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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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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5
ISBN-10 : 8954608833
ISBN-13 : 9788954608831
에브리맨 중고
저자 필립 로스 | 역자 정영목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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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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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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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언젠가는 늙고 죽는다1 늙고 병들어 죽어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에브리맨』. 해마다 노벨문학상의 강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되고, 문학평론가 해럴드 블룸이 '미국 현대문학의 4대 작가' 중 하나로 꼽은 바 있는 거장 필립 로스. 2006년에 발표된 이 소설은 필립 로스의 스물일곱 번째 장편소설이며, 그에게 세 번째로 펜/포크너 상의 영광을 안겨준 작품이다.

한 남자의 장례식에서 시작된 이 소설은 삶과 죽음, 나이듦과 상실이라는 문제에 대한 예리한 통찰과 깊은 사유를 보여준다. 노년 시절의 '그'의 삶에 초점을 맞춰, 인생 전반을 돌아보며 삶과 죽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는 미국 뉴저지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사람 좋은 그의 아버지는 보석상을 운영했고, 그는 평온한 가정에서 사랑을 받으며 자란다.

광고회사의 아트 디렉터로 성공을 거둔 그는 경제적인 풍요와 아름다운 여인들을 얻지만, 세 번의 결혼에서 모두 실패를 경험하고 만다. 직장에서 은퇴하고 저지쇼의 은퇴자 마을 스타피시비치에 내려와 머물게 된 그는 그토록 갈망하던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하지만 허전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외로움과 고립감은 그를 한없이 나약하게 만드는데…. [양장본]

저자소개

저자 : 필립 로스
저자 필립 로스 Philip Roth는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작가. 저명한 문학평론가 해럴드 블룸은 필립 로스를 코맥 매카시, 토머스 핀천, 돈 드릴로와 함께 ‘미국 현대문학의 4대 작가’로 꼽은 바 있다. 필립 로스는 1933년 미국 뉴저지의 폴란드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시카고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졸업 후 이곳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쳤다. 이후 아이오와와 프린스턴,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지속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창작 활동을 계속했다.
1959년 유대인의 풍속을 묘사한 단편집 『안녕 콜럼버스』를 발표하며 데뷔한 로스는 이듬해 이 작품으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후 1969년 어느 변호사의 성생활을 고백한 『포트노이 씨의 불만』을 발표하며 상업적 성공과 비평적 성공을 동시에 거둔다. 필립 로스는 1998년 『미국의 목가』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그해 백악관에서 수여하는 문화예술훈장(National Medal of Art)을 받았고, 2002년에는 존 도스 파소스, 윌리엄 포크너, 솔 벨로 등의 작가가 수상한 바 있는, 미국 문학예술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Arts and Letters)에서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상인 골드 메달을 받았다. 필립 로스는 전미도서상과 전미비평가협회상을 각각 두 번, 펜/포크너 상을 세 번 수상했다. 2005년에는 “2003~2004년 미국을 테마로 한 뛰어난 역사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미국을 노린 음모 The Plot Against America』로 미국 역사가협회상을 수상했다. 또한 최근에는 펜(PEN) 상 중 가장 명망 있는 두 개의 상을 수상했다. 2006년에는 “불멸의 독창성과 뛰어난 솜씨를 지닌 작가”에게 수여되는 펜/나보코프 상을 받았고, 2007년에는 “지속적인 작업과 한결같은 성취로 미국 문학계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에게 수여되는 펜/솔 벨로 상을 받았다. 로스는 라이브러리 오브 아메리카(Library of America, 미국 문학의 고전을 펴내는 비영리 출판사)에서 완전 결정판이 출간되는 살아 있는 유일한 작가이다. 총 여덟 권으로 예정되어 있는 이 편집본은 2013년까지 모두 출간될 예정이다.

역자 : 정영목
역자 정영목은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을 수료했다.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현재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 옮긴 책으로 『로드』 『책도둑』 『메신저』『파인만에게 길을 묻다』 『눈에 대한 스밀라의 감각』 『눈먼 자들의 도시』 『눈뜬 자들의 도시』 『서재 결혼시키기』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여행의 기술』 『불안』 『동물원에 가기』 『사자의 꿀』 『통조림 공장 골목』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 『맛』 등이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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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전에는 결코 해본 적이 없는 말을 이 책을 위해 써야겠다. 이 소설은 걸작이다!” - 애틀랜틱 먼슬리 해마다 노벨문학상의 강력한 수상 후보로 점쳐지고, 문학평론가 해럴드 블룸이 ‘미국 현대문학의 4대 작가’ 중 하나로 꼽은 바 있는 현대문학의...

