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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의 신화와 진실 /초판본/112
| 규격外
ISBN-10 : 8990062934
ISBN-13 : 9788990062932
제2차 세계대전의 신화와 진실 /초판본/112 중고
저자 로널드 스멜서,에드워드 데이비스 2세 | 역자 류한수 | 출판사 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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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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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제2차 세계대전은 과연 진실인가!
독소전쟁의 뒤틀린 전쟁 이미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추적한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과 러시아가 싸웠던 동부전선은 20세기 후반 냉전이라는 강력한 자장을 받으며 그 실상이 심하게 뒤틀려버렸다. 사정은 복잡다단하지만, 넓고 크게 보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은 가해자였고, 소련/러시아는 피해자였는데 냉전 시대를 거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의 피해자가 가해자로, 가해자가 피해자로 바뀌는 이미지의 역전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달리 말해서, 적어도 자본주의 진영에서는 소련/러시아가 가해자였고, 독일/독일인이 피해자였다는 집단기억이 강고하게 형성되어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최근에야 홀로코스트에 관한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나치친위대와 친위대 산하 특무기동대의 만행이 폭로되면서 근본적인 오해는 바로 잡히고 있지만, 미국의 우방이자 동맹으로 독일과 함께 악의 제국 소련과 싸운다는 냉전의 유산이 지금도 영향력을 발휘하는 상황에서 여전히 독일의 렌즈를 통해 제2차 세계대전을 바라보며, 독소전쟁의 뒤틀린 전쟁 이미지를 각종 매체를 통해 재생산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 크나큰 문제의식을 느끼고, 미국 유타주립대학 역사학과의 독일사 전공자인 로널드 스멜서와 미국사 전공자인 에드워드 데이비스 2세는 오랜 시간 각종 사료를 모으고 연구를 하여, 이 책 『제2차 세계대전의 신화와 진실』를 출간하게 되었다.

저자소개

저자 : 로널드 스멜서
1942년에 태어났고, 위스콘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4년부터 유타주립대학 역사학과에서 교수로 강의를 했고, 2016년에 명예교수가 되었다. 20세기 독일사 전문가로서 나치 독일과 홀로코스트를 연구했으며, 독일학회 회장(1989~1991)을 역임했고, 체코슬로바키아사협회 집행위원회 위원(1992~1995)과 미국학술단체협의회 독일학협회 대표(1995~1999)를 지냈다. 현재 중유럽사연구회장이다. 독일학협회 창립 회원이기도 하다. 20세기 독일사를 주제로 독일어와 영어로 쓴 연구 논문과 저서를 많이 발표했고 유타대학, 홀로코스트교육재단, 독일학협회로부터 여러 차례 상을 받았다.

저자 : 에드워드 데이비스 2세
1947년에 태어났고, 피츠버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4년부터 유타주립대학에서 교수로 강의를 하면서 미국 근현대사를 연구했다. 『무연탄 귀족: 펜실베이니아 동북부 무연탄 지대의 유력자들과 사회 변화』와 『세계사 속의 미국』의 저자이며,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최근에 펴낸 세계사 시리즈의 자문단에서 일하기도 했다. 사회사 저널과 도시사 저널 같은 학술지에 논문을 여러 편 실었고 군사사 저널과 여러 대학 출판사의 투고 원고를 심사했다.

역자 : 류한수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마친 뒤 같은 대학의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영국 에식스대학(University of Essex) 역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상명대학교 역사콘텐츠학과 교수이며 유럽 현대사, 특히 러시아 혁명과 제2차 세계대전에 관심을 쏟으며 연구를 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탈계급화인가, 탈볼셰비키화인가?」와 「전쟁의 기억과 기억의 전쟁」가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러시아의 민족 정책과 역사학』(공저)가 있고, 주요 번역서로는 『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쟁』, 『2차세계대전사』, 『이콘과 도끼: 해석 위주의 러시아 문화사』 등이 있다.

목차

책을 내면서

머리말
제1장 미국이 러시아의 전쟁을 겪다, 1941-1945년
제2장 냉전과 패배한 대의 신화의 대두
제3장 독일 장군들이 말을 하고 글을 쓰고 인맥을 쌓다
제4장 회고록, 소설, 대중 역사서
제5장 마음 얻기: 독일인이 독소전쟁을 미국 대중용으로 해석하다
제6장 본좌
제7장 전쟁게임과 인터넷, 그리고 낭만무협인의 대중문화
제8장 독소전쟁을 낭만무협화하기: 역사재연동호인과 ‘-더라면 어떠했을까 식 역사’
맺음말

미 주
참고문헌
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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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서만 세계 역사를, 그리고 한반도 역사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으므로, 우리에게도 독일군에 대한 거짓 신화의 실체를 밝히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미국에서 냉전 기간 동안 소련군은 폄하되고 독일군이 미화...

