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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세계
| | 140*210*39mm
ISBN-10 : 1190090074
ISBN-13 : 9791190090070
사라진 세계 중고
저자 톰 스웨터리치 | 역자 장호연 | 출판사 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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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1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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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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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자 ‘여성’인 수사관이 끌고 나가는 시간 여행 SF
《디스트릭트 9》의 닐 블롬캠프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
미 평단을 사로잡은, 독자적인 SF 세계관과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 허리우드가 주목하는, 특히, 아카데미 후보작 《디스트릭트9》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닐 블롬캠프 감독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라며 러브콜을 보낸 장편 SF 『사라진 세계』가 출간되었다. 영화계에서뿐만 아니라, 《뉴요커》, 《가디언》, 《키커스 리뷰》 등 세계적인 잡지에서도 작품성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으며, 《북페이지》는 “시간 여행을 훌륭하게 다루는, 매혹적인 SF”라는 평을, 《디 A.V. 클럽》은 “시리즈물의 장대하고 훌륭한 세계관이 담긴, 멋진 시간 여행 SF“라는 평을 내며,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했다. 이러한 기세에 힘입어, 『사라진 세계』는 전 세계 10여 개국에 번역 계약이 되었다.

『사라진 세계』가 미 평단을 사로잡은 요소는 크게 두 가지, ‘시간 여행에 대한 독자적인 세계관’과 ‘매력적인 여성 수사관 캐릭터’일 것이다. 『사라진 세계』의 시간 여행 세계관은 양자역학의 다중우주 해석론을 토대로 구축돼 있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미래 시간대의 우주가 무한히 존재하며, 그 우주들은 시간 여행자의 관측이 이뤄질 때만 존재하는, 즉, 관측이 끝나면 다시 ‘존재하지 않던’ 상태로 돌아가는 세계로 전제한다. 그렇다 보니, 미래 세계의 인물들이 자신들의 세계를 보전하기 위해, 시간 여행자가 되돌아가지 못하도록 감금하는 등 여러 흥미로운 문제가 생긴다. 『사라진 세계』의 중심 서사는 최고의 수사관인 ‘섀넌 모스’가 가까운 미래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세계 멸망을 막기 위해 미래를 조사하는 여정을 다룬다. 세계의 유일한 희망인 섀넌 모스는 유능하지만, 다리 절단 장애를 가진 여성. 『사라진 세계』는 여성과 장애인 등 소수자에 관한 문제의식을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지만, ‘장애인’ ‘여성’ 주인공을 낯설고도 혹독한 환경에 위치시킴으로써, 소수자의 삶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서사를 구성했다.

저자소개

저자 : 톰 스웨터리치
SF작가 겸 각본가. 미국 카네기멜런대학(CMU)에서 문학 및 문화 이론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카네기장애인도서관에서 12년간 일했다. 영화 《디스트릭트 9》으로 유명한 닐 블롬캠프 감독과 4편의 단편 영화를 공동집필했다. 저서로 『Tomorrow And Tomorrow』가 있다.

목차

프롤로그 2199년 011

1부 1997년 ㆍ023
2부 2015년-2016년 ㆍ117
3부 1997년 ㆍ263
4부 2015년-2016년 ㆍ365
5부 1997년 ㆍ481

에필로그 1986년 1월 28일 561

감사의 말 566

책 속으로

현장에서 보살핌 받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됐다. 그녀는 현장의 유일한 여자였다. 여자가 남자에게 기대는 모습을 다른 경관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모스는 눈물을 닦았다. - p. 295 도착해서 처음 듣는 목소리는 메아리가 없어서 항상 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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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보살핌 받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됐다. 그녀는 현장의 유일한 여자였다. 여자가 남자에게 기대는 모습을 다른 경관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모스는 눈물을 닦았다. - p. 295