[출판사서평 더 보기]

“전에는 결코 해본 적이 없는 말을 이 책을 위해 써야겠다. 이 소설은 걸작이다!”
- 애틀랜틱 먼슬리


해마다 노벨문학상의 강력한 수상 후보로 점쳐지고, 문학평론가 해럴드 블룸이 ‘미국 현대문학의 4대 작가’ 중 하나로 꼽은 바 있는 현대문학의 거장. 미국 언론으로부터 “우리 시대 가장 뛰어난 소설가”(<뉴요커>)라는 평을 듣는 작가. 미국 문학의 고전들을 엄선해 출간하고 있는 비영리 출판사 라이브러리 오브 아메리카(Library of America)에서 완전 결정판을 출간하는 유일한 생존 작가. 1998년 퓰리처상 수상, 전미도서상과 전미비평가협회상을 각각 두 번, 그리고 펜/포크너 상을 유일하게 세 번 수상한 작가. “불멸의 독창성과 뛰어난 솜씨를 지닌 작가”에게 수여되는 펜/나보코프 상과 “지속적인 작업과 한결같은 성취로 미국 문학계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에게 수여되는 펜/솔 벨로 상을 수상한 작가. 바로 필립 로스다.

필립 로스는 1959년 데뷔작 『안녕 콜럼버스』로 단번에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며 혜성같이 등장한 이후 30여 편의 소설을 꾸준히 발표하며 미국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 중 한 사람인 그의 작품은 유난히도 국내 독자들과는 인연이 없었다. 오래전 해적판으로 몇몇 소설이 소개되기도 했으나, 판권 계약을 통해 정식으로 국내에 출간되는 것은 『에브리맨』이 처음이다. 2006년에 발표된 이 소설은 필립 로스의 스물일곱번째 장편소설이며, 그에게 세번째로 펜/포크너 상의 영광을 안겨준 작품이다. 한 남자가 늙고 병들어 죽는 이야기인 이 소설을 통해 필립 로스는 삶과 죽음, 나이듦과 상실이라는 문제에 대한 예리한 통찰과 깊은 사유를 보여준다. 『에브리맨』의 출간은 오랫동안 필립 로스의 소설을 기다려온 국내 독자들의 갈증을 해갈시켜줄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노년은 전투가 아니다. 노년은 대학살이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특별한 일은 없었다. 그들이 모두 하고 싶은 말을 했을까? 아니, 그렇지 않았다. 또 물론 그렇기도 했다. 그날 이 주의 북부와 남부에서 이런 장례식, 일상적이고 평범함 장례식이 오백 건은 있었을 것이다. (…) 다른 여느 장례식보다 더 흥미로울 것도 덜 흥미로울 것도 없었다. 그러나 가장 가슴 아린 것, 모든 것을 압도하는 죽음이라는 현실을 한 번 더 각인시킨 것은 바로 그것이 그렇게 흔해빠졌다는 점이었다. (본문 p.22~23)

소설은 황폐한 공동묘지에서 시작한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누군가의 가족이거나 친구들이다. 그들은 막 세상을 떠난 한 사람을 추억하고 있다. 소설 『에브리맨』의 주인공은 바로 이 장례식의 당사자인 ‘그’이다. 이 작품은 이렇게, 특별하지 않은, 그저 그런 보통의 존재인 한 남자의 죽음에서 시작한다. 소설은 노년 시절의 ‘그’의 삶에 초점을 맞춰, 그의 인생 전반을 돌아보며, 삶과 죽음, 그리고 늙어간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는 미국 뉴저지의 한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난다. 그의 아버지는 ‘에브리맨’ 이라는 이름의 보석상을 운영하고 있다. 대공황이라는 어려운 시절에도 손님들에게 스스럼없이 외상을 주는 사람 좋은 아버지, 가족에게 충실한 온화한 어머니, 여러 방면에 뛰어나며 자신에게 한없이 자상하고 듬직한 형. 그는 안온한 가정에서 충분히 사랑받으며 커간다. 그는 오랫동안 화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고 미술학교에 들어가지만, 세속적인 데다 모험을 싫어하는 탓에 그림을 포기하고 뉴욕의 광고회사에 취직해 아트 디렉터로 성공을 거둔다. 그 일은 그에게 경제적 풍요와 아름다운 여인들을 가져다주지만, 그는 결혼에서만은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 세 번의 결혼이 모두 실패로 끝난 것.
‘그’는 이제 직장에서 은퇴하고 저지쇼의 은퇴자 마을 스타피시비치에 내려와 머문다. 9?11 테러 이후 피신하듯 뉴욕을 떠나 이곳에 자리 잡고 그토록 갈망하던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한다. 스타피시비치 주민들을 위한 그림교실도 열지만, 어쩐지 허전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그를 둘러싸고 있는 이 세계는 죽어가는 잿빛 세계이다. 이 은퇴자 마을에서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그 사람이 무엇을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제 그들의 이력이란 의학적 이력과 똑같은 것이 되어버렸고, 의학적 정보 교환이 무엇보다 중요시된다. 안 그래도 쇠약해져가는 몸은 잦은 수술과 예고 없이 찾아오는 통증을 감당하느라 지쳐 있는 데다, 느닷없는 외로움과 고립감은 그를 한없이 나약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 일은 끝난 것이 아니라 계속 진행되었다. 이제 한 해도 입원 없이 지나가지 않았다. 장수한 부모의 아들이고, 토머스 제퍼슨 고등학교에서 공을 들고 뛰던 때와 마찬가지로 변함없이 건강해 보이는 여섯 살 위의 형을 둔 동생이었지만, 그는 아직 육십대에 불과한데도 건강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몸은 늘 위협을 당하는 것 같았다. 그는 세 번 결혼했고, 애인들과 자식들과 성공을 안겨준 흥미로운 일자리를 가졌지만, 이제 죽음을 피하는 것이 그의 삶에서 중심적인 일이 되었고 육체의 쇠퇴가 그의 이야기의 전부가 되었다. (본문 p.76)