[출판사서평 더 보기]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서만
세계 역사를, 그리고 한반도 역사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으므로,
우리에게도 독일군에 대한 거짓 신화의 실체를 밝히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미국에서 냉전 기간 동안 소련군은 폄하되고 독일군이 미화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의 진실을 가리는 신화가 만들어졌다. 이는 우리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 냉전기에 미국의 영향력이 너무나도 컸기에 미국인의 인식은 거의 예외 없이 곧 한국인의 인식이었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거짓 신화는 그대로 한국에 이식되었고 오히려 확대 강화되었다. 많은 한국인의 의식 속에서 소련군은 인명 피해를 무시하고 그저 병력 수로만 밀어붙여 싸운 무지막지하고 사악한 군대이고 독일군은 현대적 전략 전술을 구사하면서 고성능 무기로 싸웠지만 오로지 병력이 딸린 탓에 안타깝게 패배한 멋진 군대로 아로새겨져 있다. 게다가 제2차 세계대전 시기에 독일이 저지른 잔학 행위는 독일 정규군과는 거리가 먼 나치의 소행일 따름이라는 독일 장군들의 자기변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서 에리히 폰 만슈타인과 하인츠 구데리안 등 독일국방군 장군을 훌륭한 전문 군인의 표상으로 우러러보는 경향은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 강하면 강했지 약하지 않았다. 독일국방군과 무장친위대의 전술, 무기, 군복, 기장, 상징에 열광하는 일부의 이른바 ‘취미’와 ‘기호’도 못지않다. 이러한 현상은 공산주의에 대한 반감만큼 파시즘에 대한 경각심이 강하지 않은 한국 사회의 경향과도 연계되어 있다.
이러한 뒤틀린 이미지와 평가는 지금도 무척 강고하다. 이 책의 저자 로널드 스멜서와 에드워드 데이비스 2세가 제2차 세계대전에 관한 미국의 거짓 신화를 깼다면, 그 연장선상에서 형성된 한국의 제2차 세계대전의 허상도 깨져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의 과정과 결과가 한반도의 현대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한국 사회와 학계가 로널드 스멜서와 에드워드 데이비스 2세의 이 책을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한국에서 쉬이 가시지 않는 냉전의 유산을 청산하는 작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심혈을 기울인 두 학자의 작업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더 정교하고 신선한 시각에서 일본 제국주의의 패망, 한반도의 독립, 한국전쟁, 동북아시아의 냉전에 접근하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의 신화 깨기, 즉 독일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 소련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였다는 사실의 이해가 20세기 한반도 역사의 올바른 이해의 출발점이자 주춧돌이어야 한다. 요컨대, 로널드 스멜서와 에드워드 데이비스 2세가 추적한 동부전선의 ‘신화’들은 한국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책의 구성과 내용은
