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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도 1년 밖에 안 남았고
188쪽 | 규격外
ISBN-10 : 1160403759
ISBN-13 : 9791160403756
전세도 1년 밖에 안 남았고 중고
저자 김국시 | 출판사 한겨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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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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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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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막내’ 방송작가 생활을 해온 작가 김국시의 첫 에세이 《전세도 1년밖에 안 남았고…》가 출간되었다. 작가 김국시는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다큐멘터리 막내작가 일을 시작으로 방송계에 입문, 이후 다큐, 교양, 드라마, 뉴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거친 방송작가다. 그가 선보이는 첫 에세이는 통통 튀는 시선과 사랑스러운 유머로 중무장하여 그간 자신이 경험하고 느끼고 고민하고 걱정했던 보조작가로서의 시간들을 전한다.

저자소개

저자 : 김국시
스물셋의 여름, 한 달간의 아르바이트를 계기로 그해 겨울부터 본격적으로 방송작가 일을 시작했다. 이후 다큐 프로그램 막내작가, 교양 프로그램 서브작가, 드라마 보조작가, 아침 뉴스 코너작가의 생활을 거쳐왔다. 그사이 다른 이의 책에 들어갈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서른의 봄, 나날이 오르는 집 전세금을 보며 텅 빈 통장만 매만지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6년 차 방송작가 ‘김 작가’
밍글밍글… 스물세 살의 여름, 으스스… 스물세 살의 겨울
나의 온순한 개여, 이리 온
드라마
그래도 나는 좋아
악몽의 끝은
사랑니와 누렁니
판의 미로
만년 손님
6년 차 막내
스스스 조연출
미안하고, 고맙다고
빛 좋은 개살구
책 읽는 낮
위안을 주는 것들
니시?로뫄
쑤욱 쑥쑥 나는 빙글빙글
자기야, 이걸 왜 해?
허세로운 삶이여
창밖을 보라 1
창밖을 보라 2
내로남불
외로워도 슬퍼도 나느흥… 아안… 우렇…
돌들의 면면
얼라와 으른 사이
쓰리, 투, 원!… 원! 원원!!
디데이
에필로그: 이끼의 여행

책 속으로

꿈이 이뤄졌다고 생각했다. ‘그래, 이렇게 되는 거였어. 나는 역시 내 인생의 주인공인가. 훗.’ 드라마 보조작가 일을 시작했다. (…) 떨리고 행복했다. 긴장되고 설?다. 바이킹이 끝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의 그 시리고 아찔한 기분이었다. 기분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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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이뤄졌다고 생각했다. ‘그래, 이렇게 되는 거였어. 나는 역시 내 인생의 주인공인가. 훗.’ 드라마 보조작가 일을 시작했다. (…) 떨리고 행복했다. 긴장되고 설?다. 바이킹이 끝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의 그 시리고 아찔한 기분이었다. 기분만은 이미 스타 작가였다. _26~27쪽

내가 나의 단점을, 부족한 점을, 어떤 합리화도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기가 이렇게나 힘들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깨달았다. _33쪽

그 1년은 사랑니 같았다. 아직 어렸던 내가 처음 겪어본 통증. 살을 째고 실체를 보면 별것도 아닌데. 너 따위가 나를 그렇게 괴롭혔다니, 허망했다. _50쪽

처음 일한 방송국에서는 심지어 출입 카드도 안 줬다. 사원증을 안 주고 방문증을 주는 거다. 방문증엔 굵게 ‘손님visitor’이라고 쓰여 있었다. _59~60쪽

하객석을 향해 꾸벅꾸벅 인사하며 몇 걸음 걸었더니 식이 끝났다. 결혼식은 생각보다 싱거웠다. 재료 손질만 반나절이 걸렸는데 5분 만에 후루룩 먹는 국수 같았다. 인생사 국시무상. 이래서 사람들이 결혼식 날 잔치국수를 먹었나 보다. _117쪽