그들 모두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점점 기억력이 나빠진다고 때로는 농담처럼, 때로는 진담처럼 불평을 했다. 또 달과 철과 해가 얼마나 빠르게 지나가는지 모른다고, 인생이 이제는 전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본문 p.85)

가장 슬프고 강렬한 삶, 그것은 바로 죽음!

자신보다 스물다섯 살이나 어린 ‘뇌가 없는 모델’ 때문에 사려 깊고, 성숙하고, 헌신적이었던 두번째 아내 피비를 배신했던 일은 그의 가슴을 특히 쓰라리게 한다. 여전히 자신에게 위로와 위안이 되는 딸 낸시를 보면 그 회환은 더욱 사무친다. 게다가 자신에게 그토록 자상했던, 그리고 자신이 누구보다도 사랑했던 형 하위와의 관계가 멀어진 것도 그의 마음을 괴롭힌다. 형이 자신보다 건강한 육체를 물려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삶에 대한 의욕을 그만큼 강하게 전달하는 사람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는 그토록 사랑했던 형에게마저 질투를 느끼고, 형과의 관계도 점점 소원해진 것이다.

자신이 없애버린 모든 것, 이렇다 할 이유도 없는 것 같은데 스스로 없애버린 모든 것, 더 심각한 일이지만, 자신의 모든 의도와는 반대로,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로 없애버린 모든 것을 깨닫자, 자신에게 한 번도 가혹하지 않았던, 늘 그를 위로해주고 도와주었던 형에게 가혹했던 것을 깨닫자, 자신이 가족을 버린 것이 자식들에게 주었을 영향을 깨닫자, 자신이 이제 단지 신체적으로만 전에 원치 않았던 모습으로 쪼그라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수치스럽게 깨닫자, 그는 주먹으로 가슴을 치기 시작했다. (본문 p.164)

그는 언제나 안정을 통해 힘을 얻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제 ‘안정’이라는 것은 ‘정체’의 다른 이름이었다. 그의 삶에는 황폐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더이상 과거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현실을 다시 만들 수도 없다. 이대로 버티고 서서 다가오는 삶을(혹은 죽음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뿐. 물론 그에게도 최상의 건강과 좋은 몸 상태에서 우러나오는 가없는 자신감으로 보낸 세월도 있었다. 육체적 매력이 넘치고 수많은 여자들로부터 끊임없는 관심을 받았던 시간들. 병이라는 역경과 잠복해 있는 불행을 면제받았던 시간들. 하지만 지금 그의 앞에 있는 것은 목적 없는 낮과 불확실한 밤과 신체적 쇠약을 무기력하게 견디는 일과 말기에 이른 슬픔과 아무것도 아닌 것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일뿐이었다.

그러는 사이 친구들의 죽음과 병에 대한 소식이 하나 둘 들려온다. 그림교실에 나오던 한 여인은 병이 주는 육체적 고통과 고립감, 두려움을 감당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는 이 은퇴자 마을을 떠나 뉴욕으로 돌아갈 꿈을 꾼다. 그곳에서 사랑하는 딸 낸시와 함께 지내는 꿈을. 하지만 피비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이 꿈은 시도도 해보지 못한 채 허망하게 깨진다. 경동맥 수술을 며칠 앞둔 어느 날, 그는 부모님이 묻혀 있는 무덤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무덤 파는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그는 그 무엇보다도 큰 위안을 얻는다.