〈제1장 미국이 러시아의 전쟁을 겪다, 1941-1945년〉에서는 냉전 동안에 역사의 기억이 극적으로 변하는 것을 살펴보기 위해, 미국인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당시에 동부전선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얼마나 정통했는지를 먼저 검토한다. 따라서 러시아에서 벌어지던 전쟁에 관해 미국인에게 전달된 자료들을 매우 광범위하게 살펴보는데, 이는 신문, 잡지, 서적, 뉴스영화부터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 대중 집회와 모금까지 다양했다. 미국인은 1941년 6월 22일의 소련 침공부터 1945년 5월의 베를린 점령까지 동방의 여러 전역(戰役)에 꽤 정통했다. 요시프 스탈린과 소련군 최고위 장군들을 비롯한 소련의 지도자는 미국인에게 친숙한 사람들이었다. 전쟁이 끝날 무렵에 미국인은 거의 자국이 참전한 전쟁만큼이나 독소전쟁에 정통했다. ‘
〈제2장 냉전과 패배한 대의 신화의 대두〉에서는 20세기의 냉전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역사관의 변화를 다룬다. 냉전이 일어나자 짧은 시간 안에 제2차 세계대전의 동부전선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러시아를 동맹국으로 보다가 (잠재적) 적국으로 보고, 독일을 적국으로 보다가 피보호국, 궁극적으로는 동맹국으로 보는 심리적 전환이 미국에서 일어나자, 미국 대중의 역사 기억을 바꾸려는, 즉 동부전선과 관련된 ‘패배한 대의’ 신화를 만들어내려는 시도가 의도적으로 이루어졌다. 그 신화는 획일적인 공산주의와 대결하는 영웅의 역할을 독일군에게 맡겼다. 독일 장군이었던 이들은 즐겁게 그 신화의 형성을 거들었다. 독일 육군의 참모총장이었던 프란츠 할더가 특히 그랬다.
〈제3장 독일 장군들이 말을 하고 글을 쓰고 인맥을 쌓다〉에서는 미국 육군의 의뢰를 받아서 연구서 수백 권을, 특히 독일의 시각에서 본 독소전쟁에 관한 연구서를 미국에 제공한 이른바 할더 작업단을 살펴본다. 소련과 지상전을 벌일 가능성에 직면하고 있었던 미국은 귀 기울여 이야기를 들었다. 나중에, 1950년대와 1960년대 내내 복합적 관계망, 특히 서독의 군대인 독일연방군과 독일에 주둔한 미군 사이의 관계망을 통해서 독일군 장교였던 이들과의 유대가 굳건해졌으며, 그 신화가 더 폭넓은 인기를 얻었다. 이 장에서는 미국에서 남부연합의 영웅적인 ‘패배한 대의’를 근거로 백인의 미국 남부를 미연방(19세기 초중엽 미국에서 노예제 폐지와 미합중국 유지를 지지한 20개 주)에 도로 재통합하기 위해 미국내전 뒤에 정치적인 이유로 착수된 신화 창조와 냉전 동안 이루어진 신화 창조 사이의 유사점을 제시하며 마무리한다.
〈제4장 회고록, 소설, 대중 역사서〉에서는 독일 장군들이 개발해낸 신화를 고찰해서 그 허상을 드러낸다. 독일 장군이었던 에리히 폰 만슈타인, 하인츠 구데리안, 한스 루델, 한스 폰 루크 등이 저술하여 지금도 널리 팔리고 있는 일련의 회고록이, 그리고 스벤 하셀의 소설책과 폴 카렐이 쓴 대중 역사서가 어떻게 미국의 일반 대중에게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독일 국방군이 동부전선에서 ‘결백’했다는 신화를 가져다주었는지를 살펴본다. 그리고 특히 베트남에서 낭패를 본 뒤 미국 군대에서 다시 일어난 독일국방군의 인기를 살펴본다. 또다시 미국인은 군대가 전시에 응집력을 유지하는 방법과 1980년대에 냉전이 되살아나면서 있을지 모를 러시아군의 공격을 막아내는 방법에 관해, 독일인의 조언이 중요해졌다. 이 새로운 독일국방군의 인기와 독일국방군에 대한 존경이 퍼져나가 광범위한 문화로 스며들었고 오늘날까지 전쟁게임, 역사재연동호활동, 인터넷 웹사이트, 채팅방 등 미국의 여러 하위문화를 매혹하는 대중 활동의 밑바탕을 만들어냈다.
