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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
160쪽 | 반양장
ISBN-10 : 8993525846
ISBN-13 : 9788993525847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 [반양장] 중고
저자 이제 | 출판사 행복우물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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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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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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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지는 빛은 우리의 마음을 헤쳐 놓기에 충분했고, 하얗게 비치는 당신의 눈을 보며 나는, 얼룩같은 다짐을 했었다"
출간 전부터 많은 매니아층을 형성한 이제 작가의 글을, 이기준 디자이너의 보석같은 디자인 ' Jewel Edition'으로 우선적으로 선보인다.
이 산문집에 대해서, '문장은 차분하면서도 아름답고 무딘듯하면서도 날렵한 상상력이 수일하다'는 이병일 시인의 평 이외에 그 어떤 언급이 필요할까. '눈이 어디서부터 시작되는지 찾겠다며 우리는 하늘을, 구름 사이를 한없이 헤쳐 놓았다. 너를 대신해서 바라볼 것이 있어 다행이었다.'라는 작가의 고백처럼, 어느 날 문득 찾아온 꽃잎과 바람 같은, 이 한 권의 산문집이 당신의 밤을 은은하게 물들일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이기준 디자이너의 그래픽아트, 어쩌면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양판면의 텍스트 기울기 달리한 본문, 변칙적인 타이포그래피 또한 독자들에게 새로운 독서 경험과100% 소장각 도서의 감성을 선물한다.

저자소개

저자 : 이제
서울에서 태어나고
이곳저곳에서 자랐다
1992~
instagram: /heyleejeh

목차

프롤로그

밤의 무늬
깡통 단풍
시간은 파스스 꺼져가고
산하엽
해풍
헌 애착
드러낸 살갗
낱장의 마음
하드케이스
수변공원

장마에 태어나는 것들
이틀간의 침묵
의문의 독자
벨 포인트와 검은 바다
잿더미 속 착각이라는 불씨
모래와 마음이 엉키어
계절은 퍼즐처럼
괜찮다고 했잖아요
몸살
매일 밤 텔레파시
서투름
무인 서울
겨울은 이렇다
해 마중
옥상
요즘 바쁘시죠
책 읽는 죄인
투명한 것에게 묻는다
70년생이 온다
질소 중독
내게 새로운 성처를 줘
철새
시커먼 넋
어떤 관계
멎는 순간들
사소한 사랑
다시 한 살
현실의 저 반대편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
숲에 하는 맹세
깨끗한 폐가
죽은 자의 온기가 남아있습니다
문장의 방
폭설
공기의 무게
누구의 애인도 아닌 혜원
어떤 사람들은 시를 좋아한다
구르던 주사위가 멈추고

안개 마을
불순물
인도에서 알게 된 것
호젓이 헤매는 마음을 나누며
약속은 어느새 연기가 되고
해 떨어지는 몽골
生의 기도
스물다섯 살 때 나는 잠깐 죽었다
불가해한 약속
의심을 깁다
몽골의 발자국
시차
상어도 천진할 수 있다
우울증이 있는 고양이의 주인 전 상서
소년 이제
살아낸다

에필로그

책 속으로

눈이 어디서부터 시작되는지 찾겠다며 우리는 하늘을, 구름 사이를 한없이 헤쳐 놓았다. 너를 대신해서 바라볼 것이 있어 다행이었다._ 32p 우울증 환자들은 우울해지기 위하여 일부러 불행을 택한다고 한다. 내가 그렇게 되어버린 걸까. 우울에서 ...

[책 속으로 더 보기]

눈이 어디서부터 시작되는지 찾겠다며 우리는 하늘을, 구름 사이를 한없이 헤쳐 놓았다.
너를 대신해서 바라볼 것이 있어 다행이었다._ 32p

우울증 환자들은 우울해지기 위하여 일부러 불행을 택한다고 한다. 내가 그렇게 되어버린 걸까. 우울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우울하지 않으면 불안했다. 우울은 나의 적이 아니라 가까운 친구처럼 느껴졌다. 첼로는 우울을 대신해서 나의 미움을 온몸으로 감당하고 있었다. _ 29p

