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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관 살인 사건(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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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2쪽 | 규격外
ISBN-10 : 115893095X
ISBN-13 : 9791158930950
흑사관 살인 사건(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8) 중고
저자 오구리 무시타로 | 역자 강원주 | 출판사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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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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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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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관을 무대로 벌어지는 살인 사건과
사건을 풀어가는 지적 현학,
그리고 판타지 일본 추리소설의 원류를 이해하고 시대별 흐름을 알 수 있는 시리즈

우리가 탐닉하는 일본 추리소설의 고전을 발굴하다
일본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東野 圭吾), 미야베 미유키(宮部みゆき) 같은 추리소설 작가들은 흥미로운 사건을 추리해가는 묘미를 독자에게 선사한다. 그들은 어떻게 독자들을 사로잡는 스토리텔링의 마법을 부리는 것일까? 그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특별한 문학적 환경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런 호기심에서 출발하여 고려대학교 일본추리소설연구회가 발족하였고 3년여의 기나긴 논의와 연구를 거쳐 일본 추리소설의 시작과 전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를 펴내게 되었다.

이 시리즈는 1880년대 후반 일본에 처음 서양 추리소설이 유입되었을 당시의 작품부터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직후까지의 주요 추리소설을 엄선하여 연대순으로 기획한 것으로, 이 시리즈를 통해서 일본 추리소설의 흐름과 경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서양의 추리소설과는 달리 일본 특유의 그로테스크하면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작품이 이 시기에 다수 창작되어 일제강점기의 우리나라 추리소설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우리나라에도 다수의 작품이 소개된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江?川??)가 어떻게 탄생하였으며, 그의 작품이 동료나 후배 추리소설 작가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의 추리소설이 어떻게 변형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발간하는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에는 가능한 한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 위주로 선정하여 번역하고자 했다. 그리고 국내에 소개되었더라도 번역된 지 오래된 작품은 젊은 독자들에 맞춰 현대의 어법과 표현으로 바꾸는 등 가독성을 높였다. 또한 이 시리즈는 일본 추리소설 연구자들이 수록 작품의 문학사적 의의, 한국 문학과의 관계, 추리소설사에서 차지하는 위치 등에 대한 상세한 해설과 작가의 상세 연표를 덧붙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이로써 독자들은 추리소설 자체의 재미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 추리소설을 더 깊이 이해하고 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저자소개

저자 : 오구리 무시타로
오구리 무시타로(小栗?太郞, 1901~1946)
일본의 소설가, 추리작가, 비경 모험작가

1901년 도쿄의 술 도매상을 하는 가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유복하게 자랐다. 화가이자 독서가였던 이복형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책과 그림, 골동품을 가까이하였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어학에 열중하여 영어, 프랑스어 등에서 상당한 실력을 보였으나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열일곱 살에 전기 회사에 들어가 직장생활을 한다. 스물한 살 되던 해에 회사를 그만둔 후 인쇄소를 설립해 한때 호황을 누렸지만, 4년 만에 도산하면서 생활고에 시달린다. 이 무렵 탐정소설을 쓰기 시작하여 『어느 검사의 유서』, 『마동자(魔童子)』 등 몇 개의 작품을 완성한다. 1933년 『완전 범죄(完全犯罪)』로 추천을 받아 데뷔한다. 데뷔와 동시에 탐정소설 문단의 주목을 받고 연이어 『후광 살인 사건』, 『성 알렉세이 사원의 참극』 등을 발표한다.
1934년 「신청년」에 『흑사관 살인 사건』을 발표하여 대단한 반향을 일으켰다. 인기 작가가 되었지만 여전히 생활은 궁핍했다. 대부분의 원고료와 인세는 책을 구입하는 데 들어갔는데, 『흑사관 살인 사건』에 등장하는 수많은 서적과 이론들은 그의 끝없는 책 수집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종전 이후 탐정소설의 부흥을 기대하며 장편 『악령』을 집필하던 중 1946년 뇌내출혈로 사망한다. 그의 나이 45세였다.

