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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가게 / 소장용, 상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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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쪽 | A5
ISBN-10 : 8970635688
ISBN-13 : 9788970635682
자살가게 / 소장용, 상급 [양장] 중고
저자 장 튈레 | 역자 성귀수 | 출판사 열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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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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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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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삶을 사셨습니까? 당신의 죽음만큼은 성공을 보장해드리겠습니다!

가문 대대로 자살용품만을 판매해온 상점. 사람들의 슬픔과 우울을 먹으며 승승장구해온 이 얄궂은 기업이 어느 날 끔찍한 적과 마주치나니, 그것은 다름 아닌 '삶의 희열'이다. 이 책은 프랑스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의 장편소설로, 죽음에 굴복하는 인간의 운명을 참신한 블랙유머와 음산하면서도 기발하게 그려내고 있다.

가문 대대로 자살용품만을 판매해온 상점. 이 가게에는 목매다는 밧줄, 동맥절단용 면도날, 할복자살용 단도, 총, 독 묻은 사과, 투신하기 위해 매다는 시멘트덩어리 등 유구한 고전적 자살도구에서부터 기발하고도 참신한 자살방법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죽음의 상품이 총망라되어 있다. 인간의 암울한 운명을 통해 번영을 누려온 이 가문의 골치거리는 그들의 적이 다름 아닌 그 내부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바로 막내아들 알랑이 문제의 장본인이다. 태어날 때부터 웃는 인상이며 다른 가족 구성원과 달리 세상의 밝은 면만 보고 매사에 낙천적인 알랑을 두고 부부는 낙심천만이다. 알렝은 삶을 무조건 장밋빛으로 보면서 식구들에게 점차 행복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데…. <양장본>

저자소개

목차

* 현재 상품정보를 준비중 에 있습니다.

책 속으로

“사람들이 들어올 때 이따위로 흥얼거리지 말란 말이다. 봉-주-르! 그냥 우울하게 ‘재수 옴 붙은 날입니다. 마담……’ 하든지, ‘앞이 캄캄한 날이 되길 바랍니다, 무슈’ 하란 말이야. 그리고 제발 웃지 좀 말라구! 손님들 죄다 도망가게 만들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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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들어올 때 이따위로 흥얼거리지 말란 말이다. 봉-주-르! 그냥 우울하게 ‘재수 옴 붙은 날입니다. 마담……’ 하든지, ‘앞이 캄캄한 날이 되길 바랍니다, 무슈’ 하란 말이야. 그리고 제발 웃지 좀 말라구! 손님들 죄다 도망가게 만들고 싶어서 그러냐?……” (p.11)

“아, 맞다. ‘모래상인’! 왜 진작 그 생각을 못했을까? 요즘은 내가 정신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지 모른다니까 글쎄! 마담, 아무래도 만지는 거하고 흡입하는 거, 삼키는 거 세 가지 중 결정이 힘드신 것 같은데, 그 세 가지를 한데 혼합한 상품이 있답니다. 즉, 벨라돈나하고 ‘치명적인 서릿발’하고 ‘사막의 숨결’을 합친 것이죠. 마지막 순간에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다시 말해서 이 칵테일을 마시든, 만지든, 냄새를 맡든 약효는 어김없이 돌게 되어 있답니다.” (p.38)

“‘죽어도 상관 안 해’ 상사에서 요즘 막 출시한 독액을 우리한테 권하더구나. 그걸 정맥에 주사하면 너 자신은 아무 탈이 없지만 차츰 네 침샘에서 독이 만들어지고, 키스를 하면서 너는 그 독액을 사용하게 되는 거란다. 너와 입을 맞추는 모든 사람들은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거지……”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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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가문 대대로 자살용품만을 판매해온 상점. 상점 안의 네온관 불빛 아래 진열대에는 금빛 반짝거리는 각종 약병들이 즐비하다. 전면으로는 지붕에 솟은 좁다란 탑, 좌측 층계참에는 자그마한 문이 보인다. 문은 탑에 오르는 낡은 나선형 돌계단으로 통한다. 그...