나는 네가 걸어가는 것을 보며 네가 밟게 될 돌을 줍고 싶었고, 네가 언제까지고 걸어갈 길을 바라보고 싶었다. 빗소리가 하는 일은 그런 내 마음을 무겁게 적시는 것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도리어 두려워지고 있었다. _ 35p

세상은 온통 네 이름이었다 / 그 이름이 파도 같아서 /멀리 있어도 바람을 타고 오는 파도 같아서 / 세상은 온통 네 순간이었다 / 내 삶에 갑자기 네가 들어왔던 것처럼 / 그런 순간들은 예고도 없이 / 나를 흔들고는 모른 척했다 _ 21p

서투름은 그 시절만의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우리는 서로에게 여문 것만을 보여주리라 다짐했습니다. 당신에게는 앞모습만 보여주려고 애꿎은 신발 뒤축만 닳아갔습니다. _ 58p

이 시기가 지나면 가장 연한 색의 계절이 돌아온다. 축축하고 어두웠던 자리에서 하얗고 노란 것들이 피어난다. 경계하는 것들은 바스러지고 말간 날들이 이어질 것이다. _ 63p

나무가 계절을 따라 / 어깨 위 무거운 잎들을 내려놓듯이 / 다시 제 팔에 푸른 이파리들을 피우듯이 / 너를 향한 나의 사랑도 그렇다 _ 91p

사람은 동시에 두 가지 인생을 살고 있지만 둘은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꿈속에서만 서로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엉뚱한 상상을 한다. 또 다른 내가 꾸는 꿈에선 나의 현실을 보고, 내 꿈에선 그의 현실을 보는 것이다. 아마 그가 지금 꿈을 꾸고 있다면 턱을 괴고 하얀색 펜을 끄적이는 내가 보일 것이다. _ 93p

겨울에 느끼는 봄이 있다. 아직 봄이 아닌데 착각했구나 싶은 것들이 사실은 때에 맞춰온 것임을,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아직은 이르다며 허투루 밀어내었는가. 계절의 새들이 떠나갈 때, 나는 밀어내진 것들을 물끄러미 바라볼 것이다. _ 139p

너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내 색깔을 지나치게 많이, 빨리 섞으려고 했던 것 같아서 미안했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보게 하고 좋아하는 운동을 배우게 하고. 내가 지워진 채로 살다 보면 너한테 입혀진 나의 색이 빠질까. 순수한 농도 100%의 네가 될까. 나는 내 위로 덧칠된 너를 지우지 않으려고 한다. _147p

까마귀는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들의 마지막을 보았다. 사람들은 모두 이어져 있지만 그들만은 예외였다. 그들이 잡은 끈은 모두 끊어져 있었다. 그들이 가졌던 외로움은 아마 내가 모르는 외로움이며, 앞으로도 알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가진 외로움의 농도를 그만큼 짙게 하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숙제 같았다. _ 102p

모든 것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알지 않아도 괜찮았다. 연애를 시작할 때 어떤 이들은 최대한 빨리 상대의 모든 순간에 대해 알고 싶어 하지만, 이런 서두름은 종종 불안한 결과를 데려오는 것처럼.
겨울바람이 지나가는 것 같은 목소리를 들으며 이 글을 쓴다. 그의 목소리에는 여자나 남자 대신 사계가 있다. 나는 사계절을 가진 사람들을 사랑한다. 내가 확실한 것만을 좇았다면 그들의 사계절을 느끼기도 전에 하나의 계절을 정해서 그들을 거기에 묶어두고 있었을 것이다. _ 71p

내 마음은 너무 진한 나머지 색과 향을 잃어, 당신은 느낄 수 없었다. 설렘과 질투와 싸움과 소유로 이루어진 사랑은 여러 가지 색이 섞인 폭죽이 터지는 듯했다. 그런 사랑은 흔했지만 무색무취의 사랑은 처음이었다. 특징이 없어서 지워지지 않았고 눈에 띄지 않아서 변하지 않았다. 당신을 보며 절망하지 않고 눈물 흘리지 않았다. 그저 사랑했다. _19p