역자 : 강원주
고려대학교에서 일본 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연구교수로 있다. 현재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경성일보〉 기사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에 참여하면서 동 시기 신문소설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일본 현대문학 작품에 나타난 무사도 인식 연구」(일본어문학, 2017)이 있고, 그 외 『재조일본인 일본어문학사서설』(역락, 2017, 공저), 『교양인을 위한 로마사』(교유서가, 2016, 역서) 등이 있다.

목차

서장 후리야기일족 이야기
제1장 시체와 두 개의 문을 둘러싸고
제2장 파우스트의 주문
제3장 흑사관 정신병리학
제4장 시와 갑주와 환영 조형
제5장 제3의 참극
제6장 산테쓰를 매장하던 밤
제7장 노리미즈는 결국 놓쳐버리는가
제8장 후리야기 가문의 붕괴

작품 해설
작가 연보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추리소설 마니아들을 지배하는 책, 추리소설 마니아가 정복해야 할 책 오구리 무시타로의 『흑사관 살인 사건』은 1934년 『신청년(新靑年)』에 처음 발표하여 이듬해 5월 신초샤(新潮社)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차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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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마니아들을 지배하는 책,
추리소설 마니아가 정복해야 할 책

오구리 무시타로의 『흑사관 살인 사건』은 1934년 『신청년(新靑年)』에 처음 발표하여 이듬해 5월 신초샤(新潮社)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차례에 걸쳐 여러 출판사에서 재출간되고, 해외에서도 번역되는 등 여전한 인기를 얻고 있다. 그 인기의 배경에는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현학적 문장과 흑사관이란 기이한 무대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이 주는 음울하고 괴기스러우면서도 환각적인 분위기를 들 수 있다.

중세 유럽에서 흑사병으로 죽은 사람들의 시체를 넣어둔 성관과 닮았다고 하여 ‘흑사관’으로 불리는 후리야기 성관. 이 성관의 주인 산테쓰 박사는 유럽에서 의학과 마술을 연구한 인물이다. 그와 같이 생활하는 외국인 네 명은 어릴 때 일본으로 건너와 40여 년이 흐르는 동안 한 번도 밖에 나가본 적이 없다. 말하자면 어린 외국 아이들이 흑사관 내에서 감금된 채 길러진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주위에서는 호기심 어린 소문이 무성한데, 이곳에서 동기 불명의 살인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고 1년 전쯤 산테쓰 박사마저 기괴한 방법으로 자살한다. 그리고 다시 4중주단원 중 한 명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이렇듯 이야기의 구조는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수사 의뢰, 명탐정의 등장, 용의자 심문 등 전형적인 추리소설의 형식을 따른다. 하지만 수사 진행은 더디기만 하다. 수사진의 핵심인 노리미즈 탐정은 사건 해결보다는 문헌과 출처 등을 내세운 편집광적 지식 나열에 더 열을 올린다. 이러한 진행은 작품 후반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이 부분이 완독하기까지 난코스일 뿐. 노리미즈 탐정의 추리 얼개가 되는 지식 향연에 기꺼이 동참하기만 한다면, 또 다른 추리소설의 세계를 만끽할 수 있다. 물론 일본 추리소설 3대 기서라는, 어려운 산 하나를 정복하는 쾌감은 완독한 독자만이 얻을 수 있는 보너스다!

‘전쟁터에 갈 때 가져갈 책’이라는 찬사 뒤에
명탐정의 지루한 장광설로 완독 포기자 속출

추리소설 마니아라고 자부하는 독자라면 일본 추리소설 3대 기서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유메노 규사쿠의 『도구라 마구라』와 나카이 히데오의 『허무에의 공물』 그리고 오구리 무시타로의 장편추리소설 『흑사관 살인 사건』이 그것이다. 그중 『흑사관 살인 사건』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전쟁에 나가게 된다면, 성서나 불경이 아니라 오구리의 『흑사관 살인 사건』 한 권만을 가지고 가겠다.”

이 유명한 이야기는 사실 에도가와 란포가 지인의 말을 인용하여 소개했다고 전해진다. 분명 호기심을 끄는 문구이지만 이 책을 읽으려고 시도한 독자라면 안다. 지식 자랑과 장광설이 길어질 뿐, 범인이 누구인지, 왜 살인을 저지른 건지에 대한 본격 추리는 뒷전이다. 당대 최고의 추리소설가였던 에도가와 란포도 이 점을 염려했던 것 같다. 현학이 난무하는 미스터리라 웬만한 추리소설 독자라도 나가떨어질 것이 뻔하고, 책이 안 팔릴 것을 안 에도가와 란포가 선배로서, 후배 작가를 후원하는 차원에서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입소문 요소를 보탰던 게 아니었을까?