그들은 그저 뼈, 상자 속의 뼈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뼈는 그의 뼈였다. 그는 그 뼈에 가능한 한 바짝 다가가 섰다. 그렇게 가면 그들과 연결이라도 될 것처럼, 미래를 잃은 데서 생겨난 고립감은 완화되고, 사라진 모든 것과 연결되기라도 할 것처럼. (…) 육신은 녹아 없어지지만, 뼈는 지속된다. 내세를 믿지 않고, 신은 허구이며 지금 이것이 자신의 유일한 삶이라는 사실을 의심이 여지없이 믿고 있는 사람에게 벼는 유일한 위로였다. (본문 p.176)

그러고 나서 그저 평범한 일상의 일을 치르듯 그는 수술을 위해 병원을 향한다. 그리고 그 누구도 곁에 없이 홀로 수술실에 들어간다. 자신이 다시 충만해지길 바라면서. 하지만 그는 결국 다시 깨어나지 못한다. 그렇게 이제 ‘있음’에서 풀려나 어디에도 없는 곳으로 들어가고 만다. 그토록 두려워하던 그곳으로.

그 무겁고, 무덤 같고, 바위 같은 무게는 말한다.
우리 모두 언젠가는 죽는다고.


“이 소설은 한 평범한 사람이 늙고 병들고 죽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사람이라면 딱 이렇게 늙고 병들고 죽겠구나 하는 느낌 그대로를 전달해준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딱 그대로를 전달해준다. 괜히 초연한 척하지도 않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고, 어떤 감상에도 빠지지 않는다. 그냥 딱 이렇겠거니 하는 거기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어떤 섬뜩하고 무시무시한 감동 같은 것이 찾아온다.” 옮긴이의 말에서

필립 로스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극히 꺼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에브리맨』 발표 후 가진 한 인터뷰에서 무엇 때문에 죽음이 두려운가를 묻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고 한다.
“망각. 더이상 살아 있지 않다는 것, 살아 있다는 걸 느낄 수 없다는 것. 하지만 내가 열두 살 때 느꼈던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지금 느끼는 두려움 사이의 차이점은 지금은 현실에 대한 체념 같은 것이 있다는 겁니다. 전에는 내가 언젠간 죽는다는 게 부당하다고 여겨졌는데, 지금은 아닙니다.”

『에브리맨』은 주인공인 ‘그’의 이름을 단 한 번도 밝히지 않는다. 다른 모든 등장인물들은 이름을 밝히고 있음에도 그는 그저 ‘그’일 뿐이다. 필립 로스는 이 소설을 통해 모두가 피하고 싶지만 모두가 언젠가는 맞이하게 되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것은 특별할 것도 없고, 그저 우리가 맞아야 할 삶의 한 부분이라고 이야기한다. 소설 속의 주인공이 이름 없이 ‘그’라고만 표시되는 것도 작가의 이런 의중이 담겨 있으리라.
건강과 젊음이 떠나고 쇠잔해지는 육체. 찬란했던 지난 시절에 대한 추억을 곱씹으며 곧 찾아올 영원한 망각을 기다리는 삶. 서글프고 애?지만 그것이 바로 늙어가는 것임을,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삶의 일부임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임을 이 소설은 이야기하고 있다. 필립 로스는 ‘죽음 역시 삶의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에두르지 않고, 과장하지도 않으면서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소설 속에서 ‘그’를 애도하던 자들은 모두 자리를 떠났다. 이제 그 빈자리에 독자들이 남아 그를 애도한다. 하지만 그들이 애도하는 것은 소설 속 주인공인 ‘그’임과 동시에, 언젠가는 늙고 죽어갈 우리 모두, 결국 자신들일 것이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

필립 로스의 글은 타협하지 않는다. 직설적이다. 동시에 정교하고 현명하다. 이 소설은 우리 시대를 위한 인간의 이야기이다. _A. S. 바이어트(소설가)

이 짧고, 황량하고, 놀라운 소설의 비범함은 필립 로스가 죽음의 고독한 전망을 기운을 북돋는 무언가로 바꾸어놓았다는 점에 있다. 또한 도덕이란 우리가 ‘삶’이라고 부르는 그 빛나는 경이로움에 마땅히 치러야 할 대가라는 것을 인정하게 한다는 점에 있다. _더 타임스

이 격조 높은 작은 책은 삶에 대한 신비와 비탄으로 희미하게 빛난다. 통렬하고 우스꽝스러우며 감동적인 작품. _데일리 텔레그라프

필립 로스는 구원을 찾는 죽어가는 남자의 매력적인 초상화를 통해 그가 여전히 경이적인 힘으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_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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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에브리맨 | so**un90 | 2019.03.1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자신보다 스물다섯 살이나 어린 ‘뇌가 없는 모델’ 때문에 사려 깊고, 성숙하고, 헌신적이었던 두번째 아내 피비를 배신했던 일은...