고작 이 정도의 삶을 위한 거였다. 고통스러워하며 구구단과 알파벳 철자를 외우고 ‘이건 앞으로 내 인생에 절대 필요하지 않을 거야’ 생각하며 수식을 적어 내려간 시간들이. 그게 모두 이 정도의 삶을 위한 거였단 걸 알았다면 공부하는 게 그렇게 힘들지 않았을 것 같다. _125쪽

20대가 되고도 중2병을 극복하지 못한 나는 드라마 같은 세상에 발을 들여놓으면 내 세상도 로맨틱 코미디가 될 줄 알았다. 스릴러나 SF는 고사하고 등신같이 고도를 기다리며 주저앉아 있는 책처럼 지루한 희극이 될 줄은 몰랐다. _167쪽

만만한 나날 속에 너무 오래 주저앉아 있자니 다리가 저려오는 것 같다. 쓰리! 하지만 일어나도 어딜 가야 할지 모르겠는데. 투! 앞에 보이는 건 산뿐이고. 끈끈이 같은 질긴 시간들에 숨이 가빠올 텐데. 그런데… 원! 이제 내 인생에 뛰어들 시간인 것 같은데. 원!! 겁은 나고. 원!!! 원!!!! 나는 이제 어쩌지. _170~1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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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발랄한 주인공은 고사하고 엑스트라조차 되지 못한 보조작가 김국시의 생활밀착형 코믹활극 에세이 6년간 ‘막내’ 방송작가 생활을 해온 작가 김국시의 첫 에세이 《전세도 1년밖에 안 남았고…》가 출간되었다. 작가 김국시는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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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랄한 주인공은 고사하고 엑스트라조차 되지 못한
보조작가 김국시의 생활밀착형 코믹활극 에세이

6년간 ‘막내’ 방송작가 생활을 해온 작가 김국시의 첫 에세이 《전세도 1년밖에 안 남았고…》가 출간되었다. 작가 김국시는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다큐멘터리 막내작가 일을 시작으로 방송계에 입문, 이후 다큐, 교양, 드라마, 뉴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거친 방송작가다. 그가 선보이는 첫 에세이는 통통 튀는 시선과 사랑스러운 유머로 중무장하여 그간 자신이 경험하고 느끼고 고민하고 걱정했던 보조작가로서의 시간들을 전한다.
“처음엔 드라마 작가가 되고 싶었다.”
《전세도 1년밖에 안 남았고》는 이렇게 시작한다. 책 한 권 전체가 모두 ‘드라마 작가’라는 꿈에서 시작한 셈이다. 하지만 이 책은 꿈을 이루고, 성공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6년간 열심히 일했지만 여전히 막내, 보조, 서브 딱지를 달고 있는 방송작가의 이야기이자, 명절에 그 흔한 선물세트 하나 받지 못하는 프리랜서의 솔직하고 유쾌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씁쓸한 그런 이야기다. 방송국 출입 카드 대신 외부 손님들이 받는 방문증을 받았던 일, 피디의 초딩 아들 숙제를 도와줘야 했던 일, 메인작가가 저녁 장을 보는 데까지 함께해야 했던 일 등. 작가란 꿈을 이루면 꽃길을 걷는 줄 알았는데, 사실 꽃길은커녕 비포장도로였던 셈이다.
독자들은 김국시 작가를 보며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회의 때 아무런 의견도 내지 못한 채 어색하게 앉아만 있어야 했던, 일을 끌어나갈 수도 스스로 책임을 질 수도 없어 상사의 눈치나 봐야 했던, 바로 우리의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책의 대부분은 방송국을 중심으로 펼쳐지지만,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또는 내딛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특히 책의 후반부, “낯선 사람은 대개 나랑 잘 맞지 않는다”라며 “요령껏 일한다”는 작가의 말에선 오늘도 겨우겨우 출근한 우리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것 같다.
물론, 이 책을 TV나 영화에서 봤던 멋진 작가의 이야기를 기대하는 독자에게 추천하긴 힘들다. 저자의 말마따나 “그게 그건 아닌 김 작가”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익히 들어온 헛헛한 응원 대신, 실수하고 상처받으며 온몸으로 알게 되는 자신의 행복과 매 순간 유머를 잃지 않는 귀여운 투덜거림을 만나게 될 것이다. 매 꼭지마다 작가가 직접 그린 삽화는 이야기의 익살스러움을 배가하며 독서의 재미를 한층 살려준다.