누군가는 한 사람의 바닥을 봐야 사랑일 거라고 말했다. 이번에 배운 것을 다음번 사랑에 적용하라고, 그렇게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 했다. 목에서 등으로 이어지는 곡선을 만져보았다. 고개를 숙이면 무덤처럼 튀어나온 곳에 마음이 북적였다. 너를 사랑하는 것을 무언가의 발판으로 삼지 않을 것이다. 나와 눈을 맞추던 너도 그랬으면 한다. 돌아보며 어떤 다짐 같은 것도 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가 한번 겨울을 나누는 동안 나는 조금씩 어리숙해졌다. 그전까지 겨울은 등딱지 속에 숨어있었는데, 겨울은 푸른것이었다. 열린 창문으로 폭염이 쏟아지는데 나는 자꾸 한겨울로 샌다. 찢어진 틈마다 요란한 외풍을 붙잡고 이 시기를 견디어 내야지. 창틀 위에 버석한 흰 눈을 본다. 뭉쳐지지 않는 흰 눈이나 모락모락 김이 나는 냄비가 슬퍼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방 안에 굴러다니는 빛을 모은다. 일어나 옷장을 연다.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 _ 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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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About Writing.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한 이병일 시인이 극찬한 아름다운 문장과 사유들. 이제 작가의 글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문장은 차분하면서도 아름답고 무딘듯하면서도 날렵한 상상력이 수일하다. 섬세한 관찰력이 삶의 고유성을...

[출판사서평 더 보기]

About Writing.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한 이병일 시인이 극찬한 아름다운 문장과 사유들. 이제 작가의 글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문장은 차분하면서도 아름답고 무딘듯하면서도 날렵한 상상력이 수일하다. 섬세한 관찰력이 삶의 고유성을 투명하게 보여준다.'는 평 이외에 어떤 말이 필요할까. 문득 찾아온 꽃잎과 같은 한 권의 산문집이 당신의 밤을 은은하게 밝혀 줄 것이다.
" 우리가 한번 겨울을 나누는 동안 나는 조금씩 어리숙해졌다. 그전까지 겨울은 등딱지 속에 숨어있었는데, 겨울은 푸른것이었다. 열린 창문으로 폭염이 쏟아지는데 나는 자꾸 한겨울로 샌다.
찢어진 틈마다 요란한 외풍을 붙잡고 이 시기를 견디어 내야지. 창틀 위에 버석한 흰 눈을 본다. 뭉쳐지지 않는 흰 눈이나 모락모락 김이 나는 냄비가 슬퍼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방 안에 굴러다니는 빛을 모은다. 일어나 옷장을 연다.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

About Design.
어쩌면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이기준 디자이너가 연출한 보석같은 북디자인. 표지 전후면 특수 제작한 홀로그램을 사용하여 반짝이는 보석들 위에 서정적 감성을 입혔다. 특히 양판면의 텍스트 기울기를 달리하고, 본문 글씨 또한 검정색 아닌 별색으로 인쇄, 본문 용지에도 색지를 사용하여 새로운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하늘하늘한 본문의 용지의 색감, 디자인과 문장의 조화로 한 차원 높은 독서의 세계로 인도한다. 이와 더불어, 상상력 넘치는 이기준 디자이너의 그래픽 아트도 독서의 묘미를 더해준다.

About Editing.
'영화보다 재미가 없다면 책을 덮을 것.' - 적확한 문장과 미학적 구조, 궁극의 가독성으로 독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베스트셀러 〈삶의 쉼표가 필요할 때〉 〈낙타의 관절은 두 번 꺾인다〉를 담당했던 에디터가 전담, 독자들은 선명하며 몰입감 높은 독서를 경험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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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옷을 입었으...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 왠지 이 문장 뒤에는 '덩그러니'라는 단어가 외롭게 남아있는 듯합니다.
    덩그러니 홀로 남겨진, 쓸쓸한 영혼에 대한 잔상이 이제 작가의 글에서, 같은 얼굴을 한 나의 자화상이
    겹쳐지는 것 같아 마치 시집처럼 두께가 얇은 책이지만 오래 두고 읽은 것 같습니다.