도착해서 처음 듣는 목소리는 메아리가 없어서 항상 으스스하게 들렸다. 관제탑에서 안내해주는 이 여자는 1997년에 어린아이였을 것이다. 이제 막 근무했다면, 태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아니, 어쩌면 영영 태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녀의 일생이란 1997년의 여러 상 황이 만들어내는 한 가지 가능성에 불과했으므로. 내가 해당 미래 세계에 도착함으로써 존재하게 된 삶, 내가 떠나고 나면 원래부터 없었던 것처럼 끝나버리는 삶이다. 그녀는 아주 작은 존재 가능성에 기댄, 마치 유령 같은 존재였다. - p. 123

한번은 그가 우리에게 물었다. “미래 세계에서 누군가를 만나 집으로 데려온다면, 그러니까 굳건한 대지에서 함께 산다면 어떻게 될까? 게다가 그 사람이 이미 굳건한 대지에 존재하고 있다면?” 그때 누군가가 교실에 들어왔다. 교관과 똑같이 생긴 사람, 판박이, 도플갱어였다. “그런 사람을 우리는 ‘메아리’라고 부르지.” 판박이가 말했다. - p. 127

은조쿠는 몽상에서 깨어났다. “부자들은 잘 지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피라미드 안에는 쾌락정원과 동굴, 분수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오래전 잃어버렸던 아이들이나 탕아처럼 극진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치료비용을 댈 수만 있다면 못 고칠 병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아예 몸을 벗어던지고 빛의 파동으로 살며 불멸을 누리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죽지 않게 되자 불멸의 사람들은 오히려 죽음을 간절히 바랐습니다. 시간이 흐르지 않는 삶이란 의미가 없으니까요. 예전에는 지옥이 신의 부재라고 생각했지만, 지옥은 죽음의 부재입니다.” - p. 143

“당신이 가족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생각해요.” 내가 말했다.
“내 아내와 아이들은 여전히 살아 있을 거야. 당신이 온 그곳에
서라면 말이야.”
“네.”
“당신은 그들을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어.”
“네.”
“앞으로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당신이 떠나고 나면 이 고통
은 전부 어떻게 되는 거야?”
“고통은 사라질 거예요. 그리고 당신도.”
브록은 권총을 자기 입에 넣고 방아쇠를 당겼다. - p. 258 ~ 259

“아버지가 나를 안아서 들어 올렸던 것이 생각나요.”
“혹시 그에게서 다른 여자 냄새는 나지 않더냐?”
“무슨 그런 말은…”
“그렇게 여린 척하지 마라. 한참 코빼기도 보이지 않다가 불쑥 나타나서는 내가 너를 아버지와 비교하는 것도 못마땅하다는 거냐? 우리 모두 어른이야. 아니면 네 아버지한테 의리라도 지키고 싶어서 그래? 그럴 가치도 없는 인간이야. 저녁 늦게 돌아오면 매번 여자 냄새가 났어. 너를 껴안았다니 너도 그 여자 냄새를 맡았겠지. 어린 딸이 다른 여자 냄새를 알아챘는지 궁금해하는 게 그렇게 끔찍해?” - p. 154

모스는 이 여자아이의 삶을 상상했다. 당혹스러운 슬픔과 불면증, 늦은 밤 텔레비전, 자신이 살아 있음에도 친구들이 자기 죽음을 애도하는 뉴스. 매리언은 오늘 밤 혼자일 것이다. 남은 평생 매일 밤 혼자일 것이다. - p. 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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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영화 《디스트릭트 9》 감독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 세계 멸망을 막기 위해 시공간을 오가는 ‘섀넌 모스’ ‘여성’ ‘장애인’의 몸으로 폭력의 세계를 무너뜨리는 최고의 수사관 “나는 특히 ‘섀넌 모스’를 사랑한다. 이 신비롭고 매혹...