[출판사서평 더 보기]

가문 대대로 자살용품만을 판매해온 상점.
상점 안의 네온관 불빛 아래 진열대에는 금빛 반짝거리는 각종 약병들이 즐비하다. 전면으로는 지붕에 솟은 좁다란 탑, 좌측 층계참에는 자그마한 문이 보인다. 문은 탑에 오르는 낡은 나선형 돌계단으로 통한다. 그 안쪽은 독약을 제조하는 곳. 한가운데 이중 선반에다 양쪽 벽면마다 단일 선반 하나씩. 고풍스런 델프트 도자기 타일바닥에, 천장에는 영안실용 조명등이 있으며 좌측 벽에는 약병 선반, 그리고 독약을 보관하는 신선고가 있다.
이 가게에는 목매다는 밧줄, 동맥절단용 면도날, 할복자살용 단도, 총, 독 묻은 사과, 투신하기 위해 매다는 시멘트덩어리 등등, 그들이 운영하는 가게에는 유구한 고전적 자살도구에서부터 기발하고도 참신한 자살방법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죽음의 상품이 총망라되어 있다.
이러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자살가게’의 플랜카드 문구는 다음과 같다.

십오만 명이 자살시도를 하는 가운데 무려 십삼만팔천 명이 실패를 한다.
죽지 않는다면 전액 환불!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인간의 암울한 운명을 통해 번영을 누려온 이 가문의 적이 다름 아닌 그 내부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바로 막내아들 알랑이 문제의 장본인이다. 알랑은 구멍 난 콘돔을 시험해보다가 태어난 아이다. 그것은 섹스를 통해 감염되어 죽고 싶은 사람들에게 파는 물건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웃는 인상이며 다른 가족 구성원과 달리 세상의 밝은 면만 보고 매사에 낙천적인 알랑을 두고 부부는 낙심천만이다. 삶을 무조건 장밋빛으로 보면서 식구들에게 점차 행복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알랑은 인간의 고뇌를 달래는 가족치료사에 다름 아니다.

가게주인이며 칼과 총의 전문가인 미시마 튀바슈, 독극물 전문가인 아내 뤼크레스 사이에는 알랑 이외에 맏아들 뱅상과 딸 마릴린이 있다. 알랑이라는 이름이 ‘앨런 튜링’에서 비롯되었음에서 알 수 있듯이 아이들의 이름은 하나같이 모두 자살한 유명인 이름을 땄다.

뱅상은 반 고흐의 이름에서 영감을 얻었다. 한시라도 붕대를 감지 않으면 머리가 터질 거라고 굳게 믿는 식욕부진증 환자다. 어두운 그림만 그리는 아들을 가문의 진정한 예술가로 여기는 부부는 늘 그의 핏속에 자살의 넋이 흐르고 있다고 말한다. 뱅상은 자살 테마파크 모형물을 만드는 중인데, 이는 삶을 끝장내고자 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유원지 같은 곳으로 사격장 시설이 있어 사람들이 돈을 내고 스스로 과녁이 되게끔 하는 프로그램이다. 독이 든 감자튀김 연기와 버섯냄새 속에서 고객들은 눈물을 흘리고, 롤러코스터는 장난감 새총처럼 사람들을 날려버리며, 감전사와 익사도 고려해볼 수 있다.

먼로의 이름을 연상케 하는 딸의 이름은 마릴린이다. 약간 통통한 몸집에 머리카락이 얼굴을 다 가리고 있다. 두루뭉술하고 게을러터졌으며 젖가슴이 축 늘어진 자신의 거북살스런 몸매를 창피해한다. 몸에 꼭 맞는 티셔츠 앞가슴에는 검은색 테두리 흰색 바탕의 직사각형이 새겨져 있고 그 안에 ‘사는 게 지겨워’라는 문구가 들어 있다. 열여덟 살 생일선물로 관 모양의 생일케이크와 맹독이 든 주사기를 선물받아, 이로써 침샘에서 독이 만들어지는 방식으로 그녀는 자살자에게 죽음의 키스를 판다. 그러나 정작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났을 때 키스할 수 없어 절망하는 아이러니……

[출판사서평 더 보기 닫기]

책 속 한 문장

  • 박혜숙 님 2007.11.30

    "벌받고 있는 겁니다. 학교에서 자살자에 대한 질문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근데 쟤가 뭐란 줄 아십니까? 아 글쎄, ‘자, 살자’고 하는 사람이라나 뭐라나, 그랬다는 거 아닙니까!”