그래도, 나는 내가 좋아!
종종걸음으로 행복과 여유를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

《전세도 1년밖에 안 남았고》는 우당퉁탕 이어지는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는 작가 김국시의 사랑스러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한낮에 책을 읽는 즐거움과 토마토스파게티 소스를 하나 더 장바구니에 담는 대수롭지 않은 마음들이 모여 따뜻하고 안락한 하루를 만들 듯이, 이 책은 힐링이나 소확행을 강조하진 않지만, 천천히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향해 흘러간다.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 만약 이 물음에 잠시 머뭇거렸다면, 이 책을 펼치길 권한다. 먹고 싶을 때 원하는 맥주와 안주를 마음대로 골라 먹을 수 있는 낮과 밤. 딱 이 정도의 삶이면 된다는 포근하고 따뜻한 마음을 만날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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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저자는 6년간 다양한 장르의 막내작가로 일해왔다 일반적인 사회생활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직장에서 사회 초년생이 겪는 상...

    20200512_172218_mh1589272902570_mr1590216275800.jpg

    저자는 6년간 다양한 장르의 막내작가로 일해왔다

    일반적인 사회생활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직장에서 사회 초년생이

    겪는 상황들이 보는 내내 안쓰러웠다

     

    내마음처럼 되는 것이 없는 게 현실인데 우리는 때론 현실을 뛰어넘고 싶어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환상적인 현실보다는 시간이 지나가고 나이가 더해질수록

    부딪지는 현실에 잠시 고뇌하다가도 곧 자신의 상황을 깨달고 수긍하였다

     

    작가라는 조금은 그럴싸한 직업에 남 모르게 어깨를 으쓱하게 되기도 하고

    계약직처럼 대우 받지 못하는 상황에 몹시도 좌절하기도 했다

     

    막막한 벽에 가로 막힌 고된 삶은 시험이라도 치르는 듯 점점 더해지지만

    자신이 해야할 일들을 묵묵히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모습이 뚝심있어 보였다

     

    생활 밀착형 에세이기에 누구나 겪는 보통의 순간들이 많아 더 마음에 와 닿았다

     

    저자는 어릴때부터 남들과 자신이 다르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남들이 엄두도 잘 내지 못하는 행복을 느끼며 살았다고 생각했다

    어떤 이유가 있어서 행복한 게 아니라, 불행할 이유가 없어서 행복하다고 말이다

    대단하다고 해야할까? 무심하다고 해야할까?

    사회생활를 하며 곧 그 어렵지 않던 행복은 자신에게 사치인 듯 맞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행복이란 그리 어렵지도 대단하지도 않다는 것을 인생을 살아보고

    희노애락을 겪어봐야 알게 된다는 것이 조금은 씁쓸하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경험을 통해 우리는 성장하는거라 여기면 또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다

     

    현실 앞에 우리는 모두 초라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기쁨보다는 슬픔에 오히려 더 자주 걸려 넘어지고

    더 오랫동안 가슴에 간직하며 사는 거라 생각한다

     

    우리는 자신의 삶을 살지만 자신보다는 남들의 삶에서 더 열심히 살아갈려고 애쓴다

    그러니 늘 우리는 주연이 아닌 조연일 때가 많다

    하지만 전체적인 우리에서 개인적인 우리로 돌아갈 시에는

    화려한 주연은 아니더라고 감칠맛 나는 조연은 될 수 있을 것이다

     

    얼굴만 반반하고 발연기하는 주연보다는 개성 있고 연기파인 조연이 결국은

    더 인기 있고 오래 살아 남는 법이니까.