[출판사서평 더 보기]

영화 《디스트릭트 9》 감독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

세계 멸망을 막기 위해 시공간을 오가는 ‘섀넌 모스’
‘여성’ ‘장애인’의 몸으로 폭력의 세계를 무너뜨리는 최고의 수사관

“나는 특히 ‘섀넌 모스’를 사랑한다. 이 신비롭고 매혹적인 캐릭터는 시간 여행이 가능한 수사관으로서의 강력한 면모와, 미래 세계에 홀로 남겨진 여행자로서의 나약한 면모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러한 양면성이 이 장대한 서사를 현실적이고, 육체적이고, 실체적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든다.” - 닐 블롬캠프(영화감독)

이 작품이 가진 최고의 매력은 주인공 ‘섀넌 모스’다. 그녀는 어떤 난관에도 굴하지 않는 강력한 수사관이며, 동시에 쉽게 상처 받는 공감능력이 뛰어난 여성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섀넌 모스’는 누구나 좋아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 《가디언》

닐 블롬캠프를 비롯해, 《가디언》, 《북페이지》, 《북리스트》, 《SF 북 리뷰》 등 세계적인 잡지에선 『사라진 세계』의 최대 장점이자 매력으로 주인공 ‘섀넌 모스’를 집어냈다. 닐 블롬캠프가 언급했듯이, 섀넌 모스는 극소수에게만 허가되는 ‘시간 여행’이 가능할 정도로 유능하지만, 완전무결한 존재가 결코 아니다. 그녀는 여성이기 때문에, 특수부대 출신의 남성을 상대하기엔 태생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뿐만 아니라, 시공간을 오가던 중 사고를 당한 그녀는 극심한 정신적 외상과 다리 절단이라는 중증 장애까지 입은 상태다. 자신과 같은 시간대에 있는 동료들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홀로 적들을 상대할 수밖에 없는 미래 세계에선 더욱더 취약할 터. 하지만 이 모든 장애를 극복할 수 있을 만큼, 섀넌 모스는 뛰어난 수사력을 가지고 있다. 나아가 다른 특별수사관에선 찾아볼 수 없는 훌륭한 공감 능력을 십분 발휘해, 사건 해결에 필요한 수많은 조력자를 찾아낸다. 섀넌 모스는 현재와 미래를 오가며 폭력의 피해자들, 특히 폭력에 취약한 여성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피해자는 중요한 증인이다. 하지만 충격을 입고 침묵하는 그들의 증언을 듣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선 이해와 공감이 우선시돼야 하는데, ‘남성’ ‘비장애인’으로만 이뤄진 현장에서는 오직 ‘장애인’ ‘여성’ 섀넌 모스만이 가능하다.
장애인 전용 도서관에서 12년 간 일하면서 저자 톰 스웨터리치는 그들의 삶과 애환을 이해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의 총합이 『사라진 세계』에 녹아들어 있다고 봐도 좋을 만큼, 장애인으로서 섀넌 모스의 삶이 아주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그렇다고 단순히 장애인의 삶을 묘사하는 데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장애를 가졌지만 적들과 맞서 싸워 무고한 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수사관으로서의 정체성과, 미래 세계에 홀로 남겨진 채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끊임없이 의심해야 하는 시간 여행자의 정체성이 결합된 ‘섀넌 모스’만의 삶이 그려진다.
“내가 ‘섀넌 모스’를 좋아하는 건, 그녀를 떼놓고선 결코 이 작품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닐 블롬캠프가 인터뷰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라진 세계』는 주인공 ‘섀넌 모스’와 무척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작품이다. 그러므로 소설 자체가 무척 ‘육체적’이라고 느껴지는 건, 다리 절단 장애를 가진 섀넌 모스를 중심으로 외부 묘사와 내적 진술이 이뤄지기 때문일 것이다.