회원리뷰

  • 가게는 사라졌다. | tb**e | 2017.03.10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암울한 사회상을 보여 이 가게가 생겨나 활발하게 장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 준다. 파리의 이 가게는, 키스 한 번에 성공...

    암울한 사회상을 보여 이 가게가 생겨나 활발하게 장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 준다. 파리의 이 가게는, 키스 한 번에 성공할 수 있다는 홍보를 하자 구름떼같이 사람들이 몰려드는 가게다. 부자는 비싼 도구를 구입한다. 돈이 없는 사람에게는 총알 한 알도 돈을 받고 판다. 상품에 프리미엄 상품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재방문 고객(도구를 선택하지 못한 사람)은 있어도, 단골은 없다.(목숨이 아홉 개인 고양이라면 단골이 될 수 있을까?)

     

    생을 끝내야겠다는 마음은, 더 이상 나아갈 길이 보이지 않는 순간이다. 실질적인 실행은, 그 포기의 순간이며, 행위는 의식에 불과하다.

     

    만물의 영장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말은 아닐 것이다. 지능과 손 능력의 개발 수준에 따라 영장일 수도, 약간 더 나은 수준일 수도 있겠다. 지능을 가진 덕분에, 고난을 만났을 때 다양한 방법을 구상해 낸다. 동쪽으로 갔다가 서쪽으로도 갔다가 한다. 스스로 생각해서 다른 방법을 적용해 보기도 하고, 팔랑귀는 아니더라도 남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나아갈 길이, 더 이상 떠올릴 아이디어가 없어 삶의 지속 가능성이 종료됐다고 느꼈을 때 우리는 삶을 마감하는 방법을 생각하게 된다.

     

    과연 어떤 주제일 때 그런 강력한 포기를 하게 되는 걸까? 가장이라면, 더 이상 가족을 부양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일까? 홀로 사는 사람이라면, 삶을 지속하게 할 원동력인 에너지가 고갈됐다고, 다시 충전될 수 없다고 생각할 때인가? 혹시, 내가 한 잘못으로 복구될 수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되면, '여기서 그만!' 혹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하는 걸까? 죽음으로 책임을 물 일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한 걸까?


    공통적인 부분은, 혼자 헤쳐나가려 하기 때문일 것이다. 타인의 손을 빌 일이 아니라고, 혹은 타인도 나를 도울 수 없는 지경이라 생각해서 일 것이다. 그래서 이 막다른 길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해서 일 것이다.

     

    현실을 벗어나는 방법은 꼭 죽음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떠남'도 있겠다. 새로운 장소로의 이전으로, 기존의 현실 공간을 벗어나는 방법이 있겠다.
    '칩거'도 있겠다. 시간은 지속적으로 흘러간다. 그러니 지금의 고난 가득한 시간대가 다 흘러가기를 바라며 숨어 있는 것이다.
    '철판'도 있겠다. 무턱대고, 막무가내로 도와달라고 외치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손을 내밀어 도와달라고 애걸복걸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안의 함정은, 이미 그것들을 모두 해봤다고 판단하는 상황이다. 고난이 턱 밑을 지나 얼굴까지 덮어 버렸다. 그동안 생각나는, 들은 모든 방법을 다 전개해 봤다. 그러나 안된다. 해결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 또 하나의 아이디어를 내라고 하는 것이 무리라 여겨지긴 하겠다.
    생각에 여유가 없는 상황에 바로 등 뒤에 칼을 꽂을 현실이 붉은 혀를 날름거리는 와중에, 무엇을 더 생각할 수 있겠나?

     

    그러나 이 모든 의사 결정은 자신이 내린다는 것이 실낱같은 희망이 되진 않을까? 혼자 내리는 의사결정을 보류하고, 손 닿는 모든 사람에게 상의를 구해보면 어떨까?
    방법이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왜 그렇게 살아왔냐며 대놓고 타박은 하지 않을 것이다, 긍휼히 여길 수는 있어도.

     

    신경숙의 '기차는 7시에 떠나네' 중 생각나는 구절이 있다. 손에 잡은 구명줄을 놓으면 바닥없는 나락으로 빠질 것 같지만, 사실 바닥은 바로 아래에 있다. 그리고 그 바닥을 다시 박차고 올라가면 된다. 문구 그대로는 아니지만, 이런 의미의 구절이 있었다. 소설의 내용도, 주제도, 소재도 떠오르지 않지만 이 구절의 의미만은 이상하게도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찾아 관련 정보를 살펴보니 이 절망의 시작은 사랑이었다.