〈제5장 마음 얻기: 독일인이 독소전쟁을 미국 대중용으로 해석하다〉에서는 독일 장군들이 예전에 펴낸 출판물에서, 그리고 하급 장교와 일반 독일 병사들이 최근에 써낸 회고록에서 도대체 어떤 메시지를 미국 독자들에게 전달하려고 애쓰고 있었는지를 더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독일국방군을 정당화하고, 그들이 고결한 성격의 소유자였다며 그들의 도덕적 입장을 만들어내며, 전쟁과 패전의 책임을 곧장 아돌프 히틀러와 나치당의 어깨에 걸머지우는 동부전선의 서사를 지어내고 있다.
〈제6장 본좌〉에서는 본좌(guru)를 살펴본다. 대다수가 미국인인 이 저자들은 독일이 러시아에서 벌인 싸움을 낭만화하는 다종다양한 대중용 출판물에서 독일국방군 신화를 얻어듣고서 퍼뜨렸다. 본좌, 즉 자기 저술에서 박진성(迫眞性)을 고집하는 마크 여거, 리하르트 란트베어, 마르크 리크만스포엘, 프란츠 쿠로프스키 같은 사람들은 차량부터 제복과 기장(記章)까지 다양한 독일국방군의 세부 사항에 관한 극도로 정확한 지식을, 잔혹한 공산주의에게서 유럽을 지키려고 싸우는 독일군의 낭만적 영웅화와 결합했다. 이 사람들의 글에는 역사적 맥락이 없다. 그들은 특히 무장친위대 군인들을 예우하면서 이 군인들이 동방에서 벌인 인종 노예화와 말살의 전쟁에 관해서는 침묵한다.
〈제7장 전쟁게임과 인터넷, 그리고 낭만무협인의 대중문화〉에서는 ‘낭만무협인(romancer)’이라고 이름 붙인 사람들의 대중문화를 살펴본다. 그 대중문화는, 달리 말해서, 본좌의 메시지를 받아들였고 전쟁게임과 인터넷 채팅에 푹 빠져 있으면서 제2차 세계대전의 독일 군인에게서 자기들이 발견한 용기, 명예, 자기희생의 가치를 동일시하는 미국인들의 광범위한 문화다. 낭만무협인은 지금 세상의 조야한 물질주의, 이기적 자기중심주의, 도덕적 불확실성으로 간주되는 것으로부터의 소외도 보여준다.
〈제8장 독소전쟁을 낭만무협화하기: 역사재연동호인과 ‘-더라면 어떠했을까 식 역사’〉에서는 역사재연동호활동에서 자기 영웅들의 제복을 입고 주말과 휴가를 보내면서 ‘결백한’ 독일국방군이라는 환상을 더 적극적으로 실행하기로 마음먹은 유형의 사람들을 탐구한다. 본좌나 다른 ‘낭만무협인’처럼 그들도 제복, 장비, 조직에서 박진성을 고집한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역사적 정확성이라는 박진성이 없다. 그들은 히틀러가 실수를 했지, 장군들은 결코 실수하지 않았으며 그 실수를 피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의 다른 결과를 꿈꾼다. 이 장에서는 다른 상황이었다면 독일군이 동부전선에서 승리했을 것이라고 마음속에 그리는 스톨피의 책 같은 ‘-더라면 어떠했을까 식 역사(What-if-history)’를 논의하며 끝맺는다. ‘-더라면 어떠했을까’ 역사서는 모든 하위문화에서 낭만무협인의 상상을 부채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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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제2차 세계대전의 독일국방군과 무장친위대는 PC통신 하이텔 군사동과 잡지 『취미가』창간호가 나오던 시절부터 적어도 2010년대 극초반까지 국내에서 효율성과 간지의 상징이었습니다. 유연함의 극치인 임무형전술, 장군참모대학의 철저한 교육과정을 통해 배출된 유능한 장교단, “전격전”이란 용어로 대표되는 기갑지휘, 미하엘 비트만과 오토 카리우스로 대표되는 전차 에이스, 뛰어난 전투효율을 입증해 주는 것 같은 '교환비', 티거와 판터, 쾨니히스티거를 비롯한 간지나는 기갑차량과 Bf109, Fw190을 비롯한 전투기, 회고록이 세 개나 번역되어 있는 유보트, 그리고 간지나기 이를 데 없는 군복까지.