과학적 영감과 철학적 통찰이 가미된, 거대 스케일의 시간 여행 SF
‘결코 존재하지 않을’ 미래 세계를 사는, 시간 여행자의 삶과 정체성

“시간 여행은 SF에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이지만, 톰 스웨터리치의 『사라진 세계』만큼 멋지게 사용한 소설도 드물다. 그의 작품은 장대하고 훌륭한 세계관이 그저 시리즈물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다.” - 《디 A.V. 클럽》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시간 여행자들이 도착하는 미래 세계는 여행자가 존재할 때만 존재하는, 여행자가 현재 세계로 돌아갈 경우 ‘사라지는’ 세계다. 그렇기에 여행자들은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말아야 하며, 자신의 정체가 발각될 경우 즉시 현재 세계로 돌아가야 한다. 시간 여행자에 의해 발생한 가능 세계의 일부라는 것을, 시간 여행자가 돌아가는 순간 사라지고 만다는 것을 알게 된 미래 세계의 인물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렇듯 한 사람의 존재 여부에 따라 사라지고 마는 세계다 보니, 언뜻 그 세계 자체가 백일몽에 불과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작품 내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제도적으로도 고민하는 부분이 나온다. ‘시간 여행자가 미래 세계에서 일으킨 범죄를 실제 범죄로 취급할 것인가’ ‘미래 세계에서 일어난 범죄 사건을 혐의로 현재 세계에서 체포할 것인가’ 『사라진 세계』는 시간 여행 기술이 군사 기밀로 취급되기는 하나, 발명된 후 충분한 시간이 흐른 뒤의 상황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그 세계관 나름의 대답을 가지고 있다. ‘시간 여행자가 미래 세계에서 저지른 범죄는 범죄가 아니다. 다만, 미래 세계에서 데려온 미래 세계의 인간을 대상으로 한 범죄다.’ 그 말은 즉, 시간 여행자가 미래 세계에서 누군가를 쏴 죽여도 현재 세계에서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미래 세계에서 현재 세계로 누군가를 데려와 쏴 죽인다면 죄가 성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미래 세계에서는 살육이 빈번히 일어나며, 시간 여행자 중 대부분이 살인을 저지르더라도 별다른 죄의식을 갖지 않는다. 하지만 섀넌 모스는 혼란스러워서 한다. 자신이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인물들에게 총구를 겨누면서 그녀는 죄책감을 느낀다.
이와 같은 아이러니한 상황은 총알이 날아다니는 사건 현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시간 여행자가 20년 뒤의 미래 세계로 떠난다면, 그곳은 시간 여행자가 20년 동안 실종돼 있던 세계. 시간 여행 기술에 대해 알지 못하는 시간 여행자의 연인과 가족은 그저 자신을 버렸다고만 생각한다. 섀넌 모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20년 뒤의 미래에 가서, 지난 세월 동안 ‘테러로 인해 가족들을 전부 잃거나, 병에 걸려 거동조차 불가능해진 직장 동료’, ‘심각한 병에 걸려 여러 차례의 수술을 받은 후 양로원에서 살고 있는 어머니’ 등을 만난다. 자신들이 가장 어렵고 힘들 때 곁에 있어주지 않았던 그들의 한탄을 들으면서, 그들이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하는 모습을 보면서, 섀넌 모스는 이 모든 것은 존재하지 않을 상황이라고 스스로 타이른다. 하지만 이 세계가 존재하지 않을 세계라고 해서, 그녀가 그곳에서 보내는 시간마저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니다. 시간 여행자는 미래 여행을 떠난 시간만큼 나이가 든다. 만약 미래 세계에서 20년 가까이 지냈다가 현재 세계로 돌아온다면, 그 시간 동안 현재 세계의 시간을 멈춰 있지만, 다시 돌아온 시간 여행자의 생물학적 나이는 스무 살을 더 먹은 상태가 된다. 그래서 섀넌 모스는 빈번한 시간 여행으로 인해, 일생의 동반자라고 생각했던 남자와 결별해야 했고, 어머니와 관계도 점점 틀어지고 만다. 이처럼 시간 여행자가 겪을 만한 실질적인 애환이 『사라진 세계』엔 고스란히 담겨 있다. 범죄 수사라는 거시 서사에만 매몰되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삶이라는 미시 서사도 충실하게 표현한다.