     

    세상의 사건들을 한 가지 사상만으로 해결할 수 없듯이, 내 문제의 해결책은 나만이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바둑도, 실제 플레이어 두 사람은 보이지 않던 길을, 제 3자인 훈수꾼은 잘도 찾아내니 말이다.

    작품은, 원작 소설이나 애니메이션이나 삶은 살아 볼 만한 것이라는 결론으로 맺는다.

    정말 삶은 살아볼 만한 시간인가? 지낼 만한 공간인가? 신은 운명이라는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 그 질문은 당사자가 이겨낼 수 있는 정도라고 한다. 살다 보면 신은 나를 과대평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구도 쉬운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며, 세상에 노력하지 않는 자는 없다. 그런데도 누구는 인생에 눌려 허덕이고 누구는 온몸에 상처를 입으며 그것을 뚫고 나간다. 그 승리하는 '누구도'가 내가 될 수 없다. 그 승리하는 '누구도'가 바로 나일 수 있다. 그것은, 삶을 버릴 것인가 말 것인가의 기로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이다.

     

    이 가게는 끝냄의 행위를 방조하는 곳이 아니다. 행위에 실패해 더 큰 고난 속에 살 가능성을 제거해 주는 장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작 소설과 애니메이션은 가게를 폐쇄한다. 왜일까? 삶을 버릴 수 있는, 그런 행위를 도울 조그만 꼬투리까지 남겨두지 않기 위해서일까? 그로 인해 삶을 포기할 생각을 하지 말고, 한 번 더 땅을 박차라고 말하기 위해서일까?

  • 독특한 소재의 소설. | ss**um | 2015.12.18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책장에 읽지 않은 책이 엄청나다 보니 한 권의 책이 선택되어 읽히기까지도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오랫동안 내 책장에서 김치...
    책장에 읽지 않은 책이 엄청나다 보니 한 권의 책이 선택되어 읽히기까지도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오랫동안 내 책장에서 김치처럼 묵혀지고 있는 책이 있는가하면 내 손에 닿자마자 바로 읽히는 책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정말 우연한 계기로 읽게 되었다. 이웃 블로그에서 책에 관한 기사를 보게 되었고 이 책을 추천하다는 말 한마디에 무려 7년 동안 묵혀 있었던 이 책을 꺼낸 것이다. 그리고 반나절 만에 읽어 버렸다. 묵혀 있던 시간이 미안할 만큼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고 차라리 지금 읽은 게 나에겐 시기가 더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선물 받았을 때가 7년 전인데 그때 나의 독서 성향을 봤을 땐 있는 그대로 소설을 읽지 못했을 것 같다. 선물한 지인이 블랙 코미디라는 말을 했었고 그런 장르를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소설임에도 ‘자살’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영 내키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제야 이 책을 읽어보니 오히려 이 소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그간 다양한 소설을 접했고, 내 취향이 아니더라도 이런 소설도 있으며 소재에 모든 걸 묻어버리기보다 다른 면을 볼 수 있어서가 아니었나 싶다.

     

      그도 그럴 것이 소재가 참 독특하다. 자살을 돕는 물품을 파는 가게라니. 그 가게를 운영하는 부부는 자신의 아이들이 우울하고 죽음에 관해 가까이 다가갈 때 더 좋아하며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콘돔을 실험하다 생긴 셋째 아이 알랑만이 예외다. 자살가게에, 그리고 그 가게를 운영해가는 가족 구성원에서 어울리지 않게 밝은 알랑은 늘 핀잔을 듣기 마련이다. 명복을 빌어야 하는 가게임에도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늘 희망을 주는 듯한 웃음과 밝음이 손님들에게 전염되어 물건을 사지 않을까 부모는 늘 노심초사다. 그러거나 말거나 알랑은 특유의 발랄한 모습으로 자신의 삶을 영위해가고 서서히 가족들에게 긍정적인 면들이 스며들어 간다.