     

    자신이 하고자 했던 곳에서 큰 인정은 받지 못했지만 부족하지 않게 열심히 일하며

    평생 반려자를 만나 소소한 일상속에서 작은 행복들을 만들어 가는 모습에 흐뭇했다

     

    신혼집이 곤 전세 1년밖에 남지 않았기에 또다시 고민하고 치열하게

    살아가야할지 몰라도 고작이라도 이런 작은 행복을 얻기 위해 다시

    전쟁터에 나가는 게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다

     

    작기에 더 값지고 소소하기에 더 아껴주어야하니까.

     

    누구의 노하우나 비법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자리에서 스스로 자신을

    인정하며 살아가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겪으며 자신에게 맞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게 인생이니까

    힘들지라도 뻔하지 않아 더 흥미롭지 않을까싶다

     

  • 김국시는 필명인데 23살 한 달간의 방송일 아르바이트를 계기로 6년간 막내 방송작가 생활을 해왔다. 다큐 프로그램 '막내' 작...

    김국시는 필명인데 23살 한 달간의 방송일 아르바이트를 계기로 6년간 막내 방송작가 생활을 해왔다. 다큐 프로그램 '막내' 작가, 교양 프로그램 '서브' 작가, 드라마 '보조'작가, 아침 뉴스 '코너' 작가 생활을 하며 꽤 오랜 시간 막내 생활을 해 온 이력만 보더라도 직장인으로서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진작 때려치우지 않고 막내 노릇을 6년이나 할 수 있었을까, 이것이야말로 인간승리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같은 직장인, 프리랜서라도 '막내'와 '메인'의 급은 천지차이다. 급여부터 시작해서 대우나 평판, 업무의 수준이나 인정받는 정도까지.

    사회 초년생이었을 때 막내라는 이유로 '내가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 싶었던 적도 있었고 '내 업무 성과를 왜 다른 사람이 가져가지?'하는 억울함도 있었다. 그리고 먹는 걸로 차별하거나 더럽고 치사하게 사소한 걸로 트집 잡는 상사를 보면 '저 나이 먹고 왜 저럴까..'하다가도 '확 녹음해서 신고해버려?'하는 생각도 한 적이 있다. 솔직히 이런 경험은 사회 초년생이 많긴 하지만 사회 초년생이 아닌 어느 정도 짬이 찬 직장인들도 겪는 일이다.

    나.. 직급은 대리라지만 할많하않....


    고작 이 정도의 삶을 위한 거였다. 고통스러워하며 구구단과 알파벳 철자를 외우고 '이건 앞으로 내 인생에 절대 필요하지 않을 거야' 생각하며 수식을 적어 내려간 시간들이. 그게 모두 이 정도의 삶을 위한 거였단 걸 알았다면 공부하는 게 그렇게 힘들지 않았을 것 같다. 적당한 크기의 집에 털이 부숭부숭한 고양이 두 마리가 아무렇게나 늘어져 있고,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먹고 싶을 때마다 맥주캔을 따 꼴꼴 따라 마시며 안주는 마음대로 골라 먹을 수 있는 낮과 밤이라면. 이 시간을 위해 그 모든 것을 해야만 했다면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


    <전세도 1년 밖에 안 남았고..> 中 P.125~126

    한 손으로 가볍게 들기 좋은 사이즈라 밖에서도 편하게 읽을 수 있고 방송 작가를 오래 해서 그런지 글도 매우 유쾌하고 재미있어 술술 잘 넘어간다.

    프리랜서는 물론이거니와 많은 직장인들이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가 많아 20, 30대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땅의 모든 '막내'들의 결말이 모두 '해피엔딩'이길...!!

  •   제목만 보고 전세 이야기인가 했다. 그러니까 팍팍한 생활 속에서 깨달은 ...