     

    p.26 "몸을 움직이는 것은 별 뜻 없이 할 수 있었지만 마음을 다루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먼 마음이 있었다." -드러낸 살갗

     

    "마음이란게 보이지가 않아서 안타깝다가 보일까봐 겁이 났다가..."
    SNS에서 누군가 쓴 글처럼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누군가에게
    내 속마음을 들킬까봐 두렵기도 한, 외롭고 힘든 시간들....
    아픈 사람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아파 본 사람이라는 말이 있듯이
    홀로 오롯이 견디어 낸 아픔과 슬픔, 외로움의 시간들을 묵묵히 써내려간 작가의 글은
    아파 본 사람의 깊은 공감이 담겨있었어요.
    마음이 넘쳐 쓴, 일기가 글이 되고 책이 된 작가, 자신을 착즙하여 쏟아낸 글들은
    때로는 시 같고 때로는 편지같기도 한, 따뜻한 위로이자 함께 이겨내보자는 격려였어요.

     

    p.16 "모든 게 불안하던 계절, 혼자서 자주 바다를 찾았다.....
    바다를 찾아 다니다 보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의외의 수확이 안겨졌다.
    일몰 시간을 기다리며 서 있으면 시간이 느리다. 느린 시간의 빈틈에 나의 불안을 끼워 넣었다.
    운이 좋으면 다시 일주일을 보낼 만큼의 용기가 주어지기도 했다." -시간은 파스스 꺼져가고

     

     

     

    나 역시도 힘겨웠던 회사 생활을 접고 홀로 속초의 바닷가를 거닐던 시간이 있었어요.
    눈이 나빠서인지 착시였는지 멀리 해변가 모래위에 버려져있던 플라스틱 조각이
    알라딘 램프처럼 보여서 혼자서 빙긋 웃었다지요. 내 맘대로 해 본 착각이 허탈하기도 하고
    내게 또 다른 문이 열릴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기대감에....작가가 혼자 찾은 바다에서
    발견한 의외의 수확이 물건은 아니겠지만 가까이 다가갈 때까지도 내게 행운의 램프처럼
    보였던 파란 플라스틱 조각이 나에게는 바다가 건네는 작은 위로 같았습니다.
    동해바다의 일출과 파도의 생생함을 보며 재도전의 용기를 조금은 얻었고
    지금은 또다른 일을 시작했답니다.
     "울고 싶어도 못 우는 너를 위해 내가 대신 울어줄게" 이해인 시인의 '파도의 말'처럼
    우리가 막막하고 힘들 때 바다나 숲, 그 어떤 대상에서든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일주일, 아니 단 하루만큼의 용기라도 보태어질 수 있을테니까요.

     

    p.120 "과거의 나를 존중하는 방식이 있다. 전에 했던 선택을 믿는 것이다.
    현재로선 미련해 보일지라도 그때 그런 선택을 한 데엔 합당한 이유가 있었을 거라 믿는다.
    당시의 나는 최선을 다했던 것이다.
    지금 불안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땐 반대로 미래의 나를 다독인다.
    시간이 지나면 이 결정을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믿어달라고, 현재로서의 최선이라고.
    그렇게 나는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여 신뢰의 고리를 만든다." -선

     

    나 역시 작가처럼 '편안하고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네요.
    작가의 다짐처럼 나라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고 나만이 가진 특별함이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여봅니다.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을 몰라 방황하는 애처로운 우리들,
    스스로에게 좀 더 너그러워지기를...작가의 말대로 모두 태어나고 살아보는 게 처음이니까.

     

    p.93 "자고 나면 괜찮아"라는 말을 하도 해서 그게 나의 만병통치약이냐는
    농담을 듣기도 했다. -현실의 저 반대편

    힘들고 고단했던 2020년도 어느새 80여일밖에 남지않은 시기,
    선별진료소 근무로 힘들어하는 간호사친구에게 작은 선물과 함께 보내고픈 책이네요.



    가을...
    서로에게 건네는 위로같은 책, 함께 나누고픕니다.

     

  • '우울'이란 괴물은 자신이 살아야할 틈새를 기막히게 알아내는 재주가 있다.

    '우울'이란 괴물은 자신이 살아야할 틈새를 기막히게 알아내는 재주가 있다.

    더구나 막무가내인지라 원하지 않아도 집을 짓고 정신을 파먹는다.

    물론 어떤 이들은 이 '우울'이 작품으로 승화되기도 하고 잠시 쉬어가는 휴식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많이 힘들어 한다.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한다.