    자신보다 스물다섯 살이나 어린 ‘뇌가 없는 모델’ 때문에 사려 깊고, 성숙하고, 헌신적이었던 두번째 아내 피비를 배신했던 일은 그의 가슴을 특히 쓰라리게 한다. 여전히 자신에게 위로와 위안이 되는 딸 낸시를 보면 그 회환은 더욱 사무친다. 게다가 자신에게 그토록 자상했던, 그리고 자신이 누구보다도 사랑했던 형 하위와의 관계가 멀어진 것도 그의 마음을 괴롭힌다. 형이 자신보다 건강한 육체를 물려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삶에 대한 의욕을 그만큼 강하게 전달하는 사람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는 그토록 사랑했던 형에게마저 질투를 느끼고, 형과의 관계도 점점 소원해진 것이다.

    자신이 없애버린 모든 것, 이렇다 할 이유도 없는 것 같은데 스스로 없애버린 모든 것, 더 심각한 일이지만, 자신의 모든 의도와는 반대로,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로 없애버린 모든 것을 깨닫자, 자신에게 한 번도 가혹하지 않았던, 늘 그를 위로해주고 도와주었던 형에게 가혹했던 것을 깨닫자, 자신이 가족을 버린 것이 자식들에게 주었을 영향을 깨닫자, 자신이 이제 단지 신체적으로만 전에 원치 않았던 모습으로 쪼그라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수치스럽게 깨닫자, 그는 주먹으로 가슴을 치기 시작했다. (본문 p.164)

    그는 언제나 안정을 통해 힘을 얻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제 ‘안정’이라는 것은 ‘정체’의 다른 이름이었다. 그의 삶에는 황폐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더이상 과거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현실을 다시 만들 수도 없다. 이대로 버티고 서서 다가오는 삶을(혹은 죽음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뿐. 물론 그에게도 최상의 건강과 좋은 몸 상태에서 우러나오는 가없는 자신감으로 보낸 세월도 있었다. 육체적 매력이 넘치고 수많은 여자들로부터 끊임없는 관심을 받았던 시간들. 병이라는 역경과 잠복해 있는 불행을 면제받았던 시간들. 하지만 지금 그의 앞에 있는 것은 목적 없는 낮과 불확실한 밤과 신체적 쇠약을 무기력하게 견디는 일과 말기에 이른 슬픔과 아무것도 아닌 것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일뿐이었다.

    그러는 사이 친구들의 죽음과 병에 대한 소식이 하나 둘 들려온다. 그림교실에 나오던 한 여인은 병이 주는 육체적 고통과 고립감, 두려움을 감당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는 이 은퇴자 마을을 떠나 뉴욕으로 돌아갈 꿈을 꾼다. 그곳에서 사랑하는 딸 낸시와 함께 지내는 꿈을. 하지만 피비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이 꿈은 시도도 해보지 못한 채 허망하게 깨진다. 경동맥 수술을 며칠 앞둔 어느 날, 그는 부모님이 묻혀 있는 무덤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무덤 파는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그는 그 무엇보다도 큰 위안을 얻는다.

    그들은 그저 뼈, 상자 속의 뼈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뼈는 그의 뼈였다. 그는 그 뼈에 가능한 한 바짝 다가가 섰다. 그렇게 가면 그들과 연결이라도 될 것처럼, 미래를 잃은 데서 생겨난 고립감은 완화되고, 사라진 모든 것과 연결되기라도 할 것처럼. (…) 육신은 녹아 없어지지만, 뼈는 지속된다. 내세를 믿지 않고, 신은 허구이며 지금 이것이 자신의 유일한 삶이라는 사실을 의심이 여지없이 믿고 있는 사람에게 벼는 유일한 위로였다. (본문 p.176)

    그러고 나서 그저 평범한 일상의 일을 치르듯 그는 수술을 위해 병원을 향한다. 그리고 그 누구도 곁에 없이 홀로 수술실에 들어간다. 자신이 다시 충만해지길 바라면서. 하지만 그는 결국 다시 깨어나지 못한다. 그렇게 이제 ‘있음’에서 풀려나 어디에도 없는 곳으로 들어가고 만다. 그토록 두려워하던 그곳으로. 