1935년 이 책이 일본에서 처음 단행본으로 출간될 때, 에도가와 란포와 가가 사부로가 각각 서문을 썼다. 이 사실만 봐도 당시 문단에서 오구리와 이 작품에 거는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서문에서 가가 사부로는 “탐정소설계의 괴물 에도가와 란포가 등장한 지 만 10년째 되는 해에 똑같은 괴물 오구리 무시타로가 출현했다”고 기술하며 앞으로 나올 그의 작품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또한 란포는 서문을 통해 “이 작품은 이미 쓰인, 또 이제부터 쓰일 모든 탐정소설의 소재가 집대성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그는 이 작품을 읽는 방법으로, 이렇게 많은 소재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독자 자신의 탐정소설을 구성해 나가며 그 판타지를 즐기라고 조언했다. 국내에서 이 책을 번역한 강원주 역자는 『흑사관 살인 사건』의 매력과 장점을 이렇게 피력한다.
“현학적 지식의 대방출로 현실 세계의 살인 사건은 환상 세계의 저주로 재구성되고, 그에 반응하는 인간 군상의 병리적 심리 상태는 작품의 음울함과 기괴함을 배가한다. 현실과 환상, 악의와 저주를 그대로 형상화한 것 같은 흑사관은 그 중심에 서서 섬뜩한 판타지 세계로 독자를 초대한다.”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① 세 가닥의 머리카락
구로이와 루이코, 아에바 고손, 모리타 시켄 지음 | 김계자 옮김
② 단발머리 소녀
오카모도 기도, 사토 하루오, 고다 로한 지음 | 신주혜 옮김
③ 살인의 방
다니자키 준이치로 외 지음 | 김효순 옮김
④ 도플갱어의 섬
에도가와 란포 지음 | 채숙향 옮김
⑤ 도플갱어의 섬
고사카이 후보쿠, 고가 사부로, 오시타 우다루, 쓰노다 기쿠오 지음 | 엄인경 옮김 ⑥ 유리병 속 지옥
유메노 규사쿠 | 이현희 옮김 ⑦ 그 남자가 죽였을까
하마오 시로, 기기 다카타로| 조찬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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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통칭 흑사관이라고 불리는 후리야기관에는 언제가 반드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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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칭 흑사관이라고 불리는 후리야기관에는 언제가 반드시 이런 괴이한 공포가 생겨날 것이라는 풍문이 있었다(p9).

        

    일본 3대 기서 중 하나로 손꼽히는 오구리 무시타로의 흑사관 살인사건은 읽으면 읽을수록 사건의 실체와 가까워지기는커녕 내가 뭘 읽고 있는지 나조차도 알 수 없는 미궁에 빠진다. 이 책의 저자 오구리 무시타로는 원고료와 인세를 받으면 책을 구입하는데 모두 사용해 생활이 궁핍했다한다.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을까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박학다식함은 흑사관 살인사건에서 그 지식을 양껏 뽐낸다. 덕분에 독자에게는 참 불친절하지만 그만큼 추리소설 마니아들에게는 언젠가 정복하고 싶은 책으로 명성이 높다. 흑사관 살인사건을 읽기 전까진 그래도 추리소설 꽤나 읽어봤다 자부했는데 역시 세상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이 무궁무진하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 시간이었다.

        

    후리야기 가문의 성관을 흑사관이라 부르는데 이는 그리 유쾌한 유래는 아니다. 중세 유럽의 흑사병으로 죽은 시체를 넣은 성관과 닮았다하여 오명을 얻은 흑사관은 지어진 이래 기괴한 죽음을 연상시키는 변사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p10) 세인들의 관심을 받았다. 두 건의 죽음 이후, 한동안 죽음의 그림자가 잠잠했던 흑사관에 가주 산테쓰가 자살했다는 비보가 들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오스트리아 출신의 제1바이올린주자 그레테 단네베르그가 살해된다. 40년 동안 본국을 떠나 흑사관에 머물면서 신출귀몰한 4인의 4중주단.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 그들은 귀화하여 산테쓰에게 입적됐는데, 흑사관에서 일어난 비극의 원인은 결국 유산 때문일까? 또 다른 죽음을 예고하는 흑사관을 구하기 위해 명탐정이 파견된다.

