은 작업 과정에서 다른 건축가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대부분의 건축가들의 경우 설계 과정에서 도면 작업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정기용은 매우 기술적이고 실제적인 정보로 구성되어 있는 도면 작업 이전에 반드시 드로잉 혹은 스케치 작업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자신이 구상하는 건축의 주요한 개념을 드로잉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는 매우 특이한 건축가이다.
그렇다면 정기용에게 드로잉은 어떤 것인가? 정기용은 현장을 방문하든 여행을 가든 항상 스케치북을 갖고 다니며, 그곳에서 얻은 단상이나 아이디어 혹은 느낌 등을 현장 바로 그곳에서 혹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스케치로 정리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건축가들이 그렇지만, 정기용은 현장을 매우 중시하는 건축가였다. 그는 현장을 방문할 때면 늘 설레인다고 말한다. 어떤 현장도 다른 곳과 같을 수가 없고, 그곳이 놓인 여러 가지 맥락, 이를테면 지리적, 지역적, 풍토적, 공간적 컨텍스트가 다르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정기용에게 건축 행위란 그곳에 단지 기능적인 필요를 충족시키는 건물을 만드는 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건축물이 놓일 여러 컨텍스트와의 관계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건축은 공학적인 행위 이전에 고도로 인문적인 행위이기도 하다. 정기용은 도면 작업 이전에 그와 같은 컨텍스트에 대한 사유의 과정을 드로잉으로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는 드문 건축가이다. 거기에는 실무적인 도면에는 담을 수 없는 숱한 사유의 편린들이 기록되어 있으며, 눈과 손, 머리의 상호작용을 요구하는 건축적 사유의 본래 모습이 담겨 있다.

건축적 사유 과정에 대한 보기 드문 아카이브
정기용이 작고 직전에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그의 건축 관련 아카이브의 양은 20,000여 점에 이를 만큼 방대하며, 그 중 상당한 분량을 드로잉이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그의 아카이브 전시를 위해 2년 이상 그의 아카이브를 연구조사해오고 있으며, 그 결과물의 일부인 2,000여 점으로 현재 여섯 달 동안 전시가 진행 중이다.
정기용의 아카이브에는 한 건축물이 세워지기까지 건축가가 고민했던 실무적 문제뿐만 아니라 그가 담고 싶었던 건축의 본질적 가치인 땅의 의미, 자연과의 관계, 실존의 문제 등을 찾아볼 수 있다. 즉 드로잉과 같은 그가 남긴 방대한 자료들은 정기용 건축의 미학적 근원을 탐색케 하는 지점들이다. “건축은 문헌과 독특한 관계를 갖는다. 그중 하나는 도면이며 또 하나는 건물이다. 도면은 실현 여부를 떠나서 가상적인 자율성을 갖는 예시와 자기 완결성을 갖는다”는 그의 설명은 문헌으로 존재하는 아카이브가 정기용 건축을 나타내는 또 다른 실체일 수 있음을 말해준다.
사실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일은 꽤나 번거로운 작업이다. 곧바로 도면 작업으로 들어가기 전에 무수한 드로잉들을 해보는 과정 자체도 번거롭고 그것들을 빠짐없이 파일이나 철의 형태로 남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대학 시절과 유학 시절의 드로잉들까지 원본 그대로 보관하는 일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덕분에 우리는 한 건축가의 평생에 걸친 건축적 사유의 궤적, 현실과 이상의 간극, 각각의 건축물이 어떤 사유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지 그 전 과정을 정확하게 확인해볼 수 있다. 한국의 근현대 역사를 뒤돌아보면 흔히 ‘텅 빈 아카이브’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아카이브의 부재가 심각한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카이브를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반증하기도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건축 갤러리의 아카이브 1호로 정기용이 지정된 데에는 온전한 형태의 아카이브를 여전히 만나기 어렵다는 점, 그래서 정기용이 남긴 아카이브가 더없이 소중하다는 점을 새롭게 환기시켜준다.

정기용 건축 이해의 첫걸음
『그림일기: 정기용의 건축 드로잉』에는 500여 점이 넘는 정기용의 건축 드로잉 외에도, 정기용의 건축적 사유의 과정 전반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글과 대담이 함께 엮여 있다. ‘건축의 뿌리’ ‘거주의 의미’ ‘성장의 공간’ ‘추모의 풍경’ ‘도시와 건축’ ‘농촌과 건축’ 등 여섯 개의 카테고리로 엮인 이 책에는 이번 국립현대미술관의 정기용 아카이브 전시를 기획했던 큐레이터 정다영은 정기용 아카이브 전시의 주안점을 밝히면서 정기용 아카이브만의 특징들을 정리하고 있다. 《기적의 도서관》과 같은 정기용의 공공건축 활동에도 직접적으로 관여한 바 있는 도정일 교수는 대담을 통해 건축이 왜 인문적이어야 하는지, 그리고 정기용이 그러한 인문적 정신에 얼마나 충실했었는지를 밝히고 있다. 정기용과 함께 공동으로 건축사무소를 운영하고 공동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같은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등 정기용의 가장 가까운 동료의 한 사람이었던 조성룡 교수는 정기용만의 건축 작업 방식을 소개하면서 다르지만 함께 공유할 수 있었던 건축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인하 교수는 건축의 사회적 성격을 강조한 정기용의 건축 사상 이면에 프랑스 68혁명 지식인들의 직접적인 영향이 있었음을 상세하고 밝히고 있다. 서정일 교수는 정기용의 건축 언어가 모더니즘에 경도된 한국 현대건축에서 어떻게 의미 있는 하나의 대안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는지를 조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우동선 교수는 정기용이 남긴 저작을 중심으로 해서 정기용의 건축이 사회와 삶과 통합적이어야 한다는 의제를 얼마나 일관되게 추구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정기용 본인이 여러 권의 저술을 통해 자신의 건축 세계를 밝힌 것을 제외하고는 정기용에 대한 평가는 그간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정기용의 건축 세계에 대한 본격적인 조명의 첫 신호탄이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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