     

      알랑을 잠시 제쳐두고라도 자살가게의 모습은 흥미롭다. 자살을 도울 수 있는 물건을 파는 가게라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섬뜩하거나 잔인하지 않다. 말 그대로 한편의 코미디다. 자살을 하기 위해 아무렇지 않게 가게를 찾아 새로운 물품을 찾는 손님들과 그런 손님을 대하는 부부와 아이들의 모습이 극히 자연스럽다. 철저히 비즈니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부부의 모습을 따라 아이들도 가게의 매출을 올리려 돕는 모습에서 비난은커녕 물품이 좀 독특할 뿐 일반적인 상인의 모습을 엿볼 수 있을 정도였다. 그 물건들이 모두 자살을 돕는 것일 뿐, 그 물건을 사용해보고 싶다거나 그 물건을 사용하고 정말 다른 세상으로 간 사람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 한 편의 블랙 코미디였다.

    삶이란 있는 그대로의 삶 자체를 말하는 거예요. 있는 그대로의 가치가 있는 것이죠! 서툴거나 부족하면 서툴고 부족한 그대로 삶은 스스로 담당하는 몫이 있는 법입니다. 삶에 그 이상 지나친 것을 바라선 안 되는 거예요. 다들 그 이상을 바라기 때문에 삶을 말살하려 드는 겁니다. (154쪽)

     

      손님에게 물건을 하나 더 팔아보겠다며 온갖 감언이설을 뱉어내던 알랑의 가족이, 알랑으로 인해 이런 긍정적인 말을 하게 된 것은 놀라운 변화였다. 손님에게 이런 말을 하면서 스스로 왜 이렇게 변했는지 놀라는 모습에서 한 명의 긍정적인 힘이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철저히 지켜볼 수 있었다. 거기다 알랑의 아빠는 알랑을 보며 ‘인간의 고뇌를 달래는 가족치료사’라는 표현을 떠올리며 처음에는 골치 덩어리였던 아이가 자신의 가족에게 긍정적인 힘을 미친다는 것을 인정하기도 한다.

     

      그렇게 독특한 가게를 꾸려나가고 그 안에서 부정적인 면만 키워나가던 가족이 알랑으로 인해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되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날 줄 알았다. 지극히 자연스러웠고 뻔한 결말이라고 핀잔을 줄 필요조차도 없어 보였다. 그러나 저자는 마지막에 충격적인 결말로 냉정하게 알랑의 의무를 표현해 버렸다. 겨우 가족들이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새롭게 뜨게 되었는데 알랑은 그걸로 자신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순식간에 읽어버린 소설이었지만 그런 흡입력과 독특한 소재만큼이나 결말이 믿겨지지 않았다. 여전히 알랑의 선택에 고개를 젓고 싶어지고 이건 너무 잔인한 코미디가 아니냐고 저자에게 따지고 싶기까지 하다. 하지만 자살가게에서 팔았던 물품이며, 그 가족이 손님들에게 장사수완을 부렸던 일들이며, 많은 사람들이 실패해야 자살가게가 더 운영이 잘 되었던 사실을 생각하면 알랑의 선택에 무조건적인 불평만을 쏟아낼 수 없다는 게 아이러니할 뿐이다.

     



    이 리뷰는 리뷰 마블 이벤트 응모작 입니다
  • 자살가게 | yo**sky197 | 2011.10.08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이런 황당한 결말을 접하는 책은 정말이지 오랫만이다. 황당하다고 하기보다는 어이없었다. 아니 충격이었다. 전혀 예상을 못한...
    이런 황당한 결말을 접하는 책은 정말이지 오랫만이다.
    황당하다고 하기보다는 어이없었다. 아니 충격이었다. 전혀 예상을 못한 결말에 혀를 찌른듯한 배신 그 자체였다.
    아니 그럼 뭐하러 그 많은 사람들을 살렸냐고
    자신이 뭐 예수라도 되는 거야 뭐야?
     
    이 책의 무대는 제목처럼 자살가게다
    그것도 가문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자살가게
    목매다는 밧줄, 독 묻은 사과, 손을 그을 수 있는 면도날 등 자살하려고 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모든 품목이 다 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이 가게를 찾아오고 가게 주인인 미시마 튀바슈와 아내 뤼크레스는 아주 친절하게(?)이들에게 꼭 맞는 자살 용품을 판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자녀가 있다. 맏아들 뱅상과 딸 마릴린이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인 알랑
    뭐 자살가게 아이들 아니라고 할까봐 뱅상은 늘 붕대를 감지 않으면 머리가 터질 거라고 굳게 믿는 식욕부진증 환자다
    약간 통통한 몸집에 머리카락이 얼굴을 다 가리고 있는 딸 마릴린은 자신이 못생긴 얼굴과 자신이 몸을 챙피해 하며 사는게 지겹다고 늘 이야기하는 딸이다
    뭐 이렇게 보면 자살가게에 딱 어우리는 가족들이라고 하겠으나 여기 예외도 있으니 언제나 웃는 얼굴에 언제나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보는 막내 아들 알랄이 있으니 바로 자살가게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아이가 되겠다
     