    이런 독일군은 국내에서 오랫동안 팬덤을 구축하였고, 국내 인터넷상 군사 분야 인식에 이러한 인식을 만들었습니다.


    만슈타인, 구데리안, 롬멜을 비롯한 독일군의 장교단과 병사들은 나치즘과 무관하게 조국 독일을 위해 싸웠으며, 전쟁을 제대로 모르는 정치가 히틀러의 간섭에 저항했고, 적국인 미군의 찬사를 받을 정도로 훌륭한 전투력을 보여주었으며, 홀로코스트와 무관한 존재라고 말입니다. 미국과 일본에 만연한 "깨끗한 국방군 전설"이 바로 이것입니다.


    국군 장교단 또한 이러한 인식에서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냉전의 최전선에 있던 집단인 만큼 그런 군사적 효율성을 자랑하는 “명예로운 군인”의 표상에 관심과 애정을 표했습니다. 예컨데 구데리안 회고록 국내판에 달린 국군 기계화학교장의 추천 서평은 구데리안을 나치와 무관하고 홀로코스트에 반대한 인물로 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이 완전히 허구임을 드러내는 서적들이 국내에서 출간되어 퍼지면서 더 이상 인터넷상에서는 이게 주류적인 설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라울 힐베르그의 기념비적인 홀로코스트 연구서와 고려대 최호근 박사의 서적은 독일국방군이 홀로코스트의 일부였음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습니다. 제프리 메가기의 『히틀러 최고사령부』(플래닛미디어, 2008, 2017)은 독일 장군참모집단에 내재된 조직론적 문제와 비효율성을 짚어내었으며, 볼프람 베테의 『독일 국방군』(미지북스, 2011)은 깨끗한 국방군 전설의 허구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독일국방군이 홀로코스트의 주체이자 일부임을 폭로하였습니다. 제라드 와인버그의 3권짜리 제2차 세계대전 통사도 독일군과 홀로코스트의 관계를 지적하고 있으며, 독일 군사술의 핵심으로 단기잔의 기동 작전술로 단기결전을 치른다는 '작전적 사고'가 독일군을 파멸로 몰아넣는 기제가 되었다는 연구서도 출간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독일군의 인물인 만슈타인, 구데리안, 롬멜, 갈란트, 슈코르체니, 폰 루크, 카리우스 등의 회고록이 국내에 출간되어 있습니다. 이들의 주장은 독일군의 시야로 제2차 세계대전사, 특히 독일의 소련 침략으로 시작된 대조국전쟁을 보게 만들고 있습니다. 아무리 인터넷 상에서 독일 애호 경향이 대놓고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독일군 소재의 책은 여전히 시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독일국방군 팬덤의 존재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결단코 아닙니다. 이것의 원조는 다름아닌 미국을 비롯한 영미권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보다 더 거대한 시장 덕택에 영미권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관련도서가 출간되었고 일종의 서브컬쳐를 형성하였습니다. 우리는 그것의 말단 정도만 맛보았다고 할 수 있죠.


    이런 영미권의 "깨끗한 독일국방군 전설"의 형성과정과 그것이 미국의 서브컬쳐에 미치는 영향을 깊숙히 파고든 책이, 바로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제2차 세계대전의 신화와 진실 입니다. 원제 『동부전선의 신화: 미국 대중문화속의 독소전쟁』(The Myth of the Eastern Front: The Nazi-Soviet War in American Popular Culture)은 유타 주립대학의 홀로코스트 연구자인 로널드 스멜서 교수와 에드워드 데이비스 주니어 교수의 공저작입니다. 스멜서 교수는 이전에 여러 연구저작을 발간하였고, 데이비스 교수는 2007년 기준으로 비교적 신예인 교수였습니다. 상명대학교 류한수 교수님의 명성이야 이전에 여러 차례 말한 적이 있으니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이 책은 효율적이고 뛰어나며 홀로코스트와 무관하고 히틀러와 갈등했다는 독일군에 대한 이미지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졌는지 적나라하게 파해칩니다.


    책은 냉전시대 미국이 소련과의 충돌 대비와 아군이 된 서독을 포용하기 위한 "실용적" 선택으로서 수백명의 장교 전범 중 대다수를 석방하게 되는 과정, 서구 군대 특유의 "적의 명예를 지켜주어야 한다"라는 관념이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보여주는 과정, 깨끗한 국방군 전설의 서사를 만들고 전파하는 과정, 미국인의 반공주의와 러시아혐오증이 독일국방군과 무장친위대 장성들이 가진 극우 인종 이데올로기를 외면하거나 오히려 써먹는 과정, 베트남전 전후 독일군이 미군 개혁의 모델이 되며 각종 통계수치 활용으로 독일군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여러 연구들이 독일국방군과 홀로코스트를 분리하며 독일군 찬양에서 죄책감을 거세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후에는 서방세계의 일부가 된 독일국방군 장교단의 회고록에서 드러나는 자기미화의 서사와 그것의 실체를 드러냅니다. 자기 관할 구역인 크림반도에서 아인자츠그루펜이 자행한 유대인 90,000명의 학살을 외면하고 오히려 아인자츠그루펜에 학살하고 약탈한 유류품을 나눠달라고 한 만슈타인, 히틀러에게 엄청난 부동산을 받아챙긴 구데리안, 슈투카 에이스이자 진성 나치였던 루델, 인종주의적 관점을 대놓고 회고록에서 드러낸 멜렌틴 등이 만들어낸 서사 말입니다.