광신도 테러단체와의 피 튀기는 사투를 그려낸 하드코어 미스터리
가능 세계의 환상성과 실제 역사의 사실성이 뒤섞인 대체 역사 SF

“유혈이 난무하는 시간 여행 스릴러 『사라진 세계』는 짜릿한 흥분감과 당혹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 《뉴요커》

“SF와 스릴러, 호러, 묵시적 픽션의 놀라운 조합! - 《커커스 리뷰》

『사라진 세계』는 여성의 개인적인 삶도 충실히 다루고 있으나, 결국 중심 서사는 점점 그 시기를 앞당겨오는 세계 종말을 막고 테러단체와 맞서 싸우는 여성 수사관의 투쟁이다. 독자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추격전과 피 튀기는 전투 묘사는 실제 영상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할 만큼 생생하다. 또한 죽음을 불러일으키는 요인들이 광신도 테러단체이다 보니, 그 살인 행각 자체도 뉴스 1면에 보도될 만큼 엽기적이고 잔혹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살육이 빈번히 일어난다고 해서, 인간의 몸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범죄자들이 빈번히 등장한다고 해서, 인간의 목숨을 가볍게 처리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섀넌 모스’는 소중한 친구를 잃었던 슬픔을 원동력 삼아, 최고의 수사관 자리에 올랐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눈으로 바라보는 죽음의 현장은 지독하다 싶을 만큼, 텍스트만으로도 죽음의 무게를 온전히 느낄 수 있을 만큼 구체적으로 묘사된다.
『사라진 세계』가 문학계에 앞서 영화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이유는, 사실적이면서 자극적인 시각적 표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그런 세밀 묘사는 『사라진 세계』가 가진 수많은 장점 중 하나에 불과하다. 『사라진 세계』는 SF적 상상력을 토대로 한 환상성과 실제 역사에서 기반한 사실성을 잘 융합했을 뿐만 아니라, 거기에 ‘섀넌 모스’라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더했다. 미 평단으로부터 “문학적으로나 영상적으로나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라 찬사를 받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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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시간 여행은 가능한가? 미래로의 일방통행이나 과거에 대한 관찰은 그동안에도 가능하다고 여겨졌으나 돌아오지 못하거나 상호 관계가...

    시간 여행은 가능한가? 미래로의 일방통행이나 과거에 대한 관찰은 그동안에도 가능하다고 여겨졌으나 돌아오지 못하거나 상호 관계가 없는 경로는 진정한 의미의 시간 여행은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의 시간 여행은 왕복의 개념을 포함한 것으로 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그동안 시간 여행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웜홀, 우주끈, 티플러 실린더 등을 통해 시공간을 왜곡하여 닫힌 시간성 곡선 (Closed Timelike Curves)을 생성하여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는 이론입니다. 이 경우 앞서 이야기한 미래로의 시간 여행과 합쳐지게 되면 미래로의 시간 여행을 마치고 시간 여행의 출발점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는거죠.

     

    “사라진 세계 (톰 스웨터리치 著, 장호연 譯, 허블)”는 이러한 이론을 활용한 SF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무한히 많은 평행 우주 중 시간 여행이 가능한 세계에 살고 있는 NCIS 특별수사관 섀넌 모스는 해군 병사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일가족 살인사건을 수사하던 중 유일하게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메리언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수사를 이어가기 위해서 ITF(인정되지 않는 미래 궤적, Inadmissible Future Trajectories)로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되지만 수사를 하는 도중 바로 그 일가족 살인 사건이 인류 종말과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작품에서 등장하는 ITF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확정된 미래가 아니라 현재의 시점으로부터 출발하는 가능성의 영역으로 시간 여행에 의해 관측된 미래는 관측으로 인해 미래가 확정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시간 여행을 할 때마다 ITF는 현재의 시간선에 의해 매번 변화한 상태로 그려지는데 이것이 작중 주인공이 수사하는 사건과 인류 종말 상황이 얽혀 들면서 재미를 극도로 끌어올립니다. 최근 출간된 미국 SF 중 손에 꼽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한 독서 경험을 선사해준 작품이었습니다.


  • ‘터미너스(Terminus)'라 불리는 인류 종말이 다가온다. 종말이 도래한 순간에 사람들은 스스로 목을 매달고, 소리를 지르...