    알랑이 커가면서 자살가게는 차츰 조금씩 변해가기 시작한다. 부
    정적인 생각에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고 불행한 삶에서 행복한 삶으로 인생관이 바뀌게 된다.
    그리고 가게도  자살가게가 아니라 자살 방지가게로 변한다.
     
    그렇게 모든 사람들이 자살을 생각하지 않고 행복을 생각하며 살게 되었을때 내가 말한 정말이지 엉뚱하고 어의 없고 기가막힌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서 왜이리 씁쓸하던지
    아마도 지금 이 순간 누군가는 자살을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알랑같은 아이가 있으면 과연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은 하지 않을텐데...
     
    이 책을 쓴 장 퇼레 작품은 이번이 두번째다,
    가장 최근에 나온 몽테스판 수난기를 읽고 그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자살가게가 그의 작품이었다니
    다 읽고 씁쓸한 느낌을 받은 건 어찌 이리도 닮았는지 역시 장 퇼레 작품이 맞긴 맞나보다.
     
  • 무엇을 말하는것일까 | fl**dnajs | 2011.02.28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자살을 도와주는 가게라니 정말 소재가 기가 막혔다. 이야기속의 소재가 아니라 현실 속에 있는 가게라면 분명히 법적인 조치가...
    자살을 도와주는 가게라니 정말 소재가 기가 막혔다.
    이야기속의 소재가 아니라 현실 속에 있는 가게라면 분명히 법적인 조치가 취해졌을 그런 가게일 것이다.
    자살을 도와주는 도구를 판매는 물론 어떻게 하면 실패하지 않고 자살이 성공으로 갈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가게를 운영하는 가족들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간다.
    너무나도 긍정적인 아이 알랑이 태어나면서 이것저것에 혼동이 오기 시작은 하지만 그래도 부모로서 아이를 아끼고 사랑해 준다. 자살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이라면 조금 더 무책임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정말 아이들을 성의껏 잘 키우는 가족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자살가게임에도 불구하고 무섭고 섬뜩하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주위에 있는 가게의 같았고 마지막의 알랑의 선택은 이야기의 최고의 아이러니였다.
    다른 이에게 특히 가족들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것만을 사명으로 가지고 나온 사람처럼 그것이 이루어졌을 때 알랑은 전혀 다른 선택을 한다.
    정말 책을 읽으면서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선택을 한 알랑을 보면서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 건지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과연 자살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인지 읽으면서 내가 생각한 것들이 일순간에 무너졌다.
    자살은 무조건적으로 하면 안 되는 것인데 작가는 정말로 이 가게가 있었으면 하고 바란 것이 아닐까. 자신이 목표한 것이 끝이 났을 때 과연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또 무슨 희망을 가지고 가야할까를 고민하는 순간 이 책은 모든 것을 무너뜨린다.
    정말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기에 이 결말을 내린 것일까..
    정말 모르겠다. 다른 결말이었다면 강함이 적을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허무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은 든다. 정말 상상력은 좋은 작가인 것 같다,
    정말 자살을 꿈꾸는 이가 있다면 절대 비추이다.
  • 자살가게 | se**ka424 | 2010.09.03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하는 거니? 우리 가게에서 나가는 사람들한테는 '안녕히 가세...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하는 거니?

    우리 가게에서 나가는 사람들한테는 '안녕히 가세요'라는 평범한 인사는 하는 게 아니야.

    '명복을 빕니다'라고 아예 작별인사를 해야지."

    -p10 中

     

     

     

     여기, "안녕히 가세요" 대신 "명복을 빕니다"라고 인사하는 가게가 있다.

     

     

     주인 부부인 미시마와 뤼크레스는 자살의 음침하고 우울한 피가 흐르는 자신들의 튀바슈 가문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들은 가게에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해 어떤 자살 방식이 손님들에게 적합한지 골라주고 조언까지 해 준다. 그들이 개발한 기발한 자살용품들은 늘 불티나게 팔린다.

