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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철학에서 개인주의의 재구성
200쪽 | 규격外
ISBN-10 : 1187750298
ISBN-13 : 9791187750291
선진철학에서 개인주의의 재구성 중고
저자 고은강 | 출판사 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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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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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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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고 평등하며 서로 연대하는 개인”은 근대 서구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보편적 정의이다. 다만 그 관념의 표현이 다를 뿐이다. 개인과 개인주의의 관점으로 동양 고전 철학을 재구성한다!

현대 사회의 눈으로 동양 철학을 재조명하고 동양 철학으로 현대 사회를 응시하는 새로운 시도!

저자소개

저자 : 고은강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와 성균관대학교 유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태동고전연구소를 수료하고 영국 옥스포드대학교 사회문화인류학 석사와 홍콩대학교 철학과 박사 학위(동양철학)를 받았다.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초교육학부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列子』에서 꿈과 환상에 관한 소고」(2017), 「禮와 비지배의 자유에 관한 일고찰」(2014) 등이 있고, 저서로 『결코 근대인이었던 적이 없는 동아시아인』(2013)이 있다.

목차

1 왜 ‘개인주의’인가 ㆍ7

2 『순자(荀子)』의 욕망론에 대한 개인주의적 접근 ㆍ31

3 선진(先秦)철학에서 利 중심 인성론에 대한 소고
-『관자(管子)』, 『상군서(商君書)』를 중심으로 ㆍ54

4 선진철학에서 개인주의에 관한 소고
-『열자(列子)』 「양주(楊朱)」를 중심으로 ㆍ81

5 운과 평등 그리고 도덕에 관하여
-『논형(論衡)』을 중심으로 ㆍ117

6 이어가며 ㆍ159

참고문헌 ㆍ164

주 ㆍ172

책 속으로

‘개인’을 서구 근대성의 전유물로 한정하여 동아시아 사회에 ‘개인’은 존재하지 않으며 동아시아 사회의 맥락에서는 ‘동아시아적 자아’ 혹은 관계 속의 인간을 강조하는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사람(person)’이 ‘개인’을 대신한다고 보는 관점은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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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을 서구 근대성의 전유물로 한정하여 동아시아 사회에 ‘개인’은 존재하지 않으며 동아시아 사회의 맥락에서는 ‘동아시아적 자아’ 혹은 관계 속의 인간을 강조하는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사람(person)’이 ‘개인’을 대신한다고 보는 관점은 동아시아의 특수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측면이 있다. _1장에서(10쪽)

홉스의 개인성을 루소의 개인성과 묶어서 ‘서구의 개인성’으로 부를 수 있는 경우가 홉스의 개인성과 한비자의 개인성을 묶어서 ‘적대하는 개인성’, 루소의 개인성과 맹자의 개인성을 묶어서 ‘연대하는 개인성’으로 부를 수 있는 경우보다 더 절대적이고 필연적일 이유가 있는가? _1장에서(10쪽)

근대정신을 함축한 말로 자주 언급되는 ‘자유, 평등, 연대’는 서로 필수불가결한 관계를 맺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전 시대로부터 여러 사상가들이 남긴 문헌에서 개별적으로 언급되고 개념화된 자유, 평등, 연대는 근대라는 역사적 시기에 이르러 서로 연관된 개념으로 구체화되어 현대에 이르렀다. ‘자유, 평등, 연대’는 인간 존재에 대한 하나의 관점이다. 비록 서구의 근대 사상가들과 근대혁명에 빚지기는 했지만, 서구 사상가들의 전유물도 아니며 서구의 근대라는 역사적 시기에 고착된 관점도 아니다. _1장에서(29쪽)