    1.jpg

     

    제목만 보고 전세 이야기인가 했다.

    그러니까 팍팍한 생활 속에서 깨달은 어떤 이야기인가 싶었다.

    삶은 고되고, 내 맘대로 되는 것 하나 없고, 전세 기간은 끝나가고, 또 내일은 어떻게 버티나에 관한,

    그러다가 그 속에서도 싹이 나고 식물이 자라고 꽃이 피는 그런 이야기겠거니 하고 읽기 시작한 책은 전혀 다른 매력을 폴폴 풍기고 있었다.

     

    저자는 방송작가다.

    다큐멘터리부터 드라마, 뉴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보조작가로 일해왔다.

    그녀가 지나온 사회 초년생의 삶, 보조작가로서의 일상들이 이 작고 귀여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때로는 시니컬하고, 적당한 블랙 유머와 엉뚱함으로 잔뜩 버무린 그녀의 이야기는 시종일관 유쾌하다.

    그렇다고 가볍지만도 않다.

    자꾸만 웃음이 터져 나오는데도 어쩐지 단맛보단 쌉싸름한 맛이 더 강하게 남는다.

    생크림을 잔뜩 얹은 다디단 카페모카가 딱 어울린 것 같은 그녀의 일상에는 왜인지 에스프레소의 깊고 쓴맛이 난다.

     

    엉뚱한 소녀 같은 그녀의 일상은 로코가 딱인데, 슬프게도 인생은 그녀에게 로코를 허락하지 않은 모양이다.

    인생의 쓴맛들을 모조리 삼키며 무던하게 버텨낸 그녀의 지난 일기가 그래서 더 와닿는다.

    우리 모두 로코를 꿈꾸지만, 대부분 하드코어 장르에 가까운 일상을 살아가고 있기에.

    가끔은 속을 알 수 없는 일본 영화 같기도 하고.

    (이제 영화가 시작되나 보다 했더니 엔딩 시크릿이 올라가던 '4월 이야기'같은.)

     

    2.jpg

     

    애초에 레벨업 같은 건 없었던 거다. 나는 깰 수 없는 지루한 게임기를 손에 쥐고 땀을 뻘뻘 흘리며 용을 썼다. 내가 물리쳐야 할 어마어마한 왕 같은 건 없고, 입을 나불대며 나를 물어뜯으려 하는 적들만 요리조리 피해 다니면서 그냥저냥 살아남고 있었다.

    앞으로도 나는, 나에게 주어진 이 허름한 배경 안에서 평생 뿅뿅 위로 갔다 아래로 갔다 옆으로 갔다 그렇게 왔다 갔다만 하다가 실수로 죽지나 말고 살아야 하는 거였다.

    P.55~56

     

     

     

    이 얇고 작은 책이 수시로 허를 찌르고 뼈를 때려서 웃으면서도 아팠다.

    복잡하고 어렵고 난해한 삶이라고 생각했던 생이 이렇게 쉽게도 문장으로 보여질 수도 있구나 싶어서 헛웃음도 났다.

    어떤 장르이건 '작가'라는 사람들은 특유의 어떤 섬세함과 날카로움이 있는 건가 보다.

    고양이처럼 나른하게 기지개를 펴고, 햇볕이 드는 창가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을 것만 같은 느른한 모습의 저자를 상상했는데, 돌연 순식간에 훅 다가와 어퍼컷을 날릴 때마다 대책 없이 얻어맞았다.

     

    허를 찔리며 두들겨 맞으면서도 웃음이 나는 건 왜일까.

    아마도 작가의 말들에 너무 동감하고 있기 때문 아닐까.

    공감을 넘어서 완전히 동감하게 되는 쓰디쓴 일상의 조각들.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고, 전혀 다른 일을 하면서, 전혀 다른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어째서 우리들의 일상은 데칼코마니 같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나처럼 '동감'을 외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을 것 같아서, 또 입맛이 씁쓸해진다.