    특히 책이 다루는 것은 미국의 밀리터리 서브컬쳐입니다. 역사학 전공자나 학계 사람이 아니면서도 그저 독일국방군과 무장친위대에 대한 팬심 하나로 1차사료까지 참조하며 독일군 팬보이 서적을 써댄 사람들(이른바 ‘본좌’들)이 열거되며, 그들이 가진 인종 이데올로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 뒤에는 한때 국내에서도 소스로 인용된 적이 있던 악퉁판처닷컴을 비롯한 군사동호인 사이트들이 분석 대상이 되며, 인터넷상 독일군 애호가의 심리와 사상을 오프라인의 독자에게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책의 묘미입니다. 이들의 책에서 독일군 팬덤과 리인액터들은 독일군 계급체계를 가지고 군대놀이를 하는 우스꽝스러운 존재로 묘사됩니다. 책에서 한 리인액트먼트 단체가 독일군 참전자를 모셔와 열심히 리인액트를 했는데, 참전자가 "다들 너무 뚱뚱하다."라고 한 부분은 실소를 터트릴 만할 대목입니다. (제 동생은 이런 얘기를 해 주자 "그럼 그냥 군대를 가!"라고 했습니다. ㅋㅋ)


    이러한 폭로는 군사 서브컬쳐를 향유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만큼, 아마존에서 책에 대한 별점테러를 낳았습니다. 깨끗한 독일국방군의 실체를 다룬 볼프람 베테의 책이나 오메르 바르토프의 책에 달린 별점테러보다 더 많이요. 대게 "학자라고 우리를 가르치려 들지 마라!", "저자들은 PC충이 틀림없다!", "학자면 다냐!"등의 불만 가득한 아우성입니다. 자기들은 나치즘과 무관하게 순수한 취미가일 뿐인데, 왜 우리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드냐는 겁니다.


    아마존에 달린 별점테러들처럼, 자신을 순수히 나치즘 및 인종주의와 무관하게 자기 취미생활을 한다고 생각하신 분들은 이 책을 매우 불편하게 여기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2017년 미국 버지니아주 살러츠빌에서 일어난 사태를 생각하면, 취미생활이 공격당했다는 불편함보다 더 경각심이 더 앞서야 할 일이 아닌가 합니다.


    샬러츠빌에서 남부연맹의 영웅 로버트 E. 리의 동상이 인종주의의 상징이 되며 철거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찬성 시위대와 극우 반대 시위대가 격렬히 충돌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때 극우 시위대의 제임스 알렉스 필즈 주니어라는 자가 자기 차를 몰고 찬성 시위대로 돌진해 여러 명을 죽거나 다치게 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필즈는 독일국방군과 무장친위대에 심취한 인물이었으며, 고등학생 시절에 독일군의 전술에 대한 높은 수준의 리포트를 제출한 사람이었습니다. 독일을 자기 조국이라고 부를 정도로 중증이었던 필즈는 역사 선생이 그를 교정하려 애를 썼지만 끝내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필즈는 현재 종신형과 징역 419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저자들이 우려한, 독일군에 대한 애호와 극우 인종주의의 결합이 빚어낸 사태가 실제로 일어난 버린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이 군사 분야를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을 다시 돌아보게 하고, 더 높은 지적 저변으로의 길을 열어줄 수 있는 계기로 삼으신다면 불편함을 딛고 더 큰 발전을 이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책에서 아쉬운 점이라면, 이 책에서 분석하는 독일군 애호 인터넷 사이트들은 거의 10년도 더 옛날 사이트들로 접속이 안되는 사이트가 많다는 것입니다. 다른 아쉬운 점일면, 이 책이 한 10년 전에 국내에 출간되었으면 더 관심이 집중되지 않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지금은 깨끗한 독일국방군 문제로 넷상에서 떠들석하지는 않으니 많입니다.


    번역의 경우 이 분야에서 국내 독보적인 전문가이자, 디펜스코리아에 가입해 글을 쓰며 국내 인터넷 문화에도 익숙한 상명대학교 류한수 교수님이 훌륭하게 해내셨습니다. 작중 역사학자가 아닌 무장친위대 애호가를 Guru라 칭하는데, 이는 힌두교의 영적 스승을 말하는 동시에 비전문가이면서 팬덤에게 숭배받는 지식 전달자를 말합니다. 류한수 교수님은 이 Guru를 깔쌈하게 “본좌”로 번역하였습니다. 또한, 생소한 인명이나 용어에는 다 역자주를 달아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찬탄을 자아낼 세심함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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