    상상하기는 싫지만 '이제'라는 저자도 그런 순간이 있었던 것 같다. 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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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부터가 너무 외롭다. 흔히 불러주는 것은 없어도 갈 곳은 많다는 사람들이 너 많은데

    옷을 챙겨입고 나서도 갈 곳이 없다니...너무 쓸쓸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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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그 쓸쓸함을 글쓰기로 극복해낸다. 분명 이렇게 쓰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외로움이 있었을테지.

    결국 세상에 자신을 드러냄으로써 고비 하나를 넘은 것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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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랫동안 휴대폰도 갖지 않을만큼 스스로 고립을 선택했지만 혹시라도 그것조차 폐가

    될지도 모른다고 할만큼 여린 심정을 가진 사람이다.

    여전히 불안해보이고 아파보이는 것은 왜일까. 그럼에도 미래의 자신에게 다독거릴 수 있다는 것은

    희망이 있다는 뜻이다. 지금은 이해하지 못해도 결국 미래의 나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니까.

     

    20200908_191032.jpg

                                    

    문득 얼마 전 이사를 하면서 책을 정리할 때 오래전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먼 거의 40년이 넘은

    사전이 그득한 박스를 발견했다. 당시에 난 이 사전을 사기 위해 청계천 헌책방을 무수히 돌아다녔을

    것이다. 그리고 두툼한 영어사전과 국어사전, 옥편을 아주 뿌듯한 마음으로 책상위에 모셔두고

    한동안 머리속에 넣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애물단지가 되어 보관할 수도, 버릴 수도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요즘엔 사전이 필요하지 않다. 휴대폰 검색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어느 날, 사전을 훔쳐 서점 주인에게 맡기고 차비를 빌려간 도둑도 있었다.

    그 시절 책은 돈과 같은 존재였다. 사전 뿐만이 아니라 전공서적도 수시로 맡겨지던 시절이었다.

    그 때는 가난했었는데 부끄럽지는 않았다. 지금은 넉넉한 것 같은데 허허롭다.

     

    어떤 것들은 시간에 따라 가치가 올라가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한다.

    사람도 그렇다. 나이 들어 가치가 올라가면 좋으련만 기억력 감퇴처럼 자꾸 떨어지는 느낌이다.

    아직 젊으니까. 아파도 견디다 보면 좋은 시간이 온다는 걸 경험으로 난 안다.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해도 어디든 한 번 떠나보라. 가지 못할 곳은 없다.

    살아있는 동안 닿을 수 없는 곳이 너무 많으니 누가 불러주지 않는다 해도 못갈 이유가 무엇인가.

    죽음은 결코 끝이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다. 긴 장마가 끝나고 태풍이 오더니 갑자기 바람이 차다.

    이렇듯 인간은 세속에 흔들리는데도 시간은 무상하다. 그게 삶이다. 외롭다는 것은 병이 아니다.

     

     

  •   이 책의 저자는 1992년 생의 '이제'라는 작가이다. 나이에 비해 쓰는 문체나 표현력이 너...

    1.jpg

     

    이 책의 저자는 1992년 생의 '이제'라는

    작가이다. 나이에 비해 쓰는 문체나 표현력이

    너무도 아름답기도 하고많은 깨달음을 주는

    글이라 읽고 다시 읽은 페이지가 꽤 된다.

     

    책 디자인 또한 특이한데 이기준디자이너가

    아마도 최초로 시도한 텍스트 기울기와 그래픽

    아트 표지를 사용했기에 더욱 특별한 것 같다.


    2.jpg

     

    평범한 일상을 담은 듯 보이는 산문집

    이지만 소제들이 독특했다. 그중

    '헌 애착'이라는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헌 물건이지만 버리지 못하고 딱히 입지는

    않아도 구석구석 자리를 메우고 있는 나의

    물건들이 꽤 된다. 요즘 미니멀라이프를 위해

    하나 둘 정리 중이다. 저자는 구제를 좋아했고

    구제시장에 걸려있는 옷들의 냄새가 좋아

    다고 한다. 글 끝에 살아가면서 더 많은

    물건을 만나고 더 많은 애정을 묻히고 그

    물건들이 타인에게 가서 또 다른 의미로

    태어날 거란 말이 기억에 남는다.

     

    내가 쓰지 않는 물건들이 누군가에겐

    정말 필요한 물건이 되기도 한다.