자유, 평등을 포함하여 여러 주제로 진행해온 연구를 굳이 ‘개인주의’라는 이름으로 묶는 이유는 무엇인가? 왜 개인주의라는 말에 천착하는가? 개인주의라는 관점에서 ‘자유롭고 평등하며 서로 연대하는 개인’이란 말을 다시 들여다보면, 자유가 평등의 전제조건이며 자유와 평등이 연대의 전제조건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물론, 평등이 전제되지 않는 자유 역시 근대성과는 거리가 멀다. 이러한 자유는 전제군주처럼 권력을 독점한 소수만 누릴 수 있는 자유이거나 성인, 군자처럼 외적 조건에 얽매이지 않은 탁월한 사람만 누릴 수 있는 자유이다. 평등이 전제된 자유야말로 근대의 성취다. 자유가 전제되지 않은 평등, 자유와 평등을 희생한 연대는 개인주의의 관점에서 보면 무의미하며 무가치하다. 연대를 위한 자유와 평등으로 ‘자유, 평등, 연대’를 해석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자유롭고 평등하며 서로 연대하는 개인’은 근대 서구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보편적 정의이며, 개인, 개인성의 희생으로 이루어지는 평등과 연대는 무의미하다는 말을 ‘자유, 평등, 연대’와 가장 무관한 듯 보이는 중국 고대 사상가들의 문헌을 통해 하고자 했다. _1장에서(29~30쪽)

동양 정치사상의 ‘욕망을 실현하고자 하는 자유롭고 평등한 사람’이라는 인간관을 『순자(荀子)』에서 찾을 수 있다. 『순자』에 관한 방대한 연구결과 축적에도 불구하고, 『순자』에 나타난 근대적 개인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다. 본 연구는 『순자』의 인성론, 심론, 욕망론, 감정론에 대한 선행 연구 성과를 종합하여, 욕망에 대한 인정에서 출발하는 『순자』의 인간관을 근대적 개인성에 초점을 맞추어 재해석하고자 한다. 개인의 자유와 평등은 『순자』에서 개인의 욕망을 긍정하는 논리 구조와 예(禮)를 축으로 맞물린다. 『순자』의 정치사상으로 알려진 예치(禮治)란 ‘욕망을 실현하고자 하는 자유롭고 평등한 사람들이 자신의 욕망을 적절히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정치’라 할 수 있다. _2장에서(35쪽)

『한비자』에서는 법을 독점하는 군주의 역할이 강조된다. 모든 인간이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본성을 가지고 있기에 법치가 가능하다. 신하와 백성이 법을 따르도록, 통치자는 인간의 본성을 이용한다. 법을 따르면 이익을 주고 법을 어기면 해악이 가도록 한다. 만약 인간이 이익을 따르고 해악을 피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에 따라 욕망을 충족하려 하지 않는다면, 인간에게서 이러한 욕망이 제거된다면, 상벌에 의지하여 법을 집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해를 피하고자 하는 욕망이 제거된 사람이라면, 법을 어겨 벌을 받게 되어 자신에게 해가 되는 행동이라도 개의치 않을 것이다. 『한비자』의 법치에서 인간의 욕망은 법치를 작동하게 하는 전제이지 법치를 위해 제거되거나 억압되어야 하는 방해물이 아니다. _3장에서(58쪽)

『상군서』가 상정하는 시대는 자유롭고 평등한 국민으로부터 주권이 나오고 법이 제정되는 시대가 아니다. 그러나 『상군서』에서 군주와 신하에 의한 사적 지배를 금지하고 오직 명명백백한 법에 의해 통치하며 자의적이고 사사로운 방식이 아니라 엄격하게 정해진 예에 의해 일을 처리한다면, 그 결과로 주어지는 개개인 간의 관계는 자유롭고 평등한 관계에 가까울 것이다. 법을 무시한 사적 지배와 통제, 예의를 무시한 사사로운 관계가 비록 친밀함과 가까움이라는 선한 의도, 부드러운 온정의 손길에서 시작되었더라도 결과적으로는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침해하고 나아가 인권을 빼앗는 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수없이 목격한다. _3장에서(76쪽)