    ‘터미너스(Terminus)'라 불리는 인류 종말이 다가온다. 종말이 도래한 순간에 사람들은 스스로 목을 매달고, 소리를 지르며 뭔가에 홀린 듯 무리 지어 달리기 시작한다. 2666년, 2456년 ... 2121년. 점점 앞당겨지고 있는 세계의 종말을 막고 인류를 구해야만 한다. 시간 여행 관련 범죄를 전담하는 특별수사관 섀넌 모스는 잔혹한 일가족 살인 사건의 용의자 패트릭 머설트와 사라진 매리언 머설트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미래로 떠나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이 맡은 사건이 터미너스와 깊은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된다.

     

    SF 장르에서 시간 여행은 무척 흔한 소재이지만, 신선하고 개념적인 단어들과 탄탄한 비유가 역시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소설 『사라진 세계』는 미래에 일어날 범죄를 막고 쿨하게 현실로 돌아오는 그런 시간 여행자의 이야기와는 사뭇 달랐다. 양자역학의 다중우주 해석론을 토대로 세계관을 구축한 소설 속 미래는 '인정되지 않는 미래 궤적(IFT, Inadmissible Future Trajectories)'이라 명명되어, 시간 여행자가 현실(굳건한 대지)로 돌아가고 나면 미래에서 그가 겪었던 일들은 없었던 일이 된다. 마치 꿈처럼 말이다. 그래서 이 개념을 알고 있는 IFT의 몇몇 사람들은 시간 여행자를 붙잡아 두고 자신의 세계가 사라지지 않도록 하고 싶어한다. 소설에서 그것은 '유리병(정확히는 bell jar)에 갇힌 나비'라고 묘사된다. 나는 이 '사라질 세계'를 살아가는 인물들이, 그 관계 속 대화들이 인상 깊었다.

     

    “내 삶이 환영 같은 것임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습니다. (...) 내가 과거에서 온 당신을 만났다는 사실이, 내가 사는 이 우주 전체가 당신이 떠나고 나면 끝나버리는 일종의 '주머니 우주'에 불과하다는 증거가 된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가 않습니다." (p.144)

     

    주인공의 어머니는 자길 버리고 19년 만에 나타났다며 병상에서 날 선 말들을 꺼내고, 미래에서 자신과 사랑을 나누었던 연인이 새 가족을 꾸린 모습을 또 다른 미래에서 맞닥뜨리기도 한다. '인류를 구하기 위함'이라는 숭고한 목적을 가진 시간 여행에서 개인이 감내해야 하는 것들은 미래에서 보낸 시간만큼 따라오는 신체적 노화만이 아니었다. '사라질 미래'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살아온 현실이라는 것이 마음에 오래 남으며, 동시에 제목 『사라진 세계』에 담긴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IFT가 시간 여행자의 관점에서 세계를 그리는 만큼, 이 소설이 영화였다면 엄청난 연기력으로 긴 영화 한 편을 '멱살 잡고' 끌고 가는 여성 배우를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그를 떼놓고서는 이 작품을 설명할 수 없다'는 《디스트릭트9》의 감독 닐 블룸캠프의 말처럼, 주인공 '섀넌 모스'는 너무나 매력적이다. 친한 친구 코트니의 죽음을 계기로 범죄 수사와 관련된 일을 시작하게 된 섀넌 모스. 그는 시간 여행 훈련 중 다리가 절단되어 의족을 끼우고 생활해야 하는 장애인으로, "다른 사람이라면 그만뒀을 거야."를 외치며 혹독한 훈련을 견뎌낸다. 소설 속 덤덤한 문체는 성별이나 장애의 유무보다는 그가 가진 유능함에 집중하도록 한다. 그래서 인류의 종말을 막기 위해 행하는 강인하면서도 섬세한 직업의식과 사명감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여성 소수자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소설 『사라진 세계』의 작가 톰 스웨터리치는 실제로 카네기장애인도서관에서 12년간 일했다고 한다. 긴 시간 동안 작가가 경험하며 느꼈을 시각이 책에 녹여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최근 김초엽 작가의 소설을 출판한 동아시아출판사 SF 브랜드 '허블'이 이번 신작을 번역 출간한 이유를, 추구하는 주제의식을 짐작할 수 있다.