        

    사건을 해결할 생각은 안하고 무슨 소리인지도 모를 TMI를 줄줄이 읊는 명탐정 노리즈미 린타로, 훌륭한 지식인인 것은 잘 알겠지만 그의 현학적인 성향 때문에 괴로웠지만 또 쉽게쉽게 풀어주기 보다는 어렵게 어렵게 풀어주는 추리소설도 그만의 맛이 있으니. 괜히 3대기서로 손꼽히는 책이 아니다. 추리소설 매니아라면 언젠가는 꼭 정복해야 하는 책, 1회독으로는 간신히 글자만 읽은 수준이다 보니 더더욱 정복욕이 불사 오른다. 무슨 소린지 몰라도 일단 읽다보면 점점 오구리의 기괴함의 적응이 될 것이다.

     

  • 흑사관 살인 사건 | he**ajh | 2020.01.1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이상에서 출간하는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의 여덟 번째 소설이 출간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책, 오구리 무시타로...

    이상에서 출간하는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의 여덟 번째 소설이 출간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책, 오구리 무시타로의 <흑사관 살인 사건>이다. 이 책은 국내에 벌써 3번째 출간된 책이다. 동서문화사와 북로드에서 출간되었고, 이제 이상에서 출간된 것이다. 헌데, 이상한 건 계약과 출간이 반복될 만큼 재밌다는 게 아니라, ‘재미없다라는 평이 수두룩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수사의뢰와 명탐정 등장, 용의자 심문으로 전형적인 고전추리소설의 형태를 띠며, 흑사관(흑사병으로 죽은 사람들이 시체를 넣어둔 성관과 닮음)이라는 괴기스럽고 음울한 소재를 배경으로 하기에 개성도 있다. 때문에 대부분 일본추리소설의 오락성을 인정한 한국독자들은 환영할 만 한데도 그 환영을 받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 추리소설 3대 기서중 하나이자, 지루함과 장광설로 가득해 악명 높은 소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마니아들의 끊없는 도전과 출판사들이 출간 의의를 동기로 출간하는 미스터리한 소설. 소문부터가 무성한 <흑사관 살인 사건>을 소개한다.

     

     

    인간의 마음속에 악마가 살고 있다면,

    그 균열 속에 남은 사람들은 범죄의 밑바닥으로 끌고 가기라도 할 것 같았다.

    세상 사람들은 생각지도 못한 자괴감이 일으키는 두려움을 차츰 강하게 느끼기 시작했다.‘

     

     

    통칭 흑사관이라고 불리는 후리야기관. 그 흑사관을 두고 사람들은 언젠가 기이한 공포가 생겨날 것이라 예상했다. 예전에는 켈트 르네상스 양식의 성관의 첨탑과 망루의 수와 선이 주는 기이한 감각과 더불어 용궁 아기씨를 그려 넣어 눈부시게 아름다운 볼거리였지만, 현재는 변색되고 좀먹어가듯 거칠고 황폐해진 상태이다. 언제부터인가 이 저택에 안개 같은 것이 둘러싸기 시작해 성관이 비밀 덩어리로 보이게 만들었고, 요사스러운 기운이 느껴지기까지 했다. 사람들의 불길한 예감은 이런 외관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 성관이 지어진 이래 기괴한 죽음을 연상시키는 변사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 성관의 주인 산테쓰 박사는 유럽에서 의학과 마술을 연구한 신비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인데 1년 전쯤 기괴한 방법으로 자살을 했다. 산테쓰는 체크 무늬 옷을 입은 사람 실물 크기의 인형을 안고 방에 들어가 10분도 안되서 죽음을 맞이했는데, 집안사람들은 아무소리도 듣지 못했고, 외상도 흐트러진 물건도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는 네명의 가족이 있는데, 현악 4중주단을 이루는 이 외국인들은 어려서부터 40년이란 긴 세월동안 성관밖에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다고 한다. 이상한 가족구성으로 더욱 호기심 어린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그리고 박사의 자살사건 후 다시 의문의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4중주단원 중 한명인 바이올린 연주자가 독살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인데...