『순자』, 『한비자』, 『관자』, 『상군서』는 예(禮)와 법(法)으로 대표되는 공동체의 질서를 전면에 내세우는 문헌이지만, 그 근본에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긍정과 그에 수반되는 개인의 이익에 대한 고려가 있다. 인간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사회적 장치로서 예와 이러한 제도를 안정적으로 지속하기 위한 법은 공동체의 이익을 위한 개인이 아니라 개인의 이익을 위한 공동체로 해석할 수 있다. 개인을 위한 공동체에서 공동체의 존재 의의를 찾는 관점은 『순자』, 『한비자』, 『관자』, 『상군서』에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_3장에서(79쪽)

“자기 몸에서 한 개의 터럭을 뽑음으로써 천하가 이롭게 된다 해도 뽑아 주지 않았고, 천하를 다 들어 자기 한 사람에게 바친다 하더라도 받지 않”는 삶의 태도, 즉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는 것이 천하라 해도 받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이 터럭이라 해도 주지 않는 삶의 태도는 적어도 이기주의는 아니다. 이기주의라면 다른 사람으로부터 천하가 아니라 터럭이라도 받을 것이다. 양주는 온 천하 사람들이 몸과 물건을 공유할 수 있는 사회를 이상적인 사회로 여기되, 그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세상은 본시부터 한 개의 터럭으로 도울 수 있는 게 아”님을 자각하고 “자기 한 몸을 이롭게 하는 일”을 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한다. 이는 이기주의가 아닌 개인주의에 가깝다. _4장에서(98쪽)

양주의 개인주의는 한마디로 말해서 “자기 안만을 잘 다스리려는”사상이다. “반드시 밖의 일이나 물건을 어지럽히지 않으며 타고난 본성을 더욱 편안하게 할 것”이라는 말에는 양주의 개인주의의 핵심이 담겨 있다. “밖을 잘 다스리려는 사람”은 특정 시점에 특정 사람들의 욕망을 실현하는 일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결코 오래 지속될 수는 없다. 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이 변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 일을 실행한 자기 자신의 욕망도 변한다. 즉 자기 자신의 마음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들어맞도록 할 수는 없”다는 점이 “밖을 잘 다스리려는 사람”의 한계다. 그러나 “밖을 잘 다스리려는 사람”과는 달리, “자기 안만을 잘 다스리려는” 사람은 적어도 자기 자신의 마음에 맞도록, 자기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수 있다. _4장에서(111~112쪽)

『논형(論衡)』은 동양철학에서 운과 정의의 문제를 다룬 대표적인 문헌이다. 자유주의적 정의론의 출발점인 ‘개인의 행복은 개인의 책임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책을 저술한 왕충(王充)은 롤즈와 드워킨으로 대표되는 자유주의적 정의론과는 다른 방향으로 논의를 전개한다. 롤즈와 드워킨이 평등에 초점을 맞추어 운의 문제를 논했다면, 왕충은 도덕에 초점을 맞추어 운의 문제를 논했다. 그러나 ‘개인의 행복은 개인의 책임인가’라는 질문을 ‘부와 권력의 사회적 재분배에서 정의의 문제’로 보는 관점은 같다. _5장에서(117~118쪽)