  • 어떤 모습으로 노년과 죽음을 맞이해야 될까? 에브리맨은 한번도 열심히 생각해 보지 않은 이 주제를 온 정신을 다해 들여다 보게...

    어떤 모습으로 노년과 죽음을 맞이해야 될까? 에브리맨은 한번도 열심히 생각해 보지 않은 이 주제를 온 정신을 다해 들여다 보게 한 책이다.   나이 듦은 어느 한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고 온 생애에 걸쳐 서서히 다가오는 일이다. 대부분 보통사람들은 모든 것을 압도하는 죽음이 흔해빠진 현실임에도, 자신에게 닥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런 일이 절대 생기지 않을 것처럼, 혹은 먼 미래의 일처럼 무심히 또 정신 없이 살아간다.

     

    TV 뉴스는 호머 헌드러드 시대; 신 인류의 새로운 고민으로 노년문제를 부각한다. ‘노년은 전투가 아니다 대학살이다’ 라는 필립 로스의 한 줄 문장으로, 원숙함과 연륜이 가득해야 할 노년이, 치열한 생존과의 싸움, 고립되지 않으려는 욕망, 존경이 아닌 비아냥의 대상이라는 것을 인용한 적이 있다. 그때는 와 닿지 않았던 대학살의 의미가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슬픔이라는 것을 알았다. 병들고 나약하고, 무방비 상태이고, 외롭고, 두렵고, 과거에 대한 후회와 상처뿐인 삶이 대학살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노화는 모든 것을 무력화하여 슬프다. 

     

    인간의 뇌는 생물학적 위험 신호에 기반해 감정을 진화시켜왔다. 그 결과, 과거에 깊은 상처를 남긴 일등 부정적 감정은 편도체에 축척되어 영화의 플래시 백 장면처럼 계속 반복되며, 노년의 삶을 힘들게 만든다. 소설 속 주인공이 겪는 자책의 감정 변화 속에서 의문과 해답을 가져본다. 문제를 인식조차 못하고 살면 답이 없다, 최소한 문제를 인식하게 되었으니, 문제를 풀어가면 될것이다..      내가 가진 의문을 나열해보자.

    - 과거에 내가 그토록 열망하던 것이 갑자기 어떻게 '무'가 될 수가 있는가 ?

    - 스스로 느끼는 이질감은 또 무엇인가 ?

    - 불평등과 불행이 일으키는 질투심은 몸의 질병과 같다는데 조절이 힘든가 ?

    - 능력과 존재감의 혼동; 내 능력이 곧 나일까 ?

    - 결혼생활이 지옥이라면, 바람기는 안정추구의 감정인가 욕망인가 ?

    - 도덕심과 바람의 대가는 균형을 잡아야 하는 걸까 ? 아님 선택일까 ?

    - 은퇴후 꿈꾸던 삶을 왜 이루지 못했나 ?

    - 잦은 병과의 사투로 죽음의 공포가 남달랐을 유대인인 그가 왜 종교에 의지하지 못했나 ?

    - 안정에 의해 힘을 얻었고, 그것은 정지와는 다른 것이었는데 왜 정체로 변질되었는가 ?

     

    니체가 말했듯이, 인생은 끊임없는 호기심과 도전정신을 필요로 한다.. 이 모든 질문에 답을 구하면서 사는 것이 감동적인 삶이다. ‚어떻게 죽느냐? 는 어떻게 사느냐? 로 같은 문제이다 ‘내일 죽어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이 살고 싶다’. 노화는 건강, 능력, 관심 등 모든 걸 변화시켜 이질감을 초래한다. 그럼 어떻게 살것인가?

    - 현재의 나를 받아드리고, 내려놓자 !.   그냥 일하러 나가자.

    - 때로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내게 닥치는 일은 그냥 좋은 일로 믿어라 판단하지 말고

     

    노년에 가장 필요한 것은, 주변사람들이 죽어서 사라짐의 충격과, 소통, 대화 부족에 대한 대책이다. 한마디로 사회적 연결감은 감정의 문제로 방치해둘 일이 아니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

     

    이 책을 문학적으로 바라보자, 이분법적 사고를 막아, 한쪽에 기울지 못하게 하며 대비되는 두 단어 혹은 문장 양쪽 면을 마주보게 한다. 읽을수록 불분명해져서, 더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게, 명백한 게 도대체 무엇이 있을까? 우리의 생도 마찬가지, 결국 무로 가는 과정이다. 저자의 무덤 속 마지막 장면 묘사는 슬퍼서 아름답다.!.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불길한 운명과는 무관한 소년의 활력이 교차하며 그냥 허망하게 ‘무’로 진입한다. 우리가 할 일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 것을 지금부터 하는 것이다. ‘무’는 마지막에, 활력은 살아있는 동안에! 노년의 삶은 무엇을 기억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https://blog.naver.com/yonkihong?Redirect=Log&logNo=221465069731

  • 에브리맨 | ni**nina | 2017.05.14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에브리맨 이 책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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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브리맨 이 책은 참 묘하다. 처음에는 지루했다가 좀 지나면 집중이 잘 됐다가 다시 지루했다가 마지막에는 흥미롭고 감탄도 됐다. 그러니까 지루하기도 하고 공감가기도 하고 별로였다가 괜찮기도 하고 그렇다.