     

    읽는 내내 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가?’ 라는 생각을 연달아하면서 읽어보는 추리소설은 처음이랄까? 솔직히 본인이 일본추리소설을 사랑하는 마니아이고, 이 시리즈가 일본추리소설의 역사를 더듬는 의미가 있는 시리즈물이기 때문에 호평을 하고 싶지만,‘재미있다라고는 말하진 못하겠다. 왜냐하면 현학이 난무하는 미스터리물이기 때문이다. 사건이 벌어지고 탐문을 하고 추적하거나 트릭을 파헤치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아슬아슬한 긴장감과 인물들의 범죄동기와 상관된 감정들이 뒤엉켜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는 추리물이 아니라, 이 모든 과정을 백과사전 급으로 신학,의학,문학,과학,심리,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걸쳐서, 독자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듯 나열하는 식의 내용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작품의 대부분이 저자의 지식방출이랄까?

    솔직히 모든 사람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추리소설마니아라면 이 책이 왜 유메노 규사쿠의 <고구라 마구라>, 나카이 히데오의 <허무에의 공물>과 함께 일본 추리소설 3대 기서인지 한번쯤 호기심에 읽어볼만하다고 말할 수는 있을 것 같다. 결코 재미있지는 않지만, 마니아들의 완독 도전의욕을 끓어 올릴지도 모를 소설. <흑사관 살인 사건>이다.

     

     

  •     "물론 구가 시즈코는 박식하기 짝이 없어. 하지만 그녀는 색인 같은 여자...

     

     

    "물론 구가 시즈코는 박식하기 짝이 없어. 하지만 그녀는 색인 같은 여자야. 모든 기억이 장기판 조각처럼 정확하게 배열되어 있는 것에 지나지 않아. 그렇지, 그야말로 정확성은 비길 데가 없지 그래서 독창성이나 발전성과는 인연이 없는 거야. 첫째, 그렇게 문학에 감각이 없는 여자에게서 어떻게 비범한 범죄를 계획할 만한 공상력이 나오겠나?"
    "도대체 문학이 이 살인 사건과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이야?" 검사가 따졌다.    p.104

     

    통칭 ‘흑사관’이라고 불리는 후리야기 성관에는 오래 전부터 언젠가 괴이한 공포가 생겨날 것이라는 풍문이 있었다. 후리야기 성관은 호화스럽고 웅장하기 이를 데 없는 켈트 르네상스 양식으로 눈부시게 아름다운 볼거리였지만, 세월의 흐름과 함께 퇴색되어 거칠고 황폐해지더니 언제부터인가 저택 주위를 안개 같은 것이 둘러싸기 시작해 비밀스럽게 보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성관에서 기괴한 죽음을 연상시키는 변사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다. 동기 불명의 사건이 세 차례에 걸쳐 일어났고, 연이어 성관의 주인인 산테쓰 박사마저 기괴한 방법으로 자살한다. 그리고 1년 뒤,  4중주단원 중 한 명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그 현악 4중주단을 이루었던 네 명의 외국인들은 어릴 때부터 4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성관 밖으로 한 걸음도 나가지 않으며 감금된 채 길러졌다는 소문이 무성했었다. 이렇게 갖가지 억측이 낳은 환상으로 둘러싸인 그곳, 중세 유럽에서 흑사병으로 죽은 사람들의 시체를 넣어둔 성관과 닮았다고 하여 ‘흑사관’이라 불리는 그곳으로 노리미즈 탐정과 하제쿠라 검사, 구마시로 수사 국장이 투입된다.