『논형』에서는 ‘국가가 잘 다스려지면 백성은 저절로 잘 살게 된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국가가 잘 다스려진다고 해도 백성이라 불리는 개개인은 각자의 命과 性에 따라 잘 살 수도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 국명이 개인의 명을 이긴다는 말은 국가가 잘 다스려지면 그에 속한 개개인은 자신의 명과 성을 복을 누리는 방향으로 실현하기 쉽고, 반대로 국가가 잘 다스려지지 않으면 화를 입는 방향으로 실현하기 쉽다는 뜻이지 개인의 명이 국가의 명에 완전히 종속된다는 뜻은 아니다. 개인의 명이 전적으로 국명에 지배된다면 이 둘을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다. 명과 성에 따라 자신의 삶에서 복 또는 화로 연결되는 의사결정을 하고 그 의사결정에 따라 행동을 하며 그 행동에 따라 자신의 성을 바꿔나가는 개인은 의사결정의 주체이며 행동의 주체라 할 수 있다. _5장에서(141~1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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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동양 철학을 새롭게 바라보기 최근 한국의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의 성공적인 방역을 두고, 서구 일각에서는 그 한국 사람들은 개인주의적 성향보다 공동체 중심적 성향이 강하며 뿌리 깊은 유교 사상에서 비롯한 국가(정부)에 대한 순종에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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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철학을 새롭게 바라보기
최근 한국의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의 성공적인 방역을 두고, 서구 일각에서는 그 한국 사람들은 개인주의적 성향보다 공동체 중심적 성향이 강하며 뿌리 깊은 유교 사상에서 비롯한 국가(정부)에 대한 순종에서 그 이유를 찾기도 했다. 이런 분석은 한국의 실제 상황과 대처를 생생히 경험한 국내외의 수많은 전문가와 언론이 그 오류를 지적하고 반박했거니와 이는 실로 오래된 편견과 인종차별주의적 시선에서 벗어나지 않은 착각이었다.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합리적이며 개인주의적인 서양과 정서적이고 관계 중심적인(공동체주의적인) 동양이라는 오리엔탈리즘은 사실 여전히 동서양을 막론하고 힘을 잃지 않고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독립적이며 합리적인 인간형인 개인을 바탕으로 한 “서양”과는 달리 “동아시아 사회”의 인간형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하는 사람(person)으로만 존재하게 된다. 이러한 이분법의 근거는, 동양이 유교적 사회질서에 의해 구성되었다는 것에 있다.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에 의하여 전통적인 “동아시아적 질서”는 동양 각국이 추구할 근대화의 걸림돌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서양”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논리로 발전했다.

동아시아 근대화 초기에 “전통적인” 동양 철학은 개인의 권리와 의무, 개인의 합리적인 의사 결정에 기반을 둔 민주주의 수용을 방해하는 전근대적인 잔재로 취급당한 것이 사실이며, “서구화가 곧 근대화”라는 공식의 성립을 위하여 폐기되어야 할 악역을 맡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서구 중심의 근대화에 대한 반성과 근대성 자체에 대한 반성을 거치며 동양 철학은 동아시아 사회를 설명하는 주요 개념들을 제공하고 있고, 더 나아가 서구식 근대 사회론과 양립하는 “동아시아식 질서”의 주요 논거를 제시하며 위기에 빠진 현대 문명에 대한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 했다. 거꾸로 된 오리엔탈리즘이 아닐까 하는 느낌마저 든다. 따지고 보면 위의 한국의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오리엔탈리즘적 반응 또한 이 지난한 역사적 과정의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을 것이다.

동양 고전 철학에서 개인, 개인성, 개인주의를 발견한다
이 책은 2008년 동양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래 개인주의의 연구에 몰두한 저자의 미발표 논문들을 묶은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순자』, 『한비자』, 『관자』, 『상군서』, 『논형』 등의 선진철학(先秦哲學)의 저작들을 적극적인 해석과 재구성을 통해 그 속에서 개인과 개인주의를 발견하는 성과를 이루어내면서 학계에 몇 가지 질문을 던진다. 그 중의 하나가 여전히 동서양에 팽배한 사고 방식인 개인 중심의 서양 철학과 공동체 중심의 동양 철학이라는 대립항에 대한 문제 제기다. 저자는 권리와 의무의 주체인 개인과 그 개인이 내리는 의사결정을 토대로 작동한다고 설명되는 현대 사회를 겪으면서도 동양 철학은 전통적으로 동양 철학 내에서 중요하게 다뤄졌던 논제들(의 반복적 생산)에 집중하거나 서양 철학에 대한 제한적 대안 제시에 그치는가를 질문한다. 저자는 개인과 개인주의의 관점에서 동양 고전 철학을 다시 들여다볼 것을 제안한다.