     

    내가 지금 하고 있듯 사랑받지 못하는 유기견

    들도 꾸미고 사랑받으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고 그 천사 같은 아이들에겐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내 작은 노력 하나로 아이들의 생사가

    바뀌다 보니 힘들어도 포기하지 못한다.

     

    3.jpg

     

    다음으로 요즘 인간관계로 마음이 힘든

    내게 위안이 되었던 문장이 있다.

     

    '나의 우울함이 타인에게는

    위로가 될 수 있다.'

     

    '소중하게 생각해 온 친구가 나의 불행을

    자신의 위안으로 삼았다.'

     

    남 일 같지 않다. 나와 가까운 사람들은

    모두 나의 행복을 바란다는 착각을 해 왔는데

    누군가에겐 나의 불행이 그를 행복하게 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참 슬프다.

     

    나는 저자보다 십 년을 넘게 더 살았는데

    왜 이제야 깨달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인생

    공부는 나이순이 아님을 느낀다.

     

    '무언가를 등지고 걸어가는 건 그 반대편에

    다가가는 일이기도 하다.. 해를 떠나 파도의

    가슴팍에 안겨오는 빛처럼 .. '

     

    저자가 글 속에 담아내는 표현력이

    아기자기하고도 멋스럽다.

     

    4.jpg

     

     

    아직은 사회 초년생일 나이에 인생의 무게를

    느끼고 깨달음을 얻은듯한 글의 이유를

    알 것 같다. 스물다섯 살의 나이에 생을 마감

    하려 했던 그녀는 죽음의 순간 역설적이게도

    살고 싶어 발버둥 쳤다.

     

    나도 매일매일이 지치고

    힘들어 '이젠 그만하고 싶다.. 언제쯤

    이 고된 일들이 끝날까..' 지친다고 외치지만

    만약 내게 죽음의 순간이 온다면 아마도

    힘든 일상들이 가장 사무치게 아쉬운 순간들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아직은 이르다며

    허투루 밀어내었는가. . 유난한 것들의 닮은

    구석을 찾으며 살아갈 힘을 내보려 한다.'

     

    '축축하고 어두웠던 자리에서 하얗고 노란

    것들이 피어난다. 경계하는 것들은 바스러지고

    말간 날들이 이어질 것이다.'

     

    문장 하나하나 다시 곱씹어 읽다 보면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된다. 새로우면서도

    신선한 산문집이었다.

  • 이제 산문집 -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 / 행복우물..   <p style="line-...

    이제 산문집 -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 / 행복우물..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jpg

    <p style="line-height: 2;"> #이제산문집 -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 책은 이기준 디자이너는 양판면의 텍스트 기울기 달리한 본문과 변칙적인 </p> <p style="line-height: 2;"> 타이포그래피 그래픽 아트를 선보인다. 손으로 편하게 글을 써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기울여진 채 써진 글처럼, </p> <p style="line-height: 2;"> 기울여진 책은 눈에 자연스럽게 비친진다. 또한, 여타 백지 위에 까만 글자로 써진 보통의 책들과는 다르게 책은 </p> <p style="line-height: 2;"> 하늘색 본문 용지 위에 파란 글자가 적혀있다. 실제로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 책에는 유독 하늘이 자주 등장한다. </p> <div style="line-height: 2;"> 작가는 까만 밤하늘을 찾아 별을 피하기도 하고 별을 향해 손을 뻗기도 한다. 지는 해를 찾아다니기도 하고 달빛 </div> <div style="line-height: 2;"> 아래서 담배를 태우기도 한다. 이제 산문집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 책은 단순히 디자인을 넘어 작가의 감성을 </div> <div style="line-height: 2;"> 고스란히 담아내며, 소장 가치를 높였다. </div>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1.jpg

      

    #이제 산문집 -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 중에서 깡통 단풍..

    비탈길을 따라 작아지는 너의 등을 바라본다. 사람과 사람을 묶어놓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멀리서 들려오는 발소리가 너인가 싶어 일어서려다가 다시 주저않았다.

    나를 사랑한다면 그 사랑을 두 눈앞에 가져다 놓으라던 네 말에 아무런 대답할 수 없었던 것처럼,

    이제 어디에서 너를 찾아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2.jpg

    #이제 산문집 -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 중에서 계절은 퍼즐처럼..