     

    자. 살인사건이 벌어졌고, 명탐정이 등장해 수사를 하기 시작한다. 여느 추리소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구성이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초반부터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는 작품이다. 수사 진행은 매우 느리고, 탐정은 사건 해결보다 자신의 편집광적 지식 나열에 더 열을 올릴 뿐이니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분명 단어 자체게 크게 어려움은 없는데도, 대체 내가 무슨 내용을 읽고 있는 건지 이해가 잘 안 된다는 점이다. 작품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노리미즈의 어마어마하게 광범위한 현학적 지식 나열이다. 그는 시종일관 신비주의, 점성술, 이단 신학, 종교학, 물리학, 의학, 약학, 문장학, 심리학, 범죄학, 암호학 등에 대한 지식을 읊어대는데, 그 정도가 너무 지나쳐 극중 함께 등장하는 이들도 대놓고 불평을 해댈 정도이다. '아아, 미칠 것 같은 이야기군' 이라던가, '도대체 문학이 이 살인 사건과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이야?' 라던가, '이제 저는 당신의 그 현학주의에 구역질이 납니다'라고 직접적으로 쏘아붙이기도 한다. 독자 입장에서도 노리즈미에게 한 소리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등장 인물이 대신 해주니 속이 시원할 법도 하지만 사실 그런 걸 느낄 겨를도 없이 탐정의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야기에 질리는 게 더 먼저라는 사실이 아이러니긴 하다. 일단 상황이 이러하니, 추리소설 자체의 재미를 느끼기 보다 역대 가장 현학적인 탐정 캐릭터를 만난다는 데 의의를 두고 읽어야 하는 작품이다.

     

     

     

     

    그 순간 모든 것이 일시에 정지한 것 같았다. 마침내 가면이 벗겨지고 이 광기 어린 연극은 끝났다. 항상 심미성을 잊지 않는 노리미즈의 수사법이 여기에서도 또 초기 화약 기술과 연관된 종교전쟁으로 장식되어 화려하기 짝이 없는 결말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검사는 아직도 반신반의하는 얼굴로 담배를 입에서 뗀 채 멍하니 노리미즈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에 노리미즈는 빈정거리는 듯 웃으며 하트의 역사책을 뒤져 그 페이지를 검사에게 내밀었다.    p.314

     

    이 작품은 벌써 국내에서 세 번째 출간되는 버전이다. 2005년에 동서 미스터리 북스로 출간되었었고, 2011년에 북로드의 스토리콜렉터로도 나왔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상미디어의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여덟 번째 작품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이 시리즈는 가능한 한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을 선정하여 번역하고자 했다는 취지로 기획되어 그 동안은 다소 낯선 작가들의 작품이 출간되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국내에 소개되었던 오구리 무시타로의 작품을 새롭게 번역하여 다시 선보이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개되었던 것이 9년 전이니, 지금의 독자들에 맞춰 현대의 어법과 표현으로 바꾸어 가독성을 높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 작품은 추리소설 마니아들에게는 '악명 높은 책'으로 알려져 있다. 유메노 규사쿠의 <도구라 마구라>와 나카이 히데오의 <허무에의 공물>과 함께 일본 추리소설 사상 3대 기서 중 하나로 유명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작품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현학적 문장의 나열이 가장 큰 장애물로, 그 난해함으로 인해서 읽고 있는데도 이해가 어렵다거나, 대체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는 등의 평가를 받고 있는데, 나 역시 읽으면서 비슷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평범한 독자들에게 '완독하기 어려운' 작품 중의 하나로 꼽히는 작품이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명탐정의 지루한 장광설로 완독 포기자 속출'한다는 그 명성 때문에 오히려 추리 소설 독자들에게 도전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기도 하다. 추리소설 마니아라고 자부하는 독자라면 반드시 만나 보아야 할, 끝까지 완독하는 걸 도전해봐야 할 작품인 것은 분명하다. 이 작품이 1935년에 일본에서 처음 단행본으로 출간되었을 때, 서문을 썼던 가가 사부로는 “탐정소설계의 괴물 에도가와 란포가 등장한 지 만 10년째 되는 해에 똑같은 괴물 오구리 무시타로가 출현했다”고 말했다. 함께 서문을 썼던 에도가와 란포는 서문에서 “이 작품은 이미 쓰인, 또 이제부터 쓰일 모든 탐정소설의 소재가 집대성된 작품”이라고 평가하기도 했고 말이다. 자, 이제 도전 욕구가 샘 솟는다거나, 정복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거나, 대체 어떤 작품인지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당신은 아마도 추리소설 마니아일 것이다. 그러니 당신에게 이 특별한 추리소설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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