이를테면 동아시아 사상적 전통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의 하나가 바로 “예(禮)”인데, 이 예는 동아시아 전근대 사회의 질서를 함축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예를 욕망 앞에 평등한 개인의 자유로 해석한다면 전근대 사회와 근대 사회, 비서구와 서구의 구분은 무의미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순자(荀子)의 인간관을 “욕망을 실현하고자 하는 자유롭고 평등한 사람”으로 풀이하면서 순자의 정치사상인 “예치(禮治)”를 “욕망을 실현하고자 하는 자유롭고 평등한 사람들이 자신의 욕망을 적절히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정치”로 재해석한다. 또한 저자는 예에 상하, 남녀, 노소 등으로 개인과 집단을 나눔으로써 개인 간 집단 간의 지배-종속 구조를 차단하려는 속성이 있다고 본다. “예의를 차림”으로써 상대방과 거리를 두어 인간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배-종속 관계를 회피하려는 시도는 지금도 충분히 목격된다(27쪽 참조). 이렇듯 저자는 선진 시대의 고전을 적극적으로 재해석하고 현대 사회의 관점으로 재구성한다.

복수의 개인성: 동양 고전을 다양한 시각으로 읽는 한 방법
그러나 이 책에서 탐구하고 있는 개인, 개인성, 개인주의는 사상적 전통에 따라 다양한 개인, 개인성, 개인주의 개념이 존재할 수 있다는 “복수의 개인성(multiple individuality)”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는 아이젠스타트의 “다중적 근대성(multiple modernity)” 개념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이 다중적 근대성이 가지는 중요한 함의는 근대성과 서구가 동일하지 않다는 점이다. 서구적 유형의 근대성은 역사적인 전례를 가졌으며 다른 국가에 기본적인 참조점은 되기는 하겠지만 유일하고 진정한 근대성은 아니라는 것이다. 서구의 전유물이라고 하는 개인, 개인성, 개인주의조차도 사상가에 따라 간과할 수 없는 차이를 보이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저자는 순자를 비롯한 선진 시대의 다양한 사상가들이 서술한 개인, 개인성, 개인주의에 주목한다. 그러나 그 개념들이 서구식 개념들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만은 아니다. 여러 가능성들을 열어두고 지금까지 묻혀 있던 동양 고전 사상들의 개인과 개인주의적 성격에 주목하고 재구성함으로써 고전 텍스트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한편,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 사상들이 고리타분하고 지배 구조와 상하 관계의 고착화에만 복무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동양 고전 철학에서 자유, 평등, 연대의 개념을 발견한다
저자는 선진 시대의 고전 철학에서 개인과 개인주의란 개념에 주목하며 동양 철학을 “자유”, “평등”, “연대”의 개념으로 이해하려고 시도한다. 저자에 따르면, 개인주의라는 관점에서 “자유롭고 평등하며 서로 연대하는 개인”이란 말을 다시 들여다보면, 자유가 평등의 전제 조건이며 자유와 평등이 연대의 전제 조건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29쪽 이하 참조). 평등이 전제되지 않는 자유 또한 근대성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자유는 전제군주처럼 권력을 독점한 소수만 누릴 수 있는 자유거나 성인, 군자처럼 외적 조건에 얽매이지 않는 탁월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자유다. 평등이 전제된 자유야말로 근대의 성취다. 자유가 전제되지 않는 평등, 자유와 평등을 희생한 연대는 개인주의의 관점에서 보면 무의미하며 무가치하다. 연대를 위한 자유와 평등으로 ‘자유, 평등, 연대’를 해석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자유롭고 평등하며 서로 연대하는 개인’은 근대 서구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보편적 정의이며, 개인, 개인성의 희생으로 이루어지는 평등과 연대는 무의미하다는 말을 ‘자유, 평등, 연대’와 가장 무관한 듯 보이는 중국 고대 사상가들의 문헌을 통해 하고자 했으며 그 작업의 중간 정리가 바로 이 책”이라고 밝힌다.

이 책에서 선진 철학에서 개인과 개인주의를 발견하는 것은 우리에게 커다란 지적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양주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장면이나 『논형』 텍스트에 대한 깊은 이해는 이 책이 가진 장점을 잘 보여준다. 이 책은 언뜻 어렵게 보이기도 하지만 차근차근 따라가며 참신한 해석과 거침 없는 사고 방식을 접하다 보면 이 책만의 독특한 매력을 느끼며 독서의 즐거움을 한층 더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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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의 불량에 의한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판매자
아나크로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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