     

    주인공 남자의 어린 시절부터 노년기까지의 추억과 가족, 바람 핀 이야기, 잘나고 성공하는 형에 대한 애정과 질투, 자신 삶에서 무엇이 중요했는지 생각하기도 하고. 주인공의 일기장을 보는 것 같다. 노년기에는 질병과 주위의 노인들이 죽어가는 모습, 묘지에서 바라보는 죽음과 그들이 살았을 때의 추억까지. 쓸쓸하기도 하고 주절주절 쓸데없이 지껄이는 것들에서 동정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들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비슷비슷한 삶이다. 다르다고 하지만 느끼는 것들은 비슷하다.

     

    에브리맨, 모든 보통 사람들의 늙음과 죽음, 추억, 두려움. 쓸쓸하다.

     

     

     

    여기, 사람들이 앉아 서로 토해내는 신음을 듣는 곳,

    중풍 환자가 몇 가닥 남지 않은 마지막 을씨년스런 머리카락을 흔드는 곳,

    젊은이가 창백해지고 유령처럼 마르다가 이내 죽는 곳,

    무슨 생각만 해도 곧 그득한 슬픔이 밀려오는 곳.........

    존 키츠,「나이팅게일」

     

     

     

     


    “현실을 다시 만들 수는 없어요.” 낸시는 아버지에게 그 말을 돌려주었다. “그냥 오는 대로 받아들이세요. 버티고 서서 오는 대로 받아들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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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도대체 이런 공포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으며, 안간힘을 써야만 피비에게 그것을 간신히 숨길 수 있었다. 오랜만에 비로소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하게 내 인생의 주인이 되었다는 느낌이 드는 이 순간에 왜 내가 내 삶을 불신해야 할까? 차분하게, 똑바로 생각해보면 앞으로 훨씬 더 견실한 삶이 남아 있는 것 같은데, 왜 내가 소멸의 가장자리에 있다는 상상을 할까?

    37

     

     


    그러나 결혼은 그의 감옥이 되었다. 그래서 일을 하는 동안에도, 잠을 자야 할 시간에도 그를 사로잡는 수많은 괴로운 생각 끝에 발작적으로, 고민하면서, 밖으로 나갈 터널을 뚫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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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평생 그 책들을 모으고 공부를 했지만, 이제는 독서용 의자에 앉아 어떤 책을 펼쳐도 왠지 우스꽝스럽다는 느낌이 들곤 했다. 망상- 그는 이제 그걸 망상이라고 생각했다-은 이제 그를 지배할 힘을 잃었다. 따라서 그 책들은 자신이 비웃음을 살 만한 가망 없는 아마추어라는 느낌, 자신이 퇴직 후 모든 생활을 바쳐 온 일이 공허하기 짝이 없다는 느낌을 굳혀줄 뿐이었다.

    134

     


    그러나 이제는 수많은 노인들과 마찬가지로 그도 점점 줄어드는 과정에 있었으며, 종말이 올 때까지 남아 있는 목적 없는 나날이 자신에게 무엇인지 그냥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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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되돌아보고 네가 속죄할 수 있는 것은 속죄하고, 남은 인생을 최대한 활용해봐라.”

    177

  • 에브리맨 | 54**bs | 2016.05.06 | 5점 만점에 3점 | 추천:1
    에브리맨 필립로스(1933~ 미국 소설가) 문학동네/정영목 옮김 1판1쇄 2009.10.15 1판2쇄 2009.12.1...

    에브리맨

    필립로스(1933~ 미국 소설가)

    문학동네/정영목 옮김

    1판1쇄 2009.10.15

    1판2쇄 2009.12.17

    2016년 4.26~28일 사이 읽음

     

     

     

     

    책 광고를 읽으면서 죽음에 대한 철학적 의미를 담은 책일거란 생각에 선택하게 된 소설이다.