     

    3.jpg

     

    아무리 생각해도 세상은 내가 너무 많은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 같다. 왠지 사람들을 속이고 신내림을 받은 척 칼춤이라도 추는 기분이다. 대충 그럴듯하게 흉내만 내도 진짜라고 믿어주니 얼렁뚱땅 넘어가는데 이다음에도, 또 이다음에도 이렇게 넘어갈 수 있을까. 내가 가짜 으른인 걸 사람들이 알아채고 딱지라도 떼면 어쩌지.

    P.162

     

     

     

    내가 어른인지 아닌지도 모른 채 그냥 어른의 이름을 달고 무작정 어른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

    다들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철딱서니 없는 꼬꼬마가 의아하게 세상을 내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을 것이다.

     

    이상하고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버텨야 하니 하루하루를 어른스럽게 살아보려고 애쓰는 우리들의 진짜 속마음을 덜컥 들켜버렸을 때, 민망하지만 슬금슬금 터져 나오는 웃음.

    어른인 척 잔뜩 힘을 줬던 어깨가 스르르 내려앉는 순간.

    그런 웃음과 긴장이 풀리는 순간이 이 책 속에 담겨있다.

    꼬마가 커다란 어른의 옷을 훔쳐있고 있는 모습을 들켜버린 순간의 민망함과 동질감.

    야 너두? 야 나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꼬마가 감당했던 어른의 무게가 선명하게 보여서 또 울컥해지는 마음에 콧날이 시큰해지는 순간들.

    저자의 일상을 통해, 그 모든 순간의 나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3-1.jpg

     

    나에게 행복은 '개'같은 존재였다. 뭐 딱히 별거 없이 밥만 줘도 그렇게 좋다고 헥헥거렸다.

    …중략…

    학창 시절의 나는 단순해서 행복한 게 아니었다. 삼시 세끼 밥을 먹고 배가 불러서 행복한 것도 아니었고 부모님이 성적표로 혼내지 않아서 행복한 것도 아니었다.

    어떤 이유가 있어서 행복한 게 아니라, 불행할 이유가 없어서 행복했다.

    P.21~24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행복했던 시간들.

    너무 당연하게 누렸던 행복들.

    어렸던 그 시간들을 뒤돌아보니, 그랬다. 이유 없이 그저 행복했다.

    행복한 이유가 아니라 사실은 불행할 이유가 없어서였던 건가 보다.

     

    더 이상 우리는 그 시절도 돌아갈 수 없다.

     

     

    너무 손쉽게 불행과 마주치는 시간을 살얼음 걷듯 걸으며 애써 눈 마주치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린다.

    저자의 온순했던 개 같은 행복이 불안과 스트레스에 날뛰다 더 이상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게 되어 버린 것처럼,

    어른이 된다는 일은 서글픈 일인 것 같다.

     

    오늘도 우리는 어른의 옷을 입고, 어른의 얼굴을 하고, 어른의 일상을 살아간다.

    먹고사는 일을 외면할 수 없어서, 종종 행복의 얼굴을 외면하며 살아간다.

     

    그래도 이 책의 작가는 '전세도 1년 밖에 안 남았는데' 끈끈이 없이 미끄러지는 시간을 스스로 던져버리고 나왔다니 다행이다.

    여전히 끈끈이 없이 미끄러져 내리는 시간을 의미 없이 버티고 있는 나에게 저자의 '지금'은 그래서 더 부럽고 응원하고 싶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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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얇고 작은 책이라 어디라도 들고 갈 수 있고, 어디서도 꺼내 읽기 좋은 책이다.

    와드득와드득 뼈도 씹어가며, 헛웃음도 내뱉어 가며, 한참 끅끅대며 웃다 보면 나의 오늘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우리의 인생이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면 또 어떤가, 하드코어 내 인생에도 블랙 유머라는 것이 존재하는 법.

    하늘을 쳐다보며 '하하하하하하하' 시원하게 웃고 싶어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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