     부부의 맏아들 뱅상은 우울한 예술가의 모습을 그대로 쏙 빼닮았다. 머리가 터질까봐 늘 붕대로 머리를 칭칭 감고 있고 아무것도 먹으려 하지 않아 깡마르고 볼품없는 모양새이다.

     맏딸 마릴린은 자신의 외모를, 자기 자신 자체를 창피하게 여겨 늘 구부정한 자세로 앉아있는다. 자신은 아무데도 쓸모없는 인간이라 생각해 언제나 사람들에게 자신이 있을 곳을 물어보며 헤매인다.

     

     바로 "자살가게"이다.

     자살하러 오는 사람들을 위한 모든 것들이 여기에 전부 구비되어 있다. 독이 묻어있는 사탕에서부터 밧줄, 권총, 칼 등 없는 게 없다. 사용하는 방법들도 얼마나 각양각색인지 정말 기상천외하기 짝이 없다.

     자살가게라는 가게의 이름이 적힌 쇼핑백 한 쪽에는 "실패한 삶을 사셨습니까? 저희 가게로 오십시오. 당신의 죽음만큼은 성공을 보장해드리겠습니다!" 라는 그야말로 믿음직한 문안이 새겨져 있다.

     

     

     

     블랙유머로 가득한 이 책은 이 기발한 상황 설정에 처음부터 끝까지 그야말로 블랙미소를 띄게 만든다. 사실 전세계적으로 자살률이 늘어나는 것은 큰 문제 중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으며 우리나라 같은 경우도 나이를 불문하고 자살하는 사람들의 뉴스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아 정말 힘들어 죽겠어." 살면서 이 말을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이렇게 살 바엔 차라리 죽고싶다." 이런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정말 진심으로 자살을 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살면서 닥치는 여러가지 고난과 시련에 힘겨워 내뱉는 푸념과도 같은 소리일 것이다. 이곳 자살가게에서는 더 우울하고 암담한 현실을 보여주고 미래 따위는 없다는 것을 일러주어 그런 사람들조차 정말 진심으로 죽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끔 만든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자살가게 측에서는 자살용품을 팔아 가게 매상을 올려야하니 말이다.

     

     

     그러나 이런 자살가게를 방해하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튀바슈 가문의 돌연변이 같은 막내아들 알랑이다. 태어날 때부터 우울함을 타고나는 튀바슈 가문의 여느 아이와는 다르게 알랑은 아기 때부터 생긋생긋 웃었으며 자라면서도 형이나 누나와는 달리 언제나 긍정적인 가사를 담은 노래를 노래하고 즐겁게 춤을 추고, 그런 알랑을 변화시키기 위해 온갖 불행하고 절망적인 상황을 늘어놓는 엄마와 아빠의 이야기 속에서도 희망과 행복을 찾아낸다. 그야말로 긍정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자살을 하기 위해서는 절대 없어야 할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자살가게에 자리잡은 것이다.

     

     

     하지만 우울함보다 행복이 좀 더 전염성이 강한 법이다.

     그것을, 이 책에서 알랑이 몸소 보여주고 있다. 알랑이 가진 행복바이러스는 알게모르게 점차 퍼져 결국 자살가게를 조금씩 변화시킨다.

     

     삶과 죽음. 희망과 절망.

     그것에 대해 결코 어렵지 않게 오히려 익살스럽게 풀어내 저도 모르게 깔깔 웃는 와중에 그 행복바이러스가 어느덧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 속까지 스며들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백미는 (백미라고 표현해야 좋을지 확실히 판단이 안 서지만) 마지막 한 줄에 있다. 그야말로 마지막 한 줄의 반전이 무시무시하다.

     작가가 결국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지. 그것에 대한 생각은 결국 독자의 몫인것 같다.

     

     

     

     

    "삶이란 있는 그대로의 삶 자체를 말하는 거에요.

    있는 그대로의 가치가 있는 것이죠!

    서툴거나 부족하면 서툴고 부족한 그대로 삶은 스스로 담당하는 몫이 있는 법입니다.

    삶에 그 이상 지나친 것을 바라선 안 되는 거에요.

    다들 그 이상을 바라기 때문에 삶을 말살하려 드는 겁니다!"

    - p154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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