    여름에 먹는 겨울 제철 과일 같은 것이 요새는 유행이다. 그런 맛은 신기하긴 해도 온전한 맛은 아니듯,

    계절의 모습에 맞게 살았을 때 나는 가장 삶에 충실하다고 느낀다. 덜 욕망하고 더 펑화롭게.

    계절에 나를 퍼즐처럼 끼워 맞출 때 내가 느끼는 것은 안도감이다. 아직은 세상의 뜻대로 살고 있지 않다는 것,

    여전히 계절과 조화될 수 있다는 것에게서 오는 안도감이다.

    사계가 보여주는 것을 보고, 주는 것을 먹고, 밀치면 넘어진다. 그것이 나의 기도이고 명상이다.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3.jpg <p style="line-height: 2;"> #이제 산문집 -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 라는 문장은 분노, 슬픔, 공포, 불안, 그리움 등 특정할만한 감정은 없지만, </p> <p style="line-height: 2;"> 혼자 방 안에서 자신의 그림자를 멍하니 응시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책의 제목에 온 마음으로 동감하게 된다.
    특히, 이제 산문집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 책이 특별한 이유는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p> <p style="line-height: 2;"> 위로를 해주려 애쓰거나, 교훈을 건네지도 않는다.   </p>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4.jpg

     

    #이제 산문집 -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 중에서 상어도 천진할 수 있다..

    해양 생물의 낙원이라는 곳이 있다. 사람이 서면 무릎에도 닿지 않은 얕은 물에서 상어들이 놀고 있었다.

    휘어진 수족관의 유리 속 상어만을 알고 있었다. 인간이 만들어놓은 렌즈를 통해서만 보고 있었다.

    또 얼마나 많은 오해를 나는 하고 있을까. 고정관념이 고정관념인 줄도 모른 채 불쌍히 살아갈까.

    볼 수 있는 것을 놓치고, 내가 가둬 놓은 선 안에서만 무언가를 듣고, 느끼는 것이다.

    가끔은 인간으로 살아가는 게 죄악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우리는 필요 이상으로 영역을 넓히고,
    땅에는 더 많은 것을 버리고, 다른 동물들의 몫을 빼앗는다. 다른 동물의 시선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

    #이제 산문집 -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 는  표지부터 제목까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딘지 모르게 공허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독특한 독서 경험과 '이제'작가만의 감성을 느껴보고 싶다면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의

    Jewel Edition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 제목이 주는 뉘앙스가 무엇을 뜻하는지 막연한  느낌을 감출 수 없다.나이들어 중년을 ...


    제목이 주는 뉘앙스가 무엇을 뜻하는지 막연한  느낌을 감출 수 없다.나이들어 중년을 넘어서면서 이런 느낌을 느끼는가! 홀연히 어딘가를 떠나고 싶은 마음으로 길을 나서 보지만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 이제 산문집은 그렇게 시작하고 있다. 이제는 연속극에서 슬픈 장면만 나와도 눈물이 핑 도는 까닭은 나이 들어감을 몸이 먼저 느끼는가 보다. 
     

    사실 펼쳐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주저하다 핑계거리를 만들어 버리는 그런 삶이다. 한 때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고 싶어 남가는데 다 끼어 들기도 했지만 이젠 실속없는 쭉정이 뿐이다.저자의 글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좋다. 그저 생각나는 대로 써내려가는 산문에서 향긋한 냄새가 난다. 그것이 삶의 무게라면 할 말은 없지만, 
     

    벨 포인트와 검은 바다를 읽다보니 온갖 잔상들이 떠오른다. 일상의 생활을 그리는 저자의 펜을 따라가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르 흘러 내리는 것을 본다.별 것도 아닌 데 아둥바둥 몸부림을 쳐대는 군상들이 어쩌면 바퀴벌레의 생존처럼 부비고 있다.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이전에는 마냥 기다리는 것도 좋았다.
     

    그림이 그림 같은 것이 아닌 느낌을 주는 것을 사람들은 좋다고 한다.무슨 이런 것을 작품이라고 속으론 생각해 본다.그러나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평가를 하고 있다. 우리 인생살이도 그만한 이유와 핑계거리를 만들어 놓고 보면 각자가 원하는 것을 기억한다.소소한 것도 나름의 뜻을 부여한다면 소중한 기억이 된다.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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