     

    죽고 죽이는 상황 속 장면 묘사가 다소 잔인한 면은 있다. 중력을 거스르는 축축하고 찐득거리는 유혈의 느낌. 작가이면서 동시에 영화 각본가이기도 한 톰 스웨더리치의 재능이, 이 시각화되기 좋은 텍스트가 상상력을 한껏 끌어올린다. 그래서인지 책을 덮자마자 자극적인 SF 스릴러 영화를 한 편을 본 것 같은 여운이 남는다. 마지막 장면도 정말 '영화적'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 핵심 공간인 표지 속 '영원한 숲'이 영화화된다면 어떻게 묘사될지, 또 다른 독자들은 어떤 상상을 했을지 궁금해진다.

  •     아득한 공간과 아득한 시간이라는, 각각의 가짜 현실은 NSC 전함 선원들...

     

     

    아득한 공간과 아득한 시간이라는, 각각의 가짜 현실은 NSC 전함 선원들을 망쳐놓는다. 그 가짜 현실을 토대로 쌓인 믿음이, 그 모래성과도 같은 믿음이 선원들이 진짜 현실에서 살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아득한 시간을 목격한 선원들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으며, 어쩌면 영영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마치 귀신에 홀린 사람처럼 겁먹었다. 또한, 아득한 공간을 목격한 선원들은 대체로 의기소침한 상태로 돌아왔다. 우주의 광대함에 주눅이 들고 만 것이다. 인간이 아무리 발버둥친들 우주에 견주어 보면 아무것도 아니므로.    p.219~220

     

    일가족이 살해된 채로 발견된다. 사망자는 세 명, 실종된 여성이 한 명, 용의자는 해군우주사령부 소속 대원 패트릭 머설트로 공식적인 기록 상으로는 전투 중에 실종된 것으로 되어있는 인물이었다. 사회로부터 공식적인 연을 끊고 살아가던 선원이 자신의 가족들을 모두 살해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건을 수사하게 된 FBI는 '시간 여행 관련 범죄'를 전담하는 NCIS(해군범죄수사국) 특별수사관인 새넌 모스에게 연락한다. 용의자가 미래를 조사하던 전함의 선원으로, 당시 그가 탔던 전함 자체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모스는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미래 세계로 간다. 지금으로부터 20년 후면 현재 수사가 마무리되었을 것이다. 현재 벌어지는 모든 일은 역사가 되었을 테고, 운이 좋다면 머설트네 가족을 살해한 범인도 잡혔을 것이다.

     

    문제는 시간 여행이라는 것이 단순히 미래 세계에 도착해서 모든 질문의 답이 적힌 서류를 건네받고 오는 걸로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극비리에 운영되고 있는 해군우주사령부는 '아득한 공간'과 '아득한 시간'을 탐험하고 있었다. NCIS 수사관이 여행하는 미래 세계는 '인정되지 않는 미래 궤적'이라 명명되어 IFT라 불린다. '인정되지 않는'이라 함은 그들이 목격하는 미래 세계란 현재 조건에 기인하는 가능세계로, 사실상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세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간 여행자들이 도착하는 미래 세계는 여행자가 존재할 때만 존재하는, 여행자가 현재 세계로 돌아갈 경우 ‘사라지는’ 세계이다. 양자역학의 다중우주 해석론을 토대로 구축되어 있는 이 작품의 세계관은 대단히 매혹적인 서사를 만들어낸다. 시간 여행자가 겪게 되는 미래 세계가 다시 돌아가면 존재하지 않을 세계라고 해서, 그곳에서 보내는 시간마저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모든 인간의 치명적인 결함은 우리 자신이 실재한다고 철석같이 믿는다는 거네. 자신이 실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확인할 때까지는 그렇게 믿지. 우리가 보는 모든 것, 우리가 느끼는 모든 것은 우리가 살아 있다고 말하지. 우리 주위의 모든 것이 진짜라고 떠들어대는 걱야. 하지만 전부 새빨간 거짓말이야. 우리는 그저 환상을 꿰뚫어보지 못하는 것뿐이야.     p.446