    주인공의 장례식에서 시작되는 소설은 그의 어린시절, 청년시절, 장년시절 그리고 노년시절의 삶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전개된다. 본인이 또는 화자가 전해주는 방식과 과거 현재로의 크로스 장면들은

    부산하기 이를데 없는 소설이다. 어쩌면 한 개인의 회고록이지 싶었다.

     

    내가 두려워 하고 있는 죽음에 대해서 더 알고 싶었다.  왜 죽음에 대해서 두려운 생각이 드는걸까?

    그건 아무래도 내 성격과 연관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뭐든 걱정거리를 만드는게 싫은 나.

    수입이 없는 노년에 대해서 불안하고, 자꾸 기능이 쇄퇴해져가는 몸이 불안하고, 그래서 혹시라도

    병원이나 시설의 신세를 지게되면 그 비용에 대한 부담을 자녀가 갖게 되면 어쩔까? 하는 걱정들이다.

    그래도 소설 속의 노인은 병원은 맘대로(?) 다니는걸 보니 경제로 부터 완벽하게 독립은 한 것 같다.

    난 그게 부러운데...... 나와는 반대로 내 배우자님(?) 께서는 전혀 그런 걱정을 안하고 산다.

    순간 순간 일 열심히 하고, 마시고 싶은 술 적당히 마시고, 음악듣고, 게임도 하고........

    그렇다고 물려받은 재산이 있는것도 아니고 본인이나 배우자인 나는 전문직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그런데 걱정없이 산다. 아직 집도 없다. 가계 부채 없는것 빼고는 죄다 걱정거리인데.........

    성격의 차이가 가장 큰 것 같다. 그래도 지금은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연령대여서 한 숨 놓이지만

    경제활동은 할 수 없는 나이가 되면 또 다른상황이 될거다. 주인공이 말한 ,

    노년은 전투가 아니다. 노년은 대학살이다.........

    그래 차라리 전투가 가능하면 어떻게라도 해보려고 하겠지.

  • 우리는 모두 에브리맨이다   ...
    우리는 모두 에브리맨이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죽는다는 사실이 그리 멀지 않게 느껴진다. 가까운 사람들이 머지않아 내 곁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종종 하곤 한다. 모든 사람들한테 사는 것만큼 이나 당연한 일은 죽는다는 사실이다.
    이 소설은 한 평범한 사람의 일생, 아니 장례식 하루 동안의 일을 그린 소설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하루 동안에 정리하다니 간단해도 너무 간단해서 허무하기까지 하다.
    누구나 늙는 것처럼 그 누구나 에게는 당연히 젊은 시절도 있었다. 젊었을 때는 가슴에 품고 있던 꿈을 접고 광고디렉터로 성공한 삶을 살았다. 진정한 사랑을 좀 어긋난 시기에 만나거나, 육체적인 쾌락의 유혹에 빠지거나 해서 결혼도 세 번이나 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이 상처받고 그 자신도 상처받고 또 아이들이 가정을 잃고 그 자신도 가정을 잃었다. 젊었을 때는 중요한 게 몸의 외부지. 겉으로 어떻게 보이느냐 하는 거야. 하지만 나이가 들면 중요한 건 내부야. 어떻게 보이느냐 하는 데는 관심을 갖지 않아.”
    퇴직하고 나서는 교외에서 그림을 그리며 산다. 그림 그리는 일은 젊은 시절에 가졌던 꿈이었다. 그러던 중 몸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하고 한 해에 한 번씩의 수술을 거치면서 몸이 망가져 간다. 죽음에 가까워져 가는 것이다.
    오랜만에 비로소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하게 내 인생의 주인이 되었다는 느낌이 드는 이 순간에 왜 내가 내 삶을 불신해야 할까? 차분하게, 똑바로 생각해보면 앞으로 훨씬 더 견실한 삶이 남아 있는 것 같은데, 왜 재가 소멸의 사장자리에 있다는 상상을 할까?”
    이 책의 저자 필립 로스는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울분으로 유명한 미국 작가다. 어떤 이는 현존하는 최고의 작가라고 극찬할 정도로 80을 넘긴 지금도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70대에 쓴 이 소설을 읽고, 혹시 자서전적인 소설이 아닐까, 짐작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 나이에 이런 소설을 쓰면서도 옮긴이의 말처럼 괜히 초연할 척하지도 않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고, 어떤 감상에도 빠지지 않은 채 담담히 써내려간 글을 읽으면 대가의 내공이 느껴진다.
    매 장마다 죽음의 그림자가 있는 무거운 내용의 소설이지만, 그 무게만큼이나 살아가는 것의 중요함도 느껴진다. 현실을 다시 만들 수는 없어요. 그냥 오는 대로 받아들이세요. 버티고 서서 오는 대로 받아들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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