     

    수사관들이 19년을 건너뛰려면 양자거품 속을 석 달간 여행하게 된다. 각각의 웜홀은 별개의 미래 세계로 향하는 다중우주로 이어지는 터널이었고, 그 중 하나의 웜홈을 항해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미래의 현실에서 살아가는 동안, 현재의 현실에선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 그 동안 미래 세계를 일곱 차례나 여행해 온 모스의 몸은 계속해서 나이를 먹었기에, 실제 출생연도와 상관없이 생물학적인 나이는 어머니와 몇 년 차이 나지 않았다. 겉으로만 봐서는 어머니의 딸이 아니라 여동생에 가까울 정도로 말이다. 미래 세계에서 보낸 세월이 몸에 고스란히 새겨지기 때문에 IFT 여행은 몸에 무리를 주었고, 모스는 지난번 여행을 다녀와서 평생을 함께 보내고 싶었던 소중한 관계까지 잃고 말았다.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하는 SF 장르의 작품은 많지만, 이 작품은 대단히 특별한 서사를 구축하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주인공인 여성 수사관 캐릭터를 유능하지만 다리 절단 장애를 가진 인물로 설정하고 있어, '장애인'과 '여성'이라는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불러 일으킨다. 실제로 작가인 톰 스웨터리치는 장애인 전용 도서관에서 12년 간 일하면서 그들의 삶과 애환을 겪어온 이력이 있다. 덕분에 섀넌 모스라는 독보적인 여성 캐릭터를 구축하며, 수사관으로서, 시간 여행자로서, 그리고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일상적으로 디테일하게 그려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미래 세계에서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을 끊임없이 의심하게 되는 시간 여행자로서 겪게 되는 실질적인 고민들과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적들과 맞서 싸워 무고한 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수사관으로서의 모습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어 섀넌 모스라는 캐릭터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시간 여행과 다중 우주에 관한 아이러니를 눈부신 통찰로 보여주는 놀라운 작품이었다. 살인 사건 수사라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로 시작해서 SF 장르를 다소 어렵게 느끼는 독자들의 벽도 없애 주었고, 그것이 세계 종말로 연결되는 묵직한 SF 장르로 이어지고 있어 하드 SF를 좋아하는 독자들의 기대도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 같다. 그 동안 읽었던 '시간 여행'을 다루고 있는 작품 중에 단연코 손꼽히는 수작이었다.

  • 우리가 섀넌 모스였다면 | su**5895 | 2020.03.05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작가님이 혹시 출판 플랫폼을 잘못 선택하신 건 아닌지 의심될 정도로 흥미진진한 플롯이었다. 이건 꼭 영...
    작가님이 혹시 출판 플랫폼을 잘못 선택하신 건 아닌지 의심될 정도로 흥미진진한 플롯이었다. 이건 꼭 영화로의 OSMU가 필요하다. 독자의 상상 속에서만 둥둥 떠다닐 스토리가 아니다.

    과학적 이해력이 부족해 페이지 페이지를 완벽하게 이해하진 못했으나, 전체 줄거리를 파악하는 건 무리 없다. 추상적인 표현으로 요약되는 용어들에 아! 하고 무릎을 치게 되는 진귀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사라진 세계 속 다채로운 인물들은 세계의 종말이란 하나의 목표를 막기 위해 저마다 다른 수단을 지향한다.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다양한 가치관에 대해 고민했다. 누군가는 전적으로 옳다고 여기는 일이 어떤 이에게는 반란과도 같은 일으로 느껴지고. 배경 전체에 깔린 대의를 두고 가까운 이의 절망에 슬픔을 느끼고.

    주인공이 섀넌 모스인 이유를 고민해봤다. 아마 가치관 속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와 닮아서 이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가 결국은 자라 섀넌 모스가 되길 바라는 작가의 가치관에 조용히 공감을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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